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등가교환이라🎵 뭔가 알 것 같네요~ 하긴, 행운이 그냥 오는 경우는 많이 없으니까요~? "
행운은 보통 네잎클로버나 복권? 길가다 주운 10만엔 짜리 수표같은 걸 많이들 이야기하던데 이 분은 시작부터 등가교환이란 단어를 꺼내시는 걸 보니... 잘은 모르겠지만 이 화제는 꺼내지 않는게 좋아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여기서 누구든 조금은 물러서야 겠단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에미리라 부르셔도 괜찮사와요🎵 부디 편하실 대로 불러주시와요? "
자연스레 성씨를 불러주시는 다림 양께 조용히 이름을 말해드리곤 이것저것 필기할 걸 정리중이셨단 다림 양의 말씀을 듣고 그러시냐는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밀크티를 한 모금 다시 홀짝이고 운을 떼었습니다.
"음~ 지금 필기는 조금 어지럽긴 한데... 역시 직접 보여드리는 게 말이 빠를 것 같사와요? "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저는 패드를 다림양 방향으로 뒤집어, 적당히 영어로 필기된 초안 파일을 보여드렸습니다. 모눈종이같은 배경에 검정 글씨로 기본적인 설명은 또박또박 적혀있었지만 의념 관련 부분은 들으면서 급하게 갈겨 썼기 때문에 아마 좀 알아보시기 어렵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정말... 좀 많이 갈겨서 썼거든요 글씨를요...
"이것만 적당히 알아보기 쉽게 정리만 하고 가는게 오늘 목표랍니다🎵 다른 건 돌아가서 하려구요! "
경쾌하게 말씀드리며 다시 패드를 제 쪽으로 가져가려 하였습니다. 글씨는 펜으로 지우고 다시 쓰면 그만이니 슬슬 해보도록 할까요!
"...대사님. 제가 비록 잡배라서 농사에 힘쓰는 농부처럼 이 고을에 도움을 크게 주고 기여한 사실은 없사오나, 저는 잡배지 악인이 아닙니다. 이 마을 사람들 중에 저를 싫어하는 이들이 많지만 저는 그들이 죽기를 탄원하지는 않습니다. 대사님을 비롯한 뭇 마을사람들이 무사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찬혁은 다시 큰절을 올리고 묻는다.
# "이 마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것인지, 어찌 대처해야 하는지 대사님의 넓은 안목으로 아량을 베풀어 알려주시면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
" ...사진과 비, 그리고 적어도 행복함을 품은 체 마무리 한 분 앞에 저희는 서있네요. "
하루는 차분하게 중얼거리곤 사진을 바라보다, 천천히 벽에 기대어 있는 남자에게로 다가간다. 마지막 가는 길을 홀로 보내기엔 안타까운 모양인지 하루는 조용히 몸을 숙여 속삭이듯 기도한다. 부디 그가 좋은 곳으로 떠나 또다른 사랑을 하기를. 신의 사랑을 몸소 받기를 바라면서 기도를 마무리 하곤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 일단 저희가 온 건... 런던이나 그 밖의 도시 같아요. 뭔가 우중충한 것이 그리 좋은 분위기는 아닌 것 같지만... "
조금 걸어다니다 보니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것? 같았습니다. 생각이 정리도 됐고요, 그 책에 대한 분함도 진정이 됐고요....그러고보니 카르마 군? 이 보내주신 영상이 있었지요? 이참에 그거라도 조금 봐 보는 게 좋겠지요, 일단은 조금만 더 걷고 나서 그 영상을 봐보도록 합시다...
>>685 무당은 두 손을 모은 채로, 무언가 알 수 없는 주문을 중얼거립니다. 각각 오방을 상징하는 문장과, 하늘에 있는 가장 위대한 원시천존, 생명의 어머니 자하신선을 거쳐, 무당은 마침내 무언가의 문장을 완성합니다.
" .. 오리라, 그것은 기이하고도, 독한 자가 오리니. 그 팔에는 세 개의 날개를 걸쳤고, 입에는 뱀의 비늘이 있으니. 그가 물으리다. 사람의 날은 무엇이요. 사람의 피는 무엇이오. 사람의 행위는 무엇이오. 그렇다면 무엇으로 사람이 증명되느냐. 아아, 천지지주자장자부와天地指周自裝者不訛로다. "
무당의 목소리가, 지나칠 만큼 가라앉습니다. 한 순간 갈! 하는 목소리와 함께 찬혁은 그 기백에 깜짝 놀라 한 걸음 물러나고 맙니다.
" 네놈! 네놈은. 이 세계의 존재가 아니로구나! "
무당, 이었던 그것은 당신을 바라보며 손에 쥔 막대를 쭉 내밉니다.
>>684 도서관으로 이동합니다.
>>688 학교를 돌아다닙니다. .. 그런데 아무것도 없네요. 오늘따라 다이스가 안 따라줍니다.
메리의 전신에서 흉흉한 붉은 기운이 흘러내집니다. 이 곳은 게이트입니다. 즉, 그녀의 근원에서 가장 가까워질 수 밖에 없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 메리가 편하다 한들, 메리는 만능의 계산기 같은 것이 아니랍니다? "
그 말을 끝으로 메리는 작은 환각을 보여줍니다. 하늘이 붉게 물들고, 게이트가 붕괴되며 피의 바다속에 화현, 카사, 다림이 피의 바다에 녹아, 한 줌 혈수가 되는 모습입니다. 최근 들어 에릭은 메리를 우습게 본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아무리 유찬영의 맹약이 있다고 한들, 메리는 게이트 너머의 존재입니다. 또한 수백만의 생명을 삼켜버렸던 붉은 피의 바다의 여왕이기도 합니다. 메리는 방긋 웃으며 에릭의 볼을 어루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