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았다. 힘이 있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것도 있었고, 힘에 취해 타락한 이들도 있었다. 우리들의 흔들리는 정의 속에서 우리들은 천천히 답을 찾아가고 있었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의념은 어째서 우리에게 내려온 것일까.
"안 줄 수는 없죠."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겠지만, 학원도 오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이런저런 일이 있었던 만큼. 정확하게 따지자면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이런 다양한 일이 터졌다고? 같은 느낌으로 답을 줄지도 모르겠군요. 답을 드릴게요. 와 오래되었네. 사실 7개월밖에 안 지났어요. 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는 알 것 같다는 말을 들은 다림은 그러니까요.. 같은 옅은 동감을 내보였습니다. 그러니까 다음에 만날 때에는.. 이라는 말을 하다가
"...손.." 손을 감싸는 것에 조금 당황하기는 한 듯 얼굴이 살짝 발그레해집니다. 생각보다 무표정한 타입은 아니니까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그러다가 해버릴 거란 말에 여기서 해버리기라도 하면 분명 가디언넷에 공공장소에서_사람에게_비수를_꽂는_...으로 동영상 올라갈 거라는 농담을 생각해버립니다. 정말로 해버리시게요? 같은 농담같은 말을 하려 하고는..
"못할 것 같나요?" 다림은 지훈을 빤히 쳐다보다가 약간 웅얼거리듯 말하면서 슬쩍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감자튀김이 바삭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군요. 얼마나 짧아지려나. 사고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먼저 끊거나...? 짖궂은 건가. 아니면 심술궂은 건가.. 것도 아니하면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을 더 보고 싶어하는 것인가..
>>440 이럴수가... 호감도 낮은 경우 바다와 나이젤 쥬니어는 둘이서만 살아가게 되었다...
>>441 " 아.................... "
결과를 확인한 연바다는 잠시 그대로 굳었다. 현실을 인정하기도 싫었으나 이 사실을 타인에게 밝혀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무거웠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쩌다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알아 차리기도, 왜 그랬는지도, 모두 알아야 한다는게. 너무 무거웠지만 말을 걸 수 밖에야 없었다. 입 다물고 가만히 있기에는 한 시가 바빴으니까.
너를 보고 난 이후에는 우물쭈물 말을 꺼내지 못했다. 너는 가볍게 안겨들어 반사적으로 미소를 짓고 머리를 쓰다듬거나 포옹을 하겠지만, 수심이 짙다는 것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 지훈아, 할 말이 있는데.. "
잠시 너의 어깨를 잡아 거리를 벌리고, 알아낸 사실을 밝힌다. 갑자기 왈칵 하고 눈물이 나올 것 만 같다
다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뭐, 그렇다고 해도 최소 몇개월 정도는 기다릴 각오하고 있지만... 애초에 그리 쉬운 질문은 아니었으니 당연한가. 다림이 다음에 만날때는.. 같은 말을 하자 지훈 역시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이런 곳보단 다른 곳으로 갈까. 같은 말을 하다가도
" 왜 그래? "
얼굴이 살짝 발그레해진 모습을 보며 일부러 짓궂게도 모른척하며 다림에게 이유를 물었던가. 너무하기는. 정말로 해버리시게요? 라는 말에는 살짝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정말로 해버린다면 내가 위험해지는게 아닐까... 같은 고민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난 진짜로 할 거야." 라며 희미하게 웃어보였던가.
" ...윽- "
바삭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며 거리가 조금 짧아진 느낌이 들자, 지훈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거리며 뒤로 고개를 빼려다가 말았을까. 입에 물고 있었기에 고개를 뒤로 빼진 못 했지만... 지훈의 표정에는 정말 드물게도 붉은색이 잔뜩 있었겠지. 그러면서도 감자튀김을 놓치 않는 건 지기 싫었던 탓일까...
