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러면 어여 약 드시고 주무시는 겁니다... 식은땀이 줄줄 나신다면 아무리 봐도 아프신 것 같은데 무리하지 마세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윤은채씨네 가족 중 유일하냐구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남동생 씨 넘 귀여운데 윤은채 씨 못 데려가면 남동생 씨라도 데려갈래요(안됨)
네가 어깨에 머리를 슬 문지르다 기대는 것에 지은은 너를 달래기라도 하듯, 네 머리를 토닥이듯이 쓰다듬으려 한다. "고생 많았어." 지금이라고 해서 힘들지 않고 편안한 시기냐 하면 그건 아닐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단 지나간 시기는 지나간 거니까. 네가 마주 되물어오자 지은은 잘 모르겠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며 "글쎄-" 하고 대답한다. 네가 작은 웃음과 함께 다시 한 번 볼에 입을 맞춰오자 지은이 작게 웃음을 흘리며 네 이마에 입을 맞춘다.
지완이 고개를 움츠리는 것에 지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가 멎쩍은 듯이 뒷목을 매만졌다. 키가 (조금 많이) 크다보니 종종 받는 시선이기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도대체가 감이 안 잡힌다. 둘의 대화를 듣던 지은은 너를 바라보며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집에 친구를 데려온 적이 없는 걸까. 물론 지은이라고 해서 집에 사람들을 데려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서도. 그보다는 누군가의 귀를 잡고 끌어내리는 듯한 네 행동이 처음 보는 류의 것이어서 다소 생소하고 신기했다. 음-뭔가 자신과 오빠가 겹쳐보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제게 주스를 건네는 지완에게 지은은 다시 한 번 고개를 까딱이며 고맙다고 말한다.
"네, 편하게 부르세요."
주위에 자신보다 어린 남자 지인은 많지 않은데다 본인이 오빠가 있는 입장이다 보니 누나라는 호칭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누군가 자신이 그리 칭하는 것을 막을 정도로 못 버틸 수준은 아니었다. 너희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듣던 지은은 다소 신기함을 느꼈다. 음- 우리 집은 저런 느낌은 아니니까. 그야 집안마다 그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있어도 자신과 상반되는 느낌의 가족을 보면 아무래도 신기하게 느껴질 수 밖에는 없었다. 본인에게 가장 익숙한 건 자신의 가족과의 관계였으니까는.
어느쪽이든 푹 쉬시는 게 좋아 보이시는데... :< 어여 약 드시고 주무시는 겁니다!!(은채주를 이불로 둘둘) 아뉘 윤은채 씨도 제가 못 데려가고 남동생 씨도 못 데려가면 전 누굴 데려갈 수 있는 겁니까!!(당당) 아, 둘 다 안 되면 전 그냥 은채주 받아갈게요 >.0(<< 텐션 높은 자의 헛소리)
oO(내 이럴 줄 알았지) 롸... 안 주무시는 건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일단은 알겠습니다! 졸려지시면 10시 반이 아니어도 주무시는 거예요?(뽀담) 나름 프로 집사기 때문에 고양이 모시기는 자신 있다 이 마립니다~!~!(이거 아님 22) 아니 뭐 ㅋㅋㅋㅋㅋ 처음에 헛소리 한 건 저니까 받아주신 건 은채주가 아닐까요 °~° 하지만 저도 많이 좋아함다~~~(?)
oO(뎬쟝 간파 당했자너) 조금이라도 지은주와 잡담을 하기 위함이니 이해해달라귯??o.< (뽀담받)(맞쑤다다다담) 아니 일단 내가 고양이과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흠) 고냠미 집사가 아니라 댕댕이 집사여야 가능할 수도 있돠???(이거 아님 3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이 누가 먼저 시작했든지 맞장구만 잘 맞으면 되는거샤~~~ (대체)
안이ㅋㅋㅋㅋㅋㅋ키에에에ㄱ!! 그게 왜 귀여운 거시야ㅋㅋㅋㅋㅋㅋ이해가 안되네ㅋㅋㅋㅋㅋ앗 물론 지은주도 귀엽지만(º∼º) 지은주도 오늘 하루 쫀 하루 보내길 바랄게잉~~ (≡^∇^≡) 일어난 뒤의 컨디션... 확언은 못하게찌만 그러케되길바라고 있워!:>♥ 쫀하루!!! 나중에봐~~~(ღゝν')ノ♥
중학생 때에도, 고등학생 때에도 참고 넘어간다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다독이며 참아넘겨냈는데 졸업식 날 네게 기다려줄 수 있냐는 말을 했을 때 그 말이 기점이 됐는지 유학 생활 내내 조금 더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네게 이렇게 솔직하게 힘들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됐어. 머리를 쓰다듬는 네 손이 느껴지자 슬 시선을 올렸다가 이마에 입맞추는 네 행동에 다시금 작게 웃음을 흘렸다. 너는 내게 긍정적인 변화를 많이 줬으니까 네게 고마워.
