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커피 맛도 어느 정도 좋아야 하고.." 앉아서 먹는다면 디저트류도 있긴 있지요? 라고 웃습니다.
"여성에게...먹히는 구움과자는.. 휘낭시에.. 마카롱.. 케이크류.. 남성에게 먹히는 건.. 글쎄요?" 라고 웃습니다. 여성이라 남성의 것은 잘 모르는 터라 그건 본인이 알아봐야죠. 납품받아서 해도 좋지만. 직접 만드는 것도 좋아요. 라고 웃습니다. 에그타르트 레시피나.. 여러 레시피는 있는데. 그걸로 맛내는 건 다른 것. 나뭇잎 케이크에 가서 먹어보고 킹구리님 제자님을 파견받는다거나? 라고 농담하고는 상담에 대해서는
"아하하.. 에릭 씨..." "여자애를 기쁘게 하는 것도 하는 것이지만... 과거와 마주해야죠." 해야 할 때가 있어요..그렇죠? 라고 말합니다.
" 다림아 떨어져! 이 변태! 귀축! 오늘은 아무 짓도 안 했어? 오늘은?!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런다더니 새빨간 거짓말이었구나!! "
버버리코트에 선글라스를 낀 연바다는 분노했다. 뿔 끝에서 느껴지는 진동을 애써 무시하고, 다림과 지훈 사이를 떼어 놓으려 노력하며 말이다.
" ...... 선도부에 신고할거야. "
불같은 분노는 오래 가지 못하는 법. 단지 차갑게 벼려진 복수의 칼날만이 시간의 세례에도 그 형체를 유지할 수 있는 법이었고, 바다는 지금 이 자리에서 지훈과 싸우는 대신 법적인 절차를 밟아 공식적으로 한지훈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려고 마음 먹었다.
" 다림아. 같이 정의를 세우자. 이 변태가 더 이상 태양 아래를 거닐지 못 하고, 같은 땅을 밟지 않고, 같은 공기를 마시지 않도록 격리시켜버리자! 그동안 얼마나 괴로웠을까... "
젊은 피는 쉽게 행동하며 쉽게 감흥에 젖고 또 자신이 이뤄낸 일을 과대평가하기 마련이었다. 다림을 연민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함께 선도부를 가자고 제의하는 바다의 모습은 자신의 뒤에 가해자가 눈을 뻔히 뜨고 귀를 활짝 열고 이 상ㅎ항을 공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거짓말해도 티나고 기쁠 땐 더 잘 티난다... 라는 것도 주변인의 평가였는데. 학원섬에 와선 뭔가 달라졌나? ...많이 달라졌을 법도 하지. 이것저것 겪었으니까.
" 깔고 앉겠다는 건 아니야. 등받이 쿠션이니까... "
그게 그건가? 상처받는다는 말에 그렇게 덧붙이다가 조금 무안해졌다. 그리고 미소짓는 것을 약간 빤히 쳐다보다가 다시 하프물범으로 시선.
" 요즘은 쭉 뻗은 자세로 자려고 노력하고 있어. 이제 좀 잘못 자고 일어나도 찌뿌둥하진 않지만, 곧은 자세로 자면 잠이 조금 더 잘 오는 느낌이니까. 하지만 인형을 안게 되면 그때 습관대로 웅크려 버리지 않으려나... "
하프물범은 너를 응시하고 있다. '쭈인님... 버리지 마세요...' 하는 듯이... 빤히... 귀여운 베개조차 도구로 써버리는 지훈 더 한지훈. 그의 행패는 어디까지인가?
" ...그러고보니, 요즘은 잘 자고 있어? " " 잘 못 자면 몸만 피곤한 게 아니라, 정신도 피곤한걸. "
씁쓸한 표정을 짓는 지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수면 보조 용품이라고 적힌 곳에서 이것저것 둘러본다. 그리고 땡글땡글한 파란 눈을 가진 펭귄 모양의 물건을 하나 집어들었다. 더듬다 스위치 같은 게 만져져 딸깍 올려보니 무겁지 않을 정도의 어둠이 깔린 가게에 펭귄이 발산하는 흐릿하고 따뜻한 빛이 조용히 나타났다. 무드등 같은 거구나.
"히이잇..바..반대네요" 끌어안겨진다! 선을 넘어버려요? 그렇지만 바다의 바다킥에 차여져서 나뒹구는 지훈을 보고는 괜찮으신가요? 라고 물어봅니다. 친절하기는. 그리고 바다를 보근 스카프를 주워서 가리려 시도하지만. 적나라하잖아요(흐릿)
"서..선도부요.." 폭 안길 뻔한 것에서 겨우 벗어난 다림은 바다가 그 쪽 익명이었기 때문에 이해했습니다.
"선도부에 신고하면.. 아프란시아 선도부에 신고...죠?" 일단 아직 돌이킬 수 있는 희망은 있습니다(아무말) 다림은 일단 바다를 도닥이려 합니다. 진정하고, 천천히 추궁해 보아요. 라는 말을 하며 지훈을 살짝 매섭게 바라봅니다. 너무하다! 바다 양에게도 저에게도 하다니..
자유학생연맹의 연바다는 청월고의 선도부 비난문 대자보에 선도부가 지나치게 '청월고다움' 이라는 엘리트-귀족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며 이를 학생에게 요구한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가디언은 신인류나 상위 계급이 아니며 위와 같은 개념은 학생을 의념각성여부에 기인한 신계급주의자로 키울 빌미를 제공한다는 내용이었음
이것저것 적는 걸 보면서 이래저래 말하는군요. 케이크도 너무 큰 건 힘들겠지만.. 가게 규모에 따라서 할 수 있는 디저트류다 다르다고 하네요. 너무 작으면 테이크아웃 전문이어야 하고. 너무 클 경우에는 직원의 수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라던가.. 카페 알바를 해본 적 있나 싶을 정도로 상세한 건 다림주 영향이고.
"그렇지요" 잔을 비우는 에릭을 보고는 천천히 자신의 잔을 보지만 이미 마신 것에 남아있을 리가 있나.
"선배님... 나는.. 과거를 묻고 들어왔어요" 그래서.. 조심해야 하나. 라고 생각하면서 추억을 쌓으라는 말을 하는 에릭을 보면서 지금도 좋은 추억이겠지요? 라고 환하게 미소짓습니다. 진짜 취한 거구나.. 그래도 조금씩 깨고 있으니 다행이구나.
오오....철벽! 장비! 어라, 장비의 대표적 일화인 '장판파' 는 어느 의미론 내가 익힌 부동일태세와 흡사한게 아닐까? 만나자마자 이런걸 질문하는게 무례....할 수도 있지만. 눈 앞의 장현은 꽤나 시원털털한 성격처럼 보였다. 예의를 갖춘다면, 질문 정도로 화낼 것 같지는 않.....네.
"혹시 괜찮으시다면, 질문 한개만 해도 괜찮을까요...? 실은 경호부에 들어오기 위해 수련장에서 허선....허수아비와 대련하며 기술을 하나 익혔는데, 미력하나마 보여드리고 무언가 조언이 꼭 듣고 싶었습니닷!"
이럴 땐 어설프게 돌려 말해봤자 역효과다. 진솔하고 간결하게 부탁드려보자. 안된다고 거절하면 미련 없이 다음 기회를 노리고. 별로 거기까지 귀찮게 해서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으니까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