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더라고요. 영향이 없더라도 혹시 모르니 조심 또 조심 해야겠어요...😖 레이주도 조심하셔야해요!
레이도 너무 귀여운걸요!! 빨리 요비스테 하고싶다. 레이 군이라고 빨리 불러보고 싶어요! 시라유키가 일찍 입학했다보니 레이 형이라고 부를지도 모르지만요...ㅎㅎㅎ 얼굴이 빨개진다니. 이럴땐 시라유키주가 눈치껏 둔감 속성을 넣어줘야겠네요!(?) 감정 변화가 솔직하다는 것도 귀여워요...ㅠㅠ
혀 깨무는 레이 귀엽지만 아프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귀여워..앗..아앗..(분열 됨) 앗 ㅎㅎ 레이는 형에 약하구나. 메모해야겠어요! 앞으로 요비스테 하면 자주 형이라고 불러줘야지. 레이는..시라유키의 형 호칭에..약하다..(끄적
헉 존댓말이 여전하다니 그거 무지 설레네요..! 친절한 레이! (*''*) 앗 시라유키는..생각해보니 설정중에 명망깊은 예술가 가문..이 있었네요..나도 몰랐던 수저집안..(??) 집안에서 어느정도 지원해줘서 자취를 할 것 같아요. 멘션이나 그런 곳을 얻어서 살지 않을까요?
오호! 시라유키 반말하면 설레하는 구나....!!!(메모메모) 앗앗 시라유키쟝.....ㅋㅋㅋㅋㅋ괘, 괜찮아!!! 레이쟝도 가업 잇는 거 피해다녔다구!!(옆눈) 게임도 예술이다! 시라유키가 하는 말 다 옳아!!!(야광봉) 레이에게 자주 찾아오면 운이 좋다면 천호님도 볼 수 있다!!(?????(레이:멈춰요)
레이쟝은 일단 받아들이는 쪽이니까 어떻게든 될거야!(적당) 신사로 자러 온다고 하면 두 팔 들고 환영할 거라구!!>:3 나도 게임 실력... 느, 늘겠지.. 언젠가는.... 어흐흐흑....왠지 시라유키가 한다고 하면 레이가 어떻게든 그 게임을 공부할 거 같은 그런 느낌이야:3
푸딩에 둘 다 반응하냐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천호님들도 귀여워..역시 이건 레이주가 귀여운 거겠죠 >:ㅁ..! (레이주: 나가요 시라유키주)
시라유키: 요시, 푸딩으로 천호님을 길들일 수 있는 건가요? (아님)
어떻게든 될거라니...믿어보겠어요! 신사로 꼭 자러가야지. 그래서 레이랑 꽁냥 댈 거예요! (사-심) 분명 늘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저도 예전엔 게임은 아예 못했는걸요. ~_~ 시라유키가 한다면 공부한다니, 레이 무지 젠틀하고 멋있어요! 시라유키도 신사에 대해 더 공부할 것 같네요! 그것보다 넘어가는 레이 너무 귀엽다...
집갱해요..! 위로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푹 주무세요! 제가 선레네요! 선레는 혹시 내일? 써도 괜찮을까요? 일단 선레 쓰기 전에 의문인 점이 있어서 질문 몇가지만 올리고 갈게요!
1. 일본 학교는 4월에 개학이래요! 아직 반 배정 시즌일건데 어떻게 할까요? 같이 확인하거나 그런 걸로 써도 괜찮을까요? 2. 레이가 신사에 있다는 건 학교 사람들이..알고 있나요? 소문이나 그런걸로요! 3. 혹시 제가..제가! 레이쟝을 납치해도 될까요..!! (??)
벌써 2학년입니다. 이제 막 감은 머리를 말리다, 반배정 결과가 나왔다는 라인이 도착하자 나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핸드폰을 화장대 곁에 둡니다. 세계를 지키는 것도 바빴는데 벌써 2학년이라니. 세계의 멸망보다 더 무시무시한 것이 바로 2학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를 지켜도 역시 공부가 더 무섭다고."
이제 슬슬 죽은사람보다 무섭다는 산사람의 잔소리 폭격이 떨어질 테니까요. 어느 대학으로 갈지 정했냐, 공부는 하고 있냐, 꿈이 있느냐 등등. 이렇게 생각해보니 엘리시온 팀의 2학년 선배와 3학년 선배는 초인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그런 잔소리를 견디고 세계까지 지킨 걸까요? 나는 드라이기를 내려놓고 핸드폰을 다시금 집어들었습니다.
오전 10시 30분. 오늘은 반 배정 결과를 보고, 남은 시간은 게임센터에서 시간이나 보낼까 생각합니다. 집에서 게임을 하다보면 반 배정도 깜빡 잊고 몰입할 테니까요.
"하나미야 군, 분명 신사에서 지낸다 했지.."
팀 엘리시온에 있던 같은 1학년 친구. 어차피 그도 같이 있을 겸, 반 배정 결과나 같이 볼까 생각한 나는 주섬주섬 옷을 입고 모자를 푹 눌러 썼습니다.
"그러고보니 하나미야 군, 저번에 푸딩이라고 중얼거렸지..."
빈 손으로 가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나는 근처 편의점에서 푸딩을 두어개정도 사고, 무작정 신사로 향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신년 이후로 신사에 오는 건 처음입니다. 나는 푸딩이 든 비닐봉투를 살랑살랑 흔들며 신사의 계단을 올랐습니다. 핸드폰을 살짝 켜보니 시간은 11시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생각하며 신사에 도착합니다.
"안녕하세요, 하나미야 군!"
나는 손을 붕붕 흔드는 하나미야 군을 보곤 저번에 만난 것과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디가 달라진 걸까요? 머리를 잘랐나? 아니면..아, 이제 보니 신관복을 입고 있습니다. 빗자루를 들고 신관복을 입고 있으니 딱 이 신관을 담당하는 사람 같습니다. 나는 참배라는 말에 고개를 똑같이 갸웃 기울였습니다.
"에, 아뇨. 이것도 전해드릴 겸 하나미야 군 만나러 왔어요. 혹시 시간 있어요?"
나는 푸딩이 든 비닐봉투를 들어올리고 찰랑찰랑 흔들어보입니다.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고, 푸딩 컵이 이리저리 구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늘 반 배정이잖아요. 혼자 가긴 좀 그래서 같이 결과 보러 가려고 했죠."
나는 아직도 오해하고 있습니다. 하나미야 군이 스토커에게 쫓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유령을 본 거라면 반응이 어떨까 싶지만, 아직 나는 그걸 모르니 넘어갑시다.
맛있다는 말에 나는 동의합니다. 고개를 두어번 끄덕인 나는 다시금 당고를 베어 물었습니다. 달달하니 짭쪼름한 간장 양념이 입가에 묻자 손을 살짝 들어 입가를 가리고, 혀로 입가를 짧게 훑습니다. 다 좋은데 가끔 이렇게 묻으면 곤란합니다. 나는 손을 내리고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네. 그렇게 자주는 안 먹었지만 좋아하는 편이에요."
어릴땐 할머니가(그땐 엄마라고 믿었지만) 직접 만들어주시는 당고가 그렇게 맛있었는데. 본가로 돌아가는 날이 생긴다면 만들어달라 해볼까 생각합니다. 그것보다 사먹는다니. 나는 고개를 갸웃 기울였습니다.
"백화점에서 파는구나...개인적으로 살게 있어서 백화점은 자주 가는데, 당고를 파는지는 몰랐네요."
한정판 하테 센베를 사기 위해서 백화점이나 주변 가게를 싹 뒤졌을 땐 보이지 않았는데. 아니, 센베만 찾느라 당고를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의 주의사항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당고를 사러 백화점에 간다니! 게임센터는 물건너갔나 생각하지만, 게임보다 유대감도 중요하다 판단하고 맙니다. 서로 친해지는게 게임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없다면 학교에서 꽤 곤란한 일도 생길 거고..
"귀신의 집이요?"
나는 여러 이야기 중에서 귀신의 집에 반응해봅니다. 귀신의 집에 끌려가기라도 한 걸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여름이 아니라면 그렇게 좋아하고 찾는 곳도 아닌데... 그러고보니 하나미야 씨, 마더 쉐도우와 싸울 때도 엄청 두려워하셨지. 그렇다면 억지로 끌려간다고 좋을 곳도 아닐 겁니다. 나는 당고를 다시금 베어뭅니다. 동그란 찹쌀 경단은 겨우 하나가 남은 상태였습니다.
"라인이요? 물론이죠! 저는 좋아요!"
나는 한 손을 후드티 주머니에 넣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들었습니다. 라인 교환이라, 참 오랜만에 듣는 단어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아빠가 라인을 하다보니 최근에 아빠를 다시 추가하긴 했지만...나는 아빠를 생각하곤 가볍게 웃었습니다. 이제 아저씨가 되어서도 라인에선 여전히 갸루어를 쓰는게 떠올라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같이 가도 되죠! 앗, 선약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혹시 선약이 있는 사람을 잡은 게 아닐까, 하는 걱정한 레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귀신의 집은 절대로 가면 안 됩니다!! 절대로!!!”
레이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정말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말했다. 당고의 소스가 살짝 흘렀다. 거기에서 현실로 돌아온 레이는 이제 하나 남은 마지막 당고를 제 입에 밀어 넣었다. 서걱거리는 식감과 쫀득한 식감, 달달한 느낌 뭐든 좋았다. 백화점에서 꼭 한 팩을 더 사리라고 다짐한 레이가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나무 꼬치를 쥐었따.
“그럼, 라인 교환해요!”
시라유키가 핸드폰을 꺼내는 걸 보던 레이가 문득, 자신의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이 있으니, 에리스도 있었다. 이젠 무섭지 않게 되었다.
“아, 사자나미씨는 보통 라인 교환 어떻게 하세요? 흔들어서? 메일로? 아이디? 아니면 QR코드일까요?”
선약이 있다고 해도 아마 레이드나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방학이 되면 나가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 마음이니까요. 이곳저곳 나간다고 해도 본가에 잠깐 내려가는 것 뿐이니까요.
"에? 정말요? 액정은 괜찮아요? 저는 떨어뜨리면 그대로 깨져버리거든요."
나는 곤란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참에 바꿀까 생각도 해봅니다. 아이폰은 다 좋은데 조금만 톡 건드려도 깨져버리니 문제입니다. 겨울엔 얼마나 곤혹스러운지. 나는 여전히 앱을 붙잡고 입을 벌려 무언의 항의를 하는 멜포메네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하나미야 씨를 바라보곤, 고개를 끄덕이며 멋쩍게 웃었습니다.
"맞아요. 멜포메네가 싫다고 떼를 쓰고 있어서..."
보일까요? 너는 슬쩍 핸드폰 화면을 하나미야 씨를 향해 돌려봅니다. 어디선가 메모장 앱을 켜선 [하쿠 나빠.] 라고 항의 메시지를 작성하곤, 아예 화면 밖을 뚱하게 노려보는 멜포메네가 보였습니다.
필름이 멀쩡하지 않다니. 그래도 액정이 무사하다는 사실이 어쩐지 다행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문득 의문이 들어 멜포메네를 빤히 쳐다봅니다. 만약 내가 핸드폰을 바꾸게 되면 멜포메네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사라지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멜포메네가 뚱하게 하나미야 씨를 쳐다봅니다. 나는 그걸 눈치채지 못했지만, 핸드폰이 순간 웅, 하고 진동하자 심통을 내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실상은 고민하듯 라인 앱 위에 앉은 것이지만요. 멜포메네는 QR코드라는 말에 앱을 꾹 누르고는 화면 구석으로 들어갑니다. 나는 화면을 내쪽으로 돌리곤 멜포메네를 손가락으로 쿡쿡 찔렀습니다.
“멜포메네가 이름인가요.....!! 페르소나와 대화를 하는 게 신기하네요... 에리스는 그냥 절 놀래키기만 하는데.......”
