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4314> [1:1] 이방인 :: 750

◆QuMdEQJ6Kc

2020-11-27 14:16:18 - 2021-11-16 20:00:54

0 ◆QuMdEQJ6Kc (/Kr4cbM/Pk)

2020-11-27 (불탄다..!) 14:16:18

내가 태어나던 순간을 떠올리려니 상당히 힘드오. 그 당시의 모든 사건들은 혼란스럽고 불분명하오. 기묘한 여러 감각들이 일시에 나를 사로잡았소. 그런 까닭에 나는 동시에 보고 느끼고 듣고 냄새맡았소. 사실,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다양한 감각 작용을 구분할 줄 알게 되었소. 조금씩 더 강렬해지는 빛이 신경을 압박해서 눈을 감아야 했던 기억이 떠오르오. 그렇게 눈을 감자 어둠이 몰려왔고, 나는 불안감에 사로잡혔소.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 눈을 떴고, 그때 내게 빛이 쏟아졌던 거였소.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中


>>1 벨리타 릭먼 Belita Rickman
>>2 클리프 Cliff

190 클리프 (zNnF5KTajY)

2020-12-25 (불탄다..!) 23:24:35

집에 돌아왔으나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깊은 숲속 외로이 있던 집이라 원래도 따뜻한 정감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지만, 지금은 더욱이 쓸쓸한 분위기가 배가 된 것 같았다. 사람 하나 안 보인다고 이러다니. 클리프는 선물 상자를 소중히 든 채로 벨리타를 찾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름을 크게 불러본다는 방법도 있었지만 혹시나 적막이 돌아올까 염려되어 직접 찾아 나서는 방법을 택했다. 적막. 부름 뒤에 오는 적막은...... 역시 좋아하지 않았다.

클리프는 열심히 걸어 다니다가도 슬며시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턱 턱 멈추고는 했다. 이유는 없었다. 다행히도 멈추는 시간은 짧은 틈이었기에 저택 전부를 돌아보는 것에 차질을 주지는 않았다. 다만 클리프는 가끔 이상행동을 보였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있지 않을 만한 곳을, 벨리타라면 더더욱 있지 않을 만한 곳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예를 들어 벽장 안. 침대 밑. 등등 괴물이나 유령이 산다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곳을 평범한 장소보다 오래 보고 오래 생각했다.

십 분 이상은 흘렀을까, 그제야 이곳에는 사람이 없다고 클리프가 인정했다. 크게 난 창으로 보이는 하옇게 변한 숲이 클리프의 시선을 빼앗았다. 침엽수 사이로 짐승이나 사람, 또는 괴물이 튀어나올 것 같은 경치였다. 명미했다. 그녀는 이런 경치를 좋아할까?

물처럼 흐르던 시간이 잠잠해진 후 클리프의 손에는 와인 하나가 들려있었다. 몇 시간 뒤면 크리스마스니, 날과 어울리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었던 건지 선물 못지않게 소중한 보물처럼 와인을 옆구리에 끼웠다. 그대로 문 근처의 벽으로 쭉 향했다. 벽에 기대어 앉아서는 선물과 와인을 만지작거렸다. 놈의 머리 위 오른편에는 아까 적당히 영탄하던 경치의 창문도 있었다. 귀가를 기다리기엔 괜찮은 위치라고 클리프가 생각하며 조용히 미소지었다. 새카만 눈이 졸음에 진 것은 언제인지, 정확한 때를 알 수가 없었다.

191 클리프주 ◆oSnT.Ehang (zNnF5KTajY)

2020-12-25 (불탄다..!) 23:25:12

와 25일에 남기긴 남겼다🎄✨ 오예!

192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nUqAyJzYkA)

2020-12-26 (파란날) 01:27:57

선물만 사서 돌아가려 했던 벨리타는 애초에 마음먹었던 바와는 달리, 꽤 오래 시내를 돌아다녔다. 막 가게를 나온 직후 성탄절부터 연초까지는 주문한 물건을 빠르게 받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매해 있는 일이니 식자재나 생필품은 넉넉히 구비해 두었지만, 작은 소모품들까지 챙기기엔 어려웠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물건을 샀다가는 돌아가는 길에 곤란해질 테니, 최소한의 것만 살 생각이었다. 수도로 보낼 편지를 쓸 때 필요한 물건 같은 것말이다. 벨리타가 평범한 검정 잉크와 밋밋한 편지지를 골라 주인에게 내밀었다. 사실 골랐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주인이 간단한 셈을 거쳐 가격을 말했으니 이젠 벨리타가 돈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설 차례였다. 모든 일은 누군가 미리 짜놓은 연극처럼 매끄럽고 빠르게 지나갈 예정이었다. 벨리타가 주인 뒤쪽의 스노우볼에 시선을 빼앗기지만 않았다면.
벨리타는 결국 그 스노우볼까지 사고 말았다. 물건이 담긴 종이봉투를 안고 가게를 나선 벨리타가 봉투 안쪽을 뒤적여 스노우볼을 꺼냈다. 빨간 지붕의 집 앞에 눈사람이 서 있는 모형. 작게 흔들자 위로 눈송이 같은 반짝이가 쏟아져 내렸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한 번 쳐다본 벨리타가 다시 스노우볼을 넣었다. 더 미적여서 좋을 게 없었다. 곧 상점들이 문을 닫고, 거리의 조명이 꺼지고 나면 이곳에서 별 같은 걸 기대하긴 어려워질 테니까.

집 앞에 도착해 문을 열기 전, 벨리타는 익숙한 적막을 먼저 떠올렸다. 다시 클리프가 사라졌더라도 놀라지 말 것. 혹시 또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벨리타는 스노우볼에 눈길을 빼앗겼던 것처럼 잠이 든 클리프를 바라보았다. 한참을 조용히 서서 그를 바라보던 벨리타가 테이블로 향했다. 안고 있던 봉투를 내려놓고, 그 안에서 클리프의 선물을 꺼내 올려놓는 순간 벨리타의 얼굴에 묘한 표정이 깃들었다. 그건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정말 이상한 표정이었다.
그 이상한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잠깐 사이 그녀로부터 휘발되었다. 결국 벨리타는 평소의 그—피로와 무미건조함 사이에 있는— 얼굴을 하고 다시 클리프 앞에 섰다. 무릎을 굽힌 벨리타가 잠시 망설이다 조심스레 그의 어깨를 짚었다.

