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창과 방패. 가디언 아카데미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가디언 아카데미는 인류를 수호하는 새로운 영웅을 만들자는 가디언 프로젝트에 그 의의를 두고 있었습니다. 뛰어난 전, 현직 가디언들을 모아 교육 시설을 만들고 이제 의념을 각성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하였지요. 세상은 아직도 암울합니다. 가깝게는 러시아의 완전수복이 점점 멀어지고 있으며 저 멀리 아프리카 대륙에선 하루에도 수십명 가까운 가디언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거기에 의념의 힘을 인류에게 들이대는 변질자들과 스스로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헌터들의 존재 역시 우리들이 절대 웃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일겁니다. 그러나 여러분.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보십시오. 여러분의 친우들의 얼굴을 가슴에 새기십시오. 우리 가디언 아카데미는 최강의 창과 방패를 키우기 위해 존재합니다. 어중간한 무기는 필요하지 않고 막을 수 없는 방패란 그 의의를 상실합니다. 우린 저 적들을 처부수고 인류의 푸른 깃발을 저 게이트에 걸고 싶습니다. 게이트를 지배하고 몬스터를 격퇴하여 마침내 인류의 승리가 확정되는 날. 여러분은 인류 승리의 주역이 되어 박수와 환호 속에 영웅이 될 것입니다.
영웅이 되십시오. 최초의 13영웅, 그들을 뛰어넘어 진정한 영웅이 되십시오.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최강의 창과 방패가 되십시오. 인류를 구원해주시기 바랍니다.
" 아. 조잘조잘, 왱알왱알, 속닥속닥. 지금까지 잔챙이들 떠들어대는 소리는 못 참겠거든? 지금부터 나 유찬영의 이름으로 명한다. 이 세계에 지금부터 언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언어의 주인은 나. 이 세상의 정당한 주인인 나, 유찬영에게 있다. 이 세계에 지금부터 시간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시간의 주인은 나, 이 세상의 정당한 주인인 나 유찬영에게 있다. 나는 지금부터 이 세계를 지배하기로 결정했다. 누가? 바로 이 몸이. "
문장이 무너졌다. 개념이 무너져내렸다. 모든 것을 지켜보던 셀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아무리 많은 의념의 힘을 사용하고자 하더라도, 아무리 뛰어난 응용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셀린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지켜보는 것. 그리고 숨 쉬는 것이었다. 입 속에서 뱉어지려 하던 언어가 어딘가로 흘러 사라졌다. 똑, 똑, 똑, 똑, 움직이던 초침이 그 자리에 완전히 고정되었다. 화면 속에 유찬영은 이것을 당연하다는 듯 행동하고 있었다. 단지 그 손을 들고 팔을 한 번 휘둘렀다. 그냥, 휘둘렀다. 그러나 그 간단한 움직임이 시간의 개념을 가속시켰다. 똑, 똑, 똑, 똑똑똑똑똑똑똑똑 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 초침을 넘어, 분침과 시침마저 미친듯이 움직였다. 단지 팔을 휘저었을 뿐이었던 그 움직임은 수없이 가속된 시간에 의해, 닿을 수 없던 공간마저 뛰어넘은 채 베어냈다. 툭. 너무나도 가볍게 떨어진 일마장군의 목을 보며 유찬영은 말했다. "이제 정당한 왕이 돌아왔음을 알릴 시간이야." 셀린은 유찬영의 시선이 정확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싹, 전신에 전율이 울렸다. "위험해요." 무의식적으로 셀린이 꺼낸 말에도 아무도 그 말에 신경을 쓸 수 없었다. 유찬영. 그가 펼쳐낸 장면은 그만큼 불가능에 한없이 가까운 일이었다.
외견 : https://picrew.me/share?cd=2mdbto9aq4 베이지 톤의 긴 머릴 허리까지 늘어뜨린 적안의 여성. 매일 관리해 주고 있는지 뒷머리는 가닥가닥이 늘상 크로와상처럼 돌돌 말려있고, 앞머리는 눈썹을 적당히 덮었다. 항상 깔끔하게 화장을 하고 다녀 뺨과 입술은 언제나 장밋빛이었고, 반쯤 감은 듯 축 처진 눈에 담긴 루비가 꽤 탁했다. 눈매를 언제나 아래로 내려 순해보였으나 어딘가 음울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그래도 미소녀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히 예쁘장한 소녀였다. 피어싱을 많이 하여 날티가 나긴 했지만... 자세가 올곧아 꽤 커보였으나 키는 170을 넘지 않았다. 어림잡아 168 정도일까, 교복을 입지 않는 아프란시아 성학교이지만 제법 교복스러운 차림을 하고 다녔다. 그렇다고 사복을 안 입지도 않았는데, 어느쪽이든 거의 항상 검정 계통으로 입고 베레모를 쓰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적당히 마르고 팔다리가 길어 옷핏은 좋은 편이었다. 47kg.