언젠가 어플을 이리저리 갖고 놀던 에리스가 점프스케어를 몇 개 띄웠을 때를 떠올린 레이가 고개를 강하게 가로저었다. 정작, 그 에리스는 멀뚱멀뚱 커다란 하나의 눈동자로 레이를 바라볼 뿐이었다. 가만히 시라유키와 멜포메네의 대화하는 걸 듣던ㅡ시라유키의 말을 듣는 것일 뿐이었지만ㅡ 그는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앗,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아뇨아뇨아뇨아뇨! 절대로 귀찮은 게 아니니까요!”
귀찮은 건 절대로 아니었다. 방법을 찾았다는 것에 오히려 기뻤던 레이가 말했다. 그는 곧바로 QR코드 창을 띄웠다. 교환하기 편하라는 것처럼 에리스는 화면 한 쪽에서 의상을 정돈하고 있었다.
"아, 네. 멜포메네 에요. 예전부터 서로 말하지 않아도 통하긴 했는데, 요즘엔 그럴 수 없으니까 이렇게 말을 걸어오더라고요."
그것보다 하나미야 씨의 페르소나는 에리스였구나. 나는 에리스가 어떤 것을 관장하던 신인지 떠올려봅니다. 뭐더라? 애초에 신화에 그렇게 많은 관심이 없어서인지 그런지 잘 모르는 신이 많습니다. 멜포메네도 처음에 이름을 듣고 익숙하다 싶었는데 검색한 뒤에야 신화 속의 존재인 걸 알았고. 나는 돌아가서 검색을 해봐야겠다 생각합니다.
"양해해주셔서 고마워요, 하나미야 씨."
나는 활짝 웃습니다. 나는 하나미야 씨가 코드 창을 띄우자 스캔을 위해 핸드폰을 가까이 가져다댑니다. 멜포메네는 화면 구석에서 다소곳이 앉아 멀뚱멀뚱 우리를 올려다봅니다. 스캔이 끝나고 잠시 로딩하는가 싶더니 하나미야 씨가 추가됩니다. 나는 핸드폰을 거두곤 잠시 자판을 두들깁니다.
[하나미야 씨, 안녕! 자주 연락해요!( ・∀・)]
나는 라인을 보내고는 만족스럽다는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반배정이었지요. 라인까지 교환한 친구가 생겼고, 잘 하면 쇼핑까지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다니. 인간관계가 좁던 나에게 좋은 발전이라 생각합니다.
멍하니 바라보는 시선에 나는 고개를 기울입니다. 하나미야 씨, 어딘가 좋지 않은 걸까요? 아니면 뭔가를 본 건 아닐까요? 나는 잠깐 그를 빤히 바라보다 울리는 핸드폰에 고개를 돌립니다. 이모지 귀여워. 괜히 귀여운 모습에 작게 웃음을 흘린 나는 벚꽃 얘기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게요, 벌써 봄이에요. 벚꽃이 피면 꽃놀이도 가겠죠?"
벚꽃이 핀다면 정말 예쁘겠지요. 꽃분홍빛으로 물든다는 말이 뭔지 알려주듯 화사하게 핀 벚꽃을 떠올립니다. 2학년이 되었으니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꽃놀이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미야 씨, 벚꽃이 핀다면 같이 꽃놀이 가실래요?"
하나미야 씨도 같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이렇게 친해졌으니까, 더 친해질 기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재잘재잘 떠들다보니 벌써 학교 건물이 보입니다. 긴장한 듯한 그를 바라보던 나는, 괜찮다는 듯 양 주먹을 응원하듯 꾹 말아 쥐었습니다.
"괜찮을 거에요, 혼자 떨어지지 않을 테니까 걱정 말아요!"
막상 이렇게 말하는 나도 조금 떨리긴 합니다. 나도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가요!" 라면서 학교를 향해 척척 걸어 들어갑니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며 하행을 찾아봅니다. 혹시나 했는데, 세상에나!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하나미야 씨를 그대로 마주봅니다. 하나미야 씨도 A반이었다니! 이번 년도는 혼자 다니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와, 하나미야 씨. 저희 같은 반이네요? 신난다!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저 혼자면 무지 외로웠을지도 몰라요!"
나도 모르게 그의 손을 장갑 낀 손으로 덥썩 잡으려 했던가요? 너무 기뻐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혼자 다른 반으로 낙오 됐다면 분명 귀찮아질게 뻔하고, 무엇보다 사실 저, 기왕이면 같이 싸우던 사람과 함께 더 시간을 보내고도 싶었으니까요. 소속감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활짝 웃으며 잘 됐다, 잘 됐어. 하고 중얼거렸습니다.
"하나미야 씨랑 같은 반이라서 기쁘네요. 2학년도 잘 부탁드려요!"
// 으아악 갱신하고 가요! 그리고 같은 반이라서 손을 덥썩 잡아버리고야 마는데...사실 시라유키주의 흑심이에요. ◐◐...언젠가 레이에게 애칭으로 불리는 날을 기대해야겠네요! 시라유키의 애칭은 하쿠(白) 거든요. 그래서 멜포메네도 하쿠링이나 하쿠라고 부르는 거고...가끔 하쿠라는 이름을 가진 애랑 같이 있을 때 부른다면 시라유키도 슬쩍 고개를 돌리지 않을까요? ㅎㅎㅎㅎ...으아악 레이 귀신의 집 공포 떨치는거 너무 귀엽다..레이야 미안해..언젠간 ㅇ리 귀신의 집을 가게 될지도 몰라...전율미궁에 가게 될 수도 있겠네..미안해 레이야..(미리 머리박기)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구!! (안마 도다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신의 집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즈아!!! 레이야!!!! 사실 개인적으로 레이는 뭔가 늘 반응이 처음 겪는 사람처럼 생생하게 반응해서 레이가 겁에 질린 걸 쓸 때마다 나도 뭔가 늘 새로운(?) 느낌이랄까!!!(레이: 나빠요) 괜찮아! 가면 되는 거지!!! 가자! 유령의 집! 전율미궁! 하자 공포게임!!!(???
시라유키주도 오늘 좋은 하루 보내고 내일부터 한가위네!!:3 한가위 잘 보내~:3 답레는 내일 쯤? 주게 될 거 같아!!!!
같은 반이라는 것에 너무 신이 난 나머지 하나미야 씨의 손을 아무렇게나 덥썩 잡고 말았습니다. 나는 당황한 목소리에 그제서야 시선을 손으로 향했고, 깜짝 놀라선 어색하게 웃었습니다. 하나미야 씨는 그래도 다행히 대답을 해줬습니다. 무례한 행동인데도 봐주시다니, 착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하하, 미안해요. 놀랐죠, 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나는 그제서야 손을 놓고 멋쩍게 웃었습니다. 너무 좋아도 이러는 건 아닌데! 얼마나 놀랐을까 생각하기도 잠시입니다. 이미 착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또 하나미야 씨의 제안도 있기 때문입니다.
"좋아요! 사실 저는 2학년 선배들이 계신 곳을 잘 올라가본 적이 없거든요. 이참에 알고 가면 좋겠네요!"
학교가 끝나면 다도부로 가서 차를 내리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고, 게임센터에 가서 기록을 세우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나는 하나미야 씨와 함께 발을 딛으며, 중얼거렸습니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도 엄청 좋았고 아는 사람이 같은 반인 게 즐거웠는걸요!”
아는 사람과 같은 반이 되는 건 운이 좋았다. 레이는 고개를 살짝 갸웃 기울이면서 말했다.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저도 보통은 도서실에 가 있는 걸 빼면 가 본 적은 크게 없네요오오......... 그럼 가볼까요? 미리 알아두면 나중에 헤매이게 될 필요도 없을 테니까요!”
특히 자신은 더욱 잘 알아둬야 한다. 레이는 학교 안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오는 학교에는 학교 특유의 냄새가 훅 났다. 아마 먼지 냄새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 레이는 발걸음을 옮겼다. “우연이네요! 저도 그래요!” 학교가 이런 분위기였던가. 레이가 슬쩍 주변을 살펴봤다. 학생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학년 때는 수업도 수업이었는데 아무래도 쉐.... 쉐도우와 싸우다보니까 그렇게 학교 생활을 즐기지는 못한 거 같아요오.... 거의 매일 패닉이었고.... 사자나미씨는 어땠나요?”
생각해보니, 도서부원으로서의 일도 제대로 한 건 없었다. 음, 그건 좀 슬펐다.
“사자나미씨는 따로 하는 동아리 있으신가요? 저는 도서부원이거든요. 도서부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다시금 생각하지만 무례가 아니라니 다행입니다. 그것보다 도서실에 있었군요. 나는 도서실을 생각해봅니다. 으음, 어디에 있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책과는 거리가 멀었으니까요. 쉐도우와 싸우는 것도 힘든데 뭔가 더 할 생각은 없었고 말입니다. 나는 학교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저희 우연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우연이 두 번이면 필연이라는데. 저희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나는 장난스럽게 웃었습니다. 그리곤 1학년 생활이 어땠냐는 말엔, 장갑 낀 손을 입가에 올리며 흐음, 하고 고민합니다. 1학년 때… 나는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저도 바빴네요… 신경이 많이 쓰였거든요. 솔직히 언제 어디에서 쉐도우가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많이 긴장해서 저도 학교 생활을 즐기지 못했어요."
거기다 집안일까지 겹쳤지요. 아무래도 요양차 하테노 시로 오게 됐으니 이래저래 바빴습니다. 나는 따로 하는 동아리엔 손을 설레설레 흔들었습니다.
"자취를 하느라 동아리는 없어요. 아무래도 혼자 살다 보니 집안일도 많고… 에헤헤."
집에 돌아와서 빨래도 하고, 방도 닦고 하다보면 어째 하루가 훌쩍 가버리는 것입니다. 할머니는 가정부를 두는게 어떻겠냐 했지만, 아무래도 내키지 않는달까요. 나는 하나미야 씨를 바라봅니다.
"도서부는 어떤가요? 저, 무지 궁금해요."
// 갱신할게요! 레이주도 황금연휴 잘 보내셨음 좋겠어요...저는 두고가세요! 저는 글렀........(먼지가 되어 사라짐) 히히, 농담이에요. 답레가 늦어서 미안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건 진심이었다. 친구가 늘어나면 날수록 좋은 것이다. 레이가 어딘가 들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렇지요오오!!! 그렇지요오! 엄청 무섭잖아요 쉐도우!! ㄱㄱㄱㄱㄱㄱ그렇지만!! 이, 이제는 무섭지 않아요오오!! 이제 쉐도우는 없는거라구요오오!!!!”
핸드폰 액정에서 편하게 앉아있던 에리스가 그 소리를 들었는지 두어 번, 핸드폰의 진동을 울리게 했다. 자신을 보고 비명을 지르던 그 모습은 절대로 잊히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엄청 바쁘겠네요오! 아, 만약에 집에 돌아가기 싫으면 저희 신사에 와도 됩니다! 방도 많고 학교 근처이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도 몇 번 자고 갔어요”
귀찮아질 때는 도망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레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하다가 도서부의 일을 묻는 모습에 으음― 하고 생각에 잠겼다.
“조금 이것저것 할 게 많달까요. 책 정리도 하고 도둑질 하는 것도 잡아야 하고 대출도 진행 해줘야 하고...... 가끔은 귀가부 부러워!! 할 때도 있어요. 일이 엄청 많아서 늦게까지 있을 때라던지........ 그럴 때 나오면 되게 무섭거든요! 당장에라도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 같아서어어....!!!”
"그쵸? 없으니까 너무 무서워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요. 만약에 다시 나타난다고 해도 이겨낼 수 있으니까요!"
나는 주먹을 꾹 말아쥐며 여러번 위 아래로 움직입니다. 화이팅 하자는 뜻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하나미야 씨, 겁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요. 나는 눈을 휘어서 웃어보입니다. 집에 돌아가기 싫은 날엔 신사라니. 좋은 제안입니다.
"정말요? 나중에 한 번 자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가끔 너무 집에 돌아가기 싫은 날도 있거든요. 청소 하기엔 의욕도 없고, 그냥 이유없이 혼자 있는것도 싫고."
