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놀자. 난 너무나 슬퍼...” “난 너하고 놀 수가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단 말야.” “아. 미안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넌 여기 아이가 아니구나. 넌 무엇을 찾고 있니?” “난 사람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인데?”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 는 의미야.”
☞ 이 어장은 두 레스더의 상호교류 및 합의하에 세워진 1:1 스레입니다.
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내가 바람이라면 너에게만 노랫소리를 실어다 줄 테고, 나무라면 너에게만 그늘을 내어줄 거야. 그리고 내가 꽃이라면, 오로지 네 손길에만 활짝 피어나겠지. 앞머리를 정리해주는 손길이 못내 좋아서 조그만 콧소리와 함께 웃어버리고, 작은 고민을 하고 있어. 다시 앞머리를 흩트려놓으면 네가 다시 정리해줄까, 아니면 또 다시 한번 쓰다듬어달라고 말할까. 앞머리를 다시 흩트려놓는 건 쉽지만 잘못해서 네가 해준 머리가 망가질까 걱정되고, 다시 한번 쓰다듬어달라고 말하기에는 네 말이 툭 걸린 거야. 쓰다듬어달라고 했다가, 쓰다듬 받고서는 나도 모르게 네게 입 맞춰버렸잖아. 내가 물어보았을 때 네가 했던 대답,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 대답은 우리 둘만 있을 때 더 해줄게, 라고. 그래서 내가 똑같은 말을 했다가, 그 후로 똑같은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하고 심장이 평소보다 더 빨리 두근거려.
"바지도 조금 짙은 거 입고 올걸."
바지 색마저도 같았다면, 그럼 수수께끼가 아니라 답을 공개해버리는 모양이 됐을지도 몰라. 스핑크스가 답을 적어놓고서는 퀴즈를 내고 있던 거야.
"그러다 기자회견 100번은 열려서, 우리 둘 다 수업 못 들어가겠다."
아까 방송부실 화이트보드에 적혀있던 거 말이야. 거기에 네 이름까지 적혀버릴지도 몰라. 포스트잇을 누가 남겼는지도 밝혀질 거야. 방송부실에서 너랑 나란히 앉아서 이것저것 질문받는 모습을 떠올리고는 웃어버렸어. 어제, 아냐, 오늘 아침만 해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고, 숨겨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모르겠어. 들키면 안 되는데, 들키고 싶어. 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누가 나한테 밤하늘을 선물해주었는지,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전부. 아마도 햇살이 너무 눈부셔서 그런가 봐. 안 그래도 늘 반짝반짝 빛나는 네가, 옥상에서 밝은 햇빛까지 같이 반짝여서는 아무것도 겁나지 않게 됐나 봐.
겨우 괜찮아? 하는 한 마디에 대한 대답을 둘이서 있을 때만 해주겠다는 것은 바보같을 정도로 거추장스러운 일인지도 몰랐지만, 그 괜찮냐는 질문은 그냥 괜찮냐는 말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는 질문이었으니까. 마음을 기대도 괜찮냐는, 마음을 보여줘도 괜찮냐는 그 질문에, 이현은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 대답은 한 번, 한 마디, 행동 하나로 끝낼 수 있는 대답이 아니었다. 하나로 끝낼 수 있는 마음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오늘 축제가 끝나고 나면, 나는 너에게 그만두자는 말을 한 번 해야만 해. 그게 내 대답의 첫 번째가 될 거야.
"바지 색까지 같았으면 수수께끼가 너무 쉬워지는걸... 그리고 네가 입고 싶어서 입은 거잖아." 소년은 당신의 이마에 자기 이마를 툭 기댔다. "예뻐."
그는 일부러 목적어를 붙이지 않았다. 체셔 고양이는 얼굴 없는 미소를 즐겨짓는 법이고, 너에게 건넨 그 목적어 없는 달콤한 말도 그것의 일환이었다.
