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9177> [현대판타지/학원/육성]영웅서가 - 87 :: 1001

◆c9lNRrMzaQ

2021-05-17 22:15:08 - 2021-05-19 13:04:53

0 ◆c9lNRrMzaQ (S7hGibeJcc)

2021-05-17 (모두 수고..) 22:15:08

오늘은 옆의 친구가 죽었다.
고블린들에게 목이 뚫린 채.

참고해주세요 : situplay>1596247387>900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6593
어장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98%81%EC%9B%85%EC%84%9C%EA%B0%80
설문지 : https://forms.gle/ftvGSFJRgZ4ba3WP7
사이트 : https://lwha1213.wixsite.com/guardians

696 지훈주 (GUX7rvXqzo)

2021-05-18 (FIRE!) 21:56:17

(왜...못봤지..????)
답레 가져올게요 으악

697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1:58:39

>>696 짧아서 그런걸까여...
괜찮습니다!

698 사비아 - 지훈 (QS76ZTwIYU)

2021-05-18 (FIRE!) 22:00:15


"네가 더 날 믿을 수 있도록 힘써야겠네..."

손바닥에 부벼지는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렇게 비비면 헝클어지지 않게 하려 하도 흐트러지겠는데. 검지손가락으로 이마를 툭 건드린 다음 머리카락을 결대로 쓸어내려 정리해 주고 손을 뗐다. 고맙다는 말엔 역시 같이 웃어주면서.

"영화엔 팝콘과 음료수면 충분해."

그리고 지훈도 괜찮은 듯하니 두 사람 몫의 카라멜 팝콘과 콜라를 결제하고 받아들었다. 역시 일반 팝콘보단 카라멜이 맛있지.

"벌써 입장할 때야...?"

그 말에 눈을 뜨자 정말로 입장시간 직전이었다. 아니,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 타임을 외치고 싶은 마음이지만, 늦게 들어가서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으니 혼란스러운 속은 미뤄두고 몸만 움직여 상영관으로 입장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티켓 검사가 끝나고 정해진 자리에 앉아있었다. 아직 영화가 나오지 않는 스크린인데도 곧 호러영화가 나올 스크린이라고 생각하니 무서워지는 건 왤까...

"영화 도중에 자리를 나서는 건 몰입을 깰 수 있으니까. 평생 이런 걸 못 보며 살 수도 없으니, 익숙해져야지."

그리고 정말 무리라면 나가도 좋다는 말엔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 유령이 나오는 게이트 같은 걸 갈 때도 있을 테니까. 물론 그런 게이트에 갔을 때 나오는 건 나나 랜스가 마음껏 뚝배기를 깰 수 있는 유령일 거라는 점은 넘어가도록 하자. 이래서 조금 준비시간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광고시간이 시작되서부터는 곧게 앉은 자세로 팝콘에 손을 대지 않고 광고에 집중했다. 광고도 영화를 보는 것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진짜 영화가 시작한 게 아니니만큼 팝콘은 아끼고 있지만.

그리고 영화가 시작됐다. 다섯 남녀가 한 차에 타서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시작이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신나지만 다소 올드한 취향의 노래를 조수석의 여자가 타박하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남자가 그러면 네가 운전하라면서 질겅질겅 껌을 씹었다. 제법 닮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걸 봐선 남매였을까. 결국 조수석의 여자가 말다툼에서 승리해 라디오의 내용은 클래식과 함께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송으로 바뀌었지만, 평화로운 음악과 달리 남매의 말다툼은 멈추지 않았다. 코믹한 분위기 속에서 긴장이 점점 풀어지고 있을 때 상영관을 뒤흔드는 큰 소음과 함께 스크린 속 화면이 덜컹 움직였다. 차가 뭔가에 걸린 것이다.

"악...!"

손으로 바로 입을 틀어막아 비명이 새어나가진 않았지만 깜짝 놀랐다. 이렇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사람을 놀래키다니... 조수석의 여자가 운전 제대로 안 하냐면서 운전하는 남자를 갈구고, 남자는 아무것도 안 보였다며 항의의 말을 내뱉었다. 다른 사람들한테 아무 관심도 없이 보조배터리를 연결한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또 다른 여자와, 너무 싸우지 말라며 물병을 꺼내서 갈구는 여자에게 내미는 서글서글한 외모의 남성. 그리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또 한 명의 여자가 불연듯 몸을 돌려 차의 뒷창을 바라봤다.

지금까지 차가 달리고 있었던 고속도로의 아스팔트에 가로로 긴 금이 가 있었다. 차가 지나면서 뒷창을 보는 여자의 시선도 뒤쪽으로 끌려가고, 그 바닥의 금도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간다. 이미 넘어버린 이, 점점 멀어져 가는 것처럼. 의도적인 듯 창밖을 비추지 않았던 카메라가 적극적으로 창밖을 비추기 시작하면서 희멀건한 안개가 멀리 끼어 있는 축축한 도로 풍경이 스크린을 채웠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라디오가 잠시 음소거되고, 고요함 속에서 문득 창밖을 보던 여자가 입을 열었다.

