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3559> [1:1/HL/하이틴 일상] Oh, It's a Long way forward... 001 :: 778

성빈주 ◆PJTz2/yj52

2020-11-03 23:10:19 - 2021-10-05 22:28:10

0 성빈주 ◆PJTz2/yj52 (dToDcSJf9Y)

2020-11-03 (FIRE!) 23:10:19


https://youtu.be/JFpEl6SxJT8

이름이 맘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계절을 좋아한단 것만으로
이렇게 누군갈 좋아하게 되는
내가 이상한 걸까요

○ 참치게시판 상황극판의 규칙에 의거, 두 참치의 합의하에 세워진 1:1 스레입니다!

116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0:28:10

>>>불확실한 행복을 위해서 확실한 불행을 감수할 용기가 없었다.<<<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찰떡같이... 두 사람 이렇게 닮았을까... 아아... 아아... (가오나시가 되어가는 성빈주)

117 호랑주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00:30:17

1시 반 쯤!

그렇죠 삽질물의 정석은 억눌렀던 감정들을 더이상 참지 못 하고 토해낼 때라고 생각해.....

118 최성빈 - 장호랑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0:58:43

"...그렇게 됐네."

성빈은 괴어놓았던 턱을 들고는, 침대에 엎어놓다시피 기대어놓았던 상반신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엉덩이를 벽 쪽으로 끌어서는 그리고는 다리를 쭉 펴곤 벽에 기대어앉았다. 저렇게 다리를 쭉 펴고 양 손으로는 땅을 짚고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테디베어가 떠오르는 것도 같았다. 마침 곱슬곱슬 갈색 털인 것도 참 닮았다.

성빈은 호랑의 얼굴에서 상어를 치워버릴 만큼 모질지 못했다. 착 가라앉아 버린 호랑을 위해 다른 대답을 내어놓지 못했다. 상대를 위해 눈감아주는 버릇이 상대를 보는 눈을 멀게 하듯이, 놓치고 싶지 않은데도 놓칠 수밖에 없는 것이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교하게 쌓아온 관계를 무너뜨리기 싫다는 게 더 나아가고 싶다는 욕심보다 컸으니까. 일상의 조각 하나가 이빨 흔들리듯 뒤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았으니까.

그것이- 그 충격이 겨우 일상의 조각 하나가 흔들리는 것이라기에는 너무도 큰 진동이었다는 것을 눈먼 소년은 아직 알아채지 못했다. 다른 것이 이렇게 흔들린다면 너무도 쉽게 또다른 조각을 찾아 대체해버릴 수 있겠지만, 당신만큼은, 자신의 삶에 위치한 장호랑이라는 소녀만큼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당신이 천장을 멀거니 바라보고 있는 동안, 긴장으로 빳빳하게 굳었던 자신의 눈가가 사르르 풀리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당신은 알아챘을까?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해. 걔를 위해서든, 너를 위해서든."

당연히 잘 안다. 마음에 없는 고백을 밀쳐내는 것은 성빈에게는 손쉬운 일이다. 다정하게 웃는 얼굴을 하고, 자신의 삶에 얹혀 아슬아슬하게 잡아놓은 밸런스를 흩뜨리려는 외부 요인을 비정하게 밀쳐내 버리는 것은 그에게 꽤 자주 있는 일이었으니까.

"걔한테 받은 것들... 온전히 보관해뒀다가, 되도록이면 다른 사람들 눈이 없는 곳에서 돌려줘. 미안하다는 말 해 주고."

119 장호랑 - 최성빈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01:11:30

"으아앙.. 나 그런 소리 하는거 엄청 못 하는데..."

자신도 생각했었던 거절 방법이었지만 역시 남의 입으로 듣는 감회는 달랐다. 분위기를 환기시킬 목적이기도 하고, 진짜 싫은 일이기도 해서 내는 칭얼거리는 소리를 낸 다음 다시 옆으로 돌아 누워서 얼굴을 올려다 보는 일 없이 성빈의 손가락을 만지작 거렸다. 길고 곧아서 예쁜 손가락이라고 언제나 생각한다. 손톱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걔가 준 젤리 안 먹어서 다행이었네, 으음.... 내일 학교 가자 마자 돌려줘야겠다."

120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1:21:01

성빈의 손가락을 만지작 거렸다.