은채는 동생 지완의 뻔뻔하기까지한 요구에 귀를 붙잡고 끌어내리는 행동을 해보이다가 지은의 시선을 느끼고 귀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 잠깐 헛기침을 해서 조금 멋쩍은 기분을 털어낸다. 지완은 아프지는 않지만 괜시리 화끈거리며 얼얼한 감각이 느껴지는 귀를 벅벅 문지르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하게 지은에게 주스를 건넸다. 고맙다는 지은의 인사와 말에 지완은 꾸벅 고개를 숙여보였고 은채가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서 건네는 걸 싱글벙글 웃으며 받아들었다.
“너 진짜 어디다가 썼는지 이야기 안할 거야?” “여자친구랑 데이트하는데 썼어. 데이트.”
얘 좀 봐? 은채는 흘기듯이 동생을 바라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고 그런 은채와는 다르게 지완은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저는 방에 들어갈게요. 쉬다가 가세요. 지은 누나.” 지은이에게 다시 고개를 꾸벅 숙여보인 뒤 지완은 자신의 방으로 냉큼 들어갔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은채에게 또 귀가 잡힐까봐 겁이 난 모양이었다. 은채는 그런 동생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찌푸려진 미간을 손가락으로 눌러서 펴고는 고개를 슬 가로저었다.
“어떻게 보고 친해보인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차분하지만 조금 중얼거리는 목소리로 지은의 말에 대답한 은채가 방으로 걸음을 옮기기 전 “금방 올게.” 하고 이야기를 한다.
으악 내가 미쳤나... 저녁 먹기 전에 잠깐 잔다는 게 눈 떠보니 자정이라니...(이마 팍팍) 여유롭긴 여유로웠네요... 조금 지나치게... OTL 죄송한데 답레는 그냥 한 숨 더 자고 일어나서 달아둘게요! ㅠㅠ 이 시간에 깨어있으면 진짜 큰일날 것 같고 그냥 아예 아침까지 더 자버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몸상태가 여전히 안 좋으시다니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남은 하루 잘 보내실 수 있길 바래요 ;×; 나중에 봬요! :> ❤
지은은 지완이 건네는 주스를 받아들곤 한 모금 마시며 너와 지완의 대화가 오가는 것을 지켜본다. 저게 일반적인 남매의 모습일까. 다른 남매는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니 (관심도 없고) 알 수 없었다. 그보다 여자친구인가. 문득 우리 가족 중에 내가 연애를 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안 한 거긴 한데, 뭐 상관 없겠지. 지완이 인사와 함께 방으로 들어가자 지은은 다시 한 번 고개를 까딱이듯이 숙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사교성이 떨어진다던가, 낯을 가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남들이랑 대화를 할 때에는 이왕이면 말은 최고한으로 줄이고 싶었다. 물론 은채는 예외다. 그게 사교성이 떨어지는 것이라 한다면 별 수 없지만.
"서로 장난치는 모습이 친해보이던데."
우리도 장난을 치긴 하지만, 저런 느낌이라기보다는... 오빠가 일방적으로 시비를 걸고 내가 화를 내는 느낌이니까는. 응. 친하다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었다. 지은은 방으로 걸음을 옮기며 은채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와도 돼." 급할 것은 딱히 없으니까.
은채가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지은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집주인들이 전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간 남의 집에서 손님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주스나 홀짝이며 핸드폰이나 들여다 보고 있는 수 밖에는.