-명아. 우리 어디 가기로 했지?
-있잖아, 그 거기. 무슨 정신병원?
-월선정신병원.
-그렇구나...

마치 홀린 것처럼 높낮음 없는 숨소리 섞인 나른한 목소리가, 창밖을 보는 여자의 목소리가, 흰 안개가 금을 완전히 삼켜버림과 동시에 흩어져 사라졌다. 다시 라디오가 켜졌지만 더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말다툼하는 목소리도 흐려진다. 말리는 목소리도 흐려진다. 작품의 세계와 관객의 단절. 그 침묵을 끊어놓듯 무겁게 쿵 내리찍는 효과음과 동시에 페이드아웃 없이 화면이 암전되고, 잠시 후 어두운 스크린 뒤로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중 <10월: 가을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dice 1 100. = 89만큼 무섭다)

699 비아주 (QS76ZTwIYU)

2021-05-18 (FIRE!) 22:01:28

위키는 어제 만들었습니다! 답레에 쓸데없이 원기옥을 모아서 잠잠했을 뿐...

근데 엄청 무섭네

700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2:02:34

오...클리셰적인데 분위기가 벌써부터 정석적인 호러영화네요...

701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2:03:15

>>699 하이퍼링크만 누락되어 있었군요...(끄덕

702 지훈 - 청천 (TVI/cNeBaw)

2021-05-18 (FIRE!) 22:06:29

" ...안녕. 오랜만이네. "

청천과는 어느정도 면식이 있었으니, 그렇게 인사했을까? 그렇다고 아주 잘 아는 아는 사이는 아니었기에 아주 반갑게 인사하지는 못 했겠지만...

" 검술을 연습하는데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 "

한숨을 푹 쉬고는 검을 땅에서 뽑아내었다. 그리고 청천- 클라우디를 눈으로 쭉 훑었을까. 검을 들고 공터에 온 것이라면 틀림없이 검술 연습일텐데...

" 괜찮다면 잠시 어울려주면 좋겠네. "

검을 살짝 들어보이고는 클라우디의 반응을 살폈을까?

703 지훈주 (TVI/cNeBaw)

2021-05-18 (FIRE!) 22:07:39

짱무섭다
짱호러스럽다
사비아 어캐

704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2:08:36

.dice 1 4. = 1
1. 진단
2. 파-멸의 조각글
3. 몸을 갈아 일상해!
4. 꺼져

음음.. 지금 돌릴 분은 없어보이구... 다이스를 굴리자..

705 지훈주 (TVI/cNeBaw)

2021-05-18 (FIRE!) 22:13:10

비아주 주신 답레에 비해 매우 짧을 것 같은데...괜찮나요...(흐려짐)

>>704 진단...
어째서 조각글이 아니지(?)

706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2:19:47

[다림]

딱 한번 그 방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그 모든 것 또한 사랑이었다고 말해줄 생각이다

그것이 빈 방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

박지용 / 당신의 빈방

https://kr.shindanmaker.com/570317

"정말 꺾인 건 내가 아니라 너잖아?"
그 말을 들은 순간 결국엔 유지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손에서 힘이 빠지고, 어지럼증 때문에 하늘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당신도 쳐다볼 수 없었고요.

불안감과 강박감이 어느새 목 밑까지 차올라버렸습니다.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림 님의 연성대사는 "정말 꺾인 건 내가 아니라 너야 " 입니다
https://kr.shindanmaker.com/678832

다림:
163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
영웅들이나 준영웅들이요! 교사님이라던가?

183 카페가면 주로 주문하는 것
논커피류..? 이d야st라면 요거플랫.. 그런류? 아니면 (논커피)라떼류?

250 배는 얼마나 자주 고픈가요?
자주 고프진 않을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새모이만큼이 정량이라 생각하려나.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707 청천 - 지훈 (DGX2lrU2Ao)

2021-05-18 (FIRE!) 22:22:04

"응, 오랜만."

청천은 반가움에 웃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무뚝뚝해 보이는 녀석...이라고 청천은 생각했습니다만, 이제는 보기보다 짓궂은 녀석인 것도 알지요.
그래도, 익숙한 얼굴과 다시 마주치니 반가운 것도 사실입니다. 이 녀석도 잘 살아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럴까? 좋아요."

혼자 연습할까 했는데 마침 대련의 기회라, 온 김에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청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뽑고, 적당히 거리를 벌립니다.

"선공은?"

//넷~
말투가 존댓말과 반말을 오가는 건...친해지면 물어보고 말 놓는 스타일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 보니 이게 쪼까 제멋대로네요...화현이한텐 존댓말이고 다림이한테는 금방 말 놓았고...

