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각자 힘내요!(눈물줄줄 짬내서 갱신합니다!! 답레는 좀 늦게 드릴 것 같아요 8ㅁ8 우혁이 열량 채울 수 있는 걸 좋아하는군요 단거 좋아하는거 뭐야 귀여워...였는데 감자도 좋아하는거 보니깐 칼로리 러버 같네요 머리 굴리는 덴 열량이 많이 필요하니까요..(?
유라는 슬쩍 우혁을 흘겨보았다. 능청맞게 구는 꼴이 영 아니꼬운 유라였다. 우혁은 아무렇지 않을까? 그야 아무렇지 않겠지, 유라는 생각하다가도, 심장을 집어삼키는 그 얼굴과 그 목소리...유라에게만 보여주는 순간을 상기하면 머리에 열이 올라 어지러웠다. 그건 오직 유라만의 것이다. 비밀이 많고 숨기기를 잘하는 강우혁이, 유라에게만 보여주는 것. 어떤 마술보다도 놀랍고 믿지 못하겠는 것.
그런 것을 보여준 주제에, 지금은 어느새 원래대로 돌아와 발에 치대는 길고양이처럼 군다. 유라는 뾰루퉁해서 우혁의 팔짱을 단단히 꼈다.
휴게소 푸드코트에는 뜨뜻하고 감미로운 향기가 가득하다. 델리만쥬의 내음이 코를 간지럽힌다. 냄새만으로 입 안에 침이 고였다. 커피 한 잔에 회오리감자를 고른 우혁에게 유라가 눈을 빛내며 웃어 보였다. 속내가 투명하군. 아니나 다를까 유라는 다음에 우혁이 한 말에 돌이라도 되듯 쩌적 굳었다.
"뭐야?"
흔들리는 동공에 누가 봐도 혼란이 차 있었다. 어버버하며 말을 뭐라 이을지 모르던 유라가 우혁의 양팔을 잡았다.
"너, 너...너 그렇게 인정머리 없이 굴 거야? 너어, 너...그런 심보로 살면...너...세상 그렇게 각박하게 살면 안 돼...!"
금방이라도 울게 생겼다.
"너...너...그러면 나도 안 줄 거야...나 매직핫도그 먹을건데...빵만 한 입 줄 거야..."
애냐?
#이야압 답레로 갱신합니다! 시 험 끝 ! ! ! (빵빠레 이번 학기는 통싸강이다 보니 진짜...삼진에바 기각이었습니다 너무 끔찍한 한 학기였어요 ;ㅁ; 다시는 겪고 싶지 않습니다...이런 학점테러...orz
당당하게 나오는 자세가 매섭다. 듣고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지만,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다. 감자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건 우혁 뿐이다. 유라는 어디까지나 꼽사리 껴서 맛을 보는 거고. 그래도 친절한 우혁은 동생 달래는 것마냥 얼마나 먹고 싶냐고 다시 물어봤고, 유라는 기다렸다는 듯이 선언했다.
"세 번 정도는 먹게 해줘..."
볼이 늘려지는 것 정도는 걸맞은 처벌로 감수했는지, 유라는 별 저항이 없이 우혁에게 볼을 내줬다. 찐빵처럼 늘려지는 볼을 두고 유라가 으어어 하는 괴성을 내뱉었다. 나름대로 우혁의 말에 대한 대답인 듯 하다.
따뜻하게 퍼지는 커피 향이 좋다. 유라는 커피숍 안쪽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카페 알바는 해본 적이 없지만 먼발치에서 보고 있으면 저렇게 멋있어 보이는 일이 없었다. 정작 경험한 친구들은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는 알바였지만, 저 삐까뻔쩍한 기계들을 자유자재로 만지는 손놀림이 자체로 예술이었다. 한참 구경에 정신없던 유라가 우혁의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결정했어! 오늘은 바닐라 라떼!"
의외의 선택이다. 유라 자신에게도다.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보통이었으면 신나게 초코라떼를 마셨을 거다. 묘하게 새침한 표정이 속셈을 내포하고 있었다.
#답레로 갱신합니다! 그렇읍니다 방학은 알차게 지내려고 했는데 이번 방학도 매일매일 백수생활이 되겠어요......._(:D/<)_ 저는 나쁜 어른입니다 ㅠㅠㅠㅠ 유라....왜 초코라떼가 아니지?! 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 것이 인지상정!! 그래도 커플여행 왔는데 아메리카노 마시는 남친 옆에서 초코우유나 홀짝이고 있는 건 쫀심이 상한다고 합니다 어른스러운척 오지는 서가놈이었다...
두입이면 뭐라고 하지도 않았다면서, 결국엔 세 번으로 쇼부를 치는 유라. 그래도 양심은 남아 있는지 볼을 잡아 늘리는 것에 아무런 거부반응 없이 그저 작은 신음만 내뱉을 뿐이었다. 겨우 그 정도로 내가 봐줄 거라고 생각했나봐? 천만의 말씀!
" 그럼 키스 두 번. "
이 정도는 돼야 수지타산이 맞지. 단호하게 말하고서는 더 이상 반박은 듣지 않겠다는 듯 뒤로 돌아 유라가 말한 바닐라 라떼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바닐라 라떼라니. 유라치고는 꽤나 의외의 주문이었다. 딱 봐도 초코나 벚꽃을 시킬 줄 알았는데. 유라도 이제 나름 성장했다는 뜻일까?
" 그리고.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거든. "
유라가 커피 기계들을 만지는 손놀림을 보며 감탄하고 있는것을 알아챈 나는 뾰루퉁하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바리스타 자격증 정도라면 나도 있다. 다만 기계도 없고, 딱히 재료도 없었으니 지금껏 보여주지 못한 것일 뿐. 커피 기계정도는 무리없이 만질 수 있고, 기회만 된다면 셰이커를 이용해 커피나 칵테일을 만들 수도 있었다.
" 나중에 보여줄 거니까 기대하라고. "
겨우 커피기계에 질투를 해버리다니. 강우혁도 많이 죽었구나. 그렇지만 어떡해. 그만큼 유라가 좋은걸. 유라가 멋있어하는 것들을 나도 해보며 유라에게 그런 시선을 받길 원했다..... 라고 하면, 조금 변태같을까?
" 그나저나 오늘은 웬일로 바닐라 라떼야? "
궁금했던 것을 질문하는 척 질투한 것을 어물쩡 넘기려 시도해본다. 지금까지 나와 함께 해온 유라 정도라면 눈치채고 더 캐물어 올 수도 있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도록 하자.
이번엔 조금 빨리 갱신입니다! 백수 생활이라니! 그래도 그만큼 좋은 생활이 어디있나요! 이번 기회에 푹 쉬시라구요! XD
아앗 유라 어른스러운 척이었냐구요ㅋㅋㅋㅋ처음으로 바닐라 라떼 시키길래 뭐지!? 내가 모르는 신호인 것인가!? 했는데 그런거였다니ㅋㅋㅋㅋㅋㅋ 유라 너무 귀여워서 어떡해요 누가 귀여워서 눈독들이면 우혁이 화나서 마술로 그 사람 몸 반토막 내버릴거야... (유라주:???) 유라 점점 귀여워지는거 어떡하실거에요? 어떡하실거냐구요! (짤짤짤)
꼭 그냥 넘어가지를 않아요. 어디의 꼰대라도 된 듯이 혀를 쯧쯧 차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그렇다고 서유라가 뭐라고 대들어 봤자다. 가만히 순응하고 넘어가주는 수밖에. 과연 우혁은 자연스레 몸을 돌려 주문으로 넘어갔다. 암만 항의해봐도 유라만 이상한 애가 되도록!
키스 두 번, 그래도 입술은 안 돼. 바깥에서 그런 짓을 했다가는 정말로 죽어버릴지도 몰라. 이것만큼은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심장이 주체가 안 돼서, 머리가 너무 뜨거워서, 그대로 폭발해버릴지도 몰라. 안에서야 마음껏 자빠져도 상관없지만 밖에서는 아니었다. 유라는 주문하는 우혁을 흘겨보다가, 우혁이 하는 말에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뜻밖의 말씀이다. 유라가 보고 있는 걸 눈치채고 하는 말이겠지만, 방금 그 말은 마치
"야, 너..."
유라의 주의를 자신에게로 돌리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뭐야..."
잠깐 멍한 표정을 짓던 유라의 눈이 가늘게 뜨인다. 입술은 비죽이 올라간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표정인데, 이런 걸 보면 변태는 이 쪽이 아닐까 싶다.
"뭐~야~아~"
입꼬리만큼이나 길게 늘어지는 말꼬리에 불길한 웃음기가 섞였다. 오랜만에 건수 잡아서인지 즐거워 보인다.
"강우혁 씨...혹시...질투...하세요~?"
우혁의 말돌리기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걸 보면 아주 흥미가 돋워진 모양이다. 한다는 말도
"으으응~? 그을쎄~? 왜일까...강우혁 씨가 먼저 대답해주면 대답해줄 수 있는데에~?"
후폭풍이 두렵지 않은 모양이지?
#? 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우혁이 왜 이렇게 사소한 거에 질투해요? 켈록켈록 (흔들림) 아니 유라...귀여우면 우혁오빠가 계속 데리고 살면 되지 않을까요? 경사났네!! 경사났어!!(책임감X 어른인 척 하는게 머가 귀엽습니까...사실 정말로 귀여운 건 우혁어빠처럼 어른인 주제에 어린 질투하는 게 귀여운거예요 다 큰 어른이면서!! 유라 갖고 놀면서!! 잠깐 다른거 구경했다고 쉬익쉬익 하는 어린애같은 짓이 진짜 귀여운겁니다 않이 생각할수록 너무 웃기네 ㅋㅋㅋㅋㅋㅋ 어른인 주제에 좋아하는사람 앞에서 폼재고싶어하는거 댑악이라구.. 유라가 멋있어하는 것들을 나도 해보며 유라에게 그런 시선을 받길 원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상한 웃음 자꾸 짓고 있는데...책임지세요...
열심히 쉬고 있답니다!! 부지런한 어른이신 우혁주에게 저의 이런 잉여로운 라이프...알려드리고 싶지 않아 자세한 설명은 아끼겠습니다 :3c. 아이고 수치스러라..그..그래도 알차게 보내려는 시도는 계속해서 하고 있어요! 학점을 보니까 알차게 살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아무래도 방금의 그것은 유라에게 표적이 되기 충분했다. 알고 한 일이기는 했어도, 옆에서 당황하다가 점점 짖궂은 웃음이 되어가는 유라를 보는 것이란 어색하기만 했다.
" 왜, 뭐, 왜. "
눈은 가늘게 뜨고, 입꼬리는 슥 올라가고. 하긴. 오랫동안 유라는 나에게 놀림받는 입장이었으니. 간만에 이렇게 놀릴 건수를 잡았으니 좋아할 만 하다.
질투냐고 묻는 말에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뭐라고 하건 간에, 그 말에 꼬투리를 잡혀 놀림받을게 뻔하다. 하지만 유라는 그것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내 대답이 먼저 나오지 않으면 자기도 침묵하겠다니. 물론 여기서 '안알려줘도 됨~' 하면서 뒤돌아 버리는 방법도 있긴 한데, 그건 오답이다. 오답 중의 오답. -100점짜리다. 근데 또 대답을 하자니... 조금 부끄러워지는 게 또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이다.
" 아..... 맞는데. 뭐. "
분명 지나가듯이 툭 던지는 말을 할 때는 괜찮은데, 꼭 이렇게 직접 말하는 것에는 부끄러움이 동반된다. 어째서 그런걸까. 학계에서 연구를 진행해봐야 할지도...
"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는데, 그런 눈으로 보던 네가 나쁜거야. "
툴툴거리듯이 말했다. 어차피 또다시 포커페이스를 만들어서 유라에게 표정을 들킬 일은 없겠지만, 어쩐지 나도 모르게 유라의 시선을 피하고.... 일단 완성된 커피를 들고서 잽싸게 옆으로 움직인다.
입이 댓발 나와서 투덜대는 강우혁이라니 한 백년 만의 장관이었다. 이거 찍어야 되는데. 하지만 카메라를 앞에 두고는 순식간에 마인드 컨트롤이 되는 우혁을 잘 알고 있는 유라였기 때문에 시도까지 가지는 않았다. 대신 지그시 웃으며,
"헐...맞아...?"
정정한다. 기분나쁜 웃음소리를 내면서,
"이히히히히..."
소리만 들으면 질 나쁜 희롱이 따로 없다.
"히히히...정말? 뭐야아...강우혁이 웬일이야~?"
유라는 슬그머니 우혁에게 달라붙어 팔짱을 꼈다. 그리고 눈을 모로 뜨고 우혁을 올려다본다. 이럴 때나 여자친구인 티내지. 우혁의 말을 들어보면, 아마도 아까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들을 빤히 보던 게 까닭인 성싶다. 유라는 우혁의 어깨에 머리를 툭 기대면서도 계속 웃음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에히히...그렇지요~제가 나쁜 거지요오~감히 외간사람한테 눈길이나 주고~그치이~?"
금세 회복해서는, 혹은 그런 척하며, 멀쩡하게 주문을 하는 우혁에게 유라는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있었다.
"그래서어, 커피 만드는 거 보는 게 샘났어~? 뭔데에~싫다아~! 완전 사소한 거...이래서야 내가 어디 딴 데 보나 뭐~."
저러다 뇌절하는 거 아냐?
"나아는, 우리 고양이가 커피 까짓거 못 만들어도 이뻐해 줄 건데..."
내 이럴 줄 알았지!
능글맞은 자폭 대사를 치고 나서 유라는 퍼뜩 굳었다. 아차, 이게 아닌데? 어쨌든 때는 늦었다. 주는 밥상 걷어차는 것도 능력이다.
저도 게으르게 놀고 있습니다! 그럼 저희 같이 게으르게 노실까요?(?) ㅋㅋㅋㅋㅋㅋ 무..물론 우혁주는 (타의적) 부지런함이지만..그래도 부지런함은 부지런함이니까요! 일이 좀 주셨다니 다행이에요 당분간은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0; 하필!! 이!! 시국이지만!!! 맛있는 것도 많이 시켜드시고 잠도 많이 주무시고 집에서 재밌는 것도 많이 보시는거다에요!!
모르는 척 하며 회피하려고 하지만, 팔짱을 껴오는 유라에게사 벗어나지는 않았다. 유라는 오랜만에 건수를 잡아 신나서 조잘대고 있었다. 아니 그것보다는 놀리는 것에 가깝다.
" 진짜 그렇게 생각해? "
자기 잘못이라는 말에 반응하며 고개를 홱 유라쪽으로 돌렸다. 뭔가를 더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다음으로 이어진 유라의 말에 하려던 말이 전부 머릿속에서 싹 사라져버렸다. 뭐? 뭐라고?
" .........? "
유라도 굳어버렸고. 나도 굳어버렸다. 둘의 감정은 완잔히 다르겠지만 뭐, 굳은건 굳은거다. 아무튼 유라가 방금 무슨 말을 했나 머릿속으로 잠시 곱씹어본다. 그러니까.... 우리 고양이? 이뻐해준다고? 아, 맙소사. 이렇게 뇌절을 하니 유라야. 오늘같은 날은 흔하지 않은데 말이야.
" 흐응? 그래? 내가 네 고양이야? 이뻐해줄거야? "
오우. 이래서야 완전히 형세 역전이다. 이번에는 이쪽이 씨익 웃으며 고개를 유라에게 들이밀고서 추궁하듯이 물어본다.
" 나 고양이 하면 돼? 어떻게 해줄까? 야옹 하고 울어? "
유라가 말하는 고양이란.... 솔직히 어떤 경로로 내가 고양이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체셔라는 내 옛 별명이 한몫 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아니면 뭐 유라에게서 날 고양이로 볼만한 뭔가가 있었다던가?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건수가 사라지고 나에게 기회가 다시 돌아왔으니. 잘 이용해 먹어야지.
유라는 속으로 피눈물을 삼켰다. 그렇다고 얼굴에 안 드러난 건 아니고. 분함에 이를 가는 유라였으나 우혁에게는 하찮은 생물에 불과할 거였다. 아까까지 잘 가고 있었는데! 생각할수록 억울함이 끝이 없지만, 예로부터 잘만 가다가 혼자 엎어지는 건 서유라의 전매특허였다. 자기가 고양이냐고 되물어오는 능청스러운 대사에 유라는 분기탱천하여 두 주먹을 쥐었다.
"예뻐..예뻐..."
부들부들 떨면서 하는 말은 하나의 단어를 벗어나지 못한다. 문장을 끝내지를 못하는 것이 당장이라도 어디다 머리를 박을 것 같다.
유라의 고양이!
말이야 귀엽지만 그렇다고 유라가 우혁의 주인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다. 강우혁은 돌봄받는 고양이지만 동시에 자유로운 길 위의 영혼이었다. 누군가가 우혁을 맡으려면 그는 자신을 주인이라고 불러서는 안 됐다. 집사라고 불러서도 안 됐다. 강우혁은 집사도 주인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강우혁을 말한다면 이상한 나라의 안내자, 길을 앞서가는 체셔 고양이, 그에게 필요한 것은 즐거움을 함께할 친구, 세계를 함께할 동행자였다. 그러니까 유라의 고양이, 유라의 친구,
"예뻐하겠냐! 이래가지고!"
유라의 소중한 것.
"울든가! 맘대로 하든가! 왜 고양인 줄 알아? 이렇게 사람을 갖고 노니까 고양이야! 야옹 하고 울라고 해도 울 거면서!"
우혁이 자유를 추구하는 만큼 우혁도 유라에게 자유를 주었다. 애정과 관심을 바라는 만큼 신뢰와 안정을 주었다. 그러니 유라의 사랑스러운 고양이일 수밖에. 유라가 우혁을 예뻐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우혁은 유라에게 예쁨받는 방법을 잘 알았다. 그런 면에서도 틀림없는 고양이였다.
유라의 말은 진심이었다. 고양이한테 예쁘다고 말하면 거기서 지고 들어가는 거니까. 게다가 유라가 믿기로, 우혁은 정말로 유라가 야옹 하고 울라면 울어줄 거였다.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망했어어..."
그 점이 참을 수가 없어. 유라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고개를 떨궜다.
#맞숩니다 우혀기는 체셔 고양이니깐요! 주인님한테도 무엇에도 종속되지 않고 마음껏 세상을 돌아다니는 길잡이...그런 고양이가 좋아해준다는 건...정말 짜릿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라는 감사해야 한다...(라고 오늘도 말해봄) 강우혁...야옹 하고 울라고 하면 정말로 야옹야옹 해줄 것 같아요 저였으면 이미 애교 피워달라고 예뻐해준다고 부르짖었지만 왜 제가 유라 ? ?? ??? (????) ㅠㅠㅠㅠ 야옹이 해달라고 하면 우혁오빠 너무 자연스럽게 상냥하게 1의 타격도 없이 야옹이 해줄 것 같아서....서유라는 그게 너무너무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쫀심세우는 거에요 ^ㅅ^ 전 보고싶으니까 야옹야옹 해주시죠(우혁주:?
이시국으로 인해서 여행..가서도 방 안에서만 놀았숩니다 그래도 마당에서 물총놀이하는건 재밋었어요...언젠가 우혁이랑 유라한테도 시켜보고 싶네요 2n살 먹고 하는 어른의 물총놀이..너의가 그맛을 아느ㄴㅑ 장마에 날씨도 더워서 매일매일이 서바이벌이네요 _(:D/<)_ 우혁주도 몸 조심하시기에요!!
장난스레 말하고는 유라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이렇게 행동하기는 해도 유라가 내게 원하는 말을 해주진 않을거라는걸 알고 있다. 그도 그럴게, 유데레니까. 그래도 유라의 마음은 잘 알고 있으니 상관 없다.
유라는 언제나 제멋대로인 나를 잘 받아준다. 겉으로는 투덜거리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다. 그만큼 유라도 제멋대로긴 하지만... 그게 우리다. 내가 제멋대로일 때 열심히 불만하면서도 따라와주고, 반대로 유라가 제멋대로일 때는 내가 말로는 알겠다고 하면서 행동으로는 놀린다. 정 반대인 우리지만 그렇기에 서로 잘 맞물리는. 그런 관계다.
" 어, 뭐야. 어떻게 알았어? 먀옹~ "
울라고 해도 울거면서... 라는 말에는 전혀 반박할 여지가 없다. 유라가 해달라면야 뭐! 뭐든지 들어줄 수 있다는게 내 철칙. 이런 간단한 주문은 얼마든지 해줄 수 있었다. 사람들의 앞이던 뭐던 신경은 안쓰지만, 유라에겐 당혹스러운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며 커피를 건네주는 점원이 신경쓰일 것이다.
" 앗. 감사합니다. "
유라의 얼굴이 터져버리기 전에 얼른 커피를 받아서 유라를 데리고 자리를 옮긴다.
" 먀옹~ 야옹~ "
망했다며 고개를 떨궈버리는 유라의 옆에서 잔뜩 웃으며 계속 고양이 소리를 내고 있다. 내가 유라의 고양이라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하지만 그렇다고 유라는 내 주인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사귀는 사이이고, 아무리 내가 유라를 사랑하고 있다고는 해도. 내 자유는 아무나 막을 수 있는것이 아니다. 주인은 아니더라도, 내 곁을 지켜주는 멋진 애인. 앨리스와 같은 존재라고 해야할까?
아무런 타격 없이 뻔뻔하게 나오는 울음소리에, 유라는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이 되었다. 찐만두처럼 찌그러진 얼굴이 새빨갛다. 괜히 또 심통이 난 거다. 예상하고 있던 일인데도 막상 보니 분해 죽겠다. 유라는 천연덕스레 커피를 받는 우혁을 지켜보다가 홱 몸을 돌렸다. 추하다...지금 제일 고통받는 사람은 이걸 다 보고 있는 점원일 것이다.
씩씩대는 유라에게 우혁이 커피를 내밀었다. 유라는 그 손을 보더니 못 이기는 척 잔을 받았다. 몽글몽글 올라오는 냄새가 좋았다. 향긋한 바닐라 냄새, 꼭 강우혁의 양복에서 날 것 같지만, 사실은 둘 중의 누구도 닮지 않은 냄새.
우혁은 제 손에 꼭 저를 닮은 아메리카노를 들고 있다. 그것조차 도무지 견딜 수가 없다.
"으악 뜨거!"
그래서, 소주 원샷하듯 무의식적으로 삼킨 라떼가 가져온 결과는 참혹했다. 유라는 데인 혀를 내밀었다. 다행인 점이라면 곧 다른 간식거리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비어있던 한 손에 매직핫도그를 채운 유라가 퉁명스레 말했다.
"추어."
혀를 내민 채라, 발음이 불분명하다. 목구멍은 뜨겁겠지만 아쉽게도 다른 몸은 커피를 마실 수 없었다.
#원래는 계속 바쁘게 되었는데...참가하게 됐던 행사가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엇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원고마감 안하고 우혁오빠랑 놀걸(안됨) ㅠㅠㅠㅠ 손해본 기분이지만...어차피 준비를 열시미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어요!!(옳지 않은 태도) 남은 방학동안 그냥 우혁이랑 재밌게 놀라는 뜻이 아닐까 해요!!(합리화를 잘하는 타입
근데 그동안 쌓여있는 냥우혁 멉니까 ㅋㅋㅋㅋㅋㅋ 기여워라 ㅠㅠㅠㅠ 제가 그림만 잘 그렸다면 유라 위에 올라앉아있는 냥우혁을 몇십장씩 그리고도 남았을건데...그럴수가 없어서...원통한 마음뿐입니다...마치 홈타운오브레전드의 커신처럼 피눈물만 흘릴뿐...
그래도 시도는 해보겠읍니다. 냥우혁을 망칠순없지만..그래도 최선을 다해보겠읍니다 그러니까 어떤 추상화가 나오더라도 유라주를 봐서 ㅇㅈ해주시기에요><(우혁주:No
내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흉내낸 것을 듣고 잔뜩 심통이 난 얼굴로 변한 유라를, 잠시 피식 웃으며 바라보다가 '어쩔 수 없네~' 라고 말하며 뒤로 슬금슬금 돌아가 가볍게 포옥, 끌어안아주었다. 무덤은 유라가 판게 확실하지만, 나도 너무 과하게 놀린 것 같기도 했으니까.
" 미안해~ 화 풀어. 응? "
답지않게 말 끝을 늘이며 유라에게 말했지만, 유라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갑자기 그 뜨거운 커피를 한모금 왕창 들이켜버린다. 그 행위에 놀라고, 뜨거움에 깜짝 놀란 유라의 반응에도 놀라고. 한껏 당황스러운 얼굴을 내비치며 다시 유라의 앞으로 돌아갔다.
" 뭐야, 괜찮아? 으, 입 안 다 데었겠다. "
그러게 멍하니 있으면 어떡해? 하여간. 한 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잠깐이라도 눈을 떼면 크든 작든 사고를 쳐버리니... 아, 이건 나보다 유라가 많이 할 대사인게 확실했다. 나도 사고 하면 안질 자신이 있었으니까. 덕분에 유라에게 걱정을 끼친게 한두번이 아니다. 미안하다고 생각하고야 있지만, 내 천성이 어디 가겠어? 아마 평생 이렇게 지속되겠지.
" 응? 추워? 따뜻하게 안아줄까? "
유라가 혀를 내민 상태로 말해서 제대로 들리진 않았지만, 대충 그런 말이겠거니 해서 대충 추측하고 또 사심도 채울 겸 하여 뒤로 다시 한 번 총총 돌아가 백허그를 한다. 앞에서 끌어안았다가는 유라의 입이 막혀버릴테니, 그랬다간 간식을 먹지 못하는 유라의 입이 대신 내 몸을 깨물어버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일은 피해야지.
" 혀 다 데었을텐데. 시원한걸로 식힐래? "
질문하면서 내가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유라의 입 근처로 가져다대었다. 그러고 나서 뒤늦게 생각난건데, 이건 명백한 판단미스다. 이렇게 유라가 심통이 나있는 상태에서는 자칫했다간 내 저 작은 플라스틱 통 안에 있는 아메리카노가 전부 사라질 위험이 있다.
들어오자마자 보인 냥우혁과 유라...! 유라주 금손이셨냐구요... 왜 말씀 안하신거냐구요...ㅠㅠㅠㅠ 아니 저렇게 귀여운 그림... 잘 받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유라가 심통나서 냥우혁 올려다보는거 진짜 너무 귀엽다구요...
앗 행사가 취소되셨군요... 어쩔 수 없죠...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이사단이 났으니... 다음을 기약해봐요!ㅠㅠ 저도 코로나 때문에 일이 늘어나네요... 어디선 취소한다 하고 어디선 그거 예측하고 일을 주고... 또또 그걸 예측의 예측을 해서 취소를 취소하고... 아주 총체적 난국입니다...
먹을 것도 받았으니 산책하듯 차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만, 혀가 데인 채 뾰루퉁한 유라를 데리고 차로 돌아가봤자 잔소리나 들을 게 뻔했다. 우혁은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있었다. 어떻게 해결할지도 잘 알고 있었고. 자연스레 자기를 안아서 달래려는 우혁을 보며 유라는 그것을 체감했다. 빽빽대는 어린 아기 달래듯이 하는 사과에 유라는 또 바닐라라떼를 들이킬 뻔 했으나 이번엔 가까스로 참았다. 까슬까슬한 혀 덕택이었다.
"멀라."
그러면서도 유라는 우혁의 팔에 이마를 꽁꽁 찧었다.
심통난 여자친구 풀어줘보겠답시고 애쓰는 우혁이 안타깝지도 않은지, 유라는 우혁의 배에다 몸무게나 얹고 있었다. 푹신푹신하니 품은 좋아서 유라의 마음도 폭신폭신해지기 일보직전이었지만, 아무래도 쉽게 삐진 걸 풀기에는 껍질이 다 벗겨진 자기 혀가 억울했다. 유라는 제 앞으로 내밀어진 아메리카노를 잠시 쳐다보았다. 이 겨울 날씨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웬말이야. 유라는 우혁이 얼어죽기 전에 자기가 대신 다 마셔주기로 했다. 이 서술은 어디까지나 서유라의 내면에 대한 서술이며 유라주의 실제 가치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유라는 빨대를 턱 물더니 볼이 홀쭉해질 때까지 아메리카노를 빨아 마셨다. 소싯적에 초코우유에 빨대 꽂아서 5분만에 비우던 실력 어디 안 간다. 아메리카노는 마치 진공흡입을 당하듯이 재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그래도 서유라도 인간인지라 숨은 쉬어야겠기에, 푸핫 입을 떼면 아메리카노는 3분의 1이 동나 있었다. 양심도 없지. 유라는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었다.
