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피터지게 싸우는 것만이 전략적 열쇠는 아니다. 메딕은 다른 이들과는 달리 치유라는 방법으로 싸움터에 섰다. 오리지늄 아츠는 공격적인 방식뿐만이 아닌 치유적인 방향으로도 발달되었으며, 메딕은 그 힘과 지식을 아군을 보살피는데에 사용한다. 이것은 상당히 고도의 지식이며 그렇기 때문에 메딕의 존재는 희귀하고, 이런 포지션을 도맡으려 하는 자들도 드물지만 절대 이들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싸움이 길어지며 기세등등했던 동료들이 점점 지쳐갈때, 결국에 찾는 것은 항상 메딕의 존재유무일것이기 때문이다.」
리타의 대답은 조금 장난스러웠다. 그 말에 진심이 담기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누군가, 특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곤란한 일을 겪는 것은 원하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면… 리타는 사블랴의 잔소리가 싫지 않았다. 오히려 누군가가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기에, 반갑다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으음… 조금 더 꾸민 뒤에 보여줄게. 내 방은 아직 구경해본 사람이 없으니까… 나중에, 제일 먼저 구경하러 와. "
리타가 나긋히 말했다. 그래, 조금 더 사람다운 공간을 만든 뒤에.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도록 짐을 정리하는 습관을 버린 뒤에. 리타는 항상 제가 '갑작스럽게 부재'하는 상황을 걱정해왔다. 어떤 이유로 부재하게 되든, 남은 자신의 흔적을 처리하는 일에 누군가의 노동력을 소비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차라리 남기고 가는 것이 적어야 주변인들에게서 쉽게 잊혀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정말로, 그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게. 리타가 제 장난에 웃는 보바를 물그럼 바라보았다. 이제 그런 마음은 조금 버려도 좋지 않을까…
" 안돼. 그거 벗으면 너도 춥잖아. 감기걸려. "
앞장서는 사블랴를 따라 걸으며 리타가 대꾸했다. 요즘같은 날씨에 감기라도 들렸다간, 또 임무에 어떤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 물론… 평일 늦은 밤에 술을 마시는 것 역시 임무에 차질을 불러올 수 있긴 하지만. 맥주 한 캔 정도야, 뭐.
" 보바네 방… 생각보다 깔끔하네. "
리타가 장난스레 말하며 사블랴의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사블랴를 따라 거실 식탁 위에 자신의 짐을 올린 뒤, 적당히 자리를 찾아 앉았다. 깔끔하며 사블랴의 흔적이 보이는 방. 리타가 봉투를 헤집어 과자와 맥주를 꺼내들었다. 그대로 캔을 딴 뒤, 건배를 하자는 듯 살며시 팔을 뻗는 것이다.
" 잘 놀다갈게. "
리타가 웃었다. 가드 오퍼레이터들을 위하여! 라는 말을 곁들여도 좋을 것 같았지만, 그녀는 건배사를 붙일 만큼 활발한 성미가 되질 못했다.
적막속에 들려오는 물소리. 라샤의 움직임을 살피는 라이레이의 목소리에 그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채 입을 열었다.
"아니."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살며시 들어올려진 그의 얼굴에는 헤실거리는 미소가 걸려있었다. 평소의 시니컬한 모습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표정이지만 이것이 라샤가 술을 꺼려하는 이유중 하나이자 그의 술버릇이다. 괜시리 알코올이 들어가면 저도 모르게 몽롱해지는 감각에 얼굴의 근육을 주체할 수 없다나.
"그만 마실까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지."
절대로 기분좋아서 짓는 미소가 아니었기에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상반되는 말투가 괴이하게 매치되었다.
"주도는 배운 적 있지만 도박은..." 생각해보니. 신님이 떠벌떠벌거릴 것 같아서 무리겠지. 라고 생각합니다. 상상도에서는 -어. 쟤 원카드임. 쟤는 밥이고. 오. 쟤는 좋은 카드네? 이긴 하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습니다.. 애증하기 때문에 이렇게 상상하는 거죠. 소소한 골탕먹임입니다. 뭣하면 실험대라는 말에 이런 것인데도요? 라는 농담과 함께 사진을 보여주려 합니다.(짤 참조)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오라클이니만큼..." 의미심장한 말을 하지만 그저 방긋 웃고는 갈 수 있냐는 말에는
"혼자서 돌아갈 수 있는걸요." 길...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라고 말하는 눈동자가 살짝 몽롱한 것처럼 보일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