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서 안 보인다면 어쩔 수 없지. 그녀가 아젤 공작가를 모르는듯한, 혹은 언급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모습을 보이자 조금은 머쓱해졌다. 아닌 걸까? 그렇다면 공작님께서 내가 이렇게 됐다는 건 아실까? 아우로라가 무릎을 끌어안는 자세로 바꿀 무렵, 공작가에서 온 사람이라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조금 우스운 꼴이지만 맞아요. 비네."
제가 아우로라에요. 이런 모습이면 뭐 어떨까? 공작가의 사람을 만났는데! 그런데 왜 여기 계실까? 아우로라는 어떻게 된 일인지 가늠해보려 했다. 날 찾으려 사람을 푼 건 아닐까? 아니면 어쩌다가 이렇게 잡혀온 걸까? 아니면…
"어…?"
아우로라는 마력이 반응하자 믿을 수 없다는 듯 비네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한 거지? 내가 가진 마력과 다르다. 선천적으로 다루는 법이 다른 건가? 아니면 달리 다룰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걸까? 이런 방법은 처음이었다! 아우로라는 비네를 마주보곤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이종족인 건 둘째치고, 지금 이 마법의 사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눈치였다.
"아, 아니에요. 그런데 어떻게 하신 거예요? 이런 방식의 마법은 학계에서 보고 된 적도 없는데!"
아우로라가 대뜸 다가와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그리고는 자기가 깜짝 놀라선 뒤로 물러나며 멋쩍은지 헛기침을 했다.
"ㅈ, 죄송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그것보다 비네는 어쩌다가 여기 오게 된 건가요?"
역시 구하러 와줬구나! 아니, 나도 잡혔어. 이런 전개는 아니겠지? 아우로라는 비네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 답레 두고 갈게, 하하, 솔로몬주! 내가 바로 판 괴도다! 솔로몬주의 기회를 냉큼 가져갔지!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그러면 나중에 저택에 가서 설명 해달라 할까? 그것보다 돌아가는게 가능하긴 할까? 아우로라는 굳이 그 생각까지는 하지 않기로 했다. 절망스러운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이 지치니까
"뒤통수요? 안 다쳤어요?"
아우로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것보다 예상한 전개가 어느정도 들어맞았구나. 아우로라는 왼쪽 옆머리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머리카락을 잘라서..참 결단있는 행동이다. 나는 조금만 잘려도 온갖 호들갑을 떨 텐데.
"비네 씨는 대단하네요. 짧은 순간에 상황에 어느정도 대처도 하시고.. 그것보다 공작님께서 눈치 채셨다면 다행이겠지만..."
아우로라는 아이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나만 나갈 수는 없어. 어린아이들도 있는데, 혼자 구출되면 무슨 소용인가.
"이렇게 아이들이 많은데, 공작님 홀로 괜찮을까요?"
능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다. 마물을 단신으로 쓸어버리고, 아버지가 늘 욕하던 정치적인 모습도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렇지만 마물과 달리 더 지독하고 잔인한게 인간이니까.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고..."
아우로라가 아랫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차라리 이번에도 참고 혼자 담아둘 걸 그랬나. 그러면 이런 상황은 오지 않았을 텐데. 그렇지만 그랬다면 이런 비윤리적인 일을 알아채지 못했을 거다. 어느쪽이라도 진퇴양난인 마음 속이 마냥 복잡했는지 아우로라가 자기 무릎에 고개를 파묻었다.
/ 새벽에 답레를 던지고 사라지는 나는야 괴도 아우로...쳇 먼저 주는 답레라니! 분하다!! 12월이 되니 묘하게 더 바빠지네. 주말인데 시간이 났으면..하고 있어. ㅠㅠ. 좋은 하루 보내!!
공작님께서 머리카락을 발견하시면 좋을 텐데. 아우로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공작님과 연락을 할 방법에 대해선 어색하게 웃었다. 뭐 시도해 본게 있냐고? 당연히 있다. 아우로라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통신 마법을 시도해보려고 했어요. 그런게 무언가에 막히더라고요. 주변에 결계나 조직과 결탁한 마법사가 있는 것 같아요."
