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전후 어느쪽도 괜찮습니다. 근데 후는 레퍼토리가 부족하네요. 상점가에서 물건사다 만나서 안부묻기 지나가다가 만나서 안부묻기 학교에서 만나서 안부묻기 등등 사실 전도 레퍼토리가 많진 않네요. 제노시아 남기숙사에서 만나서 신비한 마굴탐험 찍거나 장소 다이스 굴려서 적당히 그 장소에서 만날 법한 상황을 짱구굴려서 생각해보거나 아니면 만남의광장-공원에서 또 한 번 만날 수도 있고... 1거주 구역 2식당가 3유흥가 4항구 5상점가 6농업 구역 .dice 1 6. = 3
백화점이다!!! 그것도 제법 큰 곳이라구~~ 10층까지 있다구~~ 시골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라구~~ ...딱히 여기가 시골이란 건 아니지만... 옷 가게, 신발 가게, 화장품 가게 등등 쇼핑천국! 이지만 아이스크림 가게, 도넛 가게, 패스트푸드점까지!! 물론 애매하게 6층과 5층은 식당가인 점까지 정말 완벽하게 멋져... 2만gp나 있으니까 어딜 가더라도 VIP 취급을 받을 수 있겠지 우하하!
라고 생각했었던 때가 저에게도 잇었습니다... 지갑을 두고 오기 전까지... 멍하니 백화점 옥상 하늘공원에서 하얗게 변해 하늘만 바라본다... 주변에선 가족끼리 놀러왔는지 팬더카트(동전 넣으면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그것)를 둘러싸고 꺄르르륵 웃는 소리가 퍼지는데 그 소리가 내 곁으로 다가오면 쿠쿠루삥뽕뿡 지갑도 안 들고 온 사람이 있다? 뿌슝빠슝~ 거리는 소리로 들린다. 뭐? 가디언 칩으로 해결가능하지 않냐고? 일상 소재를 위해 그런 사소한 점은 무시다 무시
수군수군... 뭔일이야...? 아니 그게... 수군수군... 2만gp나 있는데 지갑을 안 가져온 사람이 있대... 수군수군... 그게 말이 돼...? 수군수군... 하는 소리가 들릴 리가 없지만 묘하게 들리는 것 같은 하늘공원, 나이젤이 옥상 플로어를 멍하니 떠돌고 있었다. 이렇게 멍하니 떠도는 이유는, 별 거 아니다. 쇼핑에 실패했다. 사람이 많은 건 뭐 그렇다치고. 물건은 많아도 살 것만 보면 되는데, 안 오던 델 와서 그런지 1층부터 10층까지 둘러봐도 도무지 살 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물건 사러 와서 살 물건이 없으면 어떻게 하지? 여기 왜 온거지? 아니 애초에 왜 존재하는 거지? 인간은 모두 죽는데... 왜 살아있는 거지? 그러다 화현을 마주친 나이젤. 새하얗게 불타버린 화현을 보고, 아주 미묘한 "야 너두?"의 기색을 보이고 있다.
빠르게 문자에 답신을 하며 옷을 고른다. 검정 슬리브리스에 파스텔 옐로우 컬러의 오프숄더, 남색의 치마바지에 운동화. 편해서 자주 입는 조합을 들고 거울 앞에 대보니, 역시 이거였다.
[ 1시간 뒤에 ] [ 그 카페에서 만나요! ]
30분 정도 준비가 끝나고, 나는 미리 카페에 와서 에미리를 "몰래", "숨어서" 노릴 생각으로 저 구석, 화장실 쪽 자리에 살짝 숙인 채로 에미리의 도착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요즘들어 에미리늄(?) 성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딸기 메뉴를 쓸어담으면서 에미리늄도 쓸어담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에미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쿠쿠루삥뽕뿡이 이젠 노래처럼 들리기 시작한 시점에서 누군가의 말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흐릿하게 근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가 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는다. "네... 오랜만이네요." 한... 두달만인 것 같은 이 기분. 많이 피곤해 보인다는 그 소리에 "그래요?" 하지만 그쪽이 더... 피곤해 보이는데... 마치, 본인이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끌려와서 살 것도 없는데 하루종일 백화점 돌아다닌 사람처럼..
"에구... 이렇게 밝은 곳에서 이러고 있는 사람들은 저희 뿐일 거예요."
"애인 따라와서 하루종일 쇼핑하는 거 구경만 하는 상대편은 모두 4층이나 3층에 있거든요..."
고심끝에 고른 옷은 역시 검정 계통의 단정한 카라의 원피스였을까요? 조금 많이 단이 짧은데 원래 국제학교 다닐 때에도 학교 밖에선 이렇게 짧게 입었으니까요. 물론 집안 사람들 눈치 봐야 하는 데서야 무릎 밑으로 단정히 입었지만 이 학원도에서 그런 걸 신경쓸 제가 아닙니다! 화장도 적당히 장밋빛으로 했고, 이정도면 괜찮겠지요. 종종걸음으로 약속시간 10분 전에 카페에 도착해선 카페 문앞에서 지아양께 문자를 보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