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티셔츠를 보는 순간, 저는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하길 다행으로 여기게 되었답니다. 이건 또 어디서 튀어나온 새로운 종류의 티셔츠인 걸까요?? 캐릭터가 그려진 걸로 보아 마도일본의 티셔츠인 건 분명한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역시 신한국에서 유행하는 종류의 커플티인게 아닐까요??? 뭐가 됐던 간에 아아, 저건 절대 제가 부끄러워서 입지 못한답니다. 절대로 입지 못할거랍니다!!!!
후후 입을 가리고 웃으며 애써 감사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였답니다. 물론 마음만을 받겠다는 것으로, 굳이 선물로 주실 거 까지야 없다는 말을 완곡히 돌려 말한 것이었지요. 뭔가 말이어요, 직접 입는다기보단 소장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티셔츠였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가격과 양말을 번갈아 확인한 뒤, 조용히 “계산은 이걸로 부탁드려도 될까요~? “ 라 말하며, SAOTOME 이름이 각인된 검은 카드를 건네보이며 덧붙였습니다.
“으음~🎵 역시 수면 양말로 부탁드리와요~! 무늬 없는 하얀색으로 혹시 괜찮으련지요~? “
"1학년부터 성적이 떨어진다는 건 확실히 슬픈 일이라는 것엔 동감할 수 있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필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올라간다면, 선생님으로서는 꾸준히 발전하는 학생이란 인상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이런 식으로 졸업 때 좋은 평가를 받은 학생들이 많다고 하던데요- 라고 말을 이어나가던 은후는 다림의 갸우뚱거림에 맞추어 문득 학교를 확인해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천을 넉넉하게 쓴 망토 자락에 걸치고 있는 옷의 색이 어떤지, 애초에 걸치고 있는 것이 세 학교의 교복이 맞는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도, 오늘은 뭔가 안 풀리는 걸지도. 따위의 생각은 뒤이어진 웃음에 금세 날아가 버렸지만.
"신 한국 출신이지만- 사실 단정은 못 해요."
오히려 상쾌한 목소리였기에 자신도 단정은 못 한다고, 전혀 자신은 없었지만 묘한 예감이 있었다고, 겨우 입을 열어 답할 수 있었다.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줘서 고마워. 오랜만이야."
돌려 말하는 것인지,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인지 아리송한 말에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청년은 그렇게 이야기했다. 물론, 10년 만의 재회로는 적절하지 않은 말이라고 누군가는 지적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년은 더 이상의 긴말은 꺼낼 수 없었다. 그저, 스쳐 지나간 것에 가까웠던, 두 사람의 재회이니.
두 손가락을 맞대어 꼼지락거리는 것을 빤히 바라보았다. 귀엽다는 말이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무의식적으로 귀여워보이는 행동을 하는 건가... 여러모로 신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칭찬이니 괜찮다고 덧붙이자 키득 웃으며 한번 마구마구 쓰다듬고는 손을 뗐다. 칭찬으로 놀리면 거부하기 어려워 하는구나. 기억해둬야겠네. 오래오래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라고 속으로 조금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 ? "
미묘한 질투나 부러움...을 구체적으로 느낀 것은 아니겠지만, 묘한 느낌의 표정에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다. 첨언하자면 진화가 생각할 만큼 지훈은 솔직한 사람이 아니다. 아니, 정확히는 극단적인 사람이다. 대다수의 경우에서 그는 오직 진실만을 말한다. 하지만... 일부 경우에선 지독할 만큼의 거짓말쟁이였으니.
" 외출 자체는 많이 하지. 친구들이랑 어울린다거나..? "
혼자 놀기도 하니까 나갈 일이 많아지고, 자연스레 옷을 이것저것 조합해서 입기는 한 것 같은데, 그걸 잘 입느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던가. 뭐 진화가 그렇게 평가해주니 그런 거겠지. 쓸데없는 생각은 넘어가기로 했다.
" 그럼 이런 정장은 어때? "
지훈은 단조롭지만 깔끔하게 검은색과 하얀색으로만 조합된 정장을 가리켰다. 보통 검은색 슈트라도 넥타이 정도는 색을 바꾸기도 하지만 그거야 진화의 취향이니. "신경쓰이는 여자애가 있으면 이런 정장에 올백해서 다른 분위기를 보이는 것도 좋을지도-" 라며 농담에 가까운 말을 하기도 했지.
//어쩐지 진화 안에서의 지훈이가 여자아이들과 자주 놀러다니는 그런 후배가 된 것 같은(?)
" 보통 우리같은 서포터들은 워리어나 랜스가 선봉에 선 상황에서 부상을 당하면 어떻게 처리해야 좋지? 하고 생각할 때가 많아. 가령 워리어랑 랜스가 동시에 부상을 당했는데 두 사람의 신속이 너보다 높아서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한 상황. 이럴 때를 위해서 메딕은 보통 '의료 선언'이라는 기술을 사용한다. "
의료 선언(F) - 일단 더 아픈 놈을 덜 아프게 선택합니다.
" 의료 선언을 E로 올리게 되면 치료에 한정해서 우선 순위를 얻을 수 있게 되니까. 당분간은 의료 선언을 E로 올리는 데 집중해. 알았지? " 워리어의 방어지문(워리어간 신속순) > 랜스의 공격 지문 > 서포터의 관찰, 버프지문 이렇게 돌아가기 때문에 진행레스에서 워리어가 다치는 내용이 나오면 워리어가 다친 상태로 공격을 한 번 더 받아내야 치료를 받을 수 있네요? 그리고 워리어나 랜스가 둘 다 카사거나 하면 치료하려고 해도 너무 빨라서 놓치는 일 같은 게 있을 수도 있을 거 같고... 근데 의료 선언(E)이 들어가면 다쳤을 때에 맞춰서 치료를 넣을 수 있으니 하루도 의료 선언을 E까지는 올려놓는 게 나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