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6은 조소를 짓습니다. 그 웃음을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단지 얼굴이라 칭해질 무언가에 떠오른 꽤 뿌듯한 표정 중 하나였을지도 모릅니다.
만일 우리가 죄가 없다고 말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만일 우리가 범죄하지 아니하였다 하면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이로 만드는 것이니 또한 그의 말씀이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하니라 - 요한 일서 1장 8~10절
그렇습니다. 신앙이란 그런 것입니다. 단순한 믿음으로서, 그 어떤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는 것. 악한 것은 주께서 구분하실 것이오 선한 것은 그분의 자애로 구분될 것입니다! 하루는 문득 손등이 타오르는 것만 같은 통증을 느낍니다. 그 문양은 천천히, 손등을 타고 올라 전신으로 퍼지며 하루를 불태웁니다.
누군가 하루에게 말합니다.
- 믿으라! 구원의 순간이 오는 날에, 나는 날개를 펼치고 주의 서를 펼친 채 천국의 날을 노래하리니. 이 노래를 듣는 자로 하여금 주의 안식이 있을 것이오. 나의 구원자의 세상에서 추방받지 아니하리니!
그 목소리는 힘이 넘칩니다. 남성의 목소리? 남성이라 치기에는 지나치게 미성입니다. 여성의 목소리? 여성의 목소리라 하기에는 지독히 낮습니다. 그것은 성별로 표현할 수 없는 목소리입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웅장히 하루에게 명합니다.
- 일어나라! 신의 말씀을 전하노라! 무릎 꿇은 채로는 주의 빛을 볼 수 없으메, 일어나 바라보라! 나의 신, 만인의 창조자이자 굽어 보시는 분께선 믿되, 굽히지 말라 하시노라!
하루는 천천히 일어납니다.
- 말하라! 신의 말씀이 이 땅에 울려퍼질즉, 심판의 날에 문양을 새긴 자와 새기지 않은 자가 충돌하리라! 그 날이 오면 지하에서 올라온 자와 지상에서 내리신 자가 싸우리니 그 심판의 날. 거짓된 왕이 죽고 진짜 왕께서 일어나시리라!
손을 뻗고, 짧은 숨으로 말합니다.
" 주여. 나를 시험에 빠지게 하지 마옵소서! " - 주여. 나를 시험에 빠지게 하지 마옵소서!
빛. 그 짧은 빛은, 너무나도 미약한 새벽을 상상하게 합니다. 아직 세상이 캄캄한 칠흑으로 물든 날에,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은, 아주 작은 빛에서부터 불타기 마련입니다. 그 빛이 퍼져 세계는 천천히 녹아듭니다.
666의 형태가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하루는 천천히, 눈 앞을 바라봅니다.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무지갯빛의 날개. 단지 그 하나만을, 하루는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작은 과자를 씹으며 666은 하루를 바라봅니다.
" 좀 일찍 깼구나? "
??? - ??? ????? ??(1/12) 그녀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합니다.
" 운이 좋았네. "
>>555 가디언 칩에는 짧은 연락이 와 있습니다.
[ 뭐해? ] [ 바빠? ] [ 같이 저녁 먹을래? ] [ ㅡㅡ ] [ 연락 안 보지? ]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구절들을 되뇌이며, 한점 밝은 빛을 향해 손을 내밉니다. 그곳에 보이는 무지갯빛의 날개, 그 아름다운 모습을 하루는 눈에 담으며 이내 눈이 부신 듯 눈을 감습니다.
".... 이건 대체.... "
아직까지도 손끝을 타고 오르며 무언가가 새겨지는 통증이 남아있는 것처럼 얼얼한 자신의 몸을 매만지며 감고 있던 눈을 뜬 하루가 들려오는 666의 말에 숨을 토해내곤 중얼거린다. 방금 자신이 본 것들은 무엇인가, 자신의 몸에 새겨지려던 것은 무엇인가. 모르는 것들 투성이였다.
>>559 [ 정보를 알려줄 수는 없지. 어디까지나 기밀이니까. ] [ 단지 학생회라서 조금 일찍 들었을 뿐이지. ]
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560 유우토는 귀찮다는 듯이 에미리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 의념 파장은 게이트 또는 의념 사용자에게 존재하는 고유의 파장 형태를 말한다. 이러한 의념 파장이 일부 게이트에선 매우 미미하게 등장하는 반면, 일부 게이트에선 강하게 나타나곤 하지. 이 게이트에선 특히 의념 파장이 자연중에 강한 부분이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지. 의념 파장을 계산하여 직접 박아넣으면 된다. 단 문제가 있다면. "
삑. 가디언 칩은 에미리의 시도에 일정한 파장을 분석하여 내놓지만, 곧 의념 파장이 바뀌었다는 표시를 띄어올립니다.
