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평소에 노래엔 관심이 없는 편이다. 대중가요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고.. 노래와는 거리가 멀었으니까. 그나마 가까운 건 퓨어퓨어보이스 정도? 그런 내가 코인노래방에, 그것도 혼자서! 오게 된 것은... 퓨어퓨어보이스의 극장판 '퓨어퓨어보이스 ~ 뉴클리어 미사일로 너의 하트를 순수대작렬!'의 노래가 생각 외로 좋고 중독성이 있어서.. 나도 한 번 불러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혼자 있을 땐 흥얼거리는 식으로 다른 노래들도 부르긴 하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는 처음이랄까... 두근두근 설레는데...
한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기계에 요금을 지불한다. 떨리는 손으로 번호를 입력하자 들려오는 멜로디.. 허억!! 드디어 부르는구나.
"쏘, 쏟아지는..."
첫 음정부터 틀려버리자 부끄러움이 얼굴로 올라와서 탁상에 푹 꺼졌다가 다시 용기를 가지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노래에 관심 없는 만큼 음정이나 박자를 놓치지만 그래도 신나는 얼굴. 그리고 클라이맥스!!! 신나서 샤우팅!!!
그리고 사방에 산탄총을 갈기듯이 빵야빵야~ 문에도 빵야~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에게도 빵야~!!!
"으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악!!! 으악!!!!!"
산탄총... 산탄총이 필요해.. 지금 당장 자결해야해!! 신나는 멜로디도 서서히 작아지고, 기계에선 [와우! 혹시, 소질 있을지도?] 라는 소리를 내뱉으며 76 이라는 숫자를 띄우고 있다. 정신이 나갈 것 같아 의자 구석에 파묻히듯이 뒤를 돌아 앉아서 으... 으.. 하는 신음만 흘린다.
마음의 눈물.. 찔금... 슬쩍... 그를 쳐다보니 미안한 기색이 보인다. 그리고 나가려고 하는데... 흠... 잠깐만... 문 바깥으로 나가려는 그를 "잠깐만요!" 하고 붙잡는다. 그리고 그에게 성큼성큼다가가서 마이크를 건네준다. 이 말의 뜻은 무엇인가.
"부르세요... 불러요... 부르세요..!!!"
강요. 나만 그런 꼴을 보일 순 없다! 당신이 누군진 모르겠지만 당신도 똑같이 나에게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여라! 라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 이 무슨 짓인가 싶겠지만 수치심에 정신이 돌아버려 제대로 된 판단조차 할 수 없으니... 도망가지 못하도록 문을 닫고 기계에 요금을 지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