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술은 진짜 식도랑 간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거 아닌가요(호들갑) 도수 높은 건 한 잔 마시면 훅 가버리기 때문에 무리네요... ㅇ(-( 가끔 한 두잔 정도면 괜찮은데 자주 마시거나 하는 건 진짜 못할짓이더라구요 ㅋㅋㅋ 누구 하나가 죽을때까지 술을 마시는 문화는 대체 누가 고안해낸거죠?(아님)
맥주는 종류로 여러번 마셔보긴 했는데 제 입엔 다 맛이 거기서 거기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아니 그보다 쓰던데(흐릿) 할 일 안 하고 답레 쓰고 싶워요... OTL (안됨) 틈틈히 쓰고는 있는데 새삼 남지은 씨 말 더럽게 안 하네요(?) 투머치 토커 오너에 목석 캐릭터라니...
누구 하나 죽을 때까지 술마시는 문화는 한국이 유일하지 않을까?(킹리적 갓심) 식도랑 간을 제물로ㅋㅋㅋㅋㅋㅋㅋ일단 다음날 후폭풍이 심하지는 않지만 말여 (흠) 가끔 한두잔 마실까? 하다가도 에이 그냥 가는 길에 맛난 거나 사들고 가는 게 개이득임 ㅎㅎ 하고 가는 사람이 나야 나 (tmi)
앗 맥주가 쓴가? 그럼 지은주 진짜 술은 자주 마시면 안되겠구려 :< 남지은씨 과묵한 것쯤은 잘 알고 있었는골? 그러니까 괜찮다구? 남지은씨는 과묵한데 윤은채씨 앞에서는 좀 풀어진다는 게 매력이라굿? :> 머 어때. 투머치토커 오너에 차분한 캐릭 조합도 있는골 `^` 답레는 느긋하게 써줘도 되니까는 넘 무리하지 말워!
한국이 유일하지 않을까요? 지옥의 혼못죽 민족... 나 혼자 술 먹고 뻗어버릴 순 없으니 너부터 꽐라로 만들어 주겠다는 심리일까요(아니다) 앗 그런가요? 다음엔 양주 마셔볼까(바로 몇 레스 전에 술을 멀리하겠다 했던 사람) 아 근데 그건 맞워요 ㅋㅋㅋㅋ 술 살 돈으로 차라리 다른 맛난 거 사먹는 게 행복해...(tmi 22)
쓰지 않아요? 사실 술은 다 쓰긴 하던데(흐릿) 와인은 그나마 조금 달달한 맛이 있어서 마실 수 있는데 맥주나 소주 같은 건 진짜 못 먹겠더라구요; 맛도 없고 쓰기만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너들은 신나서 떠들떠들하는데 캐릭터들은 차분하게 침묵 유지하는 조합이냐구욬ㅋㅋㅋㅋㅋㅋㅋ 헉 그보다 위에 일상 잠깐 훑어보다가 눈치챈건데 지금 여름방학 도중이군요? 남지은 씨 후드티 입었다 했는데 그럼 덥겠구나... 그냥 티셔츠 입었다고 해야지 현실 날씨를 대입했...
그치 유일할걸..지옥의 혼못죽(끄덕) 사실 나도 혼자 죽을 수는 없으니 너부터 필름을 끊어트리겠다 라는 마인드를 가진 적이 있어숴(?) 끼기 싫은 술자리는 그렇게 빠져나가던가 아니면 내가 먼저 취한 척하고 힘들다고 빠져나가는 걸 많이 했지 허허(이럼 안됨) 그리고 지은주는 술 안마시겠다고 해쓰니 한달 금주여!!! :< 그치그치 맛나고 내가 좋아하는 거 사먹는 게 짱 행복함!(º∼º)
소주는 음, 킹정킹정:> 맥주야 뭐 그냥 적당히 넘길 수는 있는데 소주는 알콜향이 넘모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하다! 애들이 침묵을 유지하고 오너들이 호들갑 호들갑 떠는 학부모 느낌? 앗 남지은씨 갑자기 현실 날씨 대입...(그리고 그걸 지금 눈치챈 새럼) 지은주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당황했구나(?) 티셔츠 입었다고 해도 모르는 척 해줄테니까 남지은씨 여름 옷 입히는 걸루!