"…클리프, 일어나."

나지막한 목소리였다. 트리에 둘러놓은 작은 조명이 짧게 점멸하길 반복했다.

193 벨리타주 ◆QuMdEQJ6Kc (nUqAyJzYkA)

2020-12-26 (파란날) 01:29:12

저의 느림에 비록 25일은 지나버렸지만, 둘의 성탄절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꿋꿋)

194 벨리타주 ◆QuMdEQJ6Kc (nUqAyJzYkA)

2020-12-26 (파란날) 01:58:40

흐어어ㅓㅓ억 맞다! 마지막에 트리는 보통 크리스마스 당일 전부터 두니까 꾸미는 일상은 못했어도 결과물은 두고 싶다는 마음으로 추가했어요. 말씀 드린다는 걸 깜빡했네요 🥲
꾸밈여부(?)에 대해 쓸 일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없는 게 나을 것 같으면 과감히 삭제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때엔 제 마지막 한 문장도 없는 걸로만 해주셔요...! 🙏

195 클리프주 ◆oSnT.Ehang (IcwXDGz/ME)

2020-12-26 (파란날) 21:51:49

앗 확실히 트리는 전날에 꾸미지 👍 좋아 좋아!!! 트리 관련은 나도 자유롭게 할게!!!! 답레는 천천히 가지구 올게🥰좋은밤!

196 클리프주 ◆oSnT.Ehang (IcwXDGz/ME)

2020-12-26 (파란날) 22:08:37

(꿋꿋2..)

197 클리프—벨리타 (IcwXDGz/ME)

2020-12-26 (파란날) 22:49:28

어깨에서 느껴진 손길보다는 귓가에 조용히 울리던 나지막한 목소리가 잠긴 눈꺼풀을 여는 데 한몫했다. 어찌나 깊게 잔 건지 처음 눈을 떴을 때는 시큰거리는 통증이 함께했고 두 번째로 눈을 떴을 때는 사방 분간이 어려워 수십 번은 감았다 뜨기를 반복했다. 무심결에 놓아버린 와인은 데굴데굴 굴렀다. 하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정신을 차린 뒤에는 이미 모든 신경이 상대방에게 쏠리고 모였으므로.

“아.”

참으로 얼빠진 말이 아닐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클리프의 머릿속은 조금 난잡했다. 벨리타가 지금 무슨 표정인지 알아내야 한다는 것에 필사적인 것부터 시작해 그녀에게 줄 선물상자의 리본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까지. 다채롭지만 공통부분이 있는 생각들이 줄을 이룬 난잡한 머릿속은 삐걱대며 굴러갔다. 결국 최종적으로 나온 행동은 선물을 건네는 것이었다. 클리프는 반사적으로 선물을 든 쪽의 팔을 곧게 뻗었다.

분명 무슨 말도 덧붙이려 했지만, 트리에 걸린 조명이 계속 깜빡여 클리프가 하려던 말을 삼켰기에 열렸던 입은 천천히 다물어졌다.

198 벨리타주 ◆QuMdEQJ6Kc (BeNtxLdgB.)

2020-12-27 (내일 월요일) 15:35:08

크리스마스 연말까지 연장되나요...? 🥲 저도 오늘은 천천히 이어둘게요 ㅋㅋ큐ㅠㅠㅠㅠ 편안한 일요일 보내세요!

199 벨리타주 ◆QuMdEQJ6Kc (BeNtxLdgB.)

2020-12-27 (내일 월요일) 15:35:22

(세 번째 꿋꿋)

200 클리프주 ◆oSnT.Ehang (locLM/6uEM)

2020-12-27 (내일 월요일) 20:31:42

꿋꿋...........!) 🥲🥲 벨리타주도 편안한 일요일 보냈으면 좋겠다 밥 잘 챙겨먹구,, 🍚
뭔가 가끔 하는 생각이지만 일대일 하는 참치들끼리 합의를 해서 서로의 캐가 만나면 재밌을 것 같어.. 할 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캐릭터끼리 손 꼭 잡고 만나는 기분이라 넘 기엽잖아..

201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BeNtxLdgB.)

2020-12-27 (내일 월요일) 23:20:23

벨리타는 클리프가 눈을 뜨자마자 어깨를 짚었던 손을 떼어냈다. 꽤나 깊게 잠들었었는지, 여러 차례 눈을 깜빡이는 모습을 잠자코 보고 있었다. 옆으로 무언가 굴러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벨리타가 무심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손을 뻗었다. 들고 보니 와인 병이었다. 다시 클리프를 보았을 때, 그는 완전히 잠에서 깬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무언가를 건네고 있었다. 선물을 사러 가겠다고 말하고 나갔으니, 아마 이게 그 선물일 것이다.

"…고마워."

벨리타가 상자를 받아 들며 말했다. 해야 하는 순간에 당연한 말을 뱉는 일이 생경하게 느껴졌다. 새삼 제가 클리프에게 얼마나 야박하게 굴고 있는지 느낌과 동시에, 그가 말한 ‘정의로움’을 생각했다. 아무리 봐도 벨리타는 자신이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 대척점에 있다면 모를까. 그렇다면 언젠가 내가 빚어 만든 손으로 죽음을 맞는 날도 올까. 시선이 잠시 그의 손끝에 머물렀다. 한때는 죽음을 겁내지 않았던 때가 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므로. 그러나 이제는 죽은 자들의 땅에 찾는 그가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죽음이 두렵다. 혹여나 그 존재의 소멸에 제가 가담했을까 봐. 여기도, 그곳도 아니라면 나는 당신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시선이 완전히 클리프로부터 떨어졌다. 벨리타는 창문에 비친 트리의 조명을 보다 몸을 일으킨다.

"나도 선물을 샀어. 저쪽에 같이 가서 열어보자."

—일어날 수 있겠어? 물어본 벨리타가 잠시 몸을 숙여 와인병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비어버린 쪽 손을 쳐다보며 잠시 머뭇대다 클리프에게 손을 뻗었다.

