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놀자. 난 너무나 슬퍼...” “난 너하고 놀 수가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단 말야.” “아. 미안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넌 여기 아이가 아니구나. 넌 무엇을 찾고 있니?” “난 사람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인데?”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 는 의미야.”
☞ 이 어장은 두 레스더의 상호교류 및 합의하에 세워진 1:1 스레입니다.
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아니, 라고 하고 싶었어. 그렇지만 가슴이 시큰거려서 어쩔 수가 없었어. 다른 애들과는 스스럼없이 손잡고, 웃고, 떠들던 네가, 내 옆에서는 웃음을 잃어버리고 쭈뼛거리는 게... 내가 너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게, 좋은 의미가 아닌 것 같아서. 잘 알면서도, 네 입으로 나를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그게 너무 아파서.
"그렇지만 네 탓이 아냐. 넌 충분히 용감했잖아... 미안한 건 바보같은 나야."
네가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는데도, 내 주변으로 쉽사리 다가오지 못하는 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바보같은 내 잘못이야. 그러니까, 답답하더라도 조금만 내게 더 시간을 들여줘.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가르쳐줘. 네가 왜 다가오지 못했는지. 내가 너에게 다가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도 가깝지만, 너한테 더, 더,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어.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지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서."
네가 이현을 끌어안았을 때는 이현도 너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마치 너와 함께 하나, 둘, 셋 하고 입을 맞춰 세기라도 한 듯이 그는 너를 품에서 놓아주었다. 너는 이 보석이 조금이라도 흉이 질까 한없이 조심스러워했지만, 네 옆에 있는 이것은 보석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길을 원하는 한 마리 고양이였다.
외모 :: – 도아요? 어... 토끼 같아요. 흰 토끼. 흰 아기 토끼. – 오, 인정. 하얗고, 조그맣고, 순해 보이고, 눈도 핑크색이잖아. – 그럼 머리 묶은 건 꼬리네. – 조그맣고 하얀 애가 학교를 이리저리 뛰다니니 토끼 같죠. 156cm에 44kg으로 작은 키와 그에 걸맞은 조그만 몸을 갖고 있어. 손도 발도 작고, 조그만 등은 머리카락이 반 정도를 덮어버렸어. 여름 햇빛이 바다 물결에 내려앉아 반짝이는 것처럼 하얗게 부셔오는 머리카락이 구불거리며 아래로 흐르고 있지. 앞머리는 똑같은 색을 하고 있는 눈썹을 가리고, 기다랗게 뻗은 속눈썹 아래까지도 닿을 것만 같아. 곧잘 붉히곤 하는 귀는, 바로 마주 서면 소복이 쌓인 눈에 덮인 듯 모습을 감추고 있어. 옆머리를 끌어 묶은 흐름이 귀 뒤로 향하고 있고, 머리 뒤까지 따라 흘러가면 하얀 머리카락이 꼬리처럼 동그랗게 묶여서 흔들거려. 피부는 새하얀 머리카락 아래서도 어두워 보이지 않고 맑고 깨끗해. 보기에도 보드랍고 말랑해 보이는 뺨은, 햇빛의 열기가 뜨거워서, 찬 바람이 시려서, 아니면 두근거리고 말아서 쉽게도 붉게 물들고는 해. 그렇게 물든 색은 눈의 분홍빛과 닮아있어. 머리카락과 촘촘하게 뻗은 속눈썹으로 겹겹이 감춰져 있는 눈. 그 감춰진 눈을 바라본다 면면 복숭앗빛–혹은 엷은 꽃잎 색–의 당신이 맺혀 있을 거야. 노란빛이었다면 보름달 같아 보이진 않았을까 싶은 동그란 눈은 눈매마저도 둥그렇게 휘어있어. 한 성격 할 것으로 보이기에는 무리가 있는 인상이야. – 볼에 있는 점 누르고 싶지 않아? – 누르면 깜짝 놀라서 쳐다볼 듯. – 도아라면 그냥 웃어줄 것 같은데.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 자리 잡은 코를 시계의 중심으로 잡는다면, 3시 방향에 점이 콕 찍혀있어. 그 아래로 내려오면, 당신이 불러준다면 언제든지 웃을 준비가 되어있는 입술이 기다려. 표정이 많은 편이지만, 보통은 웃고 있는 편이야.