메모장으로 볼 때는 분명 더 길었었는데 이제보니 저 길이는 무엇인가... 양심 없는 텀에 이어 양심 없는 길이를 들고 온 지은주를 매우 치십쇼... ㅇ(-( 일단 답레 올려둘게요! 주무시고 계시다면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고 잘 자요! 많이 좋아하고 나중에 봬요! :> ❤
졸업하기 전까지는 동생이랑 이렇게 대화할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지은이의 말에 은채는 짐짓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차분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쌍둥이들은 누나가 된 자신을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나름대로 어려워했었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방으로 들어가기 직전 은채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지은이를 흘끗 곁눈질로 바라보다가 다시 가까이 다가와서 닫힌 지완의 방문을 잠깐 본 뒤에 지은이의 뺨에 손을 감싸쥐며 “금방 올거니까 잠깐만 기다려?” 고개를 숙이고 가볍게 입을 맞추며 작게 속삭였다.
방으로 들어온 은채는 옷장 문을 연 채로 한숨을 깊게 내쉰다. 눈치챘겠지. 지완이. 동생이 부모님에게 누나가 친구를 데려왔다고 할 성격은 아니지만. 대부분 옷들은 대학 기숙사에 가져갔기 때문에 집에 남아있는 옷은 몇벌 없었다. 고등학교 때 입었던 교복과 고등학생 때 입었던 드레스 몇벌과 그 외 이제는 맞지않는 옷들 몇벌. 얇은 천에 감싸져서 걸려있는 드레스들을 뒤져보던 은채는 졸업 직전에 입었던 드레스를 꺼내서 방에 놓여져 있는 쇼핑백에 잘 정리해서 넣었다. 그나저나 드레스도 몇벌 없네. 키가 커가면서, 나이를 먹으면서 버리기도 했으니까 당연할 수도 있고. 버릇처럼 목에 걸고 있던 십자가 목걸이의 줄을 손으로 잠시 매만지다가 손을 떼어내고 드레스를 넣은 쇼핑백을 집어들고 방을 나섰다.
“지완아. 누나 나갔다 올게.”
동생의 방을 향해 말을 하자, 닫혀 있던 방 안에서 “알았어!” 하는 말과 함께 지완은 방 밖으로 몸을 쭉 빼고 누나인 은채를 보고, 지은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장난기 많은 눈빛으로 지은을 보던 지완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그그 뭐더냐. 이제 남지은씨 집으로 가면 될 것 같워!! (?) 나도 지금 메모장으로 썼을 때는 길어보였는데 길이 왜이러니????⊙.⊙;; 양심없는 텀이라니 피곤하거나 그러면 어쩔 수 없G! 갠차나 갠차나~~~ (뽀담뽀담) 나도 답레 올려놓고 현생을 시작하러 가볼게잉~~~ v(@❛ν❛)v 지은주도 오늘 하루 고생 많았워! :> 남은 하루도 화이팅이야!!:>♥ 마니 조아하구 나중에 봐(ღゝν')ノ♥
24시간 내내 피곤해서 골골거리고 있으니 그게 문제지만요... OTL(뽀담받)(맞쓰담) 그리고 은채주 답레는 길이 괜찮아 보이는데요! :3 어젯밤에 푹 주무셨길 바라고 오늘 하루도 화이팅이예요...! 어제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운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일단 제가 지금 당장은 뭘 좀 하고 있던 중이어서 답레는 나중에 천천히 써서 올려둘게요. 저도 많이 좋아하고 나중에 봬요 :> ❤
네가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이는 말에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친해보이지 않는데 굳이 친해보인다고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었으니 진심이었다. 그야 사람들마다 제각기'친하다'는 말의 뜻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또 다른 누군가는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적어도 지은이 보기에 남매치고는 상당히 친해보였다. 지은은 네가 방으로 들어가려다 멈춰서는 것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가 가까이 다가와 뺨을 감싸쥐며 가볍게 입을 맞추어 오는 것에 지은은 작게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게." 나 기다리는 건 잘하니까. 너도 알잖아. 지은은 제 뺨에 닿아왔던 네 손을 잠시 감싸듯이 쥐었다가 금방 놓아주었다.
