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을 한 입을 다시다 어리둥절한 눈으로 하루를 쳐다본다. 나이 이미 열일곱으로 추측, 늑대라면 한 여덣번 어른이 되고도 남는 시간이다! ...근데 인간은 다르다고 들은 거 같긴한데. 일생 의문을 가져본 적 없는 점에 혼란스러워 한다. 턱을 괴며 끄응 거리다 다시 하루의 말에 퍼뜩 고개를 든다. 응, 응! 하루랑 같이 공부하면 좋을꺼 같아! 하루의 말을 듣다 보니 이렇게 꼬리가 없다는 점이 아쉬울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면 방방 흔들어서 얼마나 기쁜 지 보여줄수 있을 텐데! 행동으로 안 되니까 말로 밖에 할수 없다. 인간의 불편한 점이라 생각한다.
"하루야. 좋아해. 진짜로!"
진심을 다해 말하며 하루의 품안에서 녹아내린다. 조용히 불어오는 산들바람, 좋아하는 사람의 온기, 거기에 살살 쓸어내리는 좋아하는 사람의 손. 낙원이란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눈을 감고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하루의 심장소리가 콩닥이는 게 들린다. 규칙적인 소리는 끝없이 이어지는 거 같아 좋지만, 그러는 생물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눈을 슬며시 뜬다.
"하루는 지금 몇살이야?"
인간의 삶은 늑대와 다른 길이라는 것을 방금 기억했으니까, 미리 하루의 나이를 물어봐야 한다! 수명이라도 알아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꺼 아닌가! 얼핏 어두울수도 있는 생각을 가볍게 하며 카사도 그 만큼 가벼운 듯이 물어본다. 아무리 지켜도 수명은 카사도 어쩔수 없으니까, 꼬옥 물어봐야 하는 것이었다!
자면 안된다는 말에 카사도 굳게, 결심을 하고 몸을 일으킨다. 볼이 매만져 지자 기분 좋은 듯 눈꼬리를 접으며 하루의 얼굴을 감상한다. 새하얀 속눈썹에 둘러싸인 금빛 눈동자! 봄 초원에 피인 하얀 들꽃이 생각나 다시 헤실헤실 웃게 된다.
"응! 갈래!"
튀어오르는 듯이 하루의 품에서 멀어지나, 그 만큼 빨리 다시 곁에서 재촉하듯이 통통 튄다. 가자, 가자! 얼른 가자. 그 모습은 '산책'이란 말을 갓 꺼낸 주인을 보는 댕댕이같으니.
>>518 으음... 가방을 잘못 들고 와서 우산밖에 없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상황이라던가...(아무말) 아니면.. 공원 벤치에서 고양이를 무릎에 얹고 있다거나.. 또는 돈먹는 자판기에 다림이 접근하는데 다림에게는 그동안 먹은 돈만큼 음료수가 떨어져버린다거나..요?
" 더 클 수 있을지도 몰라요. 잘 먹고, 잘 자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그러면 카사가 저보다 더 커질지도 모르죠? "
어리둥절한 얼굴을 한 카사를 보며 하루는 부드럽게 눈을 접어 미소를 지어보인다. 정말이지, 이런 반응은 고아원의 어린 아이들이 보여주는 반응인데. 카사의 순수함에 하루는 마음 한켠이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물론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클 수 있을지도 모르니 아예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애초에 키라는 건 자세만 조금 바뀌어도 커지곤 하는 법이지만.
자신의 품에서 녹아내리는 카사를 다정하게 감싸안은체, 머리카락을 살살 손가락 사이로 쓸어내리며 잔잔한 호수 같은 목소리를 들려준다. 품 안의 귀여운 여자아이가 앞으로도 이 미소를 잃지 않기를 바라면서, 조금이라도 그것에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노력하고 싶었다.그렇기에 품에서 자신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미소 짓는 카사를 더욱 더 따스하게 보듬어주는 하루였다. 하루의 얇디 얇은 손가락이 상냥하고 간질거리게 카사의 등을 쓸어내려주고 있었다.
" 저는 올해로 17살이에요. 왜요, 제 나이가 궁금했어요? "
딱히 특별할 것 없는 물음이었기에, 왜 그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상냥한 어조로 답을 들려준 하루는 카사와 금빛 눈동자를 맞춘 체, 다정한 물음을 던진다. 아마도 카사가 싫어하지만 않으면 자신을 올려다보는 카사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을 것이다.
" 좋아요, 그러면 산책하러 가요.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와야겠지만."
하루는 자신의 품에서 벗어나 통통 튀는 카사를 보며 후후 하는 웃음소리를,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체 흘리더니 자연스레 손을 내민다.
지아일병... 카사이언 일병은 처절하게 지아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돌아가면 결혼 할것이라 선언한 한 명의 참전사처럼 눈물이 쏟아져나온다.
"편의점에서... 불을... 불같은 독을 팔고 있었어..."
강아지 불독이 아니라.... FIRE POISON... 너 만은 살아남아...
백오십도 안되는 여자아이 둘이 뛰어간다. 전장을 뛰어가는 듯한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에 보행자들이 알아서 길을 비킨다. 이것은 누구에게든 통하는 아가페의 일종이 아닐까. 모세의 기적마냥 벌어지는 길거리의 끝에는 '그것'이 있었다.