성격 :: – 하루에도 몇 번이나, 그냥 볼 때마다 인사를 한다니까요. 도아한테 인사 안 받아본 선생님이 없을 거야. 경비분한테도 인사하잖아요. – 싹싹하게 잘 구는 게 얼마나 예뻐. – 제가 뽑은 최고의 인재입니다. 다들 동아리 홍보나, 뭐 안내 영상 같은 거 찍기 싫다고 빼는데 도아는 잘해요. 방송부 놈들 들리냐~? 모난 구석이 없고 둥글고 밝아. 사랑받고 자란 티가 뚝뚝 묻어나는, 사람들과 곧잘 어울려 쉽게 호감을 사는 편의 성격이야. 사소한 것 하나에도 기분이 들뜰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서, 그만큼 싫다는 표현이 없고 미운 말을 잘하지 못해. 평소에 어딨는지 찾아보면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을 때가 많고, 혼자 있더라도 금방 누군가 찾아오거나 옆으로 다가가고 있지. 사람과 사람 사이 녹아드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니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에도 무리가 없고, 가까워지는 것에도 아무렇지 않아. – 아, 백도아. 갑자기 뒤에서 놀래킨다고. – 빨리 먹기 내기했었는데, 나 농구 하고 와서 배고파 죽는 줄 알았거든. 내가 지겠냐고. 덕분에 아이스크림 얻어먹음. 마냥 사람들에게 맞춰주면서 지내는 것처럼도 보이지만, 장난기도 있고 승리욕도 있는 편이야. 당하고 만 못 살아서, 장난에 당하면 똑같이 맞받아치며 당차게 굴기도 하고, 당해낼 자신이 없는 일–큰일은 아니고 장난 수준을 무심코 저지르기도 해. 그래서 제 말에 당해내지 못하고 장난에 역으로 당하고 마는 모습도 꽤 볼 수 있어. – 아니, 학교 축구 리그 있잖아. 작년에 걔 옆 반이었는데, 우리 반이랑 걔네 반이랑 결승이었거든? 우리 반이 이기고 교실 올라갔더니 옆 반에서 웬 애가 울고 있는 거야. 뭔 일인가 했더니 지네 반 열심히 한 거 다 아는데 못 이긴 게 속상해서 울었다드라. 순간 진짜 죄책감 들었다. 공감을 잘하고, 자신보다 상대를 신경 쓰는 이타적인 부분도 있어. 어지간한 부탁은 거절하는 일이 별로 없고,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더라도 해결할 수도 있도록 도와주거나, 방법을 같이 생각해주고는 해. 돕는다는 것에 있어서 자신에게 득이 되는지 따지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어서 돕는다고 생각해.
기타 :: 1. 8월 31일생, 처녀자리, Rh+O형. 이름의 한자는 苩 성씨 백(꽃 파), 桃 복숭아 도, 皒 흰빛 아. 복숭앗빛 눈과 하얀 머리카락을 보고 부모가 직관적으로 지은 이름이야. 2. 특출나게 잘하는 것은 없지만 딱히 못 하는 것도 없어. 무엇을 하든 평균 즈음이고, 노력해서 A는 받아도 A+는 못 받는 정도야. 3. 동아리는 방송부로 2학년 아나운서이자 촬영을 겸하고 있어. 교내 공지 방송에서 들리는 여학생 목소리의 주인공이며, 점심시간 음악 방송에서 곡 소개도 해. 촬영으로는 각종 교내 행사 모습과 같은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갈 법한 사진과 영상을 담당하고 있지. 4. 잠이 많은 편이지만 소리에 민감해 학교에서는 잘 자지 못하고, 보통 그럴 틈이 없어. 쉬는 시간이나 점심 방송 당번이 아닌 날 점심시간에 보이지 않는다면, 방송부실에 숨어서 짧은 잠을 자고 있을 확률이 높아. 잠을 몰아내려고 입에 군것질거리를 물고 있는 경우가 많고. 5. 달리기가 빠른 편이야. 체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라서 오래달리기는 무리지만 체육대회 여자 계주는 정해져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지. 6. 가방에 이것저것 많이 넣고 다녀. 교과서나 문제집, 프린트물, 공책, 필통–필통에도 여러 색의 형광펜, 색연필, 볼펜, 네임펜이 들어있고, 샤프와 연필, 컴퓨터 사인펜, 지우개와 수정테이프는 기본–, 헤어 액세서리함, 텀블러, 군것질거리, 손수건, 반창고, 휴지, 물티슈, 가위, 풀, 커터칼, 스카치테이프, 포스트잇, 인덱스 스티커 등등.