네가 방에서 드레스를 찾을 동안 지은은 거실 소파에 앉아 얌전히 핸드폰을 들여다 보았다. 별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다 이리저리 집안을 쏘다니며 구경하는 것도 실례니까. 애초에 평범한 가정집에 그렇게 구경할 게 많으리라고 생각하기에도 어려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은 본인이 다른 사람 집에 그렇게 관심을 두는 편도 아니었고. 집 자체는 모르겠고 네 방 정도라면 조금 구경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일단은 참기로 했다. 오늘은 집안에 다른 사람도 있는데 사전 언질 없이 무작정 온거니까는. 거실 소파에서 벗어났을 때는 쥬스를 다 마시고 네 집에 부엌으로 향할 때였다. 다 마신 컵을 거실에 내버려두는 것도 좀 그렇고. 지은은 싱크대에 빈 컵을 가볍게 헹궈서 넣어두었다. 지은은 다시 거실 소파로 되돌아왔고, 너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서 쇼핑백을 가지고 나왔다. 지은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소파에서 일어서다가 지완의 장난기 가득한 눈빛에 몸을 움츠렸다. 저 눈빛, 왠지 오빠의 눈빛과 닮아 있다.
"네?"
보통 형제의 친구에게 그런 말을 하나 싶어 눈을 깜빡깜빡 거리다가 뒷목을 매만졌다. 뭐, 오빠도 어쩌다가 내 친구들과 마주치면 날 놀리려고 그런 말을 했던 것도 같고. 그런 것 치곤 뭔가 찜찜하긴 했지만 그런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두고 깊게 생각하는 것도 조금 웃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은은 잠시 지완을 바라보다가 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얌전히 기다리고 있겠다는 말을 하는 네 모습은 약간 주인을 기다리는 대형견 같은 느낌이라서 절로 웃음이 흘렀다. 감싸듯이 손을 쥐어오는 네 행동에 그 손을 같이 마주 쥐었다가 금방 떨어지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 금방 다시 저 손을 잡을 수 있는데 어째서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지. 아마도, 얼마뒤면 이 손을 잡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아서일지도 몰라.
드레스를 찾는동안, 소파에 앉아 있을 너는 한동안 조용했다가 이내 인기척이 느껴졌다. 컵을 헹궈내는 물소리에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다가 가느다란 눈매를 더 가늘게 뜨고 슬 웃는다. 그냥 내버려두면 동생이 와서 컵을 치울텐데. 드레스를 들고 나온 은채는 소파로 돌아와서 앉아 있던 지은이 일어나는 것을 지긋히 응시하다가 방문을 열며 지완에게서 들려온 말에 지은은 의문을 표했고, 지완은 그런 지은과 은채를 번갈아가며 바라보다가 장난기 그득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뭔가 말하고 싶은데 말하지 않는 건 누나인 은채 때문임이 분명했다. 은채는 갑자기 상황에 맞지 않는 뜬금없는 말을 한 동생 지완을 흘기듯이 곁눈질로 바라봤을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 드레스를 넣은 쇼핑백을 든 손을 들어서 지완의 귀를 다시 잡으려는 행동을 했을 뿐이었는데 지완은 그런 누나의 손을 재빨리 피하며 “아 누나. 아파. 진짜로!” 항의하는 지완의 목소리에 은채는 눈매를 곱게 접어서 눈웃음을 짓고는 “누나 친구한테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그렇지.” 당연하지 않냐는 말을 조용히 중얼거리고 지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누나 나갈 거니까 밥 챙겨먹어.” “알았어. 누나 안녕히 가세요.”