어느쪽이라도 혹시 모를 마법사를 대비했다는 거고, 결계라면 내가 직접 억지로라도 꺨 수 있지만 주변의 아이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아우로라는 파묻었던 고개에서 눈만 살짝 들어 비네를 바라보았다. 항상 좋은 일이 있기는 어렵다. 맞는 말이다. 좋은 일만 가득하면 참 좋을 텐데, 세상은 너무나도 야속하다. 아우로라가 힘없이 미소를 지었다.
"비네 씨의 말이 옳아요.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일을 하면 될 거고...그래서 저는 여기 있는 모든 아이들을 꺼내주고 싶어요."
그런데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을 줄은 몰랐네요. 아우로라가 덧붙였다. 마법은 모종의 이유로 막혀있지, 아이들이 언제 끌려나갈지 모르지, 공작님이 오고 계시는지는 불확실하지. 아무것도 모르고 홍차나 마시던 후작 영애의 삶이 뒤틀린 이후로는 모른척 하기도 힘들다. 발벗고 나서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할까? 아우로라가 말 없이 비네만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비네?"
// 이제야 시간이 나네...갱신하고 갈게. 확진자가 대체 얼마나 쏟아지는 건지 모르겠다. 이젠 한 발자국 나가기가 두렵다는걸 농담으로도 쓸 수 없게 됐어...한 발자국은 커녕 고립하는게 제일 안전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솔로몬주 부디 조심하길 바라..!!
통신 마법을 시도햇지만 무언가에 막혔다는 아우로라의 말에 비네는 흥미로운 듯 고갤 살짝 기울였다. 결계? 인신매매단과 결탁한 마법사의 존재? 어쨌든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마법을 미리 준비해 놓았다는 건 쉽게 끝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건지 그녀는 허공에 떠 있는 불빛을 빤히 쳐다보았다.
" 뭐어, 마탑을 탐탁잖게 여기는 마법사들도 있으니까요. 아니면 제국의 마법사가 아닐 가능성도 있겠죠. "
그렇게 이야기하던 비네는, 자신의 말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하며 이 곳에 갇혀 있는 이들을 전부 꺼내주고 싶다고 아우로라가 말하자 의외라는 듯 그녀에게 시선을 두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서로의 눈을 마주보는 상황에서 잠시간 유지되던 침묵을, 도와줄 수 있겠냐며 아우로라가 깨트린다.
"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거라면 도와드려야죠. "
그런 아우로라에게 웃어보이며 어깨를 으쓱인 비네는 뭘 도와주면 좋을지 기다리는 듯 아우로라를 쳐다보았다. 맥락상 통신 마법 관련해서 도움이 필요한 것 같은데.
" 통신 마법을 시도해 보셨다고 했죠? 마법진은 그리셨나요? "
//그러게, 정말로 확진자가 엄청 늘어난 것도 있고... 게다가 여기는 눈이 펑펑 오고 있어...!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따뜻했는데 눈이 계속 내리고 있어서 그런가 점점 추워지는 거 같아, 집 안에 있는데도 쌀쌀하네ㅠ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해!
쉽게 끝날리가. 그랬다면 지금까지 인신매매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우로라는 긴 머리카락의 끝자락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은색 머리카락이 어두운 공간 안의 유일한 빛으로 반들거렸다.
"제국의 마법사가 아니면 조금 더 고전하겠네요."
말이 안 통할 가능성도 높고, 제국 외의 사람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아우로라는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기로 했다. 아이들도 있고, 인신매매는 어느 나라에서나 중대한 범죄니까 잘 풀릴지도 모르니까.
아우로라는 눈을 마주치고는 곱게 접어 웃었다. 도와준다니 감사해요. 그렇게 답하고나서 아우로라는 마법진 이야기에 소년쪽을 한 번 쳐다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볏짚을 치우려 했다.
"네. 들킬까봐 쌓인 먼지로 그리긴 했지만...일단 남아있어요. 안 보이는 곳에 피로 그렸어야 했을까요..."