"흥, 그러게 누가 냅다 내밀..."
하지만 여기서 잠깐! 토막 상식! 차가운 걸 빠르게 먹으면 머리가 띵하고 아파요!
"으아으으으으으으..."
이런 걸 상처뿐인 승리라고 하던가?
#헉 좋아해주신다면 다행입니다 ㅠㅠㅠㅠㅠ 드디어 저의 은하노트...적절한 쓰임새를 찾았네요...감개무량합니다888888
우혁이 얼죽아 회원인가요?(?) 자연스럽게 따뜻한 아메리카노 생각했는데 아아메였네요 ㅋㅋㅋㅋㅋ 덕분에 유라의 혀를 식혀줄 수 있었지만요! 머리는 서비스! 아니 점점 더 천방지축인 애기 챙기는 오빠잖어...서유라의 서열 어디까지 추락하는가??(??) ㅋㅋㅋㅋㅋㅋㅋ 아아니 이렇게 사고뭉치인 모습만 보여줄 순 없어요 우혁어빠 주변의 어른스럽고 예쁜 언니들이 얼마나많은데; 유라놈의 경쟁력을 좀 높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서유라 긴장해라
넹...그렇읍니다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지만 여유로워진 건 확실히 좋네요 ㅋㅋㅋㅋㅋㅋ 강제 백수생활 이 얼마나 훌륭한가?(옳지 않은 삶의 태도) 우혁주는 오히려 코로나때메 바빠지셨나 보네요 롤챔스도 아니고 예측샷 무슨일이에요...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길 바랍니다 ㅠㅠㅠㅠ 얼른 이 시국이 지나가야 될텐데요...유라랑 우혁이는 좋겠다 코로나도 없고
유라가 자신의 팔에 이마를 찧으며 몸을 기대오자 어느정도 달래주는것이 먹힌다는 것을 느끼며 입가에 미소를 그려보았다. 조금만 있으면 풀리려나...? 하고 생각했는데, 아직 덜 풀린건지 내가 입을 식히라고 내민 아메리카노를 물더니 그대로 힘껏 들이켜버린다. 이런!
" 으아악! 무슨 짓이야! "
몇 입 주겠다고 하긴 했지만 한 입 만으로 커피의 3분의 1이 증발해버린걸 눈으로 확인한다. 으으, 두고두고 운전하면서 조금씩 마시려고 한건데. 이만큼이나 없어져서야 금방 다 마시겠다. 또 나만 마시는게 아니고 유라도 조금씩 뺏어먹을테니. 아무래도 이 커피의 생은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불쌍한 커피.
" 어, 어어... 괜찮아? "
커피를 있는 힘껏 들이키더니 차가운걸 갑자기 많이 먹은 부작용으로 뇌에 충격이 간 모양이다. 욕심이 많은 자의 최후라고 하던가... 안타깝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머리의 고통에 의해 신음하는 우라를 내려보다가, 커피를 들지 않고 주머니에 넣어 따뜻하게 뎁혀놓았던 손을 들어 유라의 이마에 살며시 얹어주었다. 이걸로 좀 나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 그러게 천천히 먹었어야지. "
그렇게 급하게 삼키지 않았어도 커피는 도망가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이미 일어나버린 일.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유라의 업보일 뿐...
" 많이 아프면 어디 앉을래? "
아니면 차로 가서 먹을거 먹어도 되고. 라며 덧붙이고는 안고있던 팔을 풀어 유라의 앞에 섰다. 선택을 맡기겠다는 모양이다.
예상을 했어도 놀랄 일이다. 우혁의 경악과 함께 커피의 대부분은 유라의 뱃속으로 사라져 있었다. 그것만은 뿌듯하기 그지없었으나, 머리가 아픈 건 별개였다. 유라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꾹꾹 눌렀다. 말이 꾹꾹이지 꽉꽉, 포화 상태의 배낭에 안 들어가는 옷을 구겨 넣는 듯이 꽉꽉 눌렀다.
"으어으으으으으...."
입으로는 계속 괴상한 신음을 내던 유라의 이마에 뜨뜻한 것이 와닿았다. 유라는 괴성을 그치고 이마를 더듬어보았다. 손난로였다. 실은 우혁의 손이었지만 유라는 손난로라고 부르기로 했다. 손으로 된 난로니까 손난로는 맞지. 눈빛만으로 동정을 표하는 우혁을 보면 배알이 꼴려도, 이 손을 만지면 심술을 부릴 수가 없었다.
"누구 때문에...메롱이다, 바보야."
유라는 한 번 흘긴 눈을 바닥에 떨궜다. 온도는 진짜 손난로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도 처음엔 정말로 손난로인 줄 알았다. 유라도 그게 제 이마가 차가워서 그렇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그래도.
"뭐야, 왜 니 손만 이렇게 따뜻해? 진짜 웃겨..."
유라는 우혁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뜨겁지도 않은데 이마는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 시간이 지나서란 걸 안다.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유라는 잡은 우혁의 손을 슬그머니 내렸다. 손을 잡은 채로, 우혁을 보지는 않고, 유라가 말했다.
"이제 슬슬 가야지? 차도 미리 데워놓고..."
그래도 유라의 손은 이렇게까지 따뜻하진 않았다. 심지어 라떼를 들고 있었는데도. 그래서 유라의 얼굴이 이렇게 따뜻한 것이다. 유라는 그런 걸로 하기로 했다.
#우혁어빠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면 좀 더 성숙미를 갖추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똑바로 서라! 유라!(?
ㅋㅋㅋㅋㅋ우혁이 저랑 공통점하나 찾았네요 저도 따뜻한 것 좋아하지만..차가운 걸 더 좋아합니다 뜨거운건 잘못먹으면 유라꼴 나잖아요ㅋㅋㅋㅋㅋㅋ 오늘도 1패 적립하는 서모씨...차가운 게 시원한 것도 있지만 혓바닥 벗겨지는 건 참을 수 없어 8ㅁ8
우혁주도 마스크 잘 쓰시고...일도 잘 처리하시고...888888 저도 여행가고싶네요 이친구들이라도 강원도 보내주고 해외 보내주고 하니까 불행 중 다행인가...열심히 대리만족 중입니다 하나 안심하셔도 되는 점이라면 사람 많은데 가고 싶어도 제가 옆에 사람이 없어서(ㅋㅋㅋㅋㅋㅋㅋ) 못간다예요 ;3....집콕은 좋은거죠!
누구 때문이라고 말해도 나 때문은 아닌 것 같다. 난 잘못 없다는 표정을 띄우고서 휘파람을 휙휙 불어댄다. 메롱이라니.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뭐, 아까 고양이 울음소리 떄문에 나비효과가 펼쳐졌다고 말해버리면 할 말이 없겠지만, 아무튼. 커피를 들이킨건 유라지 내가 아니었다.
" 내 손은 누구 손 녹여줘야 해서 항상 따뜻하거든~ "
킥킥거리며 말하는데 유라가 내 손을 잡아 내렸다. 손을 잡은 상태로 날 보지 않으며 슬슬 가자고 하는 유라를 잠시 물끄러미 내려보다가, 이내 싱긋 웃으며 앞을 보고 걷기 시작했다.
" 그래! 가자! "
어째 내릴 때랑 완전히 딴판이 되어 오나전 회복 상태가 되었지만, 그건 아마 유라 덕분에 여러모로 충전이 되어서 그런 것일테지. 유라의 분위기가 바뀐 것은 눈치챘지만, 그건 내가 드러낼 일이 아니다. 지금 그걸 들쑤셔봤자 이래저래 잔소리만 들을 것이 뻔했다.
그래서 그냥 나는 맑은 웃음을 지으며 유라와 맞잡은 손을 신나게 흔들거리며 차로 걸어가,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 얼른 타. 먹을거 식기 전에 먹고 가야지. "
그렇게 말하고서 손을 놓고 운전석으로 가 앉아 시동을 걸고 히터를 틀었다. 날은 춥지만, 유라 덕에 조금 따뜻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유라가 힘을 넣는다. 우혁의 말 틀린 거 하나 없지만, 제가 그렇게 들이킨 게 다 우혁 탓이라는 얘기다. 유라는 진심으로 철석같이 그렇게 믿고 있었다. 우혁이 유라의 성깔을 돋구지만 않았어도, 제풀에 못 이기고 그 뜨거운 걸 꿀꺽할 일도 없었고...스스로의 잘못이 없을뿐더러, 설사 있더라도 시인하지 않을 강우혁에게 더 이상 꼬장을 부려봤자였다. 유라는 포기하고 핫도그를 물어뜯었다.
"아뜨뜨뜨."
이쪽도 뜨거운 건 마찬가지다. 불행 중 다행으로 추위에 금세 식었다. 입 안에서 굴려먹으면 될 정도다. 게다가 핫도그는 따뜻한 게 맛있다.
"으음~JMT~"
먹을 게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지는 실로 단순한 생물이 아닐 수 없다. 우혁도 잘 아는 사실일 것이다.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소시지를 씹고 있던 유라는 평소라면 화냈을 우혁의 낭만적인 말에도 자애로이 반응했다.
"그래, 착하다 착해, 강우혁~"
칭찬 모드로 전환한 건 좋은 판단이었다. 우혁이 매너있게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몸에 밴 매너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기특한 행동을 했으니 바로 전에 칭찬해주지 않았다면 아무리 유라라도 약간은 찜찜했을 테다.
차 안도 따지자면 실내다. 들어서니 아늑함이 훅 덮친다. 유라는 등을 시트에 맡기고, 컵은 홀더에 맡기며 손을 한결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핫도그를 끝까지 잘 먹으려면 두 손은 써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자, 아~"
유라는 활짝 웃으며 우혁에게 핫도그를 내밀었다. 생색도 없잖아 있다. 언제나처럼 제 투정을 받아 넘겨준 우혁에 대한 치하의 의미도 있겠다.
#그래도 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우혁이한테 한 입은 주는 유라...또래지만 많이 떨어지는 단순이 유라...ㅋㅋㅋㅋㅋㅋ 맞아용 요새 유튜브에서 무도만 보는 중이랍니다 무한도전과 함께하면 코로나 시국 아무것도 아니다!!! 유라 별명 새로 단순이도 추가해줘야겠어요 뭐 재밌는 거 찾거나 맛있는 거 먹으면 금방 기분 좋아지는...정말...단순한 친구...우혁이가 조련하기 참 쉬운 친구...^^
잘 계시겠다니 다행입니다 8ㅁ8 삶의 낙이 반쯤 줄어든 기분이지만 유튜브의 힘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우혁주도 전자 친구와 함께(?) 즐거운 칩거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즐거운 칩거생활 하고 싶지만 이번주에 개강이라 좀 덜 즐거운 칩거생활이 되겠네요(우혁주:님 학생맞죠?
유라가 한 단어 한 단어 힘주어 말하자 더 이상 팩트를 말해봤자 유라가 반박하거나 무시할 게 뻔했으므로 그냥 투덜거리는 것으로 마감지었다. 이것으로 서로에게 큰 미련은 남아있지 않을 터다.
아무튼 유라는 핫도그를 먹었고, 그것에 기분 좋아하며 먹고있는것을 보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먹는거 좋아해서 저렇게 행복하게 먹고있는걸 보면 나도 모르게 가끔 웃음이 나온다.
" 내가 착한거야 뭐, 다들 알고있는 사실인걸~ "
장난 식으로 웃음지으며 말했다. 내가 이렇게 칭찬에도 자뻑하며 장난식으로 말하는 것은, 원래 천성이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실은 칭찬이 부끄러워 부러 회파하는 식의 대답을 하는 것도 있었다.... 만, 이걸 유라에게 말했다간, 그냥은 안끝날 것 같으니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 오, 맛있겠다. "
유라가 핫도그를 주는것에 한번 씩 웃음짓고서 적당히 한 입 베어물었다. 조금 뜨겁긴 했지만, 가볍게 차가운 공기를 삼키며 씹으니 금방 식어서 씹기에 적당한 온도가 되었다.
아무래도 먹을 것으로 인해 유라의 기분이 좋아졌는지, 아까부터 반응이 꽤나 긍정적이다. 이 상태에서라면 조금의 장난 정도는 눈감아줄지 모르나, 굳이 그렇게 이미지를 깎아먹을 필요는 없기 떄문에 나도 아까 사온 회오리 감자를 유라의 쪽으로 내밀었다.
탱글탱글한 소시지에 바삭바삭한 패스츄리! 매직핫도그는 유라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가득하다. 한 입 먹고 바로 우혁에게도 한 입을 주는 건 유라 딴에는 굉장히 관대한 행동이었다. 남한테 주기 전에 자기가 두 입 정도는 먹어야지. 아까 문을 열어준 게 기특해서 얼른 준 거라고 유라는 생각하지만, 넙죽 받아먹는 우혁을 보고 있자니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을 억누를 수가 없다.
유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핫도그를 베어무는 우혁을 바라보았다. 내밀어지는 감자에도 반응이 없다가, 우혁이 내는 소리에 그제야 움찔한다.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회오리감자에서는 감미롭고 담백한 특유의 냄새가 났다. 유라는 잠깐 감자를 보다가 눈을 감고 한 입을 베어물었다.
"으으음, 핵꿀맛."
부드럽게 부서지는 감자에 유라는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우혁도 방금 베어문 소시지 조각을 우물거리고 있다. 유라도 양쪽 볼을 옮겨가며 감자를 씹고 있다. 남들이 보면 거울 보는 것처럼 비슷하겠지, 유라는 감자를 삼키고 커피를 집어들었다. 우혁의 볼이 움직이는 걸 보면서 라떼를 한 잔 한 유라는, 핫도그를 쳐다보고 웬일로
"한 입 더 먹을래?"
진짜 웬일이지?
#원래 단순한 건 귀엽잖아요 •ㅅ• 이런 점눈이라든지...그래도 우혁주랑 우혁이가 그렇게 봐주시니깐 귀여운 겁니다 단순하고 귀엽지도 않으면 그냥 바보가 되는거야 ㅠ0ㅠ 유라는 바보지만 사랑받는 바보니깐 다행이에요...
우혁주도 유투브로 간접외출 중이시군요 ㅋㅋㅋㅋㅋ 저도 유튜브러 간접외출...간접먹방...많은 것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문명의 이기 굉장해! 참고로 저는 사이버가정학습(대학생용) 중이니 걱정마세요!! 핳하 개꿀(불성실
앗 가정학습이라니! 그래도 이 시국에 외출은 안하게 돼서 다행이네요. 이럴 때까지 학교의 부름을 받으면 힘들겠죠... 밥.... 밥은 잘 챙겨드시나요...? 요새 밥을 해먹을 시간도 없고, 장보러 가기도 조금 찜찜해서 배달음식에 기대고 있네요... 장.... 보기는 해야 하는데....(고민)
있는 거냐고 되묻기 전에 우혁이 냉큼 고개를 끄덕였다. 귀한 구경 한다는 듯이 떡 벌어진 입이 너무 꼬와서 그냥 없던 일로 할까 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해맑게 나오면 꼬였던 심성도 풀려버리고 마는 게 사람 심리다. 유라는 또 당했구나 했다, 어쨌든 당해주는 게 목적이었으니 숨을 한번 내쉬고
"뭐어, 그냥 귀여워서?"
우혁을 따라 웃었다.
우혁의 말대로였다. 유라도 슬슬 잠이...오지는 않았다. 군것질의 힘이 강하기도 했고, 유라 깨워 싣고 차 운전하는 강행군을 걸어온 우혁에 비해 유라는 푹 졸면서 힘을 비축해뒀던 까닭이다. 유라는 홀더에 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번쩍 들어 우혁의 볼에 퍽 부딪쳤다.
"정신 차려!"
누구 때문인데?
"넌 오늘 숨만 붙어있으면 내가 끌고 다닐 거니까 각오나 해둬!"
짐짓 강하게 나오는 유라였지만 아무리 서유라래도 양심은 있다. 아침부터 저 데리고 온다고 고생한 애를 갈구기만 하면 그건 애인이 아니라 머슴이다. 유라는 아메리카노를 우혁의 볼에 꾹꾹 눌러댔다.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이제 별로 안 따뜻하지?...내, 내, 내, 내, 내가 운전 할까?"
말을 더듬는 통에 티는 나지 않으나, 딴에는 큰 각오를 하고 한 말이다.
#속보)서유라 고속도로 데뷔 선언...지금까지 고속도로 달려본 적 없어
바보 맞는듯...한데요?(유라: 뭐 어때요 사랑받는 바보면 그걸로 됐지(후비적)
제가 우혁어빠 하고싶은거 다해 강경파이긴 한데요..이번엔 우혁이랑 유라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아직 강원도 땅도 못밟아봤다구요ㅠㅠㅠㅠ 강릉 앞바다는 보고 죽어야 할 것 아닌가?! 아무리 우혁오빠래도 차안에서부터 곯아떨어지게 할 순 없어어엌 ㅠㅠㅠ 유라를 천재 드라이바로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강원도까지 안전하게 이송 시킬거다예요ㅠ0ㅠ9
이시국일수록 땡기는게 배달음식 아니겠어요!! 우혁주 너무 정상입니다 짬뽕..먹고싶다 ㅠㅠ 저는 말씀드렸듯이 가정학습(ㅋㅋㅋㅋㅋㅋ) 중이라 괜찬습니다 매일 먹을것에만큼은 충실하다구요!!(??) 우혁주야말로 잘 챙겨 드시고...배달을 시키더라도 끼니는 거르지마세용 ㅠㅠ 그래도 식단은 잘 맞춰서 드시기에요 막 아침 라면 점심 짜장면 이러면 안된다에오
맞아요! 이대로 강원도 못보고 죽는건 억울하다! 고로 우혁이가 졸음운전을 하더라도 엄청난 행운으로 목적지까지 잘 도착했다고 할거에요! 강원도 포에버!
에엑 아침 라면 점심 짜장면 안되는 거였나요...? (당황) (도망갈 준비) 물론 저렇게 먹으면 속이 좀 더부룩하기야 하겠지만... 맛있는걸 어떡하나요! 면 다 먹고 밥 말아먹을때가 최고인데...! 저렇게 먹고 난 뒤에는 그날 운동량 늘려야 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인데...!
유라는 우혁에게의 칭찬에 인색했다. 이상하게 그렇게 되고는 했다. 다른 사람들한테 칭찬이라고 한다면 못할 것도 없는데, 우혁에게는 칭찬이 나오려다가도 쏙 들어갔다. 우혁 앞에서는 우혁의 칭찬을 못 했다. 남들한테는 마음껏 할 수 있는 게 남자친구 자랑이거늘, 정작 당사자를 눈앞에 두고는 입이 꾹 닫혀버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귀엽다는 말도 비슷했다.
"으응..."
유라는 자신없는 듯이 소리를 질질 끌었다. 귀엽다는 소리도 별로 특별하게 말로 하지 않았지. 고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주제에. 유라는 답잖게 조심스레 묻는다.
"너어, 귀엽다는 말, 좋아?"
우혁에게 냅다 꼴아박은 얼음컵은 각성 효과가 있었는지, 금세 우혁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유라의 계획은 딱히 있는 건 아니지만, 가고 싶은 장소는 다 정해놨다. 일단은 가면 숙소에다 짐을 푼 다음에, 가까운 먹자골목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목적지를 정할 예정이었다. 오늘 당장 설악산을 갈 순 없다. 내일이나 모레쯤 해서 가야지. 오늘은 일단 운전 열심히 한 우혁을 위해서라도 주변에서 노는 수밖에.
"언제 나랑 있을 때 재미없던 적 있었냐! 안심하셔~열심히 데리고 다녀줄 테니까!"
유라는 호언장담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계획 없잖아?
"굳이 그렇게 팩트를 말해야겠어..."
우혁이 던진 말에 격침당한 유라는 그대로 얌전히 있기로 했다. 이제 정말 강원도까지 직행이다. 우혁이 안전벨트를 채워주는, 마치 어린 꼬마 챙기는 아빠 같은 광경을 보며, 유라는 아까의 얌전히 있기로 한 생각을 취소할까 싶어졌다.
"내, 내가 맬 수 있거든...진짜."
아무튼 정말 출발이라구!
#계획은 없지만 갈 곳은 많은 유라입니다...이런 친구들이 여행 몬하는 친구들이죠!(?
무려 동해바다 옆에! 펜션을 잡아놨다는 설정입니다!! 웬일이냐 서유라! 장하다 서유라! 근데 우혁이가 도와준거면 어쩌지? 좀 가능성이 있는데요...아무튼 인별 펜션 같은 분위기를 생각하고 있어요 ㅋㅋㅋㅋ 우혁이..숙소에만 뻗어있어도 그림 나오지 않을까?(???
농담이고 드디어 강원도에 가면 바다구경도 하고 동백꽃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겠네요!!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기에 앞서서...또 열심히 돌아다녀질(중요:피동사) 우혁이에게 미리 미안함을...88 그래도 강원도 안에 들어가면 유라가 운전해준대(소근소근
당연히 맛있는건 사실이죠! 저의 워너비 식단(??) 이지만 안되는 건 안되는겁니다!! 운동을...열심히...하셔도!! 염분도 많고!! 골고루 좋은 음식을 섭취하시도록 하세용uu. 근데ㅜ라면에밥...맛있겠다(우혁주:;
갑자기 그건 왜 묻는대? 왜 그러냐는 눈빛으로 유라를 보았지만, 이내 그 눈빛을 풀고 생각에 잠겼다. 내가 귀엽다는 말을 좋아했었나? 어릴때야 별로 좋아하진 않았었다. '무슨 남자가 귀엽단 말을 들어?' 라는 생각으로 그냥 그런 말을 들으면 하지 말라는 식으로 대했던 것 같다. 그럼 지금은? 지금은 어떠려나?
잠시 생각해보았다. 지금의 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는 그런 말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았다. 그냥 '아 그렇구나~' 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말해주는게, 너라면, 서유라라면...
" 응. 좋아. "
가볍게 씩 웃고서 대답하고는, 재미있을거라고 호언장담을 하는 유라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 뭐 그럼, 나는 경치 구경하고 맛있는거 먹을 생각으로 가면 되는건가? "
유라가 열심히 데리고 다녀준다면야, 내가 할 일이 없다. 옆에서 즐기는게 할 일이라면 할 일이지. 하지만 또 그렇게 유라에게 전부 맡겨서야 내 몸이 근질거릴테니 뭐든 찾으려고 할 테지만, 그건 또 나중의 이야기다.
" 팩트긴 하지만, 넌 얌전히 바깥 구경하면서 편하게 있으라는 의미야. "
어째 의미와 말이 엄청 동떨어진 느낌이지만, 그냥 그런 것으로 하자. 유라도 크게 신경쓰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 왜, 내가 매주는게 별로야? "
좀 설레라고 한건데, 별 타격 없었냐면서 장난스럽게 묻고는 천천히 차를 출발시켰다.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 힘내서 운전 하자!
뜬금없는 질문을 받고도 우혁은 친절히 깊게 생각해 주었다. 유라는 우혁이 대답을 할 때까지 조금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다. 사실 유라가 봐온 우혁은 귀엽다는 말을 했으면 했지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차라리 멋있다든지 매력적이라는 말이라면 기뻐하겠지. 우혁에게 그런 칭찬을 해준 적도 없지만, 귀엽다는 말은 더더욱 솔직하게 해준 적이 없다. 굳이 따지면 유라에게 우혁은 잘 모르는 사람, 온갖 감정이 공존하는 사람, 귀엽다는 것도, 우혁은 막 좋아하지 않을 걸 알면서도 사실은.
소심한 물음에 우혁은 선뜻 대답해 온다. 유라는 살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다시 피하면서, 조금은 붉어진 뺨을 하고,
"그래..."
뜻밖에 웃었다.
우혁의 말 그대로다. 우혁이 할 일은 밥먹고 노는 것 뿐이다. 빠진 할 일이 있다면 사진 관련한 걸 테다. 우혁이 사진 모델이 되어야 하기도 하고, 유라를 찍어줘야 하기도 하고, 삼각대 세워놓고 둘이 같이 찍기도 해야지. 유라가 눈을 찡긋했다.
"알면서, 해줘야 될 일은 많아~맞아, 우리 도착하면 짐 풀고 밥부터 먹자. 그 동네에 막국수 파는 데가 많대!"
먹을 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반짝이는 서유라...단순한 여자친구 얌전히 시키려면 창밖 구경하게 냅두는 게 낫다는 사실을 우혁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안전벨트 대신 매주는 건 거기에 속하지 않았다. 오히려 따진다면 난리치게 만든다는 쪽이다. 그런데도 모른 척 해주면서 저런 대사까지 치는 건 반칙이지. 유라는 속이 다 보이는 우혁의 말에 혀를 내밀고 말았다.
"메롱이다, 모를까봐!"
#그쵸 창밖으로 보인다 파란 동해바다!! 진짜로 그런 펜션이...있지 않을까요?(무책임) 없을리가없어 돈은 비싸겠지만...으흑흑 헉 우혁이가 뉴욕 티켓팅 했나요 역시 잘버는 마술사님은 달라;; 뉴욕도 기대됩니다 헉 타임스퀘어에서 신년 맞으면 대박이겠다(김칫국..
로나코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무슨 신캐 이름인 줄 알았다고요 로나코쟝...썩 꺼졌으면 좋겠는 그 친구...새로운 빌런 ㅠ0ㅠ 빨리 로나코의 심장에 칼을 꽂고 물리치고 저희도 얘네처럼 맛있는 거 먹으러 떠나자구욧 내년엔..할수있겠지?(롬곡
일주일에 3...번...........허...허용하겠습니다 그정도면 괘...괜찮...겠지?(사실 본인이 그러고싶어서 차마 안된다할수없는새럼
유라는 귀엽다는 말이 좋냐는 질문을 하고서는 조금 놀란 얼굴을 하곤, 웃었다. 무슨 의미일까. 잠시 헤아려보다가 의미없는 일일 것 같아 나도 그저 씩 웃었다. 입으로는
" 뭐야. 싱겁긴. "
이라며 장난스러운 말을 하고서, 마냥 좋은 듯 웃었다.
" 오, 막국수라. 어디 얼마나 따뜻하고 맛있는지 먹어주러 가볼까? "
안 그래도 바깥의 날씨는 꽤나 춥다. 잠을 깨기 위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지만 정신만 멀쩡했어도 그걸 먹는 일은 없었을거다. 겨울에 아이스를 먹는 것은 나에게 있어 평소와 크게 다를 일 없는 일이지만, 오늘은 상당히 추웠던 터다. 바람도 한점 없는데 춥기는 어제보다 추운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나에게 혀를 내밀고 있는 유라를 보고있노라면 눈 녹듯이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 아, 알고있었어? "
원래 아쉬운 상황에서 쓰는 말이겠지만, 이미 내 얼굴은 신난 듯 웃고 있는데다가 목소리도 아쉬움과는 거리가 있었기에 유라가 어떤 느낌으로 날 보고 있을지는 뻔했다.
그런 식으로 서로 이야기하며 즐겁게 차의 악셀을 밟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다.
-
" 야야, 유라야. 다 왔어. "
어느새 목적지가 눈앞이라는 듯, 옆을 보면 파란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밝은 햇빛에 반사된 물결이 눈이 부시고, 조금씩 나는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히고 있다.
고, 유라는 언제나 지지 않으려고 그렇게 애쓰고 있다. 아양은 떨어도 어리광은 부리지 않을 테다. 강우혁한테는. 유라는 엄살도 어리광도 심하면 심했지 절대 덜하지는 않은 사람이었지만, 우혁의 앞에서는 엄살은 피워도 어리광은 부리지 않을 거라고, 아직 덜 큰 아기들이 억지로 어른인 척 하는 듯이. 마주 웃어주는 저 얼굴에 더한 요구는 하지 않겠다고, 유라는 시선을 돌려
김이 서린 창가에 괜한 하트를 그려넣고 만다.