멋쩍게 웃은 뒤의 질문. 나는 할 게 많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다, 점점 뒤로 갈 수록 해괴해지는 답변에 고개를 갸우뚱 기울입니다. 일이 많아서 늦게 있으면 무섭다라. 하긴, 아무도 없는 학교 복도는 무섭습니다. 노을이 지는 햇빛이 학교 창 밖으로 비칠 때면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기도 하고요.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선, 그의 손을 잡아주려 했습니다.
"하나미야 씨."
나지막히 그를 부릅니다. 진정하라는 의미였지요.
"괜찮아요. 뭣하면 늦게 있는 날엔 제가 같이 있어드릴까요? 어차피 저, 귀가부라 할 일도 없고. 옆에서 책이라도 읽을게요."
나는 장난스럽게 말을 흘리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습니다. 수첩으로 전하는 말과 직접 전하는 말은 또 뉘앙스가 달랐습니다. 나는 무리라는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교실 안의 책상 위에 손을 얹습니다.
"정말요? 하나미야 씨 최고! 그럼 앞으로 점심도 같이 먹을 수 있겠네요? 앞이랑 뒤니까요!"
작은 로망입니다. 서로 마주보고 점심을 먹는 친구가 어찌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만큼의 절친이 생겨보고 싶었습니다. 나는 책상의 옆으로 비치는 창문을 봅니다. 곧 벚꽃이 피겠지요. 입학 이후부터 이 자리에 앉으면 벚꽃도 구경하고, 낭만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겠지만 이런 기회는 앞으로 없을 테니까요.
"그럼 이 자리는 제가 찜!"
저는 후드의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능숙하게 펜과 수첩을 꺼냈습니다. 이젠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좋지만, 어쩐지 버릇이 되어 항상 챙기는 것입니다. 나는 내 이름을 적고, 책상 위에 올려둡니다.
[여기는 사자나미 시라유키의 자리!]
"하나미야 씨도 쓸 건가요?"
// 갱신, 너무 늦어서 미안해요! 요즘 하는 일이 바빠서 정신을 차릴 틈이 없네요. @.@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날이 쌀쌀하더라고요. 오늘 길가를 가다 노래가 들렸어요. 사라져버린 썸머 타임~ 하고. ...이 날씨에 그 가사가 들려오니 정말 여름이 다 간 것 같더라고요 ㅎㅎ...따숩게 입자구요, 우리!
나는 애써 부정했습니다. 성공한 예술가 집안이다 보니 부족하지 않게 사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부르주아라고 불리는 건 또 처음이고, 무엇보다 그런 사회적 지위로 격이 나뉘는 건 싫었습니다. 친구는 친구지 돈 관계로 서먹해지거나 그런 건 싫으니까요.
"아하하, 뭐에요. 즐거워서 멈춘다니. 그럼 우리 같이 걸으면서 대화 하도록 노력해 봐요!"
앞장서서 걷는 그의 뒤를 졸졸 따라가며 나는 봄이라는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슬슬 봄입니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조금은 쌀쌀하지만 포근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꽃가루.
"이번엔 꽃가루가 덜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필담을 할 때는 재채기를 할 때마다 입을 합 다물곤 했습니다. 엣츄, 하는 소리보다는 아예 소리 없이 내는 것이 낫기도 했고, 대화의 흐름이 계속 재채기로 끊기면 안 되기에 차선의 방법이었지만 그때마다 펜은 재채기를 따라 이리 튀고, 저리 튀곤 했습니다. 글씨인지 그림인지 모를 것이었지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꽃가루가 싫습니다.
"마카롱이요? 우와, 전 몰랐어요. 잘 안 가봐서 그런가?"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마카롱이 있었구나! 나는 과연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마카롱이 맛있다면 다른 것도 어지간하면 맛있으니, 다른 것도 팔지 않을까요. 특히 머랭을 이용한 것이라면.
"하나미야 씨, 저기는 어때요?"
나는 조금 앞에 보이는 옷가게를 가리킵니다. 가게 앞에 옷 몇벌을 진열해놓고는 그 위에 종이로 써붙인 것이 보입니다.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글자를 더듬더듬 읽어내립니다.
나는 힘들다는 말에 공감하듯 고개를 여러번 끄덕입니다. 삼나무가 한 번 바람에 바르르 떨 때 우수수 휘날리는 그 끔찍한 꽃가루란! 꽃가루 이야기 다음에 나온 주제는 마카롱입니다. 마카롱! 쫀득하고 파스스 부스러지는 꼬끄와 각종 필링. 그렇게 자주 먹지는 않지만 어쩌다 먹는 건 좋아합니다.
"네! 솔트카라멜이요? 맛있겠다! 그게 단짠단짠이잖아요."
어라?
"그러고보니 당고도 달고 짭쪼름하고… 솔트카라멜도… 하나미야 씨, 혹시 단짠조합 좋아하세요?"
나는 활짝 웃으며 박수를 짝 쳐보였습니다. "저는 좋아하거든요. 감자칩이랑 죽순마을이랑 같이 먹어본 적도 있어요!" 자랑스레 그리 말해봅니다. 물론 저녁을 과자로 때웠을 때의 일이었지만요. 그때 얼마나 맛있었는지! 그때 봤던 영화도 재밌었는데. 나중에 친구가 자고 가면 다시 한 번 그렇게 놀아봐야겠습니다. 그리고 후드티. 나는 후드티를 빤히 바라봅니다. 그리고 몸에 한 번 대보고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지요.
"음… 무지 크네요. 이건 제가 못 입을 것 같아요. 작은 치수는 더 없으려나."
입는다면 소매도 펄럭거릴 게 뻔하고, 기장도 한참 커서 허벅지 절반을 다 덮어버립니다. 나는 슬쩍 뒤로 물러나 청바지를 집어든 하나미야씨와 후드티를 번갈아 쳐다봅니다.
이거다!
"앗, 하나미야 씨라면 입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우우우~ 해피 할로윈! 무시무시한 시라유키주 유령이 찾아왔어요 🎃 음, 친구들이랑 밖에 나갈 땐 분장을 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이번년도는 무시무시한 처녀귀신(?) 분장을 할 것 같아요!
따뜻하고 적당히 좋은 옷인데, 세탁하면 냄새는 가시겠지요. 나는 거울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밖으로 나오고는, 활짝 웃었습니다. 잘 어울린다는 말이 또 괜히 기분을 좋게 하기 때문입니다. 살까 말까 고민하던 나는 한 번 움직이듯 팔을 뻗었다 내리곤 고개를 끄덕입니다.
"사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아니, 사야겠어요!"
재질도 좋고, 옷도 무난하고. 이정도면 사도 괜찮습니다. 나는 하나미야 씨의 말에 웃음소리를 흘립니다.
"입고 가면 새 옷 냄새가 불편할지도 몰라요."
새 옷은 특유의 냄새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싫어하는 편도 아닌 냄새라고 생각합니다. 새 옷을 샀다는 만족감과 묘하게 빨리 세탁해서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냄새 정도일까요. 나는 갈아입고 올게요, 하고는 다시 피팅룸 안으로 들어갑니다.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팔에 후드티를 대충 개서 걸칩니다.
"에, 대단하다니. 부끄러워요. 옷이 잘 어울리는 건 하나미야 씨가 핏도 좋고 잘생겨서 그런 건데~"
나는 손을 휘휘 젓습니다. 그리고 농담으로 "귀여운 편이 더 크려나~" 하고 중얼거려보곤 히히 웃습니다. 나는 옷을 한 번 보고, 집에 있는 옷도 생각해봅니다. 따뜻한 후드를 살 예정이고, 니트는 있고, 셔츠도 있고, 교복도 있습니다. 거기다 잠옷까지 이번에 질러버렸죠. 택배는 조금 많이 늦을 것 같지만요.
"으음, 없네요. 계산하러 가요!"
좋은 가게라. 나는 멋쩍다는 듯 가만히 웃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저도 하나미야 씨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옷도 안 샀을 것 같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센터보다 옷이 더 오래 간다! 그렇지만 옷은 게임처럼 재밌는 것도 아니고. 뭐, 좋은 게 좋은 거니까요. 나는 하나미야 씨의 뒤를 따르며 활짝 웃습니다.
"좋아요! 그러고보니 하나미야 씨, 이 다음엔 어떻게 하실 건가요?"
// 요즘 너무 바빠서 이제야 답레를 드려요..ㅜㅜ 갱신해요! 늦었지만 빼빼로 데이 때 시라유키는! 시라유키는!!!!!!!!!! 직접 만들어서 선물해주지 않을까요..!! 하나미야 씨를 위한 선물이라면서..히히
어쩌다 당고에서 옷이 되었담. 아마 나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지만요. 100퍼센트 나지만요. 나는 씨익 웃으며 아까 먹었던 당고를 떠올려봅니다. 달달하고 짭쪼름한 간장 양념, 다들 당고는 맛이 비슷하다고 하지만 미묘하게 다르니까요. 특히 비싼 당고는 소스 하나까지 아까워서는..!
"공양이라, 사자나미 씨랑 같이 있으면 신기한 얘기를 많이 듣는 것 같아요! 평소엔 잘 못 듣는 이야기랄까.."
아무래도 신사 근처에 살지 않는다면 듣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렇다고 나쁜 뜻으로 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남들이 잘 모르는 걸 잘 아는 거니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요." 작게 덧붙인 나는 백화점 안에 있다는 말에 고개를 열심히 끄덕입니다.
"에, 별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저는 무지 멋지다고 생각해요! 신사에서 사는 건 힘들다고 들었거든요. 우리는 하고 싶은 게 많을 나이잖아요? 그런데도 꾹 참고 신사에서 일하는 건 멋있는 거죠."
나는 눈썹 끝을 비죽 세웁니다. 신사의 사람들은 멋집니다. 전통을 고수하는 그 사명감! 아무래도 전통을 사랑하는 예술가 집안의 사람이다 보니 묘하게 전통에 집착하게 된다고 해야할까요? 나는 하테 빵 이야기에 입을 꼭 다물더니 눈을 내리깔았습니다. 볼이 살짝 발그레 물들고, 나는 한쪽 뺨에 손을 올리며 배시시 웃습니다.
"저요, 하테노 시에 오고 나서 하테 빵과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하테 빵은 아주 좋아합니다. 별거 아닌 빵 같지만 묘하게 더 폭신하고 보드랍달까, 머랭을 쳐서 만드는 빵인 건지 입안에서 살살 녹는 식감도 그렇고, 팥이 들어있는 하테 빵은 앙금이 쫀득하니 입안에서 묵직하게 단맛이 맴돕니다. 하테 빵을 알아버린 이후 다른 빵은 쳐다도 안 보니까요.
"벚꽃 맛이랑 딸기 맛이 있어요! 둘 다 저는 맛있었어요. 속의 앙금 색깔도 은은하게 분홍색이니 너무 예쁘고...있다면 꼭 드셔보시는 게 좋아요, 하나미야 씨! 정말 두근두근한 맛이니까요!"
나는 발그레한 뺨을 식힐 틈도 없이 외쳤습니다. 그야 하테 빵은 맛있으니까요. 그 말을 뱉고나서야 핫, 하고 놀란 나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이고 허둥지둥 말했습니다.
단단히 착각한것도 모르고 나는 하테 빵을 칭찬합니다. 사랑에 빠졌다는 말을 그렇게 이해했다는 걸 아직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는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먼저 사서 드릴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렇게 되면 서로 좋지 않을까요? 먹어보지 못한 맛을 먹는 하나미야 씨, 그리고 선물로 우정을 쌓는 나.
"에, 에에. 부끄럽네요..."
귀엽다니! 나는 고개를 돌렸다가 웃는 모습을 마주하고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여버립니다. 이제 보니 하나미야 씨, 웃는 모습 굉장히 멋지구나. 그런데 왜 하필 귀엽다고 하는 건지! 이런 모습이 귀엽다니, 말도 안 돼! 거기다 웃기까지 하다니! 나는 진정이라도 하려는 듯 속으로 열 까지 헤아립니다.
"의외로 가깝네요.."
