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 유저들에 의해 지정된 공식 룰을 존중합니다. ※친목&AT필드는 금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금지입니다! ※모두에게 예의를 지켜주세요. 다른 이들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어서 상판을 찾았다는 점을 잊지말아주세요! ※지적할 사항은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해주세요. 날카로워지지 맙시다 :) ※스레에 대한 그리고 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환영합니다. 다만 의미없는 비난은 무시하겠습니다. ※인사 받아주시고, 인사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라는 다섯글자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있답니다. ※17세 이용가를 지향합니다. 그렇다고 수위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굉장히 편한 사람입니다. 질문하는 것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어렵게 여기지 말아주세요 XD
시간은 오후 8시쯤, 날씨는 당연히 어두웠습니다. 태스크포스 활동은 예정대로 진행되어 하루에도 몇 명씩 죽고, 또 몇 무리의 크토니안을 몰아내고 하는 의미없는 소모전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지구 다른 곳에서 열리는 창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그 대신, 훤림 숲의 창이 열리는 빈도는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집중적으로 창이 열리는 원인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해서 다들 머리를 싸매고 있었지만 진전은 없었고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계속해서 이니시에이터를 투입시켜 밀려오는 크토니안을 막아내는 것 뿐이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전의를 상실했고 어제 같이 있던 동료가 내일은 마지막 모습조차 찾을 수 없게끔 사라지는 하루하루가 오늘도 계속됩니다.
포기하고싶다, 그만두고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훤림 숲의 크토니안을 몰아내는 게 우리가 해야할 일이니까. 이니시에이터들은 다들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들과 링크한 데미휴먼도, 혹은 그저 지구를 지키기 위해 나온 데미휴먼도 다들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 pshh - 야, 고양이 "
어두운 밤이 내렸고 각자의 순찰 구역을 돌고있었을 때에 수풀로 가려진 한 쪽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두운데다가, 수풀로 가려져 누구인지 알 수도 없지만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 가보거나, 누군가를 부르거나, 자신의 선택입니다.
나무가 울창한 숲이라 그런지, 아니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는지. 짙게 어둠이 깔린 숲을 돌아보며 순찰하던 리코는 문득 어떤 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귀를 쫑긋 세우며 소리가 들린 쪽을 보는 표정은 조금 긴장된 것처럼 보인다. 계속해서 밀려오는 크토니안을 상대하다 보면 작은 소리에도 민감해지기 마련이었고, 작은 소리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잠시 귀를 기울인 리코는 그 소리가 크토니안이 아닌, 자신을 부르는 소리라는 것을 알아채고 조금 망설이다가 소리가 들려온 쪽, 수풀을 향해 걸었다.
“…누구야?”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지만 상대가 누구인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각자 순찰 구역을 돌고 있을, 다른 이니시에이터나 데미휴먼들이 있을 방향을 슬쩍 곁눈질한 리코는 다시 수풀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수풀 속에서 나타난 건 다름아닌 블랑슈였습니다. 위로 불쑥 솟은 귀를 한 손으로 눌러 숨기고 있던 토끼는 이쪽이야, 하고 말하고는 슬쩍 고개를 들어 눈을 보여주곤 뒤를 돌아 수풀 안쪽으로 깊이 이동했습니다. 잃어버리지 않게 잘 쫓아와, 하고 말하고는 앞으로 이동하면서도 중간중간 뒤를 돌아 잘 따라오고있는지 몇 번이나 확인을 하고는 아무래도 불안한건지 아니면 답답한건지 손을 잡아 끌어오고는 뛰어갈거야. 하고 한 마디를 뱉었습니다. 공주님 안기로 훅 안아들고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점프를 반복해 이동을 마치자 도착한 곳은 외벽이었습니다. 외부와 내부를 단단히 가로막고있는 외벽은 단단해보였지만, 과연 얼마나 버텨줄지 의문이 가는 모순적인 벽입니다.
" 잡아왔어 "
블랑슈는 한 마디를 하고는 숨을 몰아쉬었고, 머리에 땀을 닦은 뒤 리코를 내려놓았습니다. 허공에 대고 잡아왔다니까? 하고 한 번더 말하고는 뭐야, 아직인가. 하고 침을 탁- 뱉었습니다.
