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가 사라지기 시작하는 시대. 신비의 존재였던 용과, 도깨비와 같은 것들이 괴력난신으로 펌하되어 세상에 흩어지게 된 세계. 이런 신비를 모두 물리치고 세상의 신앙을 신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태양의 신은 한 가지 비책을 내었어. 이 세계의 무녀란 존재는 이런 신비와 연결된 존재들을 말해. 인간과 통할 수 없고, 인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 오직 신비와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존재. 그리고 마지막 남은 용과 연결된 무녀. 마지막 남은 용과 마지막 남은 무녀는 짧은 연을 통하게 돼. 벚꽃이 한참 맺힌 날에 용의 머리칼에 묻은 벚꽃을 떼어내며 무녀는 말했어. '우리는 벚꽃이 지고, 날이 가는 것처럼. 결국 둘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둘 밖에 남지 않겠지요? 하지만, 봄이 가는 것처럼. 저도, 언젠가 떠나는 날이면 당신과 다신 만나지 못 하는 날이 오겠지요.' 하는 말을 했지. 이 세계의 용은 누군가가 죽이기 전까지는 불사의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런 상황에서 용은 한 가지 꾀를 내. 스스로의 신비를 격하하고, 격하하고, 격하하여 마침내 '용'이란 존재가 가진 신비를 모두 벗겨내고 나면 용이라는 존재는 사라지고 신비가 사라진 한 명의 인간만 남게 되니까. 그를 위해 용은 무녀의 곁을 떠나게 되고 꽃이 피는 날이면 무녀는 용을 그리워하게 되지. 그리고 태양의 신은 자신의 무녀와 정을 통하지. 신, 그것도 태양을 곁에서 보필하는 것은 지극히 신비에 약한 인간에겐 위험한 일이었어. 그래서 무녀는 결국 아이를 낳고 죽게 되고 이 아이가 바로 태양신의 아들. 신비의 밤을 끝내는 자가 되었어.
그리고 태양신의 아들, 여기선 미츠오코노 요리미츠라 부르는 게 좋겠다. 요리미츠는 수많은 신비를 토벌하고 신에게 믿음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맡아. 신의 신비를 이은 만큼 인간 중에는 감히 대적할 자가 없었고, 같은 신비들 역시 신비는 더욱 강한 신비에만 반응한다는 규칙에 의해 무너지고 말지. 요리미츠는 국가를 통일하고 영원한 태양의 나라라는 뜻의 일륜국日輪國이란 이름을 짓고 가장 거대한 성의 주인이 돼. 명목상 이 나라의 국왕은 태양의 신이므로 자신은 영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지. 그리고 이런 신비들이 사라지는 중에도 용은 스스로의 신비를 깎아내리고 있었어. 비늘을 깎아내고, 여의주를 부수고, 역린을 파헤치며 스스로의 신비를 깎아내리며 마침내 인간이 되기 위한 길을 걸어가고 있었지. 그러나 용은 한 가지 착각을 하고 말아. 자신은 불사의 시간을 살고 있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몰랐지. 요리미츠는 마침내 마지막 신비의 존재를 찾아내. 그게 바로 미치코. 마지막 남은 용의 무녀였지. 그런데 문제가 생겨. 미치코를 처음 본 요리미츠는 미치코에게 반하고 말아. 그런데 위의 얘기처럼 신비와 연결된 무녀는 인간과 통할 수 없어. 인간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고 말야. 그러니 요리미츠의 말은 미치코에게 들리지만, 요리미츠는 미치코의 말을 들을 수 없었어. 그렇게 되었으니 요리미츠는 미치코를 성의 가장 높은 방에 모시고, 용을 토벌할 준비를 하지.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미치코도, 용도 둘 다 서로를 잊지 못했단 거야. 용은 미치코를 위해, 미치코를 자신이 잊지 않았단 것을 증명하기 위해 세번째 주 토요일만 되면 하늘에 비를 내리게 하였지. 그러나 문제가 생겨. 여의주가 망가짐에 따라 비는 한참 내리게 되고, 깎여나간 신비에 의해 미치코와의 연결이 끊어진 용에 의해 미치코는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를 올리곤 해. 그리고 그 장면이 바로 비에 걸린 소문의 인트로 장면.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미치코의 모습과 연결되지.
그리고 이런 일로 인해 하늘에선 수 일에 걸친 비가 내리고, 영주에게 수많은 무사들과 백성들이 호소하게 돼. 그 결과 영주는 하늘에 간청하여 태양의 신비로 하여금 비를 그치게 만들지. 그 날은 하필 미치코에게 약속했던 셋째주 토요일이었던 거야. 결국 깎아내던 신비를 마무리하지 못 한 채, 자신에게 들려오는 소문을 듣게 된 용은 마지막 남은 신비들을 불러내어, 전쟁을 준비하게 되지.
아마 바다의 선택이었겠지만 그 깎아낸 신비를 이어받진 못했을거야. 그 신비를 잇는다는 것은 바다가 오색 용왕의 후계자가 되겠단 이야기와 같고, 그 말은 자신의 혈통과 지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직 '용'이라는 신비만을 삼키는 것을 말하니까. 즉 이어받는다를 선택하면 바다는 용이 되어 승천했을 것이고, 어장에선 볼 수 없게 되겠지. 그리고 게이트는 대형 게이트로 판정되어서 토벌단이 꾸려지고 바다의 부모님은 사살되었을거야.
기억해야만 해. 바다와 바다의 부모님이 멀쩡한 이유는 '친화적인' 존재임과 동시에 '사람'이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용'이 된다면 결국 그 위험이 남은 바다의 엄마도 죽을 수밖에 없어.
왜 울고 계시나요. 보세요. 하늘이 예쁘지 않으신가요? 미치코와 용 님이 같이 꽃구경을 가던 날처럼 예쁜 하늘이네요. 그 날의 용님은 유난히 맑게 웃고 계셨답니다. 저는 국화가 활짝 열려, 저를 바라보는 줄로만 알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날과 같은 하늘인데 왜 용님은 저를 바라보며 울고 계실까요. 저와 약속한 비가 내리기로 한 날은 아직 한참이나 남았을 것인데 왜 벌써부터 내리는 비에 그리도 얼굴을 적시셨을까요. 용 님. 용 님. 부디 이 미치코를 잊지 말아주세요. 벚꽃이 피는 날이면 미치코를 기억해주세요. 길지 않아도 좋아요. 잠깐의 시간이라도 좋아요. 그저 벚꽃잎 하나가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찰나의 기억이라도 당신을 연모하였고 당신을 기억하였으며 당신을 애정했고 당신만을 기다린 소녀가 있었다고 기억해주세요. 이 미치코는 그 날이면 혼을 태우고, 한을 잊어, 저 멀리 하늘의 원 속에서 당신의 생각 속에 사뿐히 앉아 다시금 당신을 연모하였다. 사랑했다 말하겠습니다.
아, 너무나도 슬퍼라. 미치코의 봄은 너무나도 짧은 모양이에요. 비가 너무 거세어, 미치코의 꽃은 모두 흩어진 모양이에요. 용 님. 비를 멈추어 주세요. 미치코가 웃으며 잠들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