진정 완료! 나는 그렇게 백화점을 바라봅니다. 당황한 시간이 길었나? 아니면 정말 가까운 건가? 나는 하나미야 씨의 옆에 나란히 서서 걸으며, 백화점 입구까지 걸어갑니다.
멀리까지 안 가도 좋은 건 굉장한 축복입니다. 나는 본가를 떠올리곤 자연스럽게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일 뿐입니다. 그쵸, 본가에 가는 날마다 하테 빵이 그리운데 그걸 사먹으려면 하테노 시까지 가야 하잖아요.
"먹어볼게요. 꼭!"
나는 고개를 들고 히, 하고 웃어보입니다. 당고도 꼭 먹어봐야겠습니다. 그런데 백화점이면 얼마 정도 할까요? 나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입니다. 뭐, 맞춤옷 한 벌을 포기하면 잔뜩 먹을 돈이 생기려니 합니다. 알바도 슬슬 구해야 하는데 말이죠. 나는 얼른 가자는 말에 하나미야 씨를 바라봅니다. 잔뜩 기대하는 표정입니다.
"좋아요!"
백화점으로 들어선 나는 펼쳐진 광경에 가만히 미소만 지을 뿐입니다. 아, 몇 사람들의 소비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부추기는 명품 매장이란...
// 벌써 소설이었나요? 절기가 너무 뚜렷한데요...? ㅋㅋㅋ..너무너무 추워요..갑자기 이렇게 나오면 저처럼 나약한 한국인은 죽는다고요! X_X 레이주도 감기 조심하세요!!!
단순히 내 스불재야. 되게 오래 알던 사이인 지인이 하나 있는데 꽤 오래 달라고 닦달하던 걸 드디어 받기로 했거든. 으음.. 그러니까, 떡으로 치면 "차라리 쌀가루라도 내놔 내가 알아서 그 쌀가루로 떡 해먹고 너에게 줄게!" 라고 말해서 쌀가루를 받기로 했는데 지인이 "쌀가루를 줄테니까 케이크(레이주가 잘 못 쓰는 것) 줘." 라고 해서 나에게 가장 어려운 걸 쓰다보니까 아마 조금 딱딱하게 비춰진 거 같아. 시라유키주도 현생 화이팅이야:3
시라유키주도 코로나 꼭꼭 조심하기야!!:3 앗 나보다는 시라유키주가 픽크루 더 잘만드는걸!!!>:ㅁ 우리 커플스레의 첫 픽크루!! 무려 시라유키주의 작품이고 시라유키주 금손이고!!!!:ㅁ 산타 시라유키 안 잊힌다!!!!! 아무리 해도 나에겐 너무 어려워서 보냈더니 지인이 너무 큰 무리한 걸 말해서 미안하대':3
일단 제법 일단락 되었으니까 괜찮은 것이다!!:ㅁ 시라유키와 어서 요비스테했으면 좋겠구만!:3 일단 갱신하고.. 답레는..... 다음주 월요일 쯤에!:ㅁ
손님이라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나는 하나미야 씨의 말에 동의합니다. 식도락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혼자 먹으면 외로울 때도 있고, 같은 디저트 취미가 없으면 입이 심심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 이렇게 완벽한 친구를 사귈 수 있다니, 착하게 살았더니 복을 주는구나 생각합니다.
나는 지갑을 꺼냅니다. 지금은 새싹 에디션입니다. 봄이 오기 전 마지막 새싹 에디션. 멜론과 말차 두 종류중에 뭘로 할까 생각하던 나는, 하나미야 씨가 계산을 끝내자 멜론 하테 빵 4개를 구매합니다. 2개는 하나미야 씨에게 줘야겠다 생각했으니까요.
"당연하죠! 백화점 당고라면 뭔가 특별할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 건넸고, 거스름돈을 받으며 물었습니다. 그 와중에 점원은 하테 빵을 능숙하게 포장합니다. 기본 빵이라도 머랭을 쳤는지 집게로 집는 모습으로도 푹신푹신한 촉감이 보일 정도입니다. 빵이 담긴 봉투를 받으며 다시금 입을 엽니다.
"..앗, 하나미야 씨. 저희 바꿔 먹을래요? 제가 말차를 살 게요. 그러면 반반이 되는 거잖아요!"
나름 좋은 발상이었습니다.
// 일이..왜..이렇게 많죠..? (ㅜㅜ) 그것보다 린마루라니! 오랜만에 보네요! 시뮬레이터가 아닌 오리지널 드림셀피와 어깨를 견주던 그 사이트 아닌가요? ㅎㅎㅎㅎ...진짜 오랜만에 봐서 정겹고 레이랑 시라유키로 보니까 너무 좋아요 ㅠㅠ...레이주는 정말 뭐든지 다 잘하는 천재야! 반박은 받지 않겠어요! 천재만재 레이주!
백화점에서는 그 만의 느낌이 든다고 할까, 맛이 있었다. 레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러다, 시라유키의 제안에 주문하려던 레이가 고개를 휙 돌렸다.
“찬성이에요! 반반으로 먹어보자구요!!!”
시라유키가 말차를 산다면 자신은 일반으로 사면 될 것이다. 달달한 간장 소스가 발리는 새하얀 당고를 보던 레이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맛있는 것을 먹는 것 만큼이나 신나는 일은 없는 법이다.“일반 맛으로 3개 주세요!”
직원이 알겠다는 양, 플라스틱 용기에 간장 소스에 절여진 새하얀 당고를 세 개 담기 시작했다. 레이는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서 건넸다. 돌아오는 당고는 미지근하게 따뜻했다. 차가운 것도 좋지만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았던 지라 그는 기분 좋게 옥수수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말차 반, 일반 반. 말차에 팥을 얹은것도 좋지만 그렇다면 과연 반반이란 의미가 있을지. 간장을 주문하려던 나는 순간 멈칫합니다. 생각해보니 완벽합니다! 팥을 얹은 일반 당고, 짭쪼름한 말차! 얼마나 완벽한 조합인가요!
"말차 맛으로 3개 주세요."
하나미야 씨가 당고를 받아들고, 이번엔 내 차례입니다. 능숙하게 주문을 끝내 거스름돈을 받은 이후 나는 직원이 예쁜 녹색의 말차 당고를 3개 집어 용기에 담고, 팥을 듬뿍 얹는 것을 바라봅니다. 저 당고를 간장소스에 조금이라도 굴려먹는 순간 천국이 눈 앞에 찾아오겠죠.
봉지를 품 안에 받아든 나는 하나미야 씨를 바라봅니다. 기대가 많이 되는지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하나미야 씨를 보자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겁니다. 멋지긴 한데, 방금 뭔가, 굉장히 좀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뭔가가 있습니다. 귀엽다? 멋지다? 무슨 감정인진 모르겠지만 순간 크게 간질한 느낌인지라 일단은 웃어보이기로 했습니다.
“그러게요. 그러면 하나미야 씨, 먹는 건 백화점 안 휴식 공간이 좋을까요, 아니면 밖이 좋을까요?”
다행히 화제 돌리기가 먹혔습니다. 만약 먹히지 않았더라면 도망치듯이 뛸까 생각도 했는데, 그 계획을 실현하지 않아 참 다행입니다. 나는 휴식 코너쪽을 따라 시선을 옮깁니다. 마실 거라. 뭐가 좋을까요? 쌉싸름한 말차와 달짝지근한 당고, 그리고 포근한 하테 빵...마음 같으면 커피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마셔도 될까요? 나는 고개를 돌립니다. 커다란 시계가 보입니다. 아, 지금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그...커피요."
몇년만 있으면 성인인데도 아직 커피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이 어색합니다. 어른 앞에서 나는 인생의 쓴맛도 잘 마시니까! 라고 말하는 기분이라고 해야할까요. 어딘가 어색한 발음이지만 의사는 확실히 전달하면서 하나미야 씨와 함께 휴식 공간을 향해 걸어갑니다.
"저기, 하나미야 씨는 커피 좋아해요?"
이제서야 깨달았는데, 이런 질문으로 말을 거는 것이 참 좋습니다. 어째 서로 공통 관심사(먹을 것을 말합니다.)도 있고, 편안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나는 조근조근 물어보고는 양쪽 입 끝을 올려 빙긋 미소만 짓습니다.
답레가 너무 늦었어요.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미리 해피 뉴이어!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최근에 너무 힘들어서 답레 쓸 기력조차 없었네요. 연초부터 좋지 않은 일만 연속으로 일어났거든요. 그 모든 일이 연쇄작용이 되어서 현생이랑 제 마음을 쿵 치고 가는데 도저히 버틸 수가 없더라고요...ㅎㅎ. 상판도 근래들어 회의감이 들고... 그래서 생각을 깊게 하면서 상판에서 잠깐 도망쳤네요. 그리고 다시 상판에 들어왔는데 제일 먼저 레이주의 갱신 레스가 보였어요. 레이주가 이렇게 기다려주시는데 염치없이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말고 제가 더 힘내야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고마워요. 덕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조금이라도 더 힘내서 버틸 수 있도록 해주셔서 고마워요.
아앗 고생이 많았어 시라유키주(토닥토닥) 너무 무리하지 말구.... 마음을 쿵 쳤다는 게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 내년에는 좋은 일만 가득할거야!! 답레는 천천히 올리도록 할게:3 돌아와줘서 고마워! 고생 많았어. 그래도 무리하지는 말구... 쉴 땐 확 쉬는 게 좋더라구! 고생 많았어 정말로(토닥토닥) 그리고 이르지만 새해 복 많이 받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나는 생각해보다, 내 자신이 한 말이 바닐라 라떼 같은 달콤한 것이 아니라, 어른의 말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합니다. 하기사, 생각해보면 아메리카노를 좋아하기도 하니까요. 나는 하나미야 씨의 입맛 취향에 작게 웃음을 흘립니다. 하나미야 씨, 어쩐지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를 좋아할 것 같은데 막상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군요. 그 모습이 어쩐지 귀엽다고 생각해버렸습니다.
"달달해도 정말 맛있죠. 저도 달달한 종류를 제법 좋아해요."
달달함 뒤에 잠깐이나마 느껴지는 씁쓸함. 그런 종류의 것도 좋아하니까요. 나는 달달한 것도 괜찮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달달한 당고, 폭신한 하테 빵, 그 끝맛을 지워주는 깔끔한 커피도 좋지만, 활짝 웃는 하나미야 씨를 보니 어째 달콤한 것이 당깁니다.
"괜찮아요!"
나는 하나미야 씨를 바라보고 마주 웃고 맙니다. 만난 지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친밀감은 벌써 차곡차곡 쌓여 친한 친구의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라, 방금 하나미야 씨, 얼굴이 붉지 않았나요? 나는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하나미야 씨가 들어간 자리만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착각이었을까요? 아니면 어딘가 아팠던 걸까요. 나는 자리에 앉아 다리를 동동 구르며 내가 샀던 빵과 당고 한 팩을 테이블에 올려둡니다. 조촐하지만 만찬입니다. 뭔가 역설적이지만, 이 나이대에서 보면 만찬이니까요.
"와아, 하나미야 씨. 고마워요!"
나는 바닐라 라떼를 받아듭니다. 홀더 덕분에 손이 뜨겁지 않습니다. 기분 좋게 따뜻하다고 해야할지, 나는 맞은편 자리를 바라보며 손을 세워 톡톡 두드립니다.
"그래도 고생 많으셨어요. 일단 제가 조금 준비하긴 했는데...앉으세요!"
말랑말랑 쫄깃한 당고도 먹기 좋게 가운데 자리에 두었고 말이죠. 나는 라떼의 컵에 달린 조그마한 뚜껑을 열어 후후, 숨을 불었습니다. 달콤한 내음. 조심스러운 한모금에는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우와아아, 맛있어요. 여기 커피 최고다..당고랑 빵이랑 다 어울릴 것 같아요.."