// 12월은 바쁜 달이야. 정말 바쁜 달이야...ㅠㅠ 답레가 너무 늦어서 미안해. 언질이라도 줬어야 했는데 시간이 도통 나지를 않았어. 분명 며칠 전까지는 춥기만 했는데 겨울이라고 눈도 내려주고..날씨가 참 그렇네. ㅋㅋ. 날씨 추우니까 더 밀폐되기도 하고. 그러니까 항상 조심해!
제국의 마법사가 아니라 다른 곳의 마법사라면 고전할 것 같다는 아우로라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는 비네는 잠시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제국 내에서의 인신매매는 불법이고, 다른 국가들에서도 인신매매를 대놓고 했다가는 사회적으로 공격받을 가능성인 높으니 보통 이런 일은 아주 조심스럽게 하거나 아예 손을 뗄 텐데. 아무리 변경이라고 해도 이렇게 아이들을 마구 잡아들이는 게 어떻게 가능하지?
" 노예상은 돈이 된다고들 하죠, 딱 느낌이 뒤에 뭔가 있는 거 같은데~ "
그게 누군지 상당히 중요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우로라와 소년이 볏짚을 치우자 모습을 드러내는 마법진의 흔적을 쳐다본다. 들킬까 봐 먼지로 그려서 어느 정도 지워졌다는 말과 함께 따로 피를 썼어야 했을까 하며 묻는 그녀에게 고갤 저었다.
" 다른 도구가 있는데 굳이 피를 낼 필요는 없죠, 그리고 피는 냄새가 나잖아요? 보니까 이종족도 있는 것 같은데. "
피냄새에 민감한 녀석들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한 비네는 마법진을 보다가 잠시 시선을 돌려 주변을 살폈다.
" 통신 마법에 대응할 준비를 해놓은 거 같으니 이쪽에서도 신경을 좀 써야겠네요. "
통신 마법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지만 기존에 미리 작업을 해 놓은 게 아니라면 천천히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통신 가능자를 찾는 식일 터, 탐지 마법과 함께 운용되는 셈인데 이 경우에는 아마 탐지 수순부터 막아놓은 모양이었다.
" 노력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직접 마법이 통할 길을 골라야겠는데요. "
//갱신할게! 아냐 괜찮아, 바쁘다고 미리 이야기했었잖아? 그게 미리 언질해 준 거지 뭐!
뒤에 뭔가 있는 것 같다는 말에 아우로라는 동의하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라고 해도 인신매매는 드물어진 추세다. 거기다가 아이들을 사서, 대체 어디에 쓰는 걸까. 그 뒤를 캤다간 거대한 무언가를 마주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뭔가 이상해요."
그렇지만 굳이 이야기 하지는 않았다. 이상한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거고, 서로 암묵적으로 말하지 않는 것일 뿐이니까. 마법진의 흔적을 본 아우로라는 괜히 볏짚을 만지작거렸다. 피냄새를 맡는 이종족이 있을 수도 있다. 아우로라는 그 말에 슬쩍 눈을 굴렸다. 마법사에, 이종족, 거기다 인간까지. 이렇게 규모가 있는 인신매매단이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고?
"탐지도 막았고, 통할 길을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크롤이 있긴 해도 여기서는 도저히 통하지 않을 것 같아요."
스크롤에 대한 결계도 만들었을 테고. 아우로라는 고민하듯 애꿎은 마법진만 빤히 노려보았다. 길을 고르려면 최대한 마력이 새어나가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할 텐데. 그럴 매개체를 어디서 찾지? 마나가 정말 순수해서 길이 될 사람도 주변에 없을 건데.
// 늦어서 미안해. 잠깐 현생 일이 심하게 닥쳐와서...좀 정신이랑 이것저것 수습하느라 들어오지 못했네. 새해 복 많이 받아! 벌써 새해야. 예전엔 새해가 특별한 날이었는데, 이젠 아무것도 아니라 하루가 지난 것 뿐이란걸 깨닫게 되네.... 으으, 혼자 맞는 1월이라니 외롭다 외로워! 날씨도 춥고 바깥도 위험하니까 조심해야해, 알겠지?
