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중 : 📬 파란 우체통 📬 : 상황극판

0 우체부씨 (gdaWz1Iblg)

2021-02-10 (水) 01:26:00

와작와작.

편지를 우체통에 넣으면 받는 사람에게 배달할 거야.
근데 얼마 전부터 이상한 편지 넣는 사람 누구야? 어이가 없어서...
그런 편지는 내가 뜯어먹을 거야.
맛있는 우표 붙여놔라.

꿀꺽.
📭

747 이름 없음 (fNVQO8TiMM)

2022-03-23 (水) 11:52:36

친애하는 빅터.
나는 그대가 왜 이리 변하였는지 아직도 의문일세.

총명함으로 빛나던 두 눈이 광기로 번득였고, 수려한 글 써내리던 두 손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벌벌 떨렸지. 무도회장에 있던 이들은 모두 그대의 변화를 걱정하였고 또 두려워했네. 길거리의 떠돌이 개가 차라리 얌전할 정도로 온 사방을 헤집으며 날뛰었으니!

빅터, 그대가 그 때 외치던 말이 아직도 귓가에 선하다네.
이 세상은 잘 짜여진 연극 무대노라, 우린 모두 극작가의 의도대로 놀아나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노라......

무슨 연유로 저 악마숭배자나 주장할 법한 말을 뱉었나. 나의 친구.
빅터, 자랑스러운 나의 친구, 어찌하여 그리도 괴로워하며 세상을 저주하였나.

그대가 안타까워 한 시라도 편안할 때가 없어. 하루라도 빨리 그대를 괴롭히는 모든 것이 사라져 광증에서 쾌차할 수 있기를 바라네.

크로쉬 부인께는 내가 잘 말해두었네. 그대 가문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일은 없을 테야. 그러니 빅터, 그대는 아무 걱정 말고 그대를 차지한 무시무시한 악마가 떠나가기만을 기도해주게나.

좋은 소식 기다리겠네.
진심을 담아, 루이.

748 이름 없음 (cgUdDeEuP2)

2022-03-23 (水) 13:57:41

>>746

그렇게 삥 뜯는 것도 죄거든 죗값은 이따 과자로 받는다?
야 내가 솔직히 저것보단 예쁘거든? (화살표에 엑스가 그려져 있다.)
헐 대박 진짜? 누군데? 첫사랑이야? 고백은 했어?
어우 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응원할 건지 저주할 건지 둘 중 하나만 해라 갑자기 왜 또 심술이야
사랑은 쟁취하는 거랬으니 벚꽃 잡기에 성공하면 그 사람도 날 좋아해줄 거거든요

749 이름 없음 (6rg.DBzDrc)

2022-03-23 (水) 15:48:38

>>748
콜
('예쁘거든?' 이라는 글씨 위에 물음표를 10개 그려놓았다.)
왜 이렇게 궁금한 게 많아? 안 알려줄거고, 첫사랑 아니고, 고백 안했어
원래 심술 궂은 사람인거 잊었나보네 응원이랑 저주 둘 다 하려고
그런거 안해도 (선이 죽죽 그어져있다.) 어차피 안 될 사람은 안되니까
큰 기대는 하지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750 이름 없음 (GGIVXIjsyo)

2022-03-23 (水) 17:35:04

>>749

왜 뭐 왜 뭐 솔직히 이 정도면 예쁘잖아 나 삐진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사랑을 한다니까 신기해서
첫사랑도 아니고 안 알려준다니 더 궁금한데
고백은 왜 안 했어? 용기가 안 났어?
아 진짜 힘 빠지게 좀 하지마
넌 기대 안 돼? 너도 벚꽃 잡기 한다며
만약에 네가 벚꽃 잡기에 성공해도 어차피 안 될 거라면서 미리 포기할 거야?
사랑은 용기 있는 자만이 쟁취하는 거라고!

751 이름 없음 (6rg.DBzDrc)

2022-03-23 (水) 18:18:00

>>750
세상에서 제일 예쁘지 맞다 내 정신 좀 봐 잠깐 깜빡하고 있었네
대체 날 뭘로 본거야?? 황당하다 정말로
혼자 이런 이야기 하는거 진짜 기분 이상하니까 나도 네 사랑이 이루어지면 말해줄게
나는 너 위에서 먼저 벚꽃 잡아서 방해하려고 하는거고
내가 포기를 왜 해
그냥 지금도 나쁘지 않아서 그래

752 이름 없음 (oqxSKemQq6)

2022-03-23 (水) 18:38:07

(광고) 스타 종족별 item panda!
1. 프로게이머표 천지스톰을 구사할 수 있는 하이템플러 세트
2. 모든 업그레이드가 개발된 디파일러 + 저글링 3마리와 오버로드
3. 속업은 물론 마인의 파괴력이 2배인 투사체 공격을 75% 확률로 회피, 84-96의 파이어 데미지 추가에 5초 재장전 마인 기능이 있는 유니크 벌쳐
4. 인터셉터 대신 우주 쓰레기 아니 스카우트 8기가 탑재된 초특급 캐리어 1기
5. 20분마다 증식하는 영구 클로킹 울트라리스크 8마리
6. 바보 같이 리콜된 황제의 고스트

753 이름 없음 (AvqeJcvNhI)

2022-03-23 (水) 19:05:07

>>751

좋아 통과 특별히 용서해 주겠어
매일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날 놀릴지 연구하는 연약한 불량 개복치?
그치만 너 내 사랑 방해하려고 하잖아
그럼 말해줄 생각 없다는 거 아니야?
그럼 지금 짝사랑?? 상태로 만족한다는 거야?
그건 좀 슬프네.. 사랑은 타이밍이랬는데
아니 근데 왜 내 사랑까지 방해하려는 거야?
내가 네 사랑을 도와줄 수도 있잖아!