708 지훈주 (TVI/cNeBaw)

2021-05-18 (FIRE!) 22:23:06

[한지훈]

그래서 난 당신의 사랑이죠,
당신의 영원한 고독인 거죠.

박주하 / 안개를 읽다

https://kr.shindanmaker.com/570317

뭔가 이걸로...연성해보고 싶지만... 지훈주는 못 하는 거시야...

>>706 (으악 피폐다 으악)

709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2:23:50

>>706 활동량은 많은 편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정량이새모이만큼이라니요...ㅠㅜ

710 비아주 (QS76ZTwIYU)

2021-05-18 (FIRE!) 22:26:33

>>705 으악 늦게봤네용용
매우 괜찮습니다.

711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2:26:56

당신의 영원한 고독...
뭔가 지훈이가 진심으로 사랑한 대상만이 사라져버린 그런 것 같음이 생각나버렸다...

>>709 식량>에너지 변환효율이 높은 거라 보면(아무말)
지금 시점에서는 그렇긴 한데. 조금씩 더 먹게 될 걸요..?

712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2:30:09

한창 클 나이에는 많이 먹어야져...! (끄덕

713 비아주 (QS76ZTwIYU)

2021-05-18 (FIRE!) 22:38:42

[사비아]

종일 새가 날아와서
종일 너를 놓쳤다
저게 새야, 가는 비 오는 날
먼 산 위에 낀 흰 안개를
자꾸 새라고 하던 너는 옆에 있어도

권현형 / 안과 밖

(잘 모르겠음)

사비아:
196 죽음에 대한 생각은?
나한테든 다른 사람한테든 찾아오지 말았으면 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죽길 바라진 않는다. 막을 수 있을 동안 막아내야 하는 것. 하지만 너무 불연듯 찾아올 수 있는 것. 그래서 슬픈 것.
298 본인이 재미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는지?
자신은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사비아한테 놀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봐를 시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202 캐릭터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뜻, 호불호,지어준사람 등)
시트에 있듯이 맡을 사司, 비유할 비譬, 맑을 아雅를 씁니다. 성은 온(溫)입니다. 독특한 이름이긴 하지만 이상한 이름은 아니기도 하고, 뜻도 정성들여 지어준 것인 만큼 자기 이름을 좋아합니다. 지어준 사람은 당연히 부모님! 다만 4글자면 이름이 좀 복잡해지기도 하고 이름 세 글자만 대면 성이 사고 이름이 비아인 평범한 이름 같아 보여서 평소엔 사비아란 이름만 대고 다닙니다. 비아라고 불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기분.

714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2:38:42

크는 건 이미 다 큰 것 같지만여...(응?)

715 지훈 - 비아 (U4H9l5hoIY)

2021-05-18 (FIRE!) 22:41:31

" 이미 믿고는 있어. 다만 이런 부분에선, 어느정도 짓궂음이 느껴지는 부탁이었으니까... "

지훈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자신의 이마를 톡 건드리자 그대로 얼어붙듯이 부빗거리는 것을 멈추었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는 것은 기분 좋게 받아들였겠지만, 아마 손을 뗐을 땐 아쉽다는 듯이 비아를 바라보았겠지. 머리카락을 정리해줄때만 해도 골골거리기 직전이었으니.. 하지만 더 해달라고 조르거나 하진 않았던가?

팝콘과 콜라면 충분하다는 말에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긴 하지- 라는 듯이. 나쵸라던가 더 살 수 있기는 하지만 딱히 즐기는 타입은 아니었고, 비아 역시 그런 듯 했으니까.

" 시간이 꽤 지났어. 눈 감고 있느라 잘 모르겠지만. "

비아의 생각보다도 시간이 꽤 많이 지난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긴장한 마음에 시간이 빨리 간 것처럼 느낀 것이려나. 조금 당황한 듯한 모습이 의외이면서 재미있었는지, 자신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비아를 바라보았다.

" 굳이 싫어하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는 없으니까. 정 힘들면 꼭 말해줘야 해. "

비아의 눈을 빤히 쳐다보려고 하다가, 다시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정말로 무섭다면 말을 걸 거라고 생각했을까. 물론 성격상 말을 안 할 가능성이 높으니 어느정도는 게속 살피면서 영화를 봐야겠지만.

잠시간의 광고 시간이 지나고, 영화가 시작된다. 내용은 생각보다도 클래식한 공포영화였다. 초반부터 긴장감을 주는 연출과 함께 제목이 크게 나오더니, 중반부와 후반부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놀래켰다. 갑툭튀나 징그러운 귀신 디자인은 물론이고, 시간차로 갑툭튀를 하거나, 등장인물이 빠진 공포를 생생하게 묘사하거나, 아예 의자가 흔들리거나 하는 등 관객을 직접 놀래켰다. 생각해보니 이 영화, 4D였다..!