너와 나는 조금 더 이성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본인도 해야 할 일은 미뤄두지 않는 계획적인 사람인데다가 감정보다는 늘 이성을 우선시 하는 사람이었고, 너 역시 신중하고 차분한 성격이었으니까.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늘상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아 버렸다.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이 거부한다. 전에 한 번 휘청했을 때를 제외하곤 이제까지 표면적으로 큰 문제 없이 유지해온 우리의 관계에 위태로운 부분을 갑자기 마주했을 때 덤덤히 상황을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다.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놀리기만 하는 건 아닌걸."
지은은 잠겨있던 생각에서 벗어나며 사뭇 진지하게 대답했다. 반응이 귀여워서 더 자주 말하고 싶어지는 건 맞지만, 기본적으론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들이다. 놀리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은채의 말에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번에 친구들이랑 만났을 때는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는데. 뭐, 보통 도수 낮은 칵테일을 한두잔 마시고 취해버리거나 숙취에 끙끙거리는 경우는 잘 없으니까.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어도 가볍게 한 두잔 마시는 정도라면 괜찮겠거니 싶었다. "나도 칵테일 마시려고." 맥주도 나쁘진 않지만 별로 내키지는 않고. 지은은 네가 시킨 것보다는 조금 도수가 높은 칵테일을 주문한다. 물론 그래봐야 아직 점심이고, 본인이 술을 좋아하질 않다보니 아주 높은 도수의 술은 아니었지만.
직원을 주문을 받은 뒤 주방으로 사라졌다. 지은은 그런 직원의 뒷모습을 한 번 흘끔 보고는 다시 네게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은 눈 좀 괜찮아? 뻐근하거나 하진 않아?" 아까는 빛 때문에 조금 힘들어 하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지하로 내려왔으니 지금도 눈이 부시지는 않겠지만 사람의 눈은 굉장히 예민한 구조여서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벗어나도 한동안은 무거운 피로감을 느끼곤 하니까.
아니 ㅋㅋㅋㅋㅋ 은채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혼못죽 마인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은채주가 그렇게 얘기하시니까 마셔보고 싶어졌는걸요! :< 은채주 때문이예요(?) 성인 갓 되고는 이제 성인이니까 나도 술! 하면서 억지로 간에 술 때려부어 넣기도 했었는데 이때 엄청 마신 것 같은데 이상하게 술이 안 늘더라고요~
소주는 한 번 마셔보고 안 마셔본 것 같은데...(흠티콘) 그냥 생알콜 먹는 기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부모 ㅋㅋㅋㅋㅋㅋ 어머머 은채 엄마~ 하면서 수다 떨고 옆에서 "아 엄마 제발 좀..." 하면서 부끄러워 하는 캐릭터들이 순간 보였워요(?) 제가 후드티 입고 다닌다고 저도 모르게 남지은 씨 한테도 후드티를 입혀버렸...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첨부터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던 걸로~(적당)
누군가가 이런 사정을 알게 된다면 분명히 더 늦기 전에 대화를 해야한다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건 제 3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말이었다. 머리로는 이해하나 마음이 대화를 해야한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말아. 내가 신중하고 차분한 성격이라고 별개라고는 해도 말이야. 우리는 그때, 끝을 마주했을 때 느꼈던 감정을 잘 알고 있었고 또 다시 그 감정을 마주하는 걸 두려워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적어도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 또 다시 그 상황을 마주하게 됐을 때 그 때처럼 보지 못한 척 넘겨버리는 건 하지 못할 것 같아서. “놀리려는 것도 아예 없지는 않았구나?” 진짜, 남지은. 못됐어. 가느다란 눈매를 더욱 가늘게 뜨며 은채는 지은이를 향해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애인에게 귀엽다는 말이나 예쁘다는 말을 듣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가끔 들었을 때에 한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은채같은 성격은 그것에 익숙해지지 못했고. 지은이의 성격상 진짜로 놀릴 생각으로 일부러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자신의 주문이 끝나고 자신이 시킨 칵테일보다 도수가 높은 칵테일을 같이 주문하는 지은이의 모습을 슬 바라보던 은채는 곱게 눈매를 휘어서 직원에게 미소를 지었다. 점심시간이기는 하지만 장소가 장소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며. “친구들이랑 술 자주 마시는 편이야?” 문득, 떠오르는 질문을 주문을 받고 주방으로 향하는 직원의 모습을 봤던 시선을 슬 돌려서 너를 응시하며 물었다. 대학생이고, 친구들이 술을 즐기는 것 같아보여서 든 질문이었다. 네 질문에 음- 하는 소리를 내며, 은채는 조금 건조해서 뻑뻑한 느낌이 드는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가 슬 미소를 지었다. 지하로 내려오기도 했고. 식당의 조명은 밝다기보다는 조금 어두운 축에 속해서 눈이 부신 감은 많이 사라져 있었다.