754 이름 없음 (bvZ2oAYkhg)

2022-03-23 (水) 19:55:51

네 딸에게 이제 사실대로 말하자.
따지고 들면 내 잘못이야. 그린이 죽고 나서 남겨진 네 딸이 슬퍼하지 않도록 가짜 아빠 노릇 해주겠다고 나선 사람은 나였지. 하지만..... 이렇게 길게 이어지지 말았어야 했어. 이제 그 아이도 열여섯이야. 클 만큼 컸어. 나도 그 아이를 오래 봐 왔으니 진짜 딸처럼 예쁘고 소중하지만 우리가 피가 이어진 관계는 아니잖아. 그 순진한 아이가 날 아빠라고 부를 때면 애틋하고 마음이 안 좋아.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속이는 기분이 들어. 더이상 안 되겠어.... 미안하지만 부탁 좀 하자. 네가 엄마로서 그앨 잘 달래서 말해줘. 그 나이대 여자애들 감수성을 나 같은 독신남은 다룰 수가 없어. 아무리 잘 말하려고 해도 상처 입거나 덜컥 울어버릴 것 같아. 겁쟁이라고 부르든 알아서 해. 난 어차피 학창시절에도 정없이 말해서 여자애들 울린 기억 말곤 없는 인간이야.....
시간이 지나면 날 아빠가 아니라 데니 삼촌이라고 부르는 데도 익숙해질거야. 아무튼,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해.

755 이름 없음 (W90Yt0zEuw)

2022-03-23 (水) 20:03:43

난 히어로란거 안믿어
그거야, 그녀석들 괴수가 나타나고 생겼잖아?
그리고 최근에 연구를 해봤는데 그녀석들 유전ㅈ

756 이름 없음 (eojGdC2pZc)

2022-03-24 (거의 끝나감) 01:17:30

>>753
모범생이라서 그런가 분석도 잘하네
내가 방해해봤자 사랑은 쟁취라며
나랑 싸워서 얻는 사랑에 의미가 있는 거 아니겠어
잠깐 아니 왜 나를 슬프게 여기는거야 너도 없으면서
너는 그냥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거니까 참견하지마
얼굴도 모르고 벚꽃 잡기 하는 너보단 진도 많이 뺀 편이라고
갑자기 열받네 이따 딱밤 때려도 돼?

757 이름 없음 (YGaolnC9j6)

2022-03-24 (거의 끝나감) 11:51:10

>>756

그치? 내가 괜히 모범생인 게 아니라고 (브이하는 그림.)
하지만 난 너랑 싸우기는 싫은걸?
원래 사랑의 라이벌이랑 싸우는 거잖아
왜냐하면 난 이제 곧 사랑이 이루어질 건데 너는 지금으로 만족한다고 하니까
헐 진짜? 진도 어디까지 뺐는데? 서로 얼굴도 알아?
아 근데 왜 또 나한테 화풀이야
안 된다고 해도 어차피 때릴 거지? 도망갈거야
때릴 수 있으면 때려보든가 흥 (메롱하는 그림.)

758 이름 없음 (eojGdC2pZc)

2022-03-24 (거의 끝나감) 21:49:36

>>757
야
말해줘야 할 게 있는데
네 사랑이 찾아오지 않는 건 너랑 친한 내 탓도 한 몫 할거야
네가 사랑을 이루기 원한다면 내가 좀 떨어져주면 될걸
벚꽃 잡기보다 확실할거고
이거 화풀이 맞아
그리고 방금 수학이 노려봄 걸리면 나한테만 뭐라하니까 답장 하지마라

759 이름 없음 (zymWGsanfk)

2022-03-24 (거의 끝나감) 22:54:37

>>758

야 잠깐만 너 지금 진짜로 화난 거야?
야아 왜 그래
내가 미안해 사랑 이야기 그만 할게 응?
책임 져준다면서 도망 안 가기로 약속 해놓고..
음료수에 아이스크림까지 쏠 테니까 이쪽 좀 봐줘라 응?
야아아

760 이름 없음 (eojGdC2pZc)

2022-03-24 (거의 끝나감) 23:50:46

>>759
이제 후련하냐 수학한테 귀 뜯기게 만들고
그래도 아까도 말했지만 네 잘못 아니야
도망가려던 것도 아니고
네가 하도 사랑에 목매니까 현실적인 방안을 알려준거야
그 제안 아직도 유효하니까 잘 생각해봐
네가 나한테 이럴수록 너랑 네 사랑만 힘들어지는거야

761 이름 없음 (tGqqYuWiR2)