"힘들면 잡고 일어나도 돼."

202 벨리타주 ◆QuMdEQJ6Kc (BeNtxLdgB.)

2020-12-27 (내일 월요일) 23:24:10

덕분인지 밥 잘 챙겨먹고 편안한 일요일이었어요! 곧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예요 🥲
헉 생각해본 적 없는데 재밌겠어요 ㅋㅋㅋㅋ 처음 보는 사람들에, 배경도 제각각이니까 낯도 가리고, 어디에서 오셨나요? 하는데 서로 사는 곳 전혀 몰라서 다시 서먹해져버리기... 🥸 여러모로 귀여운 상황이 펼쳐질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203 클리프주 ◆oSnT.Ehang (xTCHQzI.qQ)

2020-12-28 (모두 수고..) 16:54:39

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 아웅 넘 기엽다.. .. .. 되는 일이라면 꼭해보구싶은걸.. 😭

204 클리프주 ◆oSnT.Ehang (xTCHQzI.qQ)

2020-12-28 (모두 수고..) 16:54:58

뜬금 없지만 요즘 마라탕이 넘 좋더라.. .. 🔥

205 벨리타주 ◆QuMdEQJ6Kc (JbsLDGFCmI)

2020-12-28 (모두 수고..) 20:41:42

저희 벨리타랑 클리프 관계 어느 정도 쌓이고 담에 조율해서 함 시도해봐요! 재밌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204 마라탕 맛있어요... 채소랑 고기 둘 다 있어서 왠지 건강식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 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라면 못 본 척 부탁드려요...🥲

206 클리프—벨리타 (xTCHQzI.qQ)

2020-12-28 (모두 수고..) 22:29:00

상대방에게 선물을 줄 때 건네면 좋은 말들과 크리스마스에 어울릴 법한 말들을 계속 생각했다. 이쁜 미사여구로 범벅된 한 마디 안 건네고 선물만 투박스레 들이밀면 못 배워 먹은 놈처럼 보일까 그랬다. 안 그래도 잠 덜 깬 머리. 몽롱한 열기도 식히지 못한 채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내느라 삐걱거렸다. 삐걱거리는 탓에 불필요한 힘이 선물을 잡고 있던 손가락으로 들어갔고, 영영 아무도 이 선물을 들고 가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마저 들었다. 공기의 흐름에서도 긴장을 느끼길 몇 초.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토록 상자를 꽉 잡았나. 힘이 무색해질 정도로 벨리타가 선물을 받아 들자마자 전신에 힘이 쭉 빠지며 정점을 달음박질치던 내열이 식는 것을 느꼈다.

“뭘요.”

오랫동안 벨리타가 선물을 받고 나서 가장 먼저 어떤 말과 행동을 보일까 궁금했다. 선물을 사러 나갔던, 어쩌면 사람 공장이 있을지도 모르는 길거리에서도 그녀의 반응을 끊임없이 예측해 보았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어디 그녀를 자로 재고 예측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짓인가. 그것도 아직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내 창조주를. 끝내, 벨리타가 선물을 받은 직후 내뱉은 말은— 고맙다. 고맙다였다. 단조롭지만 명확한 의사를 내비치는 듯한 말이 듣기 좋았다. 다시 그녀와 눈을 맞추려 했을 때는 이미 상대의 시선이 다른 쪽으로 옮겨간 후였다. 착각일까, 여행 중에서 많이 봐왔던 잃어버린 누군가를 쉼 없이 찾는 얼굴이 지금 보였다. 착각이겠지.

와인병을 버려 자리가 생긴 손 위로 큰 손을 포갰다.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일어나기 힘든 상태는 아니었지만 찔끔 남아있는 잠기운을 구실로 천천히 일어났다. 머뭇대며 내민 손길을 쳐낼 정도로 악감정이랄 것도 없을뿐더러 좀 더 나중에, 얼룩덜룩 묻어있는 손때를 다 씻어내린 완벽한 사람이 된다면 이런 날이 생각날까 싶어 모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몸을 일으킨 후에는 잡은 손을 놓을까도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트리 옆으로 가자는 의사를 담은 약한 힘으로 그녀의 손을 당겼다.

“제가 무슨 선물을 샀게요?”

207 클리프주 ◆oSnT.Ehang (xTCHQzI.qQ)

2020-12-28 (모두 수고..) 22:31:02

와 와 넘 좋아ㅠㅠㅠ 우리의 계획 리스트에 추가해두자구 ✔️✔️ 맞아 마라탕 완전 건강식!!!!!! 정말 최고 다양한 영양소를 한꺼번에 냠냠~,, ~

208 벨리타주 ◆QuMdEQJ6Kc (LUf/sGCLGs)

2020-12-29 (FIRE!) 15:46:03

역시 마라탕은 건강식이 맞았어요 🤗 ㅋㅋㅋㅋㅋ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0칼로리 맞다...... 아무튼 맞음.........
오늘은 조용히 늦지 않으려고요. 제가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 답레를 내일 올려둘 것 같아요. 평소에 보면 제가 기본으로 밤 10시는 지나서 올리더라구요? 늦는 대신에 평소보다 빨리 올려둘게요. 기한이 있는데 자꾸 늦어지니까 초조하네요 🥲... 오늘 클리프주도 잘 쉬기고 내일 봬요!

209 클리프주 ◆oSnT.Ehang (10SFFvDfOE)

2020-12-29 (FIRE!) 22:42:28

ㅎㅋㅎㅋㅎㅎㅋ 맞아 맛있는 걸 어떡해ㅜㅠ 넓적한 그 당면 쵝고...
헉 몸이 좀 안 좋구나 벨리타주 😱😱 천천히 해 천천히!! 나도 요즘 손꾸락이 느려.. 재밌게 하는 거니까 항상 상쾌🍀한 기분으루 하자구!! 이 관계에서 상콤함을 찾자니 말이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ㅋㅋㅋㅋㅋ .. ㅋ.. ㅎ 엉 좋은밤! 💙🖤

210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xq31.UosoQ)

2020-12-30 (水) 10:53:59

벨리타는 거부하는 기색 없이 클리프를 따라갔다. 잠깐 바닥에 버려진 와인병을 보긴 했지만, 이따 가져올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트리 앞에 선 벨리타는 나무 곳곳에 걸어둔 오너먼트를 찬찬히 바라보다 빨갛고 동그란 것에서 시선을 멈췄다. 다름이 아니라, 그제야 아직도 손을 붙잡고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글쎄…….”