안 그래도 가느다란 네 눈매가 더욱 가늘어지는 것을 본 지은은 작게 웃음을 흘렸다. "조금은?" 본인도 못됐다는 자각은 있지만 귀여운 걸 어쩌겠어. "반응이 귀여우니까..." 지은이 변명하듯이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반응이 귀여우니까 자꾸만 콕콕 건드려보고 싶잖아. 무슨 남초딩도 아니고, 유치하다. 물론 지나치게 놀렸다간 화낼수도 있으니 적당히 선은 봐가면서 놀려야 겠지만. 네 질문에 지은은 손가락 끝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타다닥, 거리는 소리가 작게 울린다. 자주 마시는 편인가? 주변에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시간 나면 마시러 가는 게 일상이라지만 아닌 사람들은 또 거의 마시질 않으니 기준점을 잘 모르겠다.
"글쎄... 술 좋아하는 애들이랑 놀 땐 술집은 자주 가는 것 같아. 난 술을 안 좋아해서 갈때마다 마시는 건 아니지만."
술을 안 좋아한다는 것 치곤 도수가 조금 센 칵테일을 시키긴 했다만. 지은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가 펴며 대답했다. 가끔씩 친구들 등쌀에 못 이겨 한두잔 정도 마시는 건 자주 마시는 건 아닐 것이라 결론을 내렸다. 물론 적당히 분위기 봐서 가끔 주량에 아슬아슬 할 때까지 마시긴 하지만 자주 그러는 건 아니니까. 사실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텐션 높은 대학생 여럿이 모이면 아무래도 갈 수 있는 장소가 한정적이다. 오래도록 머무를 수 있으면서 조금은 소란을 피워도 되고, 틈틈히 배도 채울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의외로 술집에는 자주 다닌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물론 지은이 좋아하거나 가고 싶어하는 장소는 아니었지만 친구들끼리 모여 놀 때면 다수결을 따르니까 별 수 없다.
"그러고보니까 너 귀국하고 나서는 안경 낀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네."
영상통화를 할 때라던가는 몇 번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최근엔 렌즈를 낀 모습만 본 것 같다. "고등학생 때는 계속 안경 쓰지 않았어?" 본인은 밖에서는 어지간해서는 계속 렌즈였다. 참고로 이유인즉슨 안경을 쓴 오빠와 똑 닮아보이는 게 싫어서였다. 정말로 그게 이유였다. 그땐 머리도 짧았으니까 더욱 닮아있었고, 그게 싫어서 렌즈를 끼던 것이 이젠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어 안경과 렌즈를 번갈아 가며 끼기 시작했고. 학교에서는 대부분 안경을 착용하는데, 너를 만날 때는 대부분 렌즈를 낀 상태였다.
아 정말, 그렇게 말하면 내가 어떻게 대답할지 알면서 그러지. 반응이 귀엽다는 말을 듣고 은채는 한숨처럼 새는 웃음을 작게 터트렸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젖는 건 네 말에 화가 났다는 뜻이 아니기도 했다. 자꾸 놀리고 반응을 보고. 그 반응에 귀엽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이라면 놀리지말라고 이야기를 하거나 정색을 할 수 있었지만 너는 나에게 있어서 늘 예외였으니까는. 지금도 마찬가지고.
“술 안좋아하는 거 치고는 방금 시킨 칵테일의 알콜 도수가 좀 높은 편이었는데. 그리고 그거 일단은 술집을 자주 갈 정도로 즐긴다는 거기도 하고.”
차분한 어조로 중얼거리던 은채는 이내 턱을 괴면서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다가 조용하게 “술 너무 많이 마시지마.” 하고 덧붙히는 목소리가 작았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넘기고 눈가를 슬 문지르며 혹시 자신이 지나치게 간섭하는 말을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나온 행동이었다. 어? 하고 네 말에 반응을 보였다. 그러고보니 귀국해서 네 앞에서 안경을 낀 적이 없네.
“고등학생 때는 학생 신분에 어긋나는 행동은 안하려고 했으니까.”