2022-03-25 (불탄다..!) 00:21:37

>>760

미안해 귀 뜯기게 하려던 건 아니었지..
그런데 난 이해가 안 가
네가 떨어진다고 해서 내 사랑이 찾아온다는 확신도 없잖아
넌 나랑 떨어지고 싶은 거야? 내가 귀찮게 해서?
그 제안 거절할래 그리고 나랑 계속 친하게 지내달라고 고집 부리면 또 화풀이 할 거야?
슬퍼졌어 이따 벚꽃 보러 안 갈래
벚꽃 잡기도 안 하고 창문도 안 열고 답장도 안 할게
나 좀 엎드려 있을게 미안

762 이름 없음 (WIloIq.IlM)

2022-03-25 (불탄다..!) 00:25:05

전에 편지 보낸 사람에게
아쉽지만 나는 공부하느라 연애할 생각은 없어
그리고 사랑고백은 대뜸 하는게 아니라 썸타는 사이일때 하는 거라는 걸 알아줬음 해

추신: 2문단 둘째줄에 '안되'는 되가 아니라 돼야.

763 이름 없음 (YyG9owVvbU)

2022-03-25 (불탄다..!) 00:38:04

>>761
점심 시간엔 좀 움직여라 애들이 아픈 거 아니냐고 걱정하잖아
떨어지고 싶은 것도 아니고, 네가 귀찮은 것도 아니야
뭐가 문제냐면, 너가 이럴 때 애들이 다 나한테 물어본다는게 문제인 거야
좋아하는 거 두고 간다
(빵과 음료수, 벚꽃잎 세 잎이 놓여있다.)

764 이름 없음 (e0RKkXU43I)

2022-03-25 (불탄다..!) 01:05:58

>>763

그게 귀찮은 거 아니야? 그래도 챙겨줘서 고마워
벚꽃 잡았구나 벚꽃 잡았으니까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네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래
나도 약속 했던 거 두고 갈게
내 책상에도 잠깐 바람 좀 쐬고 온다고 쪽지 적어놨으니까 애들이 너 귀찮게 하지 않을거야
수업 시작 전까지 돌아올게
(음료수와 얼음 아이스크림이 놓여있다.)

765 이름 없음 (YyG9owVvbU)

2022-03-25 (불탄다..!) 01:40:20

>>764
야 모범생
무슨 생각해

766 이름 없음 (4nCZfIsCOo)

2022-03-25 (불탄다..!) 11:53:16

>>765

이번엔 영어 쌤한테 귀 뜯기고 싶은 거야?
그냥, 네 말이 다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아 참 빵이랑 음료수 잘 먹었어
벚꽃잎도 고마워 예쁘더라

767 이름 없음 (jiCbnW4IYo)

2022-03-25 (불탄다..!) 13:03:46

>>766
걱정해줘서 고맙네
나야말로 음료수랑 아이스크림 잘 먹었어
벚꽃은 애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거 참으면서 가져온거야
소원도 안 빈거고
그래서, 내 말이 다 맞다면 넌 어떻게 하고싶은데

768 이름 없음 (WKq/kuid7s)

2022-03-25 (불탄다..!) 19:05:21

>>767

왜 소원 안 빌었어?
네가 직접 세 잎이나 잡았으니 사랑은 아니더라도 네 소원 하나 정돈 들어줄텐데
너야말로 어떻게 하고 싶은데?
네 생각도 말해줘 알 필요 없다고만 하지 말고
나도 네가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769 이름 없음 (YyG9owVvbU)

2022-03-25 (불탄다..!) 20:58:13

>>768
왜냐니, 난 그런 거 안믿거든
원래 그런 건 믿는 사람이 빌어야 이루어지는 거 아냐
여기서 내 생각이 왜 필요한 지 모르겠는데
내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내가 네 사랑에 방해가 된다는 걸 수긍한거잖아
그래도 내 생각이 듣고싶다면 말해줄게
난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좋아하는 사람하고 같이 있고 싶어

770 이름 없음 (uF8YKw.Zx.)

2022-03-25 (불탄다..!) 21:29:55

>>769

그럼 내가 네 소원이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빌어줄게
그러면 너는 믿지 않아도 네 소원은 이루어질 거야
그야 먼저 제안한 것도 너고 화낸 것도 너니까
난 네가 화나지 않았으면 해서 네 말을 맞다고 믿으려는 거란 말이야
그런데,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설마 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거..
나 오해 할지도 몰라 나쁜 불량 개복치

771 이름 없음 (YyG9owVvbU)

2022-03-25 (불탄다..!) 21:55:51

>>770
기껏 벚꽃 가져왔더니 왜 내 소원을 들어주려하는건데
너도 진짜 사람을 모르겠다
진짜 너 모범생 맞아? 그걸 이제 깨닫는다고?
내가 너 말고 다른 사람이랑 다니는 거 본 적 있어? 먹을 거 사다주거나 벚꽃잎까지 이건 진짜 난생 처음이다 와
진짜 넌
근데 개복치는 싫다며

772 이름 없음 (cPMzh3flC6)

2022-03-25 (불탄다..!) 22:24:04

>>771

기껏 벚꽃 잡아준 건 너니까
이건 모범생인 거랑은 상관 없거든? 난 네가 그냥 나랑 친구니까 그래서..
됐어 이제부터 좋아졌어 그러니까 이쪽 보지마
얼굴이 너무 뜨거운데 너 때문에 창문 열지도 못 해
벚꽃잎 한 장은 네가 가져
너는 안 믿어도, 벚꽃이 네 사랑을 가져다 줄 거야
(벚꽃잎 한 잎이 놓여있다.)

