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이분법이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정체 모를 소년의 손이라도 붙잡아야만 했다. 살기 위해선 이 소년의 발이라도 붙잡아야 했다. 나는, 영웅이라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분명 그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존경을 받는 그런 영웅이 말이다. 소년은 키득거리며 날 바라봤다. 마치 즐거운 장난감을 만났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저런 눈이라도 괜찮다. 나는 소년에게 손을 뻗었다. 좋아. 내 소원을 이루어다오.
영화의 상영이 끝나고, 가로등이 깜빡거리는 거리를 마치 어색하게 뒤 따르듯 에릭은 따라갔다.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에선, 반대로 에릭이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걷고 있었다. 그런 어색한 침묵을 깨트린건 에릭이었다.
" ....미안해. "
소년의 머릿속을 떠다니는 수 많은 말 중에서 가장 먼저 꺼내진 말은 그것 이었다. 그저 상황을 도피하기 위한 것에 가까웠을지도 모르지만. 소녀는 그 말을 꺼내고 싶었기에 꺼냈다.
" 미안해 하나미치야.. 넌 나에게 엄청 많은 걸 해줬는데, 난 너를 아주 조금 기쁘게 만드는 것 조차 빌빌 대고있어. 데이트라고 호기롭게 말해도 엉망이었고, 애써 너랑 시간을 더 보내고 싶어서 열심히 머릴 굴린 것 조차, 어색해해서 동생의 핑계를 대다니 말이야.전부 최악이야. "
지금까지 진행된 모든게 다 나빴다. 솔직하게 예쁘다고 말해주지도 못하고, 그녀를 좋아하는데 데이트 이후 만남에 동생을 대려와서 어떻게든 어색함을 줄일 생각만 하였다. 무엇이든 하나미치야의 생각은 하지 못했다.
반갑고 싶지가 않지요, 반갑고 싶을까요? 이 남자를 내가 반가워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그건 제 옆에 있는 카르마씨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비록 이렇게 싱그러이 웃고 있습니다만, 저는 전혀 이 자가 반갑지 않습니다… 이 집사라기보단 닌자같은 자가 반갑지 않습니다! 초등부부터 중등부까지 불가피한 일이 있을 때가 아닌 이상 꼬박꼬박 출석같은 건 빼먹지 않고 국제학교를 다녀왔었고, 술담배같은 학생으로썬 하지 말아야 할일은 철저히 안해오며 지내왔고, 나는 충분히 사오토메에 걸맞게 행동해왔는데, 아버지는 내가 어디까지 걸맞기를 원하시는 걸까요? 아아,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만 같네요!
“아하하하!! 이거 참 재미있네요! 내가 어디까지 어울리게 해야 할지 기대가 커요 정말!!! “
짐작컨대, 그는 내 감시역입니다. 내가 필요 이상으로 방종하게 굴지 않도록 지켜봄과 동시에, 만약에 일이 생길 경우엔 곧바로 나서겠다는 의미지요.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아, 아버지! 에미리는 이제 같잖은 연애놀이 따위는 그만둔지 오래인데 말이에요!!
“그래요, 좋아요…. 야마모토 씨? 부디 일주일간 이 에미리를 잘 부탁드리겠사와요?🎵 “
언제나처럼 낭랑하게, 그러나 조금 많이 감정을 억누른 어투로, 눈만은 웃지 않고 또렷이 바라보며 저는 야마모토 씨께 손을 뻗었습니다. 아마 악수를 청하는 의미이지요, 이게? 부디, 받아주시면 좋을 텐데요...🎵
으흑... 으흑!!! 그 날, 가디언이 울었다... 감동적인 스토리... 가디언도 인간이기에 공포를 느낀다. 두려움을 느낀다. 허나, 부정하지 않는다. 공포와 두려움마저도 포옹하고 그것을 위로한다.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그것을 모두에게 전한다. 목소리로, 노래로, 자신의 감정을 전한다. 그것이야 말로 순수. 혼란과 혼돈에 길 잃은 자들을 이끌어주는 수 많은 등불 중 하나...
"프레이.. 리듬... 멜로디... 너희는 '전설' 이야."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지금 당장 그림이라도 그리고 싶은 심정이다... 망념이 쌓였지만, 그냥 그림 정도는 괜찮겠지. 영화관 로비의 의자에 앉아서 스케치북을 펼쳐 그림을 가볍게 그린다. 상처 투성이로 노래하는 프레이, 리듬, 멜로디. 그들의 가사는 마음을 달래는 손길이 되고, 그들의 리듬은 길이 되겠지, 모든 걸 조화시키는 멜로디는 달래는 손길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도와줄테고...
>>184 마도 일본의 풍경은 평생을 신 한국과 학원섬에서 살아온 지아에겐 조금 색다른 풍경입니다. 아이들은 마도로 이루어진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어른들은 자동차를 타고 하늘을 날아, 빠르게 어딘가로 이동하는 모습을 흔히 보이고 있으니까요. 유난히 바깥을 살펴보는 지아를 보는, 주혁의 얼굴은 편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한 선택이 맞는 걸까? 하는 고민이 살짝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잠시 후 지아는 호텔에 도착합니다. 마도 일본에서도 귀빈용으로 사용되는 거대한 호텔에는 물과 바다와 새. 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붉은 카펫을 밟고 안으로 들어선 지아는 하나의 방을 따로 받습니다. 궁금한 표정을 짓기도 전에 주혁은 사람들의 안내를 받아 어딘가로 사라집니다.
이제부턴 자유 행동이 가능합니다!
>>185 " .. 그래도. 죄송합니다. "
강윤은 처음 이미지와는 다르게 고개를 숙인 채로 들어올리지 않습니다. 조기 각성자, 의념의 발견이 축복이 된 세상과는 다르게 어째서 의념이 어린 아이들에게만 나타나는지는 아직까지도 미지의 이야기입니다. 찬혁의 경우에는 늦은 나이에 의념을 각성했고,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각성했기에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일찍 의념을 각성했더라면, 조금은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하고요. 하지만 눈 앞에 있는 예시를 보곤 찬혁은 마음 속 생각을 고칩니다.
세 사람은 어색한 기류 속에서 식사를 이어갑니다. 청루의 귀빈 정식을 섭취하였습니다. 매력이 1 상승합니다.
>>186 잠시 뒤 바다는 언더더씨 함에서 탈출에 성공합니다! 신체 A.. 슬프지만.. 신체가 A라도 레벨의 차이가 너무나도 났기에.. 저항에 실패한 것입니다..
"예쁘게 꾸며준다는 약속을 했죠. 엄청엄청 예쁘게." 시연의 말을 따라하면서 시연의 존재만으로도 활기가 가득하다니. 대단해보이는 느낌이 있네요. 활기를 불어넣는 그런 베이스는 가질 순 없지만 아! 그런 시연이 나랑 약속을 한 거다! 라는 게 있지요.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지금 뒷사람이 시연이 짱귀여움.. 이라며 울어서 그래요. 시연이 다림이랑 약속했어! 라며 외치고 싶어서 그래요.
"음.. 역시 농담같은 말이지만 베이스는 청순인데 포인트에서 여시같은 느낌이 좋지 않을까요?" 단발이니까(조금 자라긴 했지만 그래봤자 어깨에 닿을락 말락한다) 은근 요염한 타입도 괜찮아보이는데.. 라고 고민하다가
#"청순한 타입 메이크업은 몇 번 해본 적 있는데. 힘 빡 주고 요염한 그런 쪽은 해본 적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