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동화에 등장할 법한 외모다. 새하얀 피부와 붉은 입술, 그것들과 대조되는 검은색 머리카락. 키는 160 초반 정도이며, 근육이 균형 있게 붙어있다. 날개뼈를 덮는 길이로 내려오는 머리카락은 움직임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한 갈래로 끌어모으듯 묶었다. 눈매가 꽤나 날카로운데다, 오른쪽은 눈의 색상이 다른데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다. 왼 쪽은 검은색에 가까운 갈색이며, 오른 쪽은 그것보다 살짝 밝은 정도에 불과하다. 시력에 이상이 있는 건 절대 아니다. 몸에 흉터가 자잘하게 있는데, 훈련 하면서 다친 것이다.
성격: 어렸을 적에는 비교적 순했다. 조용조용하고 무리에 있는 그저 흔한 그런 사람 중 한 명에 가까웠다. 훈련과 연습의 반복 때문인건지, 성격이 전체적으로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I성향의 사람이 E성향으로 바뀐 정도. 그럼에도, 예의는 갖추고 있다. 기억력 하나는 꽤나 좋은 편인데, 자신이 그냥 넘기는 문제들도 제법 많다고 한다.
기타
1. 하트가문 뼈대 있는 기사 가문이며, 인장은 스페이드 형태에 가까운 하트 모양. 직위도 있기는 하나, 그녀는 그냥 기사라고만 지칭한다. 실제로 그렇게 높은 직위가 아니기도 했다. 위에 오라버니가 두 명, 여동생이 한 명 있으며, 가족들과는 서신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이다. 문제는, 그녀가 답장을 잘 안한다는 것.... -장남: 사무엘 스노우 하트(32세) -차남: 레이먼드 스노우 하트(28세) -차녀: 앨리스 스노우 하트(13세)
2. 어렸을 적 친구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골목대장 같은 성격이고 자신이 속한 무리의 대장이었다.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는 친구를 그녀는 찾고 있다.
3. 좋은 기억력 기억력 하나는 끝내주게 좋다. 그래서 어렸을 적에는 요령을 피우기도 했었다.
나 역시 점심시간이라 아주 잠깐 갱신할게! 음. 개인적으로는 시트가 성인 버전으로 올라온만큼 재회한 장면이 좀 더 나을 것 같아.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그냥 썰로 가볍게 풀면서 놀아도 좋지 않을까 싶거든. 헬레나주가 어린 시절도 일상으로 돌려보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무방해!
나 역시 일 끝나기 전엔 길게 보기가 힘들어서 그런 것은 괜찮아. 그냥 서로 현생 맞춰가면서 여유롭게 이어가는 거 좋아하거든. 너무 급하게 가는 것보단 말이야. 나도 보통 저녁 7시 이후로 완벽하게 자유로워지는 편이야. 일상은 그때부터 돌려도 되지 않을까? 일단 첫 일상은 기사임명식으로 하면 되겠지?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말이야. 아마 란델도 그 자리에는 참여할테니까 자연스럽게 대면할 수 있을 거야.
오늘은 일년에 딱 한 번 있는 기사 임명식이 있는 날이었다. 황가는 엄격한 시험에 통과하여 기사의 자격을 얻어낸 이들을 기사로서 임명하여 명예를 주는 것과 동시에 자신들에게 충성을 맹세하게 했고 기사로 임명받은 이들은 기사로서의 명예를 받으며 그 자리에서 제국에 대한 영원한 충성을 맹세하는 아주 중요한 행사였다. 당연히 황가의 피를 이은 이들은 모두 이 자리에 참석해야 했으며 제 2 황자인 란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일주일 전부터 꼭 참석해야만 한다는 말이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란델은 두 귀를 꽉 막고 임명식이 있는 황궁의 홀로 향했다.
"형님은 물론이며 동생들까지. 내가 그렇게 못 미더운걸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자리에 불참하진 않았는데."
작년은 물론이고 재작년도 란델은 항상 자리에 참석했다. 물론 철없던 어린시절에는 몇 번 빠지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항상 붙잡혀와서 꼭 참석했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게 아닌가 생각하며 괜히 투덜거리는 란델의 모습은 아직 미숙한 모습이었다.
