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콰과과광 이라는 글자가 메카-댕댕(이었던 것)이고 그 아래에 있는 성현펀치는 글자는 오른주먹으로 메카-댕댕을 올려쳐 박살내는 듯한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모습... 이것이야말로 현대미술!! 이란 게 사견입니다.
아무튼 나는 메카 독들을 그야말로 처참하게 부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메카독들과 수수께끼의 제작자를 동정했다. 그래도 저거 다 공들여서 만들었을 텐데... 물론 말리진 않았다. 공들여서 만들어서 지키고 싶었다면 제노시아에만 풀어놓고 즐겼겠지.
"음... 아마 완전 무사하진 않은데."
그리고 성현이 날 깔아뭉갠 범인이라는 걸 정직하게 알려주는 말들... 이미 찢어져서 떨어져버린 메카 독의 머리를 휴지 구기듯 둥글게 구겨 압축시키고 씹었다 뱉는 모습에 성현의 기행목록(목격담)에 한 줄을 추가하고서...
"그렇구나..."
우산을 펼친 다음 침식하듯 의념을 뒤덮어 보석의 단단함을 부여한다. 우산 위로 광물이 결합하고 엉겨붙어 뒤덮은 이미지를 상상하면서. 부드러움을 유지한 채 강도만 증가시키는 건 내 수준으로 못한다. 그래서 아마 원본이 우산이다보니 한 번만 쓰면 그대로 산산조각나 버릴 것 같지만... 그건 됐다.
"그럼 나도 내 복수를 해도 될까?"
시험 공부를 방해하기 위해 뛰어내려서 날 밟게 한 이유가 이것들이니까 이걸 제거한다... 음...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났는진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네 잘못이잖아...!!"
기숙사에서 뛰어내리긴 왜 뛰어내려!! 생각을 하고, 하고, 또 해도 이건 성현 잘못이다! 어질어질한 머리를 끝까지 굴려 생각한 결과 이 결론에 아무런 오류도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남은 건, 필살 실드차지(철분맛)이다-!! .dice 1 100. = 91 //8
지훈 씨의 의념도 생각해보니 지금 처음 보는 거 아닌가? 흠, 검을 쓰시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절단... 절단의 의념은 되게 공격적이구나. 그리고 쓰임새가 많아. 의념으로 벤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 한 것조차 절단시켜버릴 수 있겠지. 가령.. 공간을 벤다? 시간을 벤다? 혹은 가능성를 벤다? 절단 마술에도 쓸 수 있을 것 같아. ... 히히. 하지만, 우리 수준으론 그렇게 안되니까... 의념을 무기에 집중시켜 절삭력을 강화 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일 것 같아.
"지훈 씨는 의념을 주로 어떻게 쓰세요? 제가 얼마전에 책에서 봤는데... 의념은 사용하는 방향에 따라 진화한다고 하더라구요."
이제 자신을 사비아라고 부른 사람을 쳐다본다. 이름 특이하네... 청월이구나. 3학년... 나보다 학년이 높네. 의념은 보석...을 만드는 것? 흠, 보석이 의념인가... 의념으로 만들어진 보석은 가치가 없다고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아쉽다.
"보석이네요. 음, 다양한 특성을 지닌 보석이 있던데, 그러한 보석을 분석해서 적재적소로 만들어 사용하면 대단할 거란 생각이 들어요."
보석... 인류사의 사치품이라고 하면 보석이 제일 먼저 떠오르긴 해. 보석마다 달라지는 가치만큼 보석마다 뜻하는 것도 다르기도 하고. 마치, 꽃처럼. 꽃하니까 생각나는데, 교장 선생님의 의념이 꽃이었지?
자세를 잡는다. 딱딱하게 굳은 우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드차지' 할 수 있도록 우산대를 몸 옆에 밀착하고, 양손으로 꽉 잡은 다음 힘껏 땅을 박찬다. 말은 없지만 나 자신의 신속을 강화하면 그 정도의 속력을 내는 건 거뜬하다. 누군가 .oO(이봐... 그건 방패술이 아니라 창술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기분탓이겠지. 자, 그대로 들이받는다─!!
콰아아아앙! 하는 추돌음과 함께 날아가는 성현과... 같이 뒤로 넘어가는 나. 앞부분이 산산조각난 우산을 놓아버리면서 데미지 없이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리고 상대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지 보면...
...정말 완벽하게 '실드차지'했는데 별 데미지가 없어 보였다. 숫자로 따지면 7 데미지 정도. 왜 구체적인진 모르겠지만. 이건... 나의 수련 부족인가... 아무튼 들이민 숨을 내쉬고 차분하게 말했다.
"애초에 기숙사 창문으로 뛰어내려서도 안되지만... 꼭 뛰어내려야 한다면 사람이 있는 걸 확인하고 뛰어내려주길 바라..."
그리고 반으로 부러진 우산대로 우산파편과 메카 독 파편들을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어디 버려야 할진 모르겠지만 일단 분리수거는 해서 버려야 하니까. 그래도... 아까 씹다 뱉었던 것만은 도무지 우산대를 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의념이 사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면 나는 블러드 다이아몬드 같은 게 되어버리는 건가...?"