성격 : 모범적이고 언제나 모두에게 친절한 성격이지만, 천박한 걸 참지 못한다. 정확히는 천박하거나, 더러운 것을 참지 못했다. 경박한 걸 참지 못했고, 추하거나 구질구질하게 구는 이들을 경멸했다. 당장 본인부터 그런 것들을 혐오했기에 최대한 예의를 차렸다. 윗전과 학우에게 사근사근하게 굴었고, 언제나 고상한 말씨를 썼으며, 강박적일 정도로 청결을 챙겼다. 그녀의 주위엔 언제나 고상하거나 화려한 것들로 가득차있었다. 본인이 그런 걸 두기를 원했고, 또 그런 것만 두길 원했다. 하지만 어딘가 공허해보이는 건 어째서일까...
의념 속성 : 회(回) - 되돌리는 것, 정확히는 재생에 관련된 의념을 다룬다. ㄴ 의념기 : 환원還元 아군의 전투 도중 입은 부상이나 깊게 베인 상처를 원상태로 복구시킨다. 심각한 중상일지라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어디까지나 본래의 형태로 되돌리는 복구의 개념이기 때문에 선천적이거나 질병일 경우엔 치료할 수 없다. 무기 : 의념 보조를 위한 메스 포지션 : 서포터
스테이더스 : 총합 137 신체 B(16) 신속 A(32) 영성 S(64) 건강 B(16) 매력 C(8) 행운 F(1) 잠재 SS
과거사 : 일본 출신 신흥 재벌 가문인 사오토메 가 출신. 사오토메 가는 무기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사오토메 그룹의 오너가문이다. 에미리는 이 사오토메 가의 장녀로, 본래 영국에서 과학자인 어머니와 함께 자랐으나 다섯살때 모친이 지금의 부친과 재혼하여 사오토메 가에서 지내게 되었다. 장녀이지만 위에 세 명의 이복오빠가 있어 집안 내외로 큰 압박이나 부담감은 받지 않고 자랐다. 형제 중에 이미 가디언인 이가 있지만 본인이 가디언이 되리란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학업을 이어가던 도중, 불의의 사고로 죽음의 위기를 겪고 열여섯의 나이에 의념을 각성, 평균보다 늦은 열일곱의 나이에 아카데미에 들어오게 되었다. 원래는 양쪽 모두 녹안이었으나 의념을 각성하면서 적안으로 변했다.
특성 : 가문의 영광
기타 : 는 아니지만 바이올린 잘 다룸. real. 취미는 다도 꽃꽃이 독서 그리고 화장품 수집 밀크티를 정말정말정말 많이 좋아한다 가디언이 되지 않았다면 음악가가 되었을수도? 적는 글을 마칠 땐 언제나 E.S 나 Emily Saotome
이름 : 나이젤 그람 나이 : 19 학년 : 4학년 성별 : 남 외견 : 갈색 머리카락은 꽁지머리로 묶었고, 깔끔하지만 벌써 눈을 다 가릴 만큼 자란 앞머리 사이에 녹색 눈이 보인다. 성인이 다 되어가는 나이와 곱지만 어른스런 얼굴과 대조되는 골격이 잘 잡힌 몸이 합쳐져, 돋보이는 외모는 없지만 "든든한 선배"라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라는 말은 웃고 있을 때나 통용되는 말. 무표정이나 얼굴을 찌푸리고 있을 땐 사람이 다른 것처럼 딱딱한 인상이 되고 어쩐지 속을 알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긴다. 성격 : 모나지 않은 부드러운 성격. 시원함보다 따뜻함에 가깝고, 따뜻함보단 미지근함에 가깝다. 의념 속성 : 강화 ㄴ 의념기: 「소재변화」 강화는 무언가를 더 좋은 것으로 변화시키려는 의지이다. 그 특성이 최대한으로 활용된 이 의념기는, 장비의 소재 자체를 더 사용자의 능력에 알맞고 좋은 것으로 바꿔버린다. 실재하는 소재일 수도 있고, 나이젤의 능력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실재하지 않는 소재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사용자가 세상에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장비를 갖고 있다고 해도, 이 의념기의 영향을 받으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강화"된다. ...임시지만. 하지만 강화는 원래 소재의 특성과 가공의 이점을 극대화시키는 개념이기에, 이 의념기는 엄밀히 말하면 의념과 정반대이다. 보통 사람이 팔을 단련한다면 팔의 근육을 키우지 팔을 금속 의수로 교체해버리진 않으니까. "변화"에 좀 더 가까울까? 그게 그거다, 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조금 위화감이 느껴진다. 요약-팀원 버프입니다. 무기 : 채찍. 손목에 감아 놓고 쓴다. 포지션 : 서포터 스테이더스 : 신체 S(64), 신속 B(16), 영성 A(32), 건강 B(16), 매력 C(8), 행운 F(1) = 137 + 잠재 SS 과거사 : 루, 나이젤 그람의 아명(兒名). 루는 쓸모없는 존재였다.