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는 그 만의 느낌이 든다고 할까, 맛이 있었다. 레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러다, 시라유키의 제안에 주문하려던 레이가 고개를 휙 돌렸다.
“찬성이에요! 반반으로 먹어보자구요!!!”
시라유키가 말차를 산다면 자신은 일반으로 사면 될 것이다. 달달한 간장 소스가 발리는 새하얀 당고를 보던 레이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맛있는 것을 먹는 것 만큼이나 신나는 일은 없는 법이다.“일반 맛으로 3개 주세요!”
직원이 알겠다는 양, 플라스틱 용기에 간장 소스에 절여진 새하얀 당고를 세 개 담기 시작했다. 레이는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서 건넸다. 돌아오는 당고는 미지근하게 따뜻했다. 차가운 것도 좋지만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았던 지라 그는 기분 좋게 옥수수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말차 반, 일반 반. 말차에 팥을 얹은것도 좋지만 그렇다면 과연 반반이란 의미가 있을지. 간장을 주문하려던 나는 순간 멈칫합니다. 생각해보니 완벽합니다! 팥을 얹은 일반 당고, 짭쪼름한 말차! 얼마나 완벽한 조합인가요!
"말차 맛으로 3개 주세요."
하나미야 씨가 당고를 받아들고, 이번엔 내 차례입니다. 능숙하게 주문을 끝내 거스름돈을 받은 이후 나는 직원이 예쁜 녹색의 말차 당고를 3개 집어 용기에 담고, 팥을 듬뿍 얹는 것을 바라봅니다. 저 당고를 간장소스에 조금이라도 굴려먹는 순간 천국이 눈 앞에 찾아오겠죠.
봉지를 품 안에 받아든 나는 하나미야 씨를 바라봅니다. 기대가 많이 되는지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하나미야 씨를 보자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겁니다. 멋지긴 한데, 방금 뭔가, 굉장히 좀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뭔가가 있습니다. 귀엽다? 멋지다? 무슨 감정인진 모르겠지만 순간 크게 간질한 느낌인지라 일단은 웃어보이기로 했습니다.
“그러게요. 그러면 하나미야 씨, 먹는 건 백화점 안 휴식 공간이 좋을까요, 아니면 밖이 좋을까요?”
다행히 화제 돌리기가 먹혔습니다. 만약 먹히지 않았더라면 도망치듯이 뛸까 생각도 했는데, 그 계획을 실현하지 않아 참 다행입니다. 나는 휴식 코너쪽을 따라 시선을 옮깁니다. 마실 거라. 뭐가 좋을까요? 쌉싸름한 말차와 달짝지근한 당고, 그리고 포근한 하테 빵...마음 같으면 커피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마셔도 될까요? 나는 고개를 돌립니다. 커다란 시계가 보입니다. 아, 지금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그...커피요."
몇년만 있으면 성인인데도 아직 커피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이 어색합니다. 어른 앞에서 나는 인생의 쓴맛도 잘 마시니까! 라고 말하는 기분이라고 해야할까요. 어딘가 어색한 발음이지만 의사는 확실히 전달하면서 하나미야 씨와 함께 휴식 공간을 향해 걸어갑니다.
"저기, 하나미야 씨는 커피 좋아해요?"
이제서야 깨달았는데, 이런 질문으로 말을 거는 것이 참 좋습니다. 어째 서로 공통 관심사(먹을 것을 말합니다.)도 있고, 편안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나는 조근조근 물어보고는 양쪽 입 끝을 올려 빙긋 미소만 짓습니다.
답레가 너무 늦었어요.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미리 해피 뉴이어!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최근에 너무 힘들어서 답레 쓸 기력조차 없었네요. 연초부터 좋지 않은 일만 연속으로 일어났거든요. 그 모든 일이 연쇄작용이 되어서 현생이랑 제 마음을 쿵 치고 가는데 도저히 버틸 수가 없더라고요...ㅎㅎ. 상판도 근래들어 회의감이 들고... 그래서 생각을 깊게 하면서 상판에서 잠깐 도망쳤네요. 그리고 다시 상판에 들어왔는데 제일 먼저 레이주의 갱신 레스가 보였어요. 레이주가 이렇게 기다려주시는데 염치없이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말고 제가 더 힘내야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고마워요. 덕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조금이라도 더 힘내서 버틸 수 있도록 해주셔서 고마워요.
아앗 고생이 많았어 시라유키주(토닥토닥) 너무 무리하지 말구.... 마음을 쿵 쳤다는 게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 내년에는 좋은 일만 가득할거야!! 답레는 천천히 올리도록 할게:3 돌아와줘서 고마워! 고생 많았어. 그래도 무리하지는 말구... 쉴 땐 확 쉬는 게 좋더라구! 고생 많았어 정말로(토닥토닥) 그리고 이르지만 새해 복 많이 받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나는 생각해보다, 내 자신이 한 말이 바닐라 라떼 같은 달콤한 것이 아니라, 어른의 말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합니다. 하기사, 생각해보면 아메리카노를 좋아하기도 하니까요. 나는 하나미야 씨의 입맛 취향에 작게 웃음을 흘립니다. 하나미야 씨, 어쩐지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를 좋아할 것 같은데 막상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군요. 그 모습이 어쩐지 귀엽다고 생각해버렸습니다.
"달달해도 정말 맛있죠. 저도 달달한 종류를 제법 좋아해요."
달달함 뒤에 잠깐이나마 느껴지는 씁쓸함. 그런 종류의 것도 좋아하니까요. 나는 달달한 것도 괜찮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달달한 당고, 폭신한 하테 빵, 그 끝맛을 지워주는 깔끔한 커피도 좋지만, 활짝 웃는 하나미야 씨를 보니 어째 달콤한 것이 당깁니다.
"괜찮아요!"
나는 하나미야 씨를 바라보고 마주 웃고 맙니다. 만난 지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친밀감은 벌써 차곡차곡 쌓여 친한 친구의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라, 방금 하나미야 씨, 얼굴이 붉지 않았나요? 나는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하나미야 씨가 들어간 자리만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착각이었을까요? 아니면 어딘가 아팠던 걸까요. 나는 자리에 앉아 다리를 동동 구르며 내가 샀던 빵과 당고 한 팩을 테이블에 올려둡니다. 조촐하지만 만찬입니다. 뭔가 역설적이지만, 이 나이대에서 보면 만찬이니까요.
"와아, 하나미야 씨. 고마워요!"
나는 바닐라 라떼를 받아듭니다. 홀더 덕분에 손이 뜨겁지 않습니다. 기분 좋게 따뜻하다고 해야할지, 나는 맞은편 자리를 바라보며 손을 세워 톡톡 두드립니다.
"그래도 고생 많으셨어요. 일단 제가 조금 준비하긴 했는데...앉으세요!"
말랑말랑 쫄깃한 당고도 먹기 좋게 가운데 자리에 두었고 말이죠. 나는 라떼의 컵에 달린 조그마한 뚜껑을 열어 후후, 숨을 불었습니다. 달콤한 내음. 조심스러운 한모금에는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우와아아, 맛있어요. 여기 커피 최고다..당고랑 빵이랑 다 어울릴 것 같아요.."
// 갱..신..해요....레이주도 감기 조심하시구..(ㅜㅜ) 늦어서 미안해요. 현생일이 엄청...엄청 타격이 컸네요. 좋게 끝났던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사람이 돌변하니까 꽤 충격이 컸더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서로밖에 없는 사이였는데..덕분에 좀 앓아 누웠네요.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에요, 정말. <:( 레이주도 만약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일이 있다면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