궁에서 일하는 이들의 안내를 받아 홀로 들어선 가볍게 자신의 형인 제 1 황자와 그 아래로 있는 자신의 남동생, 여동생에게 일일히 인사하며 자신의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올해는 또 어떤 이들이 그 어려운 시험에 통과해서 기사로서 임명되는지 눈여겨볼 생각으로 란델은 빨리 식이 시작되는 것을 기다렸다. 그러다 혹시 마음에 드는 이가 있으면 자신의 전속으로 임명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런 일이 일어날지는 제 스스로도 알 턱이 없었다.
곧 란델의 아버지이자 이 제국을 다스리는 황제와 란델의 어머니이자 황제를 옆에서 보좌하는 황비가 홀로 들어왔고 란델을 포함해서 황자와 황녀, 그리고 대신들까지 모두 예를 갖춰 머리를 숙였다. 이어 황제의 머리를 들라는 말이 있고 나서야 모두 고개를 들 수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임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시험에 합격하여 명예로운 기사의 자격을 얻게 될 일들은 모두 입장하시오!"
이 제국의 기사들을 총 지휘하는 기사단장의 목소리와 함께 다섯 명 정도의 합격자들이 하나하나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란델은 가만히 바라봤다. 얼굴 하나하나를 확인하던 란델의 눈동자가 어느 한 여성에게서 멈췄다. 의아한 감정을 담은 눈동자가 여성에게 그대로 고정되었고 란델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앞으로 밀며 두 눈을 깜빡였다.
"란델아.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이냐?"
"아. 아닙니다. 아버님.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뭔진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걸리는 느낌에 란델의 눈빛은 더욱 한 여성에게 향했다. 물론 그걸 상대가 느꼈을진 모를 일이었다.
헬레나 스노우 하트라는 그녀의 이름이 호명되자 란델은 더욱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어린 시절 성을 몰래 빠져나가 성 아래 마을에서 놀던 친구들 중에 그런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저런 느낌의 여성이었는지에 대해 란델은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기억 속에 어렴풋하게 남아있는 여성과는 이미지가 다르지만 얼굴은 확실하게 비슷했기에 혼란이 찾아왔다. 어린 시절의 얼굴과 현 그녀의 얼굴은 분명히 매칭이 되었기에 비슷하게 생긴 타인이겠지라고 거부하는 것조차 바보같았기에 란델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복잡한 표정을 좀처럼 풀지 못했다.
"형님? 왜 그러시나요?" "오라버니?"
자신을 걱정하는 듯한 동생들의 목소리에 란델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손을 휘저으면서 일단 그 자리의 분위기를 지키고자 했다. 어쨌든 지금 이 자리는 신성한 자리였고 함부로 분위기를 망칠 순 없었다. 자신은 이 제국의 제 2 황자이고 이 자리에 참석하는 이상 황족으로서 예를 갖춰야만 했으니까.
"그대. 황제의 이름으로 이 제국에 충성을 다하는 기사가 될 것을 명한다."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황제는 그녀에게 제국에게 충성을 하겠다는 맹세를 하는 것을 요구했다. 임명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며, 기사로서 당당하게 인정받기 위한 절차였다. 허나 그 분위기가 어찌되었건 란델은 그저 뚫어져라 헬레나를 바라보다 다른 기사들을 바라봤다. 지금 이 의식이 끝이 나야 무슨 말을 하던지 뭘 하던지 할테니 지금은 자신이 황족이라는 것이 참으로 원망스럽다고 란델은 생각했다.
이렇게 된 이상 모든 의식이 끝난 후에 그녀에게 직접 찾아가서 확인을 해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다른 기사들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세면서 괜히 오른발로 땅만 약하게 굴렸다.
황궁 안에 있는 정원은 오로지 황가의 피를 이은 이들만의 것이었다. 황족의 안내가 아니면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기에 원래대로라면 란델의 안내가 없었다면 그녀는 절대로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 그만큼 지금부터 나눌 이야기는 많은 이들이 들어서 좋을 것이 없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선 상관없을지도 모르나 지금 단계에선 괜히 말이 많이 터져나오게 해서 좋을 것이 없었다. 황자에게 어떻게든 접점을 만들려고 하는 욕심 많은 이들이 많았기에 더더욱.