"난 차가운 거 먹을 건데~못 뺏어먹게~"
잠 깨려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신 가엾은 운전기사에게 하는 말로는 적절찮았으나 유라는 따뜻한 식당 안에서 차가운 막국수 국물이 정말로 마시고 싶었다. 말이 그렇지 아마 우혁도 잘 뺏어먹을 거고, 유라도 열렬히 뺏어먹을 거다. 하지만 찬 막국수의 국물만큼은 이미 위장을 얼음으로 적신 우혁에게 조금 어렵지 않을까.
어리광은 안 부려야지. 그럼 알고 있었다. 자기를 애 취급한다고 대들긴 했어도, 우혁이 자기에게 해주는 일들은 거진 유라를 애 취급하는 것보다 우혁을 어른으로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알고 있지만, 어리광은 안 부려야지. 어리광은 부리기 싫어. 유라는 안전벨트를 매만졌다. 우혁과 있으면 안 그래도 어린애로 돌아가 버린다. 철없이 양갈래 머리를 묶고 다니던 천방지축 말괄량이로. 그러니까 어리광은 부리지 말아야지.
우혁이 창문을 슬쩍 열어둔 모양이었다. 바다 냄새가 솔솔 타고 들어온다. 찬바람 따위 느낄 겨를도 없었다. 유라는 우혁의 활기찬 목소리에 창 밖을 내다보았다. 새푸른 동해 바닷물은 겨울에도 여전히, 혹은 겨울이라 더욱이 청정하고 눈부시다. 유라의 얼굴에도 금방 화색이 돌았다.
"완전 예뻐! 진짜 색깔 미쳤다...저거 여기서 찍으면..."
제대로 나올 리가 없다. 올바른 구도를 위해서는 창 밖으로 폰 내밀고 찍어야 했다.
"안되겠지?"
알면서 왜 물어?
"근데 지인짜 예쁘다. 색깔 뭐야? 왜 저렇게 파래? 저런 색이 가능한가?"
보정 없이 저런 색이 나올 수가 있다는 점이 유라는 정말이지 감탄스러웠다.
#당신 이미 서유라에 대해 너무 많은걸 알고있군..킄..
ㅋㅋㅋㅋㅋㅋ아아니 근데 역시 우혁주 유라학 명예교수;; 맞습니다 어케아셨어요..창밖에 거머리마냥 달라붙어서 사진찍어야되지만 폰 죽을까봐 찍지 못하는 고뇌를 겪고 잇는 서모씨 원래 겨울바다 색이 더 파랗대잖아요!(유언비어) (뇌피셜) 겨울바다는 뭔가 훨씬 깨끗한 느낌이랄까요? 올 비 다 오고 올 물 다 와서 모든 묵은 때가 씻겨 내려간 그런 느낌이다에요ㅠ0ㅠ 빨리 사진찍자..우혁아<3
로나코쨩 빨리 물러가야죠 ㅠㅠㅠㅠ 내년에는 저도 학교 갔으면...우혁주도 여행 가셨으면 888888 학교가 그리워질 거라곤 상상도 못했읍니다 이게..되네..?
알지 그럼 모르냐, 유라는 부루퉁해서 우혁을 보았다. 어차피 다 알면서 새삼 확인사살하는 게 정말 악취미란 말이야. 서로 다 알면서도 오가는 말은 그러기로 정해져 있는 암호문과도 같다.
"나도 너 꺼 먹을 거거등? 그니깐 각오나 하고 있으셔."
둘 사이에서만 오가는, 둘 사이에서만 통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사진사가 되느냐 하면, 눈이 좋은 걸로만은 사진사가 되기엔 부족하고, 다른 흥미가 있어야 한다. 그게 손이다. 눈과 머리가 찾아내면 손이 기꺼이 카메라를 들어야지만 비로소 사진사가 되는 것이다. 사진사가 아닌 사람들은 감각이 없어서만 아니냐면, 또 그렇지도 않은 게, 당장 옆에 있는 사람만 봐도 구도와 주제를 떠올리라 하면 금방 떠올려낼 수 있을 거였다. 그런 우혁이 포즈 작가나 자칭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유라처럼 이런 풍경을 보자마자 핸드폰을 들어야지 하는 충동이 들지를 않아서다. 우혁의 손은 셔터를 누르는 게 아니라 세련된 손장난을 하는 데 취미가 있었다.
"아! 그건 싫어! 그거는 안 되지!"
이게 얼마짜린데! 큰맘먹고 장만한 최신 사과는 아직 약정이 1년가량 남아 있었다. 사용한 지 이제 1년이 돼가는 파릇파릇한 핸드폰을 날려버릴 수야 없는 일이다. 우혁의 경고였다. 덕분에 유라는 핸드폰을 아령이라 여기고, 핸드폰을 든 손을 좌석에 처박아 둘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면 다 찍게 될 일이라고 혹자는 말할지 모르지만 유라에게 이 곳의 풍경은 이 곳의 풍경, 숙소에서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여기,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하는 모습. 한창 밖의 풍경에 눈이 멀었던 유라는 문득 우혁을 돌아보았다. 자기가 먼저 바다를 보라고 했던 주제에.
"너도 좋지?"
언젠가는 오픈카를 살 테다! 꿈만 늘어가는 서유라였다.
"꺄아아아~!"
열린 커튼에 기쁨의 비명이 맞부딪쳤다. 눈오는 날 강아지마냥 신이 난 유라가 창가에서 방방 뛰어다녔다. 그도 그럴 게 바깥은 완연한 파랑, 바다가 창문을 꽉 채우고 있다. 밀려와서 부딪치는 역동적인 파도만이 밖의 바다가 실제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유라의 눈이 반짝반짝했다. 아주 창문이랑 사귀겠다?
"너무너무너무 예쁘다~! 내가 이걸 기대했다고! 믿고 있었다고! 아, 너무 좋아..."
짐 푸느라 정신없다가 이제야 구경한 바다인 만큼 감격이 더했다. 머릿속에서 오션뷰의 가격 따윈 잊힌 지 오래였다. 상쇄하고도 남는 광경이었지만, 다음 순간 유라는 금세
"야."
정색을 했다.
"잠깐만! 너 잘 거지!"
유라는 우혁을 따라 침대로 달려가 몸을 던졌다. 너 무거워!
"안 돼! 이러고 있다가는 잔다고! 나가야 돼!"
그리고는 우혁의 팔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산책 나가자고 조르는 멍멍이처럼.
#서유라 더 독...ㅋㅋㅋㅋㅋㅋㅋ예쁜 것만 보면 신나는 유라...단순합니다 유라를 위해서는 예쁜 거랑 맛있는 게 있으면 된다..! 우혁이랑!(중요)
ㅋㅋㅋㅋㅋㅋㅋ아침부터 강행군이었던 우혁이한테 침대는 소중한 장소가 아니겠어요 다이빙 너무나도 이해가고 으으윽 흑흑 ㅠㅠ 잠깐만...쉬자...아니 진짜로 저 왜 우혁어빠한테 자꾸 공감이 가죠?? 유라보다 우혁이한테 더 공감됩니다 아침 댓바람에 애 끌고 차 태우고 운전하고...중간에 딸랑 커피 한 잔 마시고 ㅠㅠㅠㅠ 고생도 생고생을 했는데 잠깐 자면 뭐 어때서...8888 얌마 너가운전했어?! 어?!?! 그래도 저런 아드레날린 맞은 서유라를 조련할 수 있는 것도 전용조련사 강우혁씨 뿐이니깐요! 5252 믿고있다구!!(무책임
그렇죠 저희 희망을...가지도록...아앍 ㅠㅠㅠㅠㅠㅠ 여행이 너무가고싶습니다 선생님...(롬곡) 아 근데 한편으론 일단 이번학기까진 이렇게 싸강이나 돌리면서 집에서 놀고싶다는 생각도(그저 놀기에 바쁜 사람)
그 뒤에 나온 '너랑 보니까 다 좋아~' 라는 능청맞은 멘트는 뒤로하고서, 우리는 숙소로 한시바삐 달렸다.
드디어 도착한 숙소는 이제 온지 몇 십분 밖에 안되었지만.. 아주 마음에 들었다. 유라도 마음에 든 모양이다. 신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은 마치 강아지를 연상케 했다. 아주 기운이 넘치는구나. 하긴, 오고싶은 곳에 드디어 도착했으니. 마음에 들 만도 하지.
그렇게 방방 뛰어다니던 유라는 내가 침대로 다이브해서 엎어져있는걸 보더니, 바로 정색하며 나에게로 몸을 던져온다.
" 우왁! 다쳐! "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몸 위로 자신의 몸을 던지고 엎어지더니 얼른 나가자며 내 팔을 끌어당긴다. 물론 이제 막 도착했으니 유라와 함께 이리저리 돌아다닐 기력 정도야 남아있지만, 그걸 또 쉽게 가주는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나는 유라가 나가자는 말을 끝내자마자 눈을 꾹 감고 필사적으로 자는척을 한다.
" 커어어-... "
코 고는 소리까지 내며 자는척을 강행하던 나는, 다음 순간 한쪽 눈을 살며시 뜨고 유라를 본다.
" 음... 그냥 나가는건 너무 싱거운데. "
놀러나가는데에 싱겁고 짜고가 어디 있겠냐만, 그런걸 따지면서 놀렸다가는 평생 한 번도 못 놀릴거다. 유라처럼? 큭큭.
" 나를 불타오르게 해봐라. "
다시 눈을 감고 대자로 뻗어서 하는 말이 저거다. 하지만 유라가 애타면서 발 동동 구르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걸. 옛날부터 그랬는데, 나는 변태인걸까? 하지만 어떡해. 좋은걸 싫다고 할 수는 없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유라주 유라보다 우혁이한테 더 공감가면 어떡하냐구요... 그래도 우혁이는 잦은 해외 출장으로 인해 단련된 강철체력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라랑 노는거 쯤이야 기분 좋게 할 수 있다구요! 유라가 원한다면 하루종일도 놀아줄거야! 그치 우혁아!? (우혁 : )
노는게 제일 좋와요... 유라주 뽀로로 같은 살람...(???) 하지만 저도 노는게 제일 좋다구요...! 이번처럼 일 생겨서 며칠 못들어오면 너무 마음이 아프단 거십니다... 이제는 자주 들어오도록... 하겠슴다...
유라는 자못 샐쭉하게 받아쳤다. 능구렁이마냥 날려대는 멘트에 유라가 면역이 없음을 알고서도 부러 저런다. 허나 유라도 뭐라 꼬집어 말하기가 힘들었다, 우혁과 본 풍경이 다 좋은지는, 우혁과 본 풍경이라 다 좋은지는. 분명히 강우혁과 같이 봤던 광경들은 매번이 새로움과 놀라움의 연속이었으나 진실로 그 광경들이 홀로 있는 유라에게도 찾아왔을까를 물으면 글쎄올시다, 유라는 우혁이 있어서, 우혁이 있어줘서, 신기한 것들을 보는 듯 했다. 꼭 그런 것만 같았다.
침대에 드러누운 우혁은 유라가 성질을 내는데도 별달리 반응이 없었다. 이건 비상사태였다. 유라도 머리로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아침부터 그 생고생을 했는데 안 뻗는 게 이상했다. 그래도 이렇게 오자마자 눕는 건 서유라 사전에 인정할 수 없었다. 머리로 이해가 되기 때문에 더더욱 가만히 둘 수가 없는 것이다. 이대로면 우혁은 아예 의식을 잃어버릴 게 뻔하니까.
"안 다쳐! 걱정하지 마!"
너 같으면 안 하겠냐?
"어딜 자! 야! 안돼, 너 진짜 잔단 말이야!"
유라는 골이 나서 이제는 아주 우혁의 양팔을 잡고 난리였다. 코 고는 소리가 거짓부렁인 걸 알아도 식겁했다. 순간 눈을 뜨고 저를 보는 우혁의 곁눈질에 유라는 동작 그만이 되었다.
"뭐?"
유라의 미간이 확 구겨졌다. 그리고는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뭐...뭔...뭔...뭔 뚱딴지 같은 소리야!"
한다는 게 빽 내지르는 외침이다.
어쩌지? 유라는 머리를 굴렸다. 굴러가지도 않는 머리를 열심히 굴려본 결과 하나의 결론에 당도했다. 얘 진심이고, 깨우지 않으면 오늘 하루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일 거다. 유라는 결심이 섰다. 그래서 우혁의 두 팔을 슬그머니 놓아주었다. 행동이 취해지기까진 오래 걸렸지만, 어떻게든 유라는 움직이고 있었다. 우혁을 놓은 두 손이 우혁의 머리 양옆에 놓였다.
바로 위에서 우혁을 내려다보던 유라는
"아까...안한 거..."
빨개진 얼굴 그대로 턱 내려왔다. 제 입술을 우혁의 입술에다 꾸욱 갖다 붙이고,
"했다?"
떨어져서 자신없이.
#ㅋㅋㅋㅋㅋㅋㅋ맞아요 유라주는 뽀로로이다..노는게제일좋아..친구들 모여라 ㅠㅠ..유라놈과 같은인생을 사는 게 제 꿈입니다 놀고먹어도 우혁오빠가 옆에 있어주는 인생이라니 대박이잖아ㅠㅠㅠㅠㅠ
헉 그런가요 잦은 해외출장으루 단련ㅋㅋㅋㅋ큐ㅠㅠㅠㅠ혼자타지생활하기 힘들었지 우혁아 ;0; 나중에 아메리까 가면 우혁이 열시미 돈벌러 다니는데 유라가 그래도 조강지처 흉내 좀 내봐야지요 사랑의 런치박스도 싸고..무대샷도 찍어주고..내조 열심히 해줘야겠다예요 이번엔 쓸쓸한 해외출장으로 만들지 않겟어(굳은결의 ㅋㅋㅋㅋㅋㅋㅋㅋ우혁주 우혁이한테 외압을 가하시다뇨 그러지마세욬ㅋㅋㅋㅋㅋㅋ아들내미 몸 아껴주시라에요...(우혁주:;)
괜찮습니다 전 일케 천천히 이어가는 거 너무 좋아요 u3u 항상 말씀드리는 거지만 부담갖지 마시고 언제든지 편하실 때 와 주세요!! 저도 그럴 거고요!! 우혁주 미리 메리 추석이에요 추석에는 일부담 없이 즐거운 명절 쇠시길 바랄따름입니다8ㅁ8 파이팅!!
저도... 해외 다니면서 마술이나 하는데 유라랑 같이 있다니... 우혁이나 상당히 부러울 따름입니다... 나도 저렇게 살게 해줘... 엉엉
우혁이 성격에 유라가 그렇게 해주면 언젠가는 유라를 무대에 세우지 않을까 싶네요..ㅋㅋㅋㅋㅋ 미녀 조수입니다! 하면서 이리저리 부려먹을지도 몰라용ㅋㅋㅋㅋㅋ 뭐 우혁이는 어떻게 구르던 제 상관 아니니까요(우혁 : ㅠㅠㅠ) 유라만 아껴주면 된다는 거심미다... 유라 만수무강 해야함... 아무튼 그럼...
추석 끝나긴 했지만 유라주도 추석 연휴 즐겁게 보내셨길 바래요! 저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 그래도 나름 알찬 휴일이었다는 겁니다!
더듬거리던 유라의 입은 우혁 덕택에 턱 막혔다. 유라는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있다가, 어버버하던 손을 천천히 우혁에게로 올려놓았다. 어깨를 잡으며 유라는 눈을 감을까 했으나, 우혁의 얼굴을 보는 쪽으로 정했다. 눈을 살짝만 뜨고서, 엿보는 것처럼.
나는 밖에서는 키스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아,
유라는 우혁과 입술을 포개고 있으면서 내내 토라져 있었다, 뜨거워지게 해달라니 무슨 소리야. 무슨 짓을 시키려고 그러는 거 아냐. 우혁은 유라가 무슨 짓이라도 해보일 걸 알면서 그러는 것이다. 그게 사람을 불만스럽게 했다. 우혁은 유라한테 무슨 짓이든 해보였다. 밖에서 고양이 소리를 내거나, 무릎을 꿇으라고 한다면 무릎이라도 꿇을 것이다, 다짜고짜 결혼식 놀이를 하자고 해도 어울려 주거나, 심지어 반지를 주는 걸로 마무리 해버리거나. 유라도 그러고 싶었다. 무엇이든 우혁에게 멋지게 해보이고 싶은데, 어린애도 아니고 뜨겁게 해달라는 말에 겨우 생각해내는 무슨 짓이 아까 못 했던 버드키스라니.
우혁은 그러니까, 유라가 무슨 짓이라도 해보려고 애쓰는 걸 즐기는 것이다. 그게 우혁을 기쁘게 하는 걸 테고, 유라를 화나게 했다. 자기는 뻔뻔하게 뭐든지 할 수 있으니까, 유라는 그러지 못하니까, 밖에서 키스 같은 걸 하지 못하니까. 그래도 나는 밖에서는 키스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아, 유라는 반지를 낀 손을 꽉 쥐었다. 밖에서 키스를 하면 전부 보여져 버릴 테다. 우혁도, 유라도, 유라에게 무엇이든 해주는 우혁도, 우혁에게 뭐든지 해보이려고 노력하는 유라도. 그건 싫어. 나는 밖에서는,
"간다고 했다?"
유라는 입술을 떼고 우혁의 시선을 피했다. 손만은 우혁의 손을 슬쩍이 잡고 있었다.
"무르기만 해봐."
밖에서는 보여주고 싶지 않다, 이 따뜻한 손끝을.
두 사람이 밖으로 나왔을 때는 아직 해가 중천에 있는 오후였다. 아침 일찍 출발한 보람이 있었다. 유라는 바깥 햇빛을 받자 언제 삐졌냐는 듯, 잡고 있는 우혁의 손을 앞뒤로 흔들면서 아주 신이 났다. 먹을 것만 생각하면 단순해지는 서유라는, 한손에 맵을 들고 어찌저찌 식당까지 잘 찾아 왔다. 웬일이냐? 길도 안 헤매고? 점심시간보다 살짝 늦어서인지 식당 안에는 사람은 꽤 있었지만 자리도 그만큼 있었다.
"난 차가운 거. 아, 그리고 우리 만두 먹자."
유라 사전에 사이드 메뉴를 제끼는 일은 발생할 수 없는 것이었다.
"무려 수제 물만두래. 이건 어쩔 수 없지..."
/ 미... 미녀 조수.... 먼가아닌데요?? 미..미녀 맞니?? (불신 ㅋㅋㅋㅋㅋㅋㅋ 유라를 조수로 쓰는 건 괜찮읍니다만 무대에서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닐것입니다...우혁이라면 잘 컨트롤할 수 있겠지요 믿는다 0.< 추석 동안 일이 있으셨다니 비극적인 소식입니다...888888 푹 쉬는 때도 있으셨겠져!! 알찬 휴일이셧다고 하니까 그렇게 알겠습니다!!
내 손에 자신의 손을 올려두고서 시선을 피하는 유라를 바라보며, 그저 씩 웃었다. 아까 하지 못했던 키스를 지금 마무리 짓는것은 나를 불타오르게 만들기 충분했다. 아무리 내가 표정을 숨긴다고 하더라도 감정까지 숨기는 것은 아니다. 나는 부끄러울 일이 생기면 솔직하게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그것을 표정으로 한번 숨기고, 말로 두번 숨기니 알 수 없을 수 밖에. 이건 어릴 때부터 단련되어온 포커페이스 유지력 덕에 가능한 것이다. 밖에서도 나도 모르게 유지하고 있어 유라와 함께 있을때도 본의아니게 감정을 숨기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나쁘지 않은 방향으로 작용했다.
그도 그럴게, 유라는 바깥에서 나를 드러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그 나의 솔직한 표정은, 다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유라에게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표정이다. 유라도 그것을 알고있다. 그래서 그럴 것이다. 자신만 보고싶어하는 경향이 된것. 놀랍다고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그러고 싶어한다.
" 오. 오늘은 안 헤매는거야? "
키득거리며 장난조로 물어본다. 그도 그럴것이, 유라는 길에 약한 편이었다. 지도가 있다지만 한두번씩 핀트가 엇나가는 일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재밌어하는 편이었다.
" 넌 세상 모든 메뉴가 어쩔 수 없는거 아냐? "
아무래도 오늘의 장난은 끝이 없을 예정인 모양이다.
" 아무튼... 나는 그럼 따뜻한걸로 시켜볼까. "
메뉴판을 찬찬히 구경하다가, 더 필요하면 그때 시키면 되겠지. 라는 적당한 마음으로 일단 차가운것과 따뜻한것, 그리고 유라가 원하는 물만두를 시키고서 능숙하게 테이블을 세팅했다. 수저, 물, 물수건. 나는 옛날부터 이런것에 익숙했다. 자질구레한 일들은 내가 도맡아서 하는 편이었다.
" 자, 그럼 서유라씨. 오늘 저희의 루트는 어떻게 되나요? "
입에 미소를 걸치고서 물수건으로 손을 닦고는 물어보았다. 다 닦은 물수건으로는.... 뭐야, 종이접기?
유라는 미녀죠! 미녀! 무대에서 천방지축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운거 아니냐구요... 우혁이가 자기 할거 하는동안은 뛰어다니던 뭐하던 놔둘 것 같은 느낌...ㅋㅋㅋㅋ 그러다가 이제 유라도 해야할거 생기면 '얼른 오세요~' 하면서 부르고ㅋㅋㅋㅋ 추석 휴일은 완전히 다 쉰건 아니지만 그래도 푹 쉬는 날이 하루정도는 있었다는 겁니다! 이번 휴일도 9일부터 3일이나 있었는데 유라주 잘 쉬셨겠죠? 그렇다고 믿겠습니다 :)
두말은 안 하지. 한 말 했다가 시간차를 두고 다음 말 하니까 그렇지. 유라는 눈을 굴리며 우혁의 손을 잡았다. 믿지, 믿는데...두 사람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우혁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도로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돌아왔다.
"오늘은 안 헤매! 걱정하지 마셔!"
우혁과 같이 헤매도 그것대로 재미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건 안 비밀.
가게 안은 후끈했고, 만두 찌는 냄새와 메밀 냄새가 뜨겁고 푸근했다. 찬 걸 먹더라도 만두가 있고 우혁의 따끈한 국물을 뺏어 먹으면 그걸로 괜찮을 것이다. 우혁이 슬쩍 놀리기 전까지 유라는 물만두 먹을 생각에 두근두근했다. 아니! 유라는 빽 소리를 질렀다. 가게 사람 다 돌아보겠다...
"야! 내가 언제!"
하지만 어쨌든 먹어도 된다는 거지? 우혁이 주문하는 걸 들으면 그게 무언의 허락이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유라는 따뜻한 메밀차를 마시고 아저씨 같은 한숨을 내뱉었다.
"흐아아..조오타~."
오늘의 루트? 오늘부터 산 타거나 하는 건 절대 무리였다. 그렇다고 바로 숙소로 돌아가서 호캉스로 전환하는 것도 안 되고. 대관령을 갔다 오기도 시간이 애매했다. 가장 좋은 선택지가 있었다. 이 주변이었나 분명 바다와 강이 만나는 호수공원이 있다고 했다. 다음 목적지는 거기다! 유라는 결정을 굳혔다
"호수공원! 거기 정자가...어, 너 그거 뭐 한..."
가 우혁이 해놓은 물수건 종이접기를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이런 데 와서까지 특기 자랑하고 싶냐..."
말은 그렇게 해도 눈을 못 떼는 유라다.
#으랴압 갱신합니다~!! 다시 돌아온 시험기간...최대한 들어와 보도록 애쓰겠습니다 ^.ㅠ..
뛰어다니든 셔터 누르든 신경 안 쓰는 우혁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서가놈 조련하는 데는 도가 텄군요ㅋㅋㅋㅋㅋㅋ 얼른 오세요~ 아 유치원 선생님마냥 애 호출하는 거 왤캐 웃겨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서유라 학생 호출하는 강선생님..귀여워..그 말 들으면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다가도 또 머야 하면서 투덜투덜 올것입니다 부르면 일단 몸부터 반응함 ;3c
맞다 호수공원은 청초호수공원 말하는 거예요! 한번 찾아봤는데 속초에 이런 데가 있더라고요..매우 신기했읍니다.. https://www.gangwon.to/tour/gangwondo_trip/tourist_spot?control=AC0021_T&tourCode=TOSIGK00
아앗 시험기간이라니...! 유라주 언제나 힘내세요... 시험의 구렁텅이에서 무사히 살아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8ㅁ8
유라가 천방지축인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 어차피 할거 없을때 여페 가만히 있으라고 불러봤자 안올거 알기에 우혁이는 그냥 유라가 열심히 돌아다니는거 구경하면서 자기 할거 할것입니다...ㅋㅋㅋㅋㅋ 그러면서도 유라한테 무슨 마술 할거니 준비하라고는 절대 말 안하겠지요... 이 불친절한 마술사는... 관중들 놀리면서 동시에 유라도 같이 놀릴거에요ㅋㅋㅋㅋㅋㅋ
앗 호수 진짜 예쁘네요 :0 저런 곳을 둘이 같이 가다니 이놈들 강우혁 서유라... 저도 저런곳 놀러가고 싶어요ㅠㅠㅠㅠ 로나코가 얼른 사라져야 할텐데... 그래도 지금은 1단계로 내려갔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D
사실 우혁과 같이 모르는 장소를 헤맨 건 아예 없는 일이 아니었으므로 유라는 걱정하지 않았다. 수틀리면 우혁이 어떻게든 해주겠지, 하는 어린애 같은 믿음이 있었다. 우혁에게는 피곤한 일이겠지만 유라는 우혁에게 무의식적인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 이를테면 모르는 장소에 가더라도 우혁이 길을 찾아줄 거라는 것.
"오랜만에..."
유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말이었으나 반박할 길이 없었다. 완전히 맞는 말이었다. 유라는 애써 반박하는 대신에 눈을 모로 뜨며 앞에 있던 따뜻한 차나 한 잔 했다. 막국수 집에서는 으레 평범한 물 대신 메밀차가 나오곤 한다. 여기도 그랬다. 구수한 메밀 맛이 입 안에 감돌았다. 그러니 조금 반박할 용기라고 쓰고 고집이 생겼다
"난 이래봬도 조사를 열심히 하는..."
만, 서유라도 사람인지라 양심이 있었다.
"편은 아니지, 그래...그치만 너 말대로 이번엔 제대로 찾아봤다고!"
이건 한 치의 거짓 없는 진실이었다. 우혁과 오랜만에 단둘이 가는 여행인데다가, 무려 자신의 떼를 우혁이 들어준 결과 오게 된 곳이다. 함께 가고 싶은 곳이라면 빼놓지 않고 찾아놔야 했다. 설령 그것이 산일지라도...식당일지라도...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 지나지 않더라도. 유라는 늦게까지 놀든 저녁을 숙소에서 먹든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바다라는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호수공원도 바다와 강이 만난다는 얘기와 전경 사진을 보고 반드시 가야겠다고 생각한 곳이다.
"그, 그건 나도 알지, 나도 아는데에..."
이번에도 반박할 말이 없다. 마술 하는 장소가 어디 따로 있나. 다른 사람들이 앉아있는 자리와 조금 떨어져 있어서 망정이지, 안 그러면 꼼짝없이 사람 몰릴 뻔했다. 하지만 우혁의 현란한 손놀림은 금세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서, 멀리 있는 손님들도 만들어진 장미꽃에 한번씩 시선을 주고 있었다...바로 그 때였다.
"어, 어어..."
유라의 동공이 흔들렸다. 거의 진도 5.5쯤 될 만한 중지진이었다. 우혁의 마술이야 실컷 봐 왔지만 봐도 봐도 볼 때마다 어이가 승천하는 게 우혁의 마술이었다. 상식 좋아하시네! 유라는 깔끔하게 붉은색으로 변한 물수건 장미꽃을 입 떡 벌리고 지켜보고만 있다가, 준다는 말에 다급하게 받아드느라 몇 번 손 안에서 저글링을 했다.
"아, 아, 아...앗! 너, 너 이런 건 또 언제..."
유라는 장미꽃을 보다가 우혁을 슬쩍 보았다. 아침부터 고생한 건 자기지 뭘. 다시 말하지만 유라도 양심이란 건 있었다. 그래도 즉석에서 피워낸 장미꽃이라니. 향기는 물수건 냄새였지만, 그다지 문제될 향기는 아니었다. 더 재미있는 걸 보여준다고...