지훈은 멍하니 영화를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비아가 걱정되는지 살짝 몸을 기울여 비아의 표정을 살피려고 했다. 너무 무서워하는 듯 하면 상영관 밖으로 이끌 생각이었을까.

716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2:43:01

죽음은 슬프죠...

717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2:44:01

죽음은 슬프죠.

다림은 너무 무뎌진 한편 날카롭게 갈려 있는 것 같은 느낌이려나요.

718 지훈주 (vuE7PZ6LaA)

2021-05-18 (FIRE!) 22:45:28

>>711 (피폐뇌 풀가동)
지훈이가 진심으로 사랑한 대상은 욕심쟁이었기에 지훈이가 자신에게만 관심을 쏟도록 만들어, 자신을 제외하면 고립되어버리게 만들고... 정작 자신은 거기에서 더 욕심을 내서 아예 영원히 자신을 쫓고 원하고 사랑하도록 일부러 지훈이 곁에서 떠나버린 전개라거나? 지훈이는 사랑하는 이가 떠난 이유를 알면서도 그 사람을 보고싶어 하기에 계속해서 쫓고...

>>713 시가 거참 모의고사에서 나오기 좋게 생겼...(이거아님)
사비아가 얼마나 재미있는 친구인데요 놀리고 싶고(?)

719 비아주 (QS76ZTwIYU)

2021-05-18 (FIRE!) 22:46:27

TMI)사비아는 누구한테 연락처 받으면 전화번호를 적어둔다. 적기 전에 로스트된 사람 전화번호는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숫자 몇 개가 비어 있다. 아는 사람한테 물어서 나머지 숫자를 채울 수도 있었지만 그게 자기 죄라고 생각하고 구멍난 전화번호를 간직하고 있다.

720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2:46:55

크아아아아. 피폐 맛나다...

721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2:51:22

>>719 역시 빈 전화번호들은 로스트된 사람 연락처들이었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

이청천:
266 식물을 잘 기르나요?
그럭저럭...? 영성 A니까 키우게 되면 사전조사라든가 해가면서 열심히 키우겠지여...
나팔꽃이나 봉선화나 콩 정도는 무난하게 기를 것 같네여!

327 가지고있는 외투의 종류와 개수는?
이것저것 많을 겁니다!
케이프라든지 롱코트라든지 인버네스 코트라든지 카디건이라든지...!

089 태어난 곳
아직 못 정했는데(...)
아마, 그 지역의 병원이지 않을까요.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722 지훈 - 청천 (U4H9l5hoIY)

2021-05-18 (FIRE!) 22:51:27

" 그래도 얼굴 보니 좋네. "

지훈이 희미하게 웃으며 청천을 바라보았을까. 그 말 속에서,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듯한, 어떤 안심의 기색이 내비쳐졌을지도 모른다.

" 선공은 네가. 그 다음에는 내가 한다. 먼저 3번 이기는 사람이 승자인 걸로. "

청천을 향해 먼저 오라는 듯 검을 겨누었다. 그가 어떤 식으로 공격하듯 받아칠 수 있도록 긴장을 곤두세웠다. 메타적으로는 1 100 다이스를 굴려서 높은 사람이 이기는 걸로!

723 지훈주 (SAaBmJtiOw)

2021-05-18 (FIRE!) 22:52:37

>>719 (눈...물...)

>>720 다림주 나중에 다림이 또 만나면 배 터지기 직전까지 뭐 먹이려고 해도 되나요(?)
다림이 너무 말랐어... 살 찌워야 해...(?????)

>>721 청천이 코트 한번만 입어보고 싶다...

724 비아주 (QS76ZTwIYU)

2021-05-18 (FIRE!) 22:59:53

.dice 0 9. = 0
1 완전 전투 모드로 전환
2-5 생각보단 버틸만했다
6-9 (짤)
0 즈어어언통

725 비아주 (QS76ZTwIYU)

2021-05-18 (FIRE!) 23:00:04

이게 뜨네ㅋㅋ

726 청천 - 지훈 (DGX2lrU2Ao)

2021-05-18 (FIRE!) 23:00:47

"그러게요."

그래도 얼굴 보니 좋네, 라는 말에 대한 긍정이었습니다.
이렇게, 이전의 인연들을 다시 만나니 이제서야, 일상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오케이."

선공은 네가. 라는 말에도, 먼저 3번 이기는 사람이 승자라는 말에도 한꺼번에 긍정하고는.
그대로, 검을 들고 돌진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강점인 신속을 살린, 재빠른 공격이 지훈에게 향합니다.

.dice 1 100. = 49

727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3:02:15

>>723

먹이려 하면 거절 못하고 죄다 먹고 나서 기숙사 돌아가고 나서 안 받아서 잔뜩 게워낼 가능성이...