어, 어디서 봤던 것 같은… 그래, 경매장에서 뛰어들어왔던 애구나. 의외의 장소에서 마주쳐서인지 리코는 잠시 멀뚱멀뚱 블랑슈를 보고만 있었다. 따라오라는 듯이 말하고 앞서가던 블랑슈를 따라 걷던 리코는 아주 잠깐 자신이 왜 따라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 발을 멈췄다. 이것도 순찰인가? 아닌 것 같아. 에피한테서 너무 멀리 떨어지면 안 될 텐데. 블랑슈가 뒤를 돌아보며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틈을 타서 리코는 재빨리 말을 꺼냈다.
“그, 근데 어디 가는 거야…? 에피랑 너무 멀리 떨어지면 안 ㄷ─”
재빨리 말을 꺼냈지만 말을 끝내는 것보다 블랑슈가 자신을 잡아채서 안고 뛰어가는 쪽이 더 빨랐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어버버하며 꼬리를 팡 부풀렸다. 점프, 점프, 또 점프. 블랑슈가 이동을 멈추고 내려주자 리코는 살짝 비틀거리다가 자세를 바로 잡았다. 스스로의 의지로 하지 않는 점프라는 건 적응하기 어렵구나.
“어? 어…? 여기 어디…?”
외벽까지는 와 본 적이 없던 리코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 지, 이 앞에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잡아왔다’는 블랑슈의 말은 무엇인지 하나도 알 수 없었다. 어리둥절한 얼굴로 리코는 주위를 둘러봤다.
데려왔다고 - !!! 하고 소리를 지른 블랑슈는 에이 씨X, 하고 다시 침을 뱉었습니다. 그것도 잠시였습니다.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울음소리와 함께 덩치가 조금 있는 크토니안이 등장했고 블랑슈는 x도 아닌게 어디서 깝죽대? 하고 달려들어 발차기 한 번에 머리를 잘라냈습니다. 그리곤 여기가 아닌가.. 하고 머리를 긁적일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외벽에 구멍이 뚫렸고 흙먼지를 뚫고 나타난 건 또 다른 시카의 딸. 아니, 시카의 딸 들. 젤러시와 루르였습니다. 젤러시는 또 보네? 하고 말했을 뿐이고 루르는 '리코 안녕' 하고 살갑게 인사하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 스칼렛은? " " 따로 맡은 일이 있어. 그거 하러 갔어."
토끼와 늑대의 대화가 이어지고 루르는 거기 있으면 위험하니까 이쪽으로 와, 하고 말하며 리코에게 손짓했습니다. 루르는 제 옆에 리코를 딱 붙히고는 적어도 죽진 않을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일렀습니다. 그래서 대체 왜 여기까지 부른건지, 외벽에 구멍을 뚫은 이유는 뭔지 아무것도 설명이 되지 않고 있을때 입을 연 것은 젤러시였습니다.
" 자, 잘 들어. 널 데려온건 말이야. 우리가 알고있는 걸 알려주고, 넌 그걸 전파하면 되는거야. 이해가돼? "
블랑슈의 소리를 듣고 온 것은 기괴한 울음소리를 내는 크토니안이었다. 조금 덩치가 있는 녀석이었던지라 리코는 바로 경계했지만 그게 무색할 정도로, 빠르고 강력한 발차기로 블랑슈가 크토니안을 쪼개버렸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리코는 일단 여기서 도망치려고 했다간 저 발차기가 자신에게 날아올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로 왔던 길도 기억이 안 나니 도망치는 것은 무리라고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어쩌지, 에피가 걱정할 텐데. 그렇게 걱정하던 사이 외벽에 구멍이 뚫렸고, 그 사이로 또 아는 얼굴들이 나타났다.
“…루르…? 왜 여기있어??”
아직 병원에 있는 거 아니었나? 리코는 젤러시와 함께 나타난 루르를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병원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던 상대가 전혀 상상도 못한 곳에서 나타났으니 놀랄 수밖에 없겠지만. 아무튼 리코는 자신에게 그나마 살갑게 굴며 손짓하는 루르에게 다가갔고 여전히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건… …다른 사람한테도 말해주면 되는 거야…?”
