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한테 먹힐 만한 협박이 뭐가 있지? 영성 C만 되면 무난하게 술술 풀 문제들(영성 D는 한문제 풀 때마다 짱구 엄청 굴려야 함)로 가득찬 문제집과 함께 방에 가두고 다 풀면 풀어준다고... 하지만 풀지 못하고 1시간 경과할 때마다 신선하고 멀쩡한 고기 한 덩어리를 새까만 숯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데... 같은 거라던가. 너무 잔혹해서 스포처리...
그렇다. 산탄총이 난무하고 제목에 뉴클리어 저쩌구가 등장하지만, 그것은 극한의 CG와 애니메이션으로 산탄총이 아니라 요술봉과 탈것 같은 것으로 포장되어 7세 인것이다! 그렇기에 산탄총 굿즈도 방아쇠도 없고 단지 납탄을 넣는 구멍만 있을 뿐... 하지만, 공식 굿즈로 진짜 산탄총이 있긴 하다. 아무튼, 5! 4! 3! 2! 1! 하는 카운트 다운이 끝나고 하얀 머리의 큐트큐트한 복장을 입은 캐릭터가 나와 "다들~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 극장에서 지켜야 할 매너를 꼭 지켜줘. 다들 퓨어퓨어하게 착한 아이가 되자!" 하고 말하자, 극장에선 일동 "네~!" 하는 소리가 쏟아진다. 그리고 하얀 머리의 캐릭터(플레인)의 옆에서 마스코트 같은 존재가 튀어나와 "그럼 시작한다퓨~!" 를 외치고 밝고 경쾌한 멜로디를 가진 노래가 상영관에 퍼진다.
"퓨어퓨어 보이스~ 퓨어퓨어 스마일~ 언제나 순수하게 순진하게~ 너와 나, 우리 힘을 내자! 악의 무리를 정화하자! (빵야! 마법쓰는 소리. 여기서 마법은 산탄총입니다. 아시겠죠?)"
오프닝 가사까지 외워서 옆에서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는 화현. 곧이어 옆에 지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이내 침묵...
강찬혁은 순간 토할 뻔한 느낌을 참는다. 잘못하면 남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토해버릴 뻔했다. 사실 토할 만한 상태였지만 강찬혁은 정신줄을 붙잡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해보았다. 세상이 노랗게 보이니 생각도 잘 되지 않았다. 강찬혁은 이를 악물고 생각하자, 생각하자, 하다가 겨우 대답한다.
>>167 지, 지훈이가 이렇게 잔혹할리가!! >>168 괜찮다면 그냥 길가를 다니는 찬혁이를 다오! 그게 저번에 찬혁이 입원시켰(...)잖아? 개그를 위해 찬혁이가 수술도중에 살인미수 혐의로 학급재판에 끌려감 -> 접근금지령 받음 루트를 탄 카사로 하고 싶은데, 이래도 괜찮을까? 원한다면 그냥 평범하게 해도 되고! >>170 무리편승 (끄덕
"많이 복.." 토할 뻔한 거 맞지? 라는 표정을 하고는 일단 구급대에 연락을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언제든 준비되어있다는 듯 결연한 표정입니다. 일단 설명하려는 것을 인내심 있게 기다리는데. 망념과. 부장과.. 꽂아라..
"망념.. 어 그렇죠. 아니 죄가 맞다는 게 아니라. 망념을 쌓았는데 그런 걸 맞게..." "망념 해소제가 아니라 망념을 때려박는 것처럼 생긴 수액인데요" 조금 무서운 것 같은 기분입니다. 대체 저 부장이란 분은 어떤 분이길래. 물론 학교가 다르니까 볼 일은 있어도 관여될 만큼은 아닐 테지만. 일단은 뭐. 물이라도 좀 마시는 게 어때요? 뽑아올 수 있는데. 라고 답합니다.
강찬혁은 길가를 지나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바람과는 달리, "그냥" 길가를 지나다니는 찬혁이는 아니었으니, 강찬혁은 무려 자기 무릎까지 오는 팻말을 앞뒤 양쪽으로 걸고 길거리를 쏘다니고 있었다. 그 광경에 사람들은 수군댔지만 강찬혁이 죽일 듯 노려보자 다시 밥을 먹는게 집중했다. 제기랄,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강찬혁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후우..."