적당히 먹이는 건 좋슴다(고개끄덕)

좀.. 심하게 마르긴 했죠...

728 지훈주 (SAaBmJtiOw)

2021-05-18 (FIRE!) 23:02:27

(즈어어언통이 뭐지)(궁금)

729 지훈주 (SAaBmJtiOw)

2021-05-18 (FIRE!) 23:02:50

.dice 1 100. = 37

>>727 앗
(미안해짐.....)

730 화현주 (XctVe2x1tA)

2021-05-18 (FIRE!) 23:04:34

망념지워야 하는데 침대 넘좋아서 못나가겡ㅅ어

731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3:06:30

>>723 그러고보니 저번에 청천이랑 다림이랑 같이 배터지게 떡볶이 먹은 적이 있었던듯한...

오...나중에 입혀볼까요 희희...
사이즈가 조금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케이프류는 문제없을지도요?

>>724 어엌 여기서 0잌ㅋㅋㅋ....뭔가요 이건!

732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3:07:59

>>727 앗...(흐으릿)

>>730 열심히 일했으니 쉬십셔...! (토닥

733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3:08:26

그렇죠.. 어찌저찌 먹었지만요..

걸어서 어떻게든 소화했으면 나았겠지만. 기숙사에 그냥 갔으면 그것도 게웠을 확률 있겠네요..

734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3:09:19

>>729
호우 일단 1승!

735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3:10:24

화현주의 푹 쉼을 응원합니다(응?)

736 청천주 (DGX2lrU2Ao)

2021-05-18 (FIRE!) 23:10:53

>>733 다림이...과식하면 소화 못 시키는군요...
어쩐지 동질감이...(흐으릿 (뭐 잘못 먹으면 위장염 잘 생김)

737 카사 - 하루 (sWHeEfZ9lY)

2021-05-18 (FIRE!) 23:11:11


평소 연애적 감정과 거리가 먼 카사였지만, 비슷한 상황은 한번쯤은 상상해본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학교에 테러리스트가 침범하면?! 같은 수업 중 따사로운 햇살 아래 하는 상상말이다. 할멈의 소설처럼 누가 내게 고백하면 어쩌지?? 같은 생각말이다. (아니, 여기는 황궁이 아니니까 소설은 아니고, 할멈의 만화책을 기반으로 삼아야겠다. 락커안 러브레터... 음? 여기 아카데미는 락커가 없는데? 뭐, 사소한 것은 신경쓰지 말자.)

카사는 흐흥, 고개를 엄중이 끄덕였다. 아주 타당하고 가능성 높은 생각이었다! 그야 카사는 멋지고 강하고 똑똑하고 착하니까! 그 누구도 반려자로 삼고 싶을 테다!

그러니 카사를 잘 모른다면, 분명 서둘러 고백하고 싶어 질테다. 아주 현명한 판단일테다! 원래 사냥감은 누가 채어가기 전에 일빠로 들고 튀는 게 옳은 판단이니 말이다. (이런 김칫국카사는 흠흠, 하며 상상의 얼굴 모를자를 칭찬하였다. )

그러니 카사는 그냥 그 점을 칭찬하며 잘 차버리면 되는 거였다! 자신의 신중함을 잘 설명하고, 자신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대충 미래에 다른 좋은 녀석 찾아라! 나보다 좋은 녀석은 찾기 힘들겠지만! 와하하! 하고 웃으며 보내주면 되는 거였다!

완벽한 행동지시법이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카사는 그리 만족하고 그 생각을 깨끗히 치워버렸다. 그 '해결법'의 근본적인 문제는 생각도 안한채.

첫번째. 어째서 카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어야 고백을 할 것이라는 전제가 있는가?

두번째. 카사를 알고, 카사의 생각을 알고, 그를 존중하는 사람이 고백한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그리고 세번째.

카사 본인의 감정은?

=================================

아니야, 아니야.

오해가 풀어진다. 간단명료한 해답이었다. 카사는 질문을 하였고, 하루는 진실된 대답을 하였다. 생명의 본질인 붉은 피를 그대로 내보이며 진실을 말했고, 카사의 기민한 귀는 그것을 똑똑히 들었다.

굳게 다문 꽃봉오리에서 어여쁜 꽃잎이 터져나오는 것처럼, 작은 기쁨이 카사의 가슴에서 피어나온다.

하루는 나를 불쌍히 여기는 게 아니다. 하루가 사랑하는 것은 나의 불행이 아니다. 그러므로, 하루는 나를 제대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하루의 사랑을 받기 위해 나는 불행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 둘은 같이 행복을-

무엇을? 같이서?