_人人 人人_

> 돌연사 <

 ̄Y^Y^Y^Y ̄

121 호랑주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01:21:06

꾸물 꾸물 기어가서 무릎베개 할까 생각을 해 보았으나 자발적으로 그런거 할 용기는 없었다고 합니다

122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1:21:56

하겠다고 선언해놓고 기습적으로 먼저 당해버렸어...

123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1:28:15

답레 쓰면서 푸는 TMI) 성빈이, 삼남 이녀 중 막내라면서요. 위로 형이 둘 누나가 둘이라는 소린데. 형이랑 누나들은요?
맏형(11살 터울)은 유부남. 가정을 꾸려 독립했고,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신일그룹 사옥에서 출퇴근하고 있으며 아버지보다도 집에 얼굴 비추는 일이 적은 레어한 존재.
큰누나(9살 터울)는 국립 발레단 소속 발레리나. 반쯤 독립하다시피 했고, 혼담이 오가는 중이라고... 오, 이거 성빈이네 큰누나 결혼식 일상 돌릴 수 있겠다. 이걸 매직짱구가
작은누나(6살 터울)는 경영학부 박사과정 밟는 중. 신나는 대학원 생활 덕분에 맏형급으로 집에 얼굴 잘 안 비춤... 아니 못 비춤.
작은형(3살 터울)은 현재 미대 재학 중. 기숙사를 얻어서 들어갔는데 성빈이가 주말에 호랑이네 집으로 슬금슬금 놀러오는 거랑 비슷한 이유로 주말에는 얼굴을 잘 안 비추고, 주중에 종종 집에 다녀감.

124 호랑주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01:30:18

(매우 흥미로움)

125 최성빈 - 장호랑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1:41:25

"충치 치료 말야, 아프고 무섭다고 안 하면 충치가 턱까지 뻗는다?"

분명 은유인데 직유 수준으로 무섭고 섬뜩하게 날아와 꽂히는 비유다. 성빈은 이따금 정말 태연한 표정으로 소름돋는 상상을 유발하는 말을 던지곤 했다. 당신의 칭얼거림 같은 손길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당신이 만지작댈 수 있도록 손을 내어준 것은, 당근과 채찍에서 당근 부분인 걸까? -아니, 그는 당신이 그의 손을 어루만질 때마다 그것을 기꺼이 내주곤 했다. 그리곤 눈을 지그시 감고는, 당신이 손에 어떤 짓을 하던지 가만히 놓아두는 것이다. 그의 손은 퍽 컸다. 그리고 따스했다. 당신의 얼굴 절반 정도는 쉽게 파묻힐 수 있을 만큼.

"힘내."

이 정도 코멘트면 좋으려나. 하고 성빈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 녀석이 몇 반의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만일에 대비해 주목해둬서 나쁠 것 없겠지. 벽에 기대어앉은 채로, 성빈은 발등으로 테이블 다리를 걸어 자기 쪽으로 지익 끌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 케이크 포장 뚜껑을 벗긴 뒤, 동봉돼 있던 플라스틱 포크를 집어들고 크레페 케이크를 한 조각, 한입 크기로 잘라내서는 포크에 꿰어 들어올린다.

"랑아. 아- 해볼래?"

126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1:41:49

벌써 2시 가까이 됐네. 이제 자러 가는 걸까?

127 호랑주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01:42:37

답레만 하고 자러 가야지!

128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1:44:59

^q^!!!! 그렇게 되면 2시쟈나...

129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1:45:52

다정한 캐릭터에 하라구로 모멘트 끼워넣는 게 왜 이리 어색하지... 전에는 잘 됐던 것 같은데 88

130 호랑주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01:48:55

갠찮 갠찮 성빈 죠흠 갠찮

몇 반의 누구인지 알아서 호랑이 해꼬지 하려 들면 몰래 가서 슥샥 해버리는거야?

131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2:01:36

>>130 0.< 비밀!

132 장호랑 - 최성빈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02:02:01

"섬뜩한 소리 하지 마!"

무심결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소리를 냈다. 치과 치료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법이지. 사람과의 관계를 그렇게 표현 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도 하면서, 확실히 덮어두고 없던 셈 치기에는 확실하게 병증이 깊어질 사건이었다. 사람의 고통이 깊어가는걸 본인이 싫다는 이유 만으로 좌시하기에는 너무나 상냥한 마음의 소유자였으니, 당장 내일 서투른 조치의 흔적이 보일 것이다.