전투연구부에서 쫓겨나기 싫으면 이 팻말을 쓰라고 했는데, 그 팻말 내용이 가관이었다. 이런 바보처럼 2연속 실패하기 싫으면 연구부에 입부하세요. 라는 내용의 팻말이었고, 정황상 이 바보가 지칭하는 것은 강찬혁임에 분명했다.
강찬혁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는 자기 팔목을 넘어서서 아예 심장까지 검은 피가 흘러가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심장에 한번 오자, 심장 박동에 따라 끅, 끅, 끅, 끅, 거리면서 온몸에 퍼진 말초혈관에 약물이 차면서, 온 얼굴까지 검은 핏줄이 보이기 시작한다. 누가 봐도 절대 정상은 아니게 느껴질 것이 뻔했다. 들은 말로는 망념을 해소시켜 준다더라, 망념의 영향을 최소화해주는 약이라지만, 지금 보면 오히려 망념을 때려박는 느낌이었다.
"바로 뽑아올게요" 당장 가서 돈먹는 자판기에서 돈 안 먹히고 신속 B로 우루루 뽑아오는 시원한 물! 일단 뭘 희석시키려면 물을 때려박는게 가장 편한 방법입니다. 저나트륨혈증이 일어날 수 있지만 지금 저 농축액(처럼 보이는 것)이 더 위험해보여. 그리고 나트륨이나 당류라면 같이 뽑아온 이 빛나는 콜라를 때려박으면.. 되겠지..?
"자 드세요." 엄청 위험해 보이는 겁니다. 위험해 보입니다. 삐용삐용. 일단 드세요. 가 힘들어보이는 것 같으므로 입에 물을 물려주려 시도합니다. 입에 물리고도 안 되면..
지훈의 눈이 커지자 다~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많이 많이 놀라겠지! 그렇게 나이 먹고도 쌩쌩한게 말이다. 나이 먹을 수록 노쇠해지던 형제 동생과 달리 카사는 갈수록 강해질 뿐이었다!
왠지 뿌듯해져 콧가를 손가락로 휩쓸게 된다. 이리 오래 산 것은 역시 훈장이다. 봐라! 저 한지훈도 놀라 뜸을 들이 않았는가!
"앗."
송곳니를 톡 건드리자 흠칫, 놀라는 카사. 그리고 이어지는 기습.
방심했다!!!!
"하 힌하오 혀힐홉할이하!"
나 진짜로 열일곱살이야! 아마! 바둥거리며 필살적으로 본인의 진정성(?)을 전하려 한다. 역시 한지훈은 믿지 않는 게 분명하다! 거기에 귀엽다고 거듭어 말하는 것을 보니, 대체 뭘 전하고 싶은 지 정말 모르게 된다. 인간들의 화법은 너무 어렵다!! 얼얼한 볼에게 자유를 선사해주려고 하면서도 목구멍으로 부터 끄응...소리가 나게 된다. 곰곰히 생각하며 잠시 추욱, 늘어지는 카사.
"(나, 이번에는 졌지만 딱히 약하지는 않으니까. 그, 지키는 것은 이쪽이야.)"
뭉게진 발음이지만 대강, 이런 소리일테다. 깊은 생각의 끝의 걱정이 묻어나오는 말이 약간의 초조함을 내보인다. 야생에서 귀엽다는 것은 생존전략이다. 아이는 귀엽게 생기고, 어른은 그런 아이를 귀여워 해 본능적으로 다음 세대를 보호하는 것이다. 대충 그런 의미로 받아드린 카사일까? 뭐, 말귀를 못 알아듣는 애는 아니니, 설명만 하면 알아들을 듯하다. 카사가 멍청해서 미리 사죄한다.
강찬혁은 물을 마시다가 빛나는 콜라를 보고 말한다.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는데 물까지 대량으로 들어가니까 더 힘들었다. 예상보다 더 힘들어지게 되었는데, 못마땅하지만 일단 빛나는 콜라를 마셔본다. 그리고... 진짜로 무언가 안 좋은 일이 강찬혁의 몸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응... 이거 왜 이러지...?"
강찬혁의 몸에서 푸른색 빛이 마구 흘러나왔다. 그리고 검은 혈관이 이제는 푸른 빛으로 점멸하고 있었다. 강찬혁은 한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보았다. 설마 이거랑 이거랑 그렇게 상극인가...? 아니, 그런데 위장에 들어간 게 어떻게 혈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