"사람들 안 몰리게 조심해라..."
그런 핀잔을 주면서도, 올라가는 입꼬리는 어쩔 도리가 없다.
/ 유라도 같이 놀리냐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각오는 하겠지만 막상 무대 위에서 그러면 완전 뒤집어질거 같네요 호들갑 떠는 조수라니 마술계 일대 파란;; 유먹금하는 우혁이 넘 유잘알이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바로그거야 ㅋㅋㅋㅋㅋㅋㅋ
시험..어떻게든 보고 왔습니다!! 이제 다시 과제의 늪이지만 열심히 싸워서 살아 돌아오겟습니다(비장) 이제 ㄹㄴㅋ도 1단계구 잠잠해져서..저도 학교에 가야할지 모르는것;v; 학교가는건 싫지만 다시ㅜ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 같은 건 좋네요 ㅠㅠㅠ 그래도 우혁주도 항상 조심하시라에요!!
유라가 앞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이 열심히 했음을 어필하고 있을 때, 나는 그걸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며 키득키득 웃고는 메밀파를 한모금 마신다.
" 그래그래. 그래서 나도 이번엔 감동먹었다고? "
저번처럼 길을 헤매거나 했으면 죽음이었을테니까. 물리적으로도 그럴거고, 일정이 깨진다는 리스크까지 있으니 정신적으로도 적지 않은 데미지를 먹었을 터다. 주로 유라가. 열심히 준비를 해왔는데 수틀리면 멘탈이 우수수 깨지기 마련이다.
" 언제라고 해도, 지금인걸? "
난 항상 새로운 마술을 준비하니까. 라며 덧붙이고는 장난스레 미소지어보인다.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유라는 관객으로서의 소질이 다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게 언제 어떤 마술을 보여주어도 저렇게 소스라치게 놀라곤 하니까. 그런 유라 덕분에 나도 이런 생활 마술을 끊을 수가 없다. 학교에서도 그랬지.
" 어..... 그건 장담 못하겠는걸. "
내가 하려는 마술은 대부분이 이목을 끌기 위한 마술이었으니까. 이번건 그래도 재미있을거라고?
" 최대한 조용히 해보려고 노력할게? "
그래도 이번 마술은 시끌벅적한 마술은 아니었다. 다만 한번 눈에 띈다면 끝까지 이목을 끌 수도 있겠지. 그게 유라에게 어떤 생각을 불러일으킬지는 모르는 일이다.
아무튼 그렇게 대화를 하는 와중에 우리가 주문한 메뉴가 차곡차곡 테이블로 배달되었다.
" 왔다! "
아무래도 배가 많이 고팠는지 음식이 오자마자 얼른 유라의 테이블에 수저를 세팅해주고 내것도 세팅한다. 근데 그러고 얌전히 기다리는 것이, 아무래도 유라가 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눈치다. 음식과 유라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재촉하듯이 무언가를 요구하는 고양이의 눈빛을 보낸다. 아주 뚫어지겠다 뚫어지겠어.
우혁이 자랑할 만한 게 놀라운 마술이라면, 유라의 자랑거리는 놀라는 거였다. 유라의 특기는 사진을 제외하면 몇 없었으나 개중에 주요한 게 리액션이었다. 우혁이 보여주는 마술에 유라가 답례할 거라곤 그런 최대의 리액션밖에 없으니, 유라는 굳이 최선을 다하려 들지 않아도 훌륭한 리액션을 뽑아낼 수 있는 스스로에 안도하고는 했다.
"강우혁...당신은 대체..."
길거리 식당에서조차 마술을 뽑아내는 우혁의 사고방식은 도대체 어떻게 돼 있는 걸까?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뇌구조로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그런 생각을 하는 서유라 자신도 어느 순간에서나 사진 각이 보이면 당장에 카메라를 꺼내드는 인물으로서, 그다지 평범한 인간의 사고방식이라고 할 것은 못 되었다. 유라는 기가 털렸다는 표정으로 우혁을 보았지만, 그런 주제에 물수건 장미꽃-심지어 백장미도 아니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있었다.
"필요없어...이미 늦었어."
유라는 조용히 핸드폰을 꺼내들어 물수건 장미를 찍으면서 말했다. 몇몇 테이블에서 신기하다며 내뱉는 감탄이 은은하게 들려왔다. 조금만 더 그대로 있었다면 누군가는 마술사 강우혁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때맞춰 서빙된 음식이 유라와 우혁의 식탁을 가득 채웠다. 물만두의 갓 삶은 냄새와 막국수 냄새가 솔솔 풍겼다.
"우와, 맛있겠다...!"
댕맛있겠다. 유라는 입맛을 다시며 핸드폰을 맞췄다. 초점을 잘 맞추고, 화면에 음식이 가장 맛있게 담기도록...찰칵! 하지만 이번 한 방으로 끝나서는 안 되지. 무릇 맛있는 음식이라면 업계 탑의 모델에게 하듯이 모든 구도에서 최상의 컷을 건져 올려줘야지 예의다. 한참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해서 음식을 찍어대던 유라가 마침내 핸드폰을 내려놓고 젓가락을 들었다. 먹이를 노리는 고양이의 눈빛이 그제야 유라의 눈에 들어온다. 유라가 할 수 없다는 것처럼 능청을 떨었다.
"나참, 아주 눈 빠지겠다, 눈 빠지겠어. 빨리 먹어! 잘 먹겠습니다~!"
누구 때문인데?
#저는.ㄴ... 과제의 늪에서 살아돌아오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저런 사망플래그를 세워선 안 되는 거시어따.. ㅋ ㅋ ㅋ ㅋㅋㅋ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치만 역시 강우혁선배님 식탁을 뒤집어놓으셨다 저 막문단에 엄청 감동한 거 아시나요...?? 어쩜 이럴수가있어 조용히 수저 챙겨주고 사진 찍을때까지 기다려준다 이거 미쳤냐구요 에바임... 쏘 스윗 입니다ㅠㅠㅠㅠㅠㅠ진짜 잘알이란 이런것이죠 아는데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합니다 우혁이 참학자 ㅇㅈ;; 저는 정말 생각도 못했거든요 근데 아 맞네 백퍼 백날천날 사진만 찍어대서 이제 대충 예상하고 미리 기다려주는거 서유라 암것도 모르고있다에 제 오늘자 점심값을 겁니다 누가 알려주면 잠깐 ? 그래서뭐 이러고있다가 한 3초 지나고 얼굴 새빨개질것입니다
나의 입버릇이었다. 무슨 마술이든 해내보이고는 놀라있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 '별거 아니니 너무 놀라진 마~' 라는 의미의 말이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리 설득력 있는 말은 아닌 듯 하다. 다들 반발이 심했으니까. 다만 이 입버릇은 오래된 버릇이라, 쉽게 고쳐지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기도 했다.
" ..... "
음식이 배달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유라가 열심히 카메라를 놀린다. 아니나다를까 한 장으로는 끝나지 않고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대는데, 군말 없이 그걸 지켜보다가 유라가 뒤늦게 나를 알아차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빨리 먹으라고 했다.
" 예이! 잘 먹겠습니다! "
그제서야 가지런히 놓여있던 수저를 들고서 국수를 가볍게 휘저어본다. 빛깔도 곱고 냄새도 좋은게, 입에 넣자마자 맛의 폭발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모락모락 김이 나는 한 젓가락을 집고서 가볍게 후후 불고는 입에 후루룩 집어넣었다.
" ....!! "
한 두어번 정도 씹었을까, '이거 맛있다!' 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며 유라를 보았다. 필시 그 눈빛에는 '이런델 알아내다니 대단해!' 라는 뜻이 담겨있었겠지만, 유라가 그걸 알아차렸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 너는 어때? 맛있어? "
역시 유라가 맛있어야 만사 OK아닐까? 내가 맛있어봐야 유라가 맛없다고 하면 그건 실패다. 그렇기에, 한 입을 모두 씹어삼키고서 유라의 반응을 살핀다.
앗.. 아아... 너무 슬프지만 도와드릴 수 있는게 없어서 슬프네요.,. (토닥토닥) 저도 요새 갑작스레 바빠져서 큰일이네요... 연말이라 그런가... 얼른 바쁜 시간이 끝났으면 좋겠네요ㅜ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동까지 했어요...? 그래도 역시 우혁이 유라 관계라면 이런 장면 깨알같지만 필수로 들어가 있을것 같아서... 써봤는데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와중에 유라 모르는거ㅋㅋㅋㅋㅋㅋㅋ나중에 제3자 통해서 말하는 것도 엄청 재밌을것 같네요! 꼭 해볼것임...
퍽이나...유라가 체한 표정으로 우혁을 보는 이유가 있다. 어린애도 하는 마술이라는 입바른 소리는 우혁에게는 습관이었다. 오랫동안 손에서 마술을 부리니까 익숙한 거 소중한지 모른다고 이제는 비범한 마술도 평범하게 보이는 모양이지, 유라는 저 버릇이 지나친 겸손이 아니라 뒷걸음질로 진실이라고 느껴졌다. 학교 때랑은 비교도 못 할 만큼 스케일도 커졌고, 이제 이런 테이블 매직은 일도 아닐 테다.
"어디 가서 그런 얘기 하지 마라~ 나나 되니까 받아주는 거지?"
유라는 못되게 핀잔을 주고 마침내 젓가락을 들었다. 막국수가 담긴 그릇에는 새빨갛게 식욕을 자극하는 국물은 물론이고 참깨와 온갖 고명이 착실하게 담겨져 있다. 우선은 달걀부터 먹고...어쩜 삶은 달걀조차 이렇게 맛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우혁을 따라 유라도 힘차게 인사하며 면발을 들어 올렸다.
"잘 먹겠습니다!"
역시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 범람하는 광고 블로그들을 피해 기어코 실제 리뷰를 찾아낸 보람이 있었다. 파란창 리뷰는 일단 평타를 친다니까. 초국적 글로벌 기업의 검색엔진에 감사를 표하면서 유라는 우혁과 눈빛을 교환했다. 맛집에 만족스러워하는 눈빛이다. 유라는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었다.
"후후후..."
따끈따끈한 물만두와도 잘 어울린다. 역시 겨울에는 냉면이지...만, 우혁의 온면에서 나오는 김도 훈훈하니 맛있어 보였다.
"그거 먹어보기 전까진 모르겠어."
너어는 정말 나쁘다!
#넘나 마음에 들었다구요 유라 모르는 것도 사실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그거 해보고 싶어요 제3자 통해서 말하기...꼭 저것만이 아니라 외부 시선에서 커플 바라보는거 제가 너무 좋아합니다 ㅠㅠㅠㅠㅠ 유라네 학교친구들..동창친구들 말고 나중에 만난 친구들은 설마 강우혁 여자친구가 유라라고 상상도 못하고 있을거신디..언젠가 이이야기를 풀어보고싶군요(이렇게 하고싶은것만 늘어가는 유라주)
하긴, 틀린 말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그런 발언을 했다가는 무슨 소리냐며 쓴소리를 들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술을 보여놓고 '어린애도 할 수 있어!' 라고 해봤자 상대에게는 말도 안되는 소리일 뿐더러, 조금 민감한 사람이라면 자신을 물로 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테니까.
" 결국 먹어보겠다 이 말이지? "
이 따뜻한 국수를 먹고싶다는 마음으로 가득 차 보이는 눈빛을 밉지 않게 살짝 흘겨보고는, 이내 피식 웃으며 빈그릇에 국수를 푸짐하게 몇 젓가락 떠내고는 유라에게 내밀었다. 이건 원래부터 예정된 일이었으니, 별 미련 없이 국수를 내어주고서 제 것을 한입 더 후루룩 먹는다.
" 역시 너랑 다니면 먹을건 꼬박꼬박 챙겨먹을 수 있어서 좋아. "
물론 좋은 이유가 비단 그것뿐만은 아니다. 하지만 많고 많은 이유 중에 이것이 제일 특출나기 때문일까. 유라가 들으면 자기를 먹보로 안다고 뭐라 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또 행복으로 다가왔다.
" 너랑 있으면 채워지는 기분이야. "
과연 뭐가 채워진다는 것일까? 단순히 생각해서 위장이 채워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것이 아니다. 조금 더 복잡한 무언가... 감정이 채워진다? 그게 맞는 표현일까?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이다. 좋냐 나쁘냐로 물어본다면, 100% 좋다.
하지만 그런것은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고서 그저 빙긋 미소지은 채로 유라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뿐이었다.
괜찮아요!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 하고싶은거 다 해봐도 괜찮을거라 생각하는걸요!ㅋㅋㅋ 제3자가 둘에 대해 말하면 유라 또 아닌척 하지만 얼굴 빨개져서 우혁이한테 딴소리 하고 그러려나요?ㅋㅋㅋㅋㅋ 유라는 언제나 귀엽기 때문에 오늘도 힐링하고... 내일의 일을 위해 떠납니다... (주륵)
유라는 의기양양하게 말해 보인다. 사실은 자기 사심도 담겨 있는 소리다. 우혁이 저렇게 말해서 팔자에도 없는 미움 사는 건 싫거니와, 그런 말에 담겨진 역사를 알고 있는 것도 유라뿐이므로. 되도 않는 새침한 눈빛을 보내던 유라는 우혁이 밀어준 그릇에 금세 예의 활기찬 표정으로 돌아왔다. 입도 아니고 눈에서부터 군침이 돈다.
"잘 먹겠습니다~아."
신나게 젓가락을 들던 유라는 문득 깨우치고 앞접시에 제 국수도 좀 덜어 주었다. 너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하고 아빠나 말할 소리는 원천 차단해야 한다. 그러면 정말이지 남친이랑 온 게 아니라 혈육이랑 온 느낌이 든다. 그건 꽤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유라는 찬 국수가 담긴 그릇을 우혁 쪽으로 내밀었다.
"너도 먹어! 반품은 없어!"
과연 우혁은 먹는 걸 즐기는 성미는 아니었다. 끼니도 대충 때우고 먹을 만큼만 먹고. 유라도 아주 잘 먹는 대식가는 아니었지만, 제대로 챙겨먹는 게 건강의 원천이라는 한국인 특유의 철학을 신뢰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맛있는 건 사진으로도 예쁘게 나오고 기분도 좋아지게 하니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도 그렇게 말하는 건 완전히 놀리는 거 아냐? 유라는 약간 뾰루퉁해져서 국수를 후루룩 삼키는데 이거 맛있다
"너어, 먹으려고 나랑 다닌다는 거 같은 그런 말은 좀 삼가해 줄 수 없겠냐...으음, 따끈따끈~."
채워지는 기분이라고? 입 안을 채우는 국수의 온기를 느끼던 유라는 알쏭달쏭한 우혁의 말에 눈을 커다랗게 떴다. 무슨 말이지? 간단히 생각하면 음식 얘기를 했으니 그런 쪽의 말이겠지만, 그것만이 아닐 거다. 그런 말을 하려고 했으면 밥 얘기 할 때 같이 했겠지. 과거의 유라였다면 단순히 생각하고 말았겠으나, 우혁과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유라에게도 곱씹어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오랫동안 우혁을 봐오면서 웬만한 말은 이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건만 이렇게 또 자기는 못 알아먹을 얘기를 할 때가 있다. 그러면 유라는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앞으로도 완벽할 순 없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유라가 우혁의 모든 말과 생각을 알아채는 날은 절대로 오지 않을 것이다.
"뭐야? 낯간지런 소리 할 거면 제대로 해..."
그러니 괜한 투정이나 부리면서 음식이나 우물우물 씹는 유라였다.
#아마 그럴것..영원히 곹통받는 우혁어빠...미안합니다..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자기가 부끄럽고 민망하면 남탓하는 게 서가놈의 버릇이니깐요..그치만 그것은 유라가 우혁이를 믿고 있다는 말이니까 이쁘게봐주세요 찡긋(우혁주:? 연말이라 우혁주도 바쁘시죠 ㅠㅠㅠㅠ 저도 어느새 시험기간이 돌아왔답니다:3:3:3 유라주는 지금 웃고있다..흐흑 빨리 이 고행의 기간이 지나가기를..바랄따름입니다 ㅠㅠㅠㅠㅠ
요즘 우혁이랑 사이버 강원여행하면서 즐거웠는데 지난주에 막간을 이용해 경주에 다녀오고 나니 커플천지더라구요;3 덕분에 언젠가 (사진찍으러) 경주 가자고 떼쓰는 유라랑 받아주는 우혁이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ㅋㅋㅋㅋㅋ 들었네요 자꾸 하고싶은거만 는다 ㄹㅇ..
반품은 없다면서 단호하게 말하고 그릇을 내미는 유라를 보며 가볍게 웃음지은 나는, 사양하지 않고서 그릇을 받아 유라가 준 국수를 한 입 먹고서 맛있다는 표정을 아끼지 않고서 내보였다. 이런 추운 겨울에 먹는 차가운 국수였음에도, 거부감 같은것은 전혀 없이 목으로 넘어가는 시원한 면발이 기분이 좋았다. 몇 번이고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맛이었다.
" 먹으려고만 같이 다니는건 아니긴 하지만, 너랑 같이 다니는 수많은 이유들 중 하나에 포함돼 있긴 하지. "
다른 이유들을 설명해달라고 해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나중에 천천히 알려줄게!' 라는 대답으로 끝낼 셈이라서, 말을 마치고서 키득키득 장난스럽게 웃기만 했다. 아무튼. 유라가 낮간지런 소리는 제대로 하라며, 내가 한 애매한 발언에 불만을 표출하는 듯 했지만 그것은 불만이 아니라는걸 난 알고있었다. 불만이라기보다는... 투정이라고 해야하나? 무언가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그것을 정확히 설명하지는 못한채로, 그냥 웃음만 싱글싱글 지을 뿐이었다.
" 흐응? 그래? 돌려 말하는 것보다는 직설적인걸 좋아하나보네? 그치만 그랬다간 맛있는 국수에 단맛이 추가될지도 모르니까 여기서는 그만둬줄게. "
또 이런 식으로 허세를 부리고 마는 것이다. 유라는 또 볼을 부풀리며 놀리지 말라고 항의할수도 있는 일이지만, 나는 유라에게 있어서 이런 일을 빼먹을 수가 없었다. 놀리기 좋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대화를 하다보면 보이는 유라의 귀여운 점이 좋았던 것이다. 유라 본인은 죽어도 인정하지 않겠지만, 나에게는 보이고야 마는 그런 점이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 그리고 그런 말은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 보다는 더 어울리는 장소가 있는 법이니까. "
그래. 유라가 말했던 것처럼, 공공장소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 있는 법이다. 유라가 내 진솔한 모습을 밖에서 보고싶어하지 않는 것 처럼, 너에게 하고싶은 말을 이런 공공장소에서 하고싶지 않아하는것과 같은 일이다.
괜찮아요! 오히려 그런점이 유라의 매력포인트 아니겠습니까 충성충성 ^^7 연말은 이러나저러나 항상 바쁘네요... 유라주도 시험기간이신가요... 코로나 때문에 공부가 제대로 됐겠냐만은 이번 시험 잘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서 올해도 잘 마무리 하자구요! 힘내세요!
ㅋㅋㅋㅋㅋㅋㅋ하고싶은것만 느는것도 좋지 않나요... 천천히겠지만 하나씩 해봐요... 유라랑 우혁이 하고싶은거 다 해야함 아무튼 그럼...(?)
강제적 시식은 맞았다, 우혁은 유라가 말하지 않으면 딱히 알아서 혼자 먹지 않았다. 준다고 했을 때 안 먹으면 유라가 무슨 반응을 보일지 알기에 유라에게 맞춰주는 정도다. 때문에 유라는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맛있지?"
표정을 보면 금방 알겠다만 음성으로 확인사살하고 싶은 게 또 사람 마음인지라 유라는 구태여 물어보았다. 우혁이 먹은 대로 유라도 한 입 따라 먹었다. 머릿속을 울리는 시원함이 찌잉하고 괴로우면서도 좋다. 유라는 우혁을 보고 씩 웃어 보였다.
말 안 해 주는 건 유라도 대충 예상하고 있던 시나리오지만, 맛있는 국수에 단맛이 추가될지도 모른다는 대사는 레파토리에 없는 말이었다. 그건 우혁이 무슨 뜻으로 그 말을, 너랑 있으면 채워지는 기분이라고, 했는지 넌지시 알려주는 대사였다. 돌려서 말하는 데 강우혁은 도가 텄다. 유라는 그런 강우혁에게 적응됐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럴 때마다 깨닫는다, 아직 멀었다고, 유라는 평생 우혁처럼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우혁이 저런 식으로 말한다면 유라는 마음껏 말해야 하는데 사람에겐 쓸데없는 자존심이란 게 있다. 유라는 우혁에 비하면 태생적으로 솔직하고 반응부터가 정직한 편이었으나, 우혁과 있으면 그걸 내비치는 게 지는 기분이라.
우혁은, 더 어울리는 장소가 있다고 하면서 뜻이 뭔지 다 알려주면서도 결코 있는 그대로 말하지는 않는다. 유라는 엄한 만두나 깨물었다.
"몰라."
왜냐면 강우혁을 깨물 수는 없잖아.
"아, 아뜨뜨!"
물론 이런 사고는 감수해야 한다. 아직 식지 않은 만두속에 유라는 비명을 지르며 물을 들이켰다...미적지근한 차였다. 메밀차도 뜨거웠으면 어쩌려고. 대신 유라는 차가운 국수를 후루룩 들이켰다. 골 울린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갱신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혁주는 클스마스 잘 즐기셨나요!! 저두 크리스마스에는 집콕해서 편하게 쉬었답니당 아무것도 안하고 노는하루 완전조아 :3:3:3 진짜 어느새 연말이네요 무슨일이야 올해 완전 사라졌잖아요..이런 1년은 인정할수없어 모야 2020년 돌려조요 올해는 이런저런 사건사고도 많구..어장 내외적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는데 그래도 우혁이랑 놀 수 있는 시간이 늘었던 것만큼은 다행이었어요 ㅠㅠㅠㅠ 뜻밖의 순작용..우혁주도 올해 마무리 잘 하세요!! 내년..은 아직 일주일이 남았지만 위위시유어메리크리스마스에도 앤드 해피뉴이어라고 하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우혁주도 즐거운 연말 되시길 바랄게요 U▽U/!!
지금까지 내가 보여준 반응으로도 모르겠는지, 유라는 구태여 맛있냐고 물어왔다. 맛이 없을리가 없었다. 먹자마자 퍼지는 풍미는 거짓말로라도 별로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 음식이 맛있으니까, 네가 우쭐대는것도 봐줄게. "
유라가 우쭐대는것에 봐주고 말고 할게 대체 어디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면 그런거다. 그런식으로 서로 자그마한 담소를 나누면서 음식을 먹고있다가, 유라가 괜시리 모른다며 발뺌하는 모습을 보며 웃음짓고는 뭐라 말을 더 얹으려던 때...
" 어... 괜찮아? "
만두를 깨물다가 아무래도 데인 모양이다. 갓 나온 만두는 뜨거우니 조심하라고 미리 일러뒀어야 하는데. 왠지 아까 휴게소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데자뷰가 든 기분이지만... 일단은 킥킥 웃으며 차가운 국수를 들이킨 유라의 볼을 살살 잡아서 주욱 늘리려 했다.
" 조심해야지. "
조심성이 부족한 유라에게 주는 벌이에요? 같은 말을 하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이러면 유라는 또 어린애취급 하지 말라며 투덜거리겠지만, 다칠지도 모르니 말해두는건 중요하다. 어쩌면 손가락이 깨물릴 수도 있겠다. 이렇게 놀려먹는 식이 되는건 나도 이제는 걷잡을 수 없었다. 유라로써는 평생 짊어져야할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고보니 벌써 음식들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만두는 슬프게도 홀수개여서, 지금 딱 하나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걸 어쩌나... 생각하다가도 어차피 저것은 유라의 몫이 될 것이다. 하지만 유라도 자존심이 있으니 그리 호락호락하게 받아주진 않을테지. 그래서 나는 이런때에 작은 도박을 준비하는 것이다. 평소와 다른점이 있다면...
" 막타는 이걸로 정한다. "
그게 유라가 이길 수밖에 없는 도박이라는거지. 나는 주머니에서 동전을 하나 꺼내어 손바닥 위에 올려두었다.
와 새해에요 새해! 벌써 2021년이네요! 흑흑 시간이 넘나 빠르지만 새해를 축하합시다... 유라주 새해 복 많이받아요! 크리스마스에는 다행히 일이 없어서 집안에서 맥주와 함께 멋진 연휴를 보냈답니다 ㅡ▽ㅡ 우혁이랑 유라도 언젠가 새해 일상으로 돌려봤으면 좋겠네요! 둘이 밤까지 재야의 종소리 기다리면서 노는거 재밌을 것 같아용... 아무튼 이번 해도 복 많고 좋은일만 가득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언제나처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유라주!!
감사히 여길...줄 알고? 유라는 그 말을 듣자 부루퉁해진 얼굴로 우혁을 쳐다보았다. 째려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또 자기 위에 있는 걸 상정하고 말하니 기분이 좋지가 못한 것이다. 유라가 우쭐해했다는 건, 실제로 그랬기 때문에, 거기에 반박할 맘은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기분 나쁜 표정 짓는 것도 잠시뿐, 만두 먹다 데인 모자라고 나쁜 친구의 볼을 쭈욱 잡아당기는 우혁에게 왁왁대기도 뭐했던 것이다...그야 이건 유라가 생각해도 모자람의 극치였으므로.
"내가 만두냐?"
정확한 발음은 애가 안우야, 와 같이 들렸다. 입을 늘려지고 있어서 할 수 없다. 조심성이 없는 건 사실이었으므로 달리 뭐라고 대들지도 못한 유라는 한껏 풀이 죽어, 혹은 토라져서 식사에만 집중했다. 어느새 음식들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만두도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잠깐, 하나밖에 안 남았다고? 유라는 문득 만두를 보았다. 자기가 홀랑 집어먹어도 우혁은 화내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바로 꿀꺽하는 건 자존심도 양심도 상하는 일이었다. 우혁은, 마치 모든 걸 알고 있는 듯이, 정말로 마술사처럼,
"아?"
유라에게 내기를 제안했다.
"너...또..."
아주 간만에 보는 동전이었다. 저기엔 뭔가 장치가 돼...있을까? 아니면 우혁의 손에 의존하게 되는 걸까? 유라는 어느 쪽이든 자신이 어떻게 해볼 재간이 없음은 알았다. 경험으로 취득한 정보다. 유라는 잠시 질린 눈빛으로 그 동전을 보다가, 결연하게 대답했다!
"좋아, 덤벼라!"
#낭만따윈없고 덤비라고하는 여자친구..우혁이에게 몹시 미안합니다(롬곡) 올만에 보는 우혁이 트레이드마크!!!!!!(흥분) 이번엔..또 어떤트릭으로 저와 유라(특:n년간겪어봐도아무발전없음)를 낚으실지..기대가됩니다..;3c
헉 우혁주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에요!!U///U 한 해가 깨끗하게 사라졌네요 ^ㅠ...올해 남은 건 우혁이랑 논거밖에 없다 그나마 우혁이와 놀기라도 해서 다행입니다 유라주가 2020년에 이룬 최대업적..후회는 없습니다 ^^7(우혁주:; 맥주와 함께 좋은 연휴 너무 듣기만해도 즐겁잔아요 안주까지 훌륭했다면 더할나위없네요..ㅠㅠㅠ 저도 1월1일간 먹고자고놀기밖에 안했답니다 우혁주도 그러셨다는것이겠죠?! 완전다행이라구요 ㅠㅠㅠㅠ 남은 연휴..그러니까 주말간도 재충전 풀로 되는 이틀이기를 바랄게요!! 올해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떡국은 드셨는지 모르겠어요ㅠㅠㅠㅠ 드셨다면다행이고 아니라면 저의 랜선떡국을 받아주세요...(떡국)))))))
헐 밤까지 종소리기다리면서 노는거 너무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꼭 해보구싶네요 한국에선 제야의 종..미쿡에선 타임스퀘어에서 카운트다운을 하겠죠 귤까먹음서 1년동안 아무것도안했다고...내년의 목표를 입으로만 읊으면서 굴러다니는 유라..일것같지만 그런 유라라도 우혁어빠랑 함께있으면 알찬새해를 맞이할수이따..