"오빠..."

사람을 그렇게 까지 아이 취급 하는 거냐는, 싫은 눈빛을 보냈지만 크레페 케이크는 정말 맛있어 보였다. 아주 아주 어릴 적에는 거리낌 없이 냠냠 잘 받아먹었다지만 지금에 와서는 부끄러움이 앞섰다. 물론 상대에게 그럴 의도는 전혀 없을 것이고 아이 취급이나 받고 있을것이 뻔하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관계의 특수성에서 오는, 유사연애적 행동을 마다할 만큼 배부른 사람은 아니였다.

"아—"

몸을 세우고 일어나서, 고개를 성빈을 향하게 한 다음 눈을 감고 입을 크게 벌렸다.

133 호랑주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02:02:22

그럼 나는 이제 수면의 세계로....
잘 자 내일봐~

134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2:04:12

오늘도 놀아줘서 고마워, 호랑주. 잘 자... 답레는 자고 일어나서 이어줄게.

그리고 성빈이도 유사연애적 감정 담아서 한 행동 맞습니다. 흐흐흐

135 호랑주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02:04:28

참! 눈 감았으니까 장난치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해!
그럼 아듀!

136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02:11:37

>>135 우후후 우후후후후. 응. 알았어. 성빈이 성격상 그렇게 대단한 장난은 못 치겠지만 (아니 함부로 장난같은 걸 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지만) 분발해볼게. 좋은 꿈 꿔.

137 호랑주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09:01:05

갱신~

138 성빈주 (KiGK7Pq4j6)

2020-11-05 (거의 끝나감) 20:51:43

오늘은 집에 생각보다 늦게 들어가게 됐네.. 아홉시 반쯤에 도착할 것 같아 yy

139 호랑주 (c811S9LB6A)

2020-11-05 (거의 끝나감) 20:52:18

그런 날도 있는 법이지~ 천천히 조심히 들어가~

140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1:17:20

왔어! 많이 늦었지... 88 답레 금방 써올게.

141 최성빈 - 장호랑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1:30:32

랑아. 나 말야, 지금 안심하고 있어. 손으로 얼굴을 감싸안고 몸서리치는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며, 성빈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이런 천박한 생각을 떠올리고는... 심지어 그 사실을 기뻐해버리고 만 자기 자신에게 새삼 깊은 혐오를 느꼈다. 안심해버렸다. 그만 안심해버렸다. 나의 삶에 꿰매어져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는 조각들 중 하나인 당신이 손 끝에서 영영 떠나버리는 줄로만 알았다. 그렇지만, 아니구나.

그거면 됐어.

그러나 성빈의 마음에는 덩어리 하나가 내려앉았다. 그 무게 자체로는 성빈의 삶의 균형을 깨뜨리기에는 충분치 않은 정도의 덩어리였으나, 그것은 폭약 덩어리였다. 언제 터질지는 알 수 없으나, 언제고 터지는 것은 확실히 예정된 불길한 폭약. 이렇게 이도저도 아닌 미적지근한 거리를, 딱 지구와 달 같은 거리를 유지하면서 같은 궤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한, 그것은 언젠가 폭발할 수밖에 없는 예정된 운명이었다... 당신은 언젠가 떠난다.

그러나 그것을 내색하지 않은 채로, 성빈은 포크로 크레이프 케이크를 한 조각 크게 잘라 당신에게 내밀었다. 페르세포네에게 석류를 먹이는 하데스의 심정이 이랬을까? ─아니, 지금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이상한 생각 그만해, 멍청아... 당신에게 포크를 건네는 성빈의 귀가 빨개졌다. 공연히 이상한 심술이 났다. 성빈은 쿡, 하고 겹겹이 얇은 크레페 사이로 배어나온 분홍색 크림을 당신의 뺨에 콕 찍어 묻혔다. 그러고서야 그는 호랑의 입에 그것을 내밀어주는 것이다.

142 호랑주 (c811S9LB6A)

2020-11-05 (거의 끝나감) 21:32:15

무슨 생각을 한 거죠 성빈이 ?

143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1:34:41

보시는 대로입니다

144 장호랑 - 최성빈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21:45:49

"으맙!"

