>1596259115> [현대판타지/학원/육성]영웅서가 - 121 ::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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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8 22:14:39 - 2021-06-09 16:39:59

986 진화 - 카페 (VrrCL2lJC2)

2021-06-09 (水) 16:30:12

"훌쩍, 훌쩍, 네에...."

나는 아이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이미 체면이고 뭐고 없다. 단걸 준다는데 거부할만한 여력은 남지 않아서, 나는 사양하기는 커녕 오히려 포크로 냠냠 오물오물 잘도 디저트를 먹는 것이다. 사실 원래부터 이런 간식, 무척 좋아한다. 달달한 당분이 햇빛처럼 우중충한 마음을 비추고, 나는 드디어 다시금 이성의 끈을 붙잡았다.

"......"

그 말은, 수치심에 죽고 싶어졌단 얘기다. 아마 내가 여기서 제일 연상일텐데,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걸까. 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걸 느끼며, 포크로 사과 파이를 한조각 더 잘라먹었다. 술에 취해 기세로 마구 헛소리 하다가 정신을 되찾으면 이런 기분이겠지. 이제와서 차분한척 하기엔 좀 무리가 있는거 아닐까. 조금 고민하던 나는, 다림씨를 보고, 점장을 한번 봤다. 그래. 차라리 잘 됐다. 다림씨가 있는 이상 서로 다시금 무력을 쓸 일도 잘 없을거고(이번의 경우 나는 진짜로 없지만), 그녀가 설득을 도와줄지도 모르지. 따라서 나는 민망함에 작아진 목소리로도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더듬더듬 설명하는 것이다.

"그...우리가 오해가 있었긴 했지만, 저는 점장님한테 나쁜 감정 없으니까요....."

이건 진심이다. 애초에 나쁜 감정 있었으면 굳이 다시 찾아와서 이러고 있진 않지. 나는 어느 의미론 그와 친해지고 싶어서 여기에 왔다.

"너무 지나친 열정을 요구하는게 아니면야 괜찮으니까요. 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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