일단은 렌즈보다 안경이 더 편하다. 하지만 조금 평소보다 더 꾸밀 때에는 안경보다는 렌즈가 더 나은 축에 속한다. 턱을 괴고 있던 은채는 비어있는 손으로 테이블의 둘레를 훑어내다가 가벼이 두어번 테이블을 두드렸다. “…일단은 너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렌즈를 낀건데. 안경 쓴게 더 좋은거야?” 테이블을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 은채가 상체를 슬 앞으로 숙여서 테이블 하나만큼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던 지은이와 거리를 좁히며 작게 속삭였다.
너의 작은 웃음에 지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말하면서도 혹시 싫어하면 어쩌지-하는 불안감은 있었으니까. 불안해 할 바엔 놀리지 않는게 좋지 않아?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단 어느정도 선은 지켜가며 했다는 자신은 있었다. 아마도. "... 높은가?" 지은이 사뭇 진지하게 말한다. 네게 물었다기 보다는 스스로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본인이 주량이 센 편이어서인지, 그도 아니면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서인지 도수가 그렇게 높은 편이라는 자각은 없는 모양이다.
"아니, 음-내가 좋아서 가는 건 아니니까..."
지은이 네 눈을 슬 피하며 대꾸했다. 기본적으로는 친구들이 가자는 대로 질질 끌려가는 편이었다. 지은이 가고 싶어하는 곳은 주로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었기에, 어디에 가고 싶느냐는 물음에 도서관에 가자-고 대답해봐야 두 손 들고 환영할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전의 클럽에 관한 얘기도 그렇고, 친구들 사이에서 입김이 강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네가 조용히 덧붙인 말에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원체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네가 그렇게 말하는 데에 굳이 뭐라 토를 달 생각은 없었다.
네 말에 지은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다. "... 렌즈가 학생의 신분에서 벗어나는 걸까..." 그야 학생의 신분으로 술담배를 한다던가, 그건 다른 얘기겠지만 지은 본인도 렌즈를 착용했지만 그런 것을 문제시 삼는 사람은 이제껏 없었다. 네가 애늙은이 같은 면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말이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가 네가 거리를 좁히며 속삭이는 것에 지은은 눈을 데굴 굴려 잠시 다른 곳을 응시했다가 너를 마주본다. 저런 낯간지러운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잘하네-라고 불과 5분전에 너를 놀리던 사람이 생각했다. "아냐, 예뻐. 안경 쓴 것도 예뻤지만." 안경을 써도 안 써도 내 눈에는 예쁘게 보이니까는.
아니 똔 무엇... ㅋㅋㅋㅋㅋㅋㅋ... 똔 -> 또 어디가 막 아프거나 한 건 아닌데 이상하게 요새 자도자도 피로가 안 풀려서요 _(:3」∠)_ 네 감사해요! 은채주 주무시러 가기 전까지 아마 잡담 정도는 틈틈히 할 것 같지만요~ 은채주도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어요(뽀담)
놀려지는 건 좋아하지는 않지만 네가 놀리는 건 별개였다. 애인이니까, 라는 말로 충분히 스스로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네가 술 도수에 대한 걸 진지하게 이야기하자,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면서 조용히 대꾸했다. 칵테일과 와인을 마시는 자신으로서는 도수가 높은 칵테일을 마시는 지은이가 신기했다. 도수가 높으면 뒷맛이 쓰지 않을까. 대체 술을 얼마나 마시고 다녔길래 술을 잘 마시는거지. 좋아서 가는 게 아니라고 답하면서 시선을 피해버리면 그 말을 믿기가 힘들어지는데. 친구들을 봤을 때의 네 모습을 생각하면 왠지 납득되기도 하고. 짐짓 진지하고 심각하게 그런 생각을 한다. 알았다는 네 대답에 나는 슬 미소를 지어보이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꾸미는 거랑 똑같은 거였으니까는 그렇게 생각했는걸.”
은채는 어깨를 움츠렸다가 펴며 슬 시선을 돌리며 차분하게 중얼거린다. “지금은 아니지만.” 일단 고등학생 때의 이야기고 지금이랑 상황이 다르다는 거니까는. 그때처럼 심각하게 애늙은이 같은 면은 많이 누그러지기도 했고. 응, 그런거야. 마지막에 덧붙힌 말은 내 스스로에게 하는 변명이기도 했고. 너와 거리를 좁히자 시선을 굴리는 네 모습에 작게 웃음을 지어보인다. 너한테 잘 보이고 싶고 예쁘게 보여지고 싶어서.