"뭐?! 앗 물이다브르ㅜㄷ지ㅏㄹㅈㅓㅁ"
일단, 지아의 플랜 S (SUDDOTGA)는 성공하였다! 물로 들이밀어진 카사의 얼굴은 성공적으로 물에 닿았고, 그 불타는 입도 성공적으로 물에 헹구어졌다. 계획의 단점이라할까, 카사의 콧구멍도 물아래였다. 친해하는 댕댕친구의 손아래 익사할 위기에 처한 카사는 몸부림부터 쳤고, 처참한 비명소리를 내었다.
TMI 취미: 충동구매(?) 취미랄 것까진 없지만 가끔 물건 살 때 충동구매를 해버리거나 한다 취향: 자기를 아껴줄 사람? 아무 생각 없이 떠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편 좋아하는 음식: 딱히 없지만 호불호 잘 안 갈리는 음식은 대체로 잘 먹음 단 건 불호에 속함 옛날이름인 루는 켈트신화의 루 라바다에서 따왔다. 만능의 신의 이름을 가졌을 땐 무능했는데 그 이름을 버리고 나서는 (제작 관련해선)만능해졌다는 게 포인트. 성의 그람은 유명한 그람(칼)에서 따온 거 안 중요한 건 쉽게 잊어버림
"언제쯤 비켜줄 건지 모르겠네.." 천천히 쓰다듬으며 말하지만 그렇게까지 초조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하긴. 할 일을 다 한 상태에서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요. 당신의 행운을 증명하는 것처럼 이 고양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접근을 허하지 않는 존재였지요. 매력 A거나 행운 A쯤은 되어야 무릎에서 식빵을 구워주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계속 있다보면 내려가겠지. 라고 평안하게 생각하나?
동공지진. 일념기를 쓰면 하루보다 이미 훨씬 크다! 하지만 쓰지 않고도 하루보다 커진다니, 상상도 가지 않았다! 올려다보는 게 익숙해 하루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은 무슨 느낌일까? 이미 잘 먹고, 잘 자고, 운동... 음,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알아서 크겠지?
"계속 좋아할께! 하루도 나 미워하면 안되니까, 알겠지?"
약속이야! 전에 배운데로 고개를 들어 새끼 손가락을 내민다. 걸어서 약속하면 깨지 않겠다는 뜻! 이렇게 보면 인간의 언어는 말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도 많은 거 같아 신기하다. 진짜로 만약에 하루가 자신을 싫어하게 된다면 아주 슬플꺼 같았으니, 이렇게 보험같은 것을 걸어놓을 수 있는 것은 좋다. 만약에 하루가 '카사는 이제 싫어요! 이제 껴안지도 말 걸지도 말아요!'라고 한다면, 카사는 '아니! 싫어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는 걸!'이라고 대답할수 있다! 그러면 하루는 '앗, 그러게요!'라고 하고, 다시 쓰다듬고 웃어줄테지.
...그래도 상상만으로 슬퍼진다. 카사는 이 생각을 그만하기로 마음 먹었다.
"17... 나랑 똑같네! 다행이다!"
백 빼기 십칠은... 팔...팔십..팔십삼! 잘 하면 팔십삼년동안 하루를 계속 볼수 있다는 뜻! 신난다!
물론 사고로 중간에 죽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적어도 그 부분은 자신이 어떻게 할수 있는 범위내에 있다! 거기에 하루는 약한 편은 아니니까, 더욱 더 좋은 것이다!
꼬옥, 내밀어진 하루의 손이 다시 떠날갈 까봐 힘내서 붙잡는다. 자신이 키가 작하서 그런지 팔이 저절로 조금 접혀진다. 하루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면 자기보다 얇고 부드러운 것들이 느껴져, 괜시리 마음이 간질간질해진다. 자신의 손은 이렇게나 거칠고 두꺼운 데, 하루의 손은 잘못 잡으면 부러질꺼 같아 덜컥 겁이 나게된다. 그 만큼 소중히, 조심스레 잡으면 또 손바닥의 온기가 느껴져, 다시 기분이 좋아지는 신기한 마법에 걸리는 것이엇다. 이렇게 손을 잡으면 앞으로 뛰어갈수는 없지만, 하루의 보폭에 맞추는 것은 나름대로 기분이 좋다고 생각된다. 그 둘의 발을 쳐다보며 하나, 둘. 하나, 둘 속으로 세게된다. 그러다 무언가를 떠올려, 괜히 우쭐하며 하루에게 물어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저 사람은 저런 듯하다. 뛰어가는 사람들은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것일까..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것을 이룰 순 없겠지. 그러면 지구가 펑. 하고 멸망해버릴거야? 라는 실없는 상상으로 멍하게 있었던 다림이 무심결에 한 고양이 관련 말을 한 남학생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름 모를 분." 자기가 만족할 때쯤에 내려오겠다니. 너무하네요. 라는 말을 하며 가벼운 인사를 부드럽게 건네려 합니다. 고양이를 잘 아시는 모양이에요. 라고 말을 덧붙인 다음.
"영원히라니." 아. 그러면 곤란한데요. 고양이에게 안 좋은 일이 닥쳐버릴지도 몰라요? 라는 말을 덤덤하게 내뱉으며 고양이의 부드러운 등을 쓰다듬으면 고양이가 냐아. 거리며 꼬리를 세우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