773 이름 없음 (YyG9owVvbU)

2022-03-25 (불탄다..!) 22:56:35

>>772
야 말해두는데 방금거 고백 아니다
그리고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영어는 귀 안뜯고 복도로 나가라하거든
모범생이 그럴 깡이 있는 진 모르겠지만 지켜보겠어
벚꽃잎 고맙다

#흐름상 막레일까?? 길었다! 하지만 즐거웠어!! 모범생 솔직한 모습이 너무 귀엽고...너참치가 너무 능숙하게 이야기 이끌어줘서 나도 모르게 끌려들었다ㅠ 돌리는 내내 풋풋한 향기가 흘러넘쳐서 행복했어 ( *︾▽︾) 툴툴거리는 개복치랑 같이 돌려줘서 고마워!

774 이름 없음 (J.qHGBVCh2)

2022-03-25 (불탄다..!) 23:20:14

>>773
#나도 돌리면서 즐거웠어!! 나도 불량 개복치가 심술 부리는 것도 너무 귀엽고 직접 벚꽃잎 잡아준 것도 완전 감동이었어 (❁´▽`❁) 너참치도 이야기 흥미진진하게 이끌어줘서 나도 돌리는 내내 행복했어ㅠ 이 후에 이 둘이 어떻게 되었을지도 너무너무 궁금하다 ✿˘◡˘✿ 나도 눈치제로 사랑꾼 모범생이랑 같이 돌려줘서 고마워!!

775 이름 없음 (5qJZXT8ukg)

2022-04-07 (거의 끝나감) 01:02:19

엡실론 구역(통칭 바이오스피어)의 내부 생태계는 안정적이며 구조체 속 미립자의 농도는 성공적으로 조절됨.
거주민들은 중세적 생활환경을 갖추고 고도의 종교적 문화를 만듦.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다음과 같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음.

1) 미립자의 농도로 야콥-제이슨 계를 조절 가능. 이는 기존의 물리 법칙과는 다른 개연성을 갖춘 계의 형성이 가능함을 의미함.
2) 변화된 물리 법칙은 지성을 가진 관측체의 확장성 사고로 불리는 일종의 논리 체계를 통해 상호작용이 가능함
3) 계 내부의 활동은 외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 즉 체스코프의 추측이 맞았던 것으로 증명됨.

바이오스피어 내부 물리법칙의 연구와 지성체의 논리구조 연구를 위해 생태계에 영향을 주기 위한 탄소 복합체를 투입하기로 결정함. 지성체들의 인지적 오류를 막기 위해 이는 '마물', '신의 실패작' 등으로 알릴 예정임.

776 이름 없음 (m3.DUDtbx2)

2022-04-09 (파란날) 19:33:13

안개만 걷히면 바로 너 찾아가려 했는데, 좀처럼 걷히지를 않네. 벌써 몇 시간 째인지, 가면 갈수록 정말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더 짙어지는 게, 어쩐지 무섭기도 해. 어른들은 안개라는 건 언제나 이러니까 이번에도 여느 때처럼 지나갈 거라고 하시지만, 사실 다들 내심으로는 불안해하시는 것 같아. 하기야, 벌써 연세가 다섯 달 되시는 우리 고모도 안개는 이번이 3번째라고 하시더라고. 경험이 없는 게 무서운 건 우리나 어른들이나 마찬가지인가봐.

사실, 아침에 한번만 나가봐도 되냐고 물어봤다가 혼났거든. 시야가 흐리니까 새한테 잡히기라도 하면 큰일난대. 그래서 인간들 집 아래로 지나가면 새도 없고 안전하지 않냐고 했더니 진짜 무지 혼내시더라. 어른들은 항상 과민해. 덩치만 커다랗지 느릿느릿한 인간들이 뭐가 무서운지. 전에는 거기서 너랑 3분이나 돌아다니며 놀았는데 아무 일도 없었고. 우리끼리 재 보기도 했잖아. 인간이 한 걸음 걸을 때 우리는 거의 60걸음 정도 느긋하게 걸을 수 있으니까, 아슬아슬하게 도망칠 수 있다는 거. 아, 이거 계속 비밀인 거 알지? 우리가 거기 종종 갔던 거 엄마가 알면 나 진짜 집에서 쫓겨날지도 몰라!

그래서 역시 당분간은 못 만나겠네. 슬퍼라, 무지 심심한데. 그래도 마당에서 나뭇잎 편지 보내는 건 괜찮다고 하셔서 잠깐 나왔어. 아까 나가겠다고 우기기는 했지만, 역시 나와보니까 사방이 흐릿해서 무섭긴 하네. 괜히 소름끼쳐서 부리나케 쓰고 들어가니까 글씨 가지고 꼬투리잡으면 화낼거야.