꼬리를 물고 늘어지던 생각이 멈춰섰다. 카사 속의 무언가가 카사를 멈춰세웠다. 본능에도 가까운 관념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쓸쓸히 권해왔다. 카사는 이런 자기 자신이 이해가 가지 않아, 잠시 멈춰섰다. 복잡한 것은 싫었다. 하지만 지금 복잡한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어라? 나는 —

아니 잠깐.

카사의 혼란속에서도 하루의 말에서 무시하면 안되는 게 나왔다. 아니, 이것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자식이 왜 내 오빠야!!!!!!"

버럭, 상황에 맞지 않게 왈왈 짖는 카사. 에릭???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 에에에리이익???? 그 밥맛 할멈성애자 꼰대가아??? 내 오빠??????? 하아???????? 난 오빠(특: 늑대) 따로 있거든!!! 훠어어얼씬 근사하고 멋진 오빠가 멀쩡히.... 있지는 않지만!!! (특: 이미 노사함) 하여튼 에릭 녀석이 왜 내 오빠냐!!!! 기분 더러워!!! (특: 이것은 현실남매의 반응과 일치하기도 한다.)

먼곳(천국?)에 있는 부모님같은 분(엄마 늑대?)은 머리속으로 끼워맞춰도 이 부분은 흘러 들을수 없는 거 같은 모습이다. 아브엘라가 안 다면 또 다시 피눈물을 흘릴 이야기다.

순간적으로 분위기를 잊어버려 씩씨거리는 카사. 상황에도 불구하고 평소의 모습이 생각나는 모습이다. 아니, 이런 무거운 상황이 이례적이니까 당연할 테지만 말이다. 얀하루의 에릭 납치감금(?) 사건에 대해 들으면 할 반응이 궁금해지지만, 제정신을 돌려 받았는지, 상기된 얼굴로 크흠, 헛기침을 한다.

"하, 하여튼! 그 녀석은 내 오빠 아니고,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하루 아래 깔려 있는 상태에서는 별로 신뢰감이 올라가는 일이 없지만, 그래도 눈을 슬며시 피한 채, 중얼거리듯 말을 지속하는 카사.

"이거 말하려고 왔어. 난, 나는."

네가 좋아하는 게 나의 불행이라 생각했어.

죄를 고하는 듯 말을 내뱉고선 침묵으로 다시 돌아간다. 여전히 하루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는 카사는, 깊은 생각에 빠진 얼굴이었다. 상념에 빠진 표정 무색하게 지속되는 말은 횡설수설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 밖에 있는 동안 생각했는데. 그러니까, 깨닫고 말았어. 나, 사실 말이야. 네가... 나를 불쌍하게 생각해서 좋아한다고 해도, 상관없었어. 상관없던거야."

댐이 터지듯, 말이 계속 나온다. 하루에게 자신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이번에는 폭력이라는 본능의 언어가 아니라, 새로히 배워간 인간의 언어로. 사랑과 노력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일념으로 노력해 배워낸 인간의 언어로.

말한다. 불쌍함의 의미를 얘기한다. 나는 내 삶이 자랑이야. 내 삶의 모든 것 - 그 모든 고통도 기쁨도 시련도 성공도 모두 나의 자랑이야. 내게 동정은 그 의미를 퇴색하는 거였어.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었어. 별빛 가득한 봄하늘 아래에서 생각했어. 아니, 깨달아버렸어. 그 깨달음을 대놓고 고백하기에는 용기가 약간 부족해, 카사는 눈을 감는다.

"난 그냥 네가 나를 계속 좋아하게 해주기만 된다고 깨달은거야..."

애초에 치료를 거부하고 여기까지 온것. 조금은. 약간 더 불쌍해 보이기 위한 영약한 전략일지도 모른다.

덫을 피해 멀리 멀리 도망을 간다는 생각을 해도 이미 늦었다. 아니, 그런 생각 자체가 이미 늦었다. 늑대는 이미 덫에 걸려버린 것이다. 그 감정은 체념이자 해방이었다.

하지만 말이야. 카사는 눈을 떳다. 깊은 주홍색의 호박빛 눈동자. 야생의 짐승과도 같은 그 눈은 하루의 찬란한 금빛의 눈을 올려다 보았다.

"...그래서. 그,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속삭임에 가까운 혼잣말. 소녀가 그런 게 아니라고 했다. 나의 고통은 그녀의 사랑에 불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나를 덫에서 풀어주었다. 그녀가 한 말은 그런 의미였다.

하루의 얼굴이 다시 한번 가까워진다. 피와 눈물로 얼룩진 입술이 다시 한번 부드럽히 닿는다. 최근 익숙해진 거친 타격감과 쓰린 움직임과는 상반되었다.

예전에 하루는, 이런 입맞춤이 '기도'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조금 더... 은밀하고, 개인적이고, 소중하고...