유라가 째려보는 것을 그저 장난스러운 웃음으로 넘기고서 유라의 볼을 주우욱 잡아 늘이는데, 유라가 무슨 말을 하는것이 들린다. 어... 솔직히 말하자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내가 볼을 잡아 늘리느라 그런건진 몰라도, 발음이 저렇게나 뭉개져서야 유라가 뭘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유라가 만두를 보며 무언의 고민을 하는것 같을때, 내가 타이밍 좋게 동전을 꺼내들었다. 뭐 겉으로는 그냥 '운에 맡기는 내기!' 일지도 모르지만, 저 만두는 어떻게 되든 유라의 입속으로 들어가게 될것이다.
" 뭐, 이번에도 언제나처럼 평범한 동전이야. "
나는 동전을 들어 유라에게 보여주었다. 학그림과 500이라는 숫자가 앞뒤로 인쇄돼어 있었다. 유라가 결연하게 덤벼라(...)라고 하자, 나도 입에 호선을 그리고서 고개를 끄덕이고, 동전을 위로 팅 소리가 나게 튕겼다.
" 뭐, 이제는 너도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
그리고 동전을 교묘하게... 라고 하는게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유라가 보기에도 어렴풋이 '오른손으로 잡았다' 라고 할 수 있을만큼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동전을 잡았다.
되게 별거 없는 트릭이지만 좋게 봐주셔서 너무 좋네요... ^-^ 이번 트릭도 정말매우엄청 별거 없는 트릭이지만 잘 봐주셨으면... 합니다!
새해부터 엄청 추워졌네요... 유라주는 괜찮으신가요...? 저도 유라랑 같이 작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저도 그게 최대업적인가 싶네요...ㅋㅋㅋㅋㅋㅋ 오늘만 주말이에요! 이번주 많이 힘들고 춥고 했겠지만 주말동안 집에서 따뜻하게 푹 쉴수 있으면 좋겠네요! 저는! 오늘도! 일하지만!!! (아우성)
언제나처럼 평범한 동전...그러나 전혀 평범하게는 들리지 않는 우혁의 부연을 들으면서, 유라는 그의 손에서 농락당하고 있는 동전을 눈이 빠지도록 지켜보았다. 명쾌한 금속음이 울리고, 반짝이는 동전이 위로 튀어올랐다. 유라는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동전을 집중해서 노려보았으나, 막상 동전이 그의 손에 떨어지고 나니 과투자였음을 깨달았다.
"어..."
이건 틀림없이 봤지!
"오..."
른손, 이라고 말하려던 유라는 흠칫하여 말을 멈췄다. 제 눈에 보기엔 틀림없는 오른손이었지만 무슨 문제가 숨겨져 있는지 모를 일이다. 우혁이 내민 양손은 헷갈리기만 했다. 못 맞추는 일은 비일비재, 자존심 상할 일은 없었으나, 유라는 그걸 알면서도 아무래도 맞추지 못하면 저 혼자 괜히 토라지는 성깔 나쁜 친구였다. 자기 눈엔 오른손, 하지만 어떻게든 수를 썼다면 왼손, 아니면 아예 둘 다 없...이거 가능성 있다. 유라는 대단히 커다란 발견이라도 한 듯 팔짱을 끼며 말했다.
"오른손에도...왼손에도...없지!"
분명히 잡아채는 척 하고 어딘가로 빼돌렸을 것이라고 유라는 확신했다. 저런...
"잡는 척 하고 없을 거야! 어! 내가 한두 번 당해본 줄 알아!"
허나 오늘의 우혁은 달랐다. 유라에게 만두를 먹여주고 싶다는, 착한 남자친구다운 든든함으로 차 있었다. 여자친구에게 마지막 만두를 양보하면서도 성깔 더러운 여친의 기분이를 상하게 하지 않겠다는, 배려심 넘치는 선택이었으나...그 서유라가 아무리 어디로 튈지 모른대도 이렇게까지 나올 거라고는 그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ㅋ 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저 뭔가 안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그래서 이렇게 썼답니다 우혁어빠는 잘못한거하나두없어 세상의어둠에찌든서유라가 잘못했다^^..그리고 1차적으로는 제가 잘못했죠 절대 서유라가 우혁이의 배려심넘치고 상냥한 트릭에 무난히 즐거워지게 놔둘수없다 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가나쁘다면...인정하겠습니다저는나쁜아이에요..그치만 어떻게든 여친 기 살려주려는 우혁이에게 너무 큰감동해버렸다는거아닙니까 그러면 유라의 쫀심은 제가 눌러주는 게 인지상정(???) 우혁주의 트릭은 완파되었따..!!(우혁주:?그거아닌데요) 아무ㄴ튼 감..감사합니다 유라는 분명 사실을 알고나선 기뻤을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8일이면 불타는금요일인데 우혁주...그저눈물만 ㅠ0ㅠ 그래도 주말에는 편안히 쉬셨겠죵..? 저두 그랬답니다 이번주주말에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새롭게 마음먹기가 벌써 3일전 올해 첫 작심삼일을 적립햇습니다 ^^ 우혁주는 저같지 않고 모범적이면서도 즐거운 한주 되시길 바라요 진짜 날씨 추워졌는데 따뜻하게 입으시고요 ㅠㅠㅠㅠㅠ!!
오른손으로 들어간 동전, 트릭이 숨겨져있다는 말... 이것들로 미루어보아 충분히 추리할만 했다고 생각했다. 유라도 유창하게 원어민 발음으로 '오른손' 이라고 말했.......
어?
어째서 말하려다 멈춘걸까? 오, 다음에는 른손이라고 제대로 된 말이 나왔어야 했다. 아직 뭔가 좀더 고민하려 했던걸까? 뭐, 유라는 내 마술에 한해 신중한 성격이니 느긋하게 기다리자고 생각하고서 그냥 가만히 있었.... 는데,
" 어? "
분명 처음 말했던 '오른손' 이라는 단어에 웃으면서 손을 펼치려 했지만, 펼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아무래도 유라는, 정말로 내가 만두를 먹고싶어 속임수를 썼을거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런 답은 못나온다... 동전은 이미 오른손에 있었다. 나는 마술사지 마법사가 아니다. 오른손으로 넣는 척 하며 다른 손으로, 혹은 어딘가로 옮길 수야 있지만, 이미 오른손에 잡혀있는 것을 다른 곳으로 티나지 않게 옮기는건 못한다. 이걸 어째야하나.... 당황스러운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흐른다.
" 어, 어.... "
이 당황스러운 웃음과 감탄사마저 유라에게는 '들켰구나!' 정도로 보일게 뻔했다. 예상을 빗나가서 생긴 당황스러움은 오히려 유라에겐 확신을 줄 것이다. 이걸 어째야 하나... 생각하던 때에, 머릿속으로 생각이 하나 스쳐 지나갔다.
" 마, 맞아! 웬일이냐 서유라!? "
당황감을 어떻개든 감추고서, 나는 반쯤 만세 자세를 취하며 손을 펴보였다. 손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인고 하니, 만세 자세를 취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손을 펴며 동전을 손가락 사이에 끼웠고, 그것을 손등쪽으로 넘겨 앞에서는 보이지 않게 한것이다. 유라의 쪽에서는 이 동전이 보이지 않을 테다.
" 아아, 진짜. 설마 그걸 알아낼 줄이야. 이 만두 먹고싶었..... "
팅~! 아쉽다는 말투로 말하며 어깨를 으쓱이던 찰나였다. 아까의 당황으로 인한 식은땀이 문제였는지, 아슬아슬하게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있던 동전이 슥 미끌려져 바닥에 경쾌한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오우야, 그렇게 몇 번이나 튀면서 자기 존재를 어필하지는 않아도 되는데. 이 소리는... 유라에게 분명히 들렸을테지. 그 전에 동전이 떨어지는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대로 굳어있다가, 헛기침을 몇번 하며 만두가 들어있는 접시를 유라에게 내밀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걸 간파당했을 줄이야... 일부러 알아채라고 저렇게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더 재밌는 상황이 나왔기 때문! 당황하는 우혁이를 보일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아아니 유라야... 그걸 못알아채다니ㅠㅠㅠㅠ 그래도 기뻐하길 바라며 대차게 실패해버린 우혁이로 가져왔다는 말입니다! ^-^
불금에도 일하니 죽을맛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새해니까! 잠시동안이나마(?)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고있어요!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저는 작년 12월부터 운동을 시작했답니다.. 올해에는 몸짱이 되겠어! (플래그)
유라는 우혁이 이토록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을 좀처럼 본 적이 없다.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게 우혁은 어느 상황에나 능청스럽고 여유롭고 유연하거니와 유라가 한 마디 했다고 쉽게 기가 죽는 친구도 아니다...문제가 생겼다는 게 확실했다. 우혁을 이렇게 당황시킬 만한 문제가 뭐 있나? 혹시 맞춘 걸까? 유라는 행복회로를 돌렸다가 금세 취소했다. 반응이 아니었다. 맞췄다면 감탄은 했을지언정 당황하진 않았을 거다.
"아?"
맞다고? 유라는 들려온 희소식에도 멍청한 표정으로 화답했다. 정말로 그냥 맞아서 그런 반응을 보였던 거야? 그럼 유라도 자신만만하게 만두를 낚아채 가겠지마는 우혁의 반응이 마음에 자꾸만 걸린다. 우혁은 손을 펴 깨끗이 비어있는 손바닥을 확인사살했다. 정...말인가? 점점 유라는 넘어가고 있었다...
"어...와, 내가..한두번 당한 줄...어..."
이미 유라의 언어기능은 고장이 난 상태였다. 덕분에 나온다는 말에 기승전결은 없고 단편적인 내용뿐이었다. 그나마도 땡강, 하는 명쾌한 소리가 들리자 조용해졌다. 잔뜩 긴장한 우혁과 달리 유라는 바로 시선을 돌렸다. 동전...그리고 제게 내밀어지는 만두 접시...얼른 먹기나 하라는 퉁명스러운 말투, 으레 유라가 하고는 하지 우혁은 하지 않는...아무리 서유라라 해도 판단이 안 가는 상황은 아니었다. 유라는 재빨리 젓가락에 만두를 꽂아 덥석 물었다.
"으응, 맛이써...!"
겨우 치켜세운 엄지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똑바로 서라! 서유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앗쉬 저도 당황하는 우혁오빠를 봐서 너무 기쁘네요..이런 수확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너무 귀엽습니다 당황하는 우혁이는 진짜 넘 귀하자너..앞으로 한번 더 나올까 말까한 모습 잘 기억해 두겟습니다 과거의 나 매우 칭찬해
우혁주는 훌륭한 직장인이신 것만으로도 열심히 살고 계시는데요!! 게다가 운동까지 하신다니 저로서는 상상조차 못할 만한..인생입니다..(유라주특:숨쉬기운동밖에안함) 분명 몸짱이 되실수있을거예요 대단해..근손실없이 단백질 풍족한 한해 되시길 바란다구요!!
나는 꽤나 당황상태에 있었다. 덕분에 유라의 퇴화한 언어실력을 놀릴 틈도,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주울 틈도 없었다. 그저 마음속으로 자기자신을 자책하며 일단 만두를 맛있게 먹고있는 유라를 지켜볼 수밖에...
" 마, 맛있다면 다행이고...! "
팔짱을 낀 상태로 어색하게 웃었다. 아, 망했다. 망했어. 포커페이스야 어떻게든 유지하고 있다지만, 도저히 이 상황을 타파할만한 다른 생각이 나질 않았다. 유라가 지금 하는것처럼 그냥 잘 넘겨주길 바라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건, 먹을걸 다 먹었으니 이제 계산하고 나가는 것만이 남았다는 것 정도일까.
" 다 먹었지? 준비하고 있어. "
유라가 만두를 잘 씹어 삼키는것까지 확인하고서, 갈 준비를 하라는 말과 함께 벌떡 일어나 계산대로 쫓기듯 가서, 순식간에 계산을 마치고 테이블로 돌아간다. 돌아가서 유라의 표정이 어떤지를 관찰하는것 보다는, 일단은 이 가게를 얼른 벗어나고 싶다는 심경이다. 물론 음식은 최고로 맛있었지만... 날 당황스럽게 만든 곳이니...
" 맛있게 먹었어? "
그래도 모든것을 깡그리 무시하는것 보다는, 차라리 그냥 별 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는게 나을것 같아, 유라에게 어색함을 지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그렇게 물어보았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까의 그 어색함보다는, 유라의 반응이 어떨까에 대한 마음이 더 컸다. 유라가 들으면 날뛰겠지만...
만두는 맛있었다...는 점만큼은 말할 수 있겠다. 유라는 정말이지, 기쁜 마음으로 맛있게 만두를 먹었다. 우혁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든, 지금 쌍방으로 얼마나 곤란한 상태이든 간에 만두는 맛있었고 그것만은 천만다행이었다...이걸 마지막에 먹지 못했다면 아주 아쉬웠을 거다. 우혁은 유라가 만두의 맛을 표현하자마자 자리에 압정이라도 있는 듯이 후다닥 계산대로 떠났다.
유라는 이상한 죄책감을 느끼며 옷을 입는 둥 갈 준비를 했다. 분명히 유라가 잘못한 건 없지만, 따져보면 눈치 없는 것도 잘못이기는 하다, 그래도 눈에 띄게 잘못한 건 없지만 스스로에게 죄책감이 들고 우혁에게 미안해졌다. 무려 자신 때문에 그 강우혁이 저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다, 당근 맛있게 먹었지!"
좀 기쁘기도 했지만?
"마지막으로 안 먹었으면 후회할 뻔했어~"
유라는 자못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단순한 유라는 이미 머릿속으로 모든 계산을 끝냈다. 이득 아냐? 만두도 맛있게 잘 먹었고 어차피 우혁은 자신에게 만두를 줄 생각이었다면, 그 와중에 유라가 범한 실수는 나름 귀여운 애교로 봐줄 만한 것이고, 유라가 우혁 손바닥 위에서 노니는 건 일상다반사라 새삼스레 타격받을 만한 일도 아니었다.
"뭐, 특별히...그 일은 눈감아 줄게, 내 책임도 있고~고마워 하라구!"
그리하여 도로 이런 뻔뻔한 친구로 돌아오고 말았던 것이다. 힘내라! 강우혁!
"쫌 뭐한 맘이 있으면...공원 가서 사진이나 열심히 찍어줘, 알았지?"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그쵸 앞으로는 나올 일 없겠지...저두알고있답니다..그래도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감사 대감사입니다 ㅠㅠ 당황하는 우혁이 넘 귀여웠어요 이런 별것도 아닌일에 완전 당황하는 것도 귀여움..서유라..부럽다!!
진짜 한달 어디갔죠...? 어느새 2월 말이냐구요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줘 888888 너무 에바입니다 진챠루 해가 지날때마다 늙어가고 있다는 게 상기되네요..올해는 정말 뭘 만드는 해가 되어야할텐데요 ㅠㅠ 항상 의욕만 앞서네요..지난달도 그랫다..
이제야 우혁도 마음이 놓였는지 빙긋이 지어보이는 웃음에, 유라도 따라 웃었다. 사진도 열심히 찍어주겠다고 그러고. 잠깐의 실수를 가지고 이렇게나 당황하는 강우혁이라니 다시는 못 볼 진풍경이라, 유라는 오늘의 일을 마음 속 깊이 찍어두기로 했다. 이런 일은 유라의 마음으로 남겨두면 그만이다. 실물이 없어도 실물처럼 생생히 떠오르고 마니까.
어련하시겠어...유라는 은근한 자랑이 섞인 우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또 뭔가 준비해둔 게 있는 모양이었다. 유라의 자랑스러운 남자친구는 어딜 가나 자그마한 손재주라도 부릴 사람이었다. 아까 식당에서 순식간에 꽃을 피워낸 것처럼, 공원에서도 아무 일 없이 평화로이 지나가진 않겠지. 하지만 그것이 모두 궁극적으로는 저에게로 향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유라는 구태여 우혁의 재간들에게까지 질투심을 갖지는 않는다.
"헤헹, 내가 그런 거에 사진 못 찍을 줄 알고. 지구가 멸망해도 셔터는 누른다, 이 말이야."
유라는 장난스레 대답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당연히 겨우 그런 걸 질투할 만큼 어리지는 않지만, 그래도...아니, 질투할 만큼 어리지는 않아. 유라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우혁의 손을 잡아 걸음을 이끌었다.
"내가 안내할 테니까...아, 걱정 마셔! 길은 제대로 외워 뒀다구!"
얼마 안 가 둘은 호수공원에 도착했다. 겨울이라 허전한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달리 말하면 한산하고 한적하다는 것이기도 했다. 꽃이 있었다면 더 화사한 풍경이었겠으나, 나무들과 물만 있는 모습이 어딘지 고요히 가라앉은 그림을 연상시켰다.
# "내가 뭐 가져왔는지 맞~춰 봐!" 유라의 귀여운 표정........은 아니지만 발렌타인을 맞이하여 그려 보았읍니다..우혁주와 우혁오빠에게 올해도 잘 부탁드린다는 랜선조공입니다 ^///^
이틀 정도 늦긴 했지만 기쁘게 받아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이에요..흑흑 저가 더 그림실력이 좋았다면 우혁오빠도 선뜻 그렸겠으나 지난번에 시도해보고 함부로 우혁오빠는 그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3 설연휴는 잘 보내셨나 모르겠네요..!! 저는 이번 연휴에도 열심히 놀고 먹었답니다!!
장난스러운 유라의 대답에 나도 웃음지으며 그리 말했다. 지구가 멸망해도 셔터는 누른다라. 하긴, 서유라가 그러지 않고서야 서유라가 아니지. 하지만 그런 유라의 법칙이 무너지게끔 행동하는것도 어쩌면 나의 의무다.
" 음, 분위기 좋다. "
그것이 호수공원에 도착하자마자 내 입에서 나온 첫 마디였다. 호수공원이라고 하면 멋진 풍경이라던가, 커다란 호수라던가. 이런저런 것들이 많이 떠오르지만 지금 이 호수에서는 좋은 분위기가 제일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여름이나 봄처럼 꽃과 나뭇잎들이 우거져있어 멋진 풍경을 자아내는 맛도 있겠지만, 겨울처럼 가라앉은 분위기를 가진 공원도 마음에 들었다.
" 어떻게 이런 좋은 곳을 찾았대? "
장난스러운 말투였다. 이것은 비단 유라를 놀리려는 의도만이 담겨있는 것은 아니었다. 정말로 이런 곳을 찾아내는건 잘 하는 유라였다. 그러고보면 학생때도, 학교 화단의 아름다움을 찾아내 셔터를 눌렀던 것도 유라였다지 아마.
나는 가볍게 발걸음을 옮겨 호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날이 심하게 춥지는 않아서 아직 얼지 않은 호수라던가, 나뭇잎 없이 앙상하지만 그것만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나무들이 마음에 들었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 유라는 호수를 내려다보았다. 분명 바닷물을 가둬둔 석호라는데 잔잔한 물결만이 일렁이고 있다. 달려오며 보았던 동해는 거친 파도가 소란스러웠는데. 호수 너머로 건물들이 비쳐 보인다. 사람 없는 공원은 마치 고요한 호수 그 자체 같았다. 유라는 우혁을 돌아보았다. 겨울 바람이 흔드는 머리칼을 매만지며 유라가 빙그레 웃어 보였다.
"내 전문이지!"
우혁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독특한 것, 신기한 것, 그리고 언제 사라질지 모를 모든 것에게 유라는 렌즈를 들이댔다. 모든 아름답고 짧은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열심히 뒤져보아야만 했다. 혹자는 그것도 재능이라 했다. 다만, 유라가 생각하기로 제게 재능이 있다면 그건 뭔가를 찾아내는 재능은 아니었다.
따지자면 뭔가를 좋아하는 재능이라고 해 둘까.
유라는 공원을 천천히 걷는 우혁의 주변을 폴짝폴짝 맴돌았다. 그러는 유라도 우혁처럼 평화로운 공원의 곳곳을 구경하고 있었다.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유라는 잠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의외의 질문이라는 듯, 이내 씩 웃으며 힘차게 대답했다.
"당근이지! 누가 찾았는데!"
우혁도 좋아해주는 듯하여 기분이 좋아진 유라였다. 단순하게 그게 다 티가 난단 말이야. 유라는 신이 나서 카메라를 손에 들었다. 이제부터는 유라의 쇼타임이다...뭐 곧 우혁의 쇼타임도 찾아오겠지만!
#좋아해주시니 성은이 망극할 따름이네요..888888 먼지만도 못하다뇨 자꾸 그런얘기 하시면 유라를 우주쓰레기라고 불러버리겠어요(우혁주:?그게협박임?) ㅋㅋㅋㅋㅋㅋ 아니 우혁이..단지 저에게는 너무..제 그림을 보고 제 환상이 깨질 것 같아서 쉽게 손대지 못할 뿐이랍니다 언젠가 우혁어빠에 대한 저 자신의 환상을 깨뜨리지 않는 날이 온다면 그날의 그림은 우혁주에게 보여드려도..되겠죠..!!(영원히못보여줌 선언..
뭔지는 저도..잘..??(??)ㅋㅋㅋㅋㅋㅋㅋ아니 어..아니애욕 아마 먹을것하고 여타 무언가가 들었을법한데..또 사진일 수도 있을 거 같네요!! 우혁이도 모르게 슬그머니 찍었던 사진들이랄지 아니면 이런 사진도 찍었나, 하는 사진이랄지..무대 뒷모습을 담은 사진일지도 모르구요 ㅋㅋㅋㅋㅋㅋ 뭐든 받아주신다니 우혁주의 넓은 마음씨에 감격하고 갑니다..이제 개강이지만 지치고힘들때 우혁어빠 생각하며 힘낼거다에요^^9 우혁주도 3월 화이팅입니다!!
웃음지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유라를 보고 나도 유라처럼 가볍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말로는 그렇게 한다고 해도 이미 알고있는 사실이었다. 유라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렌즈에 무언가를 담아내는걸 마치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런것을 잘 모른다. 카메라로 무언가를 찍는건 잘 못하니까. 애초에 내가 카메라를 들었다간 유라에게 어떤 잔소리를 들을지 모르는 일이다. 어떤것은 초점이 어긋났다던가, 또 어떤것은 안예쁘게 찍혔다던가. 나는 그런것을 잘 찾아내지 못한다.
" 난 뭘 찾아내는건 잘 못해서 말이야. "
이건 거짓말일까? 뭐, 숨겨진 단서라던가, 아니면 그냥 숨어있는 무언가를 찾아낸다거나 하는 뜻에서 보자면 틀린 말이다. 하지만 유라처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같은걸 찾아내는건 못했다. 예를 들어, 저번 공연때 장소를 잘못골라서 사람들에게 욕먹은 경험도 있었더랬다. 덕분에 다음부터는 사람들에게 어디가 좋을것 같냐고 물어보는 신세가 되었다. 유라한테도 한번 물어볼까?
" 이제 찍는거야? "
나는 잠시, 유라가 풍경만을 담을 시간을 주었다. 누군가 사진에 들어와있는것도 예쁘지만, 단지 배경만 보이는 사진도 예쁘기는 매한가지다. 내가 사진에 담길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것을 욕심내기 위해서 호수만을 담을 기회를 날리는 짓은 바보라도 안할테다.
잠시 옆에서 호수를 구경하기도 하고, 유라의 옆으로 쫑쫑 걸어가 유라가 들고있는 카메라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그런식으로 잠시 시간을 죽이다가, 어느정도 됐다 싶을 때 씩 웃으며 고개를 빼꼼. 유라의 렌즈에 들이밀었다.
" 이제 나 찍어줄거야? "
이리보고 저리봐도 아까 국수집에서 말했던걸 보여주고 싶어 안달난 모습이었다. 주변에 사람은.... 없는것은 아니지만 날이 추워서인지 그리 많지도 않았다. 유라는 사람이 몰려드는걸 걱정했지만, 나는.....
무대 뒷모습의 우혁이...? 연애 초기때라면 사람들 많은데서 하는게 서툴렀던 때니까 엄청엄청 긴장하고 있는 사진일수도 있고, 얼마 안된 사진이라면 졸리다면서 공연 시작 전에 의자에 대충 누워서 자고있는(?) 사진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ㅋㅋㅋㅋㅋ 이놈의 3월이 얼른 끝나야 자주자주 올 수 있을텐데... 유라주도 개강이시군요! 저도 힘들때마다 생각할게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유라주도 화이팅이에요!!ㅜㅜㅜ
유라는 우혁과 함께 있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끔 했다. 우혁이 없던 순간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면 유라는 탄생한 순간을 박제해두는 사람이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순간을 포착하는 것만큼이나 기적적인 일이었다. 뭘 찾아내는 건 못해서 말이야, 유라는 또 그으짓말이다 혀를 내미려다가 문득 생각하고 만다, 우혁이 지금 말하는 찾기는 평범하게 이르는 찾기가 아니다.
"너어는..."
유라는 말끝을 흐렸다. 신이 나서 셔터를 누르던 손가락도 잠시 망설임을 찾았다. 우혁은 유라가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내버려 두었다. 그의 배려심을 모르는 바 아니다. 우혁은 언제나 그래 왔으니까. 우혁은 유라의 사진 속에 있는 자신도 마음에 들어했으나 무엇보다도 유라의 사진을 좋아해 주었다...유라의 사진을, 좋아해 주었다. 아주 전부터 유라의 고민은 거기서부터 풀려 나간다. 따지자면 유라의 재능은 뭔가를 찾아내는 재능이라기보다는, 정말로, 뭔가를 좋아하는 데에 있었다. 좋아하게 되면 저절로 찾아지는 것이다. 강우혁도,
"뭐, 못한다고 나쁠 거 있나..."
약간 조그맣게 궁시렁거리듯이 대답하면서 왜인지 유라는 눈길을 피했다. 돌린 렌즈에 호수가 잡혔다. 그리고 파란 머리카락과 눈이...엥?
"으아악!"
귀염성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소리를 지르며 유라가 후다닥 떨어졌다. 악의는 없고 진짜 놀라서! 잠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유라가 불쑥 튀어나온 액정 너머 우혁에게 볼멘소리를 갈겼다.
"놀래키지 말라고! 이거 비싼 거라고!"
떨어뜨리면 끝이다! 유라가 놀란 건 당연지사다. 갑작스레 나타난 인영에는 누구라도 놀라겠지만, 그래도 곁에서 걷고 있던 사람이 나올 만도 한데 왜 그렇게 과민반응이냐고 한다면, 머릿속에 생각하던 사람이 눈앞의 화면을 덥썩 채우면 화들짝 놀라게 마련인 것이다. 어느새 셔터 소리가 찰칵 울렸다.
"서비스 샷이야!"
유라가 카메라를 돌려 우혁에게 방금 찍힌 사진을 보여주었다. 귀퉁이로부터 튀어나온 강우혁이 장난스레 웃음짓고 있다.
#아니다 그냥 지금 써야겟다...우혁이 우라포지 너무 좋아요..서유라..부럽다..!! 유라가 하려던 말..정확히는 하고싶던 말은 모 ㅋㅋㅋㅋㅋ 내가 찾아주면 되니가 넌 걱정하지 마라 이런거 아니었을까요 우혁이한테 맨날 조련당하는 주제에 든든한 여친이 되고 싶어하는 서유라씨(특:무게감없음)니깐요!!
짐짓 불만스러운 목소리를 내었지만, 진심이냐고 물어보면 그것은 아니었다. 사진을 찍고있는데 갑자기 한귀퉁이에서 심령 현상처럼 얼굴이 들이밀어져 있으면 나라도 놀랐을 것 같다. 그 상태에서 자세를 바꾸지 않은 상태로 투덜거리고 있자니, 카메라 셔터가 경쾌하게 울리는 소리가 났다. 서비스 샷이라. 마음에 들었다. 자세가 조금 이상하지는 않았나 문득 생각났지만... 뭐 어때.
" 아, 이런 구도도 좋다. 나중에 둘이서도 이렇게 해볼까? "
그래도 예상했던 것 처럼 이상하게 나오지는 않았다. 내 입으로 이렇게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오히려 귀여운 포지션이라고 할만 했다. 서로 양 귀퉁이를 차지하고 찍으면 꽤나 귀여운 사진이 나올 것 같았다.