보면 꼭 답장 줘야 해?

-네 친구, 로아!-

777 이름 없음 (pUos7Ndq9Q)

2022-04-20 (水) 14:24:24

이번이 진짜, 정말 마지막인데 칼 한자루만 빌려주실 수 있어요?

맹세코, 이번에는 안 들킬 테니까. 마지막으로 딱 1번만.

-아이라-

778 이름 없음 (/as9J2F8Eg)

2022-04-20 (水) 14:59:39

옛날 옆동네에서 놀다가 오랜만에 놀러와봤는데 아직도 사람이 꽤 있구나?
보기 좋네~
근데 HL이 뭐임?

779 이름 없음 (dpOA3IiT3s)

2022-04-20 (水) 23:24:42

>>778 Hot Love
나랑 뜨거운 사랑 해보쉴?

780 이름 없음 (cwECeOFAZY)

2022-04-21 (거의 끝나감) 18:22:55

도대체 몇번째 고백이야? 진절머리나.
너 싫어. 끔찍해. 패션센스도 없고 음침해.
날 사랑해줄 사람은 이 세상에 너뿐이라는 멘트 소름끼쳐.
옆에 있게만 해달라니, 옆에 있는 것조차 역겹다고!
이제 슬슬 네 이름만 봐도 구역질나니까 그만해.

781 이름 없음 (uOOnvyMh8c)

2022-04-23 (파란날) 23:01:49

사랑하는 고객님께

아쉽게도 전에 말씀하셨던 '긴 밤의 여명'은 단종된 상품으로 더이상 재고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고객님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매우 죄송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상품의 대체로 현재 '잔 속의 달'과 '은발 사냥꾼의 추억'을 판매하고 있으니 한번 확인해 보시길 권유드립니다.
언제나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782 이름 없음 (WNYJRYOXso)

2022-04-23 (파란날) 23:02:44

>>781 #고객님에->의

783 이름 없음 (L1/.lI6W6Y)

2022-04-28 (거의 끝나감) 21:13:03

내일 하교할 즘에 지구가 멸망할거야.
오로지 너에게만 알려주는 사실이야.
너는 이제 조금 더 특별해졌어.
이 쪽지를 거짓이라고 믿지 않을 수도 있고,
내 말을 믿어 내일을 맞이할지 말지도 선택할 수 있지.
넌 남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너의 특별한 선택을 응원해.

784 이름 없음 (VugnAjUN/k)

2022-04-29 (불탄다..!) 15:20:33

>>783
그래?
그럼 오늘은 마지막으로 너랑 놀러 가야겠네.
뭐 하고 놀까?

785 이름 없음 (l7Vx3Ii0WI)

2022-04-29 (불탄다..!) 15:51:06

>>784
너의 선택을 응원해.
있는 힘껏 너의 하루에 함께할게.
세상에서 제일 얼간이같은 짓을 찾아보는 건 어때?
바보가 되는거야.

786 이름 없음 (sbYpyW8I.M)

2022-04-29 (불탄다..!) 17:30:29

>>785
수업 빼먹고 도망가기, 뭐 이런 거?
난 찬성이야.
같이 떡볶이도 먹고, 영화도 보러 가자.
최후의 만찬을 즐기는 거지.

787 이름 없음 (qIs8Smotas)

2022-04-29 (불탄다..!) 17:37:07

>>786
좀 더 바보같은 걸 생각했는데.
운동장 맨발로 뛰어다니기 같은 거.
떡볶이에 치즈도 올리자.
심야 영화를 볼 수 있다면 좋았겠다.

788 이름 없음 (6q26UxBdWE)

2022-04-29 (불탄다..!) 20:20:46

>>787
그럼 그것도 하면 되지.
치즈를 잔뜩 넣어서 먹고, 심야영화도 보는 거야.
그리고 학교로 와서 운동장을 맨발로 뛰어다니는 거지.
아니면 우산 없이 비를 맞아도 좋고.
오늘 밤에 비 온다더라.

789 이름 없음 (8QlG6UN4Wg)

2022-05-02 (모두 수고..) 15:27:37

헬로 프로페서~!
제가 겨수넴의 말린 할미꽃 뿌리 5g과 백두기린 발톱 가루 3g을 훔쳤습니다
깜찍하고 귀여운 학생이 비염으로 고생하고 잇는 바 꿀물에 타먹으면 좋다길래 암어쌔비지~ 한것입니다
한국의 위대하고 지엄한 유일무이 마법학교 교수님이니 이정도는 이해해주시겟죵? ㅇ.<

790 이름 없음 (Tkkgo2wuak)

2022-05-02 (모두 수고..) 16:29:28

>>789
(교수 사무실 문에 A4 용지로 출력된 통보문이 붙여져 있다.)
(그 위엔 당신이 적은 >>789 쪽지가 같이 전시되어 있다...)

해당 쪽지를 작성한 학생을 찾습니다.