그 목소리는 봄바람에 떨어지고 마는 꽃잎보다도 작았고, 그 꽃잎을 쥐려는 손길만큼이나 조심스러워서. 그랬더라면, 그렇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네가 서운할 일도 없었을 거야. 네가 다가온다고 멈칫거리지 않을 텐데, 한 발자국 뒤로 발을 빼지 않을 텐데. 미안한 건 바보 같은 저라고 말하는 네 대답에 아니라고 대답할 수 없는 건, 네가 날 좋아해 줬으면 하고 바라고 있으니까. 네 발자국이 처음 내 마음에 새겨진 그 날부터, 네 눈 자국이 또렷한 지금까지도, 그리고 내일도, 모레도 바라고 있을 테니까.
"뽀뽀는 안 할 거야."
더 많이 가까워지고 싶다는 말에, 조금 뜬금없는 소리 같지. 내가 지금 어떻게 보일까, 퉁명스러워 보일까. 아니면 살짝 맹랑한 구석이 있을까. 깜빡깜빡, 장난치는 게 아니라고, 눈을 계속 네게 바로 맞추려 할 거야. 나한테 뽀뽀는 아무리 친한 친구한테도 안 하는 거니까, 네게 하면 서운한 게 녹아 사라질까 봐 하는 생각이 들었어. 가까워진 것처럼 느껴질까, 싶었단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으면서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이유는, 내가 욕심쟁이라서.
"같아지고 나서 할 거니까."
내가 너와 익숙해지기를 바라는 네 욕심처럼, 네 목소리로 사랑한다거나, 좋아한다거나 하는 말을 듣고 싶은 내 욕심이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네 품에 숨을래. 너도 날 볼 수 없도록 꼭 숨어버릴래. 꼭 바다라도 되는 것처럼, 퐁당 빠져버린 것처럼. 이리 오라는 네 말을 따라가.
무슨 난리람... u.u... 다 채워져 있는 걸 보고 놀라긴 했지만 그 뿐이야. 걱정말아. 이현주는 괜찮아? 너무 늦은 물어봄이지만... u.u... 새로 세워줘서 고마워. 그리고 아직 내일이 안 되어서 모르겠지만, 인수인계 받은 업무들에 적응도 했고 나름 바쁜 건 어느 정도 마무리했어. 내일 또 무슨 일이 생기지는 모르는 거지만, 아무 일도 없다면 자주 올 수 있을거야. 좋은 밤이야.
아냐, 괜찮아. 이현주야말로 늘 나를 기다려주고 있잖아. 응, 나도 다 잊었어. 별것 아니었다니 다행이야. u.u
응, 자주. 일단 주간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도 없고 해서 드디어 한숨 돌리나 기대 중이야. 한숨 돌리나 하면 일이 터지고, 그 일 마무리하면 새 일이 터지고는 했었으니까...
그리고 그 이야기. 이현이 생일도 여기서는 안 지났지만, 실제로는 지나버렸지... 그래서 지하철이나 어딘가의 스크린에서 이현이 생일 광고를 도아가 봤을 때~ 하는, 이현주가 말한 이야기가 생각나서 말야. 도아는 장난기가 얼마나 풀렸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진 찍어서 장난치지 않을까. 나 방금 엄청 엄청 멋진 사람 봤어! 라고 연락하고 나서 그 광고 사진을 보낸다거나. 이현이랑 같이 보게 되면, “현이가 사진 속으로 들어가버렸어...! 어떡하지...!” 하고 장난칠 지도 몰라.
사실, 잘은 몰라. 나한테 네가 너한테 나와 같아지려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확신하려면 나는 이 마음 속에서부터 너를 얼마나 더 많이 좋아해야 할까? 그렇지만 그 좋아하는 마음을 키워나가는 하루하루가, 너와 함께 걸어나가기 시작한 하루하루가 너무 예뻐서, 네가 알려준 색깔들로 메워지기 시작한 나날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고되다고 느끼진 않을 것 같아. 그러니까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너를 좋아하기로 했어. 그러니까 너도 내가 너를 좋아할 때까지 함께 있어줘.
"다른 누군가가 아닌 그 많은 사람들 중 너라서, 나는 정말로 기뻐."
