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 유저들에 의해 지정된 공식 룰을 존중합니다. ※친목&AT필드는 금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금지입니다! ※모두에게 예의를 지켜주세요. 다른 이들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어서 상판을 찾았다는 점을 잊지말아주세요! ※지적할 사항은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해주세요. 날카로워지지 맙시다 :) ※스레에 대한 그리고 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환영합니다. 다만 의미없는 비난은 무시하겠습니다. ※인사 받아주시고, 인사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라는 다섯글자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있답니다. ※17세 이용가를 지향합니다. 그렇다고 수위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굉장히 편한 사람입니다. 질문하는 것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어렵게 여기지 말아주세요 XD
시간은 오후 8시쯤, 날씨는 당연히 어두웠습니다. 태스크포스 활동은 예정대로 진행되어 하루에도 몇 명씩 죽고, 또 몇 무리의 크토니안을 몰아내고 하는 의미없는 소모전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지구 다른 곳에서 열리는 창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그 대신, 훤림 숲의 창이 열리는 빈도는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집중적으로 창이 열리는 원인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해서 다들 머리를 싸매고 있었지만 진전은 없었고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계속해서 이니시에이터를 투입시켜 밀려오는 크토니안을 막아내는 것 뿐이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전의를 상실했고 어제 같이 있던 동료가 내일은 마지막 모습조차 찾을 수 없게끔 사라지는 하루하루가 오늘도 계속됩니다.
포기하고싶다, 그만두고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훤림 숲의 크토니안을 몰아내는 게 우리가 해야할 일이니까. 이니시에이터들은 다들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들과 링크한 데미휴먼도, 혹은 그저 지구를 지키기 위해 나온 데미휴먼도 다들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 pshh - 야, 고양이 "
어두운 밤이 내렸고 각자의 순찰 구역을 돌고있었을 때에 수풀로 가려진 한 쪽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두운데다가, 수풀로 가려져 누구인지 알 수도 없지만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 가보거나, 누군가를 부르거나, 자신의 선택입니다.
나무가 울창한 숲이라 그런지, 아니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는지. 짙게 어둠이 깔린 숲을 돌아보며 순찰하던 리코는 문득 어떤 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귀를 쫑긋 세우며 소리가 들린 쪽을 보는 표정은 조금 긴장된 것처럼 보인다. 계속해서 밀려오는 크토니안을 상대하다 보면 작은 소리에도 민감해지기 마련이었고, 작은 소리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잠시 귀를 기울인 리코는 그 소리가 크토니안이 아닌, 자신을 부르는 소리라는 것을 알아채고 조금 망설이다가 소리가 들려온 쪽, 수풀을 향해 걸었다.
“…누구야?”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지만 상대가 누구인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각자 순찰 구역을 돌고 있을, 다른 이니시에이터나 데미휴먼들이 있을 방향을 슬쩍 곁눈질한 리코는 다시 수풀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수풀 속에서 나타난 건 다름아닌 블랑슈였습니다. 위로 불쑥 솟은 귀를 한 손으로 눌러 숨기고 있던 토끼는 이쪽이야, 하고 말하고는 슬쩍 고개를 들어 눈을 보여주곤 뒤를 돌아 수풀 안쪽으로 깊이 이동했습니다. 잃어버리지 않게 잘 쫓아와, 하고 말하고는 앞으로 이동하면서도 중간중간 뒤를 돌아 잘 따라오고있는지 몇 번이나 확인을 하고는 아무래도 불안한건지 아니면 답답한건지 손을 잡아 끌어오고는 뛰어갈거야. 하고 한 마디를 뱉었습니다. 공주님 안기로 훅 안아들고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점프를 반복해 이동을 마치자 도착한 곳은 외벽이었습니다. 외부와 내부를 단단히 가로막고있는 외벽은 단단해보였지만, 과연 얼마나 버텨줄지 의문이 가는 모순적인 벽입니다.
" 잡아왔어 "
블랑슈는 한 마디를 하고는 숨을 몰아쉬었고, 머리에 땀을 닦은 뒤 리코를 내려놓았습니다. 허공에 대고 잡아왔다니까? 하고 한 번더 말하고는 뭐야, 아직인가. 하고 침을 탁- 뱉었습니다.