// 갱..신..해요....레이주도 감기 조심하시구..(ㅜㅜ) 늦어서 미안해요. 현생일이 엄청...엄청 타격이 컸네요. 좋게 끝났던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사람이 돌변하니까 꽤 충격이 컸더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서로밖에 없는 사이였는데..덕분에 좀 앓아 누웠네요.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에요, 정말. <:( 레이주도 만약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일이 있다면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간질간질한 기분입니다. 어째서일까요? 나는 먹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컵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곤 빵을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폭신폭신한 감촉. 포장을 벗기고 한 입 베어물자 뭉글뭉글한 식감이 혀에 닿습니다. 씹을수록 빠르게 녹아 없어지지만 단맛은 은은하게 입안에 감돕니다.
"와아, 하테 빵도 맛있어요!"
달콤해라! 어쩜 이리 맛있을까요? 나는 평소보다 더 맛있는 이유가 같이 먹어서가 아닐까, 하고 고민해봅니다.
"하나미야 씨랑 이렇게 같이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역시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가 있으면 좋다니까요?"
나는 다시금 라떼를 조심조심 불어서 한 모금 넘깁니다. 바닐라 시럽의 달콤하고 풍부한 향이 처음으로 지나가고, 쌉싸름한 커피가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이 맛이란! 식도락 메이트가 없었다면 이런 일은 있지도 않았겠지요?
//답레 토스! 커플 픽크루 너무너무 귀여워요! ㅜㅜ 이제 봤네요...드디어 끔찍한 일 하나가 끝나서 한시름 놓고 상판에 조금 더 자주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씁쓸하긴 한데 뭐 어쩌겠어요.. 이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려둘까 해요. 너무 마음에 담다보니까 병도 더 생기는 것 같고..ㅋㅋ...벌써 2월이에요. 하던 일도 끝나게 되는 슬프지만 즐거운 2월! 다음 일을 생각하려니 머리가 벌써부터 지끈거리지만 힘내려구요. ㅎㅎㅎ....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길 바라요, 레이주! :>
자주 먹으러 다니자는 말이 그렇게 좋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고, 혼자 먹기에도 많으니까요. 빵을 한입 더 베어문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나미야 씨, 마카롱도 좋아하신다 했죠. 그렇다면 파르페나 그런 것도 같이 먹으러 갈 수 있겠네요? 좋습니다. 이제 모자를 푹 눌러쓰고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여행이요? 정말 좋네요! 에키벤도 중요하죠!"
비싼 것도 있긴 하지만, 그건 그릇 값이니까요. 기차에 앉아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에키벤도 먹고, 다른 지역도 놀러가보고! 어라, 데이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우정 여행도 있으니까요. 나는 반쯤 먹은 빵을 잠깐 내려놓고 당고에 팔을 뻗었습니다. 아무래도 유혹을 참기 힘들었으니까요.
"오늘 아침부터 느낀 건데, 저희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
이정도면 운명 아닐까요? 농담을 얘기하며 잔망스럽게 윙크를 합니다. 그리고 당고를 한 입 먹었습니다. 달달하고 씹히는 맛이 있는 팥소와 쌉싸름한 말차 맛의 조화란!
// 답레 올려두고 갈게요! 외근은 어떠셨나요? 수고 많으셨어요! (어깨 조물조물) 저는 최근 불의의 사고(...)라기엔 운이 안 좋아서 자가격리 중이네요. 집에서 베이킹도 하면서 일도 하고 시간을 죽이고 있긴 한데, 역시 하루 일과중 하나가 빠지니 적응하기 힘드네요. (ㅜㅜ) 그래도 확진은 아니라 다행인 거 있죠? 레이주도 조심하셔야 해요! 꼭이에요!
당신은 대답할 수 없었다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49311
저기요. 저기요.
☆SSR 캐릭터 레이 픽업 가챠 이벤트 『왜 사랑하고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유저 반응 : "일러레분의 혼끼가 빛난다" "당신의 동인설정 공식으로 대체되었다" "가챠 돌렸더니 화면에서 빛만 나서 뭔가 했더니 레이 나온 거였음" #당가픽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49018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악당, [레이]. 표정을 짓는 법마저 잊은 그 자는, 처절한 복수를 결심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결코 나를 용서하지 말기를. https://kr.shindanmaker.com/chart/1008910-d0a7f1a5ed93bad1948cebb7ea50f6acb60d7a6c #악당이_되었다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08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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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님은 고동색 이미지로 실눈을 가졌으며 어두운 날개에 단발, 꿈을 다루는 여성형 악마입니다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339501
나는 입 안에서 뭉근하지 않고 씹히는 맛이 있는 팥소를 깨물어 조각내고, 삼켰습니다. 씹히는 맛을 넣다니, 이건 반칙이라고 생각하며 바닐라 라떼가 든 종이컵을 쥔 찰나, 그대로 굳어버리고 맙니다.
"에?"
귀엽다고요? 에, 그렇죠. 저 귀여운 편이죠. 아무래도 열심히 성장하고 있다지만 나이에 맞지 않게 키도 작은 편이고, 아직 보들보들하단 평도 많이 듣고. 하지만 어째 느낌이 다른 겁니다. 나는 흔들리던 시선을 하나미야씨를 향해 고정하고는 열심히 말 속에 담긴 뜻을 해석하려 했습니다. 아까 내가 뭘 했더라? 아아, 맞습니다. 윙크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미야씨가...
"고, 고, 고마워요! 그러니까- 에, 뭐랄까, 감회가 새롭네요...!"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리곤 라뗴를 마셨습니다. 라떼는 뜨거운지 차가운지도 모를 정도였고, 아무리 고개를 돌렸다지만 빨개진 귀 끝은 가릴 수 없었습니다. 익숙한 말인데 이렇게 들으니 기분이 참, 어쩐지, 그러니까..알기 어렵네요.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미야 씨도 무지 멋있으니까요."
키도 크고, 잘생겼고. 이케멘이니까. 아아, 오늘은 집에 돌아가서 이불을 마구 걷어찰 것 같습니다.
// 최근에 격리도 있었고, 격리에 따라오는 자잘한 문제도 있다보니 너무나도 늦었어요. 추스릴 일이라면 꺼내기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굳이 묻지는 않을게요. 너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제가 아는 레이주는 마음도 따뜻하고 상냥하신 분이라서, 상처가 오래 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레이주도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게 여며 입으셔야 해요!
갱신할게요.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소중한 가족이었을 텐데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 할지.. 식상한 위로지만 아가도 마지막에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을 거예요. 답레는 더 늦어도 괜찮고, 쉬다 오셔도 괜찮아요. 레이주 잘못이 아니라는 것만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조금만 더 신경썼더라면..하는 마음도 분명 있겠지만 이별은 원래 자연스러운 법이고, 잔인하게도 내게도 올 뿐이에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니까 마음 아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럴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고개를 돌렸어도 귀는 닫을 수 없어서인지, 어색한 웃음소리가 귓가를 맴돕니다. 이럴 수가, 귀가 먹먹하고 화끈한 느낌인지라, 이 온도가 식기 전까지는 쉽사리 고개를 돌릴 수 없었습니다. 나는 괜히 라떼가 담긴 종이컵의 홀더를 연신 엄지로 매만졌습니다.
"아하하, 하하..."
이대로 계속 고개를 돌린 상태로 있는다면 아마 큰 실례일 것입니다. 애써 나는 하나미야 씨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작게 웃었습니다. 어색한 웃음소리와 함께 아직 발그레 물든 뺨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우물쭈물 거리다 컵 홀더를 꾹 하고 눌러내고 나서야 대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그래요....!"
정말이지 부끄럽습니다. 귀엽단 소리도 많이 들어봤고, 하나미야 씨가 귀엽다고 해준 건 분명 다른 사람들이랑 같은 뜻일 텐데! 어째서 이렇게 부끄러워 하는 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나는 반쯤 먹은 빵을 다시 집어들고 베어물었습니다. 코로 넘어가는지, 목으로 넘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어색하게, 고작 한 입을 먹고 삼켜내기를 반복하는 것이었지만.
// 갱신하고 가요! 쿠키 픽크루 둘 다 너무너무 귀여워요!!! 폭 집어들고 예쁜 그릇 위에 올려두고 싶네요! ㅎㅎㅎ 아마 둘 다 오븐에서 뛰어나와서 왕국으로.....가겠죠? 그럴 거야...먹힐리는 없어요...앗 ㅋㅋ 너무 부정적인 생각이었나..? 아무튼 3월이에요! 현생이 서로를 감싸네요...레이주도 저도...(ㅠㅠ) 그래도 저희 힘내자구요! 아자아자 파이팅!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요! :D
그건 과자왕국이잖아요?! ㅎㅎㅎ 그래도 거기에도 달리기 요소도 있구 그러니까 괜찮다고 봐요! 왕국을 건설한다면...분명 시라유키는 롤케이크 장작이나 각설탕 채석을 할 때마다 (/□\)..싶은 표정을 지을 거예요...예상 외로 젤리빈 잼을 만들 때만 좋아할 것 같네요. ㅋㅋㅋ...레이는 어떤가요?
기계가 움직이듯 부자연스럽게 빵을 먹어치운 나는 한참 뒤에서야 목이 메어 라떼를 삼켰습니다. 빈 봉투 안에 빵 봉투와 당고의 막대를 모조리 밀어넣는 것을 도우면서도 고개는 푹 숙인 상태였습니다.
"저, 저도 다 먹었어요. 나가는 게 좋겠죠..?"
어색하게 웃음을 흘리며 나는 남 몰래 입가에 손을 가져다 덮었습니다. 뭘까요, 이 기분. 괜히 간질간질한 이 기분은....
// 막레해요! 수고 많으셨어요 레이주! 우리 레이 너무너무 귀여워요...ㅜㅜ 수줍고 풋풋한 첫사랑 느낌을 간만에 다시 느껴보는 것 같네요! ㅎㅎ... 시라유키 쿠키는 젤리빈 잼을 좋아하고! 들어올리면 멜포메네가 있는 핸드폰을 꼭 쥔 상태로 고개를 마구 저을 거예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길 바라요!
[새학기의 시작이야, 하쿠.] "으응..그러게요.." [핸드폰만 보고 있지 말고 학교 갈 준비도 해야지.] "5분만..멜포메네는 잔소리쟁이야." [안 돼!]
새학기라니, 듣기만 해도 방학은 끝나고 이제 쉴 날도 적다는 게 온 몸으로 느껴집니다. 나는 멜포메네가 점점 커다래져 화면을 꽉 채우자 그제서야 비척비척 화장실로 걸어가 칫솔에 치약을 짭니다. 그렇죠. 학교 갈 준비를 해야합니다.
학교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 나는, 종이 쪽지가 그대로 붙어있음을 확인하고 활짝 웃었습니다. 그러면 여긴 내 자리, 앞은 하남야 씨 자리겠군요! 좋은 일입니다. 가방을 뒤적거리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책상에 이마를 대었습니다. 일찍 끝내주시면 좋을 텐데..고개를 들어 팔을 쭉 뻗은 나는,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합니다. 으음..
"20분이나 남았네.."
그동안 게임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톡톡 퍼즐 게임도 하고, 오늘의 운세도 보고, 라인도 둘러봤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더 지났을까요, 나는 빈 자리를 멀뚱히 쳐다보며 핸드폰을 책상 위로 올려둡니다.
"하나미야 씨. 늦네요..."
수줍게 끝난 저번 일이 떠올라 순간 부끄러웠지만, 나는 금세 고개를 도리도리 내젓고 잡념을 떨쳐냈습니다. 그리고 라인이라도 해야하나 싶던 그때, 하나미야 씨가 급하게 달려왔습니다. 나이스 타이밍이라 해야하는 상황이 온 겁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하나미야 씨."
나는 활짝 웃으며 하나미야 씨를 바라봅니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걸 보며 나는 쿡쿡 웃습니다.
나는 턱을 괴고 하나미야 씨를 가만히 응시합니다. 얼마나 급하게 뛰어왔으면 이렇게까지 힘들어할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미야 씨는 신사에 살고 있었고, 신사의 계단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분명 힘들었을겁니다. 나는 에리스의 장난에 하나미야 씨가 지각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습니다.
"에리스가?"
