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58223> [1:1/GL] 파란 안개꽃 필 때 2 :: 569

에바주

2021-06-01 19:23:44 - 2023-04-07 23:25:04

0 에바주 (bjRVl5Rm4s)

2021-06-01 (FIRE!) 19:23:44

그대에게.

14 레아주 (dBnxTVwGTg)

2021-06-06 (내일 월요일) 21:23:26

...나메 잘못 달았다..ㅠㅠ 에바주 오면 >>12 하이드 해줄 수 있을까...!

15 레아주 (rQL2QHywi6)

2021-06-06 (내일 월요일) 21:23:58

>>12가 아니라 >>13...ㅠㅠ

16 에바주 (G0JvUHx616)

2021-06-07 (모두 수고..) 18:48:42

이걸 내가 너무 늦게 봐서 만천하에 공개되었어. 하이드 기능 있는 거 난생 처음 알았다. 알았으면 진작 써먹었을 텐데. 안녕, 레아주. 집안일이 좀 있어서 바빴어. 바탕화면에 올라와 있는 아슐레아의 얼굴이 나를 노려보고 있더라고. 양심의 가책이... 오늘도 비 조금 오더니 그치더라. 날은 선선해서 좋은데 밖에 왔다 갔다 해야 할 때 오는 비는 영 달갑지가 않아. 잘 있었어?

17 레아주 (TX8/fVwJu.)

2021-06-07 (모두 수고..) 18:51:03

어서와, 에바주!! 괜찮아! 아마..? 아무튼 잘 지냈어?? 바빴던 것 같은데 컨디션은 어때?? 아프진 않았어? 오늘은 어땠어?

18 에바주 (G0JvUHx616)

2021-06-07 (모두 수고..) 23:39:28

아프진 않았어. 레아주는 어때? 별 일 없었구? 날씨도 구리구리한데 컨디션도 안 좋으면 지나치게 처질 수도 있으니까. 기운 좀 빠지긴 했는데 저녁 먹고 하니까 조금 회복 됐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인생이 비몽사몽이야. 답레를 화끈하게 2번 연달아 몰아서 들고 오고 이런 일도 있어야 하는데 또 또 늘어지는 구간이 와버렸어. 내일... 아니면 모레... 안으로 들고 오도록 할게. 레아주는, 자려나.

19 레아주 (3dnASLAwDc)

2021-06-07 (모두 수고..) 23:42:15

아프지 않았다니 다행이야. 나는 별 일 없었어. 잘 먹구, 잘 자구 열심히 에바주 기다리고 있었지. 저녁도 잘 챙겨먹었구나? 다행이다. 비몽사몽이라니..얼른 힘냈으면 좋겠네.. 아직 안 자고 있어!! 답레는..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부담은 갖지 ㅇ낳았으면 해..

20 레아주 (3dnASLAwDc)

2021-06-07 (모두 수고..) 23:42:53

윽.. 오타까지..

21 에바주 (anpWcWMu02)

2021-06-10 (거의 끝나감) 19:53:15

약조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물구나무 서서 사과하도록 하겠습니다... 요새 머리가 왜 이렇게 지끈거리는지 모를 일이야. 날씨 때문에 늘어져서 그런가. 일하기도 피곤하고. 안녕, 레아주. 비 오는 오후에 안 늦은 척 슬쩍 인사 남기고 가...

22 레아주 (Biqpj0RIkc)

2021-06-10 (거의 끝나감) 19:55:47

에바주 어서와, 몸이 안 좋은거야?? 약속은 뭐 어쩔 수 없지.. 아무튼 안녕이야. 잘 지냈어?

23 에바주 (anpWcWMu02)

2021-06-10 (거의 끝나감) 20:41:43

약속은 어쩔 수 없다는 말이 비수가 되어 꽂힙니다. 좀 맞아야 할 것 같아, 나. 미안, 레아주. 나를 때리기는 어려우니까 대신 나중에 에반젤린 뺨이라도 한 번 쳐 줘. 딱밤을 때려도 좋고... 으으. 미안. 몸은 그냥 좀 난조인 것 같아. 아픈 건 없는데 몸이 무겁고 머리가 종종 욱신거리는 정도. 레아주는 별 일 없구?

24 레아주 (ZrMgqmwPjE)

2021-06-10 (거의 끝나감) 20:47:29

아니아니, 에바주를 왜 때리고 에바를 왜 때려... 레아주가 그런거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바쁘고 지치고 하면 어쩔 수 없는거지, 뭐.. 나야 더운 것 빼곤 별일 없지. 에바주 밥은 든든하게 먹고 다니는거지? 힘들수록 잘 챙겨먹어야지

25 레아주 (EA2PSd6sxI)

2021-06-13 (내일 월요일) 07:48:08

오늘도 갱신할게. 날 지내고 있으려나

26 에바주 (dKQhO/UFRw)

2021-06-13 (내일 월요일) 18:20:14

등장. 밥 잘 챙겨먹고 몸 건강히 더위를 이겨내고 계신가요. 아직 에어컨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날씨라서 다행이야. 레아주가 원한다면 한쪽 뺨정도는 내어줄 자신 있어. 내 주변은, 요새 세상이 흉흉해. 주변에 사기 당했다는 사람도 많고, 무슨 사고도 있다 그러고. 좀 좋은 일만 넉넉하게 일어났음 좋겠는데 말야. 덩달아 기운 빠진단 말이지. 레아주는 별 일 없으려나. 주말은 잘 보냈어?