어, 어디서 봤던 것 같은… 그래, 경매장에서 뛰어들어왔던 애구나. 의외의 장소에서 마주쳐서인지 리코는 잠시 멀뚱멀뚱 블랑슈를 보고만 있었다. 따라오라는 듯이 말하고 앞서가던 블랑슈를 따라 걷던 리코는 아주 잠깐 자신이 왜 따라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 발을 멈췄다. 이것도 순찰인가? 아닌 것 같아. 에피한테서 너무 멀리 떨어지면 안 될 텐데. 블랑슈가 뒤를 돌아보며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틈을 타서 리코는 재빨리 말을 꺼냈다.
“그, 근데 어디 가는 거야…? 에피랑 너무 멀리 떨어지면 안 ㄷ─”
재빨리 말을 꺼냈지만 말을 끝내는 것보다 블랑슈가 자신을 잡아채서 안고 뛰어가는 쪽이 더 빨랐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어버버하며 꼬리를 팡 부풀렸다. 점프, 점프, 또 점프. 블랑슈가 이동을 멈추고 내려주자 리코는 살짝 비틀거리다가 자세를 바로 잡았다. 스스로의 의지로 하지 않는 점프라는 건 적응하기 어렵구나.
“어? 어…? 여기 어디…?”
외벽까지는 와 본 적이 없던 리코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 지, 이 앞에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잡아왔다’는 블랑슈의 말은 무엇인지 하나도 알 수 없었다. 어리둥절한 얼굴로 리코는 주위를 둘러봤다.
데려왔다고 - !!! 하고 소리를 지른 블랑슈는 에이 씨X, 하고 다시 침을 뱉었습니다. 그것도 잠시였습니다.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울음소리와 함께 덩치가 조금 있는 크토니안이 등장했고 블랑슈는 x도 아닌게 어디서 깝죽대? 하고 달려들어 발차기 한 번에 머리를 잘라냈습니다. 그리곤 여기가 아닌가.. 하고 머리를 긁적일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외벽에 구멍이 뚫렸고 흙먼지를 뚫고 나타난 건 또 다른 시카의 딸. 아니, 시카의 딸 들. 젤러시와 루르였습니다. 젤러시는 또 보네? 하고 말했을 뿐이고 루르는 '리코 안녕' 하고 살갑게 인사하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 스칼렛은? " " 따로 맡은 일이 있어. 그거 하러 갔어."
토끼와 늑대의 대화가 이어지고 루르는 거기 있으면 위험하니까 이쪽으로 와, 하고 말하며 리코에게 손짓했습니다. 루르는 제 옆에 리코를 딱 붙히고는 적어도 죽진 않을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일렀습니다. 그래서 대체 왜 여기까지 부른건지, 외벽에 구멍을 뚫은 이유는 뭔지 아무것도 설명이 되지 않고 있을때 입을 연 것은 젤러시였습니다.
" 자, 잘 들어. 널 데려온건 말이야. 우리가 알고있는 걸 알려주고, 넌 그걸 전파하면 되는거야. 이해가돼? "
블랑슈의 소리를 듣고 온 것은 기괴한 울음소리를 내는 크토니안이었다. 조금 덩치가 있는 녀석이었던지라 리코는 바로 경계했지만 그게 무색할 정도로, 빠르고 강력한 발차기로 블랑슈가 크토니안을 쪼개버렸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리코는 일단 여기서 도망치려고 했다간 저 발차기가 자신에게 날아올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로 왔던 길도 기억이 안 나니 도망치는 것은 무리라고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어쩌지, 에피가 걱정할 텐데. 그렇게 걱정하던 사이 외벽에 구멍이 뚫렸고, 그 사이로 또 아는 얼굴들이 나타났다.
“…루르…? 왜 여기있어??”
아직 병원에 있는 거 아니었나? 리코는 젤러시와 함께 나타난 루르를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병원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던 상대가 전혀 상상도 못한 곳에서 나타났으니 놀랄 수밖에 없겠지만. 아무튼 리코는 자신에게 그나마 살갑게 굴며 손짓하는 루르에게 다가갔고 여전히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건… …다른 사람한테도 말해주면 되는 거야…?”
잘 모르겠지만 저쪽이 알고 있는 걸 알려줄 테니, 돌아가서 다른 사람들한테도 말해주라는 걸까? 리코는 자신이 이해한대로 말하며 되물었다.
