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안주도 흥미롭지만 저 분도 흥미롭네요." 저기 가는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거겠군.이라고 생각하면서 저 안에 뭐 있습니까? 숙취해소음료라던가. 숙취약. 이라던가. 라고 농담처럼 말하고는 버터구이 오징어가 괜찮겠나. 아니면 말린 과일이나 치즈가 괜찮겠나? 라고 물어보려 합니다.
"화장실에 다녀올까." 라고 중얼거립니다.
"이동식 클럽의 창시자라. 나쁘지 않아보이는군요." 이동식 디스크도 발명했으면 더 괜찮았을 텐데.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보통 직원 휴게실은 직원들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이잖습니까. 하기야, 저렇게 술에 떡이 된 사람이 개가 되어서 온갖 민폐를 끼치게 두는 것보단 나을지도."
사장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 해리가 자기도 연신 하품을 하며 화장실로 향했고 사장님의 눈치에 자신도 눈짓으로 답하곤 스리슬쩍 남성 화장실로 들어가 대충 얼굴에 물을 묻히곤 곧바로 밖으로 나와 직원용 휴게실 문을 살며시 열어보려 시도했다. 만약 문이 잠기지 않았다면 들키지 않을만큼 문을 열고 내부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을 테고, 잠겨 있다면 대충 소리만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방금 뭐지? 뭔가 머리가 잠깐 아팠던 것 같은데. 하지만 술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아무것도.... 아! 설마! '칵테일' 을 만드는 과정에선 분명 아무것도 없옸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 칵테일의 '재료' 에 이미 손을 써둔거라면? 여기 오는 모든 손님을 상대로 그런 일을 저지르고 있는거라면 그 편이 가장 의심을 안받을 것이다. 하지만 심증으로는 아무것도... 일단 다른 이들에게 이 정보를 말해둬야 할 것 같다. 해리에게는 주의를 줘야겠지.
그렇습니다. 재료에 성분이 있다면 손님들에게 들킬 확률도 낮아지니까 선택할 수 있었다면 그쪽을 택하는 것이 맞겠지요. 그리고 술은 알코올이 주 성분이니 재료의 성분을 일부 흡입했다고 치면 아귀가 맞습니다... 음...
"괜찮으십니까? 여기 음악 선곡이 하나같이 빠르고 격렬한 것들 뿐이라, 알코올이랑 잘 안 맞는 것 같군요. 손님과 비슷한 증상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웨이터는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인걸요?
사장님의 립은 박☆살 났지만 어쩔 수 없죠. 립 하나만 희생한 걸 다행으로 여기는 쪽이 좋을지도요. 변신은 가능하지만 빠른 이동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술을 직접 마시지 않은 것이 다행입니다. 마셨으면 이보다 더 심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게코라... 작아서 힘들긴 하지만 발각당하면 아마 유리잔으로라도 잡혀서 방생되겠지요?
"하지만 방금 화장실에서 나오시지 않았습니까?"
직원은 해리를 추궁합니다. 아마 해리는 요주의 인물로 찍힌 것 같네요. 폭력을 사용했으면 아마 해리는 경찰서 엔딩이 되었을 겁니다. 운이 좋다면 술 취한 사람의 난동으로 보였겠지만 해리에게서는 술 냄새도 나지 않았으니까요. 심지어 주문도 하지 않았지요? 과거는 끊어내야 합니다. 그런데 저기 있는 저거 혹시 뒷문인가요?
"아 그렇죠. 화장실에서 할 일 하고 나와서 돌아가다가 깜빡하고 두고 온 물건이 있어서 다시 들어가려고 했던거죠."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려 애쓰는 해리가 그들이 보이지 않게 단톡방에다가 [사장님, 울 선배. 이거 영 좋지 않은 결과가 되었군요. 협조 좀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싫으시면 저 뒤에 뒷문이 보이니 가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라고 쓰고 재빨리 말을 이었다.
"아내가 준 부적 같은 건데 소중한 물건이거든요. 아무래도 찾아봐야 할 거 같은데 슬슬 비켜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얼핏 뒷문이 보이자 해리는 여차하면 뒷문으로 도망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해리가 늦는 것 같아 일단 그쪽으로 가볼까 하여 일어서려는데, 사장이 찾아왔다. 립이 깨졌다라... 느닷없이 립이 깨졌을 리는 없고. 사장도 나처럼 두통을 호소해서 립을 떨어트렸거나... 하는 쪽이 신빙성 있다. 그렇다면 여기에 오래 남는건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다.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두통이 찾아올 정도니까.
" 흠. 일단은 바람이라도 쐬러 가지. "
눈치챘다는 것을 눈빛으로 살짝 알리고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해리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카톡에서부터 그렇긴했는데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모양이다.
" 무슨 일인가요? "
해리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 하며 그의 뒤로 다가섰다. 일단 상황 모면이 제일 빠른 답이다. 뒷믄은 나중에 조사해도 되니.
깨지면 안 될 물건이 깨졌다는 건 깨질 만한 일이 있었다는 뜻이겠지요. 그리고 저기서는 해리가 깨질 것 같습니다. 원래 싸움판에 있던 아니마니만큼 얻어맞고 끝나진 않겠지만 문제는 싸움판이 일어나면 경찰이 출동한다는 겁니다. 때마침 해리에게서 톡이 왔습니다. 뒷문이라... 저 뒷문은 어디로 이어지는 걸까요? 일반적으로라면 그냥 밖에서 물건을 들여올 때 쓰는 용도겠지만 운이 좋다면 휴게실과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일행이십니까? 일행 분께 직원용 문을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직원은 울에게 말합니다. 맞는 말이긴 하죠. 추궁을 좀 하긴 했어도.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직원용 출입구는 직원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 번에 또 같은 행동을 하신다면, 출입 금지 조치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저 안에 대체 뭐가 있기에 출입 금지씩이나...? 여기서는 일단 물러나는 쪽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