27 레아주 (ps3toTlSi6)

2021-06-13 (내일 월요일) 18:22:20

어서와, 에바주. 에바주야말로 잘 이겨내고 있어? 나도 선풍기로 열심히 이겨내고 있어. 뺨 한쪽에 입술을 새겨넣을 생각은 있어, 후후. 이런저런 일이 많았던 모양이네. 에바주는 별일 없는거지? 나는 그럭저럭 보내고 있어. 에바주는 어때?

28 레아주 (rHEZ2DOkU.)

2021-06-16 (水) 20:28:02

올려둘게.

29 에바주 (WtMDvLQUPA)

2021-06-17 (거의 끝나감) 01:47:59

나는 바보야. 요새 몸 안 좋은 거랑 바쁜 거랑 겹쳐서 못 왔어. 안 왔다고 해야하나. 이럴 때는 자꾸 의식적으로 주변 사람이랑 연락을 끊게 돼.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네. 그래도 나 어디 간 거 아니야. 레아주, 미안. 자야할 시간이 좀 지났는데 또 잠이 깨버렸어. 근황을 보고 하자면... 감기약 좀 받아 먹고, 직장에서는 뭐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직원 좀 더 짜내고 있고, 그런 식이야. 잘 지내고 있을까? 나 진짜 어디 간 거 아니야! 답레도... 아직 쓰고 있을 뿐이구. 으으, 항상 미안해. 레아주. 오늘 푹 자고 내일은 꼭 다시 올게.

30 레아주 (Ug98m3cFIU)

2021-06-17 (거의 끝나감) 16:28:35

에바주는 바보가 아니야. 귀염둥이야. 아주 그냥 사랑스러워. 에바주가 어디 갔다곤 생각하지 않았는걸.. 물론 그랬다면 슬펐겠지만 이렇게 와줬잖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답레는 언제나처럼 기다리고 있어. 일단 오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31 에바주 (WtMDvLQUPA)

2021-06-17 (거의 끝나감) 22:38:22

항상 이렇게 드문드문 들러서 레아주의 말에 녹아내리는 걸 즐기고는 또 언제 그랬냐는듯 휙 사라져버리고. 확 내다 버려도 모자를 판에 계속 예쁜 말 해주는 거 보면 레아주는 천사가 아닐까. 안녕, 레아주. 퇴근하고 기절했다가 깨어났어.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여전히 일상이 미묘하네. 코로나가 끝난다고 해서 진급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오늘은 어떤 하루였어?

32 레아주 (Vy9EgmTYRk)

2021-06-17 (거의 끝나감) 22:39:57

어서와, 에바주. 우리 에바주도 레아주에게는 사랑스러운 천사라는걸 알려나 몰라. 고생했어, 오늘도. 오늘은 어땠어? 오늘은 평소보다 덜 더워서 나름 상쾌하게 보낸 것 같아. 그리 바쁘지도 않았고. 잘 지내고 있었지?

33 에바주 (WtMDvLQUPA)

2021-06-17 (거의 끝나감) 23:27:13

오늘도 별다른 일은 없었어. 회사에서 개인 면담 같은 게 있어서 간만에 상사랑 얘기 좀 하고, 그러면서 내 성격에 대해서 또다시 자괴감에 빠지고. 개인 평가를 적는데 완전 패기있게 좋게 적어놓고 막상 말은 자존감 쭉쭉 깎아먹으면서 하고 그랬어. 으으, 결국 참지 못하고 콜라 마셨다. 단 거 끊는 거 너무 힘든 일이야. 레아주는 집에서 에어컨 틀어? 난 아직 선풍기로 버티고 있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34 레아주 (tAGjbBctdo)

2021-06-17 (거의 끝나감) 23:30:52

아이고야, 오늘 하루도 고생했네. 그래도 에바주가 자기자신에게 자신감을 갖고 그랬으면 좋겠다! 에바주는 자기 생각보다 더 좋은 사람이야!! 콜라... 나도 콜라 좋아해서 차라리 제로를 마시자 해서 제로콜라를 마시구 있어. 나도 아직 에어컨은 안 틀어.. 오늘은 날이 평소보단 덥지도 않고, 에어컨은 30도 위로 항상 올라갈 즈음에나 틀지 않을까...! 나도 선풍기에 매달린 상태야.. 여름 싫어..