" 근데 잘못 잡은거 아니야? 얘한테 말한다 한들 제대로 이해하고 말할 수 있을것 같지는 않은데.. "
걱정섞인 블랑슈의 말에 그건 그러네. 하고 루르가 동조했고 젤러시는 아무것도 모르면 조용히 하라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루르는 으,응.. 하고 찌그러졌고 블랑슈는 뭐래 x발, 하고 욕을 뱉었지만 그래도 알파의 말이니 따를 수 밖에 없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 침만 뱉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숲 속에서 다시 들리는 기괴한 울음소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듯 싶습니다. 젤러시는 깜짝 손님이 더 있어. 하고 리코에게 말하곤 입을 열었습니다.
" 깜짝 손님은 신경쓰지말고, 그럴거에 대비해서 너랑 한명 더 붙일거야. 네가 할 일은, 너랑 같이간 우리 막내동생이 너랑 같은 태스크포스라고 말해주면 돼. "
어렵지않지? 하고 젤러시는 말했고 루르는 차라리 내가 가는게 낫지 않겠냐고 말하려다가 이미 얼굴이 다 밝혀진 블랑슈나 자신은 쓸모가 없을거라고 판단하곤 이내 다시 찌그러졌습니다. 젤러시는 어때, 할 수 있겠어? 이해돼? 하고 다시금 물어봅니다.
블랑슈가 말하는 게 아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서 리코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지금 상황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 자신이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스스로도 그런 걱정이 앞서니, 블랑슈의 말은 물론이고 거기에 동조하는 루르의 말에도 리코는 딱히 뭐라 반박할 수 없었다. 조금 시무룩해있던 리코는 깜짝 손님이란 말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니까… 같이 가서 다른 사람들한테 그냥… 같은 태스크포스라고 말하면 되는 거지…?”
별로 어렵진 않지만, 왜 그런 일을 하는 걸까… 깜짝 손님이라는 건 아마 같이 가게 될 쪽을 가리키는 걸까. 대강 이해한 걸 말하면서 리코는 간간히 들리는 기괴한 울음소리에 귀를 파르르 떨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냥 태스크포스라고 하기만 하면 된다니, 일단은 간단할 것 같다.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리코는 어깨를 토닥여주는 루르에게 작은 소리로 ‘고마워…’라고 말하고는 블랑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또 다시 블랑슈에게 안겼고, 왔던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렇게 안긴 채 또 다시 옮겨지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말… …루르 이제 다 나았어?”
병원에 있을 거라 생각한 루르가 이곳에 있다는 게 아직도 신기한 모양인지, 리코는 조금 얼빠진 듯한 질문을 던졌다.
" 루르? 뭔가 애틋한데. 걔가 찐따같긴해도 분위기 파악은 잘 하고 또 자기 몸 하나는 되게 챙기거든 . 알아서 여기까지 나왔다는거 보면 다 나았을거야. "
피식 하고 웃은 블랑슈는 어느정도 뛰어 베이스캠프 근처 풀숲에 도착하고는 자, 다왔다. 하고 리코를 내려주었습니다. 머리에 땀을 닦고나서는 그거 좀 뛰었다고 힘드네. 하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이게 다 간접흡연 때문이야. 젤러시 그 망할 년. 하고 침을 탁 뱉은 블랑슈는 조심히 들어가. 하는 한 마디와 함께 주변을 둘러보다가 다시 먼 거리를 한 번에 뛰어 이동했습니다. 흡연은 자신을 죽이고 타인을 멍들게 합니다. 라는 말이 떠오를 법한 블랑슈의 마지막 말을 잇는것은 다른 태스크포스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눈에 검은색 안대를 두르고 제 키만한 칼을 등에 맨 채로 걸어가던 또 다른 데미휴먼입니다.
" 너, 고양이? 블랑슈언니랑 같이 왔어? "
타타타 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온 데미휴먼은 키가 작았고, 리코와 같은 나이대쯤으로 보일만큼 어렸습니다. 눈에 안대를 두르고 있는 것이 특이한 점이었고 꼬리와 귀로 미루어볼때, 그 작고 하얀 귀는 북극여우의 것이리라 하고 쉬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다 나은 거구나. 그럼 퇴원한거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납득한 리코는 그 후로 아무런 말 없이 얌전히 안겨있었다. 이윽고 베이스캠프 근처에 도착한 리코는 자신을 내려주고는 간접흡연을 욕하며 사라진 블랑슈의 뒷모습을 보며 작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다른 태스크포스들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눈에 검은색 안대를 두르고 있는 데미휴먼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대강 짐작한 듯 천천히 다가갔다. 아마 늑대가 말한 게 이 아이인 것 같아.