나는 되묻습니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니 여간 공포스러운 일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긴장하며 경청하는 순간, 크툴루라는 말에 나의 두 눈이 동그랗게 뜨이고 맙니다. 각종 서브컬쳐로 알게 되었지만, 위대하신 그 분이라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산치가 핀치라니! 나는 큭큭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타깝지만 에리스가 그림을 지웠네요. 장난기가 많은가봐요."
멜포메네도 장난기가 많은 편에 속하지만, 어린아이의 떼쓰는 수준에 가까운지라 아직까지 놀라는 일은 없었습니다. 물론 반전세계에서 나를 집어들고 던졌다 받았던 건 무서웠지만, 나름 헹가레를 쳐줬다 한 거니 어떻게 혼낼 도리도 없는 겁니다. 나는 다행이라는듯 잔잔히 미소를 짓습니다.
"조금 더 늦었더라면 라인으로 연락했을지도 몰라요. 첫날부터 지각이면 의도치 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버리잖아요?"
맨 마지막에 나타나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시선이 가는겁니다.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다 생각하며 나는 책상에 주욱 늘어집니다. 나름 빗었다고 생각했지만 머리카락 한가닥이 삐죽 튀어나온게 도드라집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수업 듣기가 싫어지네요. 으~ 세계를 구한 영웅 특별 전형같은 건 없는 걸까요……."
// 주말이..사라졌어..? 정신이 없었다니, 현생이 더 중요하니까요! 오늘은 3월의 마지막 날이에요. 마지막 날인만큼, 오늘은 유독 더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내일도 행복하고 유쾌한 날만 되길 바랄게요!
나는 달달한 것이 기분을 전환하는 것에 도움이 된단 말에 결국 소리를 내며 웃었습니다. 학교에 오니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이 여기까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납득합니다. 나는 공부 머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낙제생이나 최하위권은 아니지만 재미가 없어 성적의 성장이 일절 없습니다. 공부도 게임 같이 레벨업을 하거나 재밌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는 하나미야 씨의 말에 일말의 희망을 품어보려 합니다.
"약속한 거예요, 하나미야 씨."
나는 손을 올립니다 장갑 낀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살풋 미소를 짓습니다. 하나미야 씨가 좋아하는 반찬이 무엇일까요? 조금 옛스럽지만 우엉 조림일까요, 아니면 무난하게 고기 감자 조림일까요? 평범하게 무즙을 올리는 계란말이 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카레일지도. 나의 도시락은 아직 비밀입니다.
"음료수라..좋아요! 하나미야 씨는 어떤걸 좋아하시나요?"
나는 도시락과 어울릴 음료수를 생각합니다. 녹차도 깔끔하니 맛있지만 최근에는 탄산도 좋습니다. 빙홍차라는 중국의 음료수도 달달해서 좋습니다. 어떤 것을 먹을지 벌써부터 고민인 겁니다.
//제가 미쳤죠. 답레를 올렸다고 생각했고, 답레가 안 올라왔다고 착각하고 지내다보니 이렇게 시간이 지났어요. 이렇게 간단한 것도 확인하지 못하다니,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절대 두고 떠난게 아니에요. 미안해요. 혹시라도, 실망하셨거나 더 잇고싶지 않거나, 생각이 없으시거나, 힘드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제 잘못이니 받아들일 수 있어요. 정말 미안해요..너무 늦었어요. :(
"정말요? 계란말이 맛있겠어요! 저는 요리 잘 못하니까, 야채 절임이랑 니쿠자가를 조금 싸왔거든요.." 시장의 반찬가게 아주머니에게 사온 280엔 어치의 반찬은 요 며칠을 든든하게 해줄 겁니다. 다음엔 눈여겨둔 우메보시와 우엉볶음도 사와야겠습니다. 나는 문득 만들지 않고 사온 내 반찬이 사뭇 부끄러워 다음번엔 직접 뭔가를 만들어오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윽고 나는 하나미야 씨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하나미야 씨는 녹차나 과일 주스를 보통 즐긴다 했습니다. 나는 마주본 시선에 담긴 의미를 깨닫고, 질문이 들어오자 상냥하게 답했습니다. "저도 최근엔 우롱차나 녹차*를 마셔요. 사실 마이붐은 빙홍차인데, 달아서 도시락이랑은 안 어울리더라고요." 한참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덧 교실은 꽉 들어차고, 재미없는 수업 종이 울립니다. "이크." 하며 나는 괜히 천장을 한 번 쳐다봅니다. 선생님께서 들어오시지는 않았지만 점점 조용해지는 교실 속에서 나는 조심스럽게 하나미야 씨의 손등 위에 내 손을 톡 올려보려 했습니다. 오늘 수업을 힘내보자는 의미였지만, 도닥이는 기분이 꽤 묘한지라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고는 입술을 뻐끔거립니다. "그러면 우리, 점심시간에 옥상으로 가는 거예요. 약속? 저요, 하나미야 씨의 계란말이가 정말 기대 되거든요." * 우롱차와 녹차라 했지만 오이오차를 말하는 것이다.
반찬가게의 주인분께서 정성껏 만들었으니 당연히 맛있을 겁니다. 자주 사먹던 곳이기도 했으니 맛은 보장되어, 괜히 점심시간이 기다려지는 겁니다. 나는 가방 안을 물끄러미 쳐다보듯 시선을 내립니다. 도시락 통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쩐지 그 안의 니쿠쟈가가 보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에, 어른스럽다니. 아니에요."
나는 작게 웃습니다.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하나미야 씨가 더 어른스럽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세차게 가로젓는 모습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고 고민하다 손을 토닥여줍니다. 약속의 확답을 듣자 어쩐지 기분이 좋아져서, 나는 보드라운 미소를 한번 짓고는 책상에 턱을 굅니다. 새끼 손가락을 걸거나, 아니면 그에 비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어쩐지 꼭 비밀 약속을 하는 느낌인 것입니다.
나는 수업이 시작하자 금방 눈이 흐려집니다. 개학식 연설도 듣기 싫었는데, 이젠 수업까지 해야합니다. 칠판의 하얀 것은 글씨고, 녹색은 배경이며, 선생님의 목소리는 자장가입니다. 재미없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앞으로 몇년이나 더 들어야 할지 가늠합니다. 정말 세계를 구한 사람 특별 전형은 없는 걸까요? 한참 흐린 눈으로 허공만 물끄러미 쳐다보던 나는 익숙한 앓는 소리에 소리없이 부스스 웃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손을 뻗어 하나미야 씨의 등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려 해봅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움직여 등에 글씨를 쓰는 겁니다.
[저도요. 언제 끝날까요?]
이 짧은 시간 즐길 수 있는 작은 땡땡이.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일입니다. 나는 혹시 몰라 선생님 눈치를 한번 봅니다.
// 느긋느긋하게!😘 픽크루 너무너무 귀여워요! 깨알같은 I love you에 쿵 하고 심장이 내려앉았어요. 너무너무 귀여워!🥰 오늘 하루는 어떠셨을까요? 답레 날린 건 좀 괜찮으실까요..?
지금은 괜찮으시다니 참 다행이에요.😊 레이주도 오늘 하루 즐거운 빼빼로 데이 보내세요!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한달이 걸려도 기다릴 수 있답니다.
시라유키에게 포키게임..으음, 아마 눈이 동그랗게 뜨여선 포키게임이 자기가 아는 막대를 오독오독 먹는 게임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적당히 끊으면 될 거야! 자신 있어! 같은 마인드로 좋다고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가까워지면 자신이 막대를 적당히 끊을 줄 모른다는 걸 깨닫고 볼이 빨개질 거예요.
나는 수업시간에 작은 땡땡이를 칩니다. 하나미야 씨의 등에 글씨를 쓰는 겁니다. 필담을 생활화 한 적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어릴적부터 배웠기 때문인지 어떤 글자인지 느끼기 쉽도록 정자로 또박또박 적습니다. 그렇게 쓰는 건 하이쿠도, 와카도 아닌 겁니다.
나는 쪽지가 뒷자리로 오자 슬쩍 종이를 잡고 자연스레 책상 위에 올려둡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은 칠판에 집중하시고, 주변 학생은 지루해하거나 벌써부터 열심히 공부합니다. 쪽지를 펼친 나는 하교라는 단어에 한참이고 머무르다 펜을 들어 필기하는 척, 적어내립니다.
[그렇지만 벌써 20분 지났으니까요.]
나는 잠시 고민하다 활짝 웃는 물고기의 옆모습을 낙서하고, 말풍선을 그렸습니다.
[힘내자구요. >')))]
주변 눈치를 한번. 나는 칠판을 보듯 쭈욱 고개를 내뺀 뒤 자연스럽게 창가가 자리해 짧은 틈만이 남은 왼편을 향해 하나미야 씨에게 쪽지를 내밀어주려 했습니다.
// 벌써 11월도 중순이네요. 잘 지내고 계셨을까요? :) 슬슬 연말이 다가와 쌀쌀하고 바빠지겠지만 부디 따뜻하고 여유롭길 바랄게요. 여담이지만 아직 어장은 봄날이네요. 봄날이니 빨리 꽃놀이도 가보고 싶고..여름에는 같이 매미 소리를 들으면서 마루에 누워보고 싶고..가을엔 단풍을 보고, 겨울엔 따뜻한 코타츠에서 귤을 까먹으며 게임도 해보고 싶어요...앗, 망상만 가득하네요 ㅎㅎ..오늘도 파이팅이에요, 레이주!
나는 짧은 시간동안 칠판을 봅니다. 적어야 할 것이 보여 지금까지 장식으로 펼쳐둔 노트에 적어둡니다. 말을 할 수 없는 동안 필담을 습관화 했기 때문일까요, 어려움 없이 빠른 속도로 글을 적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일정한 간격으로 정자로 적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흘려쓴 부분도 있습니다. 보고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정도면 타인도 알아보는 것엔 무리가 없습니다. 이제 하나미야 씨에게 이 필기를 보여줄 생각입니다. 놓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쪽지를 슬쩍 넘겨받습니다. 펼친 쪽지를 보며 턱을 괴며 살짝 창가로 시선을 돌리는 척 하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물고기가 귀엽다는 말도 귀엽지만, 물고기를 좋아하냔 질문이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지론은 늘 같습니다. 물고기는 관상용도로 두어도 아름답고, 박제도 예술에 영감을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아해요!
..생사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먹는 것도 좋아해요.]
맛있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칠판을 보는 척 하며 시계를 보고 한 문장 더 덧붙이기로 했습니다.
[10분 남았어요!]
이제 쪽지를 전달할 차례입니다. 나는 작은 필담 덕분에 활짝 핀 미소를 모릅니다. 하나미야 씨와 대화하는 것이 즐거운 것도 아직 모르지만, 불현듯 드는 생각에 '기쁘다'는 감정이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아마 쪽지를 전할 때였을 겁니다. 나는 전달한 뒤 하나미야 씨의 등을 가만히 바라보며 턱을 굅니다.
// 전혀 늦지 않았으니 괜찮아요. :D 날씨가 많이 춥고 쌀쌀하답니다..😣 감기 들지 않게 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요.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늘 고맙고 사랑해요. 히히..😍
쪽지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필기를 마쳤습니다. 잠시 기다리는 짧은 시간동안 벌써 여러가지가 떠오릅니다. 첫날에 왜 수업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부터 시작해 이번 중간고사는 어떨지, 정말 세계를 구한 사람 전형은 없는지와 같은 것까지.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도 많지만 나와 같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아주 많습니다.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는 5분 남은 시점에서 칠판을 멍하니 바라보다 쪽지를 받고 펼칩니다. 이윽고 편지 하나를 더 받습니다.
'귀여우셔라.'
나는 내용 뒤에 그려진 여우를 보며 들키지 않을 정도로만 미소짓습니다. 여우, 이나리 신사의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조만간 공양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던 나는 살짝 고개를 내렸습니다. 도시락이 들어있을 가방을 빤히 쳐다보다 책상 밑에 숨겨둔 핸드폰을 살짝 꺼내 시간을 봅니다. 앞으로 3분 남짓 남았습니다. 나는 손을 뻗습니다. 답장을 주기엔 애매한 시간인지라 다시금 하나미야 씨의 등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고, 등에 글씨를 썼습니다.