35 레아주 (gKKgBSDwCs)

2021-06-19 (파란날) 22:19:28

오늘도 올려둘게. 많이 바쁜걸까.

36 에바주 (CNqO499Asc)

2021-06-19 (파란날) 23:31:35

집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늦게 답장 보내. 안녕, 레아주! 오자마자 자리에 앉아서 뭐 좀 하다가 앉은 채로 졸았어. 꾸벅 꾸벅. 자신감이란 게 참 어려워. 레아주의 말 듣고 조금은 힘낼 수 있을 것 같아. 제로 콜라는 코카콜라 보다는 펩시가 맛있더라. 라임향도 그렇고 그 거슬리는 단맛도 좀 더 잘 어우러지는 것 같고. 30도 위는 너무 빡센 거 아니야? 그렇게 온도 올라가는 지방에서는 정말 숨 막힐지도...

37 레아주 (klHsZYtCEY)

2021-06-19 (파란날) 23:35:21

어서와,에바주. 많이 피곤한 모양이구나. 그래도 내 말이 도움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힘이 된다니 다행이야. 나도 제로콜라는 펩시꺼 마셔. 그게 더 맛있더라.. 에어컨 욕구는 가득한데 지갑을 생각하면서 선풍기로 버티고 있어. 에바랑 레아랑 더워죽겠는데 자그마한 방에서 붙어있는 상상하고 있어... 어쩌지.. ㅋㅋㅋㅋ아무튼 보고 싶었어, 에바주!!

38 에바주 (LGia2fd0Js)

2021-06-20 (내일 월요일) 00:16:53

우리 통했어? 제로는 이제부터 펩시인걸로. 앗... 전기세... 전기세 맘 아프긴 한데 어쩔 수 없는 날에는 에어컨 켜야 해. 속이 답답할 정도로 날이 더운 날이 있거든. 진짜 공기가 숨이 턱턱 막히는 그런 날. 에바랑 레아랑 그런 날씨에 붙어 있으면 에반젤린은 잠깐 멍한 상태로 정신 놓고 있다가 이내 그 더위를 스킨십으로! 이열치열로! 이겨내려고 들 것 같은데. 레아는 어떠려나.

39 레아주 (mXYKX0zTrM)

2021-06-20 (내일 월요일) 00:18:40

맞아, 우린 통했어. 에바주랑 통했어, 히히. 물론 정 힘들다 싶을때는 주저없이 틀거니까 너무 걱정하진 않아도 돼. 틀땐 트는 레아주야. 에바가 스킨십을 해온다고? 그러면 레아가 가만히 있을리가 없지. 정성껏 봉사(?)해야지.

40 레아주 (md8FlNnfi6)

2021-06-20 (내일 월요일) 20:59:31

에바주는 좋은 일요일 보냈으려나...

41 에반젤린 - 아슐레아 (uNSyGa/S9U)

2021-06-21 (모두 수고..) 01:56:22


사랑에 빠진 사람은 어찌하여 이다지도 약해지는가. 에반젤린은 잡힌 손이 미약하게 떨리는 것을 느끼며 생각했다. 레아는 강한 사람이다. 죽음 앞에 초연하지는 못할지언정 부상이 두려워 뒤로 물러나는 종류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이의 입에 자신의 쓸모를 되새기며 가치에 대한 의문이 담긴다.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어쩐지 연민이 솟아올랐다. 가엽다. 그리고 그런 가여움이, 에반젤린은 기꺼웠다. 생각을 이어가기 전에 먼저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에반젤린은 여전히 떨리고 있는 레아의 손을 양손으로 감싸쥐었다.

"내가, 괜찮을 거라고 했잖아."

나를 믿지 못하는 거야? 말끝에 옅은 웃음기를 매달며 상대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조금씩 떨림이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 그래야지. 지금 레아는 상당히 약해진 상태였다. 안정을 취해야 하는 몸에 불안과 걱정이 깃들어 있으니 쉬이 회복될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건 에반젤린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에반젤린은 손을 들어 레아의 한쪽 뺨을 감싸쥐었다.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이 뺨이 차게 느껴질 정도로 위험한 기색을 띄었을 때 에반젤린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안다면 그런 걱정 같은 건 하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마음이 제대로 전해질 수 있을까. 에반젤린은 레아의 뺨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고민했다.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편해진 사이라니. 레아가 깨어난 것에 대한 안도에 이어 조금씩 이어지는 감정의 교감을 기쁘게 여기면서도 에반젤린은 입안이 마르는 것을 느꼈다. 이런 순간에는 마냥 행복해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레아의 눈이 자그마한 의문을 품는 것이 보였다. 표정이 굳어있었던 모양이다. 재빨리 미소를 지어보이며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다. 그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일단은 쉬도록 해. 아무런 생각 말고."