“고양이… 리코는 호랑이야… 토끼는 저기로 갔어.”
블랑슈가 사라진 방향을 가리키려던 리코는 안대를 찬 데미휴먼을 보고 다시 손을 내렸다. 아마 방향을 가리키며 말해도 소용이 없을 거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자꾸 고양이라고 불린 것 같은데, 왜지. 작게 의문을 품으며 리코는 다시 말했다.
" 미호, 사랑을 주는 좋은 사람. 그렇게 들었어. 하지만 나하고는 멀리 있으니까 관계 없어. "
여우는 그렇게 말하곤 고개를 여우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얀 여우. 그리곤 캠프로 가자. 하고 짧게 말하고는 뭐해? 하고 재촉했습니다. 걷고 걸어서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동안 여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캠프가 어느정도 가까워지자 조명에 의해 밝은 빛이 퍼지자 여우는 짧게 인상을 찡그리고는 뒤를 돌아 손을 내밀었습니다.
" 나는 쿠즈하. 안자이 쿠즈하. "
그리고 이 칼의 이름은 시리. 자신을 쿠즈하라고 소개한 아이는 너는 리코구나. 하고 짧고 몽롱하게 말한 뒤 당당히 캠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 보는 인상이었지만 하루에도 몇 명씩 죽고 새로 들어오는 태스크포스 연합인지라 딱히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중간중간 넌 새로왔냐? 고 물어보는 이들에게 쿠즈하는 손을 들어 리코를 가리키고는 '동료야'하고 말할 뿐입니다.
" 한 번에 하나씩만 알려주라고 했어. 스칼렛 언니가 자..자.. 뭐더라.. 아 맞아! 작업중이니까. 그게 끝나는대로 말을 전해주래. 지금 해줄 말은 편안한 거짓말말고 불편한 진실을 따르라고 했어. 이 말을 전하래. "
쿠즈하는 그렇게 말하곤 밤이 늦었어. 나는 먼저 잘거야. 하고 말하곤 텐트 안으로 들어가 칼을 내려놓곤 몸을 뒤척이다 잠에 빠졌습니다.
하얀 여우, 그렇게 외워야겠다. 리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촉하는 여우를 따라 바쁘게 걸었다. 걷고 또 걷는 동안 둘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어두운 숲 속에 적응했던 크게 열린 동공으로 베이스 캠프의 밝은 빛이 쏟아진다. 저도 모르게 살짝 눈을 찡그리던 리코는 뒤돌아서 내민 여우의 손을 보다가 천천히 맞잡았다.
“응… 리코는 리코야.”
여우는 쿠즈하, 저 칼은 시리. 칼에 이름을 붙이는 건가-하고 잠깐 의문을 가진 리코였지만, 생각해 보면 보호소에서도 인형에 이름을 붙이는 아이들이 종종 있었다. 아마 그런 거겠지. 결국 또 제 나름대로 납득하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베이스 캠프 안에 있던 사람들은 쿠즈하를 봐도 딱히 신경쓰는 것 같진 않았다. 종종 새로왔냐는 질문이 날아오기는 했지만, 그때마다 쿠즈하는 물론, 리코도 부탁 받은 대로 ‘같은 팀이에요.’라고 대답하며 넘겼다.
“불편한 진실…? 아, 알았어. 잘 자…”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도 전하면 되는 거겠지. 텐트로 들어가 뒤척이다가 잠드는 쿠즈하를 보던 리코는 가만히 그 말을 곱씹으며 잠시 서 있었다. 불편한 진실… …잘 모르겠어.