솔직히 좋아하는 건 아닌데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라고 이야기하는 비네의 눈이 반짝 빛을 낸 듯한 느낌이다. 그러니까... 라면서 잠시 고민하는 듯하던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 사전작업을 해 놨다고는 해도, 한 사람이 이 정도로 정교한 대비를 해 놓지는 못했을 거에요, 마탑의 정식 마법사거나 황실 사제에 준하는 실력이 아니라면 말이죠. "
제가 좀 특이하긴 해도 그 정도의 마법사들을 만나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 아마 그 정도는 아닐 거 같아요,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게 확실하겠지만 한 사람의 마력만 있는 게 아닌 걸로 느껴지거든요. "
그렇다면 분명 틈은 있을 거라면서 아우로라를 쳐다보는 비네.
" 아가씨는 알고 계시죠? 둘 이상의 마법사가 쓰는 마법에는 조화가 중요하다는 걸. "
//얍 답레! 어서 와 아우로라주! 기다리고 있었어! 1일에는 아무래도 새해 첫날이다 보니까 가족들이랑 보내느라 미처 레스를 못 봤었네. 으음 확실히 작년에 비해선 조용한 시작이긴 하지만 점점 나아질 거야! 혼자라 외롭다니 안타깝다ㅜㅜ 가족이랑 함께 지내면 좀 낫지 않을까 싶네... 응, 아우로라주도 춥지 않게 잘 갖춰입어!
수작업! 너무 편하게 산 대가일까? 수작업이란 말에 벌써부터 머리가 아팠다. 아우로라는 마력을 이용해 불빛을 만든 것과 아이들의 표정을 순차적으로 떠올리고는 할 수 있겠거니 다짐한다. 안 되더라도 해야한다. 아카데미나 집에서 그랬던 것 처럼.
"대단해요. 정교한 작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아까도 생각했지만, 비네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혼자서라면 이정도 생각까지 미치지는 못했을 건데. 과연 정식 마법사나 황실 사제에 준하는 실력인 사람이 있을까? 그럴리가. 그런 사람들은 누구라도 눈에 불을 켜고 찾는다. 대우가 좋은 정식 일보다 이런 일을 거들리도 당연히 없을 것이다. 한 사람의 마력만 있는게 아니라면.
"조화를 무너뜨릴 생각...이신가요?"
아우로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둘 이상의 마법사가 쓰는 마법에는 조화가 중요하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마법사가 여럿 있어도 틈이 생기면 무용지물이다. 그렇다면 그 틈을 어찌저찌 파고들어 무너뜨릴 생각일까? 자연스럽게 벌어진 틈을 타 통신 마법을 걸 생각일까?
"너무 무모한가요..?"
아우로라는 수줍게 웃었다. 너무 공격적인 방안이었을까?
// 갱신하고 갈게. 대체 얼마만에 답레를 잇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가족들이랑 함께 있다가 오기는 했어. 물론 지금은 다시 돌아와서 일하는 중이지만. ㅜㅜ...일이 너무 많다! 쉬고는 싶은데 성격이 급해서인지 다음 일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하다보니까 결국 틈이 없어져버렸어. 지금은 그래도 조금 여유를 찾긴 했는데..언제 또 이런 여유가 생길지는 모르겠네.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가 되길 바라, 솔로몬주!
금요일에 답레를 올렸었으니 지금은 주말을 보내고 있겠지, 잘 보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이것저것 하다 보니까 가끔씩 확인하는 거 말고는 뭐라고 쓸 시간도 없더라, 머리만 대면 잠들어버린다니까... 날씨가 요 며칠간 따뜻하다 싶더니 또 갑자기 추워지네, 그래도 얼마 전이랑 비교하면 온화한 편이긴 하지만 갑작스럽게 날씨가 바뀌는 거 때문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
할 가치를 못 느낀다. 아우로라는 새삼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 보았다. 그동안 스크롤이나 그런 것 때문에 너무 편하게 살긴 했지. 마법을 필요 이상으로 쓸 필요도 없었고...수줍게 웃으면서도 반성하게 됐다.