" 그럼 서비스도 받았으니, 나도 메인 디쉬를 내놓아볼까? "
나는 평안한 말투로 그리 말하며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손은 뒷짐을 진 상태로, 느릿하게. 천천히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는 동안 뒤에서는 안전펜스도 쳐져있지 않은 호수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 잘 찍어야 해? 카메라 물에 빠트리지 말고. "
장난스럽게 말하는 도중에, 첨벙 하며 작게 물이 튀기는 소리가 났다. 뒷걸음질을 치던 왼발이 물을 휘저은 탓이다. 하지만 왼발은 물 속에 가라앉는 일 없이, 마치 물에 무언가 있는 것 처럼 왼발을 삼키지 않고 지탱했다. 왼발을 물 위에 디디고, 오른발마저 그렇게 움직여 물 위에 섰다. 몇 걸음 더 물러서자 땅에서 5m정도는 떨어진 거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서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왜, 인터넷 보면 볼 수 있는 그런 마술이다. 마치 신화 속의 예수가 된 것 처럼, 물 위를 걷는 것이다. 신발 밑창이 조금 물 속에 잠겨서 젖기는 하겠지만... 어차피 금방 마를테니까. 신발 속까지 물이 들어올만한 신발도 아니었다. 방수는 제대로 돼있는거지.
투덜대는 유라였으나 거기에는 반 진심 반 농담이 섞여 있었다. 카메라 귀퉁이에 슬그머니 튀어나온 형체에도 놀랐고, 강우혁 얼굴이야 놀랄 만한 얼굴이기도 하고...더는 말하지 않으리, 유라는 사진기 속 제 얼굴을 감상하고 있는 우혁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이마가 콩 하고 부딪혔다. 가히 고의적인 몸짓이었다. 그러다 우혁이 한 말에 삐죽이던 입술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둘이서?"
유라는 어쩌니 저쩌니 해도 결국 솔직한 인물이다. 말인즉슨 제 구미가 당기는 일이 생기면 아까까지 아무리 토라진 체를 했어도 눈을 반짝이게 된다는 것이다. 우혁의 제안은 유라를 그렇게 만들고도 남는 것이었다. 둘이 한 귀퉁이씩 나오면 꽤나 귀여운 사진이 될 것 같고...재미있는 사진이 될 것 같았다. 금세 유라는 언제 툴툴댔느냐는 듯이 입꼬리를 방긋 끌어 올렸다.
"야아, 그거 괜찮다! 나 해보고 싶어!"
한쪽에는 강우혁, 한쪽에는 제 머리가 톡 튀어나와서 정면도 아니고 아주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도 아닌 어영부영한 시선을 사진기에게로 향하는, 그런 구도가 유라의 머릿속에서 즉시 그려지고 있었다. 한 마디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유라를 남겨두고 우혁은 발을 뗐다. 제 이마에 와닿던 피부가 멀어진 걸 유라가 느꼈을 때는 겨울 바람이 앞머리를 흩을 즈음이었기 때문에, 유라가 우혁의 목소리에 문득 정신을 차리자 이미 우혁은 물 위에 서 있었다...
"아?"
물 위요?
"아아?"
유라는 자기가 이렇게 얼빠진 소리를 내는 걸 근 몇 년만에 처음...들었나? 아무튼 굉장히 오랜만에 들은 듯싶었다. 여기 호수 아니야? 잠시 시공간의 명확성이 사라졌다. 유라가 조금 더 어휘력이 풍부했다면 자기 인지능력에 오류가 생겼는지 스스로 점검한다는 표현을 썼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것인가 보고 있는 것이 보고 있는 것인가 도가 도라면 도가 아니니...아차, 여기부터는 교양 채우려고 들었다가 큰일나게 생긴 철학사상사.
"가...강우혀억..."
멍한 표정의 유라는 사진을 찍을 기운조차 잃었다. 그럴 정신이 없었다. 우혁이 걸어나갈 때 유라가 보고 있었다면 우혁을 말리는 통에 제대로 마술을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서유라는 자신의 인지와 사실이 다르면 직접 몸으로 부딪쳐 봐야 하는 성향을 지녔던지라,
"너, 너어 거기 있으면 빠져억!"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삑사리를 내며 물 쪽으로 향했다.
"히익!"
다행스럽게도 제 발이 물에 닿는 순간 소스라치며 몸을 뺐지만.
#아니 근 20일만에 접속하다니 실화냐?? 시험의 강을 넘고 과제의 산을 건너(????) 돌아온 유라주입니다.....따흐흑 이렇게될줄알았으면 중간에 생존신고를 할걸 그랫네요 젝이럴..죄송합니다 우혁주...ㅠㅠㅠㅠㅠ 답레로 돌아오겠다는 호기로운 마음만 품지 않았더라면...따흑쉬ㅠㅠㅠㅠㅠㅠ 변변명은맞지만(??) 이번기간에 시험이고 과제고 싹 밀려서 질질 끌린 거 있죠..마침내 공휴일을 맞이하여 짬을 내엇습니다 정말...죄송합니다..88 이제 또 6월까지는 나름 한가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혁주도 공휴일 잘 쉬셨길 바라요!!
답레를 쓰면서 고민이 많았답니다 딴건아니고 서유라를 어떻게 난처하게 만들까에 대해서 ^^7 핸드폰을 빠뜨려줄까 사진기를 빠뜨려줄까 아니면 유라를 빠뜨려줄까(우혁주:???) 고민 많이 했는데 우혁오빠에게 민폐끼치지 않기위해서 이 정도의 유들짝(유라 화들짝 이라는 뜻)으로 합의 보았어요 하지만 우혁주가 바라신다먄(???) 우혁어빠 빼고 뭐든지 빠뜨려 드리겠습니다!!
그건그렇고 어떻게...이런일이...세상에 이런일이에 제보하고싶네요 저런건 장치가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구 우혁오빠 준비력 머선일이냐구
라며 고민하는 척을 해보았다. 유라가 여기에 공감을 해줄지는 잘 모르겠다. 워낙 유데레(?)니까. 또 츤츤대면서 그건 아니라고 불평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유라가 나에게 이마를 부딪히자 무슨 일이냐는듯 고개를 내렸다가,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나도 키득키득 웃었다.
" 그래. 뒷배경도 멋진걸로 찾아서. "
이미 내가 나온 사진이 호수를 배경으로 찍혔으니, 유라와 함께 찍을 사진은 더 예쁜 배경을 찾고서 해도 괜찮겠다. 조금 나중의 일이 되겠지만 미국에서 찍어도 괜찮고!
" 응? "
내가 물 위에 서있는 것을 믿지 못한다는듯이 바라보는 유라에게 천진난만하게 고개를 갸우뚱 기울여 보았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것을, 마치 일요일 아침에 우유 한 잔 있냐고 묻는것처럼 가벼이 뱉었다. 하지만 유라는 그런것에 아랑곳않고 물로 들어오려고 했다.
" 아...! "
라며 유라를 받아줘야 하나 앞으로 발을 내딛으려 하자마자 유라가 발에 물을 살짝 적시고는 곧바로 물러났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고서 다시 미소를 띄웠다.
" 진정해. 난 안빠져. "
마술사잖아? 같은 대사를 치면서 어깨를 으쓱인다. 누군가는 나에게 '왜 마술사는 안빠져요?' 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당연지사 '멋이 안살잖아' 일것이다. 오래된 이야기긴 하지만 마술을 배운건 멋이 엄청나게 있으니까. 라는 이유도 있었다. 덕분에 내 마술은 멋을 많이 부리는 편이다. 그만큼 실수할 확률이 높아도 어떻게든 지금까지는 커버를 쳐왔다.
"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그냥 물 위에 서있는것 뿐이라구? 지나가던 행인 A씨도 할 수 있을만큼 쉬워? "
유라를 놀리면서 느긋하게 발을 옮긴다. 물 위에서 움직이는 덕분에 찰박찰박 물 퍼지는 소리가 울렸지만 그런것은 신경쓰지 않고 유라에게서 몇 걸음 더 뒤로 물러나보았다.
아닠ㅋㅋㅋㅋ 왜 뭘 빠트릴 궁리를 하신거에요ㅋㅋㅋㅋㅋ 그럴바에 우혁이를 빠트려라!! (?) 어째서 유라는 강원도에 오고서부터 고통받고있는거죠ㅋㅋㅋㅋㅋ (사실 매일 그랬던것 같지만) 아무튼ㅋㅋㅋㅋ 이번에는 이미 유라가 유들짝 하면서 충분한것같으니 굳이 안빠트려도 괜찮아요ㅋㅋㅋㅋㅋ
고양이상의 훈남 마술사? 이건 못 참치마요? 유라는 마술사 강우혁을 아는 사람들이 그의 애인이 이런 사람이라는 걸 안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다가 그만두었다. 원체 사고에 재능이 없는 유라는 아주 단편적인 장면들밖에 떠올릴 수 없었다. 평범한 대학생,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프리랜서 사진가라고는 하지만, 일단은 대학생 신분에다가 전세계적인 마술사의 여자친구 치고는 몹시 평범하게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토박이다. 그냥저냥 일반인으로 인식되겠지. 알 게 뭐야, 너네는 강우혁이랑 고등학교 같이 안 다녔잖아. 아무것도 모르지! 그래도 유라는 우혁이 잘생겨 보이는 게 가끔 싫었다. 에라.
"그건 또 내가 전문이지. 너보다 멋있는 걸로 찾을 거야."
꽤나 진심이었다. 우혁보다 멋진 배경을 찾아서 중화시켜 버려야지.
발에 와닿는 차가운 겨울물에 소스라친 유라는 약간 평정심을...되찾았다면 좋았으련만, 그러지는 못하고 우혁을 쳐다보다 주위를 둘러보다 발밑을 바라보다 바쁘게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그러다 눈동자 토하겠다. 우혁은 아까와 똑같은 억양으로 평온하게 제 상태를 말했다. 안 빠진다고...그야 안 빠지겠지! 유라는 그렇게 놀랄 일이냐는 우혁의 말에 짜증이 났다. 정말 저 말의 높낮이라도 바뀌면 좋을걸, 절대 그러지도 않고 언제나처럼, 늘 있는 일이라는 듯이 능청스레.
"너어어어어 짜증 나! 입만 열면 그으짓말이지!"
우리 우혁이가 농담은 쳐도 거짓말은 안 하는데요? 그냥 귀엽게 허풍 치는 거 뿐이라구요? 마술사한테 그 정도 소양은 기본이죠.(라고 누군가가 열과 성을 다해 서유라에게 반박하였음.) 우혁이 발을 옮김에 따라 물이 흔들리는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유라는 진짜 이상해, 투덜거리면서도 우혁의 말을 잘 들어 카메라를 손에 들었다. 렌즈 안에 물 위에 뜬 마술사의 상이 잡힌다. 파랗게 맑은 겨울 하늘과 잔잔한 호수, 펜스만 없다면 어딘가에 만들어둔 세트처럼도 보인다. 인위적일 정도로, 비현실적으로 완벽했다는 얘기다.
"날 왜 빠뜨려...!"
산 지 얼마 안 된 핸드폰도 있는데. 현실적인 걱정을 하며 유라는 셔터를 눌렀다.
"팔, 양옆으로 뻗어 봐. 이렇~게."
셔터를 한 번 누르면 두 번째부터는 조금이나마 쉽다. 흐름처럼 다음 장면이 떠오르는 게 이어져가는 것이다. 유라는 양팔을 옆으로 벌려 견본을 취해 보였다. 이 다음의 연기는 우혁이 알아서 할 테다.
#그렇습니다 종강입니다 ! !!!!!!!! !!!!! 만세!!!!!!!! 종강을 맞이해서 기쁜 마음으로 돌아왓답니다 이제 시험의 결과는 제 손을 떠났으니까요 크큭...(??
우혁이 스케일 크고 간지나는 거 추구하는 거 너무 남자애같아서 귀여움...ㅠㅠ 실패하는 걸 무서워하지 않는 것도 좋고요 유라 우혁이랑 있으면 고통받는 거 언제나잖아요 뭘 새삼..:3c 다른사람 고통받게 하는 데 소질있는 유라(특:어디가서뻔뻔한걸로안짐)를 고통받게 하는 유일한 인물 강우혁..우혁주가 이 타이틀에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며..쓰잘데기없는타이틀을드려서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우혁주 항상 건강먼저 챙기시기..!! 전 잘 지내고 있으니까요 이래봬도..종강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잘 지내고 있답니다(몸만) 이러면 안되는데 ? ?? 나..종강하면 공부하기로 했던것같은데..?? 아무튼 몸챙기시며.. 언제나 모든일이 잘 풀리시기만 기원합니다..와이링 ㅠ0ㅠ9
솔직히, 정말 이렇게 간단히 인정할 줄은 몰랐다. 잘생겨서 문제라. 적어도 나에게는 지금까지 잘생겨서 문제였던 적이 없었다. 유라도 오히려 내가 잘생긴 편이 여자친구로써 더 좋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을 뿐인가! 어쩌면 앞으로 나는 진지하게 못생겨지는 성형수술을 고려....
할 리가 없다. 암. 그렇고말고. 내가 내 얼굴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난 내 잘생긴 얼굴을 싫어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유라도 말은 저렇게 하면서 사실은 좋아하고 있을테다.
" 나보다 멋있는 배경? "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지금까지 여러 배경들을 보아왔고, 그 배경들을 뒤에 두고서 사진을 찍어왔다. 언제나 즐거운 작업이었고, 유라와 함께 찍으면서 나도 조금은 어느것이 멋진 배경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여전히 유라에게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아무튼.
" 지금까지 찍은것 중에 나보다 멋지지 않은 배경이 있었던가? "
이런 점이다. 내가 직접 사진에 찍힐 배경을 골랐던 적이 있었는지조차 잘 기억이 안난다. 유라가 없을때 찍은 것들이야 몰라도, 유라가 찍어준 내 사진들에는 아마 그런 배경은 없을테다. 그것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 그 사진들을 보면서 나는 내 얼굴이나 포즈보다는 배경에 더 감탄을 했더랬다. 다른 사람들이야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여튼 그렇게 호수 위에서 웃음짓고 있자니 유라가 당황을 삼켰다. 방금 전까지 한껏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하던것과는 다르게, 이제 그 당황은 분노로 바뀌었다. 말이 분노지, 사실상 내 눈에는 강아지가 짜증을 내는 정도로 비쳤다.
" 거짓말이라니! 난 과장은 해도 거짓말은 안해. 내가 한 말은 진짜라고. 잘만 가르쳐주면 마술이라곤 연이 없는 행인 A씨도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거야. "
마술의 비밀이란건 생각보다 별거 없다. 어떤 사람은 비밀을 알려주면 김이 빠져서 '그럴 줄 알았다' 라며 내 곁을 떠나겠지.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밀을 알아내더라도 신기하다며 눈을 빛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유라가 그럴 것이다. 유라에게 마술의 비밀을 가르쳐준 적은 없지만... 그냥, 알 수 있었다. 유라라면 그럴 것이라고. 겉으로야 별거 아니라고 말하겠지. 하지만 유라는 그저 비밀을 안다고 끝이 아닐 것이다. 그 비밀을 해낸 사람이 대단한 거라고 분명 생각할테다.
하지만 나는 유라에게 마술의 비밀을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 글쎄... 네 반응이 궁금해서? "
산 지 얼마 안 된 휴대폰까지 있다니. 그렇다면 반응이 더더욱 궁금했다. 그 휴대폰을 든 채로 물 속에 잠수한 직후, 주머니에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꺠닫고 난 후에 지을 표정. 하지만 나는 상냥하니까 물에 빠트리기 전에 그런것은 내가 빼놓을테다. 그걸 알려준 뒤에 잠시간은 웃는 유라의 얼굴, 그리고 이번에는 옷이 축축하게 젖었다며 심술을 부리는 모습이, 머릿속으로 쉽게 그려졌다. 나는 또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런 유라를 놀리겠지.
" 이렇~게? "
유라가 지시하는 대로 포즈를 취해보았다. 양 옆으로 뻗은 팔은 어찌보면 성경에서 말하는, 물 위를 걷는 예수처럼 보일지도 몰랐다. 우스웠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웃어서야 사진에 나올 내 얼굴이 망가진다. 절대 안될 말씀. 나는 외적으로 비치는 내 모습에 민감한 사람이었다. 사소한 실수로 이미지를 깎아먹는 일은 없어야겠지.
그 뒤로는 쉬운 일이었다. 유라가 굳이 지시하지 않아도 이리저리 포즈를 바꿔가며 카메라에 담겼다. 어정쩡하게 발레를 하는 듯한 포즈, 쪼그려앉아서 물을 손가락으로 건들여보는 포즈 등등, 여러 포즈를 취하다가 슬슬 많이 찍었다고 생각할 때 쯤에 뭍으로 돌아가려 했다.
" 어, "
별안간 몸이 기울여졌다. 발을 잘못 디딘 것이다. 자세를 잡아보려 했으나 여긴 지상과 다르게 100% 액체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제대로 잡힐 리가 만무했다.
" 와악! "
외마디 비명과 함께 몸이 기울어져 호수로 곤두박질쳤다. 비명은 이제 첨벙! 하는 시끄러운 물소리에 가려져버렸고, 나는 차가운 물에 집어삼켜졌다.
정말 오랜만에 넘어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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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물 속을 허우적거려 마침내 땅과 닿을 수 있었다. 내 손에 단단한 것이 잡혔다고 생각하자마자 곧바로 몸을 억지로 끌어당겨 뭍으로 올라왔다. 겨울의 호수는 당연하게도 차가웠고, 이제 막 그 차가운 곳에서 올라온 나는 오들오들 딸고있었다. 수건을 몸에 두르고 나서야 조금은 살것같다는 표정을 했다. 혹시나를 생각해서 가져온 여벌옷이 든 가방이 생각났다. 젖은 상태로 돌아다닐 필요는 없어서 다행이다. 그럼, 이제 안정을 찾았으니, 다른 사람에게 시선이 가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그 다른 사람이란, 상당히 감정에 파도가 일었을 테다.
" 어... 짜잔? "
마치 이것도 마술이었다는 듯이, 양 손을 펼쳐보이며 '짜잔' 같은 대사를 치는 모습은 물에 푹 젖은 모습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다.
" 걱정했어? 안아줄까? "
물에 젖은 그대로 양 팔을 쭉 벌려서 유라에게 달려들었다. 진짜로 안지는 않겠지만, 분위기를 내 쪽으로 가져오려는 노력이었다.
으악 돌아왔다 으악(털푸덕) 유라주가 원하시는 대로 우혁이를 한번 빠트려봤습니다! XD 하지만 우혁이는 우혁이 그대로라... 저런 바보같은 장난이나 치고있네요..ㅋㅋㅋㅋㅋ 괜찮아요! 이번에는 유라가 우혁이한테 한껏 잔소리를 쏟을 차례! (우혁특 : 안들음) .....유라의 뷰티풀 라이프를 응원합니다.
유라주도 몸 잘 챙기세요... 요새 장마라고 비가 왔다리갔다리 하는게 넘나 맘에 안들어요... 비오면 죽는 나.. ㅠㅠㅠ 유라주 공부하시기로 했군요..ㅋㅋㅋㅋ 공부란 가깝지만 먼것... 열심히 공부하셔서 대학에서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네요! 저는 몰려드는 일감들을 해치우고서... 답레를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겠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좋은 하루 되시길!!!
잘생긴 건 싫어, 유라는 진지하게 생각했다, 나한테만 잘생긴 게 아니잖아. 잘생겼다고 하기 어려운 애인을 두고서도 주변에 견제를 날리는 사람들더러 오징어 지킴이라고 하던가. 유라는 차라리 그런 부류에 속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강우혁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서유라를 믿지 못하는 거였다. 길고양이는 누구라도 귀엽다고 만지려고 드는데, 아무에게나 쉽게 손을 허락하지 않으면서도, 한번 손을 타면 금세 가르랑거리는 게 인간 입장에서는 제법 괘씸하다. 어차피 곧 제 갈 길 갈 거면서. 무신경한 서유라에게는 길고양이 지킴이보다 오징어 지킴이가 나았다. 오징어는 만지지 않아도 옆에 있다. 고양이는 발을 잡아야 곁에 있다.
너는 내가 이렇게 툴툴대야 옆에 있어줄 거지, 문지르고 괴롭혀야 떠나지 않을 거지. 손을 태워야 손을 탈 거지.
"너보다 멋진 배경..."
많았다고 해야 사진사 서유라의 자존심이 선다. 그러나 유라는 쉽사리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했다. 잘생긴 건 싫어하지만 부정하지는 못하는 사실이었다. 나한테만 잘생긴 게 아니라 싫어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우혁보다 멋진 배경들일 텐데, 유라에게만큼은 강우혁을 이길 수 있는 배경이 쉬이 생각나지도 찾아지지도 않는 것이다. 이상하게 한번 그러고 나서부터는 우혁은 배경 속에 마술처럼 섞여들어, 정말 마술처럼 배경에서 뛰쳐나와 제 존재감을 어필한다. 팝업북과도 같은 것이었다. 말끝을 흐리던 유라는 일부러 그 종결을 회피했다.
입만 열면 그으짓말이라는 유라의 일갈에 우혁은 뻔뻔하게 마술의 절대성을 역설했다. 안다고 다 되면 사진도 그러겠네! 유라가 찍어내는 사진들의 모든 것을 알려주면 남들도 똑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 전혀! 유라는 자신이 아는 정보와 기술을 독점할 생각은 없었으나 그것이 완연히 공유될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았다. 마술도 마찬가지다. 트릭도 그랬다. 우혁이 쓰는 순간 속임수는 마술이 되는 거고, 마술은 마법이 되는 것이고...그래서 유라는 혹여 내막을 전부 알게 된다 하더라도 강우혁을 마술사로 여길 테고. 따라할 수야 있겠지만 똑같은 것은 아니겠지. 사진과도 꼭 같이.
"내, 내 반응 같은 걸 왜 궁금해 해!"
유라는 정말로 당황하여 한 걸음 더 물러났다. 안돼 안돼...핸드폰도 안되고 나도 안 돼...이 겨울날에 물에 빠지면 유라의 반응은 안 봐도 비디오였다. 후덜덜 떨면서 아저씨 걸음걸이로 차를 향해 나아가는 와중에, 걸음마다 물이 떨어져 자국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유라는 그런 흉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저얼대로. 그래 신경이 물가에 곤두서 있었으나 우혁의 모습은 담아야 했다. 유라는 거의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사고회로의 반은 카메라를 향해, 남은 반은 물에 대한 주의로 작동했다. 어느덧 사진이 가득해지자 유라는 카메라를 살짝 눈에서 뗐고, 우혁은 발을 뗐다.
"어엣."
드물게 당황한 우혁의 얼굴과 목소리. 유라는 자기 입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꺄아아아아악!"
비명을 질러버리고 말았다. 카메라가 손에서 툭 떨어졌다. 목에 걸어둬서 망정이지! 둔탁한 물소리가 현장을 채웠다. 웅성이는 소리보다 더 크게 들렸다. 유라는 허둥지둥 물가로 달려갔다.
"강우혀어어어억! 진짜 미쳤어! 미쳤어미쳤어미쳤어미쳤어어어어!"
황망히 우혁을 끌어내고, 수건이 덮인 모양새를 살펴보며 유라는 한시도 쉬지 않고 말을 쏟아냈다. 대다수가 우혁에게의 핀잔이었다. 미쳤어미친게틀림없어강우혁진짜간떨어뜨리는데선수야정말혼낸다나진짜너싫어...우혁이 빠져나오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사람 마음이 어디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아직까지도 심장이 벌벌 떨렸다. 난 이렇게 당황해하고 있는데 자기는 그런 기색도 없이 짜잔이나 하고 있다 이거지. 유라는 배알이 꼬였다.
"걱정했어? 안아줄까?"
핸드폰마냥 진동하면서도 애써 여유로이 치는 대사를, 유라는 표정에나 음성에나 먹구름이 잔뜩 낀 채로 복사했다. 비아냥 가득한 되물음이 끝나자, 유라는 카메라를 등 뒤쪽으로 돌리고 우혁에게 다가갔다. 손을 뻗어서 목을 감고, 끌어 당기면...와, 진짜 차가워. 안 얼고 있는 게 기적 아냐?
그쵸 그래도 장마 좀 일찍 끝난것같아서 다행이에요 ㅠㅠㅠㅠ 그만큼 폭염도 일찍 찾아왔지만..덥고습한것보단 그냥더운게낫죠!!(기적의 논리) 전 위애도 썻듯이 여향좀다녀오고..그래서 에어컨과 여러 냉기와 함께 지내고 있답니다 걱정마세요 U♡U/ 우혁주도 업무 화이링이에요 ㅠㅠ 저도 분담..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따흐흑
솔직히 말해서, 물에 빠진 뒤에 어떻게 육지까지 제정신으로 왔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정신없이 몸을 와들와들 떨면서 어떻게든 온것같긴 한데, 올라와서도 추위 때문에 제대로 갈피를 못잡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잊지 않고 유라에게 농담이나 날리고 있는것을 보면, 이건 아마 신이 내린 어떤 선물과도 같은 것일테다.
유라는 옆에서 쉬지않고 말을 뱉어낸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나에게 핀잔을 날리는 것이지만, 난 그것마저도 좋았다. 그런 것들은 날 걱정해주지 않고서야 나오는 말들이 아닐테니까.
그러니까, 유라가 그 이후에 어떤 행동을 취하든 전부 받아줄 생각이었다. 걱정끼친건 사실이니, 유라의 마음이 풀릴 정도라면 등짝 몇대 정도야 가볍게 내줄 수 있었다. 여차하면 주먹이라도... 조금 각오가 필요하겠지만.
" ....? "
하지만 내 능구렁이 같은 대사 뒤에 따라붙는것은, 유라의 등짝 스매싱이라던가, 강렬한 인디안밥이라던가.. 그런것이 아니었다. 유라는 볼멘소리로 내가 한 말을 따라하더니, 카메라를 등 뒤로 돌려버리고서 내 목을 끌어당겨 안은 것이다. 내 머릿속에 이런 결과는 없었다. 유라라면 당연히 차갑다느니 이런 상황에 무슨 말이냐느니 이유를 대면서 피할거라 생각했다. 꽤나 오랜만에 맞아보는 유라의 카운터였다.
" 너어... "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이내 관뒀다. 여기서 항의해봤자, 물에 빠진 남자친구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안아준 여자친구. 누가 더 불리할지는 안봐도 뻔했다. 이건 내 실수였다. 깔끔하게 인정하자.
" 내, 내, 내, 내가 뭘? 이, 이, 이정도면 하나도 아, 안차갑지. "
항의하거나 진짜 안으면 어떡하냐는 등의 말을 건네는 것 대신에, 평소처럼 행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평소대로... 라곤 해도 유라의 말대로 온 몸이 얼음처럼 차가웠기에, 목소리나 턱이나 엄청 떨려대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도 폼은 잡아보겠다고, 물에 푹 젖어서 눈을 찌를랑 말랑 하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휙 넘겼다. 입가에는 미소를 띄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오, 오늘은 팬서비스였던거야. "
그래. 그런걸로 하자. 강우혁의 실수라던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던가... 그런 부정적인 수식어가 붙을 이유가 없겠지. 이건 그냥 강우혁의 깜짝 팬서비스였던거다. 유라도 마음에 들어할거다. 틀림없다.
아무튼 우리는 시급하게 차를 향해 왔다. 아무리 센척을 하고있어도 이 한기는 어쩔 수가 없다. 세계적인 마술사도 추운건 추운거다. 감기걸리면 마술로 짜잔 해결하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약먹고 낫는다. 즐거운 여행중에 그런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얼른 몸을 닦고 옷을 갈아입으러 차문을 열면서 유라를 향해 씨익 웃어보였다.