그 입술이 맞닿은 순간에는, 카사는 자신이 그런 소중하고 부드러히 다뤄야하는 무언가가 된 것이라는 착각에 빠질 것같아, 몸을 비틀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카사는 용맹한 산속의 포식자였으니까! 선두에 서는 대장은 이렇게 조심히 다루는 게 아니었다. 이리 던지고 저리 방치해도 씩씩하게 자라는 게 카사였다. 날카로운 칼날, 둔탁한 주먹, 관통하는 총알도 다 문제없고 끄덕없는 녀석, 그게 카사였다!

그러니 하루의 부드러운 손길, 말랑한 입술, 축축히 뺨에 떨어지는 눈물같은 것에는, 그러니까.

익숙치가 않아서.

내성이 없어서.

그 어느때보다도 연약한 느낌이었다.

숨이 가빠 이미 붉은 볼에 혈색이 돌았다. 피투성이 몰골과는 별로 어울리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어두운 기숙사방. 사람이 드나들지 않은 지 오래되어 옅게 쌓여있던 먼지가 흐트려져, 허공에 빛을 반사하며 떠 다녔다. 개인물품이 없어 공허해보이던 방은, 두 소녀의 존재로 꽉 들어찬 느낌이었다. 바닥 위 두 소녀의 실루엣. 그 사이의 공간은 한숨하나로 들어 찰것 같았다. 딱딱한 방바닥이 카사의 뜨거운 등을 식혀주었다.

카사는 앞의 소녀를 생각했다. '하루'라는 이름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새하얀 머리카락이 늘어져 카사의 뺨을 간지럽힌다. 군데군데 붉은 피가 묻은 게, 새하얀 바탕에 너무나도 잘 드러났다. 상처와 긴 전투의 흔적, 그리고 피로함. 이 모든 것을 지니고도 하루는. 물기 어려 반짝이는 눈동자. 체액에 젖어 축축한 연분홍빛 입술. 하루는 아름다웠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처음 만났을 때는 언제였더라. 그렇게 가까운 데도 너무나 먼 기억 같았다. 아는 게 몇달밖에 되지 않는 데 평생을 약속하는 자신의 특성을 알고도 좋아한다고 하다니. 정년 진심인가?

의심을 하루의 절절한 말이 짓눌렀다. 날것없는 진심. 거짓말을 하지 않는 카사에게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 진심. 카사의 머리가 핑핑 돌았다. 왜 나지? 이유를 찾고 싶었다. 찾아야만 했다. 왜냐하면...

제대로 된 이유 없이 카사를 좋아할, 아니. 사랑할 이유가 없으니까.

[Q. 질문. 그 첫번째. 어째서 카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어야 고백을 할 것이라는 전제가 있는가?]
[A. 카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카사를 반려로 삼고 싶지 않을 것이다.]

[Q. 두번째. 카사를 알고, 카사의 생각을 알고, 그를 존중하는 사람이 고백한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A. 그럴리 없다. 전제가 모순적이다. 아마 그런 일이 생긴다면 카사를 놀리려는 것이 틀림없다. ]

[Q. 그리고 세번째.]
[Q. 카사 본인의 감정은?]
[A. ...]

[Q. 답해야지.]
[A. ...]

[A. 모르겠다. ]

[A. 카사는.]

[A. 머리가 나쁘다. ]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차이. 우정과 사랑. 스토르게, 필리아, 에로스, 아가페... 질투심? 애증? 갈망? 욕망? 평소의 좋아한다와 지금의 좋아한다의 의미는 다르다는 것은 알거 같다. 하지만 그래도 잘 모르겠다.

하루가 설명해준다. 하루는 똑똑하다. 내가 모르는 것을 많이 알고 있다. 모르는 것이 무서운 나는, 하루와 함께 있으면 덜 무섭다. 조금 더 용기가 나는 것 같다. 모르는 것. 귀신. 수학. 존댓말. 대화. 인간. 마음.

지금도 용기를 내고 있어. 나를 붙잡고 용기를 내고 있어. 많이 아플텐데.

그래도 잘 모르겠다. 애정은 쉽다. 증오는 쉽다. 이것은 모르겠다. 일어날리 없는 것을 보는 느낌이다. 서쪽에서 뜨는 태양. 날개달린 돼지. 의념의 발현.

[Q. 그래서. 싫어?]
[A. ...아니.]

[Q. 좋은 거 잖아. ]
[A.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야.]

[Q. 사람들은 너무 복잡하게 산다고 불평하던 네가 그런 말을 하니 웃기네. 그렇게 자기애가 넘쳤으면서 뭐가 그렇게 무서워?]

[Q. 네가 그런 것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면. 싫었거나, 아니면 전혀 그런 마음이 든 적이 없었다면. 그냥 거절했겠지. 거절은 너에게 쉬우니까 말이야.]

[Q.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것 자체가 증명이야. 네가 정의하지 못하는 마음은 — ]
[A. 난 그냥.]