자연스럽게 손을 놓은 벨리타가 상자를 작게 흔들어보았다. 상자 자체도 크지 않고 무게는 가볍다. 예상해볼 수 있는 범위가 확 좁아졌다. 벨리타는 액세서리가 아닐까 추측했다. 이 저택에 틀어박히기로 결심하고, 제 손으로 머리카락을 잘랐던 날부터 제가 쥔 반짝이는 것이라곤 그 반지뿐이었다. 아니, 몇 개가 더 있었던 것도 같지마는 의미가 없는 것들은 이미 다 팔아버린 지 오래였다. 하지만 여전히 선물로 가장 무난하게 생각되는 것 중 하나이니, 클리프도 적당히 그런 데서 골라왔으리라 예상했다.

“…목걸이나 팔찌?”

물론 확신까진 아니었다. 벨리타에게 클리프는 언제나 미지의 대상이었으므로, 예상 밖의 무언가가 튀어나온대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네 건 테이블에 올려뒀어.”

벨리타가 시선을 돌려 근처 테이블 위의 상자를 바라보았다.

“혹시 따로 받고 싶었던 건 없었어? 올해는 이미 지났지만, 내년에라도…….”

말을 하던 벨리타가 입을 다물었다. 너는 정말 영원히 그와 살 셈이야? ‘진짜’도 아닌 데다 사람인지도 불분명한 존재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하는 미래에 대한 기약은 기만이다. 벨리타가 클리프를 바라본다. 깜빡이는 불빛 탓에 그의 눈동자에선 별들이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하는 것 같다.

“나는 와인을 들고 다시 올게. 먼저 가 있어.”

시선을 피한 벨리타가 몸을 돌렸다. 제가 바닥에 두었던 걸 들어 올린 벨리타가 잠시 그 자리에 그대로 선다. 유리창에는 이제 트리와 클리프만이 비친다. 둘뿐인 그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테이블로 다가가 가장 가까운 의자를 빼서 앉았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모르겠어.”

211 클리프주 ◆oSnT.Ehang (/Sg/g6Ceeg)

2020-12-30 (水) 22:07:26

2020도 하루 남았네.. 🥲 좋은밤!

212 클리프—벨리타 (/Sg/g6Ceeg)

2020-12-30 (水) 23:15:02

목걸이나 팔찌일 것이라는 예상을 가만 듣다가 미식미식 웃었다. 그 장신구들 또한 안경줄과 같이 선물 후보에 있었긴 해도 결국은 선택되지 못한 비운의 장식이었기에 틀렸다. 그녀는 틀렸다. 각각 허연 목이나 손목에서 반짝인다면 보기 좋았겠지만 고개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릴 그것을 생각하니 값어치는 오늘 제가 산 선물이 더 나은 것 같았다. 만약 그래도 나중에 목걸이나 팔찌 따위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불시에 선물해주면 되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테이블로 시선을 돌리니 상자가 있었다. 벨리타가 확실하게 네 것이라고 말해준 뒤에야 정말로 내 선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감사해요. 받고 싶은 건 내년에 생기면 또 알려드릴게요.”

많은 것을 보고 느꼈던 올해는 다 져가고 그 끝자락에서 벨리타에게 선물도 받았으니 별다른 소망이나 비원은 조금도 남지 않았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또 어떤 욕심이 내 안을 채울까. 궁금증은 미루고 푸른 눈을 봤다.

벨리타의 말에 고개를 까딱인 뒤 테이블에 먼저 앉아 눈으로는 계속 그녀를 좇았다. 도중에 그녀가 우뚝 멈춰서자 의아했지만 열심히 좇던 까만 눈도 따라서 멈출 뿐 입 하나 벙긋하지 않았다. 그저 유리창을 보는 것인지 너머의 풍경을 보는 것인지 헷갈리기만 했다. 이어서 그녀가 의자에 앉은 후, 선물을 열었다. 장갑. 연극 티켓. 두 물건을 보자 눈이 조금 커졌다. 그러고 나서는 손가락으로 그것들을 슬쩍 만져보다 벨리타를 바라보며 생글거렸다.

“마음에 들어요.”

좀 더 자신에게 온 선물들을 지켜보다 벨리타에게도 열어보라는 듯 손짓했다.

213 클리프주 ◆oSnT.Ehang (3NL6fSDRhg)

2020-12-31 (거의 끝나감) 23:04:46

진짜 2020 얼마 안 남았다!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아 벨리타주 💙🖤

214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F6DxIwq09Y)

2021-01-01 (불탄다..!) 01:45:26

클리프의 웃음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놀라는 기색은 어디에도 없어, 벨리타는 어렴풋이 제가 뱉은 게 틀렸겠구나 생각했다. 물론 이 예상 자체가 틀렸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벨리타에게 클리프는 여전히 읽어낼 수 없는 무엇이다.

나중을 이야기하는 목소리에 가볍게 끄덕이고 나니 사위가 잠잠하다. 이 저택이 떠들썩하게 사람으로 가득 찬 것이 언제였던가. 아주 오래된 일도 아닌데, 이번 생의 기억이 아닌 양 아득하다. 침잠 같은 고요에 익숙해지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벨리타는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다. 선물을 열어보는 클리프의 모습을 조용히 살피기만 했다.
아무리 한 사람이 타인을 완벽히 이해하는 일이 어렵다고 해도, 선물을 받은 사람의 긍정적인 반응을 알아채는 일은 해낼 수 있다. 그게 진심이든, 상대를 위한 예의 차리기에 불과하든 의미 있는 반응은 맞았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두 사람의 관계가 호의적이라는 걸 대변하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에는 그저 가볍게 미소짓거나 다행이라고 말하면 됐다. 분위기를 조금 더 띄워보고 싶다면, 화사하게 웃으며 당신의 기쁨이 제 기쁨이라는 식의 말을 해도 좋았다. 그러나 벨리타가 뱉은 건 그 모든 것에 해당하지 않는 말이었다.