" 너도 들어올래? "
아니아니 별 큰 이유는 없었다. 그냥 내가 옷갈아입는동안 밖에 서있으면 한겨울이니까 추울테고 안에 들어와있으면 내 몸도 녹일겸 히터를 틀테니 따뜻할테고... 라는 핑계들은 일단 마음속에 간직해두었다. 그저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운채로 유라를 보고있을 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라주가 우효www로 만족하셨다면 저도 대만족입니다! 이런 소원이라면야 제가 얼마든지 들어드릴수있지요^^77 유라주의 소원이라면 우혁이쯤 겨울호수나 바다에 백번도 더 빠칠 수 있다는 말씀. 아 대신에 나중에 유라도 한번 빠뜨려줘요(유라주:???) ㅋㅋㅋㅋ농담입니다...!
장마가 일찍 끝났지만 여전히 더위는 계속되네요... 이러다 익어버리는거 아닐까요...? 저는 익으면 참치 스테이크가 되겠군요... 맛있게 드셔주세요...8ㅁ8 벌써 8월이에요! 1달만 버티면 9월이니 조금 시원해지겠...죠...? 업무는 열심히 하고있으니 유라주도 열심히 공부하셔서 꼭꼭 좋은 성적 내기 바란다구요^^7
아무리 보온착장을 했대도 겨울에 찬물에 빠졌다가 기어나온다? 건장한 장정이라도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저체온증에 걸리기 십상이다. 유라도 똑같이 차가워지게 되더라도 우혁에게 체온을 전달해줘야겠다...가 유라의 짧은 생각이었다. 제일 바람직하게는 서둘러 차로 가서 히터를 틀고 젖은 옷을 갈아입는 거지만, 일단 당장은 그렇다는 말이지.
유라에게 끌어안긴 우혁이 뭔가 말하려는 듯이 저를 부르자, 유라는 흘끔 우혁을 곁눈질했다. 뭐 말이라도 하려고? 자기가 빠져서 사람 심장 떨어지게 해놓고 볼멘소리를 하면 가만두지 않을테다, 유라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런데 아까의 불만 섞인, 유라는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진지함은 어디로 가고 우혁은 곧 덜덜 떨면서 허튼소리를 한다.
"하나도 안 차갑다고! 너는 차가우니까 그런 소리 나오지! 덜덜덜덜 떨면서 말이 많아..."
팬서비스? 말은 잘해. 유라의 얼굴이 팍 구겨졌다.
"으이그...내가 못살아..."
넌 나 없으면 어떻게 할래, 가 으레 달라붙어야 하겠다만 그 다음 대사는 나오지 않는다. 유라도 양심은 있어서 그런 대사까지 치기는 좀 그랬다. 왜냐면, 유라가 생각하기로 우혁은 자기 없어도 앞가림 잘 하고 살 녀석이라서. 그 점이 좋고 그 점이 맘에 안 든다. 하나도 마음에 안 들어.
하나도 마음에 안 들어. 이제 집...이 아니고 숙소로 바로 가야지, 유라는 속으로 생각하며 겉으로는 우혁의 축축이 젖은 옷을 보고 있었다...은근히 비치는 거 아니야?
거짓말도 정도가 있지... 따위의 유라의 반응이 생각났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하라면 쉬지않고 더 할 자신이 있었다. 하루종일도 할 수 있다구! 이지만 정말로 춥기는 춥다.... 당장 이 차가운 물이 묻은 옷을 갈아입지 않으면 정말로 저체온증에 걸려서 사리분별도 제대로 안될 것이다. 일단은 차에 타자마자 얼른 시동을 걸고 히터를 풀로 틀었다. 조금이라도 체온을 유지해야지. 차가 있다는건 정말 좋았다. 한국에 있을때나 미국에 있을 때나 그렇게 오래 체류하는건 아니라서 자차를 사지는 않았지만, 다음번에 한국에 올때는 자차를 하나 사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순간이다.
" 응? "
그렇게 놀랄만한 질문이었던가? 유라라면 한껏 흘겨보면서 그럴 말 할 시간이 있으면 얼른 옷이나 갈아입고 오라고 핀잔이나 줄 줄 알았다. 내가 지금까지 멘탈매직을 하면서 사람들의 심리를 대강이나마 파악했던걸 토대로 말해보자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것은 보통 '그런 생각' 을 했으니 찔려서 저러는 것이었다. 나는 불길한 미소를 씨익 머금었다.
" 으응? 그래애? 그러라고는 안했는데~? "
아까 전까지 덜덜 떨던게 어디로 갔냐는 듯이 더듬던 말이 쏙 들어가버렸다. 이럴때만 말투를 숨기는 버릇이 발동한것일테지. 추운 와중에도 그걸 숨겨낸다는게 어찌보면 천재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방금 유라에게 당했던걸 그대로 돌려주겠다는듯(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고) 실실 웃음을 흘리며 차에 실었던 몸을 슬쩍 일으켜 유라의 볼에 차가운 손을 가져다대려 했다.
" 뭐어야. 서유라 설마 구경하고 싶었던거야? "
옷 다 갈아입으면 대체 무슨 꼴을 보려고...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잠깐 스쳤지만 그러지 않고서야 강우혁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이내 머리를 메웠다. 하하 너의 불찰이다 서유라!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러는 순간에 계속해서 체온이 떨어지는 중이었다. 잠깐이었지만 유라를 살짝 놀리고서 다시 차 안으로 몸을 쏙 숨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유라의 흑심에 불을 지펴보기(이지만 복수심에도 불을 지핀것 같다) 겨울바다는 안돼요ㅜㅜㅜㅠㅠㅠㅠ 유라 감기걸리면 절대 안돼요... 유라는 여름바다나 계곡에 시원하게 빠져야지 그렇게 몸에 안좋은거 하면 안된다구요... 강우혁이니까 이런걸 할 수 있다는 말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입추 후에 날이 점점 선선해져서 참치스테이크가 되는건 면했네요... 유라주에게 맛있는 스테이크 대접 못해드려서 아쉽군요T^T 건강... 열심히 챙기고 있답니다! 아마도...?(자신없음) ㅋㅋㅋㅋㅋㅋㅋ아니 유라주 왜 성적이야기에 그렇게 가라앉으신거에요... 잘 챙기셔야죠ㅋㅋㅋㅋㅋㅋㅋ
아캔두디스올데이...유라의 마블 최애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영화로 보면 멋있지만 현실에서 그런 말을 한다면 유라는 당장에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지을 것이다. 근육빵빵 슈퍼솔져나 할 수 있는 말이지 평범한 일반인이 시베리아 벌판에서 그랬다간 얼어 죽기 딱 좋을 테니까. 퍽이나 떨고 싶으시겠다. 강우혁이 가오 떨어지는 걸 싫어한다는 건 누구보다도 유라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혁은 다행히도 말만 그랬지 얌전히 차 안으로 들어갔다. 입은 전혀 얌전하지 않았지만. 구경하러 들어오긴 뭘 들어와!
"아?"
아차! 유라는 유라답게 또 속았다! 우혁이 말한 건 너도 들어올래, 가 끝이었다. 구경을 하느니 엿보느니 이런 얘기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유라는 자기 혼자 뇌절한 것이다. 그런 뇌절을 가능케 한 건 역시 유라의 머릿속에 들어찬 마군이가 아닐까?
"꺄아아아악!"
얼음장에 빠져서 얼음장 같은 손이 유라의 볼에 다가온다. 서늘한 느낌에 유라는 진저리를 쳤다. 비명을 지르며 호들갑을 떨던 유라는, 추위 따위는 잊어먹고 유라를 놀리려 드는 우혁에게 만족스러울 듯한 반응을 선보여 주었다. 이렇게 우혁에게 또 말려드는 건 확실히 유라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다.
"아아아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내가잘못했어!"
사람이당황하면띄어쓰기가없어진다는데딱그런꼴이었다.
"안들어가! 안들어가! 안 들어간다니까!"
마지막까지 알차게 유라를 뒤집어 놓고 우혁은 차 안으로 들어갔다. 탕 하고 문을 닫히는 소리가 나자 얼어있던 유라도 땡 풀렸다. 얼어 죽어도 들어갈까 보냐? 여긴 시베리아도 아니고 옷도 따뜻하게 입었고, 아까 얼음물 뒤집어쓴 우혁을 안아준 통에 옷이 조금 젖어있는 걸 빼면 유라를 괴롭힐 만한 것은 없었다. 하루 종일도 할 수 있다 이 말이다. 유라는 결코 저 차에서 사람이 나오기까지는 창문 가까이도 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슬금슬금 몸을 뒤로 뺐다. 대신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굴렸다. 평소의 유라라면 사진기 들고 돌아다닐 테지만, 지금은 우혁을 혼자 놔두고 방랑하기가 좀 그랬다. 화면에 담기는 풍경이 속속 바뀐다.
유라는 다시 한 번 완벽하게 속아넘어가고서 멍해졌다가, 내 차가운 손이 유라의 볼에 닿자 정신을 번쩍 차리고서 강하게 부정했다. 목소리만 들어도 완벽하게 당황한것이 마음에 들어서 키득키득 몇 번 웃어주고서 쏙 들어가버렸다.
아무튼... 진짜로 차갑기는 하다. 하마터면 얼어 죽을 뻔 했다. 히터라도 없었다면 나나 아마 숙소에 도착하기도 전에 잠들었겠지... 아니, 아니지. 그건 불가능하다. 유라가 옆에 있는 한 그런 식으로 잠드는건 불가능하다. 유라는 정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가 잠들지 않게 할 것이다. 회유, 설득, 분노, 눈물, 폭력 등등.. 갖은 방법은 전부 쓰겠지.
아무튼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머리에 묻은 물을 모두 털어내고, 옷을 다 갈아입고, 다시 차 밖으로 나왔다. 아, 뽀송뽀송하니 좋구만. 머리가 아직 좀 차갑긴 하지만... 차안에서 마르겠지 뭐.
" 오빠왔다. "
내가 유라를 신나게 놀리는걸 보면, 가끔 사람들이 남매같다고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걸 겨냥하고 한 말은 아니었다. 우리는 누가 뭐래도 애인 사이인데, '남매같다' 라고 해버리니 나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들었다. 유라는 어떻게 생각하려나? 아무튼 내가 오빠라고 말한건 그거다. 남자중에 오빠소리를 '그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은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 뭐하고 있어? "
라고 묻지만 사진을 찍고있는건 아주 잘 보인다. 무슨 사진을 찍느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원래 살살 다가가서 왁 놀래켜줄까 싶었지만, 오늘 유라는 충분히 많이 놀랐다. 유라의 애간장을 위해 오늘은 놀래키는건 그만하도록 하자.
엇 74퍼센트면... 높긴한데 뭔가 애매한걸요... :0 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튼튼한 아이라서 다행이네요! 유라 감기걸리면... 우혁이가 말로는 '조심좀 하지 화상아...' 라면서도 죽끓여주고 약사다주고 집안일 해주고 다 할 것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유라가 간호해주면.... '너도 감기란걸 걸리냐? 마술로 어떻게 못해?' 라면서 구박받을것 같아욬ㅋㅋㅋㅋㅋㅋㅋ(유잘알이라는 칭호가 마음에 들어서 열심히 추리...해봅니다ㅋㅋㅋㅋㅋ) 우혁이는 아프면 장난기를 잃어요... 골골대면서 노잼 우혁이 될것임... 그건... 맞아요 저희가 제일 건강해야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신없더라도 최대한 건강 챙겨서 남은 한 해 무탈하게 보내도록 해요! 개강... 지금은 열심히 수업을 듣고 계시겠군요 유라주 우혁이가 꼭꼭 지켜드릴테니 파이팅입니다!!!!!!!!
오빠는 무슨 얼어죽을 오빠~유라는 툴툴대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따지고 보면 정말로 얼어죽을 뻔 하기도 했다.이제 저도 많이 진정됐는지, 유라는 시큰둥하게 액정 속 사진이나 보았다. 우혁은 그런 유라의 곁으로 다가와 어깨에 팔을 걸친다. 유라는 거부하지도 않았지만 격한 반응을 보이지도 않는 것이, 눈은 심드렁히 내리깔고 사진기나 만지고 있는 것이다. 관심없다는 태도로 일관해도 우혁은 물러서지 않는다. 어떻게든 유라를 들쑤실 힘에서 나오는 여유였다.
"사진 찍었지."
유라는 찍은 사진을 돌려보며 말했다. 슬그머니 우혁 쪽으로 사진기가 옮겨간다. 와닿는 우혁의 살이 보송보송하다. 여전히 차갑긴 하지만, 그래도 차 안에서 갈아입어서 그런가 금방 말랐다는 데 유라는 내심 안도했다. 평상시에 둘의 관계는, 주변에서 남매 아니냐고 듣듯이, 유라가 제멋대로 들쑤시고 다니면 우혁이 옆에서 목줄을 잡아당기는 꼴이다. 막무가내 여동생을 컨트롤하는 오빠와 비슷한 셈이다. 오늘 같은 일은 백만 번 중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심지어 마술 중에 실수라니 드물기도 한참 드물다. 둘 중에 사고뭉치를 맡고 있는 유라가 웬일로 얌전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유라는 그런 거라면 자기가 평생 사고뭉치를 담당하겠다고 생각했다. 유라는 다리를 세워 얼굴을 무릎 위에 얹었다.
"너 그래가지고 어딜 또 가겠어?"
얼어죽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유라는 숙소 앞의 바다를 떠올렸다. 이러려고 바다 앞의 숙소를 잡은 건 아니었지만 또 하늘의 뜻이라는 게 있다고,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되고, 팔에 안 들어가면 발찌로 쓰면 되는 것이다.
"집에 가자~"
집이 아니고 숙소겠지!
"앞에 바다 보러 나가자. 그리고 오늘은 아무데도 안 나가는 거야!"
선언하며 유라는 홱 고개를 돌려 우혁을 마주보았다. 내일쯤 산 타려면 체력을 비축할 필요도 있고, 정말로 얼음물에 빠진 애를 데리고 돌아다닐 생각도 없었다. 암만 차가 따뜻하대도 바깥은 꼭 나서야 하는 일이 생긴다. 남들이야 우혁이 오빠라지만 유라는 자기가 누나였으면 하고...또 그럴 때를 즐겼다. 이럴 때처럼, 누나처럼 굴 수 있을 때가 있으면 희귀한 일이라 더욱 즐거운지도 모른다. 우혁은 사람들의 남매 같다는 평가를 별로 안 좋아했다. 유라는 어떠냐면 글쎄, 애초에 유라는 우혁처럼 무대에 서는 직업을 갖지도 않고, 똑같이 예술을 하고는 있다지만 관객들의 신경을 안 쓴다는 점에선 예술가 실격이다. 유라는 자기 재미를 남들도 즐겨주면 그걸로 되었다. 남들이 남매로 보건 말건 유라의 우혁은 남자친구고, 딱히 거기서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절대 아무데도 안 나가!"
유라는 우혁의 코를 검지로 꾹 눌렀다. 거기서 뭐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그래도, 유라는 굳이 따지자면, 자기가 여동생처럼 보이는 건 싫었다. 왜냐면 여동생보다는 누나가 멋있잖아. 우혁의 옆에 있는데 유라 같은 건 여동생으로밖에 안 보인다면, 그건 유라도 싫었다. 차라리 누나라면 멋있기라도 하지. 짜증 나게, 서유라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건 또 강우혁 때문이다. 그 외에는 원인이 없다.
#애매하다고 해도 높으니까 괜찮지 않ㅇ을까요...? ㅎㅎ 조심좀 하지 화상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진짜개웃겨하,,,,너무귀엽네요 저지금방바닥굴러다니고싶은데 컴퓨터의자에앉아있고 바깥이라서참는겁니다...(절레절레) 저런말하면서간호하는우혁이 볼수있다면 뭐...유라정도 감기좀걸리게해도..??? 완전남는장사아닐까??? 아진짜 반응너무귀여워요 꿈에나올듯..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으면서도, 눈은 유라가 찍은 사진들을 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유라가 내쪽으로 사진기를 옮겨주어 한결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사진을 감상하다가, 유라가 어딜 또 가겠냐는 말에 뭐라 항변하려 했지만... 딱히 생각나는 말이 없었다. 틀린 말이 아니다. 몸의 체온이 이만큼 내려간 상태에서 또 어딜 가겠는가. 이런 몸으로 괜히 밖을 돌아다니다가는 감기에 걸릴 확률이 100에 수렴하게 된다. 그래도, 기껏 같이 놀러 나온건데.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것은 나는 물론이고 유라도 원하는 않는 말일테다.
" 그래 그럼. 경치라도 감상하면서 돌아가자. "
유라가 누나처럼 구는 것은 희귀한 광경이기도 했고, 유라는 그걸 좋아하는 모양이었기에 나는 딱히 그런 모습에 태클을 걸지는 않았다. 남매같은 모습이 마음에 안든다고는 해도, 유라가 친누나처럼 구는 것도 아니니까. 유라가 원한다면 원없이 '누나~' 소리를 해줄 수야 있겠지만... 과연 유라가 직접 '누나라고 말해' 라고 말할지는 글쎄... 하지만 나도, 유라가 직접 부탁하지 않는다면 굳이 말해줄 생각은 없다. 그러면 진짜 남매처럼 보일지도 모르잖아?
" 윽, "
절대 아무데도 안나간다며 못을 박고는 내 코를 꾹 누르는 것에 나도 모르게 신음이 나왔다. 뒤로 넘어가지 않으려고 버티는 바람에 코가 생각보다 세게 꾹 눌렸기 때문이다. 유라가 손을 떼어내자 그제서야 툴툴거리며 손으로 코를 슥슥 문지른다.
" 좋아. 그럼 안에서 진짜 신나게 놀자. 둘이 온 첫 여행이니까. 사진도 많이 찍자. "
지금을 위해 원 없이 즐기며, 추억을 위해 사진을 남긴다. 각각 나와 유라가 잘 하는 것들이다. 지금을 위해 원없이 즐기는건 유라도 잘 할테지만 아무튼... 난 사진을 참 못찍는다. 내가 사진기를 들면 잘 나올만한 사진들도 어딘가 어두워보이거나 흔들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진을 싫어하는건 아니었다. 그래서 유라가 정말로 좋았다.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이니까.
" 얼른 안타면 두고간다? "
유라를 놀리는 것은 애정표현의 하나였다. 나는 워낙 장난스러운 사람이니까. 하지만 유라가 그걸 애정표현으로 받아들일지는... 또 미지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운 반응인가요...? 아니 그렇다고 감기에 걸리게 하면 어떡하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유라가 귀여운 반응 보이면 저도 비슷한 심정이 되긴 하지만 그렇다고 유라를 강제로 아프게 하면 우혁이가 꼬집어버릴겁니다ㅋㅋㅋㅋㅋ
노잼우혁... 솔직히 아직 완벽하게 상상이 가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돌리는 입장에서는 재밌을것 같네요ㅋㅋㅋㅋㅋㅋ 저도... 우혁이를 아프게 해봐야 하나...? (안됨) 그래도 우혁이는 우혁이니까 약간의 서윗(??)은 그대로 남아있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유잘알의 칭호... 잃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백신 맞았어요... 팔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힘들긴 했지만 이겨냈으니 이제 괜찮다는 것입니다 :D 그러고보면 대학교들 슬슬 대면할 각 잡는것 같던데... 유라주 항상 조심하시구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네요 ㅎㅁㅎ
미쳤냐고! 뭘 훔쳐봐! 말해두지만 서유라는 뻔뻔스럽기가 하늘을 찌르고, 창피함이니 부끄러움이니 잘 느끼는 성미도 아니다. 그런데도 우혁이 이렇게 툭 내뱉은 말에는 만면을 화악 붉히고 만다. 아무렇지 않게 말해놓고 사진이나 감상하고 있는 게 자존심 상하지만, 이런 걸 조절할 수 있을 리도 없다. 유라는 펄쩍 뛰며 항변했다.
"미, 미미, 미, 미쳤어? 훔쳐보기는 뭘 훔쳐봐? 진짜 뭐, 뭐라는 거야?"
모처럼 평소 살던 곳이 아닌 데 왔으니, 풍경을 감상하며 드라이브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설렘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지나치는 순간의 즐거움을, 가치를 몰라 놓친다는 건 아쉽기 짝이 없는 일이다. 당연히 그 순간에 머물러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인생은 체류와는 거리가 멀다. 멈춤은 사진 속에나 있다. 유라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되새김질하는 것이다. 삶이 하지 못하는 일, 삶이 하지 않는 일을 대신 하는 것. 사진도 많이 찍고 안에서 신나게 놀자는 말에,노는 거라면 뭐든 좋은 유라는 또 언제 놀랐냐는 듯이 씨익 웃었다.
"당근이지! 그런 거라면 걱정 마셔~"
다만 유라에게도 멈추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면, 그러니까 사진 따위가 아니라 정말 시간을 붙잡고 싶은, 방금 전과 같은 찰나들이다. 강우혁의 코를 누르면서 맑은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순간들 같은. 눈에는 눈, 코에는 손, 잡히는 감각과 마주본 빛깔을 영원토록 남길 수는 없을까? 유라는 항상 지나는 순간들을 마음껏 즐겨 왔다.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게 살자는 뜻에 따라서. 그러나 사람이 정말 후회도 미련도 없이 인생을 살 수는 없는 일이라, 제아무리 서유라라도 돌아보게 만드는 것들, 멈추고 싶게 만드는 것들은 있었다. 그건 순간을 즐기는 일과는 또 다르다. 기록과 귀중에 관한 일이다. 강우혁은 소중한 시간, 유라가 멈춰서고 싶게 하고, 유라가 후회하게 만들곤 하는. 금방 전도 말이지, 혹시 유라가 잡아줬으면, 물론 호수 한마당에 있었던 사람을 무슨 수로 잡느냐마는 옷이라도 잡아줬다면 안 빠졌을까 잠깐이나마 생각했다. 유라는 우혁이 자신을 얼마나 후회하게 하는지 그가 몰랐으면 하고 바란다, 유라도 모르고 있지만서도.
"아니! 가아, 간다고! 진짜~두고 가지 마! 두고 가기만 해봐! 나라고 물귀신 못할 줄 알아!"
정말 두고 갈 것도 아닌데도 유라는 후다닥 차에 올라탔다. 우혁은 몇 번이라도 확신을 주겠지만, 아무래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기로는 유라도 버금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라.
"집(집이 아니라 숙소다)에 가서 바닷가 가자. 앞에 해변 정도는 나갈 수 있지? 음..."
그렇게 말하며 유라는 눈살을 찌푸리곤 우혁의 이마에 손을 얹어 보았다. 나름대로 정상 온도로 돌아온 것 같은데?
"좋~아! 이 정도면 괜찮은 거 같네!"
#우혁이를 아프게 해봐야 하나...? ㅠㅠㅠㅠㅠㅠ 아니 잘못했어요 우혁이 아프게 하지 마시라에요 ㅠㅠㅠㅠ.ㅠ...ㅠ..................근데한번쯤은괜찮지않을까?골골냥이 노잼냥이 우혁이...?이건된다저좀설레요(우혁주:크리피;) 아니 유라를 강제로 아프게 하면 우혁이가 꼬집어준다고요??? 오히려 좋아!!!!!!(우혁주:진짜크리피;) 나중에 해볼게 또 생겼네요 반 드 시 건강체질 서유라를 얼음물에 담궈서라도 감기에 걸리게 만들어주겠습니다..유라권..제가신경쓸바아님..앗 물론 개도 안걸리는 여름감기에 걸리게 할테니 걱정마세요(찡긋(
아..저 약간 아픈우혁이에 진심된거같아요 망했다..이게다 찰떡같은캐해를 주신 우혁주때문이다..네?? 책임전가하지마라고요???아니그치만 아무튼 평소의 모습과 다른..약한 오빠를 볼수있다니 가슴이 너무 설레는것 이걸어쩌면좋지..? 아니 물론 우혁이가 아픈건 제 마음도 아프지만!! 그치만!! 그치만 앓아누워서 골골냥이 돼서 얌전해졌지만 여전히 가능한 최대의 서윗함은 잃지않는 우혁이..?? 이건된다 테X라보다 떡상한다 가보자고
..백신 맞으셨나요!! 이겨내셧다니 다행입니다 ㅠㅠ 이제 합법적으로 코로나도 피하실 수 있게 되셨겠군요 축하드려요!!!! 우혁주의 라이프스타일..보다 풍부해지길 기원하겠습니다 앞으로의 건강도 잘 챙기시기 U▽U9 저도 2차를 앞두고 있는데 잘 이겨내야게썽요 UuU 지금도 시험기간을 이겨내고 오는 길이니 할수있을것입니다 아...아마도? 그리고 말씀대로입니다 이제..곧..한수업은 계속 대면을 하신다는군요..뭐 일상회복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 으....로 ..... ㄴ ㅔ
유라가 얼굴을 잔뜩 붉히고서 펄쩍 뛰는 것에 나는 그저 웃음을 흘렸다. 사실, 기대도 안하기는 했다. 유라가 워낙 활발한 사람이라고는 해도 지킬 건 지키는 사람이다. 나는 그걸 잘 알고있었고, 그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이나 기대같은건 안하는 주의다.
신나게 놀자는 말에, 유라는 자신만만하게 웃음짓는다. 나도 그렇지만 유라는 노는것에 진심인 사람이다. 유라가 한번 작정하고 놀려고 한다면 정말 그 날은 하루종일 무엇을 해도 즐거울테다. 물론 다음날에 찾아오는 피로는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정말 말 그대로 신나게 놀려고 휴가를 나온 것이다. 지금 즐기지 않으면 나중에 미국에 가서 한국이 그리워질 테다. 모처럼 해외까지 놀러나갔는데 그런 기분이 들면 우울해질테니, 지금 실컷 즐기고 가는게 좋을테지.
“ 히익, 서유라 물귀신 되냐? 안돼안돼. 나 두 번 물에 빠지긴 싫어. ”
아까 물에 빠진 경험은 정말이지 끔찍했다. 여름이었다면야 그냥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문제였지만, 지금은 겨울이다. 물의 온도가 저만치 떨어져있어서, 언제 얼어도 이상하지 않은 날씨란 말이다. 아무 긴장도 없이 떨어졌던것도 문제인데, 거길 헤엄쳐서 나왔으니 끔찍한게 배가 됐다.
“ 해변 정도야 아무 문제 없지! 두고 봐. 이번엔 제대로 성공할거니까... ”
방금처럼 물 위를 걷는 마술이야 안한다고 쳐도,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많았다. 그야, 해변이니까. 해변은 정말 아이디어와 마술 도구가 많은 곳이다. 조개껍질도 있고... 심지어 모래까지도. 나는 유라의 옆에서 네비게이션을 만지며, 혼잣말로 ‘해수욕장 모래를 전부 돌멩이로 바꿔볼까...’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나는 나의 평판을 잘 알고 있다. 유라라면 설마 하면서도 ‘아니 강우혁이라면...?’ 이라면서 속이 탈지도 모른다.
마지막에는 유라를 향해 시익 하고 가볍게 미소지으면서 차를 출발시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음속으로 그렇게 고민하시다니... 한번쯤 해봐야겠네요 그래도 가벼운 감기정도로 끝낼테니 걱정 마세요 ^^7 아닠ㅋㅋㅋㅋㅋ꼬집어주는데 오히려 좋다눀ㅋㅋㅋㅋㅋ 근데 막 진짜 아프게 팔 꼬집거나 할 수는 없으니 유라 얼굴이라도 살짝 꼬집어야... 하나...? (고민) 유라권을 유라주가 신경 안쓰시겠다면 제가 신경쓰겠습니다... 절대 다치지 않도록 일분일초 착 붙어서 경호 할것임...(??)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우혁이가 서윗하다면 얼마나 서윗하다구요... 약간의 서윗이라 해봤자 설탕 한 알갱이 정도밖에 안될것임... 괜히 기대하셨다가 실망하실지도 몰라요 (옆눈(휘파람)
대면수업... 답레를 너무 늦게 드려서 시간이 많이 지나있는데... 여전히 감염자는 쏟아져나오네요ㅠㅠㅠㅠ 백신 맞기는 했지만 우리 둘 다 조심하면서 감염되지 않게 조심하자구요...! 그러고보면 이제 기말고사 시즌일텐데 긍정적인거 잃지 마시라구욬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힘빠지면 있던 긍정마저 사라질것 같잖아욬ㅋㅋㅋㅋㅋㅋ
서유라가 직업을 사진작가로 선택한 건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장담할 만 한데,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원하는 걸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진을 아무리 사랑한다지만 촬영장비의 무게나 내일 초코우유를 사먹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불안한 수입그래프나 몇 시간 기다려도 안 나오는 풍경으로 허탕을 쳐버리는 시간까지 사랑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어떻게 고난까지 사랑하겠어, 그래도 유라는 이직을 꿈꿔본 적은 결코 없었다. 유라가 손에 든 건 자신의 운명이었다. 어떻게 고난까지 사랑하겠어, 사진을 사랑하는 거지. 일을 하면서 놀러 다닐 수 있다는 데 유라의 천직인 이유가 있다.