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루는 지금보다 가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 의념을 각성하며 루는 나이젤 그람이 되었고, 좀 더 쓸모있어졌다. 하지만 아직 부족했다. 그래서 나이젤은 제노시아 전문고교에 들어가, 집과 학교의 지원을 받으며 더 가치있는 존재가 되도록 스스로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성 : 장인의 혼 당신의 의념은 상당히 특이한 형태로 각성했다. 이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당신의 재능은 특이할정도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특화되어 있다. 간단한 재료와 시간만 충분하다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당신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건의 품질도, 제작 속도도, 그 품질도 당신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 모든 창조품의 품질이 숙련에서 시작한다. 아이템을 만드는 상황에서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기타 : - 말이 적다. 대화할 땐 제대로 말하지만 용건이 없을 때 먼저 말을 꺼내는 일은 적다. - 장비의 강화, 제작, 수리 의뢰를 받고 있다. 아직 장인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숙련자이지만 물품의 품질이 안정적이고 가격도 매우 싸기 때문에 학생을 주로 손님이 꽤 있다. - "일"에는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 평소에 다닐 때는 뭔가 켕기는 게 있는 사람처럼 후드 등으로 얼굴을 감추고 다닌다. 소속 : 제노시아 전문 특성인 양성화 고교
진지하게 알 수 없다는 표정. 강찬혁은 아무래도 여기 처음 와서 모르는게 많나 보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뭐 상관없다. 훈련을 받고, 실전에 나가고, 죽여서 고통을 덜어줘야 하나 아니면 살려야 하나 알 수 없는 상태로 실려나가는 친구들을 보다 보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되겠지.
"...신입생이라서 망념에 대해 모르는 모양인데... 의념을 자꾸 쓰면 망념이라는 게 쌓여. 특히 의념기를 쓰면 더욱 많이. 그리고 망념이 많이 쌓이면?"
와, 하다하다 내가 누구를 가르치는 입장이 될 줄이야. 강찬혁은 의념에 대해 기본적인 것도 잘 모르고 있는 카사를 보고 진지하게 충고해주기로 했다. 강찬혁은 채무자들을 겁줄 때 쓰던 험악한 표정으로 바꾸고,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게이트에서 온 괴물이랑 똑같은 존재가 되고, 가디언들이 네 목 따서 집에다가 전시해두겠다고 이곳저곳에서 달려들어서 죽을 때까지 두들겨팰 거야."
언젠가 누군가가 말했다. 운명은 하늘이 점지해주는 것 이 아닌, 스스로의 행동에 따라 결정되는 것 이라고. 물론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 말을 믿지 않는다. 이곳에 입학하자마자 알았다. 자신이 아무리 남을 돕고 싶은 영웅이 되고 싶어도, 그것은 재능의 여부에 따라 판가름 된다고. 좋은 일이라고 선한 일이라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적으로 허가되진 않는다.
재능이 없다면 선인 조차 될 수 없다. 그렇기에 그냥 소시민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소소하게 남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하니까. 그거면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달래고 그럭저럭 지내기로 했다.
학업에 성실히 임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거면 됐다. 어차피 나 말고 재능이 있는 자는 많으니까.
수업이 끝나고 어김없이, 좋아하는 카페를 찾았다.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게 소소한 사치라고 생각하는 나날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오늘은 사람이 붐볐다. 자리가 하나도 없기에 돌아가려는 찰나. 사장님은 나를 불러 세우며, 합석이라도 괜찮다면 잠깐 물어보고 오겠다고 말하신 다음, 가장 끝 구석 자리에 앉아있는 학생을 향해 다가갔다.
