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눈을 뜹니다. 황금빛으로 물든 책을 꺼내어, 조심스럽게 첫 장을 넘기고, 넘기고, 넘겨냅니다. 책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바다가 처음 태어났던 날 바다를 끌어안고 웃고 있었던 엄마와 아빠. 가정교육을 받고 홈스쿨링으로 학교를 다니며 마침내 학생이 되어버린 바다. 나이가 들어 의념을 각성하고 가디언이 될 수 있단 꿈에 부풀었던 바다. 그러나, 부모님은 그런 바다에게 말을 꺼냈습니다.
" 의념을 봉인하고 일반인으로 살렴. "
바다의 아버지는 어린 바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바다는 여전히 뾰루퉁한 얼굴로, 먼 지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바다의 꿈은 저 지평선과 함께 자라왔고 바다의 세계는 지평선의 고하와 함께 커왔습니다. 이제 바다의 꿈은 의념과 함께 저 먼 지평선의 끝을 향해 나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 꿈은, 너무나도 슬프게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싫었기에 바다는 도망치듯 가디언 아카데미에 입학했습니다. 밤길을 정처 없이 걷고 있던 바다에게 접근했던 의문의 스카우터. K는 방긋 웃으며 바다에게 하나의 명함을 주었습니다. 바다는 가디언 아카데미에 입학했습니다.
첫 의뢰에서 친구들을 사귀었습니다. 동아리에 들었고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 시간은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바다는 그 시간들 하나하나를 말해, 자신의 삶 속에서 남겼습니다. 때때로 바다가 항구로 향했던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그 곳에서 본 지평선은 고향의 지평선보다 조금 더 가까웠기 때문에.. 그 곳에서 바다의 꿈이 더더욱 가까워졌기 때문에.
" .. 아. "
바다는 목소리를 높힙니다. 내 지평선을 향해. 내 꿈을 향해. 내 이상향을 향해.
" 내 꿈을 더이상 빼앗지 마. "
그대에게 묻겠습니다. 그대의 꿈은 어디에 있습니까?
" 나의 낙원. "
바다는 걸음을 내딛습니다.
- 승전입니다! 연바다 함장님. 드디어.. 드디어! 대서양이 완전히 지구의 것으로 돌아왔습니다. 해로가 열렸습니다!
그녀는 굳은 의지를 세운 채 걸어가고 있습니다.
- 연바다 사령관. 그대를 태평양방어선 제1함대 사령관으로 임명한다. 그대의 그대의 지휘권은 UGN에서 보증하며 태평양에 파견나온 제1함대 소속 가디언들에 대한 지휘 권한을 가진다.
백색의 바다 코트를 입고 바다는 품에서 곰방대를 꺼내듭니다. 스승님. 스승님. 바다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 바다야. 내가 처음으로 내 낙원을 찾았을 때 어땠는지 아니?
" 스승님. "
- 그 작은 섬에 모인 사람들과, 풍경들과, 뱃고동 소리와, 파돗소리와, 바람 냄새와, 사람들.
유주영은 바다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 바다야. - 누가 무어라 하더라도 잊지 말렴. - 내 늦은 나이에 본 처음이자 마지막 제자는 너 뿐이란다. - 긍정적으로 생각하렴. 나 죽으면 이 학원도 땅이 네 거라니까?
그는 해맑게 웃으며 낚싯대를 들이밀고 있습니다. 낡은 모자를 쓰고 다 헤진 티셔츠를 입고 웃습니다.
- 그리고 난 네가 어떤 꿈을 가졌는지 알게 되었단다. - 바다야.
저 멀리. 바다를 향해.. 솨아, 솨아, 철썩. 처얼썩.
거친 파도 끝에, 잠잠해지기 시작하는 바다 위로, 한 명의 인간은 웃고 있습니다.
- 저 먼 지평선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아니?
스승님. 그 대답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겠습니다. 낡은 곰방대에서 연기를 길게 뽑아내며 바다는 웃습니다.
" 바람은 북풍! 해양 상태 양호! 파도도 잠잠하다. "
스승의 물건. 낡아버린 지팡이를 잡고 하늘 높이 들어올리며. 바다는 입을 엽니다.
" 자. 드디어 기나긴 전쟁을 끝낼 날이 왔다. 오늘로 우리들은 대서양을 되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먼 곳을 너머, 마침내 모든 바다를 우리들의 땅으로 되찾게 될 것이다. "
호탕한 선장의 목소리가 주위로 퍼지자 사람들은 바다를 바라봅니다. 바다는 웃고 있습니다. 곰방대를 물고 연기를 피워내며.
" 그 포문을 열도록 하마! "
의념기
쿠르르르르릉. 주위에 있던 모든 물들이 멈춰버린 채로 하늘 위에 맺혀가기 시작합니다. 모이고, 모이고, 모이고, 모여들어갑니다. 그것은 바다의 모든 것들입니다. 지평선 너머, 자신의 낙원을 보았던 바다가 사랑했던, 바다가 아꼈던. 그 모든 것들의 형상입니다.
낙원으로부터.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 쾅, 쾅, 쾅, 쾅, 쾅 그 간결한 충격들이 적의 몸을 두드립니다. 첫 공격은 미미하게. 두번째는 거칠게. 세번째는 집어삼킬듯이. 거대한 파도의 형상들이 무사의 몸을 휘감습니다. 천천히 만들어지는 바다 속, 해양의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긴 연기를 뽑아냅니다.
" 내 낙원에. 너란 존재는 남을 수 없다. "
거대한 해양은 진동하여 입을 크게 집어벌립니다. 수없이 부서지기 시작한 파도가 천천히 전민을 집어삼키고,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그는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저항하려 하지만 이미 수많은 피해가 누적된 채입니다. 그의 눈에 공포가 슬쩍 드러나려 할 때 쯤. 바다는 입을 엽니다.
" 지평선 너머에서 만나자. "
그 풍경이 지난 주위는 압도적인 무언가에 휩쓸려 하나라도 정상적인 것이 없습니다. 파도가 걷히고, 비척거리며 걸음을 걷던 전민은 바다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바다는 치솟는 망념을 느끼며 떨리는 손으로 중화제를 겨우 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