"…장갑이 조금 클지도 몰라."

그리고 뒤늦게 덧붙이며, 조금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마음에 들어 다행이야."

클리프가 제 선물도 열어보라는 듯 신호를 준 건 벨리타에게 감사한 일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어쩔 줄 모르는 서먹한 얼굴로 얼마 간은 굳어있었을 게 분명했다. 벨리타는 천천히 리본을 풀고 상자를 열었다. …목걸이 비슷한 것이긴 했다. 생긴 것만 닮았지, 용도는 전혀 달랐지만.

"안경줄이구나. 내가 틀렸네. 이건 생각 못 했어."

벨리타가 검지로 끄트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고마워. 선물도, …내 말대로 돌아와 준 것도."

진주알을 훑던 눈동자가 맞은편을 바라본다. 미미하게나마 웃어보려는 듯, 눈가와 입가의 단단함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215 벨리타주 ◆QuMdEQJ6Kc (F6DxIwq09Y)

2021-01-01 (불탄다..!) 01:49:21

크리스마스나 해의 마지막 날, 첫 날처럼 이름이 붙는 날들은 오히려 집에서 바쁘네요 🥲 어김없이 지각을 하고 말아버렸습니다......
이제는 2021년이죠! 전 당분간 날짜 쓸 때 뒷자리 고치느라 애 좀 쓸 것 같네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클리프주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좋은 밤 되세요! 🖤💙

216 클리프주 ◆oSnT.Ehang (x.wKQLtcPg)

2021-01-01 (불탄다..!) 09:27:27

이제 벨리타주 컨디션은 좀 갠찮은가 모르겠네!! 나도 당분간 2021에 적응하느라 시간 좀 걸리겠어 ㅋㅋㅋ 이런 게 새해의 맛이지! 💙🖤 좋은 아침이야!! 새해 복 많니 받아 🎉

217 클리프—벨리타 (qzI/QzPaPA)

2021-01-02 (파란날) 14:17:00

장갑을 하나만 왼손에 끼웠다. 누군가가 직접, 아니면 공장에서 대거 생산했을 이 장갑은 사람이 만든 손에 무섭게도 딱 맞았다. 손을 몇 번 쥐었다 펴니 느껴지는 감각을 토대로 오른손과 나머지 한 짝의 장갑의 상성을 계산해 볼 수 있었다. 확실히 오른손은 벨리타의 말대로 좀 클지도 모르겠다.

“가끔 편지를 무시하고 계속 돌아다녔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끝내 돌아와야 할 곳이 제게는 있으니까요. 고마워하지 마세요. 화를 내도 모자를 텐데......”

장갑을 낀 쪽의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벨리타의 얼굴보다는 끄트머리를 매만지는 손가락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 상태로 죽 말이 없었다. 견빙처럼 단단하게 굳은 듯한 몸은 어깨를 펴거나, 고개를 돌리거나, 다리를 움직이거나 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고 평소 같았으면 매끄럽게 움직였을 눈동자도 그곳에만 고정돼 결함이 생긴 인형의 눈 같았다. 그렇게 좋아하는 관조에 또다시 빠져버린 것인지 아니면 다음 여행의 계획 같은 헛된 것에 깊숙히 빠져 대화하고 있다는 상황을 까먹은 것인지 알 길이 없다. 후자는 높은 확률로 아니겠지만 괴물스러운 시꺼먼 속을 누가 알겠는가. 지금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오늘을 전부 꿀꺽 삼켜버린 뒤 숲으로 달아나도 이상하지 않다. 족쇄라고 했던 이름을 무겁게 단 채로 숲에서 떠돌다가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어도 뭐 어쩌겠는가. 사냥꾼이 괴물의 배를 갈라 지금까지 삼켜진 것들을 구해주는 결말이 우리가 알고 있는 행복이다.

“......이제는 안 가요. 여행.”

어떤 생각에서 기인한 것인지 모를 갑자기 튀어나온 말이다. 모든 것이 멈춰있었으면서 혼자만 똑바르게 움직이는 입이 비웃음을 살지도 모르겠다. 저도 모르는 끝없는 미래의 어떤 행동을 제약하고, 단정 짓는 말이 과연 비웃음 살 입과 어울렸다.

218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Uvv7bp3Rvs)

2021-01-02 (파란날) 22:12:44

친한척살갑게구는꼴들이우습지도않았는데이젠날미친사람처럼봐요위로하는껍데기만쓰면그징그럽고끔찍한속내가가려질줄아는모양이에요사실은내가죽였다고생각하는눈들하고서는요내잘못이에요?나때문에앨런이죽었나요?아니잖아요어떻게내게아무것도하지말라할수가있어요?내가당신의어떤비밀을감춰줬는데!당신은그의친구자격으로내게충고하고있는게아니잖아요그저그를온전한당신의사랑으로남겨두고싶을뿐편지도찾아오는일도그만둬요당신말은아무것도듣지않겠어요날이해할생각도없잖아요난이제물러설곳도돌아갈곳도없어요*

돌아올 곳이라니. 아니, ‘돌아와야 할’ 곳이라고 했다. 돌아올 곳이라면 돌아오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돌아와야 할 곳은 조금 다르게 들리지 않는가. 어떻게든 피하고 유예하려 애를 써도 결국에는 닿게 될 곳. 벨리타의 입술이 작게 벌어졌다. 소리 없이 열린 입술의 양끝이 기묘한 호선을 그렸다. 웃음인가? 그렇다기엔 소름끼치는 얼굴이다.

“네게는 여기가 돌아와야 할 곳이니?”

새파란 눈동자가 집요하게 클리프의 시선을 좇았다. 벨리타는 마침내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았다.

“…내가 없어도?”

다만, 그게 장소의 문제인지 아닌지는 확인이 필요했다. 순간 클리프의 모습과 겹치는 얼굴에, 불현듯 떠오르는 비슷한 말에 벨리타는 환희에 가까운 얼굴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뜬 밸리타가 클리프에게 묻는다.