"한 번에 무너지면 좋겠지만, 상대가 어떤지 모르죠.."
마법으로 맞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생기면 좋겠지만, 아직도 그때의 전투에서 남은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공격적인 마법이 불안정하기도 하고. 아우로라는 한참을 고민하다 지푸라기 하나를 집어들며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렇지. 저 작은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고. 아우로라는 지푸라기를 만지작거리다 비네를 향해 시선을 옮기곤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무너뜨린다는 거요. 물리적인 방법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론적인거긴 하지만.."
아우로라가 손가락을 꼼질댔다. 지푸라기가 손가락에 배배 꼬이는 것에 시선을 집중했다.
"틈에 마력이랑 주문을 넣어서 식을 아예 다른 걸로 바꿔치기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무너뜨리는 거잖아요."
문제는 이게 되냐인데...
// 날씨가 너무 춥다. 나도 머리만 대면 잠들어버리더라고...ㅠㅠ 점점 익숙해져서 여유도 생기고 바쁜게 줄어들고 있긴 한데, 여전히 몸은 적응이 안 됐나봐. 이렇게나 늦는데 계속 이어줘서 고마워. 항상 좋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솔로몬주도 감기 조심해!
"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상대 숫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단순히 잡혀 있는 걸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아요. "
방해 공작을 하고 있는 마법사들은 아마도 자신들이 잡아온 이들 중 마법 사용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 바깥에서부터 자신들의 은신처를 찾아내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인 모양인데... 그렇다면 내부에서 마법을 무너뜨릴 수는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그녀가 이야기했듯이 마법을 무너뜨리는 것이 바로 탈출, 혹은 적대자들의 소탕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것, 오히려 금방 제압당하고 다른 시도까지 제한당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마법식을 바꿔치자고요? 해볼 수는 있겠지만... "
말끝을 잠시 흐리던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어갔다.
" 들키지 않고 식을 바꿀 수 있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아요. "
언제까지 계속 고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이렇게 여기 잡혀 있는 시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중간에 다른 곳으로 팔려나가게 될지 알 수 없다며 덧붙이는 비네의 표정은 의외로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
//갱신하고 갈게, 이틀이나 지나서 답레를 남기네, 계속 저녁때 확인하고 쓰려고 했는데 아예 컴퓨터 앞에 앉지를 못했었어ㅠㅠ 날씨가 또 더웠다 추웠다 오락가락하네, 일단 대체로 따뜻해진 것 같기는 한데 오늘은 또 바람이 많이 불고 말이지...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 나도 조심하고 있어!
잡혀만 있는걸로 끝나면 좋을 텐데, 이런 인신매매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이 과연 그것만 해줄지 의문이다. 아우로라는 통신 마법을 실행했을 때의 느낌을 되짚어보았다.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나가는 마력을 차단했나? 아니면 바깥에서 안으로? 아마 바깥에서 안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부에 마법을 쓸 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겠지?
"바꿀 수 있을 거예요."
아우로라가 짐짓 단호하게 말했다. 사실 확신은 서지 않지만, 확신을 실제로 만들어버리면 되니까. 안일하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자신감을 높이고 용감해져야 할 때도 있다. 아우로라가 결심을 굳히곤 아이들을 잠시 바라보곤 미소를 지었다. 꼭 나가게 해줄게.
그 녀석을 데려가신 게 좋은 선택이었을지... 하고 들리던 목소리는, 대화 상대의 반응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건지 말을 채 마치지 못한 채 멈추었다.
" 언제부터 내 결정에 그리 관심이 많았지? "
불편한 기색이 감도는 어투에, 잠시 걱정을 표했던 이는 답이 없었다. 드르륵, 하고 커튼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깜깜하던 실내에 빛이 들어오고,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비추었다.