"그러면 100번은 도망쳐야겠네...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어. 너랑 나랑 둘이서 도망쳐버리자."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문득 도망친다는 말이 이렇게 달콤한 말이었던가 하고 의아해했다. 까르륵 웃으며 타넘는 담장과, 세상을 곱게 물들이는 노을이... 그 노을 아래로 펼쳐진 이상한 나라가, 예상보다 더 빨리 눈앞에 바짝 다가온 것처럼 느껴졌다. 문득 소년은 자기 머리 위의 작은 별이 온통 꽃으로 뒤덮여버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밤하늘의 달처럼 차가운 하얀 돌덩이로만 덮여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덧 색색깔의 네가 한가득 뒤덮여 작은 정원이 되어버린 이 별을 보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소년이 지금까지 저질러 온 여러 가지 짓궂은 장난들 중, 가장 짓궂고 가장 진지하며 가장 진심인 장난을... 그는 조만간 소속사의 매니저와 프로듀서에게 저질러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소년은 잠시 내려두었던 도시락통을 집어들고, 옥상으로 올라오는 출입구 벽이 드리우는 그늘로 당신을 부드럽게 잡아끌었다.
"네가 주는 거면 기꺼이 먹을게. 대신 너도..." 그는 문득 얄궂은 눈웃음을 치며 자기 입술을 톡톡 두드려보인다. "하나씩 나눠먹기야." 간식도, 점심식사도 같은 것을 먹고 나면 같은 냄새가 나겠네.
시험에 회사라니 재택이라고 해도 오늘 하루 엄청 힘들었겠구나 주말인데 8.8... 고생했어. 오늘 하루 힘냈네. 도아주가 한 수고 하나하나가 반드시 결실을 맺을 거야. 사람을 위로할 땐 어설프게 동정하지 말고, 공감하려 하지도 말고 그냥 맛있는 고기를 먹인 다음에 손에 돈을 쥐어주라고 했는데... 그럴 수는 없으니까 그 대신 이현이를 줄게. 88 답레는 천천히 느긋하게 써줘.
그래도 잘 본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야..... 마지막 시험은 엄청 어려웠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답안 꽉 채웠거든 u.u 일이랑 학습을 병행하다보니, 모든 강의를 같은 날 다같이 시험을 보게 되어있어서....... 고등학생 시험 간접경험하고 온 것 같아 3.3 다음에 시험 즈음으로 일상 돌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면, 시험을 엄청 잘 묘사할 수 있을 것 같아(?)
이현이는... 도아 옆에 두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u.u...... 둘이 까륵 웃을 수 있으면 난 되었어....... 3.3
내가 너한테 입 맞추려면, 큰 한 뼘 정도가 필요해. 계단 한 칸을 올라가도 괜찮고, 까치발을 들어도 되겠지. 아니면 네가 나한테 오는 방법도 있어. 지금처럼, 네가 이마를 콕 기대올 때처럼, 네가 내려와 주는 거야. 네가 한 뼘을 줄여주면 나는 한 뼘을 더할 필요가 없는걸. 그러니까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아. 예뻐, 하고 끝맺어진 네 목소리에 내가 온점을 하나 더 붙이는 거야. 쪽 소리가 나는 온점을, 눈을 살짝 내리감고서 네 입술 위에 남겨.
"이건 너 때문이야."
네가 나 때문이라고 했듯이, 내가 입 맞춰버린 건 너 때문이야. "그리고 네가 더 예뻐." 난 네가 무엇을 예쁘다고 했는지는 몰라. 바지가 그렇다는 것일 수도 있지만, 혹시 만약에 내가 그렇다는 걸 수도 있잖아. 네 예쁘다는 말에 멋대로 내가 예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부끄럽고 또 내게는 눈앞의 네가 너무 예쁘니까. 바지를 예쁘다고 한 거였어도, 나를 예쁘다고 한 거였어도 어느 쪽이어도, 나는 네가 더 예뻐. 네가 해준 예쁘다는 말에 네가 더 예쁘다고 답한 게 몇 번이나 되냐면, 네가 예쁘다고 말해준 만큼이니까.
"그럼 숨을 곳도 만들어둬야겠다."
이상한 나라로 데려다주는 토끼굴처럼, 도망치다가 아무도 모를 곳으로 쏙 우리 둘이 숨어버리는 거야. 누구도 우리를 찾지 못하게.
"나도?"
네 말을 듣고서 눈을 깜빡거리다가, 입술을 톡톡 두드리는 것을 보고는 고개가 옆으로 살짝 기울었어. 둘만 있을 때만 장난치기로 했었던, 그렇지 않으면 홍삼 사탕을 먹기로 했던 그 약속. 나도 어겨버렸지만, 네가 더 많이 어긴 데다 오늘 처음으로 어긴 것도 너잖아. 교실에서 있던 그때, 네가 갑자기 목에 입 맞춘 거만 해도 홍삼 사탕 10개는 주고 싶었는데. "그럼 나는 딱 하나만 먹을래."