그리고 너를 정말로 사랑하게 됐을 때도, 네 바람이 이루어졌을 때도 나와 함께 있어줘. 네 바람이 마침내 이루어졌을 때, 그것이 우리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으면 해. 소년은 네 연분홍빛 눈을 가만히 마주 바라보았다. 맹랑하게 깜빡이는 눈꺼풀 아래 반짝이고 있는 너의 풋풋하고 순진한 욕심이, 자신을 위해 피어나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소년의 마음은 소년이 모르는 감각으로 뭉클했다. 소년은 너를 가만히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네 코끝에 문득 멜론 냄새가, 멜론 냄새와 섞여서 나는 소년의 살 냄새가 살며시 걸렸다. 얇은 여름 교복 아래로 네가 머리를 기댄 소년의 품 안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안락했다. 그의 품 안에는 딱 네 몫의 자리 하나만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널 좋아하고... 사랑하고 싶으니까. 도아야."
소년은 손을 뻗어선 담요를 집어서 펼치고는, 너와 자기 위에 덮고는 핸드폰을 꺼내서는 플레이리스트를 눌렀다.
https://www.youtube.com/watch?v=NDfF_XwNtIw
/ 동영상이 55분 길이라서, 그냥 링크만 걸어뒀어uu 데이터가 자유로운 환경에서 감상해 줘. 컴퓨터라던가.. / 도아가 너무 귀여워서 못 던지고 있던 직구 지금 던진다아아
코앞에 있는 여름 교복 자락, 언제부턴가 너를 생각하고 마는 멜론 향기, 바로 옆에서 울리는 심박. 그리고 너와 나를 덮은 담요랑, 이 비품 창고에 퍼지는 네 플레이리스트 소리까지. 온전히 받아들이고, 온전히 반응을 보여주기에는 이미 가까운 온기에서부터 머리에 열이 올라버렸던 거야. 햇볕 바로 아래 그늘도 없이 서 있는 것처럼 뜨거울 리가 없는데, 꼭 그런 것처럼. 열이 올라서 아무것도 못하게 돼버리는 여느 것들과 나도 똑같이 고장 나버린 거야. 이미 그때 흐물흐물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려 버렸으니까 당연한 걸지도 몰라. 겨우 한 번의 고갯짓으로 너를 분홍빛으로 담아내고서 하는 겨우 한 마디.
"... 거짓말이면 안 돼?"
거짓말이면 큰일 나. 네가 아니라, 내가. 발밑이 파도에 쓸려간 모래성마냥 무너져 내리고 말 거야. 이렇게 널 좋아하는데 책임져야지, 라고 뻔뻔하게는 말도 못 하는 나한테 그런 말이 거짓말이면 안 되잖아. 좋아한다도, 사랑한다도 아닌, 그러고 싶다는 말뿐임에도 난 한 번 더 네게 포옥 빠지고 말았는데.
네가 이 소년에게 포옥 빠져버리고 만 그 느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년은 자기 품에 기대오는 너를 마냥 마음껏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네가 이 소년을 담아낸 분홍색은 소년의 보라색과 빨간색 사이에 곱게 자리잡았다.
"모두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는 건 누구라도 힘들겠지만,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야. 그건 그 사람과의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는 거니까."
문득 사막여우의 말소리가, 귀에 들릴 리 없는 동화책 속의 말소리가 네 귓가를 스쳐가는 것도 같았다.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인데?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야. 이 소년은 네게 체셔 고양이기도 했고, 어린 왕자이기도 했고, 사막여우이기도 했다. 자기마저도 종잡지 못할 그 모든 애틋한 감정들을 담아서.
"도아야, 너는 내게 아주 특별한 사람이야. 네가 나와의 시간을 그렇게 특별하게 보내줬으니까. 나한테 그런 낙원이 되어주었으니까."
소년은 당신을 품 안에 꼭 기대서는 손을 들어 머리를 가볍게 삭삭 쓸어주었다.
"나 말이야, 도아야. 외롭기 시작했어. 외로움이 뭔지 글자만 알고 뜻은 몰랐는데, 이젠 진짜로 알게 됐어."
빨간색, 그리고 파란색. 네가 이 소년에게 자기를 사랑하게 만들겠다고 장담한 그 날 이후 처음으로 네가 이 소년을 데리러 왔을 때, 네가 먼저 나간 사이 소년이 집 안의 성그런 공기에서 느끼던 남색의 외로움에서 파란색으로 배어나온 것이 있었다. 너를 바라는 마음이 파랗게 배어나와, 소년의 여름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소년의 색이 조금씩 메워져 가기 시작했다.
