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든 컵을 손에 쥐고... 가만 이야기를 들었다. 그 아이. 라고 말하는 것에서 소중한 사람이 맞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조금. 에릭 선배의 손길이 닿기 전에.. 막고 싶다. 구해낸다... 흠... 흠... 나도, 카사 씨를 안다. 잘 알아? 라고 묻는다면.. 아니... 의뢰 한 번 같이 갔고, 태양왕 게이트에서 만났고.. 그게 끝인 걸. 하지만, 그 사람은 꽤... 강한 사람이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알고, 때로는 폭발적인 힘을 내기도 하는 사람이다. 정교한 싸움이 아니라 기습, 저돌적인, 난투... 막 그런 용어가 어울리는 사람이지만, 약하지 않아.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이며 물을 마신다. 원래라면 관련없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일이지만, 나도 이 사건에 끼게 된 이상... 남일처럼 생각할 수 없는 몸이다. 에릭 선배를 돕겠다~ 고 말은 했지만, 난 내가 하고 싶은 걸 한다. 내가 원하는 걸 한다. 즉, 이것도 내가 끼어들어 어떻게 해보고 싶다. 왜냐고???? 내가 하고 싶으니까!
"하루 씨. 관련 없는 사람인 제가 말하는 게... 조금 이상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그 사람을 너무 감싸는 거 아닐까요?"
물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불안하고 몰린 사람일 수록 뜻을 왜곡하여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직설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없게!
"누군가 손을 뻗기 전에 그 사람을 지키고 싶다. 보호하고 싶다. 라는 바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하루 씨께서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모습을, 그 사람도 알고 계신가요? 그 사람이 안다면 당신을 지켜주지 못한 그 사람이... 더 슬퍼하거나 더 괴로워하지 않을까요? 누군가,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못된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 그것을 당신이 안다면... 제일 먼저 소중한 이와 함께 어떻게 할지 상의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하다못해 교사분들에게도 도움을 구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 채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나아가는 것... 그게 정말, 그 사람에게 좋은 걸까요? 그게 지키는 걸까요? 당신의 희생으로 무지에 가까운 순수를 간직한 채, 앞으로 나아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는 순간이 오면... 그가 정말로... 뿌듯해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