>>680 이번 답레에서 비슷한 부분이 나와서, 여기에서 말했던 것 중에, 옷자락을 집어서 두번 당기는 건 이현이가 도아보다 위에 있을 때는 내려와달라는 의미야 u.u 이현이한테 뽀뽀하고 싶거나 머리 쓰다듬고 싶어서 아래로 당기고 싶은데, 아래로 확 끌어당기는 건 당황스러울 수도 있으니까 옷자라막 두번 당기는거지 0v0 눈높이가 비슷할 때는 뽀뽀해달라는 뜻이고 u.u
당신이 온점을 찍어준 지금은 늦여름이건만 그 조그만 점에서 봄 향기가 자욱해서 소년은 숨이 막혔다.
계절도 밤낮도 색깔도 어떤 의미를 가지지 못한, 내리쬔다기보다는 주시하는 것 같은 무색의 태양을 도는 소행성 B612호에서 나고 자란 이상한 고양이 왕자님은, 자기의 별에 함께 있어줄 무언가를 찾아 이상한 나라 밖으로 발을 내려두었다가 새하얀 털을 가진 토끼를 만났다. 회중시계는 갖고 있지 않았지만 빨간 눈동자를 가지고 있던 토끼는 고양이를 이상한 나라 밖의 이상한 나라로 이끌어주었고, 따스하고 상냥한 햇살 아래서 고양이는 낙원을 찾았다.
그래서 그는 숨을 곳도 만들어둬야겠다, 하는 당신의 말에, "얼마든지 있어." 하고 대답할 수 있었다. 당신이 찍어준 그 조그만 점이 씨앗이 되어서 꽃을 피워, 소행성 B612호가 당신이 전해준 색깔들로 이렇게나 아름답게 물들었노라고. 이 축제가 끝나면, 당신에게 원없이 말할 거라고. 내가 이렇게 너에게 예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네가 나를 이렇게 예쁘게 꾸며주었다고.
누군가는 티끌 없는 하얀색이어서 아름답다고 평가해준 소행성이었는데, 이렇게 예쁜 색깔로 알록달록 덧씌워진 것을 보면 뭐라고 말하려나. 이현은 무심코 조금 짓궂게 웃었다.
그러다 당신이 정당한 지적을 하자, 그는 조금 둘러대듯이 얼버무리는 듯한 어설픈 미소를 방끗 지어보이며 시선을 피했다.
"너무 많아도 안 되는데." 도망칠 일이 없어도 내가 널 데리고서 숨어버리면 어떡해. 얼마든지 있다는 너의 말에 생끗 웃으면서 그런 말을 건넸어. 너와 같이 있으면 시간이 달팽이보다도 느렸다가 비행기만큼 빨라지기도 한데, 아무도 찾지 못할 곳에 꼭 숨어서 너랑 같이 있다 보면 어느새 해님이 달님이 되어버리는 일은 자주 겪게 될 거야. 그러니까 필요할 때만 숨을 수 있게 조금은 멀고, 많지는 않아야 해. 술래도 없는데, 매일매일 숨바꼭질을 할 수는 없으니까.
"같은 냄새?"
같은 냄새. 고작 4글자가 주는 간지러움이 너무 간지러워서, 너무 달아서, 어쩔 줄을 모르게 되어서 웃어버렸어. 홍삼 사탕은 맛없어서 먹고 싶지 않지만, 네가 그렇게 말하면 내 대답은 너무나도 예측하기 쉬워지는걸.
"그럼 먹을게!"
"대신 다 먹고 나면 정말 단 거도 먹게 해줘." 사탕을 하나밖에 챙기지 못했고, 이 사탕은 오후 축제에서 먹어버리겠지. 그러고 나면, 너와 하나씩 홍삼 사탕을 나눠 먹을 때라면 단맛이 나는 건 없단 말이야. 홍삼 사탕 향까지는 지워지지 않게, 향은 너와 같은 향으로 남도록 딱 하나만 더 먹게 해줘.
너무 많아도 안 되는데, 하고 당신이 건넨 말에 소년은 말갛게 웃는다. 아침 안개에 잠겨 먹먹하게 투명하던 웃음이었는데, 지금 그의 웃음은 뽀얀 햇살을 받은 것처럼 말갛다. 그렇지만 조금의 장난기를, 마치 자기 딴에 재밌는 장난을 준비한 듯한 어린 고양이같은 기색이 남아있다. 당신이 그런 말을 꺼낸 이유를 알아듣기라도 한 듯한 웃음이다. 당신의 것을 조금 닮게 된 그런 웃음. 같은 냄새, 하는 말에 당신이 흘린 것과 꽤 비슷한 웃음.