“편지에선 여행을 좋아한다고 했잖아. 어떻게 그렇게 단언해?”

기대하는 대답이 없다고 할 순 없다. 벨리타는 이미 클리프에게서 원하는 걸 찾았고, 그걸 쥐고 있는 클리프가 ‘당연하게’ 내놓기를 바라고 있었다. 본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펼쳐보이듯.

219 벨리타주 ◆QuMdEQJ6Kc (Uvv7bp3Rvs)

2021-01-02 (파란날) 22:15:46

*앞에 있는 건 벨리타가 2년 전에 미하엘에게 쓴 편지에요. 편지보다는 폭발물 같죠 🥲... 보내버린 편지라 저택에 남아있는 건 아닌데, 벨리타가 이번에 어떤 버튼이 눌린 상태가 돼서 약간은 설명이 될까 싶어 넣었습니다 ㅋㅋ큐ㅠㅠㅠㅠ
컨디션은 좋네요! 날짜는 계속 틀리게 적어서 고치고 있지만요! 조금 늦었지만 클리프주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에도 잘 부탁드려요 🥰

220 클리프주 ◆oSnT.Ehang (qzI/QzPaPA)

2021-01-02 (파란날) 22:22:02

헉.. ,, ... 🥺🥲😭 🥺🥲😭
헉.. , ,
앗 컨디션이 좋다니 다행이다!! 몸 안 좋다고 했을 때 속으로 아이구 하고 있었거든 ㅎㅎ..

221 벨리타주 ◆QuMdEQJ6Kc (Uvv7bp3Rvs)

2021-01-02 (파란날) 22:30:16

눈물이 아니라 충격과 공포의 이모티콘을 쓰실 줄 알았는데 🤭...!
앗 컨디션은 걱정마세요 ㅋㅋㅋㅋ 잘 먹고 잘 자기 실천중이라 더 많이 좋아질 예정이에요. 클리프주의 컨디션은 안녕하신가요,,,? 오늘 하루 튼튼하게 보내셨길 바라요 💃🕺

222 클리프주 ◆oSnT.Ehang (qzI/QzPaPA)

2021-01-02 (파란날) 22:32:31

요즘은 이 눈물 이모티콘과 헉 여러개면 만사가 다 해결된다구! 👍 ㅋㅋㅋ ㅋ ㅋㅋ ,, 내 컨디션은 짱짱 좋아 요즘 놀고 먹기만 반복하고 있고. ,

223 벨리타주 ◆QuMdEQJ6Kc (Uvv7bp3Rvs)

2021-01-02 (파란날) 22:38:42

아 그런가요? 제가 좋은 팁을 모르고 있었네요... 꿀팁 노트에 방금 메모했어요 🥸✨
원래 진짜 새해는 3월부터 시작되는 거니까요,,, 학생은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함께 하시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24 클리프주 ◆oSnT.Ehang (qzI/QzPaPA)

2021-01-02 (파란날) 22:43:34

메모도 하다니 역시 벨리타주! 좋은 습관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엄지 5개!
맞아 한 두달 정도는 뭐 적응 기간이라 생각하구~,, 3월이 정말 정말 시작이지!!! 클맆주는 아직 학생이라 죄책감도 없. , 고! 아싸 오예~~,,,,~,,, 올해는 함께하는 벨리타주도 있네 정말 행 복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25 벨리타주 ◆QuMdEQJ6Kc (Uvv7bp3Rvs)

2021-01-02 (파란날) 22:50:54

학생이시면 죄책감 가지실 필요없죠! 오히려 방학 때 잘 쉬어야 3월부터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전문가의 말이 아닙니다 너무 믿지 말아주세요)
오예~~~ 저두 함께 해주시는 클리프주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여기 엔딩 보기 위해 현생 드랍하지 않으려구요,,, 존중하며 버텨봅니다 🥲

226 클리프—벨리타 (qzI/QzPaPA)

2021-01-02 (파란날) 23:42:32

고장났던 눈알이 드르륵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까 미래를 단정 지어버리며 혼자만 움직였던 입처럼 이번에도 흑구 같은 눈이 혼자서만 매끄럽고 유려하게 움직였다. 결함 덩어리인 인형이 제 신체의 감각을 하나씩 되찾으려는 것처럼 굴었다. 머리와 몸통을 잇는 부분인 목도 조금씩 기울어져 고개는 비스듬했고 마침내 시선이 끝까지 돌아간 곳은 상대의 눈이었다. 눈.

“네.”

언제나 잘만 구경하던 파란 눈이었지만 시선이 오래 머물지 못했다. 왜일까? 분명 보면 볼수록 마음이 편해진다고 좋아했던 기관이 아닌가. 심지어는 텁텁한 갈증에 도움이 됐던 일도 있지 않은가. 오래 머물지 못할 이유가 하늘 아래 어디에도 없다. 도대체 왜 무슨 연유로 시선은 호선을 향하나? 청목은 고사해 기묘한 섬뜩함만이 자리 잡은 얼굴의 눈이 뭐 그리 두렵다고...... 두려울 이유는 또 뭔가.

“아무래도 곁이라는 조건이 좀 더 중요해요.”

곁을 논할 때 벨리타의 눈을 슬쩍 보았다. 큰 기쁨이 역력한 얼굴이었지만 덩달아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환희가 북받쳐 오르지는 않았다. 당연했다. 왜 저런 얼굴인지 알지 못했으니.

“그럼 오늘부터 싫어할게요.”

227 클리프주 ◆oSnT.Ehang (qzI/QzPaPA)

2021-01-02 (파란날) 23:44:50

ㅋㅋㅋㅋㅋㅋㅋ 이 이모티콘🥸을 보니 신뢰감이 대폭 상승하는데?.?.? 역시 벨리타주!
서로서로 현생이든 벨리타와 클리프든 열심히 하는 거야 🔥

228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Jry8lQmsk)

2021-01-04 (모두 수고..) 00:38:45

짤막한 대답에도 입술에 피운 웃음꽃은 가시질 않는다. 반짝이는 불빛 아래 거리의 사람들과 비슷한 표정이다. 그들은 일행과 손을 잡고 있거나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벨리타는 제게 건네진 선물을 매만지며 일방적으로 저 좋은 쪽으로 생각의 길을 트고 있었다. 돌아와야 할 곳. 속으로 몇 번 곱씹던 벨리타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드물게 높낮이가 가파른 목소리. 느릿하게 깜빡이는 눈에 잔잔한 만족감이 차올랐다. 다시 클리프를 바라본 벨리타는 일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마음대로 되니? 싫어하라고 강요할 맘은 없어."