에반젤린은 레아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이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직 하루가 끝나지 않았다. 울고 있는 모습까지 보았으니 오늘은 모든 일정을 미루고 싶은 생각이 솟았지만 지금은 도저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얼른 남은 일들을 처리해버리는 쪽이 더욱 빨리 돌아올 수 있는 길이었다. 도장을 찍듯 마지막까지 레아의 눈을 한 번 들여다본 후에 몸을 돌렸다. 어쩐지 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문에 손을 얹은 에반젤린은 문득 생각났다는 듯 고개만을 돌려 레아를 쳐다보았다. 아직까지도 자신을 향해 있는 시선에, 눈을 맞춘 채로 입을 열었다.

"레아."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더라. 그래. 레아를 안심시켜 주려고 했었다. 너를 내 곁에서 떼어놓는 일은 없을 거라고. 그러니 그 외의 부분에서 쓸모가 없어진다 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순간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에반젤린은 하려던 말 대신에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로 다독인 후에야 방을 나섰다. 근위기사단장? 검술? 그런 것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레아의 가치는 그저 그녀가 아슐레아라는 것, 그리고 자신의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어쩐지 이 말을 건네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어찌 됐든 서로의 곁에 있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이런 말을 들었다면 너는 무슨 반응을 보였을까. 에반젤린은 레아가 눈을 뜬 직후의 표정을 떠올렸다. 딛고 있는 땅이 곧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치는 불안을 꾹꾹 집어삼키던 눈을.

.

하루의 시간이 지났다. 피습되었던 단장이 깨어났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동시에 많은 이들의 근심을 덜어준 모양이었다. 모든 일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보고를 받으며 에반젤린은 뒤이어 전령들이 가져올 소식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 이건 잘 짜인 연극이었고, 또한 자신을 향한 아양이었다. 이런 대범한 계획을 세울 정도로 완벽한 준비를 마친 적이라는 생각은 아무래도 틀린 모양이었다. 이건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건이었고, 상대의 세력도 바라지 않던 일인듯 했다. 백작을 내어주는 것이 그저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서일리가 없었다. 아마 그 위에 있던 이들은 이게 사실상 자신에게 고개 숙이는 일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을 터였다. 모자란 수하를 둔 책임은 윗사람이 지는 게 맞겠지. 레아를 잃을 수도 있었다. 만약 그랬다면 에반젤린은 그 일에 관련된 자들, 그리고 그 자들과 엮여 있는 모두를 부장물로 삼아 제를 지냈을 수도 있었다. 그 이후는, 될 대로 되라지. 하지만 레아는 깨어났다. 한동안은 침대 위에서 요양하는 생활을 해야겠지만 어쨌든 살아있었다. 그러니 이번 일을 직접 주모한 이와 그 배후를 모두 죽이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도면, 충분히 자비롭지 않은가. 옳은 방향으로 제국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자신의 책무를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감정적인 위로까지 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에반젤린은 비밀리에 이안을 불러들여 명을 내렸다. 백작 일가를 처형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 그 뒤를 찾아내라고. 이번 처형을 대놓고 반대할 머저리는 없을 것이다. 일이 진행될 동안에는 조금 여유를 가져도 좋겠지. 어느새 밤이 깊어져 있었다. 돌아갈 시간이었다.

.

에반젤린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레아가 잠들어 있다면 그대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황제가 숨을 죽인 채로 눈치를 보는 상대라니. 정작 그 당사자가 자신이 버림 받을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했다. 발걸음까지 죽여가며 침대 옆으로 다가간 에반젤린은 눈을 감은 채로 누워있는 레아를 내려다 보았다. 숨을 쉴 때마다 조금씩 오르내리는 가슴에 에반젤린은 다시금 평온을 되찾을 수 있었다.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에반젤린은 느린 움직임으로 침대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가만히 쳐다보기만 해도 질리지 않는 얼굴이었다. 볼 때마다 새로운 감정들이 샘솟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애달프면서도 사랑스러웠고, 불안하면서도 욕심이 났다. 이런 것들을 느끼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이 자신에게 버림 받을 것을 두려워하는 이 상황이 에반젤린은 달갑게 여겨졌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정상인지 의심하게 되었다. 생각은 또다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검을 쥐지 않아도 좋았다. 그 무엇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저 자신의 곁에 있어주기만 한다면,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고 제 감정을 받아들여 주기만 한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것이 아슐레아의 가치였다. 레아는 쓸모있는 사람이었다.

바라보고 있자니 닿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게 두는 편이 나을 텐데. 생각과는 다르게 뻗어나간 손이 레아의 이마를 스쳤다. 몸이 떨리는 것을 보아하니 잠에서 깬 것 같았다. 이왕 이렇게 된 일, 욕심을 채우도록 할까. 에반젤린은 아슐레아의 옆에 몸을 뉘었다. 달싹거리는 입술을 다시 다문 채로 아직 잠에 취한듯 몽롱한 표정을 짓는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방금 떠올렸던 생각은 레아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에반젤린은 아슐레아를 사랑하고, 아슐레아도 에반젤린을 사랑한다. 중요한 건 오로지 그 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사소한 것이리라.

