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정면 교전만으론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스페셜리스트는 그것을 위해 탄생한 용병들이다. 이들은 작전에 있어서 원래 없던 새로운 길을 만들거나 은신 및 기습, 혹은 갖가지 묘한 트릭에 정통함을 보인다. 다른 포지션이 손도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들은 기꺼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준다. 스페셜리스트의 그런 싸움을 육안으로 지켜본 혹자들은 신묘하다고도 비겁하다고도 말하지만, 다들 틀렸다. 이건 전투의 기본인 전술이다.」
" 나도 눈이 많이 오는 곳에서 살았지만... 리타는 나보다도 더 눈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고 할까. "
이쪽은 아마도 너무 추웠기 때문에 환상이 사라졌던 것일까. 어쩌면 눈 오는 풍경과 혼란스러운 상황이 맞물려 좋은 이미지를 조금 깎아먹은 걸지도 모르지. 어느 쪽이건 간에 별로 유쾌한 추측은 아니었기에, 사블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눈은 좋았지만.
" 좋지. 나중에 시간이 난다면- 이긴 해도 미리 계획을 생각해 두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 "
느릿하게 이야기하다 리타의 표정을 보고는 푸스스 웃음을 흘려버린다. 아무래도 그냥 지나가는 말로 넘기기는 어려워 보였으니까. 자신도 반쯤은 진담이기도 했으니 별로 상관은 없었던가. 간간히 여행 갈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쯤-
" ...못 당하겠네. "
그 와중에 자신을 걱정하는 말을 덧붙이는 그녀를 보며 키득 웃었다. 반 쯤은 장난이겠지만 아마도 반 쯤은 진담일테니까. 물론 싫은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오히려 이렇게 덧붙여주는 것을 좋아했을지도.
"언젠간 들을 수 있겠지요!" 들려줘 봐라고 말하면 꼬리.. 아니 오라클에게는 좀 더 직관적으로 입 삐죽임을 그만두고는 슬쩍 빼는군요. 진짜냐라는 물음같은 빛의 가늘어짐을 보고도 휘파람을 불며 말해줄 생각은 전혀 없는 태도를 보입니다.
"팀 단위로는... 아주.. 오래 전에 수습으로요? 아니다.. 참관.. 같은 거였던가요.." "나온 이후에는 팀으로는 제대로 한 적은 없었고요" 머뭇거리면서 말하려 합니다. 하긴. 팀 단위로 많이 움직였다면 지금 이렇게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지도 않았을 거라 생각하는 뒷사람.
"기도해주거나. 그들을 위해주기도 하니까요." 그들이 사냥하는 것은 필적하는 것이라 하던가.. 라고 약간은 멍댕해보이는 표정으로 중얼거립니다. 싸운다는 말에 답하는 것 치고는 진지하지는 않습니다.
돌아온 도나의 대답에 오니는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본인이 만족하면 오니는 독촉하지 않는다. 강요도 하지 않는다. 그저 본인이 바라는대로 해주는 것이 오니였다. 적이 아닌 동료에게는. 그러다 알 수 없는 미소와 함께 건내져 오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는다.
" 그건, 나도 도나랑 똑같아. 나도 와보고 싶어서, 앞에 서있던거야. 처음이거든 "
테이블에 엎드린 도나의 말에, 도나만이 아니라는 듯 덤덤하게 말한다. 자신과는 다르지 않게 숨김없이 기쁨을 표시하는 도나를 보고 생각의 전환이라도 생겼는지 솔직하게 말을 한 오니는 괜스레 자신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린다. 역시 솔직하게 말하는 건 괜히 간질거린다고 느끼면서.
" .. 도나가 즐거워진다면 앞으로도 종종 오도록 할까. 지금 도나, 평소보다 더 즐거워보여. "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던 오니는 살며시 턱을 괸 체 부드러운 눈으로 도나를 바라보며 다정한 말을 남긴다. 물론 표정이나 말투는 평소의 그것과 다를바 없어서 어떨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도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 듯 했다.
" 이번 한번이 마지막은 아닐테니까. 더 행복해질거여, 도나. "
도와줄게, 라는 말은 굳이 하지 않은 체 물끄러미 말한 오니는 이내 종업원이 주문한 것을 들고 오는 것을 바라본다. 종업원은 익숙하게 각자의 앞에 메뉴를 두고 돌아갔고 오니는 스푼을 건낸다.
맥주가 겨우 두 입 정도 남았을까. 리타가 붉게 열이 오른 제 뺨을 문질렀다. 취한 것은 아니었지만 술을 조금만 먹어도 그새 얼굴에 티가 나는 체질이었던지라, 벌써부터 두 뺨이며 눈가가 붉게 오르고 만 것이다. 아, 슬슬 정리해야겠네. 리타가 두 눈을 꿈뻑였다. 아직 취한 건 아니지만…
" 으응… 조심해야지. 나도. "
말했다시피, 누군가를 걱정시키는 건 싫으니까.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맥주도 다 마셨고, 과자도 동이 나버렸다. 채 자리를 뜨려는 것이 아쉽다가도, 너무 오래 있으면 보바가 불편할까 걱정이 되는 것이다. 내일 일도 나가야하고 말이야.
" 오늘 즐거웠어. 역시 보바랑 노니까 좋다. "
리타가 느릿히 몸을 일으켰다. 빈 캔들과 남은 쓰레기를 비닐봉투에 쓸어담으며, 그녀는 " 쓰레기는 내가 가지고 갈게. " 라고 말했다. 집주인에게 뒷정리까지 맡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던가. 그러고보니, 이런 말도 부끄러워하려나. 문득 궁금해졌다. 그다지 중요한 의문은 아니었지만서도.
" 갈게. 내일 늦게 일어나지 말고, 음, 옷 따뜻하게 입고… "
술이 들어가면 말이 길어진다더니. 어째 사소한 잔소리를 늘어놓은 그녀였다. 아무튼. 진짜 가야지. 리타가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챙겨들며 손을 흔들었다. 내일 또 봐. 하는 눈빛으로.
# 야야얍 막레입니다!! 꼬미주 일상 수고 많으셨어용~!! 저 나중에 쉐라그 가서 눈싸움 하는 일상 예약해둔 겁미다.... 아츠 사용하시면 안돼요(아무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