>>450 지훈은 그저 반사적으로 바다를 껴안다가, 밀쳐내지자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무슨 일이길래 바다의 표정이 그렇게 어두웠던 것이었을까. 잠시 뒤에, 바다가 울먹이며 자신을 바라보자, 그제서야 어떤 일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잠시 눈을 반쯤 감으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어떡해야 할까. 이 상황에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이었을까. 이미 전체에서 최선은 지나갔다. 그러면 차선이라도 골라야 했다. 그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고, 그 답은 명확했다. 단지 쉽게 말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했을 뿐이었다.
...그래도 바다가 용기내어 말해준 시점에서, 그에게 말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남아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사실 좀 나중에 말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네... "
지훈은 잠시 머뭇거리며 말을 멈추다가, 다시 한번 바다의 허리에 팔을 둘러 끌어안으려고 했다.
" 나랑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면 해결되는 일인 것 같은데, 넌 어떻게 생각해? "
그것은 정말 간단하고도, 무책임하면서, 동시에 무거운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게 최선이었던가.
"안심되시나요?" 그렇다면 그 안심을 박살내준다..는 건 뒷사람의 폭주니 저리 가시고.. 부드럽게 미소지으면서 이런 곳보다는 다른 곳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진짜로 해버린다는 말에 좀 고민합니다. 솔직히 다림의 기준에서는 그 정도는 썸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몰라요. 아닌가. 썸으로 생각할 수도 있나? 진짜로 한다면 다림을 정말로 당황시킬 수 있을지도.
"흐음..." 지기 싫어하는 것처럼 물은 것을 놓지 않는 지훈을 보며 눈웃음을 살살 치네요. 젠장. 이러면 진짜 모 에-주의 말처럼 요망 제노시안이 되어버리는데! 같은 뒷사람의 절망이 느껴지십니까(농담) 바삭바삭 바사삭.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점점 가까워질까요?
"얼마나 더 가까워질까요?" 감자튀김을 물고 있는 탓에 발음이 좀 뭉개져 있었지만. 소리나 뜻은 확실히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당혹스러운 표정과 붉어진 얼굴을 바라보면서 다림은 오히려 평소대로의 표정이 되었을 겁니다. 이걸 또 당혹시키려면 어떻게 하려나..(아무말)
"놀랐다.. 라는 감정이 먼저 들어서 그랬어요." 배운 것에 의해서는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 별로 신경쓰지 않았긴 하니까요. 사실은.. 실패같은 걸 할지도 몰라 같은 걸로 도망치고. 무시하고 있었어요. 라고 침착하게 말하고는 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싫어하는가. 싶을 만큼의 침묵이 흐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다림은 바다를 조심스럽게 껴안으려 시도합니다.
"....하지만.. 저. 많이 기뻐요." 싫어할 리가 있나요.. 저는. 바다를 정말 좋아하고.. 바다가 하는 일도 좋아하니까..라고 중얼거립니다. 다림이 고개를 들자 조금 눈물이 고인 눈으로 다림이 바다를 바라봅니다. 정말로 기쁘니까. 걱정하기 말기..? 라고 웃으려 합니다.
만약 다림주가 안심을 박살내신다면 그것도 좋지만 그렇게 된다면 피폐루트일지도 모르겠다... 같은 생각을 하지만 넘어갑시다. 고민하는 표정을 보며 조금 짓궂게 웃더니 다림의 손을 잡고있던 것을 놓고는, 손을 쫙 펴보였을지도 모르지. 손깍지 하기 직전의 행동을 시늉하는 것처럼?
" 요망해... "
지훈주가 느끼는 감정을 지훈이는 그대로 웅얼거렸을까. 하지만 저 점점 다가오면서 눈웃음치는 모습이 정말로 요망했으니... 바삭바사삭 하는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지훈이의 볼이 점점 더 붉어지기 시작하다가
" 얼마나..? "
말 뜻을 어렴풋이만 알았기에 잠시 고민하다가, 슬슬 부끄러움의 한계인지 그만 펑 하고 터진 듯 동작을 멈춰버리고 만다. 그 탓일까,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있는지도 알지 못 한채, 그저 무의식적으로 지훈도 반대쪽을 갉아먹기 시작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