"미안. 내가 깨운 모양이네."

에반젤린은 레아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쥐며 말했다. 애써 상황을 파악하듯 흐려진 눈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레아는, 여전히 사랑스러웠다.

42 에바주 (uNSyGa/S9U)

2021-06-21 (모두 수고..) 01:57:48

사랑스러운 아슐레아... 그리고 사랑스러운 레아주. 오늘도 좋은 밤 되길 바라. 내일 올게.

43 레아주 (i9C2W1CJbg)

2021-06-21 (모두 수고..) 18:54:30

에바한테 안겨서 어리광부리는 레아를 넣을까 고민중이야. 아픈 상태일때 앙탈을 부리면 에바가 좋아하려나.. 일단 갱신할게. 답레는 너무 즐겁게 읽었어.. 에바 너무 좋아..

44 에바주 (qJV/RhUFns)

2021-06-22 (FIRE!) 00:52:24

앗. 이상하다. 왜 답을 못 봤지. 잠들기 직전에야 들렀어. 어리광? 좋아. 오히려 그 편이 에반젤린의 취향에 맞을지도 모르지. 자기 마음도 제대로 몰라서 왔다갔다 흔들리고 있는 중이니까 앞으로 레아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갈리게 될 것 같아. 동반자를 원하는 건지, 끝까지 붙들고 가고 싶은 건지 원. 즐거웠다니 다행이야.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45 레아주 (8G2L/bQFN6)

2021-06-22 (FIRE!) 01:12:57

그렇구나. 레아의 행동이 중요하구나. 에바가 도저히 놓치 못하게 유혹을 해버리는 것도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네. 그나저나 이번 기회를 레아를 기사에서 은퇴를 시킬까, 아니면 다시 복귀하는 걸로 할까 고민중이야. 기사로서 아이덴티티가 없어진 레아가 에바한테 매달리는 모먼트도 왠지 보고 싶어졌거든. 레아가 에바한테 매달리면서 계속해서 유혹해서 에바랑 레어가 점점 서로 집착하고 의존하는 관계가 된다거나... 뭐 내 상상에 불과하지ㅏ만. 에바주 좋은 하루 보냈어?

46 에바주 (p9FPgfM7Pk)

2021-06-23 (水) 00:25:02

레아의 행동은 항상 중요하지. 에반젤린은 갈대니까 잘 휘어잡아야 한다? 안 그러면 지금처럼 그냥 옆에만 있으면 되니까 개인의 바람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뭐 이런 헛생각이 더 들게 될지도 모르니까. 은퇴는 너무 갑작스럽지. 나도 복귀하는 쪽이 좋겠다고 생각해. 아니면 이번 사건에 대한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라면 후유증을 하나 만들어 준다거나. 레아는 검을 들고 에반젤린을 지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니까 그게 없어진다면 또 헛돌 수도 있겠네. 에반젤린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으니까 그냥 내 옆에만 있어줘, 이거를 좀 비틀어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거든. 그렇다고 해서 매달리고 유혹하는 레아를 거부할 일은 결단코 없을 테지만 말야. 으으. 오늘은 출근 시간을 잘못 알아서 좀 일찍 출근하는 바람에 너무 졸려. 레아주도 좋은 하루 보냈는지 모르겠네. 나는 느즈막히 먹은 마카롱이 맛있어서 기분 좋았고, 갑자기 쏟아진 비 때문에 좀 번거로운 하루였어. 레아주는 어땠을까.

47 레아주 (zG0YKh.X5o)

2021-06-23 (水) 00:27:15

그렇구나. 답레 쓸 때 참고해서 적어볼게. 일단 에바를 유혹해냐하나..(?) 아무튼 어서와 에바주. 오늘도 고생했고, 오늘도 좋아하고, 오늘도 보고 싶었어. 나도 갑자기 비가 와서 고생 좀 했어. 그래도 에바주 보니까 너무 좋다.

48 에바주 (MvPBYvw6cI)

2021-06-24 (거의 끝나감) 00:25:22

유혹이라. 나는 가련해요, 하면서 대놓고 연기해도 넘어갈 에바인데 말야. 역시 에반젤린이 매달리는 구도도 보고 싶기는 해. 의외로 가장 보기 어려운 관계일 것 같네. 에반젤린이 매달리고 거기에 레아가 튕기고 밀고 당기고 하는 모습이 상상이 잘 안 돼. 나만 그래? 나도 보고 싶었어. 레아주, 날 더운데 오늘도 고생 많았어.

49 레아주 (pFdRHaiqcw)

2021-06-24 (거의 끝나감) 00:55:57

뭔가 에바를 유혹해서 에바가 레아한테 집중하게 된 상태에서 거벼운 밀당을 하면 에바가 매달리는 구도가 나오자 않을까 싶기도 해. 에바가 매달리다니.. 상상이 쉽지는 않은데 보고 싶긴 하다. 레아가 행복해서 울어버릴지도 몰라. 에바주도 고생했어. 오늘은 어땠으려나.