" 아예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기다리는 게 상책이다, 아니면... 내가 그 일대를 뒤집어 엎기를 바라느냐? "
" 그건...아닙니다. 죄송합니다. "
창 바깥을 내다보는 이의 머리카락이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고, 그가 몸을 돌리자 긴 머리카락이 그의 몸이 도는 대로 흔들리며 물결친다. 이윽고 그의 에메랄드빛 눈이 향하는 곳에는 사자 갈기처럼 풍성한 수염을 가지고 있는 노인이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 그렇다면 믿고 기다리도록 하자, 용건이 끝났다면 가 봐라. "
그 시각, 상황을 파훼할 수 있다며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아우로라의 모습을 비네는 말 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포기는 커녕 계속해서 방법을 고민하는 모습이라... 비록 비네 자신이 그녀에게 어느 정도 조언?이라고 해야 할까 어느 정도 도움을 주었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확실히 보통 귀족 자제랑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푸라기... 지금은 더 나은 대안이 딱히 없긴 하겠네요. 지푸라기가 잔뜩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거 같아요. "
생명력이 없으니 마력이 오래 머물기는 어려울 터, 다행스럽게도 헛간처럼 쓰는 공간이라 그런지 온통 널린 게 지푸라기였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까? 지푸라기를 꼬아서 끈을 만드는 게 나으려나.
" 그렇다면 저는 벽에 살짝 구멍을 낼게요, 저희가 있는 공간에 결계가 쳐져 있는 게 아니라 바깥쪽에 쳐져 있을 테니까 틈을 대강 확인하려면 바깥을 봐야 하거든요. "
//갱신할게! 아무래도 2월 시작한지 얼마 안 됐다 보니까 많이 바빴을 거 같아, 또 다음주에는 설 연휴잖아, 아마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많이 모이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바쁠 수도 있으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해줘! 나도 무리하지 않으려다 보니까 답레가 좀 늦었네 ㅎㅎ;
화관처럼 엮은 지푸라기에 약간의 마나를 불어넣자 잠깐 반짝이나 싶더니 금세 식어버렸다. 많은 마나를 불어넣으면 조금 길게는 유지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아우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부탁드릴게요."
그동안 지푸라기를 엮어 매개체가 되기 가장 쉬운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생명력이 있어야 오래 머무는 법. 이미 바삭바삭해진 지푸라기로는 한계가 있으나 유지를 조금 더 길게 시키는 방법도 있다. 최대한 꺾어 마나가 빠져나가는 시간을 늦추는 것.
무언가를 엮어 만든다.
사교계의 원활한 활동을 위하 온갖 자수요, 뜨개질이요, 심지어 실로 만든 장신구까지 섭렵했던 아우로라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장기였다.
"비네, 이정도면 괜찮겠죠?"
지푸라기는 고사리 같은 작은 손에서 금세 형태를 잡기 시작했다. 아직 휴지를 뭉친 것처럼 조그맣게 뭉쳐진 수준이었지만, 이 속도라면 야구공 크기로 하나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설 연휴야!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아. 솔로몬주! 나는 자가격리 기간이 되어버렸네...내가 방역을 지켜도 남이 안지켜서 피해를 본다는 사실이 참 쓰다. 집합금지니 다들 안 모였으면 하는데 그럴리는 없겠지...더 큰 확진이 없었으면 좋겠어. ㅜㅜ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보내!
식을 살짝 손본 뒤부터는 평상시 하던 대로 통신 마법을 쓰면 되겠죠, 평소랑 매개체가 달라졌다는 점 정도가 다를 뿐이라면서 비네는 구멍에서 조금 물러났다. 빛이 점점이 들어오는 다른 구멍과 달리 꽤 환하게 들어올 만큼 커진 구멍, 이윽고 준비가 다 끝났다는 아우로라의 목소리에 비네는 손을 내밀었다.
" 그럼 이제 주세...응? 왜 그러세요 아가씨? "
지푸라기 공을 받기 위해 손을 내밀던 비네는 어쩐지 아우로라의 기분이 이상한 것 같았는지 고갤 살짝 갸웃하며 묻는다. 그러나 그보다는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인지 만약 아우로라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답한다면 그녀 역시 더 이상 캐묻지는 않을 모양이었다.
