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어라. 그 말이 얼마나 잔혹한 단어인지 아직 여기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수많은 고통과, 위협과, 희생을 감수하고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그 일어나는 것을 할 수 없어 쓰러진 채, 눈을 감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강찬혁은 뒤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콧김에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다. 이게 뭐지? 뭐하는 거지? 강찬혁은 독버섯을 씹다 말고 뒤를 돌아보았다. 강찬혁의 표정이 끔찍하게 일그러진 현상은, 독버섯을 잘못 먹어서 안면근육이 굳어버렸다 따위로는 설명할 수 없었으리라. 거대한 늑대가, 그것도 거대하다 못해 무슨 빨간망토 동화에 나오는 빨간 망토 뒤집어쓰고 있다가 배에 짱돌을 잔뜩 넣은 상태로 우물에 빠져서 죽게 된 늑대인간마냥, 두 발로 서 있었다. 제보당의 괴수일까? 아니면 파리를 공격했다던 늑대의 후손일까? 아니, 가능한 시나리오는 역시... 게이트 너머의 늑대인간이 헌터와 가디언들의 공격을 피해 도망쳤고, 어쩌다가 여기까지 와서 눈에 띄지 않고 자신의 세력권을 형성했으며, 그리고 강찬혁은 그런 줄도 모르고 이 늑대인간의 활동영역을 침범했다, 는 것이 되겠지.
전투연구부장의 큰 뜻이 생각난다! 팔과 눈이 박살난 오크가 숨어들어간 곳으로 강찬혁을 보냈었지. 만약 전투연구부장이 이걸 알았다면 뜯어말리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랴, 너무 가까워서 도망도 못 칠 테니, 강찬혁이 할 수 있는 건 싸움 밖에는 없다. 운 좋게 그때처럼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래야지. 강찬혁은 눈 앞의 늑대인간을 양 팔로 밀쳤다. 물론 강찬혁보다 훨씬 덩치가 큰 늑대인간을 밀쳐서 뭘 해보려는 거 따위는 아니었고, 그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반작용에 몸을 맡겨 뒤로 물러날 뿐이었다.
어? 어어? 우와! 강찬혁 맞잖아! 우와, 표정 이상해! 스윽, 내려다보니 강찬혁이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았고,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확인한 카사는 반가움에 꼬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물론, 큰 덩치에 가려져 전혀 보이지가 않고, 강찬혁의 시야에는 자신을 매섭게 노려보는 한 마리의 짐승이 있을 뿐일테다. 인사를 하려 고개를 가깝게 숙이려 하지만...
"크왕!"
갑자기 몸에 느껴지는 충격에 깜작 놀라 뒤로 엉거추줌 물러난다. 푸르르, 고개를 떨고 혼란감으로 찬혁을 바라본다. 깜작 놀라 꼬리는 이미 동작을 멈춘 상태이다.
뭐야, 왜 때려!
"컹! 크르르르..."
인간의 언어도 잊은 채, 대충하지 말라는 소리를 내뱉는다. 겉으로는 사납게 짖고 이를 드러내어 으르렁거리는, 보통 늑대보다도 두배정도 더 큰 짐승의 모습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카사다.
대체 왜 그러나, 하고 찬혁의 모습을 살펴보니... 허걱! 지금 들고 있는 것은 끔직한 고통과 마비증상을 주는 독버섯이 아닌가! 털이 부풀아 오르고 위협의 신호로 목덜미의 털이 부풀어 오른다. 저거 내려놔! 아니, 내려 놓게 해야지! 크왕! 거다란 소리와 함께 찬혁에게 뛰어드는 카사! 쩍, 벌린 입의 최종 목표는 찬혁의 손안에 든 버섯!
아무래도 늑대가 제대로 화난 것 같다. 도망치는 선택지는 없다 못해 그냥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되었고, 강찬혁은 둘 중 하나가 죽어야 이 일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임하기로 했다. 털이 부풀어오르고, 끔찍한 모습으로 강찬혁을 죽이려 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사람 한 둘 잡아먹은 폼이 아니었다.
"와... X됐네..."
강찬혁은 옛날에 봤던 싸구려 고어 영화가 생각났다. 맹수의 습격에 주인공 일행이 하나하나 죽어가는 내용이었지. 결국 여자 한 명은 살아남지만 남자들은 싸그리 죽었다. 그 중에서 강찬혁은... 제일 고통스럽게 죽었던 남자가 강찬혁과 상황이 아주 비슷했다. 불량배에, 껄렁하고, 몽둥이를 들고 있고. 아마 팔부터 먹혀서 고통스럽게 죽었지. 그 사람이 저항하는 방식이 꽤나 우스꽝스러워서 기억에 남았는데... 바로 거대 늑대의 아가리에 야구방망이를 물려서 잠깐 고통을 주는 거였다. 그게 효과가 있을까? 잘 모른다. 어쨌든 시도는 해봐야지. 살고 싶다면.
"으악!!!!!!!!!!!!!"
강찬혁은 자신을 향해 쩌억 벌려진 늑대인간의 아가리에 딱 물리기 좋게, 야구방망이를 늑대인간이 오는 방향과 정확히 수직으로 맞춰놓았다. 이것을 문다면 이빨이 만화처럼 깨지고 박살나지는 않더라도, 이빨이 매우, 매우 아플 것임은 분명했다.
? ??? 강찬혁이 욕을 한다! 아마 먹던 것이 독버섯이라는 것을 알아챈게 아닐까? 카사는 더욱 더 다급해졌다! 모양을 봐도 독인걸 몰랐는데, 이제야 알아챈 것이면... 헉! 벌써 부터 독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봐라, 저렇게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분명 크나는 고통에다가, 만지는 것만으로도 마비증상이 슬슬 오는 것을 느끼고 있을테다! 큰일니다! 이러다 강찬혁은 요단강이다!