"별 이유는 없어요. 그저 경에게 조금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말이죠."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란델은 애써 태연한 자세를 보였다. 맞으면 다행이나 아니면 그것만큼 부끄럽고 곤란한 일이 없을테니까. 어쩌면 상대가 거짓을 고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대답보단 그녀의 행동이나 표정, 그 외 자잘한 것에 집중하려고 했다.
"경이 여쭈고 싶은 것이 있나요? 좋아요. 그럼 제 물음은 뒤로 미루고 경의 물음부터 들어보도록 하죠."
오히려 잘 된 일이었다. 그녀의 질문이 무엇인지 듣는 것 또한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었다. 만약 그녀가 자신의 어린 시절 친구가 맞고 자신을 알아봤다면 아마 묻지 않을까 추측하며 란델은 애써 침착한 표정을 가장하며 괜히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히려고 했다.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 이곳은 우리 황족에게만 허락된 장소. 황가의 피를 이은 자가 아닌한 그 누구도 들어오지 않을테고 저의 안내로 들어왔으니 다른 황족이 본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으니까요."
물음을 들으며 란델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채 눈을 감았다. 그 물음은 본래 자신이 묻고자 한 것이었는데 이렇게 상대에게서 먼저 물으니 그저 신기하면서도 아련함이 그의 마음 속을 채웠다. 어린 시절 몰래 성에서 빠져나가 마을로 찾아간 후에 놀았으나 결국 그 행동이 걸려서 크게 꾸중을 듣고 성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어 더 이상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이가 바로 눈앞에 있으니 그리움과 기쁨을 넘어선 뭔가가 마음 속으로 터져나올 것 같았지만 란델은 애써 그것을 자제했다.
"참 신기하군요. 그 물음은 본래 제가 경에게 주고자 한 물음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제가 물어볼 게 없지 않습니까?"
눈을 부드럽게 감은채,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란델은 그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명확하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존재는 기억하고 있었다. 희미함 속에서도 성은 잊었더라도 이름은 기억하고 있었다. 숨을 약하게 내쉬며 감은 눈을 뜨며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은 란델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적의 추억입니다. 경이 기억하는 것에 틀린 것은 없고 제가 그 친구입니다."
작게 웃음소리를 내며 란델은 그녀를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반가움에 가득찬 눈빛을 그녀에게 보냈다.
"오랜만이야. 그러니까 헬레나..지. 얼마나 놀랐는지 모르겠네. 아. 편하게 대해도 좋다고 해도 역시 안되겠지? 그렇겠지. 응."
난처하게 웃던 그는 가만히 생각을 하다가 주변을 빠르게 두리번거리면서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지금 그 말. 다른 사람이 있었으면 불경죄로 기사 박탈에 처벌을 받았을거야. 물론 나는 그렇게 할 생각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자신의 손을 잡는 그녀의 손을 덩달아 잡으며 란델은 미소지었다. 흐릿해지긴 했으나 그래도 그리워하던 이 중 하나였다. 다른 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성 안에서만 지내면 도저히 알 길이 없었으나 이렇게 한 명이라도 만났으니 된 것 아니겠는가. 허나 낯선 감정 또한 남아있었다. 꽤 오랜 시간을 못 봤고 자신이 아는 바 그녀는 이런 이미지는 아니었으니까.
"역시 다른 이가 있으면 내가 괜찮다고 해도 안 되겠지? 알았어. 나도 곤란하게 하진 않을게. 아무튼 나야말로 그 애가 이렇게 기사님이 되어서 올 줄은 몰랐는걸."
그 때문에 임명식 때 얼마나 놀라서 당황했는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의 아버지인 황제부터 시작해서 어머니인 황후, 그리고 제 1 황자인 형부터 그 밑의 동생들까지 얼마나 이상하게 바라봤던가. 나중에 어떻게 해명해야할지 알 수 없어 조금 곤란한 처지였지만 그래도 란델은 지금 이 순간을 기뻐하기로 했다.
"잘 지냈지. 이래보여도 이 제국의 제 2 황자야. 물론 편하고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성 밖 사람들에게는 그저 배부른 고민이겠지. 그러는 너는? 그리고 다른 이들은? 그건 그렇고 많이 변했구나. 내 기억 속의 넌 이런 성격은 아니었는데."
물론 정확히 어떤 이미지인지를 기억하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하지만 대략적인 느낌은 있지 않던가. 그렇기에 그는 괜히 웃음소리를 내며 괜히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꼬옥 잡아보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