당신이 덧붙인 조건에, 그는 눈을 깜빡이며 당신을 바라보았다. "단 거?" 그는 으응- 하고 잠깐 고개를 기웃하더니, 곧 다시 방긋 웃으며 덧붙인다. "응, 알았어!" 당신이 가지고 있는 당신 소유의 사탕에 대해서 이야기한 건데, 그는 어째 자신이 내어주겠다는 듯한 어투로 대답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반문하거나 할 틈을 주지 않고, 그는 도시락통을 톡톡 치며 다른 질문을 꺼냈다.
"밥 먹고 먹을 거야, 밥 먹기 전에 먹을 거야?"
홍삼 캔디도 냄새는 이상하지만 어쨌든 달잖아. 밥 먹기 전에 먹으면 입맛이 떨어질지도- 하는 것처럼, 이현은 도시락통의 뚜껑을 만지작거렸다. 그러고 보면 참, 점심 먹으러 올라왔었지.
진짜 단 거, 사탕. 정말 사탕 하나 더 먹어도 되는 거야, 하고 물어보려고 했지만 그럴 틈이 사라져서 물어보지는 못했어. 도시락통을 톡톡 치면서, 네가 꺼낸 질문에 샐쭉 웃어 보일 뿐이야.
"이따 집 갈 때 잔—뜩 줄 거야."
왜냐하면 정말 너에게 홍삼 사탕을 주게 될 줄은 몰라서, 사둔 적이 없으니까. 분명 그때, 이 약속을 해버린 그때에는 네가 약속을 어기더라도 홍삼 사탕 같은 거를 줄 생각은 없었어. 너한테 제일 예쁜 것만, 소중한 것만 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으니까. 홍삼 사탕을 줬다가, 그랬다가 네가 날 미워하면 어떡하지라는 이유로. 그런데 지금은 네게 홍삼 사탕을 주어도 미움받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어서, 집 갈 때, 너와 만나기 전에 사러 갈 거야.
생각해보면, 둘만 있을 때 장난쳐달라고 했었던 약속이, 네가 그러던 게 장난이 아니었던 건 오늘보다 더 예전부터였을 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장난이 아니니까 홍삼 사탕을 먹지 않게 되더라도, 둘만 있을 때만 하기로 새로 약속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홍삼 사탕을 먹기로 했는데도 몰래 입 맞추던 너도 그렇지만, 나도 네가 날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계속 꼭 닿아있고 싶다는 생각만 드니까.
손을 다쳐서 오타가 많이 나는데, 그래서 맞춤법 검사기를 사용했지만 어디에 오타가 있을 지도 몰라. 3.3 늦은 답레지만 일단 두고 갈게. 그리고 나쁜 소식...인데 9월 말까지 프로젝트를 끝내야 해서 여름 휴가도 못 쓰겠다 싶은 상황이 됐어 8.8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래보여 3.3 회사 얘기는 좋은 소식을 가져온 적이 없어서 말하기도 미안해 3.3.........
손...?? 아니 어쩌다 다친.. 치료는 제대로 받은 거지? 88 나는 오타나 그런 것은 잘 신경쓰지 않으니까(그리고 많이 냄) 걱정 마. 흉터 안 지고 빨리 낫기를 빌게.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만 도아주가 여기 돌아오고 싶다면 나는 여기서 기다릴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너무 마음아파하거나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답레는 천천히 가져와도 좋으니, 현실에서 해야 하는 일을 우선해줘. 도아주가 하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길 빌어.
그게..... 병원을 아직 못 갔어 3.3 이정도면 금방 낫겠다 + 그렇게 아프지는 않다 + 이따 시간나면 가봐야겠다(정신차리고보니 퇴근시간) 등으로 그냥 놔뒀는데 어제부터 젓가락질을 제대로 못하게 되었어 3.3............ 엄청 서투른 젓가락질과 오타남발... 말고는 씻을 때 불편한 정도야.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어! 3.3..... 요근래처럼 퇴사 욕구가 높게 솟구친 적이 없어 3.3................ 고마워, 응.
