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강찬혁은 이제보니 붉어진 카사의 눈시울과 부어버린 눈두덩을 보고 어리둥절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지금 강찬혁의 표정에는, 수십만개의 미아핑과 물음표가 경쟁적으로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표정이 들린다, 물음표가 들린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으리라. 강찬혁은 알 수가 없었다. 아까 전에는 무슨 미친 초거대 늑대랑 싸우다가 물려서 이리저리 쳐박히다가 꼬챙이에 꿰이더니, 그 다음으로는 그 꼬챙이를 뺄 때쯤 응급실에 던져지고 어떻게든 수술을 받았고 눈 떠보니 이곳이었다,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래서 그게 눈 앞에 앉아있는 카사랑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강찬혁은 코와 입, 시쳇말로 "주둥이"를 계속 맞으면서 무슨 일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왜 그랬어! 왜 그랬어! 라는 말에 옛날에 처음 봤을 때 자신의 의념기를 자랑하던 그 말을 기억해내고는 잠깐 추론했다. 그리고...
턱, 카사의 손목을 잡고, 강찬혁은 자신이 추론한 내용을 줄줄 읊기 시작했다.
"대충 내가 숲에서 혼자 주워먹고 있는데 너가 그 의념기인지 뭔지를 써서 늑대로 변했고, 늑대로 변한 다음에 나한테 달려들었고, 그런데 그 와중에 내가 꼬챙이에 찔렸고, 그래서 나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고, 뭐 그렇다는 얘기야?"
강찬혁은 자기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해본다. 솔직히 강찬혁 쪽에서도 할 말은 많았다. 아니, 솔직히 눈 앞에 그렇게 커다란 늑대가 있으면 누가 평정심을 유지한단 말인가? 다른 것도 아니고 그렇게 큰 늑대였으면 게이트 너머의 존재 아니냐고 의심하는 게 당연하다. 강찬혁이 "몬스터-야생동물 구분법" 에 관련해 배울 때, 신뢰 가능한 기록을 검토할 때의 늑대의 최대 크기는 절대 그것이 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답은 뭐였겠는가, 죽을 각오를 하고 싸워야지. 아니, 그럼 저기서 안 싸우면 그게 부처지 가디언이냐. 강찬혁은 할 말이 아주 많았다. 하지만 서럽게 울고 있는 모습을 보아하니 여기서 뭐라고 했다가는 오히려 강찬혁이 나쁜 놈 될 기세다. 그래서 강찬혁은, 적당히 미안하다고 말하고 넘기려 했는데...
"그, 내가 미안하니까 그만..."
커헉! 쿠억! 물소리 섞인 비명과 함께 타격부위를 맞으면서, 간신히 진정된 상처부위가 다시 스며드는 피로 붉게 물들었다. 뭐라 막을 새도 없이, 피가 분수처럼 다시 솟아오르기 시작했고, 강찬혁은 한숨을 쉬며 머리를 베개에 뉘이고 눈을 감았다.
이런 멍청한 방법으로 뒤지는구나.
그런데 그 때, 강찬혁의 몸에 연결되어 있던 심박측정용 밴드가 뜯어지면서, 삐ㅡ 하는 소리와 함께 심박계가 일자선을 그린다. //막레 부탁드려요...
나름 힘 조절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서 인지, 막타에 힘이 실수로 너무 들어가 버렸다.
"아."
막타가 진짜로 막타(KILL)가 되어버렸다.
벙, 자신의 주먹과 피가 터져나오는 배를 쳐다보고 있으니, 찬혁의 몸이 쓰러진 듯하다.
삐이— 울리는 심박계.
어? 어어? 힐끗, 얼굴을 본다. 감겨있는 눈. 카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는 동시에 의료원들이 들이닥친다.
주, 주, 죽었 —
"내, 내가 아냐! 내가 안 죽였어!!!"
아무래도 수상한 말을 처절하게 외치는 카사. 의료원들이 아랑곳 않고 각자 팔 한짝을 담당, 카사를 질질 병실에서 끌고 나간다. 발버둥을 쳐도 그들도 가디언, 카사 정도는 손쉽게 제압한다. 찬혁을 둘러싸는 의료원들에 가려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될 즈음, 마지막으로 외치는 발악.
"끄아앗! 두고보자 강찬혁!!!!"
...그리고 쿵, 닫히는 병실문. 사방은 고요해진다. 다음에 서로를 보는 것은 법정이 아닐까...
근데 뭐 특성보면 그 정도는 줘야한다 싶긴 해요 강찬혁 MAN VS WILD 같은 경우는 어지간한 상태이상은 씹고 시작하는데 천재 특성도 그냥 # 뇌에 힘을 주고 생각합니다 흡! # 했더니 캡틴이 알아서 추리를 해주고 날로 먹는 묘사 정도는 나와야 밸런스가 맞는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