지완은 방문을 열고 나와서 고개를 꾸벅 숙여보였다. 은채는 이제는 익숙하게 지은의 손을 잡으려 자신의 손을 뻗었다가 잠시 주저했다. 은채는 지은의 손을 잡지 않고 집을 나섰고 거의 꼭대기층에 있는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웃음을 흘리는 네 모습에 지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무 강아지 취급 하는 것이 아니느냐 물었으면서도 본인이 주인을 대하는 대형견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본인은 아는지. 뭐, 강아지 취급 하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라 했었으니 상관 없었을지도 모른다만. 네가 드레스를 찾아 나오고, 지완이 방에서 몸을 뺀 채 장난끼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누군가가 저런 표정을 지을 때면 꼭 불안한 기분이 든단 말이지.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지은은 그것을 눈치챘지만 슬 눈을 돌리며 잠시, 눈치가 없는 척 하기로 했다. 굳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 물었다가 무슨 답이 돌아올지도 모르겠고. 저 장난끼 가득한 웃음을 보니 뭔가 이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곤란하게 만드는 타입은 아닌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말이야.
지은은 제게 인사를 건네오는 지완을 향해 마주 고개를 까딱여서 인사를 건넸다. 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냐 묻는다면, 아까 말했듯이, 지은은 자신의 말은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하는 편이었다. 사람과의 대화를 피한다기 보다는 남의 말을 듣는 빈도가 자신이 말하는 빈도보다 높을 뿐이다. 물론, 예외는 있었지만. 여하튼, 지은은 너와 함께 네 집에서 나서며 네가 손을 뻗었다가 주저하는 것을 보았다. 지은은 너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안쪽으로 올라타며 손을 뻗어 네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러고보니까 네 집에 가본 건 이게 처음이네."
지은이 넌지시 말을 건넸다. 네가 우리 집에 온 것도 지난번이 처음이었을테고. 서로 사귄지는 나름 꽤 되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우린 아직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엘리베이터 위쪽에 표시되는 화면에 뜬 숫자가 1층까지 천천히 내려가는 것을 슬 보다가 네게로 시선을 돌렸다.
귀가했다! 귀가하고 와서 저녁먹구 씻고 그러고 왔워:> 답레는 잠시 집안일을 쪼끔 꼼질꼼질하구 나서 천천히 줄게!! (•‾̑▽‾̑•)ノ 그나저나 잘 시간 아니었나...아닌가. 새벽인가??? 지은주의 수면패턴이 망가지니까 난도 헷갈리자녀 이싸람아 :< 아니 아니 아무리 글애두 고양이보다 더 자는 사람이 있을까(흐릿)
어서오세요 은채주!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어요!(뽀담) 답레는 할 일 다 하시고 나서 천천히 주세요 :>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뇨 일단 이제 곧 9시니까요. 수면패턴이 막 망가지진 않았워요... 아마도... 그저 많이 잘 뿐...(?) 바로 얼마전엔 17시간을 잔 적도 있으니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요?(뭔)
oO(17시간 자면 허리나 그런 곳이 아프지 않나 아니 그보다 그게 가능했구나??? 내가 음주 후가 아니면 잘 수 없는 시간..)
안뇽 안뇽! 쫀밤 쫀아침이야!! :> (뽀담받)(맞쑤다다다담) 할일 다하고 천천히 줄게. 물론 답레 쓰다가 중간에 기절할 가능성이 쬐까 있기는 한데 지금부터 조금씩 쓰기 시작할거니까!!!!(대체) 그래도 너무 막 자는 것보다 깨어있을 때 햇빛 쐬고 그러면 좀 덜 자지 않을까..(흠)
뭐 중간에 한 번 정도 깨긴 했지만 그걸 제외하면...(흐릿( 안 그래도 일어나고 나서 허리 통증에 좀 시달리긴 했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쫀밤 쫀아침이예요!!(쓰담받)(고롱) 기절하실 가능성이 있다면 일단 집안일부터 다 하시고 어여 주무신 다음에 답레는 내일 주시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답레를 받지 않겠어요(단호) 안 그래도 최근에 햇빛을 안 쪼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 왜 이렇게 갑자기 잠이 늘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원래 새벽 2시에 자고 아침 6시에 기상하던 부지런한 인간이었는데...(아련)
지완은 굳이 은채와 지은이를 배웅하지 않았다. 단지 문을 열고 나가는 둘의 모습을 여전히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과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가 문이 닫히기 전 누구와 통화를 하기 위해 핸드폰을 드는 모습만이 잠깐 보였다가 사라졌을 뿐이었다. 은채는 유난히 자신의 동생과 대화를 많이 하지 않던 지은의 모습이 조금 신경이 쓰였다. 혹시나 갑자기 동생을 만나게 되서 그런걸까. 짐짓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에 잠겨있다가 엘리베이터의 층수가 집 층수에 도착하자, 안쪽으로 먼저 올라탄 지은이 자신의 손을 잡는 손에 시선을 슬 내렸다. 마주 잡은 손이 마치 집에서 손을 잡으려고 하다가 주저했다는 걸 알아차린 것 같아서 속내가 내비쳐진 기분이야. 기분은 기분이고. 네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의 안쪽으로 올라탄다.