[A. 하루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A. 다른 건 다 필요없어. 그렇게 깨닫고 온거야.]

카사는 한참 멀었다.

먹이 사슬 꼭대기의 최강의 포식가가 되어야 했고. 친구도 많이 만들어야 했고. 최강의 워리어가 되어야했다. 공부도 열심히 해서 머리도 좋아져야 했고, 키도 여기서 더 커야 했고, 인간이 되어서 인간의 마음을 완전히 받아들여야 했다.

적어도, 앞의 절절하게 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의 눈물정도는 그칠수 있어야 했다. 인간이 덜 된 소녀에게는 그것이 부족했다. 짐승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만큼 잔혹해질수 있었지만, 그 본질이 악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소중한 소녀를 같이 덫에 끌어 들어버릴 만큼 악하고 잔인하지는 않았다. 카사는 악한 인간은 못되어도 착한 짐승은 될수 있었다.

[Q.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알아?]

손쉽게 스러지는 생명. 도망치듯이 와 같이 할 생명을, 오래오래 살수 있는 생명을 찾았다. 그래도 생명인 이상, 본질이 가디언인 이상, 죽음에서, 영원한 이별에서 도피할수 있는 자는 영영 없지 않을까.

카사는 손을 뻗었다. 거친 손이 하루의 부드러운 뺨에 닿았다. 손 아래 온기에, 한순간 이름모를 욕망에 삼켜지는 느낌에 제정신을 잃는다.

하루가 좋았다. 예쁜 하루가 좋았다. 다정한 하루가 좋았다. 따뜻한 하루가 좋았다. 진심을 내뱉는 하루가 좋았다. 웃는 하루가, 우는 하루가 좋았다.

좋았다. 미웠다. 너무 좋았다.

[Q. 너는 겁쟁이야.]

".......................................착각이야."

몸을 일으킨다. 한손으로 하루의 등을 받치고, 조심스레 상반신을 일으킨다. 둘의 이마가 닿을 듯이 가깝다. 카사는 육체적인 고통은 괜찮다. 아무렇지도 않다. 하지만 하루는 아닐테다. 그러니까 이것은,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피로가 합쳐진 망상이다.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거짓을 내뱉는다. 하루에게 고하는 첫 거짓이었다.

"지금 많이 아프고, 많이 피곤해서, 제정신이 아닌거야. 자, 침대로 부축해줄께. 조금 쉬다보면 괜찮아질꺼야."

하루를 껴안듯이 들어올릴려는 카사. 누워있던 자리에는 핏자국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거짓을 고하는 카사는 애써 미소를 흉내내보았다. 익숙지 않은 거짓말이 썩 편하지는 않았다.

//중간에 기절해서 더욱 더 늦었지만!! 끄흐흡 답레가 너무 길어 용서해주세요 Orz

738 지훈 - 청천 (U4H9l5hoIY)

2021-05-18 (FIRE!) 23:12:10

" 흐음. "

지훈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놀란 듯 눈을 살짝 크게 떴다. 곧이어 눈을 가늘게 떠가며 집중하고선, 횡베기로 그의 다가오는 검을 막아내려고 시도했으나-

" ...이런. 역부족이었나. "

아쉽게도 그가 검을 휘두르는 것보다 청천이 더 빨랐기에, 자신의 코앞에서 멈춘 청천의 검을 보며 살짝 허탈하게 웃음을 내뱉었을까.

739 카사주 (sWHeEfZ9lY)

2021-05-18 (FIRE!) 23:13:22

크흡 연성 좋아해줘서 너무 기쁘다!! 좋은 말 더 얘기해 달라! (덩실덩실)

오오 위키에 등록이라니! 여러분이 괜찮다면 저도 괜찮슴다!

740 지훈주 (SAaBmJtiOw)

2021-05-18 (FIRE!) 23:14:06

카사야...................

741 지훈주 (SAaBmJtiOw)

2021-05-18 (FIRE!) 23:14:38

>>739 차이나복 연성도 그렇고 거대늑대에 기대있는 카사 연성도 그렇고 카사주 연성은 다 좋아합니다 금손님!!!!!!

742 비아주 (QS76ZTwIYU)

2021-05-18 (FIRE!) 23:15:17

그러면 연성란 만들기 투표합니다-
3인 이상 찬성해달라구-

743 지훈주 (SAaBmJtiOw)

2021-05-18 (FIRE!) 23:16:35

>>742 저욧

744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3:17:19

카사주 연성 다 좋아여...

카사챠...!

745 하루주 (mP2uu5CbzE)

2021-05-18 (FIRE!) 23:19:24

카사의 마지막 말이 하루를 자극했습니다. 뾰로롱

답레 써올게요!

746 다림주 (VPKqzdQp2w)

2021-05-18 (FIRE!) 23:19:48

>>742 찬성함다..(고개끄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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