“기숙사에서는 안경을 끼고 있는 거 봤잖아?”
예쁘다는 네 말에 잠시 귀가 빨갛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자신의 귀를 잠깐 문지른 뒤에 자리에 앉았다. 마침 직원이 칵테일 두잔을 먼저 들고 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고마워. 그렇게 칭찬해줘서.” 하고 조용하고 차분한 어조로 중얼거리면서 칵테일을 손에 쥐었다.
네 조용한 대꾸에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3년 전의 나에게 방금 주문한 칵테일을 들이밀었다며 도수가 너무 높지 않느냐며 당항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술은 마시면 마실수록 늘기 마련이고, 새내기 때 조금 자주, 그리고 많이 마시긴 했다. 물론 원래 술에 그렇게 약하지 않았다는 점도 있긴 하지만. 술도 안 좋아하는 사람이 대체 왜 그리 술을 많이 마셨느냐 묻는다면 주위에 술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서라고 대답하겠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최근엔 술자리에 가서 술을 거절해도 눈치가 보이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고. 물론 지은이 남 눈치를 보면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성격은 아니었으니 반쯤은 자의로 마신 것이 맞겠지만. 하지만 갓성인이 된 새내기잖아?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르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특히나 옆에서 열심히 부추겨대는 친구들이 있다면 더더욱.
"애늙은이 같아... 뭐 나라고 꾸미고 다니거나 한 건 아니지만."
그걸 이제서야 눈치챘을 리는 없을텐데. 지은은 조용히 중얼거리며 작게 웃었다. 고등학생 때의 너를 떠올리니 괜히 웃음이 새어나오기도 했고, 무엇보다 마지막에 덧붙여진 말이 왠지 네가 변명하는 것처럼 들려서였기도 했다. 뭐 그야 굳이 멀쩡한 안경을 놔두고 렌즈를 끼는 게 꾸미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럴 수야 있겠지만, 그래서 끼지 않았다니 참 너다운 이유였다.
"음-그렇긴 한데 아무래도 화면 너머로 보는 거랑 실제로 보는 거랑은 다르니까."
지은은 어깨를 으쓱였다. 영상통화를 할 때야 몇 번 본 적 있고, 최근엔 과학의 발전으로 화면 너머로도 화질이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었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실제로 만나 얼굴을 대면하는 것과는 느낌이 다를 수 밖에는 없었다. 네 귀가 빨갛게 달아오른 것이 시야에 들어온다. 지은은 픽 웃으며 직원이 들고 온 칵테일 잔을 손에 쥐었다. 그러니까, 몇 번을 말해도 저렇게 반응하는 게 귀엽단 말이야. 너를 놀리는 본인의 행동에 은근슬쩍 정당성을 부여하며 지은은 칵테일을 작게 한 모금, 입에 머금는다. 역시 도수가 센지는 잘 모르겠단 말이지. "예쁘거나 귀엽다는 말이 그렇게 부끄러워?" 지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통화 할 때야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만나고 나서는 꽤 자주 했던 것 같은데. 그런 말들이 하루 아침에 적응이 되는 건 아니긴 하겠지만.
외국에서는 술을 못마시니 술자리에는 끼지 못한다고 이야기를 해두면 어지간해서 술을 권하지 않는다. 일단은. 지금에야 대학에 가서 친해진 친구들의 반강제적인 활달함과 적극성에 못이겨서 술자리에 몇번 가본 적은 있지만 단연코 자신의 주량을 확인해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 마저도 대학 생활을 한지 반년 정도 지났을 때의 이야기였지만서도. 게다가 지금은 특별하거나 도무지 뺄 수 없는 상황에서야 술을 마실 뿐이고, 그 마저도 샴페인과 와인, 도수가 낮은 칵테일 정도였고. 진지하고 심각한 생각에 빠져 있던 은채는 지은이의 말에 가느다란 눈매를 더 가느다랗게 떴다가 흘기듯이 곁눈을 해보였다.
“그 때는 왠만해서는 학교생활에 흠내고 싶지 않았으니까.”
중학생 때를 생각하면 더욱 그랬으니까. 특혜를 받는다는 말이나 선생님들에게 예쁨 받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다는 말, 사실은 왕창 노는 타입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았다. 너한테 옛날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아서 해본 적 없기는 하지만 말이야. 네가 꾸미고 다니지 않았다는 말을 했을 때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확실히 너는 꾸미는 타입이 아니였지. 그런 것 치고는 고등학생 때는 귀걸이도 하고 다닌 것 같은데.