50 에바주 (M7zPl.v806)

2021-06-24 (거의 끝나감) 19:41:15

앗. 답을 적었는데 잠깐 인터넷 창 닫았더니 전부 날아가버렸어. 이게 뭐람? 아무튼 그런 짧은 애원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아. 매달린다기 보다는 교태에 가까울 것 같지만. 굳이 개과와 고양이과를 나누자면 고양이 쪽이니까. 에바가 그렇지 뭐. 무난한 하루. 무난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일하기는 싫고, 무언가 해야겠다 싶지만 생각만으로 끝나는 그런 평범한 날들의 연속이야. 그래도 이런 글을 적고 의견 나눌 레아주가 있는 건 조금은 특별한 일이 아닐까? 안녕, 레아주. 요즘 아이유 노래를 부쩍 많이 듣는데 방금 굉장히 꽂히는 가사가 있었어. - 엉망이 될 것만 같은 끔찍한 예감이 들어, 귓가엔 마지막 경고같은 이명이 들려, 이런 가사인데 나는 이걸 듣고 굉장히 불길한 이미지를 선택했는데 사랑의 시작에 관한 노래더라. 역시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 에바와 레아는 좀 더 밝게 나아갈 수 있게 에반젤린 정신개조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할까봐.

51 레아주 (OVwLv.O8ZI)

2021-06-24 (거의 끝나감) 19:44:43

어서와, 에바주. 아무튼 그런건 가능하구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 보이면서 에바에게 교태를 부려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어. 아픈 와중에도 우리 여왕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애쓰는거지. 나도 에바주랑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특별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놓치고 싶지도 않고, 오래오래 이어가고 싶어. 아이유 노래 좋지... 에바주도 모쪼록 좋은 생각만 많이 했으면 좋겠어. 에반젤린 정신개조..응원하면 되는걸까~ 아무튼 좋은 하루 보냈어?

52 에바주 (A8f6WcA3e.)

2021-06-25 (불탄다..!) 14:17:53

잘 보냈지. 집에 들어가자마자 기절하는 바람에 또 늦게 자고. 이게 한 번 잠들었다가 깨고 나중에 다시 자면 총 수면시간에 영향을 주질 않더라. 2시간 자고 4시간 뒤에 3시간 더 잔다고 5시간 잔 것만큼 개운하지 않아... 그건 레아 마음대로 해도 돼. 아마 레아가 갑자기 더이상 검을 들지 못하게 돼서 자괴감에 빠져 자기혐오 자기파멸 비슷한 면모를 보이더라도 에바는 거기에 맞춰 또 새로운 애정 포인트를 찾아낼 정도니까. 에반젤린 정신개조는 응원만 하면 안 되는 걸? 우리 둘 다 힘내야 해. 언젠가 헤실헤실 웃고 맘편히 사랑할 수 있는 황제님을 만들어 보자고. 점심 잘 챙겨, 레아주.

53 레아주 (NB5sXd51RU)

2021-06-25 (불탄다..!) 14:21:57

아이고 에바주... 고생하네..정말..어떻게 해줄 수 없으니까 안타깝다 진짜.. 그나저나 우리 에바는 또 왜 그렇게 사랑스러울까. 정말 너무 좋다. 이래서 에바주도 에바도 좋아할 수 밖에 없어. 답레는...토요일에는 줄 수 있게 해볼게. 열심히 해볼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런 것 정도 밖에 없네... 같이 힘내자!! 에바주도 점심 잘 먹고 힘내!! 이따 볼 수 있으려나..!

54 레아주 (dEN4n.QbjM)

2021-06-26 (파란날) 23:48:08

답레를 못 쓴 레아주가 뒤늦게 갱신해.. 에바주는 자고 있으려나.

55 에바주 (7ntPEazw0k)

2021-06-27 (내일 월요일) 00:10:05

레아주우우우우우! 안녕? 주말 잘 보내고 있는지 모르겠어. 나는 에바 보다도 레아주가 사랑스럽, 아니. 답레야 뭐. 믿음의 레아주는 답이 없는 에바주 보다는 빠르니까.

56 레아주 (lfw6rwdPg.)

2021-06-27 (내일 월요일) 11:25:41

어서와, 에바주! 내가 먼저 자버렸구나..이런 바보 같은..ㅠㅠ 에바주가 더 사랑스러워, 사랑한다 말해줄까? 주말은 잘 보내고 있어?