성빈이 겪는 고난은 몰라주고 장호랑은 온통 달큰한 상상 뿐이었다. 그야 이렇게 포크로 떠서 먹여주고 받아먹는건 꽤나 연인스러웠으니까. 제3자의 입장에서 보았을때는 틀림없이 사귀는 사이로 보였을 테고. 그러면 결국 사귀는거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들로 가득 찼어서 헤실거리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볼에 생크림을 쿡 하고 묻히고 난 다음에야 크레페를 입에 넣어주기 전 까지. 당황스러웠는데 그것을 토로할 입이 없어서, 천천히 크레페를 씹음과 동시에 얼굴을 찌푸리고 성빈을 올려다 보았다.

"......."

지긋이 상대를 위협하는 장호랑(17세/151cm). 누구의 눈에든 귀엽게나 보이겠다.

145 성빈주 두 번 죽다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1:48:30

>>>제3자의 입장에서 보았을때는 틀림없이 사귀는 사이로 보였을 테고. 그러면 결국 사귀는거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들로 가득 찼어서 헤실거리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천천히 크레페를 씹음과 동시에 얼굴을 찌푸리고 성빈을 올려다 보았다.<<<

146 호랑주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21:50:32

일종의 정신승리 같은거지!

147 답레를 쓰는 성빈주의 상태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1:52:14

 

148 최성빈 - 장호랑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2:12:01

얼굴에 위장삼아 띄워놨던 자상한 미소가, 진심에서 우러나온 흐뭇한 웃음으로 변하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저 케이크를 우물거리면서 이쪽을 빤히 바라보는, 성질은 나는데 입에는 맛있는 게 들어와 이러기도 저러기도 애매한 짜증이 한가득 담겨 있는 토끼 같은 얼굴을 보자면 누구라도 얼굴에 엄빠미소를 걸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것이다.

"맛있어?"

성빈은 얄궂게 물어보며, 당신의 뺨으로 손을 뻗어서는 엄지손가락으로 호랑의 뺨에 묻은 크림을 슥 닦았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자기 입으로 아무렇지 않게 가져갔다. 그러다 이내 크림 사이로 옅게 올라오는 화장품 맛에 눈을 깜빡였지만... 화장품 맛에도 방금 본인이 무슨 행동을 한 것인지에 대한 자각은 딱히 없어 보였다.

"더 먹을래?"

149 장호랑 - 최성빈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22:20:29

"헉... 헉... 아니, 오빠 뭐해!!"

순간적인 사건에 장호랑의 얼굴에 전체적인 핏기가 확 돌았다. 갈 곳을 잃은 손들은 잠시나마 허공에서 무언가를 주무르듯이 작게 꼼지락 거렸고, 말 대신 헉 하는 숨 소리만 나왔었다. 꿀꺽 하고 크레페를 급하게 삼키고는 으아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상어 인형을 끌어안으며 침대에 몸을 던져버린다.

"으으... 으!"

장호랑(17세/호랑이아님) : 현재 절찬리에 침대 위를 구르는 중.

150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2:24:05

어.............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질러버린 건가요

151 호랑주 (BEnplvPKE.)

2020-11-05 (거의 끝나감) 22:24:42

좋아 죽는거니 상관 마시길 🤗

152 성빈주(새가슴)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2:26:41

 

153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2:27:50

성빈이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눈치채고 같이 부끄러워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천연처럼 굴 것인가. 이것 참 행복한 갈림길이네

154 호랑주 (BEnplvPKE.)

2020-11-05 (거의 끝나감) 22:32:08

🥰🥰🥰🥰🥰🥰🥺🥰

155 최성빈 - 장호랑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2:37:29

─그렇지만 성빈은 자신의 행동에 어떤 문제의 여지가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몰려오는 부끄러움에 몸서리치며 괴성을 지르고 침대에 몸을 던져버린 당신의 모습을 보고도 성빈은 뭐가 문제인지 알아채는 게 아니라, 포크를 내려놓고 걱정스럽게 물어보는 것뿐이었으니까.

"저기, 괜찮아? 혀라도 씹었어? 구강 연고 가져올까?"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던가, 아니면 그보다 더 이전이던가, 당신과 성빈이 어울리기 시작한 시절은 꽤 오래되었더랬다. 성빈은 당신에게 별 거리감을 느끼지 않았다. 스스럼없이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기대고, 손이나 어깨에 뺨을 기댄다던가, 무릎베개를 해준다던가 하는... 일종의 물리적 거리감이랄까, 그런 것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까. 물론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남들의 눈이 있는 학교에서는 그런 행동을 삼가게 되었지만(그럼에도 성빈은 경계심이 좀 떨어지는 것 같긴 했다), 어차피 성빈과 정말 제대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은 학교가 파하고 나서 방과 후에 성빈의 방에 놀러가거나 지금처럼 그가 당신의 방에 놀러올 때가 아니던가.