잘 모르겠지만 저쪽이 알고 있는 걸 알려줄 테니, 돌아가서 다른 사람들한테도 말해주라는 걸까? 리코는 자신이 이해한대로 말하며 되물었다.
" 근데 잘못 잡은거 아니야? 얘한테 말한다 한들 제대로 이해하고 말할 수 있을것 같지는 않은데.. "
걱정섞인 블랑슈의 말에 그건 그러네. 하고 루르가 동조했고 젤러시는 아무것도 모르면 조용히 하라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루르는 으,응.. 하고 찌그러졌고 블랑슈는 뭐래 x발, 하고 욕을 뱉었지만 그래도 알파의 말이니 따를 수 밖에 없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 침만 뱉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숲 속에서 다시 들리는 기괴한 울음소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듯 싶습니다. 젤러시는 깜짝 손님이 더 있어. 하고 리코에게 말하곤 입을 열었습니다.
" 깜짝 손님은 신경쓰지말고, 그럴거에 대비해서 너랑 한명 더 붙일거야. 네가 할 일은, 너랑 같이간 우리 막내동생이 너랑 같은 태스크포스라고 말해주면 돼. "
어렵지않지? 하고 젤러시는 말했고 루르는 차라리 내가 가는게 낫지 않겠냐고 말하려다가 이미 얼굴이 다 밝혀진 블랑슈나 자신은 쓸모가 없을거라고 판단하곤 이내 다시 찌그러졌습니다. 젤러시는 어때, 할 수 있겠어? 이해돼? 하고 다시금 물어봅니다.
블랑슈가 말하는 게 아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서 리코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지금 상황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 자신이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스스로도 그런 걱정이 앞서니, 블랑슈의 말은 물론이고 거기에 동조하는 루르의 말에도 리코는 딱히 뭐라 반박할 수 없었다. 조금 시무룩해있던 리코는 깜짝 손님이란 말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니까… 같이 가서 다른 사람들한테 그냥… 같은 태스크포스라고 말하면 되는 거지…?”
별로 어렵진 않지만, 왜 그런 일을 하는 걸까… 깜짝 손님이라는 건 아마 같이 가게 될 쪽을 가리키는 걸까. 대강 이해한 걸 말하면서 리코는 간간히 들리는 기괴한 울음소리에 귀를 파르르 떨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냥 태스크포스라고 하기만 하면 된다니, 일단은 간단할 것 같다.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리코는 어깨를 토닥여주는 루르에게 작은 소리로 ‘고마워…’라고 말하고는 블랑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또 다시 블랑슈에게 안겼고, 왔던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렇게 안긴 채 또 다시 옮겨지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말… …루르 이제 다 나았어?”
병원에 있을 거라 생각한 루르가 이곳에 있다는 게 아직도 신기한 모양인지, 리코는 조금 얼빠진 듯한 질문을 던졌다.
" 루르? 뭔가 애틋한데. 걔가 찐따같긴해도 분위기 파악은 잘 하고 또 자기 몸 하나는 되게 챙기거든 . 알아서 여기까지 나왔다는거 보면 다 나았을거야. "
피식 하고 웃은 블랑슈는 어느정도 뛰어 베이스캠프 근처 풀숲에 도착하고는 자, 다왔다. 하고 리코를 내려주었습니다. 머리에 땀을 닦고나서는 그거 좀 뛰었다고 힘드네. 하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이게 다 간접흡연 때문이야. 젤러시 그 망할 년. 하고 침을 탁 뱉은 블랑슈는 조심히 들어가. 하는 한 마디와 함께 주변을 둘러보다가 다시 먼 거리를 한 번에 뛰어 이동했습니다. 흡연은 자신을 죽이고 타인을 멍들게 합니다. 라는 말이 떠오를 법한 블랑슈의 마지막 말을 잇는것은 다른 태스크포스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눈에 검은색 안대를 두르고 제 키만한 칼을 등에 맨 채로 걸어가던 또 다른 데미휴먼입니다.