네 품에 기대고서 이번 여름을 한 모금 들이키면, 꼭 너를 한 모금 들이키는 것만 같아. 전혀 가라앉을 것 같지 않던 심장 소리도 천천히, 네가 부드럽게 끌어 안아주는 손길에 잔잔해져 가. 그래서 네 목소리가 꼭 자장가처럼 들렸을까, 아니면 네 말이 내 마음에 꼭 닿아서 다행이라고 긴장이 풀렸을까. 네 품에서 이대로 폭 안겨서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생각은 그대로 행동으로 옮겨져서, 그럼 이제 너랑 조금 더 가까워졌을 거야.
"나도 너한테 익숙해질래. 네 옆에 있는 게 당연한 사람 할 거야."
너도 그랬잖아. 너랑 내가 더 가까워지면 좋겠다고, 결국에는 익숙해지면 좋겠다고. 나도 그래. 내가 네 옆에 있는 시간이, 네가 날 생각하는 시간이 당연해지기를.
"...이거 안 돼. 하지 마."
가볍게 머리를 쓸어준 네 손을 꼭 잡아내려. 하면 안 된다는 듯이, 네 손에 깍지를 끼면서 바로 잡았어. "잠 온단 말야." 이미 잠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버렸지만, 그렇지만 네가 보고 싶다고 해줬잖아. 네가 쉬어야될 것 같다고도 말했지만, 난 같이 자자고 말했는걸. 네가 먼저 잠들고 나면 잠들고 싶어서, 너보다 먼저 꿈나라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그렇지만 야속하게도 축제 전날인 오늘까지 바쁘고 바빴던, 축제 당일인 내일까지도 바쁠 일정에서 지금은 너무나도 단 시간이었다. 원래도 잠이 많아 쪽잠을 잘 장소를 찾아다니고는 했지, 선잠을 자는 것도 익숙했지. 쉬지 못하고 깜빡 졸아버린 후에, 좋아하는 네 품에서 너를 안고 있는 지금은 이 소녀에게 잠에 빠질 수밖에 없는 터라. 잠들지 않을래, 하고 머릿속에 자리 잡은 생각은 한번 눈을 깜빡이고 나면 지우개질이라도 하는지 글씨가 흐릿해져 가. 그러면 안 된다고 네 손과 깍지끼고 있는 손에서도, 두 번 눈을 깜빡이고 나면 손끝에서부터 힘이 빠져버리고.
"그럼, 지금은 다시 까먹었겠다."
외로움이 널 삼키기에는 지금 옆에, 네 품에 내가 있잖아. 외롭지 마, 현아. 내가 많이, 정말로 많이, "좋아하니까." 잠에 빠지면서도 빠지지 않는 중이라서, 조금 조그맣게 말했더라도, 앞뒤가 연결되지 않는 생뚱맞은 말이었더라도 전해졌을 거라고 믿고 있어. 이대로 잠이 들어버리면, 꿈에서도 네가 나올 것 같아. 네 꿈에서도 내가 나왔으면 좋겠다. 왜냐면, 나는 좋아하면, 보고 싶으면 꿈에 나타난다는 말을 믿고 있으니까.
연말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 원래 둘 뽑을 예정이던 신입 중 남은 한 명을 더 뽑아서, 졸지에 부사수가 셋이나 생겼어. 8.8 약 5개월차, 약 1개월차, 이제 뽑은 분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 올해 안에는 시기도 그렇고 안 뽑을 거라더니... 8.8 응, 그래서 자주 오려고 했는데... 일주일 간격으로 왔던 때보다는 일찍 왔지만, 그래도 자주는 아닌 것 같아서. 괜히 속상해서, 조금 칭얼거린 것 같네. 어쨌든 좋은 저녁이야. u.u!
그리고 이현주가 괜찮다면 이번 답레를 막레로 받아도 될 것 같아. 도아는 저대로, 손에서 힘 툭 빠지고 새근새근 잠들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아서.
>>18 또 무슨 일이 생겼구나... 8︿8 도아주 일 시작이라고 바빠질 예정이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정신차려 보니 부사수가 셋이라니. 도아주 일이 도아주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쉬워지거나, 상황이 변해서 도아주의 삶이 더 여유로워졌으면 좋겠다. 도아주가 유능해졌으면 좋겠다는 말은 너무 잔인한 것 같고... 칭얼거려도 좋아. 얼마든지 칭얼거려도 돼. 내가 들어줄게. 어제 저녁에는 앓아누워 있느라 미처 못 봤지만, 지금은 100% 회복해서 다시 일어나 있으니까. 도아주랑 또 엇갈려버려서 조금 속상하지만..