[좋아요.]
그리고 나는 턱을 굅니다. 시계에 고정 된 하나미야 씨의 고개를 따라 나도 눈을 굴립니다. 시계의 초침은 느린듯 빠르게, 쉴새없이 움직입니다. 3분 정도면 노래 하나가 끝나는 시간이니 속으로 노래를 외워봅니다. 그렇게 1분, 30초.. 종이 치자 나는 선생님의 '오늘은 숙제가 없지만 내일부터 열심히 하는 거야.' 라는 소리에 맞춰 주변 눈치를 보다 벌떡 일어납니다.
"하나미야 군!"
나는 활짝 웃습니다. 달콤한 자유 때문입니다.
// 친절하다니! 아니에요, 레이주가 더 따뜻한 걸요! 천천히 즐겁게, 저희도 언젠가 엔딩까지 열심히 달려보아요! 오늘은 아주 추워요...🥶 부디 감기 조심하세요!
나는 흠칫 놀라는 모습에 하나미야 씨는 겁이 많은 걸 새삼 다시 느낍니다. 마더 쉐도우와의 전투에서도 하나미야 씨는 꼭 한 번은 비명을 지르고는 했습니다. 당연히 마더 쉐도우는 무섭게 생겼으니 그럴만도 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이렇게 놀라는 걸 보니 어쩐지 장난기가 드는 겁니다. 나는 손가락을 꼬물대며 답장했고, 수업 중이라 하나미야 씨가 뒤를 돌아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 내 표정을 볼 수 없어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좋아요, 자유를 만끽하러 나가요."
나는 주섬주섬, 작은 도시락통과 지갑을 꺼냅니다. 이제 보니 하나미야 씨의 지갑에는 흑백 한 쌍의 천호가 수놓아져 있습니다. 이걸 보니 이나리 신사의 사람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차분하게 미소 짓습니다. 그저 검은색 가죽 지갑인 나와는 천지 차이입니다. 나는 도시락 통을 품에 안다가,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점심을 먹고 수업을 듣지 말자는 파격적인 제안 때문입니다. 우리는 영웅이니 듣지 않아도 될 지도 모릅니다.. 나의 양심은 어느새 천사와 악마로 나뉘어 학생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는 천사와, 그러지 말고 오늘만 쉬자는 악마의 속삭임으로 가득 찹니다.
"네..?"
나는 잠깐의 침묵 후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오늘은 악마가 이겼습니다. 오전 수업부터 피곤했으니, 점심 이후에 듣는 수업은 참지 못하고 잠들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잠들어 선생님의 속을 뒤집는 것보다 차라리 없는게 나을 겁니다. 아빠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핸드폰이 윙윙 울리며 멜포메네가 그러지 말라고 문자를 띄웠지만, 나는 핸드폰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좋..좋아요! 오늘만 놀아버려요!"
그렇지만 선생님의 잔소리는 피할 수 있을까요? 그건 나중의 일로 미루는 겁니다. 지금은 자유가 중요하니까요.
//많이 바쁘셨나봐요....오늘은 조금 괜찮으실까요?(뽀다담) 레이주께서 너무 부담 가지지 않고, 일주일이 걸려도 좋으니 천천히 현생에서 벗어난 뒤에 적어주셔도 좋답니다. :) 오늘 하루도 힘내길 바라구, 늘 좋은 일만 함께 하셨으면 좋겠어요..(꼬옥) 슬슬 크리스마스네요! 아직 레이와 시라유키의 시간은 개학 첫날이지만, 크리스마스가 되는 날까지 천천히 달려보면 좋겠어요! 늘 고맙구 많이 좋아한답니다.🤗
정말 땡땡이를 치려는 것 같습니다. 핸드폰이 다시금 거세게 윙윙 진동합니다. 분명 멜포메네의 잔소리겠지만 나는 계속 무시합니다. 아마 오늘 멜포메네는 단단히 토라져 게임 어플을 켜지 못하게 방해하겠지만, 그만큼의 방해를 각오할 정도로 달콤한 제안이었습니다. 나는 도시락 통을 품에 안고 하나미야 씨의 옆으로 쫄래쫄래 걸어갑니다.
"에?"
나는 눈을 크게 끔뻑입니다. 하루 정도는 수업을 안 들어도 된다는 말에 놀란 나는 뭐라고 말하려 했습니다. 그렇지만, 어쩐지..일리가 있습니다. 그야 하루 정도 수업을 듣지 않는다면, 쉬는 동안 머리가 잘 돌아갈 겁니다. 게임도 잠시 휴식기가 있듯 공부도 휴식기가 있고, 우리는 세계를 구했으니 그만큼의 노고를 치하해서 더 쉬어도 됩니다..나는 이렇게 새로운 진리를 깨달은 양 자기합리화를 하게 되는 겁니다.
"맞아요!! 하나미야 씨, 이런 대단한 생각을 하셨다니.."
나는 결론을 내리고는 회색 눈을 초롱초롱 빛냅니다. 교실 문을 열자 복도는 소란스럽고, 우리는 그 소란을 헤치고 지나갑니다. 나는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며 선호하는 자리를 떠올립니다. 펜스 밑도 좋고, 그 근처에 준비된 벤치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좋아하는 장소는 따로 있습니다. 아빠가 알려주신 장소입니다.
"물탱크 옆.."
옥상 문을 열고 벽을 따라 걸으면 사다리가 있습니다. 그 사다리 위를 올라가면 물탱크가 있고, 그 옆은 하늘이 탁 트여있습니다. 건물 중앙쯤에 위치했기 때문에 학교 밑으로 떨어질 일도 없습니다. 소위 질 낮은 애들이 선호하는 자리라고는 하지만, 그건 또 아닌 겁니다. 특히 점심을 먹는다면 말입니다.
// 답레를 살포시 이어둬요. 좋은 일은 계속되고 계실까요?😊 오늘은 날씨도 춥고, 미세먼지도 가득하답니다.. 마스크를 썼지만 역시 칼칼한 건 어쩔 수 없네요. 끄응..😥 기관지 건강을 특히 조심하시길 바라요.. 오늘 하루도 힘내시고, 나쁜 일이 있다면 술술 풀려버리길 바라고 있어요.☺ 항상 좋아하고, 많이 아낀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에요. 오늘을 기점으로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해요. 늦었지만 레이주께서 즐거운 이브 보내라고 해주신 덕분에 행복한 하루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답니다.😊 이곳은 아직 봄이지만 겨울이 되면 둘 다 어느정도 관계가 발전했을 거라 믿어요. 그런고로 적폐를 살짝..시라유키는 레이를 꼭 끌어안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따뜻하게 챙겨 입으시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연휴 되시길 바랄게요. 항상 고맙고, 메리 크리스마스!🥰
대단한 생각이 내 덕분이라니, 놀라운 일입니다. 나는 좋아하는 장소에서 먹을 수 있게끔 배려해주는 하나미야 씨가 괜히 고마워 부스스 미소를 지었습니다. 탁 트인 장소에서 밥을 먹는 건 좋습니다. 적당한 염분을 주며 식감도 좋은 야채 절임을 먹고, 니쿠쟈가와 밥 한 젓가락. 그리고 불어오는 봄바람을 마주하면 그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나미야 씨의 반찬과 하나씩 바꿔먹는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겁니다.
"없을 거예요! 선배들이 유키 선배도, 유우 선배도 학교를 위해 힘내주셨으니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있다면 비켜줄 거라고 믿었습니다. 낙천적인 생각이었지만 실행에 옮기면 과연 낙천이 될 지. 나는 이곳이 사립학교임을 떠올렸습니다. 당연히 학생을 더 위하는 곳이니 우리를 도와줄 겁니다. 나는 옥상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다 문득 옆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도시락을 한 손으로 엉거주춤 잡습니다. 장난스럽게 등을 톡톡 두들겨주려 했습니다.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나는 옥상의 문을 열었습니다. 봄바람이 때마침 몰아쳐 머리가 뒤로 훅 날렸지만 이세계로 전이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따뜻한 햇살, 봄 하늘, 적당히 쌀쌀한 바람. 이미 자리를 옹기종기 잡은 여러 학생이 있지만 물탱크가 있을 사다리 부근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나는 사다리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며 하나미야 씨를 쳐다봅니다.
"하나미야 씨, 없는 것 같아요!"
리젠트 머리의 양아치는 다행스럽게도 없는 것 같습니다.
// 즐겁지 않은 월요일이에요.. 월요일은 왜 존재하는 걸까요? 😂 오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 같아요. 따뜻하게 입고 나가신 거 맞죠..?😳 음, 저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잘 보냈답니다. 나름요! 레이주께서는 바쁘셨군요..😥 그렇지만 이번 년도는 부디 아무런 일 없이 바쁘지 않고 즐겁기만 한 나날이 되셨으면 해요. 늘 아끼고, 또 행복하기를 바란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레이주!
그리고 껴안고 뒹굴거리다 까르르 웃는다니,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걸까요? 시라유키가 레이의 품속에서 마주 웃을 거예요. 분명 시라유키가 키도 한참 작지만 팔을 뻗어서 머리를 쓰다듬을지도 모르겠어요. 이히히.😘
정말 겁이 많으신 분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작게 웃음을 삼키며 문을 열었습니다. 옥상까지 올라온 벚꽃잎이 흩날리고, 화사함이 만개해 봄 내음 가득한 바람은 기분 좋게 머리카락을 살랑입니다. 뒤로 훅 끼쳐드는 바람에 머리를 한쪽 귀 너머로 쓸어넘겼을 때, 나는 하나미야 씨를 잠시 마주 보듯 고개를 돌렸습니다.
"하나미야 씨도 참."
나는 수줍게 미소 짓습니다. 살짝 붉어진 얼굴과 봄의 신 같다는 말이 못내 쑥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칭찬은 늘 듣기 좋지만, 하나미야 씨에게 듣는 칭찬은 그것보다 조금 더 행복하곤 합니다. 나는 봄바람에 간지러운 마음을 가다듬고 사다리를 통통 올라갔습니다.
도시락을 내려놓고, 물탱크 옆에서 보는 전경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하늘은 쭉 뻗어있고, 일어선 상태로 보면 저 멀리 운동장에 피어있는 벚꽃이 분홍색 솜 더미처럼 모여있어 아름답습니다. 나는 뒤따라 올라온 하나미야 씨를 바라보다, 작게 웃었습니다.
"하나미야 씨, 다른 걸 걱정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나는 손을 천천히 뻗습니다. 흰 장갑을 낀 손이 하나미야 씨의 머리를 향하고, 나는 수줍은 봄바람을 타고 내려앉은 꽃잎을 집으려 했습니다. 저 멀리서 여기까지 날아온 걸까요? 나는 꽃잎을 고이 쥔 손을 내 뺨 근처에서 살랑였습니다.
"봄이 묻었어요."
// 요즘 많이 바쁘고 피곤해보이셔서 걱정이에요. 어서 완전히 쉬는 날이 오셔야 할 텐데, 늘 기도하고 있답니다. 레이야 말로 정말 봄의 정령이 아닐까요? 화사하고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 없어요. 곧 겨울이 가면 여기처럼 봄이 피어나겠죠! 그 안에 나쁜 일이 훌훌 풀리고 편안하게 봄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어요.😊
봄이 묻었습니다. 손가락 사이에 집어 든 꽃잎은 손을 까딱이자 그 흐름을 타고 여리게 흔들립니다. 그러다, 헤실헤실 웃는 하나미야 씨가 뱉은 말에 눈이 잠깐 커집니다. 회색 눈동자의 둥근 윤곽이 드러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느긋하고 부드럽게 반쯤 감깁니다. 그리고 수줍은 듯 내 뺨에도 봄이 어립니다. 봄의 신이라니!
"하나미야 씨도 참.."