금일, 약제연구실 소속 석 우재 교수의 책상에 이러한 쪽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head researcher가 확인한 결과 약재연구실에서 관리 중에 있던 해당 medicinal ingredients가 사전 결재된 정량보다 더 줄어든 것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학생.
연구실을 학부생한테도 개방한 것은 실습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에요.
결단코,
그 안의 용품을 아무렇게나 사용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에요.

approval받지 못 한 사용은,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이에요.
학교의 사유 재산을 허락 없이 가져간 행위이기에, 이는 절도에 해당됩니다.
이는 연구실 사용 약관에도 명시된 내용이에요.

특히 우리 약제학과는, 학생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어떤 재료는 채취에 아주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하며, 무엇보다 1mg보다 더 적은 microdistinction이 결과를 송두리째 뒤바꾸는 학과입니다.
따라서 다른 학과 연구실보다 medicinal ingredients의 관리를 더 엄격하게 하고 있으며,
학생의 절도 행위를 묵과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러나,
쪽지의 내용을 통해 아직 입학한지 얼마 안 된 저학번생으로 짐작가는 바,
다음주 월요일까지 동량동종의 재료를 돌려놓는다면 이번 행위는 선처하도록 하겠습니다.
白頭麒麟의 발톱은 학부생 수준에서 채취하기 어려운 ingredients임을 감안하여, 동일 가치의 돈으로 지불하셔도 무방한 것으로 할게요.

만약 다음주 월요일까지 석 우재 교수를 찾아오지 않을 시,
CCTV, 주변인 증언, 삼족오의 눈을 총동원하여 신원을 파악한 다음 해당 안건을 경찰로 송부하도록 할 겁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양쪽 모두 얼굴 붉힐 일 없도록 해요.

791 이름 없음 (KLOiVUs7c.)

2022-05-02 (모두 수고..) 16:48:42

>>790
(통보문 위로 할미꽃 한 뿌리가 쪽지와 함께 깜찍한 마스킹테이프로 붙여져있다...)

살려주세용..........
말릴 시간이 없어서 생뿌리 뽑아왓서요 프로페서.......
드라이기로 말려도 되나요 ㅠ?
그 저 작지만 작다고는 못할 오해가 잇으신데 우선 저 약제학과는 아니구요 겨수넴
칭구가 약제학관디.... 재밋어보이길래 전공책 좀 뽀려읽엇다가 비염개꿀직빵이라길래 그만 ㅠ
효과는 진짜 좋더라구요 존경함다 약제학과 존경함다 석교수님 브릴리언트~!
저 그지라서 백두기린 발톱 채취하러 백두산 다녀올게여
교수의 권력남용으로 긱사 외박신청서 뒤져서 절 찾아내시진 않으시겟져? ㅇ.<
월요일까지 돌아와볼텐데 못오면.... 예 그때 찾아주세용
이 기회에 백두산 구경도 해보는거 아니겟어요?
#가보자고

792 이름 없음 (KNzFkhADV2)

2022-05-03 (FIRE!) 01:28:07

제목: 『꿀정보🔥』 요즘 잘나가는 친구들은 다들 지옥으로 이직한다던데... <천/국/하/직> 지옥합격못할시 99.9% 환불보장!!!! 클릭클릭^^

보낸 천사: 이름없음4018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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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 이름 없음 (qkjRVEWkhU)

2022-05-16 (모두 수고..) 00:37:49

붉은 바다 베케네 해역.

서쪽으로 항해 중. (무역 목적 추정)

크라켄 코빼기도 안 보임.

공주님은 잘 계심.

집 가고 싶음.

이상 보고 끝.

794 이름 없음 (H0y9.iX6UQ)

2022-05-17 (FIRE!) 22:17:53

벨티오르 제국의 백성들에게 루멜란 대양의 위대한 주인이라 불리는 해적선의 대장께선 반드시 읽어보게.

제법 아늑한 이 방에서 그대가 손수 가져다 놓은 빵을 먹고 있으려니 쓸데없이 옛날 생각이 나는군.
마치⋯. 그래.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 아지트에서 비를 피하며 그대가 준 빵을 나누어 먹던 그 날로 돌아온 것 같네.
어린 시절, 소꿉친구의 인연으로 시작한 우리가 제법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곳이 바다 위라니. 그 거대하다는 제국도 참 좁군.
이 배 위에 서있던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참으로 놀랐다네.
사람들을 지키겠다던 우리가 설마 바다를 지배하는 해적과 바다를 수호하는 해군으로 만날 줄은.
단장님에게 사람 일이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것이라는 말을 들을 때는 그저 잔소리라는 생각 뿐이었는데⋯ 정말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군.
그동안 그대를 사냥하러⋯ 미안하군. 우리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라 입에 붙어버려서 그만.
그대를 잡으러 가지 않는 날에는 카멜 경에게 그대의 보고를 받고 있었네.
타 해적선에게 견제받던 일부 백성의 어선과 빈민가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고.
해군으로서의 나는 그대와 대립해야 하는 것이 맞으나, 제국의 일개 백성으로서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그대를 존경하고 있네.