" 너, 고양이? 블랑슈언니랑 같이 왔어? "
타타타 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온 데미휴먼은 키가 작았고, 리코와 같은 나이대쯤으로 보일만큼 어렸습니다. 눈에 안대를 두르고 있는 것이 특이한 점이었고 꼬리와 귀로 미루어볼때, 그 작고 하얀 귀는 북극여우의 것이리라 하고 쉬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다 나은 거구나. 그럼 퇴원한거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납득한 리코는 그 후로 아무런 말 없이 얌전히 안겨있었다. 이윽고 베이스캠프 근처에 도착한 리코는 자신을 내려주고는 간접흡연을 욕하며 사라진 블랑슈의 뒷모습을 보며 작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다른 태스크포스들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눈에 검은색 안대를 두르고 있는 데미휴먼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대강 짐작한 듯 천천히 다가갔다. 아마 늑대가 말한 게 이 아이인 것 같아.
“고양이… 리코는 호랑이야… 토끼는 저기로 갔어.”
블랑슈가 사라진 방향을 가리키려던 리코는 안대를 찬 데미휴먼을 보고 다시 손을 내렸다. 아마 방향을 가리키며 말해도 소용이 없을 거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자꾸 고양이라고 불린 것 같은데, 왜지. 작게 의문을 품으며 리코는 다시 말했다.
" 미호, 사랑을 주는 좋은 사람. 그렇게 들었어. 하지만 나하고는 멀리 있으니까 관계 없어. "
여우는 그렇게 말하곤 고개를 여우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얀 여우. 그리곤 캠프로 가자. 하고 짧게 말하고는 뭐해? 하고 재촉했습니다. 걷고 걸어서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동안 여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캠프가 어느정도 가까워지자 조명에 의해 밝은 빛이 퍼지자 여우는 짧게 인상을 찡그리고는 뒤를 돌아 손을 내밀었습니다.
" 나는 쿠즈하. 안자이 쿠즈하. "
그리고 이 칼의 이름은 시리. 자신을 쿠즈하라고 소개한 아이는 너는 리코구나. 하고 짧고 몽롱하게 말한 뒤 당당히 캠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 보는 인상이었지만 하루에도 몇 명씩 죽고 새로 들어오는 태스크포스 연합인지라 딱히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중간중간 넌 새로왔냐? 고 물어보는 이들에게 쿠즈하는 손을 들어 리코를 가리키고는 '동료야'하고 말할 뿐입니다.
" 한 번에 하나씩만 알려주라고 했어. 스칼렛 언니가 자..자.. 뭐더라.. 아 맞아! 작업중이니까. 그게 끝나는대로 말을 전해주래. 지금 해줄 말은 편안한 거짓말말고 불편한 진실을 따르라고 했어. 이 말을 전하래. "
쿠즈하는 그렇게 말하곤 밤이 늦었어. 나는 먼저 잘거야. 하고 말하곤 텐트 안으로 들어가 칼을 내려놓곤 몸을 뒤척이다 잠에 빠졌습니다.
하얀 여우, 그렇게 외워야겠다. 리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촉하는 여우를 따라 바쁘게 걸었다. 걷고 또 걷는 동안 둘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어두운 숲 속에 적응했던 크게 열린 동공으로 베이스 캠프의 밝은 빛이 쏟아진다. 저도 모르게 살짝 눈을 찡그리던 리코는 뒤돌아서 내민 여우의 손을 보다가 천천히 맞잡았다.
“응… 리코는 리코야.”
여우는 쿠즈하, 저 칼은 시리. 칼에 이름을 붙이는 건가-하고 잠깐 의문을 가진 리코였지만, 생각해 보면 보호소에서도 인형에 이름을 붙이는 아이들이 종종 있었다. 아마 그런 거겠지. 결국 또 제 나름대로 납득하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베이스 캠프 안에 있던 사람들은 쿠즈하를 봐도 딱히 신경쓰는 것 같진 않았다. 종종 새로왔냐는 질문이 날아오기는 했지만, 그때마다 쿠즈하는 물론, 리코도 부탁 받은 대로 ‘같은 팀이에요.’라고 대답하며 넘겼다.
“불편한 진실…? 아, 알았어. 잘 자…”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도 전하면 되는 거겠지. 텐트로 들어가 뒤척이다가 잠드는 쿠즈하를 보던 리코는 가만히 그 말을 곱씹으며 잠시 서 있었다. 불편한 진실… …잘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