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이분법이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정체 모를 소년의 손이라도 붙잡아야만 했다. 살기 위해선 이 소년의 발이라도 붙잡아야 했다. 나는, 영웅이라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분명 그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존경을 받는 그런 영웅이 말이다. 소년은 키득거리며 날 바라봤다. 마치 즐거운 장난감을 만났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저런 눈이라도 괜찮다. 나는 소년에게 손을 뻗었다. 좋아. 내 소원을 이루어다오.
"그렇게 느낄 수 있으니까요." "스스로도 가디언이라는 것에 어울릴까.. 하는 사람을 눈치 채는 사람이 많은 곳이잖아요." 불안하다는 말에는 그저 가만히 들으려 합니다. 불안하게 행동했나?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을까요?
"아직 앞날이 많이 남았으니까요. 아프면서 성장하고, 소중한 걸 만들어보고..." 그러나 그것들을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지만...이라는 말은 잇지 않고 삼켜냅니다. 시연의 말은 맞는 말이기 때문에 약간은 아린 겁니다. 약은 쓴 법이죠.
끌어안고 에헤헤하는 웃음에 다림도 어쩔 수 없다는 듯한 웃음을 피식.(매우 귀여움에 나온 웃음이었다) 짓고는 시연을 끌어안고 토닥이려 시도합니다. 두려움은 흩어질 수 있을까요. 그런 불안감은 있지만, 알았지? 라는 물음에는 어떤 답을 주어야 할까 조금 고민했지만. 그런 고민은 필요 없었습니다.
"그럴게요. 시연이가 있어준다 했는데도 외로울 것 같지는 않은걸요." 시연이나. 다른 사람들과 있으면 어쩐지 외롭지 않아지게 될 것 같다는 말을 그 그럴게요 하나에 압축할 수는 없었으나. 이어지는 말들과 함께 나름대로의 확신을 갖고 말한 것이었지요.
소식을 찾아보던 차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빅뉴스를 찾았습니다! 웃음이 절로 지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어라어라🎵 정말 빨리 게이트가 끝날 것 같사와요~? 말하자면 일사천리~? "
과연 지아 아버님께서 가셔서 그런지 매우 빠른 속도로 게이트가 끝나기 직전인 모양이네요. 게이트 가고 싶었었는데 못 가서 슬프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일이 잘 되어가는 모양이니 다행이라 봐야 겠지요~? 문득 지아양이 뵙고 싶어지는 순간이어요... 지금쯤 저랑은 다른 호텔에 묵고 계시겠지요..? 참, 이럴게 아니라 어머니께 연락을 드려야 합니다! 시간 되는대로 어머니께 연락 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렸었으니까요!
"저어~🎵카르마 씨? 저 아주 잠시 전화 좀 하고 바로 오겠사와요? 오래 걸리진 않을거랍니다~ "
마음같아선 아주 호텔 밖에 나가고 싶지만 그랬다간 야마모토씨께서 쫓아오실겁니다!! 눈물을 머금고 저는 카르마양께 잠시 인사를 드리곤 방 밖으로 나오려 하였습니다. 좀...돌아다니며 전화를 걸어보도록 할까요...?
>>647 찬혁의 말에 부장은 꽤 화색을 띈 얼굴로 찬혁을 앉힙니다. 이후 수많은 서류들이 찬혁의 앞에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가령 '서포터총학론'이라거나 '전투 관계에서 서포터가 알아야 하는 기본 상식 1033가지'라거나.. 하는 것들이 가득 올라옵니다.
" 사실 대부분의 가디언 아카데미 학생들은 멀티 포지션에 자질을 가지고 있어. 물론 모두가 그런 자질이 있진 않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메인 포지션과, 그를 보조할 수 있는 서브 포지션을 가지고 있지. 아, 물론 청월은 예외야. 그쪽은 세 가지 포지션을 전부 가능하도록 만들거든. 말 그대로 괴물 양성소지. "
찬혁은 청월에 가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서포터를 메인 포지션으로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은 멀티 포지션을 선택하지 않아. 차라리 심화에서 제압자나 흑백론을 선택하는 편이지. 그런 면에서 너는 운이 좋은 편이야. 저번에 아무리 머릿속에 박아 넣었다지만 그걸 쉽게 이해했단 사실은 네 영성이 생각보다 괜찮고, 네 능력이 생각보다 좋단 점을 상징하거든. "
부장은 말합니다.
" 그러니까 네가 서포터에 관심이 있다면 간단해. 이 서류를 '모두' 읽기만 해도 네 서포터에 대한 적성은 기본은 하게 될거야. 이리 보여도 이 서류들은 우리 전투연구부가 모아둔, 일종의 서포터의 비전서라고 할 수 있으니까 말야. "
찬혁은 그 부분에선 살짝 소름이 돋고 맙니다. 말 그대로 찬혁의 앞에 있는 이 서류의 산은.. 지금까지 전투연구부가 겪어온 서포터들의 지식을 총망라한 서류나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655 " 마도의 응용. "
학생은 간단히 이야기해줍니다.
>>656 " 성학교와 운영 방식이 비슷한 편이긴 하지만 응급 치료에 중심을 둔 성학교와는 다르게 청월은 약식 치료 후 정기 요양을 기본으로 삼는다. 즉, 회복에 필요한 기간을 두고 신체를 회복하는 방법을 쓰지. "
물론 기간은 생각보다 길겠지만 수술로 인한 회복보다는 이후 부작용이 확실히 적은 면이 있습니다.
강찬혁은 웃으면서 전투연구부장 누나가 가져오는 것들을 바라보다가, 점점 서류가 쌓여가자 표정이 굳기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순수한 경악으로 얼굴을 물들였다. 이거 망념 90 소모한다고 될 문제가 아닌데? 그런데 이제 와서 빼기도 뭣하고. 강찬혁은 마지막에 자신의 몸보다도 더 커진 서류를 슬쩍 들춰본다. 남자가 그래도 가오가 있지, 무섭다고 내빼면 분명 놀림받을 거다. 그리하여 강찬혁은, 인생에 정말로 후회할 결정을 한다.
"누나가 절 위해 이 많은 서류들을 일일이 다 꺼내주셨는데, 여기서 빼면 이거 다시 넣는것도 일이겠네요. 그럴 수는 없죠. 그러니까 제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