" 이런 게이트의 특징은 자연적인 의념 파장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하나의 파장수로 유추할 수 없다는 게 특징이지. "
눈을 뜨자 반갑다는 듯 인사했지만, 직후에 뭔가 조금 특이하다는 것을 알아챘을까. 평소랑은 조금 다른 듯한... 팔을 벌리며 안아달라는 듯한 표정을 짓자 떨떠름한 표정으로 가볍게 안아주기는 했겠지. 문제는 분위기가 정 반대라 이질적인 기분이 약간 들었다는 거겠지만. 품 안의 다림이가 익명씨라는 이야기를 꺼내자
" 그건 억울한데... 그냥 장난친 것 뿐이었고... 나 혼자만 한 것도 아니고... "
바다도 치마라던가 농담을 던지기도 했고. 라고 들릴 듯 말 듯하게 중얼거리며 억울하다는 듯한 기색을 살짝 내비쳤겠지. 나한테도 그럴 거지요. 라고 말하며 호칭을 고민하는 것에 "그을쎄." 라며 살짝 토라진 듯한, 어쩌면 미묘하게 장난기가 느껴지는 말투로 말했을까?
어떡해... 하루 72시간을 근무하고 야근까지 했는데 야근수당도 제대로 못 받고 얼레벌레 내일 또 출근하는 사람이 갑자기 걸려온 지인의 전화에 애써 대답하는 것 같은 느낌이야. 눈물 한 방울을 훔치며 목적을 이야기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커피라도 사 오는 건데...
대번에 손사래를 치며 부정한다. 어라, 이러면 더 수상해보이는거 아니야? 좋아! 이럴 땐 당황하지 않고 내 목적을 명료하게 말씀드리면 된다. 딱히 찔릴 일도 없었으니까. 그렇게 결심한 나는 눈 앞의 진설 선생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가, 어물어물 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친구도 없고 막 학교에 넘어온지라,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동아리나 임무에 갈 학생을 추천해주세요.' 라니. 즉. '저는 친구도 없는 불쌍한 녀석이에요, 선생님이 좀 챙겨주세요' 란 이야기가 아닐까.... 이 친절한 선생님도 그런 한심한 소릴 들으면 날 어떻게 볼지 두렵다. 결국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네에, 그, 진설 선생님을 찾고 있었어요. 제가 그, 아직 아는 사람이 잘 없어서....동아리라던가 임무를 추천받을 수 있을까 해서....폐, 폐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목소리는 갈수록 움츠러들어서, 결국 내가 당황하지 않고 명료하게 말한건 '죄송합니다' 정도였다.
대번에 손사래를 치며 부정한다. 어라, 이러면 더 수상해보이는거 아니야? 좋아! 이럴 땐 당황하지 않고 내 목적을 명료하게 말씀드리면 된다. 딱히 찔릴 일도 없었으니까. 그렇게 결심한 나는 눈 앞의 진설 선생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가, 어물어물 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친구도 없고 막 학교에 넘어온지라,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동아리나 임무에 갈 학생을 추천해주세요.' 라니. 즉. '저는 친구도 없는 불쌍한 녀석이에요, 선생님이 좀 챙겨주세요' 란 이야기가 아닐까.... 이 친절한 선생님도 그런 한심한 소릴 들으면 날 어떻게 볼지 두렵다. 결국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네에, 그, 진설 선생님을 찾고 있었어요. 제가 그, 아직 아는 사람이 잘 없어서....동아리라던가 임무를 추천받을 수 있을까 해서....폐, 폐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목소리는 갈수록 움츠러들어서, 결국 내가 당황하지 않고 명료하게 말한건 '죄송합니다' 정도였다.
가볍게 안아주면 이이잉.. 거리는 출처불명의 소리를 내며(다림주는 매우 동공지진을 했다) 꼭 껴안았다가 떨어졌을 겁니다. 그러다가 억울하다는 말이나 장난친 거라는 말에는 고개를 기울입니다.
"장난이라기엔 허리랑 허벅지라니. 너무해요." 방글방글 웃는 희귀한 표정들. 바다라던가를 들으면 그건 내가 아는 바다 씨인 걸까요. 같은 생각을 하는 듯 고개를 힘없이 기울이다가. 그러다가 점차 잠기운이 날아가면 어라. 하는 표정으로 눈을 깜박입니다. 제 앞에 있는 게 지훈 씨인데. 제가 무슨 말을 했지요... 얼굴이 붉어진 채로 푹 숙이고는...
"안 잊어주신다면 바라지 않는 모습을 뒤집어씌울 거에요.." "괜찮아요. 안 죽어요" 의념의 기운이 일렁이는 걸 보면 나름 진심이긴 하지만 디버프 받는다고 안 죽습니다. 걱정 마세요(?) 잘 잤냐는 물음에는 지금은.. 나름 괜찮아요. 라고 말하고는 팔짱을 끼려 시도합니다. 가까이에서 뒤집어 씌울 것이다.. 라는 각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