나는 작게 웃습니다. 수줍음을 숨기지 못한 미소 뒤로 나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봄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도 살랑이나 봅니다. 하나미야 씨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그럴 겁니다. 나는 도시락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다시금 전경을 눈에 담습니다. 도시락 뚜껑을 열자 깨가 뿌려진 밥, 꽃 모양으로 잘린 당근, 오크라를 절인 야채절임과 니쿠쟈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방울토마토도. 280엔 어치의 반찬과 옆집 아주머니께서 주신 과실 내지 채소로도 든든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복잡하면 가끔 찾아오곤 했어요. 풍경이 정말 예뻐서 아무런 생각도 안 들었거든요."
나는 나무로 된 젓가락을 들고 멋쩍게 웃습니다. 한때 나도 방황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아빠가 참 밉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죄송했습니다. 그러다, 아빠가 말했던 장소를 싫으면서도 찾아가게 되는 겁니다. 나는 잠깐 저 멀리 솜 더미처럼 풍성하게 피어난 꽃무리를 보다 하나미야 씨를 쳐다봅니다. "저희, 앞으로도 자주 와요." 하고 활짝 웃고는 장난스럽게 젓가락을 벌렸다 닫습니다.
"그럼, 먹을까요?"
// 늦게 보고 말았어요.😥 그리고 레이.. 너무 귀여워요.. 말을 돌리는 것도 그렇고, 풋풋한 고등학생이라 늘 흐뭇하게 답레를 잇곤 한답니다..😊 어서 요비스테를 해, 시라유키!
어느덧 1월도 끝나가는 한 주가 되었답니다. 레이주는 바쁜 일이 풀리셨을까요? 연초라서 가능성은 낮지만 늘 여유로운 현생이 되시길 바라고 있어요.😢 오늘도, 어제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답레는 늘 그렇듯이, 느긋하고 편할 때 이어주세요.😊
나는 젓가락을 집어들고 가볍게 합장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입을 벙긋거린 뒤 도시락 통을 손바닥 위로 안전히 얹습니다. 이윽고 안정적으로 들어 올렸을 때, 나는 하나미야 씨가 건네며 보여주는 도시락을 바라봅니다.
"아, 정말 예뻐요..!"
어쩜 계란말이 하나조차도 이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요? 나는 계란말이 하나를 집어올려 도시락 통 빈자리에 적당히 채워 넣고는, 마찬가지로 도시락 통을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하나미야 씨도 드셔보세요. 같이 나눠먹으면 더 맛있잖아요."
나는 멋쩍게 웃습니다.
"제가 만들지는 않았지만.. 반찬 가게의 주인아주머니도 누군가의 어머니고, 늘 믿을 수 있으니까요."
나는 핸드폰이 웅 진동하자 살짝 눈을 굴립니다. 아무래도 멜포메네가 화가 난 것이 분명합니다. 이번엔 휴대폰 어플을 삭제하지 않아야 할 텐데. 나는 시선을 굴리다 삐콘거리는 알림 소리에 결국 작게 웃었습니다. 이러나저러나 땡땡이는 페르소나도 싫어하나 봅니다.
//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라요.😊 저는 설을 즐겁게 보냈답니다. 레이주도 푹 쉬셨을까요? 부디 쉬었기를 바라요..😥 많이 걱정하고 있답니다. 답레는 느긋하게 주시고, 언제나 고마워요. 늘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더 여유로워지시길 기도하고 있어요.😊 날이 추우니 따뜻하게 계시기에요.😘
나는 하나미야 씨의 반응에 앞으로는 더 맛있는 반찬을 구해야겠다 생각합니다. 어쩐지 기뻐 보이는 저 모습을 보니, 더 맛있는 걸 드렸을 때는 얼마나 더 기뻐할지 기대하게 되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도시락통에서 반찬을 옮기면, 나는 이제 자연스럽게 젓가락으로 밥을 뜹니다. 약간의 소금과 후추, 깨로 간을 하고 가운데에 우메보시를 올린 밥은 반찬이 없어도 참 맛있습니다.
"저번에 갔던 백화점 근처 상가에 있어요. 감자 샐러드가 정말 맛있답니다."
서로의 핸드폰이 삐콘삐콘 윙윙 진동합니다. 결국 작게 웃어버린 나는 하나미야 씨의 질문에 절인 여주를 젓가락으로 집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정말이지, 말썽이네요.. 이번엔 라인을 지우지 않았으면 좋겠지만요."
땡땡이를 치겠다고 선언만 했을 뿐인데 라인을 지웠던 적이 있습니다. 나는 여주를 입에 넣습니다. 몇 번 씹고 삼킨 뒤 결심합니다.
"하나미야 씨, 저희.. 점심 다 먹으면 가방도 챙기고 가버릴까요?"
멜포메네가 뭐라고 외치듯 핸드폰이 크게 진동합니다. 나는 애써 무시합니다.
// 늦어도 괜찮답니다. 그것보다.. 사람의 몫이요..? 바쁘신 건 알고 있었지만 현생이 정말 너무하네요.. :( 레이주께서 조금이라도 편한 현생을 보내길 기도하고 있답니다. 곧 3월이에요, 3월에는 부디 널널해지길 바라요..🥺 일교차가 크니 감기 조심하시고요..!
야식이라면 역시 저번의 당고도 맛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하테 빵만큼 당고에 맛을 들려버렸습니다. 미타라시 당고의 짭조름한 맛을 도저히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나미야 씨의 탄성에 아하하, 하고 작게 웃었습니다.
"라인도 지우고, 저번에는 갤러리에 있던 사진도 지워버렸어요."
멜포메네는 강경파입니다. 어플을 지우는 것은 고사하고 갤러리에 있던 중요한 사진도 지워버리기 일쑤입니다. 물론 휴지통에서 다시 가져오는 등 복구는 해주지만, 지워졌을 때 심장이 뚝 떨어지는 기분은 두 번은 겪고 싶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멜포메네는 그런 기분을 알기나 할까요? 나는 계란말이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습니다.
"바로 집에 갈까요.. 그렇지만 아쉬운 것 같아요."
나는 고민합니다. 오랜만에 오락실에 가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오락실에 간다면, 대기 인원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인형 뽑기에 몰두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나는 중얼거립니다. "오락실에 갈까.. 생각 중이기도 해요.." 라고. 물론 SNH임은 들키지 않을 생각입니다. 부끄럽기 때문이요, 거듭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밥을 한 술 떴을 때, 나는 입안의 음식물을 모두 삼키고 다짐하듯 말합니다.
"그렇죠, 하루 정도는 괜찮을 거예요!"
생글생글 웃는 하나미야 씨가 어쩐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서, 반쯤 비운 도시락을 뒤로하며 나도 마주 웃게 됩니다.
나는 한숨을 푹 쉽니다. 멜포메네의 강경 대응은 심장에 좋지 않습니다. 바로바로 지우는 것도 아니고, 시간차를 들여 사람을 놀라게 하니 익숙해질 일도 없을 것 같아 더 걱정인 겁니다. 나는 멜포메네의 쓴소리만치 씁쓸한 절인 여주를 입에 가득 넣고 우물우물 씹었습니다.
"게임.. 네, 좋아해요! 재밌잖아요."
보통 좋아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할까요? 그렇지만 SNH를 들킨다면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닐 테니, 나는 평범하게 좋아한다고 둘러댔습니다. 주변에도 나처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기 때문입니다. 학생이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나는 도시락 뚜껑을 덮습니다. 오늘도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축성이라니.. 신사에서 자라면 무조건 해야만 하는 걸까요..?"
나는 신사의 사람도 아니거니와 축성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하나미야 씨가 사뭇 대단하다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며 나는 같이 일어납니다.
"좋아요, 그럼 같이 갈까요?"
나는 자신 있게 말하면서도, 하테빵과 함께 내기 얘기가 나오자 눈을 크게 한번 깜빡입니다. 하테빵! 폭신폭신 맛있는 하테빵.. 머랭 기반의 오리지널일까요? 이상하게 하테의 ㅎ자만 나와도 군침이 돕니다. 너무 길들여진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거기다 게임으로 내기를 제안하다니! 방금 전 평범하게 좋아한다 둘러댄 것이 조금 후회가 되었습니다.
"음, 저는 사격 같은 게임도 좋아해요. 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미야 씨는요? 서로 좋아하는 게임으로 내기할까요?"
//답레가 너무 늦어버렸네요. :S... 미리 말씀이라도 드렸어야 하는데. 최근 시라유키는 어떤 아이일까 생각하다 보니, 답레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됐어요. 이렇게 써도 아닌 것 같고, 저렇게 써도 아닌 것 같고.. 염치없게도 또 이렇게 늦어버리네요. 미리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시라유키를 말없이 포기하거나 놓을 생각은 절대 없답니다. 어장을 다시금 정주행 하고, 페르소나 어장도 전부 정주행 하면서 시라유키는 어떻게 해도 시라유키구나를 느꼈거든요. 그 나이대의 상냥하고 온화한 아이라고 했지만, 점점 자라날 테니까요. 그러니까, 레이주께서도 만일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있으시거나 하시다면, 제게 레이는 어떤 모습이라도 레이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본론, 그동안 잘 지내셨을까요? 몸은 괜찮으실까요? 코로나가 최근 감소세라 해도 그 이전엔 폭등이었죠.. 레이주는 바쁘시니 더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저는 이상할 정도로, '그 모든 일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음성이다.'를 유지하고 있네요..
레이주의 일은 좀 어떠실까요? 오후에 좀 오실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기도한 보람이 있네요. 그래도 만약 바쁘시다면, 현생이 중요하실 테니 답레는 천천히 주셔도 좋아요. 저도 늦었고.. 한 달이 걸려도, 그 이상이 걸려도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요. :)
한달이 지나고서야 발견했네. 괜찮아 시라유키주.. 내가 더 염치 없는 사람이니까... 나는 코로나 확진을 지난 달에 받고 지금까지 후유증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많이 나아졌어. 진짜 걸렸을 때일수록 더 많이 먹어야하겠더라. 이제 기온차가 크니, 시라유키주도 건강 단단히 챙기기야:) 오늘은 평소보다 그나마 여유가 좀 나는 주말이니, 답레를 쓸 수 있을 것 같아. 기다려줘서 정말정말 고마워
//그리고 많은 고민이 있었구나..... 나도 시라유키는 시라유키 그 자체라고 생각해. 그만큼 시라유키주가 입체적으로 시라유키라는 캐릭터를 짰다는 거니까:D 성장하는 시라유키를 기대하겠다구!! 그리고.. 개인적으로 "답레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말이 내 플래그 같아..^_ㅠ
후계자? 그렇다면 하나미야 씨는 신사를 잇게 될 수밖에 없는 걸까요? 나는 고개를 모로 기울입니다. 후계자라는 말은 집에서도 사용하곤 했지만, 신사의 후계자는 그 격이 다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미야 씨는 저 일이 적성에 맞는다면, 나중에 진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내심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할 거예요."
나는 작게 웃습니다. 게임은 이기고 지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지만, 하테 빵이 걸려있는 이상 즐기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격투게임 소리에 전의가 살짝 꺾이고 말았는데, 나는 격투게임에 재능이 조금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네, 즐겨서 하고 있어요. 하나미야 씨는 격투 게임 부류를 좋아하시는 걸까요?"
나는 격투게임을 잘 못합니다. 이것저것 외워야 할 커맨드도 많지만, 캐릭터가 너무 많으니 고민을 하다 시간이 다 가기 때문입니다. 이참에 배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역시 땡땡이를 하라고 시간도 도와주는 것 같아요."
멜포메네가 다시금 윙 진동을 울리며 항의했지만, 나는 뻔뻔하게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 지금까지 후유증에 시달리시다니. 힘든 일도 많으실 텐데 많이 걱정이에요. 많이 나아졌다 해도 후유증이라는 게 괜히 후유증이라 불리는 게 아니니까요... 😭 저도 성장하는 레이를 기대하고 있을게요! 그리고 앗.. 여유로운 날이 꼭 찾아올 테니, 언젠가는 그 플래그도 깰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늘 기도하고 있어요. 오늘 하루도 힘내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부디 덜 피곤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