고개를 저은 벨리타가 진주알을 매만지던 손을 떼어내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 벨리타는 먼 미래를 헤집어본다. 그려지는 그림은 온통 새카매 보이는 것 하나 없는데, 말만은 막힘없이 흘러나온다.

"언젠가는 같이 떠나게 될 날이 올 수도 모르잖아. 편지에 썼던 대로, 네게 있는 인간적인 면을 발견하게 되면.”

내가앨런을사랑하지않았다구요내마음을어떻게당신이판단하나요?당신이신이라도돼요?나에대해제대로아는것도없는주제에멋대로지껄이지마요정말사랑이아니었대도상관없어요나는앨런이필요해요아무것도못하는당신의그쓸모없는사랑보단그를살려낼지모르는내필요가더나을거예요*

“……뭔가 생각나는 건 없어?”

오늘따라 감정의 진폭이 거셌다. 벨리타는 금세 절박한 얼굴을 했다.

229 벨리타주 ◆QuMdEQJ6Kc (/Jry8lQmsk)

2021-01-04 (모두 수고..) 00:40:21

*앞에 쓴 내용은 역시 이전의 편지 내용입니다! 예상했던 방향과 약간 다른 분위기로 일상이 굴러가고 있는 것 같은데 🤔...(평범한 크리스마스가 안드로메다로 떠나버림) ㅋㅋㅋㅋ큐ㅠㅠㅠ 혹시 너무 산으로 간다 싶으면 말씀해주세요! 좋은 밤 되시구요~

230 클리프주 ◆oSnT.Ehang (J.nBS4stvo)

2021-01-04 (모두 수고..) 08:45:2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갠찮아 갠찮아! 오히려 트리가 있는 분위기에 요런 대화 하니까 재밌구 분위기도 독특하고 적당히 미묘하고 섬찟하고,, 그런 느낌 👍🔥 아주 좋다구... 💙🖤

231 클리프—벨리타 (J.nBS4stvo)

2021-01-04 (모두 수고..) 13:24:37

여행을 끔찍하게 생각해. 상상도 하지 마. 그런 걸 애타게 바라지 마. 벨리타가 과거에 그랬듯이 단단한 명령조로 여행을 부정했다면 그것에 순응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잔잔하게 반항이 들끓다가도 며칠만 지나면 순식간에 좋은 여행이란 건 다 까먹고 없겠지. 괴물스럽다. 괴물스럽지만 태곳적 사지가 만들어질 때부터 그렇게 설계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지금은 이 대화에서 입과 혀가 갈리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대답해야 했다. 아까 은연중에 튀어 나간 오늘부터 싫어한다는 말에 돌아온 대답이 참 신기했다. 그게 마음대로 되냐며 퍽 공감하는 것처럼 들렸고 강요할 맘이 없다며 이해하는 것처럼 구는 것 같았다. “강요. 강요.” 웃긴 단어라 생각하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희망 고문이라도 하세요?”

딱히 인간적인 면을 발견하고 둘이서 여행을 가는 것이 희망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상대의 말에서 괴로움을 느끼지도 않았다. 따라서 벨리타의 말은 클리프에게 있어서 희망 고문이나 그 어떤 비슷한 것으로 치부될 수 없었지만 클리프는 굳이 희망 고문이라 칭하며 웃었다. 그리고 그녀를 슬쩍 보지 않았고, 힐끗 보지도 않았다. 제대로 봤다. 길길이 날뜀으로써 절정과 끝에 달한 인간의 면모를 보여줄 날이 앞으로 성큼 다가온 듯한 기분이다. 그때가 되면 당신은 주저앉아 있을까, 내 목을 잡고 있을까?

“저한테 뭘 바라시나요.”

주저앉는다면 저런 얼굴일까 싶었다.

232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pjNChKFpM)

2021-01-05 (FIRE!) 01:17:06

“너라도 널 믿어야지. 너는 네가 평생 괴물로 남을 거라 생각하니?”

제가 만든 존재에 온갖 폭언을 쏟아부어놓고 하기엔 위선적인 말이다. 그러나 클리프는 여전히 그를 잡아두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고, 따라서 벨리타는 그가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앞에서는 듣기 좋은 말을 뱉어놓고 뒤로는 제멋대로 구는 일들은 얼마나 흔한가! 그런 면에서 클리프는 이미 인간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굳이 말로 하여 알게 하지는 않았지만.
제게 닿지 않는 시선에도 벨리타는 꾸준히 클리프를 바라보고 있었다. 웃음이 머물렀다 사라지는 얼굴을 보며, 벨리타도 조금 웃었다.

“말하면 네가 할 수 있을까?”

벨리타의 웃음엔 온화하거나 따뜻한 기색이 없었다. 행복에 젖은 얼굴은 사라진 지 오래로, 지나치게 현실에 발을 붙인 사람의 피로가 뒤섞인 신경질적인 웃음이었다.

“애석하게도 네가 할 수 없는 일이야. 내가 도와도, 다른 누군가가 도움을 준대도 못해.”

벨리타는 만지작거리던 것으로부터 손을 떼어냈다. 뒤늦게 좋은 날을 망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후였다. 주워 담는 일은 불가능하니 닦아서 없애는 수밖에 없겠지.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 벨리타는 규칙적으로 깜빡이는 트리로 시선을 돌렸다. 타이밍 좋게 정각을 울리는 시계 소리가 울렸다.

“……메리 크리스마스.”

간절함도, 자포자기도, 누굴 향하는지 알 수 없는 분노와 슬픔도 모두 묻어둔 채, 벨리타가 말했다. 속에 있는 것이 죄다 빠져나가 창백한 얼굴과 목소리로. 시선은 여전히 트리의 어디쯤을 헤매는 중이었다.