57 아슐레아 - 에반젤린 (VHgwk5twJY)

2021-06-27 (내일 월요일) 11:54:12

사랑은 사람을 강하게도 만들지만, 반대로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검을 제대로 쥐지도 못하던 소녀를 검을 쥐게 만드는 힘을 가졌지만, 그 누구보다 검을 잘 다루던 여인이 제대로 검을 쥘 수 없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었다. 그 모범답안은 바로 아슐레아가 아니었을까. 에반젤린을 사랑하기에, 이렇게 다쳐버린 아슐레아는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의문을 품고, 한없이 약해져버리고 말았다. 혹시라도 자신의 가치가 사라진다면 에반젤린에게 버림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원초적인 두려움. 사랑받는 이에게 무수한 사랑을 받고 싶지, 외면과 천시를 받는 것은 두려운 그저 한명의 자그마한 여인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아슐레아는 떨리는 손을 내민 체, 에반젤린을 응시하고 있었고, 그 손 위에 에반젤린의 부드러운 손이 감싸졌다.

" 믿어요.. 다른 누구도 믿지 않지만, 당신만은 언제나 믿고 있어요. "

그래서 더 슬프고 절망스러워요. 당신을 너무나도 믿고 있기에, 제대로 힘이 되어줄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고 답답해서 두려운 것뿐이에요. 그래도 아슐레아는 에반젤린의 손이 감싸오자, 한결 진정이 된 듯 손 끝의 떨림이 사라져갔다. 아직 두렵고, 걱정스러웠지만 에반젤린이 곁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 안정을 가져다준 것이다. 멍하니 에반젤린을 바라보고 있던 아슐레아는 자신의 뺨에 에반젤린의 손이 다가오자 고개를 낑낑대며 움직여 그 손에 자신의 볼을 비비적거렸다. 사랑을 받고 싶은 것처럼, 힘이 약한 자그마한 동물이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열심히도 볼을 비비적거렸다.

"...노력해볼게요. 에반젤린. "

잠시 에반젤린의 얼굴을 응시하면서,무언가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담아 바라보던 아슐레아는 이내 다시 미소를 짓는 에반젤린을 보며 안도했다. 평상시의 그녀였다면 좀 더 생각이 깊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아슐레아는 온전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그렇게 깊숙하게 판단하지는 못하는 모양이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에반젤린이 건내어 오는 말에, 불안함이 가득한 눈이 떨려왔지만, 아슐레아는 애써 힘없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차분하게 대답을 돌려주었다. 여기서 억지로 에반젤린을 더 붙잡는다면 정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에반젤린이 방을 나선 후, 고요해진 방안에서 아슐레아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불안정한 그녀의 상태를 보여주듯, 지난 세월간 담아두기만 했던 눈물들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어서 빨리 에반젤린이 돌아오기만을 바라면서.

-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커다란 창을 통해 보이는 바깥은 어둠에 깊게 깔린 상태였고, 어느샌가 돌아온 에반젤린이 그녀의 옆에 누워있었다. 아직은 체력이 덜 회복된 탓인지, 여전히 몽롱하기 그지 없었지만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에반젤린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는 듯 몸을 옆으로 돌아누워, 에반젤린을 마주보고 눕는다.

" ... 에반젤린이 왔는데 자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

아슐레아는 여전히 잠기운이 남아있는 눈으로 헤실거리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평소의 기사로서의 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한없이 풀린 아슐레아의 모습이었다. 그저 아슐레아의 옆에서 시종으로만 남아있었다면 볼 수 있었을 미소였을지도 모른다. 손을 맞잡는 것으로만은 부족한 듯 서서히 몸을 가까이 한 아슐레아는 살며시 팔을 둘러 에반젤린의 허리를 감싸안고는 몸을 밀착시킨다. 그리곤 에반젤린의 가슴팍에 어리광을 부리듯 얼굴을 비비적거리며 소녀같은 웃음소리를 흘린다. 어쩌면 지금의 상황이 아슐레아에게는 그저 꿈처럼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황제인 에반젤린이 이 시간에 자신의 곁에 누워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테니까.

" 에반젤린..저는... 당신이 없으면 이세상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요....당신이 제 삶의 이유이자 중심이에요... "

아슐레아는 교태를 부리는 듯한 목소리로 에반젤린의 품에서 말을 속삭였다. 꿈속에서도 어떻게든 에반젤린을 자신의 곁에 머물게 만들려는 것처럼 애처롭기까지한 교태였다. 아슐레아는 천천히 한손으로 끌어안고 있던 에반젤린의 등을 매만지며 작게 웃음소리를 흘렸다.

" 당신이 제 몸도, 마음도 다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결혼 같은건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폐하의 곁에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선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요.. 그리고 슬퍼요.. 주제넘다는건 알지만... 폐하가 남성이셨다면 저는 폐하의 곁에 좀 더 당당히 머무를 수 있었을까요..? 다른 이들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고, 당당하게 당신의 곁에서 당신의 손길을 받고, 당신의 눈길을 받고, 당신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

천천히 품에서 고개를 든 아슐레아는 여전히 몽롱함이 깃든 눈을 한 체 말을 이어간다. 아마도 아슐레아는 직접적으로 여태껏 말하진 않았지만, 에반젤린의 혼인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차라리 에반젤린이 남자였다면, 자신이 좀 더 당당하게 에반젤린의 곁에 머물 수 있지 않았을까, 에반젤린을 곤란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좀 더 그의 곁에서 사랑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 그것이 몽롱함에 이끌려 흘려나오고 있었다.