" 무슨 말을 할지도 미리 생각해 두세요, 혹시 들킬 때를 대비해서 말이죠. "
// 나도 답레가 너무 늦었따 미안ㅠㅠㅠㅠㅠ 이것저것 시작할 때라 그런가 엄청 바빴어, 적응하고 그러는 데만 해도 진이 쭉쭉 빠지더라고... 날씨가 물론 전보다는 따뜻해졌지만 방심하기에는 쌀쌀한 편이니까 꼭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
매개체가 달라졌을 뿐이지 식을 바꾸면 평소랑 다를 바가 없겠다. 아우로라는 구멍의 빛을 빤히 바라보았다. 결연한 표정으로 마주한 빛은 꽤 환했다. 벌써부터 눈이 빛에 약해져서, 적응하는 것에 아주 잠깐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하는 괜한 걱정도 밀려왔다.
하지만 역시...
"아, 아..그, 여기. 여기요.."
지푸라기 공을 건네며 아우로라는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다. 그렇지만 비네의 말에, 빛에 비치는 뺨이 빨갛게 물들어버리고 결국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안 들켰으면 좋겠는데..말이죠..그, 그러니까 빨리..해버리자고요!"
눈을 꼭 감아버리며 아우로라가 바짝 몸을 세웠다. 결연한 표정은 어디로 갔는지, 이렇게 무너져야 쓰겠냐만은...
// 괜찮아, 괜찮아! 우리 둘 다 느긋하게 써가자구! 이제 새학기 시작이라 학생이고 직장인이고 모두 바쁠 때니까. 적응이 빨리 됐음 좋겠네, 별 일 없으면 더더욱 좋구..일교차가 크더라구. 응응. 코트로 버텨야 할 지 아니면 패딩을 조금 더 꺼내둘 지 고민이 많이 되는 날씨야. 나는 지금 바짝 곤두세우고 감기가 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으니까, 솔로몬주도 감기 조심해!
들켜도 좋으니까 포기하지 않길 바랐다. 아우로라는 잠깐 뒤로 돌아 아이가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빠져나가고 싶다는 욕망도 있지만 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다. 들킨다고 해도 이미 다른 마나가 들어간 마법진이 온전히 제 기능을 할 확률도 낮았다. 바꿔치기가 조금 더 빠르면 된다. 할 수 있다.
"…그럼, 시작할게요."
그리고 아우로라는 눈을 꾹 감고 몸 안의 마나에 집중했다. 지푸라기 공에 담았던 마나도 같이 공명했고, 마른 풀이 내는 바삭한 소리가 사라지자 바로 마나의 흐름을 붙잡았다. 그러자 아우로라도 스노우디아 가문의 사람이 맞다는 걸 증명하듯 머리카락이 끝에서부터 은은한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 이게 뭐야? - 지푸라기로 만든 공이잖냐, 멍청아. - 그게 아니라, 누가 이런 걸 가지고 놀아. 이게 왜 여깄냐고 물은 거잖아. - …안의 녀석들이 장난친 거 아냐?
그리고 그 순간, 아우로라는 한 손을 꽉 쥐며 통신마법을 발동 시켰다. 공작님께 닿았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가득 담아.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지푸라기 공이 굴러 지나간 자리에는 잠깐이지만 마나의 흔적이 남았다. 본래라면 이런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마나를 이어나갈 수 있었겠지만 그래서는 안에서부터 마법진에 간섭하기 전에 들키고 만다. 아무튼 그렇게 희미하게 남아 있는 흔적을 이어 가려는 듯, 아우로라의 머리카락 끝에서부터 감도는 은은한 빛을 비네는 눈에 담았다.
아차,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잠시 아우로라를 쳐다보고 있던 비네는 정신을 차리고 아우로라의 마법을 보조하기 시작했다. 그녀 스스로는 마나를 사용할 수 없으니, 누가 보조하고 있다는 느낌조차도 상대는 알 수 없을 터, 그야말로 이런 일에 적격인 셈이다.
그렇게 뻗어 나간 마나의 길이 차단 마법의 경계에 닿는 순간. 아우로라의 주도 하에 비네가(아우로라가 적극적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록 들킬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마법의 식을 조금씩 바꿔 틈을 만들었다.