안 만났으면 어쩔 뻔했나?
인간의 삶은 정말로 인간이 직접 개척하는 걸까? 생애의 중요한 순간마다 오직 자신의 선택만이 있다고 확언할 수 있을까? 유라는 운명의 개척과 자기 선택을 맹신하는 사람이었으나, 그런 유라에게도 감사할 때는 있고 감성에 젖을 때도 있다. 가령 고등학교 시절에 용기도 능력도 없어 물 위에나 띄워 보냈던 편지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방식으로 제 앞에 답장처럼 되돌아왔을 때. 어쩌면 그건 운명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누군가 무언가가 힘을 좀 써준 것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유라가 아무리 과거를 후회하더라도 여기 지금 운명이 있으니까, 현실을 믿어도 되겠지 싶은 것이다.
"아까 큰소리 치시던 거 보면 두 번 빠지셔도 쌩쌩하실 것 같은데요~?"
지금 이렇게 비아냥대는 것도 그러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이번에야말로 잡아줘야지, 유라는 속으로 다짐하면서 겉으로는 또 툴툴댔다. 스스로도 나쁜 버릇이라고 인지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왜 나를 이렇게까지 만드는 걸까? 운명이라면 더더욱 의아하기만 할 뿐이다. 유라는 원체 솔직하고 (실제로는 알 길 없으나) 착한 아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는데,적어도 속마음을 숨기고 없는 말 하는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왜 꼭 너한테만. 나쁜 버릇이라고 알고 있어도 우혁의 저 자신감 넘치는 능글거림을 들으면 와장창 반성이 깨져 버린다.
"너 그러면 잡혀간다? 환경파괴죄로?"
백사장을 한순간에 몽돌해변으로 바꿔버리는 마술보다 마법 같은 일이, 아무리 강우혁에게서라지만 일어날 일은 없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뉴스보다도 성경에 실릴 거다. 그래도 유라는 그의 혼잣말을 받아치면 받아쳤지 무시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되돌릴 방법도 잘 생각해놔야 될걸?"
유라라면 자기 놀리려고 하는 말인 걸 알면서도 걸려야 섭섭하지 않지.
#학기말 마무리에 시달리고 있는 내 이름은 유라주 하루가멀다하고 컴퓨터뚜들기며괴로워하는나...제법유니버시티해요
아까의 기억을 떠올리고서 괜히 또 추워진 것 같아 양 어깨를 붙잡고 부르르 떨었다. 또다시 그런 초저온 호수에 빠진다면 그대로 몸이 얼어붙어서 물 속으로 가라앉고 최후에는.... 너무 끔찍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이하 생략.
" 하하, 걱정 마. 친환경 돌로 만들테니까. "
돌은 원래 친환경이다. 당연하게도. 실없는 소리는 나의 특기다. 강우혁 하면 마술이나 뛰어난 화술 정도가 많이 생각 나겠지만, 항상 최상의 상상력을 유지하기 위해 허무맹랑한 소리를 가끔씩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 어렵지 않아. 원래부터 모래는 돌이 깎여서 만들어진거니까 비를 많이 내리면... "
아무리 그래도 그건 뇌절이니 않니?(라고 모니터 너머의 우혁주가 말했다) 아무튼 이렇게 실없는 소리를 하다보니 어느새 숙소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차가 생각보다 빨랐던걸까? 아니, 생각해보면 유라와 함께있는 시간은 항상 빨랐다. 사람들은 즐거울 때 시간이 빨리 가는 것 처럼 느낀다고 하던가.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대단한 마술일 것이다. 혼자 지루한 일상을 보낼때면 아무리 발버둥쳐도 거북이처럼 느린게 시간인데, 즐거울 때면 아무리 붙잡으려 해봐도 나를 데리고 저 멀리까지 가버린다. 유라가 앨리스고, 내가 유라를 안내하는 체셔라면, 시간은 앨리스를 앞질러가던 시계토끼일까. 맞는 비유인지는 모르겠다.
" 그러고보니까, 해변 하면 옛날생각난단 말이야. "
수학여행이라던가. 그때 진짜 재밌었는데. 라면서 키득키득 웃고있다. 유라가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의 추억이 참 많았다.
" 그때 같이 봤던 이상한 문 기억해? "
분명 옥상가는 길에 있던 이상한 문이었지.
#애들은 놀러가고 유라주는 방학하셨을텐데.... 저는 왜 출장을... ^q^ (쓰러짐) 덕분에 돈은 많이 벌겠네요.... 그걸로 몽쉘 먹을거임... 많이 먹을거임... (소박한 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못괴롭히게 딱 붙어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또 장난킹 우혁이의 오너라 유라주 대신 놀려먹을것 같음ㅋㅋㅋㅋㅋㅋ 우혁이가 연애천재요...? 확실히 선은 잘 지키겠지만 첫 연애라 만족스러운 남자친구일지는... (절레절레) 그에반해 유라는 새콤달콤한 매력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게 있는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맘대로 캐해 너무 좋아요... 다른 사람이 저의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되면 '이랗게 보일수도 있구나!' 라면서 좋아하는 편임ㅋㅋㅋㅋㅋㅋㅋ
진짜로 코로나 인구가 엄청엄청 불어나있더군요... (눈물) 날씨도 추운데 이 코로나 녀석들은 얼어죽지도 않는지... 추운데 코로나까지 겹치니까 눈물만 납니다ㅠㅠㅠㅠ 그래도 슬슬 날이 풀릴 시기이니, 우리 힘내러 조금만 버텨봐요... ^-^9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그러지 말라고 하는 말이다. 우혁이 또 빠진다? 우혁이 동사하는 것보다 유라가 쇼크사하는 게 빠를 것이다. 유라는 몸서리를 쳤다.
"그래,빠지지 마."
오랜만에 나온 본심!
세상에 친환경 아닌 돌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도구로 이용하는 돌은 친환경이 아닐 가능성도 다분하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게 뭐람? 우혁의 말도 아주 허무한 소리는 아니었다. 도리어 더 황당한 얘기는 다음 말이다. 물론 돌이 깎여서 모래가 되는 건 맞지만, 몽돌해변을 도로 백사장으로 돌리려면 몇십 년은 비가 쏟아져야 될 거다. 뇌절이라면 뇌절이지만 이 정도 큰소리도 안 치는 강우혁이 어디 강우혁인가? 이런 허풍도 좀 쳐주고 그래야 비로소 강우혁이라고 할 것이다...실없는 소리 안 하는 강우혁? 그것도 유라 앞에서? 그러면 유라는 즉시 우혁의 건강상태에 이상이 있는지 검진에 돌입할 거였다...
"오...전혀 예상치 못했던 해결 방법..."
유라는 영혼 없이 대답했다.
"한 몇 년은 내리고 있어야 되겠네..."
슬슬 숙소 주변 풍경이 보인다. 겨울의 동해는 유독 더 푸르다. 여름에도 파랗기야 하지만, 사람이 없어서 색이 강조되어 보이는 건지는 몰라도. 유라는 저도 모르게 카메라를 만지작거렸다. 이상한 소리나 하고 온 것 같은데 어느새 숙소 앞이다. 강우혁이랑은 항상 그러긴 했지. 만나서 놀면 서로 실없는 얘기나 했는데, 문득 생각해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뭘 해도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리고, 어디로 가도 혼자일 때와는 다른 풍경이 보인다. 참, 이상한 나라.
"옛날?"
아, 유라는 짧은 감탄사를 뱉었다. 수학여행이라면 잊지 않았다. 해변이라면 잊지 않았지. 발끝을 간지럽히던 아침 댓바람의 물결과 빛으로 일렁이던 수평선, 그리고, 그걸 어떻게 잊겠어. 그건 무려 유라가 사진으로조차 남기지 못했던, 오직 가슴 속에만 있는 정경이다. 가슴 속에만 있으니까 이렇듯 환상일지도 모르지만. 정말이지 강우혁이랑 있으면 이상한 나라에 있는 것과 다름없다, 그 때도 그래.
"그거, 그거극그그그그거 말하지마!"
유라는 이상한 문 얘기가 나오자마자 눈에 띄게 말을 더듬었다. 트라우마가 재생된다...!
"내가그그그그때내가그렇게열지말자고, 했는데...!"
그랬나?
"너너너가 열어가지고, 여열어서, 그거 방송에 제보해야 해...방송에 제보하면 44만원 받을 수 있을 거야..."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납량특집 얘기 오랜만에 하니까 넘 반갑자나요...유라의 예상과는 다르게 저는 심X괴담회 진출작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직접 겪은 애한테는 또 다르겠죠!!^^ 본스레를 어디 백업해놨던가...함 찾아봐야겟어요 그립다...그때 그거 솔직히 쓰면서 음 이거좀 급발진 아닌가? 스스로를 깡할뻔 했는데 우혁주가 넘 잘받아주시고 마지막에 유라 지키는 거(핫쉬 꼬마오빠 진ㄴ짜.......유죄)까지 보여주셔서...제 머리는 지켜졌다는 뒷얘기가 있네요
몽쉘 만이 드세요..이런 시국에야말로 위로는 먹을거 뿐입니다 (라고 자가격리 중인 유라주가 경험담삼아 말했다.) 저는 마침내 코로나의 마수에 걸려들어 칩거생활 중입니다 제가 걸린건 아니지만...말이죠 우혁주도 출장 다니는 동안 항상 조심하시구...또 조심하세요..ㅠ 근데 이번 제가 겪어본바 오히려 혼자인편이 격리시 생활하기엔 편할것같기도..합니다 하지만 그런얘기는하지않겠습니다(팩트:이미함
새콤달콤한 매력...ㅠㅠㅠ 유라 성공햇다 그런 얘기도 듣고...그런 건방진녀석을 새콤달콤이라고 표현해주시다니 감사하게 여겨라 진짜 제 맘대로캐해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욱더 오빠의 캐해에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우혁주:그러라고까진 안햇는데요) 우혁이 첫연애 주제에 nn년간 여친델꼬다닌 고단수 남친같아요 ㄹㅇ 첫연애인점 오히려 좋아 하긴 nn년간 여친델꼬다닌건 아니지만 고교시절 포함하여 몇년간 유라델꼬다니긴 했네요 휴..정말오히려좋아의 연속이다
어라~? 왠일로 빠지지 말라고 걱정을 다 해주실까~? 라는게 내 마음속에 든 첫 번째 생각이었다. 별 생각 없이 입 밖으로 내뱉으려 하다가, 기껏 나온 본심에 초를 칠 생각은 없었기에 그저 장난기 어려있는 눈빛을 유라에게 보내고서 피식 웃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 정도면 유라도 내가 사람이 바뀐게 아니냐며 호들갑을 떨지는 않겠지.
아무튼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때우던 와중에 문득 튀어나온 그 때의 그 문 이야기는 유라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딱 좋았다. 단, 그 반응이 유라에게 있어서 공포였기에 조금 문제였을 뿐이지.
물론 나는 그저 재밌을 뿐이었다.
" 아니 왜? 열었는데도 별 일 없었고, 나중에 얌전히 사라졌잖아. "
나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그저 키득키득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을 뿐이다. 그 때 당시에는 조금 소름돋긴 했지만, 정말로 별 일 없기도 했고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저 재밌는 추억으로 내 기억 속에 자리잡았을 뿐이다.
" 이제와서긴 한데, 그 때 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마치 정말 방송에서나 칠법한 멘트를 날린 뒤 잠시 조용해졌다. 여운을 즐기라는 의도가 있긴 하지만 뭐 또, 유라가 호들갑 떠는 '귀여운' 모습을 보고싶은 것도 있었다.
저도 오랜만이라 너무 정겹네요! XD 근데 본슬 백업은... 없어요... 8ㅁ8 혹시 있다면 공유 가능하실지... (스리슬쩍) 급발진이라뇨 너무 재밌었는걸요ㅋㅋㅋㅋㅋㅋㅋ 유라 소리지르면서 우혁이 손잡고 뛰는 마무리까지 너무 완벽했어요! XD
몽쉘 집에 3박스 사놧어요!!! (행복) 앗 유라주도 자가격리.... 이제는 슈퍼 항체 얻으시고 자유롭게 돌아다니시겠군요... (우혁주도 당했었음) 조심했지만 조심한다고 되는게 이닌 사회생활... (눈물)
저 그런 캐해 너무너무 좋아하니까 앞으로도 많이많이 해주시길... 다만 우혁주도 가끔은... 할 수도 있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유라 델꼬 다니면서 우혁이는 유라 반응 한결같이 재밌어했겠죠! 그런 덕분에 고단수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자신없) 아무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메아리)
근 한달째..현생의 늪에 가라앉은 내 이름은 유라주 흑흑 잠시 갱신하구가유..올해는 제가 바쁘다보니...원래도 그랬지만 더(양심X) 자주 들어오지 못하고잇숩니다 언제나그랫듯 느긋하게 계셔쥬시면 감사하겟습니다....왈칵 금방 써오겟숩니다...
저 아마 에버노트에 본스레를 백업해놨을? 것? 같은데? 덜됐을거같기도하고? (자가불신) ㅋㅋㅋㅋㅋㅋ 모모르겠어요 찾으면 들고오겟습니다......우혁주가 재미나게 즐기셨다면 다행이에요 888888 전 정말 노심초사엿다구요 하지만 저도 즐거웠으니까 ok입니다 아이디어 생기면 납량특집 한번 더 해요 저희 ;3;3;3 (유라:
슈퍼항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그랬으면 좋겠네요 평범한 행인 1이었던 내가 전세계적 역병의 항체보유자?! 정말 이시국에나 가능한 망상이네요 이쯤되어 문득 킹시국의 서가놈은 어떨지 궁금해지는군요...오빠는 아무튼 안걸렸다구 합니다 ^ㅅ^ 우주슈퍼항체보유자임 암튼그럼
그 때도 처음은 강우혁이었다(이건 유라주의 머릿속에서도 확실하지 않아서 태클을 걸기 어렵다)고 유라는 철석같이 믿고 있다. 밤에 심심하다고 우혁이 자기를 끌고 나가서...(그러나 유라가 먼저 끌고 나갔을 확률도 높으면 높았지 낮지야 않다)...그런 무시무시한 상황에 직면했던 게 틀림없다고. 이상한 문을 연 것도 우혁이었고, 끌고 나간 것도 우혁이었고, 유라를 데려간 건 항상 우혁이었고...아침나절의 해변에까지 데려갔던 것도 우혁이었으니, 유라는 우혁이 책임져야 한다.
"그게...그게 문제야!"
다만 지금은 서정적인 생각에 빠져있을 시간이 아니다. 유라는 과거의 괴담 때문에 덜덜 떨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이야기를 몇 번도 더 넘게 했다. 여름밤 누군가 무서운 이야기를 하자고 말을 꺼내면 자신있게 할 만한 이야기였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큰 호응이 없었다. 그야 겁 많은 유라에게나 무섭지 안 겪어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토록 김빠질 수가 없다. 그래서 뭔가 다른 일이 사후에 일어났던 것도 아니고, 우혁의 말마따나 얌전히 사라지기만 했는데 자극적인 요소가 없단 말이지.
"시...시시, 시시시싫어! 싫어! 절대싫어! 드드들어갔다가 못 나왔을 거야, 분명히 못 나왔을 거야...그, 그대로 사라졌을 거야...문과 같이..."
소설을 써라!
"재미? 재미? 지금 재미라고 그랬냐?"
잔뜩 구겨진 얼굴의 유라가 우혁을 휙 돌아본다. 때마침 등장하신 선생님 덕분에 호들갑을 떨면서 도망갔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 그 때는 얼마나 오싹했다고! 유라는 잘 모른다. 왜 그렇게 그 일이 기억 속에 유라 인생 최고의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건지. 다른 사람들이 듣기에는 허무하고 별반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 그토록 기이한 체험으로 남아있는 이유를.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무서움으로 남아있는 이유라고 할까, 혼자서 그런 일을 겪었더라면 겁쟁이 유라에게는 이보다도 큰일이었을 테다.
"하나도 없었어!"
소리를 빽 지른 유라는 문득 붉어진 얼굴을 푹 숙였다. 유라가 답지 않은 태도를 보일 때 그 이유는 하나 정도다. 병 주고는 약 줄 게 뭐람, 유라는 그 때의 우혁을 떠올리고 있다. 눈 앞에 뵈는 게 없어서 어른을 보자마자 튀어나갔지만, 기억을 못하는 건 아니라구. 자기가 끌고 나가놓고, 정말로 유라를 책임지려고 들었던, 자기도 어린 강우혁. 곁눈질로 창을 보자 숙소 앞의 동해 바다가 비쳐 보인다. 겨울이라 그런지 더욱 파랗다. 수학여행의 바다보다도 새파란 색에 가깝다.
"넌 재밌었냐...?"
유라가 조심스레 묻는다. 대답을 예상 못하고 한 질문은 아니다. 어쩌면 그 때 문이라도 닫았으면 우혁이 없어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우혁이 얼음물에 빠졌을 때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쭈뼛 소름이 돋는 것만 같다.
#저 찾았어요!! 그런데 이제 6판까지밖에 엇ㅂ는(???) 아니 ㅠㅠㅠㅠㅠㅠ 몽총ㅇ이 유라주..이럴거면 그냥 백업요청을 해놓을걸 자가백업을 하겠답시고..열심히 복붙을 했던 것이 6판까지였다고 합니 다,,,이것참 제대로 하는개없내요 이거라도 괜찮으시다면...뭐 기념비적인 저희첫일상도 있고하니 우혁주도 시간나실때 한번 보시라고 링크걸게요 :3c
그때 수학여행 단톡도 너무 재밌었는데 그거 백업 없는게 한이네요 ㅠㅠㅠㅠ 바보...유라주는 바보이다... 그러고 보니 이 이야기 오빠는 지인들한테 하고 다녔나요 궁금합니다.. 자기 일은 입가볍기가 한이없는 유라놈은...썰풀이 열심히 하고 다녔다네요 괴담얘기 할때마다 이얘기했대요 단톡에서도 슬쩍 언급흘렸던 기억이있는데 대학가선 어땠겠어요 ㅋㅋㅋㅋㅋ 근데 또 하면서 우혁이 얘기는 안했대요 패싱은 아니구요 저도 잘 몰르겟는데 좋아하던 남자애라고 말 안하고 그냥 친구라고만 해야지 안그러면 자기가 지는 기분이었다나요(후비적 이런 괘씸한 녀석 좋아해주시는 오빠...그리고 우혁주...항상 감사합니다
그게 문제라니... 문이 우리들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은것만 해도 다행 아닌가? 그야 오싹하고, 소름돋는 체험이기는 했지만 난 귀신을 본건 아니니 그래도 그렇게 무서웠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 짐작해서,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말한 적은 없다. 하지만 유라는... 반응을 봐선 아닌것 같다.
" 음, 그건 부정 못하겠네. 문이 그렇게 깨끗하게 사라졌는데, 들어갔으면 아마 못나왔겠지? "
유라를 겁에 질리게 할 생각은 없지만, 나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 주의다. 생각한 그대로 말했을 뿐이다. 그러니 이 발언으로 인해 유라가 또 겁에 질리게 되는건.... 내 탓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 그래도 내가 세계 최고의 마술사인데, 그 정도는 뚫고 나오지 않았을까? "
유라를 달래려고 하는 말.... 만은 아니다. 그 문이 정말로 초자연적인, 그러니까 사실상 형체가 없는 무언가가 아니라고 한다면야 벽을 뚫는 마술은 가능하다. 다만, 그 때 문 안의 깨끗했던 장소를 생각해보면 원래 그 자리로 돌아오기란 힘들었을지도...
" 아이고야... "
유라가 얼굴을 구기고 이쪽을 돌아보자 당황한 내 목소리는 가볍게 감탄사만을 내뱉었다. 그야, 지금 상황에서 어떤 얘기를 해도 유라의 잔소리를 피할 수는 없을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에 하나도 없었다는 말이 쏘아붙여지듯이 날아왔다. 그 다음엔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는데, 가끔씩 유라의 감정 변화는 나도 따라가기 힘들 때가 있다. 예측도 힘들고 말이야. 그래도, 그 덕분에 한순간도 심심할 틈이 없었다.
" 흐흥, 나야 재밌었지. 그렇게 겁에 질린 유라는 귀한것이기도 하고 말이야. "
키득키득 웃으며 말하곤, 고개를 돌려서 유라가 보고있는 풍경을 같이 눈에 담았다. 사실 그렇게 귀한거긴 할까? 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야, 조금만 실감나게 이야기를 해주면 유라는 그날 밤 잠을 설칠 것 같았으니까.
" 이번에는 꼭 옥상 가자. 그때 못한 별구경 해야지. "
키득키득 웃으며 유라를 바라보았다.
//으악 크아악 유라주 잘 지내셨나요 잊으셨을지도 모르지만 무려 우혁주... 입니다..... (죽은눈) 벌써 8월인가요 어째서 8월인거죠.... 피차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기론 했어도 이번만큼은 해드려야겠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유라주ㅜㅜㅜㅠㅠ 아무리 바빴더라도 들어와서 한마디쯤은 남길 수 있던건데 과거의 제가 너무 게을렀네요... 그래도 아직 떠난건 아니라는것을 알려드리려... 뒤늦게나마 답레를 가지고 와봤습니다ㅠㅠㅠㅠ
백업본은 6판까지였군요...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요! 저만큼만 해도 추억을 되살리기는 충분한걸요! 덕분에 며칠간 심심하지는 않겠네요! X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썰풀이 열심히 했구나... 우혁이는 딱히 말하지는 않았대요 남들이 듣기에는 재미 없을것 같다나 뭐라나... 근데 사실 아닌척 해도 우혁이 그때 좀 쫄았었습니다 (속닥속닥) 지는 기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혁이는 말하고 다닌다면 아마 유라얘기 무조건 했을것... 친구들이 유라에 대해서 물어보면 에두르고 에둘러서 좋아하던 여자애라고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줄 것...ㅋㅋㅋㅋㅋㅋ 아뇨 감사하긴요 감사는 오히려 제가 해야죠 유라보다 우혁이가 더 괘씸할텐데요...ㅋㅋㅋㅋㅋㅋㅋ
아무도 무섭다고 안 해줬다. 유라는 전부 데스노트에 적어 두었다...자기들이 안 겪은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족속들 용서할 수 없다...대강 유라가 벌벌 떨며 친히 해준 실화 괴담을 김이 샌다며 야유하던 녀석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유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기보다도 코웃음이 쳐지는 일이었다. 지들은 무섭지 않을까보냐? 유라도, 그, 왜, 뭐.
우혁이 아니었으면,
부득부득 친구라고 우긴 이유 딴 거 없다. 정말 친구여야만 했으니까. 능글맞고 장난스럽고 순 유라에겐 친구처럼 굴던, 내가 놓쳐버렸을까봐 전전긍긍하던 친구여야만 했던 남자애라고 하면 유라는 언제나 그렇듯 완연히 패배자가 되어버렸으니까. 그건 싫었다. 어차피 우혁은 유라를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애의 이름이 들릴 때마다 하릴없이 넘겨보던 졸업 앨범을, 거기 담긴 사진을, 한 장 넘기기도 살떨려 책장을 들었다 놨다하던 제 손끝을 인정하기 싫었다.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일인데도.
그야 우혁은 꽤나 멀리 가버렸다. 아무리 유라라도 대충은 눈치채고 있었음에도 예상보다도 멀리. 그래도 기껏해야 국내에서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물건너까지 갔다올 줄이야. 그래서 지금 유라는 옆에 있는 우혁이 자랑스럽다. 다른 세계에서도 자기를 잊지 않아 주었다는 데에 자부심을 가져도 될까?
"세계 최고의 마술사라도 마법사는 아니잖아! 너가 모르는 트릭을 깨고 나오는 게..."
우혁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자기도 중증이라고, 유라는 말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이런 애이지만 고작 맨날 내기에서 지면서도 또 내기에 도전하고 사진이나 찍겠다고 종종대던 여자애를 잊지 않아주었다는 데에, 자부심은 아니고 유라는 자만심을 갖기로 했다. 자기만의 감정이니 자만심으로 좋다.
"그, 그거는...흥, 자기도 긴장했던 주제에..."
얼굴이 붉어진 유라는 눈을 피하며 핀잔을 줬다. 우혁이 긴장했다는 건 물론 유라에게는 자못 흐뭇한 일이었다. 자기 긴장보다 유라가 우선이었다는 게 뿌듯하지 않을 리가. 실로 우혁의 생각처럼 겁에 질린 유라가 귀한 것이 아님에도.
"별구경?"
그러나 다음 말에 유라는 흠칫, 놀라는 심장을 애써 잠재우며 동그란 눈으로 우혁을 보고야 만다. 기억하고 있었나, 또 지나간 일을. 이렇게 겁은 많았던 주제에 어둠을 헤치고 이상한 문을 찾고, 별을 찍겠답시고 밤중의 계단을 오르던 여자애를. 그러니 유라는 다시 자만심에 충만해 버리는 것이다. 우혁이 이러니까 어쩔 수 없다. 유라는 웬일로 꾸물꾸물 우혁의 손가락을 잡았다. 분명 여기는 공기가 좋으니 겨울의 삼각형이 잘 보일 것이다.
"그...래야지."
겨울의 해는 빨리 진다지만 아직 석양을 배경으로 해변을 산책할 말미는 있었다. 두 사람이 숙소 앞의 해변에 내렸을 때 해는 슬금슬금 하강을 시도하는 중이었다. 그 새벽의 햇빛과는 또 다른 빛깔이 지금의 바다에 일렁이는 것이 마치 어느 소설처럼 느껴져서, 유라는 괜히 방방 뛰며 우혁을 졸랐다.
"바다! 최고! 지금 조명도 최고야! 빨리 찍을 거니까 어디든 서봐!"
#저야말로 추석을 맞아 돌아왔습니다 우혁주도 즐추하고 계시면 좋겠네여...이렇게 아무생각없고계획없는휴일...정말최고야 추석을 맞이하여..유라 송편 못빚는데 우혁이는 잘 빚나요 오빠만 잘 빚으신다면 ???의 미래는 밝다!! 아 근데 마술하는사람이 못빚는...것도 귀엽네(우혁주:?
ㅋㅋㅋㅋㅋㅋ길게 말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지만!!역시 그래두 괜찮다는 말은 드려야 할 것 같아서!!저도 항상 느지막이 오는데다...천천히 굴러가는 거 좋아요u3u 정말 걱정하지 마시구 언제든 생각나실 때 와주시면 언제나 전 좋으니까요!!
사실 그렇게 귀한거긴 할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혁주와우혁이의 유잘알 모먼트...그저감탄뿐입니다 원작자를뛰어넘은캐해에 항상 리스펙트 하고있답니다 꼭 알아주셨으면...공포영화도못보는애의 겁질리는모습 보고싶다면 언제든 볼수있는...사실상 공기와도같은 희소성이라구요 우혁이 그때 쫀것도 넘 귀여운데 아니...그렇잖아요 은근히 긴장한거 다 티나던데 그래도 누구 올라온다고 유라 감싸고 챙기는거는좀뭐랄까 유죄라고생각하지않으시나요??? 전그때 아니지?? 그냥오빠가 매너신사기사도를겸비하고있기때문에 본능적으로나온행동인거지???뭐아니지???라고 애써 자기부정을 했던기억이있답니다...유라가 쫄보라 못한 생각 제가 대신 했다..
시간이 참 많이 지났지만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돌아와야지, 돌아와야지 하면서도 시답잖은 핑계들을 대며 미뤄버렸고, 결국엔 이만큼이나 시간이 지나버렸네요. 1년 하고도 5개월 가까이 된 시간동안 기다리셨을, 혹은 아직도 기다리고 계실지도 모르는 유라주에게 나쁜 짓을 해버렸습니다.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지만... 이 때가 되어서야 돌아와서 말을 전합니다. 정말로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