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 이게... 추정만 할 뿐입니다. 병원 기록상 태어난지 n개월 정도로 추정되어서 이 월일 가능성이 높다 정도...는 있는데 그걸 알기도 전에 보호자들을 타는 바람에..
근데 신한국 주민등록 그게 어떤 느낌인지 잘은 모르겠는데 일단 대한민국 기준으로 삼고.. 대한민국에서도 출생신고나 뭐 그런 게 안 된 사례를 본 적 있다 보니.. 보호자가 자주 바뀌는데 사실 출생신고 안 됨 그런 거가 걸리면 보호자간의 링크가 끊기니까 애들 몇 살인지 말해도 생일까지 잘 말하진 않으니까 자기가 몇 살인지는 알아도 정확한 생일을 모르는 그런 느낌이 되고..
어떤 보호자가 그걸 인지하고 어찌어찌 등록하게 되었을 때.. 생일도 정하긴 하겠지만 아마 처음 만난 날. 머 그렇게 되겠져..
1학년한테 밀리는 상황이 되고 싶진 않았으니까. 넘겨주지 않으려는 사람과 넘으려는 사람의 싸움이었다.
"...내 얘기 들은 거 맞지?"
만들어진 미소에 위화감을 느낄 틈도 없이, 호러 영화를 보러 가자는 말에 수각황망하며 좀 불안한 눈으로 지훈을 빠안히 쳐다봤다. 대련 중에 내비쳤을 가학심은 전투를 즐긴다는 면에 가려질 수 있었기에, 방패와 창의 싸움에서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의도에 불과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좋은 동료이며 대련상대여도 ‘후배’니까. 그 방심이 처음으로 사적인 만남을 가진 지금, 짓궂음의 대상이 된 지금도 톡톡히 위력을 발휘했기에, 단지 농담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을까.
"떠들썩하니, 다들 즐거워 보여서 기분이 나쁘진 않은 곳이야."
길을 잃을 것 같다는 점 때문에 다소 마이너스지만. 그렇게 영화관에 들어가서는 갑자기 폭풍같이 돌변한 지훈이에게 후다닥 이끌려가고 말았다. 뭔가 잘못된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훈이 예매하려는 영화 제목의 큰 포스터가 눈에 들어오고 나선 설마 했고, 예매부터 결제까지 혼자 해버린 지훈이 표를 내밀었을 땐 '미어캣은 속았습니다' 같은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그대로 드러냈다.
"...나는 내가 내겠다고 했는데." "호러 영화는 힘들겠다고 말했는데."
조금 실망했다는 듯 지훈을 바라보며 뚝뚝 끊어 발음했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말을 무시하고 행동하는 건 좋지 않다는 걸 단호하게 말해줄까 생각했지만, (이 캐릭터는 靑-고지식걸이다) 놀러 온 거니만큼 그렇게 엄격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나중에 따로 말할 생각으로 표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나지막히 "...식사와 간식은 내가 낼게."라고 중얼거린다.
"근데 이건 어떤 영화야?"
호러 영화라곤 해도 그냥 비슷한 분위기의 게이트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싸우는 게 나오면 괜찮을 텐데. 갑자기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놀래키거나 음산하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조장해서 심장 떨리게 만드는 건 사활의 문제다. 친구(절친)와 보러 온 거면 좌석 옆으로 손이라도 꽉 잡을텐데 지훈이랑은 손 잡을 만큼 친한 사이도 아니다! (이 캐릭터는 靑-유교걸이다) 포스터의 사진과 캐치프레이즈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이 표의 원흉인 지훈에게 슬쩍 물었다.
느릿하게 답하고는 불안한 눈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비아의 시선을 일부러 회피했다. 속으로도 너무한 거 아닌가 싶었지만... 그래도 이럴 기회가 얼마마다 있겠어.
" 다들 즐거워하는 분위기는 좋지. 나까지 감화되어서 기분 좋아지니까. "
비아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주변이 우울하면 덩달아 우울해지고, 주변이 떠들썩하면 덩달아 즐거워지는게 사람 심리였다. 그렇기에 그 역시 즐거워하는 분위기를 더 선호했지. 그리고 사비아가 재미있는 표정을 짓자, 자신도 모르게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는 속으로 만족스러워하며 웃었을까.
" 그치만 나, 친구랑 호러 영화 한번쯤은 보러 와보고 싶어서..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 부탁하면 거절할 것 같아서... "
"역시 안 되는 걸까..." 라고 중얼거리며 일부러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자신의 표를 빤히 바라본다. 비아의 성격상 후배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받아줄 것 같았으니 그걸 이용하는 거였을까... 사실 비아의 반응이 보고싶어서, 라는 이유였지만, 자신이 말하지 않는 이상 모를테니 얌전히 시무룩한 기색을 내비치며 연기하기로 했다.
" 사람들이 폐 정신병원에 갔는데 귀신들의 장난으로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 하고 계속 도망다닌다는 내용? "
한마디로 말하면 갑툭튀도 잔뜩 나오고 영화 내내 음산한 분위기를 내고 심리적인 공포와 함께 사운드도 빵빵하게 틀어서 하여튼 엄청나게 무서운 영화라는 평가를 비아에게 그대로 말해준다. 포스터를 보고있는 비아의 옆에서 슬쩍 리뷰들을 읊어주며, 비아의 안색과 반응을 살피려고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