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제노시아) 아니냐고? 너 살인자판기. 지훈이 보고 있는 친절하고 상냥한 얼굴은 모두에게 보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적어도 본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럴 만한 상황이 오면, 다른 사람에게도 지훈에게도 그 이미지를 깨버릴 수 있겠지만... 일단 지금이 통상운전이다.
"그런 걸 느낄 수 있어요?"
분위기가 이상하다?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상한 느낌이 들게 했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니까 신경써둬야겠다. 이거면 이걸까~ 하고 머릿속에 순간순간 같이 떠오르는 말을 다 뱉으면 끝도 없으니, 굳이 설명할 필욘 없겠지. 나이젤은 약간 시무룩한 미소를 지었다. 이 맥락이면 어색함의 미소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별로 특별한 뜻을 갖고 한 말은 아니었어요."
그런 대답. 진짜로 특별한 뜻이 아니라 취향 문제입니다. 다시 원래대로 웃는 표정.
"제가 좋아한다고 했던가요?"
어떤가 하면, 셋 중에선 제일 취향이다. 근데 그 정도로, 똑같은 웃는 표정인데 티가 나는 건가. 포커페이스끼리는 포커페이스를 알아본다던지? 그리고 과소비에 이은 편식에 대한 잔소리엔 고개를 끄덕거렸지만 곧 소시지 먼저 빼먹기 시작했을 것이다. 맛없는 건 먼저 먹는 주의.
>>14 과거에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던 게이트를 조사해오라는 과제에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책과 가디언넷을 뒤적이던 에릭은 우연찮게 하멜른이라는 게이트를 알게됩니다. 과제의 주제로 적당하다고 판단한 에릭은 하멜른이라는 게이트에 대해 계속 파고들다가 유일한 생존자의 이름을 알게되는데.... 라고 시작하는 에피소드!
그 상태로 가만히 계속 가만히 있는다. 청월고등학교의 학생으로서 다짜고짜 상대방에게 위협을 가한 것돠 가디언 후보생으로서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실망과 동시에 무고한 피해자가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콸콸콸 소리가 나는 기분이 들면서 눈에선 눈물이 흐른다. 사나이는 태어나서 3번 울어야 한다고 배웠고 지금 그 3번 중 1번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나무다. 나는 돌이다. 나는 대역죄인이기에 나무나 돌 보다도 못한 존재다.
"그래야만 의미가 있나요?" 큰 의문은 아닌 그저 다시 물어보는 것 정도의 재확인에 가까운 말이었을 겁니다. 다림은 모호하다는 말을 들었으나. 그것에는대답 대신 미소만을 지었습니다. 모호한 듯 모호하지 않은 듯.
"거짓말은 한 적 없는걸요?" 그것에서 어떤 결론을 뽑아내냐는 것은 지훈의 몫이라는 양 말했습니다. 수단이라면 얻을 것을 바라는 것일까.
"목적이라면 절 죽인 사람은 끊은 것일 거고. 수단이라면... 그들에게 아낌없이 줄지도 모르겠네요." "마치.. '자신들이 진짜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영원히 모를 것이다' 같은 대사처럼요?" 지훈이 말하는 말에는 잠깐 멈칫합니다. 생각해본 적 참 많은 문제였으나...
"그럼 그 사람이 나를 남기고 죽어버리겠지요." 생각은 길었으나 나온 것은 매우 간단한 답입니다. 죽거나 죽이거나. 이제까지는 죽어버리는 일만 있었는걸요. 학원도로 오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였을까요? 적어도 영향받지 않고 죽일 수 있는 사람이 많을 테니까. 서포터인 이유도 랜스나 워리어같이 잘 싸우는 직종이면 안 되는 겁니다. 죽이려면 연약한 편인 게 낫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