듣고 있다는 말에 돌아오는 답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였다. 통신 마법이 약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으나 띄엄띄엄 들려오는 목소리를 그는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이 상황을 놓치고 싶지 않은 건지 아우로라 역시 아우로라는 텀을 길게 두지 않고 계속해서 또박또박 이야기하고 있었다. 또 사고를 쳐버려서 죄송하다. 여기에 자신 말고 다른 아이들도 같이 있다. 그리고...
'...무서워요..도와주세요......'
누가 들어도 진심인 게 분명한 그 목소리로 표현된 말을 들은 그는 잠시 침묵했다. 바로 답을 해줘야겠지만 어쩐지 입이 바로 떨어지지 않았다,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고민되었던 탓일까? 그렇긴 해도 시간을 너무 끌다간 상대방이 불안해할 것이 분명했기에 최대한 빨리 입을 열어 목소리를 내 본다.
" 걱정 마시오, 곧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 테니. "
희미하긴 하지만 통신이 닿았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위치를 파악할 여지가 있다는 것. 비록 정확한 위치까지 특정하기는 어려울지라도 어느 정도로 특정할 가능성이 있었다.
" 일단 진정하고 어떤 상황인지 이야기를 해 주시오, 통신 마법은 얼마나 유지할 수 있겠소? "
만약 납치,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놈들에게 붙잡힌 거라면 위치를 정확히 특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혹여 완전소탕에 실패하거나, 헛걸음을 한다면 그대로 영영 마주칠 수 없게 될지 모른다. 아예 다른 나라로 떠 버릴 가능성도 있으니까, 하고 생각하며 그는 답을 기다렸다.
//답레가 너무 빨라서 못 봤었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요 며칠 쌀쌀하네...이렇게 쌀쌀할 줄 모르고 얇게 입었다가 감기걸릴 뻔 했어, 몸이 으슬으슬했는데 따뜻하게 하니까 금방 나아지더라구...아우로라주도 각별히 조심해!
통신 마법이 끊긴 걸까? 아우로라는 불안한 눈치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마법이 닿지 않는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다행히 솔로몬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곧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에 아우로라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아우로라는 아까보단 조금 침착한 목소리로 상황을 보고하려 했다.
"아직 어린아이들이 많아요. 그리고 결계가 있어요. 둘 이상의 마법사가 관여한 것 같아요. 유지는 잘 모르겠어요. 들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는, 아무리 많게 잡아도 5분을 넘기지 못할 거예요."
아우로라는 잠깐 이전의 기억을 더듬었다. 정신을 잃기 전은 별 다를게 없었다. 아니, 아니야. 그 카드! 많은 것이 바뀔거라던 그 노인! 빠르게 기억을 더듬던 아우로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비네를 한 번 쳐다보았다.
"ㅇ, 외부에서, 여기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
연락이 닿지 않았더라먼 할 수 없었을 시도. 아우로라는 입술을 꾹 다물다 떼었다.
"주술사에게 카드를 받았어요. 점술가인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까. 주술을 쓸 때 쓰는 도구가 있었어요. ㅇ, 여기에 받았던 카드가 남아있다면 아마 주술의 흔적으로나마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바보. 바보! 진짜 그 카드가 말한 대로였다. 난 바보야. 아우로라는 고개를 픽 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소리가 들릴까 싶어 다른곳의 눈치를 보면서 할 말은 다 했으니 준바보라고 해야할 지.
// 갱신할게! 감기? 순간 걱정했는데 다행이다..나도 지금은 저녁에 따뜻하게 담요도 두르고 그러는 중이야! ㅎㅎ. 곧 3월이 지나가고 4월이 되는데 아직도 이렇게 춥다니..좀 걱정이긴 하지만. 맞다. 벚꽃이 정말 예쁘게 폈어. 밖을 나갔다가 너무 꽃이 예쁘게 펴서 봄날이란게 실감이 되더라. 막상 꽃놀이를 갈 수 없는 시국이지만...:( 어서 꽃놀이도 맘놓고 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 오늘 하루도 행복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