이현이도 아마 도아 잠드는 거랑 거의 동시에 잠들지 않았을까. 도아 머리는 자기 어깨에 얹어놓고, 자기 머리는 도아 정수리에 기대고. 깨어나 보면 다른 애들은 이미 다 하교해서 아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판인데 현이는 또 둘이서 노을 보고 있으니까 좋다 하면서 눈치없이 웃고 있겠다... 응, 이걸 막레로 하자, 수고 많았어.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겠지만, 할 수밖에 없다면 받을 수 있는 건 다 받아야지. 응, 항상 응원하고 있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이 스레 들락날락거리며 한 마디씩 해주는 것밖에 없지만.. 집의 제사는... 다른 집 가풍에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부디 도아주한테 너무 번거롭지 않게 지나가길 바랄게.
실제 경험이었구나^q^ 어째 서술이 자연스럽더라니. 공연하는 이현이랑 스테이지 앞에서 응원해주는 애들 보고 속끓일 틈은 있어도 이현이랑 꽁냥댈 틈은 적을지도 모르겠네..
실제 경험이라기 보다는, 옆에 있었어. 학생회였거든... u.u... 학교 행사는 방송부랑 학생회를 갈아 넣으니까 말이야. 도아, 정신 없이 바빠서 친구들이 달아준 머리핀들 고대로 달고 있을 것 같아. 이현이한테 치고 싶은 장난이고... 축제 일상, 어느 상황을 생각하고 있을까. 하교길 u.u...?
간접 경험이었던 거구나. 학생회... 학창시절이 고생스러웠겠네. 축제 일상이라면 도아랑 같이 축제하는 곳 누비고 다니면서 즐기고 셒은 마음도 있지만, 도아는 방송부라 바빠서 그렇지 못하겠지. 도아주가 원하는 배경이면 다 좋은데, 도아주가 생각하기에 하교길이 가장 낫겠다 하면 하교길도 좋아.
그러고보니 도아주는 학교 축제를 오전에는 각반, 동아리들이 준비한 부스들, 오후에는 공연이라는 느낌으로 생각하고 있었어. 이현주도 이렇게 생각했을까? u.u...? 갑자기 물어보는 이유는 이현이랑 도아네 반 부스는 어떤걸까 싶어서. 학생 때 학생회다 뭐다 바빠도 부스 운영은 반 전원 교대로 했어서, 이현이랑 도아도 일부러 교대 시간표 맞춰서 둘이 같은 시간에 운영할 수도 있겠다 싶었거든.
햄 구운 거 맛있겠다... 깡통햄 먹고 싶다 u.u... 도시락 싸들고 다니는거 대단해. 난 절대 못 해... 도아랑 같은 마인드야. 수면 >>>>>>>> 식사... 나중에 만약에, 도아가 점심시간에 밥 안 먹고 그냥 자겠다고 자리에서 뻗대면(?) 이현이 반응이 궁금해졌어... u.u...
도아주는 늘 늦잠자고 있어. 요즘 회사에 나 없으면 어쩔려고. 하는 생각으로 늦잠자고 출근하고 있고, 실제로도 도아주가 업무 중심이라... 이현주는 늦잠 잘 일 없이 푹 자고 일어나서 혹시라도 점심 놓칠 일 없으면 좋겠다.
메이드... & 버틀러....? (덜걱) 애들이 이현이 간판으로 세우자고 이건 된다 이번 축제는 우리반이 돈 쓸어모은다! 라는 생각이었다면 될 가능성도... 있... 있을... 까...? '▿'...
명색이 그래도 축제인데, 하교길만 하기에는 아쉬울 거 같아서. 같이 부스 운영하는 거, 같이 축제에서 노는 거, 이현이 공연, 이렇게만 해도 벌써 3개나 이야깃거리가 생기니까.
도아주가 말해준 걸 전부 해보고 싶어서 많이 고민중이야. 오전~점심시간 사이에 도아랑 같이 부스 운영도 해보고 싶고, 시간 끝나면 도아랑 같이 집사복/메이드복 차림으로 다른 부스 돌아다녀도 보고 싶고(욕망에 미친자), 오후 공연이 지나고 나서 도아랑 이야기도 해보고 싶고, 하굣길로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고... 아니면 오전 부스운영 중에 이현이가 주목을 하도 받으니까, 도아랑 같이 못 있게 돼서 심통난 이현이가 몰래 도아 데리고 탈주해버린다던가(욕망에 미친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