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그래요. 저도 제작 쪽 전공은 아니긴 하네요" 아마도 제작 쪽은 아닐 것 같네요. 하긴.. 다림이 모습은 그런 거랑 안 어울리긴 해. 그리고 꺼낸 시험지에 묵념합니다. 다 까발려져 버렸어...? 다림도 시험지를 보고는 으음.. 거립니다. 2학년 쪽을 잘 알면 성적이 더 높았겠지.. 다만 영성을 강화하면 그 순간은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럼 좋겠지만..
"같은 학교 선배님이 이렇다니.. 세상에." 흐릿한 표정을 짓고는 이마를 살짝 짚습니다. 같이 갈래라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제노시안으로써 이런 기행을 하는 인간을 교정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가요" 고개를 끄덕이며 제노시아 쪽으로 향하려 합니다. 그리고 제노시안이라는 것이 밝혀진 구름씨를 보며 나빴다고 말하며 투덜거리네요.
후배들 앞에서 선배 꼴이 말이 아니로군요. 청천은 축 처진 백구름 군을 잘 묶은 뒤 일으킵니다.
"가자."
제노시아로 향하는 길은...앞에선 청천이 끌고 뒤에선 다림이가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가디언 후보생이라고 중간에 백구름이 몇 번 저항하지만, 결국 제노시아에 도착해 선도부에 넘겨질 때까지 신속 S의 성학교생과 영성 S의 행운아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나를 인정해준 은인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비록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꿈이라 할지라도, 존경하는 은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현실이 녹록치 않더라도 발버둥치고 싶었다. 그러나 기대를 배신하고, 우정을 기만하고, 애정을 회피한것은 전부 내가 선택한 길이었다. 과욕은 나를 무너트리고 안 쪽 부터 썩게 만들어갔다.
어쩌면, 아브엘라씨는 그런 나의 조급함을 알고 있었기에 아직 때가 아니라고 하였을 것 이다. 결국 혼자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혼자 질투하고, 혼자 무너졌다. 내가 흐트러진 원인은 나에게 있었고, 다른 것은 전부 나의 핑계였다...
이카나는 지금 없다. 어쩌면 위험할지도 모른다. 도와주고싶다. 만석이는 괜찮을까? 나보다도 잘하겠지만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메리는 안보인다. ....... 그저 보이지 않는다. 도와줘야할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이 생각들은 전부 나의 핑계다. 그래, 너희에게 의존하고 싶은 내가. 솔직하지 못하게 둘러대는 핑계다.
" ......흐우 "
심호흡을 하며, 저릿거리는 몸을 진정시킨다. 나의 적을 축복하는 뜨거운 태양에 달궈진 공기가 폐에 차오르다 빠져나가면서, 코 끝에 누군가의 것 일지도 모르는 혈향이 스쳐지나간다.
피.. 처음으로 생각나는 것은 동생놀이에 어울려준 메리였다. 메리가 나타나고 처음에 든 생각은 적대감, 그리고 시간은 그것을 내가 그녀에게 의존하는 것으로 바꿔버렸다. 그녀도 그것을 알고 있었겠지. 카사는 괜찮을까? 죽으면 아브엘라씨가, 어머니가 슬퍼할 것 이다. 죽어버린 그 녀석의 무덤 앞에서 선 나는 또 무슨 핑계를 대고 도망치려 할까. 아니 내가 무덤이 되어 어머니를 맞이할까?
" 그럴 순 없어. "
지면에 박아넣은 프룬을 지팡이 삼아 일어난다. 냉정하게 생각해서,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실력이 뒤떨어지는 내가 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을 빌려줬을 때 홍왕은 분명하게 말했다. 망념을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망념이 99를 넘어간다면... 메리도 없는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망념화 뿐. 하지만 상황을 바꿀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 설령 내가 망념화 직전에 자결한다고 하여도 나는 여기서 해내야한다.
도끼를 들고 내려다보는 무사를 바라본다. 이제는 낡아버린 프룬을 양손에 쥐며 숨을 마저 고른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말...뭐가 좋으려나... 그래. 이걸로 하자.
" 당신에게, 아들로 불릴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어머니 "
#의념기 사상예속
★한지훈 " ...입에서 쇠맛이 나는데. "
지훈은 오니잔슈를 빤히 바라보다가 퉤, 하고 핏물을 뱉어낸다. 건강이 높지 않은지라 이런 한방한방이 치명적이다. 다행인 점은 우리쪽에 힐러가 있어서 혼자 싸울 때만큼 강박적으로 공격을 피할 것까진 없다는 거지만...
" ... "
댕댕? 하는 가람이를 보며 체념했다. 뭐, 내가 모르는 건데 너도 모르긴 하겠지. 그나저나 이자식은 내 말을 들어줄 생각이 전혀 없나본데. 영혼을 아직 덜 갖다바쳐서 그런가. 대화할 의지조차 없는 상대와 대화할 수는 없으니, 이건 나중으로 미뤄야겠지. 지금 당장은 이 전투에 집중해야 했다.
" 일단 내 친구들이 뭘 하는 듯 하니... "
시간이라도 끌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적을 바라보았다. 검을 쥔다. 칼 끝에 신경을 집중한다. 그리고 검에 의지를 담고, 몸에는 의념을 담고는, 살짝 먼 거리에서 접근해 치고 빠지려고 시도한다.
#망념 10을 쌓아 신속을 강화해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합니다
★서가람 이상하죠 가람? 분명 공격을 하려고 뛰어들었는데 휙 하고 확 하더니 우당탕탕하고 뒤로 끌려가기나 하고요. 그래도 순간 눈 앞을 스쳐지나간 것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짐작했나보네요. ' 감사합니다! ' 하고 외친 걸 보면요.
" 댕..? "
그 와중에 지훈이랑 눈이 마주쳤네요. 체념한 표정.. 그러고 보니 아까 내가 뭘 베었더라? 뒤늦게 알아채고 꼬리와 귀를 바짝 세웠던가요? 바로 사과를 박기엔 적이 눈 앞에 있으니.. 미안하다는 듯 귀와 꼬릴 추욱 내리곤 다시 집중합니다. 파지지직- 하고 전기가 모여드나요?
#망념을 20 쌓아서 전기를 방출해 공격합니다. 가라 가람츄 백만볼트!!!
★이하루 하루는 창백해진 얼굴로 동료들이 싸우는 것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뭅니다. 더이상 자신의 상처에 시간을 뺏겨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 금방 치료할거에요... "
# 망념 20을 소모해서 자기 자신에게 치료(c)를 사용!
★나이젤 현재 상황은... 다른 한 명의 서포터는 아까의 상처를 자가치유하는 중이고, 한 명의 랜스는 다른 랜스의 검에 베여서 부상. 뭔가, 검에서 찌릿찌릿 하는 게 보였던 것 같은데. 괜찮은 걸까. 정전기-라고 했지. 전기? 그래도 지원인 선생님이 무언가 한 모양인지 2타는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가볍게 피하다 못해 공격을 이용해버리는 정도는, 역시 초대형 게이트의 몬스터라고밖에 할 수 없다. 워리어는... 잘은 모르겠지만 무거운 분위기를 띠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일단 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