병원을 가야 될 정도로 다친 거야......? 젓가락질을 제대로 못 할 정도면 문제가 있는 거잖아. 월요일에 어떤 수를 써서든 병원에 가봐. 자칫해서 덧나면 어떡해.. 저번에도 그만큼 힘든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구나. 도아주가 하는 모든 일이 커리어로 남아서 도아주 앞길에 도움이 되면 좋을 텐데.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이런 위로랑 여기서 기다려주는 것뿐이네. 힘내.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u.u.... 젓가락질 힘든 건 하필 다친 부위가 오른손 검지쪽이라 그런 것 같아 3.3..... 인원 증진이 안 되고 있어서 (9월 말까지이니까 10월이면 여유로운데, 10월에 사람을 뽑을 거라하더라고) x.x 위로랑 기다려주는 것만으로 정말 충분해..... 그게 제일 힘든거라고 생각하고.
8.8 도아주가 그렇게 힘들게 갈려나가고 있는데 급료라도 더 주지 인원은 왜 안 뽑는 거야. 이번 인원들은 확실히 도아주에게 도움이 좀 됐으면 좋겠다. 저번에는 기껏 뽑은 사람들이 다시 나가지 않았어? 이번에도 그런 일이 되풀이되면, 그 직장이 상당한 블랙이라는 뜻이니 차라리 이직을 고려해봐 3.3 (그런데 학교와 연동해서 근무하는 것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게 되려나 모르겠네) 그리고 다친 것은... 내일 반차를 쓰는 한이 있더라도 병원 꼭 갑시다.. 3.3
그렇지만, 힘들지 않은걸. 도아주가 돌아와주겠다고 말해준 이상, 그렇게 힘들지 않아. 너무 안타까워하거나 마음쓰지 마. 응?
그에게 정말로 홍삼 사탕을 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당신에게 섣부른 애정표현을 했을 때의 벌칙으로 준비해두었던 홍삼맛 사탕은 어느덧 어떤 징표로 뜻이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홍삼사탕을 먹는 한이 있어도 너를 이만큼 좋아한다고. 네가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으니까 홍삼 사탕도 기꺼이 먹겠다고... 기왕 먹을 거면 같이 먹자고. 미움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쓰고 이상한 냄새를 가진 홍삼사탕도, 당신과 이 소년 사이에는 앙증맞은 추억으로 남을 모양이니까.
그래, 당신을 향한 그의 장난은 언제부턴가 그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장난의 범주를 넘어서버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도시락을 준비하며 당신 생각을 하다가, 무심코 2인분으로 준비해버리고 만 오늘의 도시락처럼 말이다. 닿아 있는 방법은 다양하니까, 그와의 시간을 즐기자.
"응, 그러자."
현은 2단으로 된 반합의 아래쪽을 착 열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로메인과 치커리, 근대로 구성된 샐러드였다. 옆에는 스틱으로 된 드레싱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앙증맞게 끼어있는 것은, 머핀을 만들 때 종종 쓰곤 하는 호일 컵 2개였다. 그 호일 컵에 옅은 갈색이 도는 볶음밥이 담겨있었다. 파기름을 내서 계란 스크램블과 잘게 다진 당근 베이컨을 넣어 만든 그것은 딱 편의점 삼각김밥과 양이 비슷해 보였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맛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어떨지는 모르겠어..."
그리고 현은 옆에 내려놓은 윗단의 뚜껑을 달칵 열었다. 아랫단은 온통 호일에 감싸여 있는 무언가가 차지하고 있었는데, 호일을 벗기자 껍질이 바삭하게 구워진 채로 간장 소스가 끼얹어져 있는 어엿한 치킨 스테이크가 나왔다. 오늘 점심은, 어쩌면 조금 과식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떤 것 같아?"
긴장됐던 걸까, 그는 당신에게 수저를 내밀면서 눈을 깜빡이며 그런 질문을 던졌다. 보통 그런 질문은 한 입 먹고 난 뒤에 하는 것인데,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기 요리를 보여주는 게 퍽이나 긴장되는 모양이다.
# 답레 올려둘게. #.# 오늘 하루도 잘 보내고 있는 걸까. 도아주 병원은 갔다왔어? 손은 좀 어떻대?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 한 명일 뿐인 내가, 어느 콘서트장의 객석 한가운데 혼자 놓여 있는 꿈. 얼굴도 모를 사람들이 흑백으로 한가득 차서 웅성거리고, 나는 그 사람들 틈을 헤집고 너를 찾아다니고 있는 거야. 그러다가 마침내 너를 찾아냈는데, 너는 객석에 있는 게 아니라 무대 위에 올라서 있었어. 내가 가진 작은 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다랗고, 아름답고, 환한 별빛을 가득 받으며.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예쁜 모습으로. 내 기억이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면서.