서론이 너무 길어졌군.
그래서, 내가 그대에게 전하려는 본론은 이것이네.
하필이면 제국 밖에 있는 왕국으로 향하기 전날에 갑자기 하지도 않던 짓을 한 이유가 뭔가?
그곳으로 갈 생각이면 움직이기 귀찮게 인질을 잡아 데려갈 필요는 없지 않았나.
그것도 이렇게 아늑한 방에 곱게 넣어두고 말이야. 나도 나름 기사인데 위험한 인질을 너무 친절히 대하는 것 아닌가.
그대가 이유없이 이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곤란한 일이 있다면 숨기지 말고 말해주게. 해군이라면 몰라도, 함께 사람들을 지키자 약속했던 그대의 친구인 레일리스 루니아라면 말해줘도 괜찮지 않은가.

바다를 수호하는 용맹한 해군, 아츠인 기사단의 기사이자 그대의 친구 레일리스 루니아 작성.

795 이름 없음 (jXRAOgJYJU)

2022-05-17 (FIRE!) 23:12:57

>>794

내 오래된 옛 친구. 기사란 원래 그런 족속들인가? 정말 글이 서정적이기 짝이 없군! 나는 뱃사람이라 긴 글은 읽기도 쓰기도 힘이 들어. 그래도 자네가 구구절절 늘어놓는 옛 이야기를 읽으며 제법 웃었다네. 자네는 별 걸 다 기억하고 있군. 아무튼 해군에서는 나를 잡을 때 사냥한다는 표현을 쓰는 모양이야. 재미있는 말이지! 그대 해군들이 국민을 위해 뱃일을 하지 않는 한 우리도 그대들을 ‘사냥’해주겠다고 단장에게 전하게. 아, 이제 다시 만날 일이 있을지 모르겠군. 무슨 말이냐 하면 말이야, 지금부터 설명해줄 테니 똑똑히 머리에 집어넣으라고!
원래는 직접 얼굴 보고 하려던 이야기였지만 자네가 이렇게 편지를 보내온 이상 나도 글로써 전하지. 레일리스, 내 오랜 벗이여, 자네는 인질도 뭣도 아니야. 이제는 이 선상 위 모두의 벗이 되었지. 한 마디로 우리의 동료로서 이 배와 같은 운명을 지게 되었다는 뜻이야. -자네가 인질로 끌려온 것으로 착각할 만큼-멋대로 끌고와 골방에 처넣어버린 걸 보면 짐작하겠지만 선택권은 없다네. 하하하! 그래도 이 골방은 나름 훌륭하지 않나? 자네를 집어처넣기 위해 내 손수 가구를 손보고 장인이 조향했다는 방향제도 뿌렸어. 아마 지금 자네가 편지를 읽으며 베고 있을 베게의 충전재는 한껏 부풀린 거위의 깃털이지. 배의 주인인 나도 짚더미 베개를 쓰고 있으니 이만하면 꽤 괜찮은 대우라고. 뭐. 내가 전할 말은 이게 끝이네. 참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나? 그럼 같이 동봉한 육포나 씹으며 자네의 운명에 순응하고 있게나. 정 내 제안이 정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다른 대안이 하나 있긴 하지. 선실에 나있는 창문으로 그대로 나가면 된다네. 하하하! 농담이야. 하지만 용맹한 군인인 자네라면 정말로 그런 무모한 짓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갑자기 걱정이 드는군. 쓸데없는 짓할 궁리는 하지도 말고 내가 갈 때까지 잠이나 퍼자고 있게나. 아니면 친절히 방에 던져준 <파란 위의 해적들>을 읽든지. 이 대양을 건널 때까지는 자네를 만나러 갈 수 없어 아쉽군. 내 부선장놈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아무튼 친구,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배 위에서 구할 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 줄 수 있으니. 지금처럼 서신상 전해도 되고 뭣하면 지나가던 조무래기에게 마음껏 명령해도 된다네. 내가 갈 때까지 <파란 위의 해적들>을 완독하고 감상을 평할 준비하고 있도록 해. 그때까지 이 선박을 난파시키지 말아주십사 파도의 신에게 빌면서 말이야!

796 이름 없음 (.mq9bfb0S2)

2022-05-17 (FIRE!) 23:52:08

유감스럽게도 나는 당신 약혼자가 아닙니다!
똑같은 사람으로 보일 거 압니다. 사실 그렇게 보이는 게 맞아요. 껍데기는 같은 사람이니까.
당신이 영혼의 존재를 믿는지는 모르겠다만, 믿든 안 믿든 나는 당신 약혼자와는 다른 사람입니다.
솔직히 약혼 별로 안 하고 싶은 것 같던데 적당한 이유 만들어 없던 일로 하는 건 어떤지 제안합니다.
정 댈 이유 없으면 내가 미쳤다고 하는 것도 허용하겠습니다.

797 이름 없음 (KubhAqYyXo)

2022-05-18 (水) 18:16:49

>>795

루멜란 대양의 위대한 주인이라 불리는 해적선의 대장이자 옛 친우께서는 반드시 읽어보게.