156 최성빈 - 장호랑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2:38:10

(아차 복붙 덜 했다) 그래서 당신이 몸서리를 치는 그 모습을 보고,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걸 자각하기보단 당신이 케이크를 먹다가 입안 어딘가를 잘못 씹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 먼저 떠올라버리고 마는 것이다.

157 장호랑 - 최성빈 (BEnplvPKE.)

2020-11-05 (거의 끝나감) 22:45:21

".......아니야 됐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상어인형을 끌어안고는 다른 손으로 이불을 잔뜩 뒤집어 써서 얼굴 정도만 빼꼼 내밀었다. 이런 상냥함이 원망스럽다. 싫지 않아서 더 원망스럽다. 오빠는 이런 마음 없어서 편하고 좋겠네 아아- 하는 생각을 하며 성빈의 옆으로 기어가서는 찰싹 달라붙었다.

"맛있으니까 더 먹을래. 아—"

이불에 가려져서 얼굴이 붉어진건 안 보일 것이라 믿고 조금은 뻔뻔하게 요구해보기로 했다. 손도 이불 안에 있으니까 포크로 찍어 먹지도 못 한다네요.

158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2:52:35

요 며칠간 저녁이 너무 달아..

159 호랑주 (BEnplvPKE.)

2020-11-05 (거의 끝나감) 22:57:41

나는 매일 저녁만 기다리고 있어!!

160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3:00:37

엄... 랑이가 지금 이불 사이에서 입만 내민 거야?

161 호랑주 (BEnplvPKE.)

2020-11-05 (거의 끝나감) 23:01:13

얼굴 정도만!

162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3:01:29

>>159 (행복사)

163 최성빈 - 장호랑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3:05:45

애석한 일이지만, 당신이 케이크를 받아먹기 위해 이불 사이에서 다시 고개를 내밀었을 때도 당신의 양 뺨은 여전히 빨갰다. 온통 빨개진 얼굴을 그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또 포크로 케이크를 한 조각 크게 잘라 당신에게 내미는 것이다. 화이트데이 간식. 오늘이 3월 14일이라는 것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달콤한 울림이지 않은가. 당신이 그 케이크를 받아먹는다면,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던 성빈은 자기 손으로 당신의 뺨을 조심스레 감싸쥐려 할 것이다. 커다랗고 서늘한 손바닥이, 열에 달뜬 당신의 뺨을 폭, 하고.

"저기, 랑아."

그렇게 말을 꺼내놓고, 성빈은 아차 싶었다. 앞으로도 너랑 계속 이런 나날들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 같은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 이기적인 소리를. 내 곁에 계속 지금처럼 남아달라는 이기적인 소리를. 그래서, 소년은 잠깐 침묵하다가... 말을 돌리기를 택했다.

"역시 뭔가 마실 것도 사올 걸 그랬나?"

164 장호랑 - 최성빈 (BEnplvPKE.)

2020-11-05 (거의 끝나감) 23:24:09

"으핫, 차가워!"

그 높은 목소리로 웃음소리를 흘리며 자신의 작은 손으로 성빈의 손을 감싸보았다. 크고 서늘함과는 정 반대되는 작고 따듯한 두 손. 그리고 이어져 오는 진중한 목소리에 응? 하고 웃음기를 죽이며 눈을 올려 성빈의 눈치를 살폈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럼 데자와 같은거 있었으면 좋을 뻔 했네~"

순간 푹 하고 표정을 풀며 미소를 지으며 안심했다. 성빈이가 말을 돌리거나 거짓말을 한다는 상정을 할 수 없는 호랑의 입장에서는 진지하게 목이 메인걸 걱정해 주는구나 정도의 감상이었던 것이다!

165 호랑주 (.OAPwTlLdM)

2020-11-05 (거의 끝나감) 23:26:52

충격적인 호랑이의 음료 취향에 성빈이는 절연을 떠올리는데....

166 성빈주 (gtBkra0G.s)

2020-11-05 (거의 끝나감) 23:29:15

그것 참 안됐군. 성빈이가 좋아하는 음료수는 아침햇살이다.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