“.. 화면이랑 실제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는데..”
은채는 이해가 안된다는 듯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영상통화 할때는 안경을 계속 끼고 있었고. 그래도 네가 그렇게 말하는 게 부끄러우면서도 쑥쓰럽지만 기쁘기도 해서 작게 웃어보였다. “웃지마.” 칵테일을 입가로 가져가면서 지은이의 웃음을 발견하고 은채는 흘기듯이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네 웃음에 귓가가 더 붉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귓가를 가리고 싶었지만 칵테일을 쥐고 있느냐고 그러지 못해서 아차 싶은 기분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도수가 낮은 칵테일을 한모금 마셨지만 역시 술은 술인지 후, 하고 한숨을 내쉰다. 부끄럽냐는 네 말에 고개를 슬 기울였다.
“많이 듣는 거랑 익숙해지는 거랑 별개라고 생각하니까. 당연히 부끄럽지. 내가 지은이 너한테 예쁘다 라는 말을 하는 거랑 똑같지 않을까?”
은채의 말에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 이해는 안되지만 네게는 너만의 생각이 있었겠지. 너는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지은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무심결에 제 귀를 매만졌다. 그러고보니 고등학생 때는 피어싱이 꽤 많았었지. 지금은 다 막혀버린지 오래지만. 뭐, 그것도 꾸민 거라면 꾸민 걸까. 실상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한 개씩 뚫던 것이 그렇게 되어버린 거겠지만 교내에서 피어싱에 렌즈면 나름 꾸미고 다닌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치고는 머리나 화장, 심지어는 옷차림 같은 것에 일절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 상반되기는 했다. 꾸민다기엔 지나치게 수수하고, 전혀 꾸미지 않는다기엔 조금 화려하고. 그러니 네가 저렇게 반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려나. 본인은 꾸민다는 생각이 아니었기에 자각이 없을 뿐이었다.
"느낌이 다르지 않아? 직접 보는 게 더 가까운 느낌이기도 하고."
통화를 할 때는 아무리 상대가 화면이 가까이 있어도 가깝다는 느낌을 받질 못했었다. 오히려 화면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멀어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야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런 것도 물론 있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거리감. 그래 거리감이 들어버린다. 웃지 말라는 네 말에 지은은 되려 조금 더 크게 웃다가 조금이 지나자 조금 진정된듯이 웃음을 거두어들이며 칵테일이 담긴 잔을 입에 가져다댄다.
"그야 부끄럽긴 하겠지만... 조금 다르지 않을까? 난 예쁜 편은 아니니까."
지은이 사뭇 진지하게 대답했다. 지은이 본인의 외모에 자신감이 없다던가,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인상이 사나운 것을 아는 만큼, 제 외모가 평균 이상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본인이 예쁘다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조금 있는 것이, 아무리 보아도 본인이 '예쁘다'는 말이 나올 얼굴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외모가 준수하고 자시고를 떠나서 그런 얼굴상이 아니니까는. 그렇게 대답하는 사이에 직원이 음식을 들고 나와 테이블에 세팅을 해주었다.
은채는 귀를 매만지는 지은이의 모습을 지긋하게 응시했다. 고등학생 때는 피어싱이 많은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언제를 기점으로 네 귀의 피어싱이 사라졌을까. 짐짓 평소에 그저 넘겨버렸을 사실을 새삼스럽지만 진지하게 떠올렸다. 지긋하게 응시하던 시선을 느릿히 깜빡이면서 은채는 어깨를 움츠렸다가 편다. 학생답지 못한 행동은 은채 자신에게만 통용되는 것이라서 다른 사람에게는 학생다운 행동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네 모습은 수수한 편에 속했지만서도.그나저나 설마, 꾸민다는 말에 저렇게 반응하는 건 아니겠지.
“그건… 음, 맞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게 더 좋아.”
영상통화를 할 때에는 하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 있으니 그 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어서 보고싶다는 것도 있었지만 역시 심리적인 이유로 멀게 느껴지는 기분을 가리기 위해 느끼던 감정의 거짓말. 혹은 감정의 자기보호. 은채의 짐짓 진지하고 심각한 생각은 지은이의 웃음에 사라졌다. “너무 웃잖아.” 조금 토라진 표정으로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면서 조용히 중얼거리고는 칵테일을 다시 한모금 입에 머금었다.
