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을 보충하고 있자, 누군가가 옆에 앉는 것을 타다는 신경쓰지않을래야 신경쓰지않을 수 없었다. 고개를 돌려 모습을 확인하니, 아무래도 이 코스에서 똑같이 운동을 하고 있었던 사람인가 보다. 같은 자리에서 쉬다니 우연인 일도 다 있다고 생각하던 타다였지만 옆 사람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제서야 얼굴을 확인하고 그가 누군지 기억해낸다.
"...우연이네."
밖에서 동기생을 만나는 것은 처음인 일이기도 했다. 그것도 이런 우연의 일치로 말이다. 세간에선 이런걸 운명이라고 한다지...아니, 크게 대수롭지않다. 체격과 머리스타일을 보고 유추해본다면 그가 평소에도 운동을 하는 타입이라는 걸 알 수 있으니까, 조깅하기 좋은 장소를 찾았더니 똑같이 그도 우연히 좋은 조깅 장소를 찾았을 뿐이다 솔직한 성격의 타다는 생각했던 말을 그대로 입으로 내뱉는 경향이 있기때매, 나온 말이였다. 동기생을 만나 반가워서 말을 걸려고 했던건 아니였다. 정말, 혼잣말이였을 뿐.
강찬혁은 가라고 손짓했다. 완전 친한 사람도 아닌데 언제고 붙잡아놓을 수도 없지. 어쩌면 자신을 도와주는 것보다도 더 급한 일이 있는데 개가 쫓아온다는 위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와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을 계속 붙잡고 있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이름이 후안이라고 했나? 나중에 사례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무시할 수도 있었지만, 어쨌든 도와줬으니 뭔가 보답은 해야겠지.
"나중에 보답할 일이 있으면 보답할게요. 약속하죠."
강찬혁은 그렇게 말하고, 그 자신도 가야 할 곳으로 갔다. 달콤한 수면이 기다리는, 기숙사 개인실로....
"뭐어, 좋은 게 좋은 거니까요🎵 해가 완전히 질때까지 헤매는 거 아닌가 걱정됐는걸요, 이정도야 감사드려도 무리가 없지요. "
감사드릴 건 꼭 표현을 해야 상대가 내가 고마워한다는 걸 아는 법이니 적게 표현하든 많이 표현하든 과함이 없다. 어찌됐든간에 오늘은 좋은 분을 만난 덕에 일이 좋게 풀렸다. 우선 이 곳의 길을 잃지 않게 되었고, 예상보다 빨리 기숙사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감사드려야 하지 않을까. 공손히 연락처를 건네받곤 고개를 한번 꾸벅 숙이고 적당히 저장을 해두었다. 적지 않은 연락처창에 새로운 분이 추가된 걸 보니 즐거워진다. 아아, 그래요. 이 맛에 사교활동을 하는 거지요! 에미리는 오늘도 행복하답니다!
"후후, 감사드리와요~ 늦지 않게 꼭 연락드리도록 하겠사와요! 참, 까먹을 뻔 했네요. 제 연락처는 이거랍니다. "
제 연락처를 선배님께 건네고 나서 한결 뿌듯한 얼굴로 두 손을 모아 깍지를 꼈다. 이걸로 된 거겠지... 밖을 보니 슬슬 해가 질 시간이 된 듯 싶으니 빠른 걸음으로 돌아가야 겠다. 기숙사에 가서도 이것저것 할 일이 많다. 아무튼 오늘도 좋은 하루였다! 는 생각을 하며 정중하게 작별 인사를 드리고 물러섰다.
그간에 평안하셨나요? 에밀리에요. 지금 막 기숙사로 돌아와 이 메일을 쓰고 있답니다. 너무 바빠서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메일을 보내드리지 못한 점 정말로 죄송해요. 앞으로는 꼭 이 요일에 메일을 보내도록 할게요. 새학기는 정말 신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답니다! 큰 일은 없었지만 소소하고 재밌는 일이 많았어요. 우선 보건부에 입부하게 되었고, 첫 의뢰를 받아 게이트에 가보았고, 그리고 또... 글로는 다 겪은 일을 담을 수가 없어서 너무 아쉬운 점이 많네요. 이건 나중에 직접 만나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무튼 흥미로운 일이 많이 있었어요. 참, 재밌는 학우분들을 친구로 많이 사귀었답니다! 나중에 어머니께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정말 세상에 이런 분들도 있구나 싶은 멋진 분들이에요. 미스 브로코나비츠께 안부 잘 전해드렸다고 아버지께 전해주세요. 아버지께서 잘 지내시는지 그분께서 많이 궁금해 하셨어요. 이곳에서 마시는 밀크티도 물론 맛있긴 하지만 가끔은 본가에서 마시던 밀크티의 맛이 그리워지네요, 어차피 방학에는 본가로 돌아갈테니 조금만 참도록 할게요. 좀 많이 참기 힘들긴 하지만 이정도는 괜찮아요! 다음번엔 좀 더 알찬 내용이 담긴 잘 정리된 메일로 찾아뵙도록 할게요, 그때까지 부디 몸 건강히 평안하시기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ps, 오, 참. 이걸 쓰는 걸 까먹었네요. 혹시 오라버니들께서 제가 학교생활 잘 보내고 있냐고 물어본다면 '에밀리는 정말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게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단다, ' 라고 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