해룡의 피를 타고 난 존재로서 바다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며 조용한 분위기에 사람이 없는 이 카페는 바다의 눈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의레 그렇듯 심호흡을 하고 조심스레 들어가 보니 사장님은 포용력이 대단히 좋은 인물인지라, 뿔이 달린 존재가 문을 열고 들어옴에도 큰 상관을 하지 않고 묵묵히 커피를 주었을 뿐이었다. 그 뒤로 바다는 이 카페를 자주 자주 오게 되었는데
- 동석 괜찮으실지요?
이런 제안은 처음이었는지라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고야 말았다. 카페의 사장이 물러가고 멀리서 다가오는 이는 제 나이 또래와 비슷해 보이는 인물. 백금발에 파란 눈동자를 지닌 소년. 바다는 그에게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어색하게 손을 흔들었다. 너무 깜짝 놀라지는 않아주었으면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 정말, 정말 무례할지도 모르지만... 내 시선은 처음엔 그 뿔로 향했다. 아니 뿔에서 시선을 때지 못했다. 사람의 머리에 뿔이 있다. 이런 존재를 보는게 처음이라 당황했지만, 적어도 예의는 갖춰야했기에 나는 살짝 고갤 숙이며 마저 사장님에게 주문을 끝낸 뒤, 그녀와 마주보는 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사람의 머리에 뿔이 있다.
아니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 침착하게 굴어야지.
" 합석...불편할텐데 승락해줘서 고마워요. "
처음보는 사람과 합석이라면 틀림없이 불편한 상황이겠지.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을 방해했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그녀가 쉬는 동안 방해라도 하지 말아야지 싶은 생각을 하며, 나는 가방에서 책을 꺼내 내려둔 다음. 그녀의 눈치를 보며 커피를 기다렸다.
바다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머리에 달린 뿔 쪽으로 그 시선이 향하는 법이었다. 그리고 두 번 째 보는 사람도. 사실 친해지고 나서도 시선은 종종 뿔로 향하니 이런 관심에는 익숙했지만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정도은 아니었다. 운이 아주 좋게도 합석한 사람은 자신의 관심을 표출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아주 예의 바른 학생이었다.
" 아니에요, 몬스터 같은 사람이랑 합석하게 되시는 쪽이 더 불편하실텐데요. "
그리고는 후드 안주머니에서 작은 명함을 꺼내어 상대에게 전달해주었다. 다음은 명함의 내용이다.
- 몬스터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꺼림직 하시다면 신고하셔도 괜찮습니다. - 뿔은 진짜 뿔입니다. 잡아당기셔도 안 빠집니다. - 이상한 경험을 하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오늘 하루 좋은 일이 있으시길!
명함을 받자마자 예상 외의 반응을 보이는 에릭의 모습에 바다는 손사래를 치며 그를 진정시키려 했다. 하지만 빠르게 고개를 숙이고 손을 뻗는 모습에 되려 이쪽이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어색한 미소를 흘리고 불편한 침묵의 시간을 견디다 어떡해야 눈 앞의 사람이 그냥 편안하게 커피를 마실지 생각을 했다.
" 음, 음, 그러면 커피 한 잔 만 사주시는걸로 어떠세요? "
양심이 찔린다. 아무런 죄도 안 지은 사람에게 금전을 갈취하는 기분이다. 이미 마시고 있는, 아직 따듯하고 계산이 되지 않은 커피가 테이블 위에서 가볍게 파문을 그렸다.
커피 한잔의 합의금. 사장님은 살짝 당황한듯 했지만, 이내 푸른 머리에....뿔이 아니 그만 생각하자. 자꾸 여자애를 볼 때 마다 뿔이 연상된다면, 차라리 통성명을 하자. 그럼 괜찮겠지?
" 그으.. ㅈ..전 에릭이라고 해요. "
서둘러 소녀의 이름을 듣고 뿔에 대한 생각을 지워보려고 하지만, 뿔에 시선이 자꾸 향하고 있었다. 이제는 경계의 레벨이 아닌 호기심의 레벨로 다가가고 있는 이 불안한 생각은, 자꾸 헛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잘 때는 불편하지 않나? 후드티를 입고 있는데...후드 쓸 수 있는건가? 아이템 중에는 헬멧이나 투구같은 것도 있을텐데 그런 경우엔 어떻게 하는가. 설마 뿔에 걸어두면 장착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