하고 혼잣말을 뱉었다. 피의 다이아몬드... 수많은 사람의 피로 채광되어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팔려나간 다이아몬드. 허술한 법으로 금지해봐도 피의 다이아몬드는 언제나 팔려나갔다던가. 유혹적인 성질 쪽으로 계속 나아가면 그런 게 되는 걸까 하고 조금 다른 응용방향을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특히 게이트의 보석들 중에 그런 독특한 특성을 가진 보석이 있었죠. 만들긴 어려워 보였지만..."
지금 보석을 만들어서 전투에서 써먹을 땐 깨트리던가 해서 그 날카로움을 이용하는 것 같은 거 외엔 딱히 없다. 깊은 살 속에 파고들어서 부러져버리는 날카롭고 약한 보석이라던가... 파편을 흩날린다던가. 어쩌면 내가 활용을 잘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 "그래서 물에 빠진 사람들은 구하기 힘들다던가."
목가를 훑는 모습을 보고 가볍게 그런 말을 내뱉었다. 답변을 바란 말은 아니었다.
"절단이라는 의념이니까, 절단이라는 결과에 더 쉽게 다다를 수 있게 되는 걸까?"
그보다 공간을 절단하는 의념기라는 거 어떻게 보면 최강 아닐까? 아무리 몸이 강해도 내장 다치면 오래 못 가니까. 아예 공간을 뛰어넘는 만큼 범위가 크진 않겠지만. 그러면 공간을 초월하는 의념기의 약점이 더 먼 사정거리가 되는 건가? 모순이잖아.
"잡혀가."
보석 만들어 팔아서 돈을 벌면... 평범한 보석 시세는 어떻게 되겠어...
"게다가 의념으로 만들어진 만큼 평범한 보석이랑은 닮아보여도 다르니까... 그 역할을 대신할 수도 없어. 일반인 눈으로 보면 그냥 똑같이 예쁜 보석으로 보인다곤 하지만, 보석은 예쁜 게 다가 아닌걸."
"그런 식으로는 안 될걸요? 흠, 보석의 주목을 받는 성질을 주로 쓰느냐, 아니면 가지고 싶은 탐욕적인 부분에 주목을 하느냐... 그런 차이가 될 것 같아요. 프랑스의 대원수 로디르몬의 의념 속성은 진군기인데, 로디르몬은 자기 자신이 하나의 깃발, 스스로가 상징이 되는 것으로 아군에게 패배하지 않는 용기를 준다. 라는 해석을 했더라구요. 이런 식으로 해석에 따라 달라질 거예요. 그 뭐냐.. 의념은 방법 이라는 말이 있으니까요. 어떤 방법이 되냐의.. 차이? 저도 잘 모르지만요."
왜 실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데 목을 조를 생각을 하는 걸까... 굳이 귀찮게 목을 조르기 위해 접근하지? 실로 몸을 묶거나 근육의 움직임을 제어해서 스스로 목을 조르게 만들면 될텐데. 라는 안일한 생각. 자신의 활용을 묻는 것에 레고 블럭을 보여준다. 그리고 구현화를 해제. "직접 겪으신대로." 그림을 그려 마도를 응용해 구현하는 방식으로. 그러다가 의념으로 만들어진 보석을 팔 수 없냐는 질문에 지훈을 쳐다보았다.
"그, 안... 배우신 거예요? 의념으로 만들어진 보석은 가치가 없어요. 그리고, 그런 걸 팔면... 잡혀갈걸요."
제노시아는... 아무래도 전문가 양성 학교라서 그런지... 그런 걸 주의하지 않으면 큰일난다... 아무튼, 사비아를 보고는 "망념 쌓으면 안 되는 건 없어요." 라는 극단적 망념주의자 같은 발언을.
>>984 캡틴이 힘 빡 주고 쓴 글은 읽다 보면 감탄이 나오는 표현이나 묘사 같은 게 있어서 우선 눈길을 끌어들이는 것 같아요. 그 후로는 간결하고 덤덤하지만 섬세한 느낌에 오히려 스며들 것 같달까. 그런 느낌이 드는 글. 몰입을 깰 부분이 있다면 캡틴은 아는데 우리들은 모르는 단어가 들어가서 이게 뭘 뜻하는걸까? 하고 생각하게 될 때 같은 거지만, 오히려 전문적인 용어가 들어가서 분위기가 살아나는 경우도 있고...
비아는 잘 모르겠어. 하고 제정신으로 기겁할 생각이 불쑥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응.
"청월에서 제노시아에 선공 날린다고 생각할 거야..."
애초에 성학교 학생들이 만들었을 거란 생각은 전제에도 없다. 원래 청월 기숙사 앞에서 난동부리는 메카 애니멀들은 제노시아에서 먼저 보내긴 했겠지만... 그쪽에서 잡아떼면 그만인데 쇳덩이 투척은... 학교 대 학교의 싸움으로 번질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시험도 코앞이라 다들 예민하니까 시험 끝나자마자 옮겨붙어 폭발해버릴지도.
"그... 그건..."
너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아냐? 진정한 친구란 말을 들었을 때부터 생각해야 했는데, 눈앞의 이 남학생은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 살짝 붉어진 볼로 손사래를 쳤다.
"그, 아니, 뭔진 몰라도, 내가 의도해서 한 건 아니었을 거야. 나는... 그냥 내 욱하는 감정에 맡겨서 너한테 공격을 날렸을 뿐이고... 정말, 미안!"
아무리 먼저 밟혔다... 곤 해도, 그걸로 다짜고짜 공격을 날릴 이유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걸 저렇게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받아들여 주다니... 속인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고 부끄러웠다.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