“어? 음- 그러네. 확실히. 고등학생 때는 집을 오고 갈 정도의 시간 정도는 없었잖아?”
넌지시 건네지는 네 말에 고개를 천천히 기울이면서 생각에 잠긴 채 조용히 중얼거렸다. 집까지 오고 갈 정도의 시간이 없었다는 건 진짜였으니까는. 너보다는 내 사정이지만. 너와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시간이 안되서 제대로 된 데이트도 한 적이 없었고. “그러고보니 우리 오늘 제대로 된 데이트하고 있네.” 맞잡은 손에 힘을 살짝 주며 은채는 1층까지 천천히 내려가며 숫자가 변하는 걸 지긋하게 올려다보다가 지은의 시선에 슬 시선을 움직였다. 사귄 기간이 오래됐지만 우리는 처음 경험하는 게 너무 많았고 앞으로도 많을테니까. 지은과 시선이 마주치자, 은채는 뒤꿈치를 살짝 들고 지은의 입가에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진 거 매우 좋아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간의 조상은 식물...(???) 보통 영화보면 다들 돈 많던데 저도 뱀파이어만 되면 부자가 될 수 있...!(이거 아님) 주무세요! 답레는 천천히 올려둘게요.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고 잘 자요! 저도 많이 좋아하고 나중에 봬요 :> ❤
대화를 많이 하지 않은 것은 본인의 성격 때문이라지만, 남들 눈에 어떻게 비출지는 생각을 안 해본 모양이다. 이제와서 뭘 어쩔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완은 둘을 배웅하지 않았지만 지은은 그에 개의치 않았다. 애초에 그에게 지은을 배웅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평소에 너와는 어떤 분위기인지 알 수 없었지만 너도 별 말을 않는 걸 보니 상관은 없지 싶었다. "음-그렇지. 너나 나나 바빴으니까." 지은은 딱히-레슨 같은-꼭 참여해야만 하는 정해진 스케쥴대로 살지는 않았다. 그래도 일단은 기본이 고3이다 보니 바쁜 것은 사실이었지. 애초에 학교 축제와 수련회, 그리고 수학여행 때도 공부를 했던 인간이다. 대체 뭘 바라겠는가. 지은은 지은 나름대로 바빴고, 너는 너 나름대로 바쁜 삶을 살고 있었으니 여유롭게 학교 밖에서 데이트를 즐길 시간이 없었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래도 제대로 된 데이트 한 번이 없었다는 점은 어떻게 보면 조금 아쉽기도 했고. 그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하듯, 너는 손에 힘을 살짝 주며 말했다.
"그러게."
생각해보면 네가 처음 왔을 때도 한강에 잠깐 있다가 내 집으로 갔었고. 뭐, 홈데이트니 뭐니 아무튼 집에서 데이트를 하는 것도 있다지만. 두 번째는 데이트라 보기에는 애매했다. 처음에 친구들과 모여있다가 느즈막한 시간이 되어서야 떨어져 나온 것이었으니. 그러고보면 우리,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데이트는 이번이 처음인걸까. 미간을 잠시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가 표정을 풀며 "좋다." 하고 짤막하게 덧붙인다. 지은은 너를 따라 맞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네가 뒤꿈치를 살짝 들고 입가에 입을 맞춰오자 지은이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뽀뽀 자주 해주네."
그래서 싫어? 라고 물어봄다면 당연히 그건 아니다. 애인의 뽀뽀를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엘리베이터는 1층에 점점 가까워지고, 지은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기 전에 네 입술에 빠르고 가볍게 입을 맞추려 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면 태연히 네 손을 잡아 끌며 내렸을 것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