...혹시 처음에 밀친 것이, 위험하니까 오지 말라는 뜻?
핑, 눈물이 도는 거 같았다. 이렇게 마음씨 고울수가! 그렇다면 카사도 노력해야 겠다! 진심을 다해 버섯을 찬혁에게 빼앗아야 겠다!
"크앙!"
눈앞에 다다른 찬혁, 그의 얼굴은 독에 대한 공포와 고통에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걱정마! 내가 구해줄께! 그런 영웅적인 마음가짐으로 콱, 깨무는 데...
아파!
"깨깽!"
온힘을 다해 물은 딱딱한 것! 이가 얼얼하다! 아프다! 뭐야 이거, 나무?! 그 자리에 서 멈춰, 뭉둥이를 꽉 문 주둥이를 휙휙 흔들어 댄다. 아파! 아파! 아픔에 이리저리 정신 사납게 뛰게 된 카사! 정신을 빼놓고 다닌다면 그 커다란 몸짓에 깔릴수도 있을 것이다.
다림의 소재 멘트는 '내가 말했잖아, 괜찮아질 거라고', 키워드는 작별인사이야. 위험한 느낌으로 연성해 연성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360660
※주의. 목졸림 묘사가 나옵니다. 주마등의 끝에 네가 나온다. 네가 떠나갈 때 속삭였던 말이 아주 느릿하고도 툭툭 끊기는 비디오처럼 재생되고 있는 중이다.
-내가 말했잖아요? 추억이 손상되었다는 것 마냥 너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텍스트로는 말할 순 있었다. 그 때의 너의 표정은 부드러운 미소 아래에 침잠해있던 무표정함이었다. 아주 잠깐의 그것을 잊을 수 없다는 것일까? 표정은 기억나지 않았음에도 내 머릿속 상상이 표정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괜찮아질 거예요. 여름의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 빛나는 머리카락과 현실성을 저감시키는 창백한 낯빛. 네가 사뿐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 목을 잡고 싶다는 충동이 마구 일어나 손을 뻗었다. 그 목을 잡고 네 표정을 보고 싶었다. 격렬하게 뛰다가. 피가 통하지 않는 듯 붉어진 얼굴이 되고, 내 손을 할퀴는 손톱이 파랗게 질리는 꼴과 점점 느려지다가 멎어버린 순간을 전부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가느다란 목에서 전해지는 맥박이 뛰는 감각이 선연한 순간에. 주마등은 끝났고 그 뒤는 암전이었나.
"이명이 들렸네요." 너는 들고 있던 꽃 한 송이를, 아네모네를 내려놓았다. 알았던 사람이 돌아가셨나 보네요. 하지만 알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했을까? 그런 의미로도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말의 진실을 캐물을 이는 이젠 없고, 추라는 뜻을 지닌 이름을 지닌 자 또한 침묵할 것이니. 그렇기에 모든 가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림의 오늘 풀 해시는 이_행동을_하는_자캐는_위험하다 글쎄요.. 감정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라는 걸 제대로 그러길 바라는 듯 말하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요?(농담) 아니면 본인이 판의 흐름을 읽을 수 없을 때 패를 조금 만지작거리면 위험하려나.
신이라는_존재가_있다면_어떤_소원을_빌고싶냐는_말에_자캐의_대답은 소원을 빌어서 생기는 파장은 어떠려나요?
자캐가_좋아하는_분위기는_새벽_아침_점심_저녁 좋아하는 건 새벽입니당. 분위기는 아침을 좋아하긴 하는데. 실질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새벽일 듯.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라고 말했지만 강찬혁이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그 영화에서 남자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늑대를 잠깐 비틀거리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고통에 피가 확 돌아버린 늑대가 미쳐서 날뛰기 시작했고, 그렇게 날뛰다보니 거기에 깔려서 한쪽 어깨가 망가졌다고 했지. 강찬혁도 망가지지는 않았지만 비슷했다. 그 초거대 늑대의 미친 몸짓에 휘말려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늑대의 앞발에 밟히고, 어떻게든 혼란상태를 지속시키려고 달라붙었다가 몸을 털어내자 속절없이 튕겨나가서 땅을 구르고. 어쩌다보니 오크를 상대할 때처럼 더티파이팅을 하고 있었지만, 강찬혁은 이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도저히 들지 않았다. 위에 올라타자 늑대가 몸을 굴러서 옆으로 꺾이고, 뭔가 갈비뼈인지 뭔지 하나가 부서진 느낌이었다.
"몽둥이라도, 돌려줘...!"
강찬혁은 몽둥이를 잡았고, 그것은 최악의 실수가 되었다. 늑대는 머리를 마구 흔들기 시작했고, 강찬혁은 흔드는 대로 흔들려서 이곳저곳에 처박았다. 제일 먼저 옆에 있던 커다란 바위에 팔이 박혔고, 그 다음으로 직경이 1m나 되는 커다랗고 단단한 나무에 허리가 처박혔다. 마지막으로 흙밭에서 구르다가... 바위에 머리를 처박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로 엄청난 치명타를 당했으니
의념기 - 최후의 1초까지!
"커허억!"
나뭇가지에 제대로 찔려서 몸이 꼬챙이처럼 꿰였다. 이런 제기랄, 이제는 꼬치에 꿰인 간식거리가 되겠군. 하필 심장을 매우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간데다가, 의념기가 이때 발동된 바람에 죽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