233 벨리타주 ◆QuMdEQJ6Kc (.pjNChKFpM)

2021-01-05 (FIRE!) 01:18:11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 저도 섬찟한 느낌 좋아하는데 우리 꽤 통하고 있나봐요! 🖤💙 클리프주 좋은 밤 되세요~

234 클리프—벨리타 (rHtj3rLBoU)

2021-01-05 (FIRE!) 11:04:48

분명 예전에는 인간을 흉내 내면서 수두룩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지 않고 어색해 보이지 않은 자신을 좋아했던 것 같다. 아니, 그랬다. 그때의 기억과 그때 느꼈던 재미와 만족감이 아직도 마음속에서 파도처럼 출렁거렸으니까 과거는 충분히 확신하고도 남았다. 인간인 척하면 인간인 걸까? 언젠가는 그녀와 똑같은 존재가 되는 걸까? 아무도 쉬이 답해주지 않았던 질문이 텅텅 빈 속에 쌓여가던 날들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파도는 더 출렁거리기 일쑤였고 다양하면서도 새로운 것들이 시야를 꿰차자 비로소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겠다고,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만물을 이해하려 장애물을 끊임없이 넘어가던 나의 발목에는 그녀가 턱턱 걸렸다. 그녀가 내뱉던 말들이 전부 귀로 흘러왔다. 또다시 그녀가 말한다. 네가 평생 괴물로 남을 거라 생각하냐고. 어쩌면 한 번쯤은 듣고 싶었던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듣고 싶었는데, 막상 들으니 파도가 출렁거리기보다는 울렁거린다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로 빙했다. 나라도 날 믿어야 한다지만 편지를 쓸 때부터 벨리타를 마주했을 때를 지나 이 순간까지 씁쓸하게 짠 파도에 내벽을 긁히며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건 역시 단순하고 악하면서도 괴물스러운 유흥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그냥 저 파란 눈이 괴물을 괴물로 보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는 걸. 지세가 뒤틀리며 공간이 일그러지는 듯한 시야는 퍽 어지러웠지만 이제서야 모든 것을 인정한 속내 탓이라 생각했다. 시원한데 답답했다.

꾸역꾸역 안고 있던 모든 것은 내려놓고 건너편으로 방관하던 모든 것을 인정하니 두려울 게 없었다. 할 수 없는 일은 없을 것 같았지만, 클리프 또한 무슨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정각을 울리는 시계가 어제는 확실히 타계했다고 신고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아무런 감정도 없다.

235 클리프주 ◆oSnT.Ehang (rHtj3rLBoU)

2021-01-05 (FIRE!) 11:06:19

막레로 할게🖤💙 이래저래 폭발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좋다!! 🔥🔥

236 벨리타주 ◆QuMdEQJ6Kc (66fcxeaFJ6)

2021-01-05 (FIRE!) 12:24:08

예상과 다른 차가운 크리스마스가 됐네요... 🎄❄️ 맞아요, 이대로도 좋아요! 이번에도 고생하셨습니다 클리프주~ 🥰

237 클리프주 ◆oSnT.Ehang (rHtj3rLBoU)

2021-01-05 (FIRE!) 13:17:52

벨리타주도 고생했어! 👍 적당히 사담이나 얘기하다가 다음으로 넘어가자구~
그리고 드라마 ost긴 한데 자넷서-In Silence 요거 좀 벨맅클맆 분위기랑 어울리는 것 같어.. 암튼 점심 챙겨 먹구!!

238 선물 옆 조그만゚ (rHtj3rLBoU)

2021-01-05 (FIRE!) 15:52:00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편지를 써요. 이번엔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맹목적으로 전해야 하는 얘기도 없지만 어떤 사람들은 선물을 줄 때 편지도 같이 준다기에 저도 이렇게 쓰고 있어요. 제가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지도 며칠이 지났네요. 올해의 마지막을 누구와 함께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원래 이런 날은 가까운 사람과 함께 보내는 편이니까, 만약 아직도 여행하고 있었다면 특별한 인연이 생기지 않는 이상 길거리 걸인과 얘기나 하고 있었겠죠. 그거에 비하면 올해는 조금 더 따뜻하네요. 년도가 바뀌면 어디 적당한 곳으로 같이 여행이나 갈까요? 예전에도 계속 말했지만 여행이 좋아요. 여행이 만약 부담스럽다면 여행이라 부르기엔 조금 뭐한, 나들이해요. 바깥은 몹시 추워서 자칫하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 옷과 마음 모두 단단히 하고요. 여기에 대답할 의무는 가지지 마세요. 가면 가는 거고 안 가면 안 가는 거니까. 게다가 벨리타에겐 이 편지가 사람을 흉내 내는 것으로밖에 안 느껴져서 읽은 뒤에 불구덩이로 던져버린다는 상황도 생각하고는 있으니까요. 오늘따라 정말 사람이 되고 싶네요. 세상 사람들 모두가 제 존재에 감사했으면 좋겠어요. 혹시나 인사를 못 할까 봐 미리 해 둘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239 벨리타주 ◆QuMdEQJ6Kc (.pjNChKFpM)

2021-01-05 (FIRE!) 17:19:53

헉 앞으로 저 노래 들으면서 레스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잘 어울리는 곡 추천 감사합니다 🥺... 클리프주도 점심 잘 챙겨드셨나요? 저는 저녁 잘 챙기시라는 인사를 할게요!
적당한 사담 전에, 저는 편지를 보고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 오늘따라 정말 사람이 되고 싶다니 세상에 세상에 세상에.............. 🥺😢😭........ 편지에 여행 좋다구 저렇게 썼는데 막상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싫다고 말해야 했던 클리프,,, 벨리타로부터의 안전독립을 기원하게 되어버리네요,,,,,,

240 벨리타주 ◆QuMdEQJ6Kc (.pjNChKFpM)

2021-01-05 (FIRE!) 17:20:52

그래도 벨리타가 저 편지 불구덩이에 던지지는 않을 것이랍니다...... 라고 작고 소심한 변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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