“음-… 예쁜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눈에는 예뻐. 지은이 너.”
은채는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은이에게 예쁘다는 말을 하는 이유는 외모보다는 그 성격에 예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분명했다. 칵테일 잔을 내려두고 테이블을 세팅한 직원은 곧 주문한 음식들을 차례로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고, “좋은 시간 보내세요.” 하는 말과 함께 인사를 하자 〃고마워요.〃 슬, 미소를 지어보이며 은채가 영어로 인사를 건넸다.
누구나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식은 다르다. 각자 해소 방식이야 다르다지만 스트레스를 잔뜩 받을때마다 피어싱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좋은 습관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고, 무엇보다 안 그래도 험악한 인상인데, 피어싱을 주렁주렁 달고 있어봐야 좋게 비춰지지는 않을 것이 분명했기에 전부 빼버렸다. 뭐 어쨌든, 그게 이제와서 중요한 건 아니었지만. 은채의 말에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에는 이해하지 못한 말이었다. 네가 외국에 나가고, 기계에 의존한 연락만을 주고 받게 된 뒤에야 그 말을 이해하다 못해 공감할 수 있었다. 심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는 기분이었다는 말은 구태여 하지 않았다.
"미안 미안. 혹시 화났어?"
조금 토라진 네 표정에 지은은 웃으며 손을 뻗어 네 볼을 가벼이 매만지려 했다. 귀여워서 웃은 거지만, 또 귀여워서 그랬다고 대답하기에는 조금 오바스러운 감이 있었기에 사과와 함께 어물쩍 넘겨버린다. 은채의 말에 지은은 눈을 깜빡이다 괜스레 칵테일 잔으로 손을 가져간다. 음, 이거 생각보다도 훨씬 부끄럽구나. 귀가 붉어지는 기분에 지은은 대댑 대신 네게서 눈을 돌리며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신다. 음식 나오기 전부터 이렇게 많이 마시면 안되는데. 아마 네 성격상 외모보다는 다른 걸 두고 하는 칭찬이겠지만, 칭찬이라는 것 자체가 꽤나 낯간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한테서 받는 칭찬은 이제 어느정도 자연스럽게 받아넘길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다.
"영어로 대답하는 이유라도 있어?"
직원에게 영어로 대꾸한 너를 보며 지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외국에 살다보니 생긴 일종의 습관일 수도 있기야 하겠지만 방금까지는 나랑 한국말로 대화하고 있다가 갑자기 영어를 사용하니 조금은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귀를 그렇게 많이 뚫은 이유는 한번도 물어보지 않았네. 그러고보니. 학생다운 행동. 학생다운. 고등학생 때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도 안되는 강박이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누군가의 시선을 신경쓸 이유는 없었는데 말이야. 가느다란 눈매를 더 가늘게 뜨고, 은채는 짐짓 진지하게 생각에 잠겨 있다가 지은이의 말과 이어지는 행동에 흘기듯이 곁눈질을 했다. 어물쩍 넘겨버리는 행동이라는 걸 알면서도 네 행동에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고는 뺨에 닿는 네 손에 얼굴을 슬 기댔다. 도수가 낮기는 하지만 술은 술이였기 때문에 자신의 얼굴에 피어오르는 열기가 지은이의 손에 닿을지도 모른다. “화 안났어. 내가 너한테 화낼리가 없잖아.” 뺨을 매만지는 네 손에 얼굴을 기댄 뒤 천천히 문지르면서, 여전히 조금 토라진 표정으로 보다가 슬 미소를 지었다.
“부끄러워?”
은채는 지은이의 귓가를 향해 시선을 줬다가 이내 자신의 칵테일 잔을 입가에 대면서 차분한 어조로 질문을 던졌다. 그래도 대답을 원하는 건 아니었는지, 얄궂은 미소를 띄고 칵테일을 한모금 입에 머금고 목으로 넘겼다. 알콜로 인한 열기에 눈가가 뜨끈해지는 기분이다. 어? 하며 지은이의 물음에 은채가 눈치채지 못했다는 듯이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음- 한국인 치고는 꽤 독특한 느낌이잖아. 나.” 그러니까 단순한 습관이라는 것이었다. 욕을 자주 하는 사람이 감탄사로도 욕을 하는 거랑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