" 저는 다른 아름다운 아가씨들처럼 새하얗고 예쁜 몸이 아닌 상처투성이의 몸이지만, 조금이라도 당신에게 사랑을 드리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얼마나 외롭게 지내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알고 있기에 당신을 외롭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아요... 당신을 이해하는 것은 저 밖에 없는데... 이 넓은 궁 안에서도 당신을 이해해줄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다들 에반젤린의 겉모습만 보고, 권력이나 탐내며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뿐인데... 당신의 곁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아요.. "

허리에 두르고 있던 손을 천천히 끌어올려 에반젤린의 볼을 감싸며 물기 젖은 눈으로 호소하듯 말했다. 자신만이 에반젤린의 내면을 알고 있는데, 에반젤린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이해할 생각도 없을 다른 누군가에게 그녀의 곁을 내어주기 싫다는 말이었다. 결국은 에반젤린의 바로 옆에 머무는 것은 자신이 되고 싶다는 하나의 욕망. 욕심. 그리고 여태껏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오면서 제대로 에반젤린에게 털어놓은 아슐레아의 첫 소원이었을 것이다. 천천히 몸을 움직여 살며시 입을 맞췄다 떼어낸 아슐레아는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 힘들거라는 건 알지만, 이뤄지지 않을 소원일지도 모른다는건 알지만.. 그래도 이게 달콤한 꿈이라면, 한번쯤은 당신께 말하고 싶었어요. 제가 완전히 당신의 것이 되고 싶다는 걸..."

아슐레아는 에반젤린의 손을 자신의 몸에 가져다대며 나지막이 평온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물론 에반젤린의 손이 자신의 몸에 닿는 순간, 느껴지는 짜릿한 전율에 이것이 꿈이 아니란 것을 깨달은 듯 한순간 눈이 커졌지만.

58 에바주 (mHinDcsrJs)

2021-06-28 (모두 수고..) 01:01:37

말하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있어. 이럴 때는 자뻑 좀 해도 문제 없는 거겠지? 말해주면 더 좋구. 답레다. 내일 아침에... 오후에 읽을 게 생겼네. 좋아. 지금은 졸리니까 내일 엄청 집중해서 읽어주겠어. 월요일이야. 레아주도 푹 자고 한 주 맞이 잘 했으면 좋겠다.

59 레아주 (aftIhPXDsg)

2021-06-28 (모두 수고..) 19:31:49

응, 자뻑이 아니라 사실이니까 문제 없지. 에바주는 사랑스러운걸. 오늘은 좋은 하루 보냈을까?

60 에바주 (mHinDcsrJs)

2021-06-28 (모두 수고..) 22:49:15

월요일이 후루룩 지나가버렸어. 근데 다른 사람이랑 얘기하다가 월요일인걸 까먹은 거야. 그래서 어, 아직도 월요일인가 싶었던 그런 날이었어. 야심한 시각이지만 문안 인사 올리러 왔으니까 용서해 주겠지? 으으, 오늘은 정말 일찍 자야지... 노력해야지. 잠 못 드는 것도 습관성인 것 같아. 오늘 되게 덥더라. 레아주도 이번 한 주 파이팅이야...

61 레아주 (0SXHxgL57s)

2021-06-28 (모두 수고..) 23:30:20

에바주 어서와! 오늘도 고생했구나?? 오늘도 와줘서 정말 고마워. 내일도 힘내고 기다릴게.

62 에바주 (o27d7byq/g)

2021-06-29 (FIRE!) 00:17:52

맞아, 맞아. 항상 힘내고 있으란 말야. 더위 안 먹게 시원한 것도 잘 챙겨 먹고 너무 더울 때 돌아다니지 말고. 밥도 잘 먹구. 오늘은 그래도 비 와서 선선한 편이었던 것 같은데도 이렇게 더울 일인가. 방안 공기가 후끈해. 근데 더워 더워 하면서 벌써 7월이니까 잘만 하면 에어컨 많이 안 쓰고 여름을 날 수 있을 것도 같고 그래. 레아주도 곧 잘 시간이려나.

63 레아주 (REhbFtS9U2)

2021-06-29 (FIRE!) 00:35:44

에바주 아직 안 잤어? 장마라도 올 생각인가봐. 정말 습하다.. 아직 안자고 있었어. 에바주는 곧 자려나?

64 레아주 (VOv3fUKwzk)

2021-06-30 (水) 19:21:36

오늘도 갱신. 슬슬 장마가 오는 느낌인데 어쩔지 모르겠다. 오늘 하루도 잘 보냈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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