기사들 중 일부는 공식적인 장소에 자주 나가는 편이기도 하고, 가끔 연애 편지를 열심히 주고 받는 기사들도 있는 듯 하니 그런 곳에서 자연스럽게 상대의 말투나 행동이 물들기도 하지.
나도 나름 바다 위에서 구르며 거칠어졌다 생각했건만, 그대가 그리 말할 정도면 내 글이 유독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군.
아니면 연말마다 해군들을 위한 파티가 열리는데,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드니 어쩌면 그곳에서 만난 누군가에게 옮은 것일지도.
나중에 기회가 되어 그대와도 연말파티에 함께 갈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야. 내 파트너가 되어준다면 더더욱 좋고 말이네.
생각보다 시끄럽고 거친 파티기는 하지만, 맛있는 음식이나 재미있는 게임들도 많이 있으니 그대도 마음에 들거야.
내가 배려가 너무 부족했군. 미안하네. 이 편지도 이미 길어진 것 같지만 이제부터는 그대를 배려하여 서론을 간결히 하도록 노력해 보겠네.
그대도 보면서 웃었다니 다행이군. 나도 쓰면서 미소가 나왔네.
다른 이도 아니고 그대와 있었던 일인데 잊을 수 없지. 그리고 오랜만에 이렇게 가까이서⋯, 비록 지금은 편지를 사용하지만 이렇게 대화할 수 있어 좋은 마음에 너무 들떴나보군.
그건 정말 미안하네. 더 자세히는, 그대를 포함해 바다의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해적들에게 쓰는 표현이긴 하지. 물론 기사단의 다른 동료들은 유독 그대에게 더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 같긴 했지만 말이네.
그대와 그대 동료들의 실력이 너무 좋아서 우리도 애를 먹는 걸 어쩌겠나. 내 동료들도 그대 이름만 들으면 잔뜩 약이 오르더군.
사실 이건 그대에게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지만 말이야.
이런, 그렇다면 그대의 말처럼 단장님께 직접 보고할 수 없으니 그대에게 편지하듯 유리병에 보고서를 넣어 바다에 띄우기라도 해야 하려나?

그렇군. 내가 인질이 아니었다니, 역시 자네는 상냥해.
배 위의 모두와 벗이 되었다라⋯. 그거 정말 멋진 말이야. 배와 같은 운명을 지게 되었다는 것도 그렇고.
처음 해군의 일원이 되었을 때도 그랬지만, 동료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정말 뿌듯하고 설레는 말이군.
그것이 그대와 함께라면 더더욱.
방은 무척이나 훌륭하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야.
이전 편지에 적었듯 과거의 아지트가 떠올라서 오히려 제국에 있는 내 기숙사에 그대로 옮겨두고 싶을 정도네.
이 가구들을 그대가 직접? 어쩐지 신기할 정도로 내게 정말 딱 맞았네. 고맙군. 향도 마음이 편해져서 아주 좋아.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전부 풀리는 기분이네. 그대의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이런. 내가 그대보다 좋은 베개를 쓰고 있었다니. 잠이 더욱 잘 오던 것도 그것 때문이겠군?

그래. 정말 잘 정리된 내용이었네. 지금 보니 나보다 그대의 글 솜씨가 훨씬 나은 것 같아.
이 육포는 어디서 산 것인가? 해군들에게 공급되는 물건 보다 훨씬 맛이 뛰어난 것 같아. 아껴먹고 싶을 정도군.
안 그래도 지금 그대의 말처럼 육포를 먹으며 내 운명을 받아들이고 편지를 적는 중이네.
온몸으로 여유를 즐기는 것 같아 생각보다 기분이 좋아.
창문으로 나가는 것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다만⋯ 아직은 좀 더 그대와 함께 있고 싶으니 포기하겠네.
그리고, 자신의 적을 알고자 한다면 스스로의 적이 되어보라는 말이 있지.
단장님께서 그리 가르쳐 주셨으니 해적의 일원이 되었다 하더라도 명령을 어긴 것은 아닐거야. 해군의 적은 해적이니 말이야. 안 그런가?

그대를 볼 수 없다는 건 나도 정말 아쉽네. 그래도 얼굴을 보기 전까지는 이렇게 편지를 주고 받으면 될테니... 뭐, 아쉬워도 참아야 하지 않겠나.
필요한 건 그대 말고는 없네. 아, 이 육포는 조금 더 먹고싶을 지도 모르겠군.
농담이네! 그러니 혹여라도 정말로 줄 생각은 말게. 나는 혼자서 동료들의 것을 전부 독식할 정도로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 말이야.
들어온 순서로 보자면 내가 가장 막내가 될텐데 지나가는 선배님들께 명령을 해서 되겠나. 이렇게 따지면, 이제 그대가 내 상관이 되는 건가?
그럼 상관의 명령에 복종 해야겠지. <파란 위의 해적들>을 꼭 읽어보고 생각과 느낀 점을 반드시 그대에게 보고하겠네.

이 말을 쓰지 않고 편지를 끝낼 뻔 했군.
혹시 가까운 시일에 전투가 생길 것 같다면 미리 이야기 해주게. 나도 준비를 해두고 있을 테니.
나름 해군으로 있던 몸이니 제법 쓸모가 있을거야.

그럼, 배의 운명을 신에게 맡기는 건 새로이 사귄 다른 벗에게 양보하고... 나는 나의 행운인 그대에게 빌겠네.
부디 이 선박이 난파되지 않기를—.

바다를 수호하는 용맹한 해군, 아츠인 기사단의 기사이자 그대의 친구이며 그대들의 동료가 된 레일리스 루니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