그 때부터 내 눈에 보이는 것은 너밖에 없었지만, 네 눈에 비친 나는 그저 수많은 흑백의 사람들로 가득가득 들어찬 객석 어딘가에서 너를 바라보며 환호하는 수많은 흑백의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었어.
그랬구나. 그래, 너는, 그 흑백의 사람들의 무리를 헤치고 헤쳐서, 내 손을 잡아주러 온 거였구나.
도아야.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된다면 말야, 나는, 네가 했던 것처럼 너를 찾아갈게. 아무리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파묻혀도, 내 색깔마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너를 찾아갈게.
그러니까, 도아야,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된다면 말야, 너도 거기서 나를 기다려줄래?
하늘색을 꼭 닮은 폭신폭신한 솜사탕, 붉은 크레파스로 그린 삐뚤빼뚤한 하트 모양, 흘러내리고 마는 부드러운 분홍빛 리본. 하나 같이 엄청 많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들이고, 지금 네가 그래. 네가 물어본 게 너에 대해서가 아니라 네가 준비해온 도시락에 관해서 물어보고 있다는 건 알지만, 네가 사랑스럽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답을 못하고 있었어. 근데, 그렇다고 해도 도시락을 준비해준 네 성의를, 마음을 지나쳐버릴 수는 없잖아.
"현아, 내가 아까 너 닮았다고 말해줬던 거 기억해?"
네가 내 머리를 반짝반짝하게 꾸며줬을 때, 그때도 네가 나한테 어떠냐고 물어봤지. 내가 해준 대답은 널 닮았다고 했었고, 그 뜻은 엄청 예쁘고, 반짝반짝하고, 행복하단 뜻이라고 일러주었어. 너는 내가 제일 좋아하니까, 정말 많이 사랑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칭찬 중에 제일 좋은 칭찬은 너랑 관련될 수밖에 없는 거야. 내가 해줄 수 있는 대답은 그거야. 같은 대답을 한 것 큼이나 그때와 똑같이 활짝 웃었어. 대신 이번에는 머리카락이 내 움직임에 따라 흔들려버려도 어색하게 굳는 일은 없어. 별 가루가 떨어질 것만 같아서 그랬었어. 하지만 지금은 별 가루가 떨어진다 해도 바닥에 닿지 않고 밤하늘에 올라가서, 그대로 별님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나 베이컨 많이 좋아해!"
"샐러드도 좋아하고, 볶음밥도 좋아하고, 고기는 당연히 좋아해!" 그러니까 긴장 안 해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느껴지도록. 일부러 하는 거짓말도 아니니까, 난 떳떳하다는 의미로 네가 내미는 숟가락을 꼭 쥐면서 깜빡이는 네 눈을 바로 응시했어. "그리고 현이를 제일 많이 좋아해." 있지, 지금 이곳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투성이야.
#늦어서 미안해 3.3..... 그동안 엄청 지쳤어서 생각이 많았어. 현생에 할애할 시간 밖에 없는데 괜히 내가 욕심부리느라 이현주까지 힘들게 하는게 아닐까 하고. 그만하는게 맞는게 아닐까 생각했고, 글도 썼는데..... 차마 그 글을 여기 올리기에는 이현이랑 도아 이야기가 이어지면 해서, 못나기만 했고 못난 파트너지만 늦게라도 답레 가지고 왔어. 여전히 예측할 수 없이 바쁘고, 지금도 회사인지라 남기고 가볼게. 그리고 계속 걱정할까봐, 손은 괜찮아. 못 온 동안 다 나아서 벌써 내일이 실밥 푸는 날이야.....3.3
시시시시시실밥이요?(덜걱) 얼마나 다쳤던거야 도아주8.8 그래도 실밥 푼다니 다행이다. 덧나지 않고 잘 낫기를 빌어 3.3...
그리고 말야, 이현이랑 도아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기를 도아주가 바라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그리고 언제라도 돌아와. 도아주의 삶이 엄청 바쁜 건 충분히 알고 있었고, 긴 텀도 얼마든지 쭉 기다려왔는걸. 힘들지 않아. 오히려 도아주가 이번 답레를 무리해서 쓴 게 아닐까 걱정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