정말로 끝이 없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리코는 가볍게 뛰어올라 소형 크토니안의 머리를 잡아 땅에 짓눌렀다. 몇 번 꿈틀거리던 크토니안이 움직임을 멈추자 가볍게 다른 손으로 두어번 쳐본다. 그래도 움직이지 않자 이내 흥미를 잃었다는 듯 무미건조하게 옆으로 툭 쳐내고는 다시 주위를 둘러봤다. 조금이라도 눈을 돌리면 이렇게 어디선가 튀어나온다. 베이스캠프의 이니시에이터 중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마치 크토니안이 무한리필이라도 되는 것 같다고. 그런 무한리필은 필요 없다고 말하던 그 사람은 아직 살아있을까? 매일같이 누군가가 돌아오지 않고, 그 자리를 대신해 새로운 사람이 보충되는 장소다 보니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
매일같이 크토니안을 잡고, 사람들의 생사가 갈리는 그런 장소에 리코 같은 아이가 섞여있는 것을 누군가는 안쓰럽게 보고, 누군가는 별 신경도 쓰지 않았다. 혹은 다른 시선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당사자인 리코는 별 신경 쓰지 않는 쪽에 가까웠다. 아니, 오히려 그보다 좀 더 다른 생각을 하기도 했다. 생명의 위기를 느낀 적은 있다, 없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무언가… 두근거리는 장소다.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크토니안을 짓누르고 찢을 때마다 무언가… 자신 안에 있는 무언가가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리코 스스로도 잘 몰랐지만 어쨌든 싫은 감각은 아니었다. 두 번째로 발견한 크토니안을 앞발로 누르고 간신히 사지라는 말이 어울릴 듯한 조직들을 찢고, 목으로 보이는 부위를 물어뜯는다. 기묘한 흥분에 몸을 파르르 떨던 리코는 또 다시 수풀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를 포착했다. 조용히 입에 물었던 크토니안을 뱉고, 확장된 동공으로 수풀 너머를 응시하다가 곧바로 도약해서 뛰어들었다.
“─아…”
하지만 뛰어든 곳에 있던 것은 크토니안이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다. 이 장소에 있다는 것 자체가 평범한 사람이 아닌 이니시에이터임을 증명하고 있는 거겠지만, 어쨌든 크토니안이 아닌 사람이라는 건 분명했다. 리코는 급하게 몸을 틀어 아슬아슬하게 사람을 덮치지 않고, 그 바로 옆으로 착지하는 데에 성공했다.
“미, 미안해요… 소리가 들려서, 괴물인 줄 알고…”
더듬더듬 사과의 말을 꺼내며 리코는 슬쩍 사람을 보았다. 몇 번 만났던 적이 있는 얼굴이지만 말을 나눠본 적은 없다. 하얀 여우랑 비슷한 느낌의 칼도 들고 있다. 이름은… 잘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아. 리코는 아무리해도 이름을 떠올릴 수 없어 그냥 포기하고 일단은 고개를 숙이기로 했다.
//대충 베이스캠프 근처에서 사냥놀이(?)하다가 마주쳤다는 정도...?로 가져와봤어... :3
이 장소는 정말이지 막 되어 먹었군. 처음부터 이런 일은 하는게 아니었어. 가끔씩은 연락을 씹어보도록 할까. 그렇지만 돈도 객기도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도 또 무언가가 이쪽으로 접근 해온다. 쿠보타가 자세를 낮추고 엄지로 칼을 밀어 뽑는다. 아니, 뽑으려 했다.
"너... 베일 뻔 했다고."
칼자루에 손을 얹는 선에서 판단을 끝낸 쿠보타가 말한다. 큰일날 뻔 했군. 데미휴먼이라... 물론 알고있다. 그 여사와 붙어다니던 녀석이었나. 흠. 링크 된건가? 착잡하게 가라앉은 눈동자가 리코를 훑는다. 모자에 가려져 보이는 일도 없이.
잘 모르겠다는 듯 리코는 고개를 기울였다. 어디까지나 순찰을 돌며 크토니안을 잡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나오는 동작이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크토니안의 체액투성이가 된 손과 옷이 보인다. 엄청나게 더러워졌다. 돌아가면 혼날까? 그런 생각을 잠시 밀어두고 리코는 다시 대답했다.
“순찰이었는데 괴물이 많이 나오니까… 계속 계속 나와서 잡고 있었어요.”
베일 뻔 했다라는 말과, 칼의… 손잡이? 부분에 얹힌 손. 아마 이 사람도 순찰을 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까 몸을 틀지 않고 그대로 덮쳤더라면 아마 엄청 위험했겠지, 다행이다. 그렇게 안도하는 리코의 꼬리는 여전히 조금 전의 흥분의 여파로 인해 좌우로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커다랗게 확장된 동공도 아직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숲 안에서 계속 나오니까 잡아야 해요. 위험하니까.”
그렇게 말하는 동안에도 리코의 귀는 사방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잡아내지 못했는지 곧 움직임을 멈췄다. 많이 잡아서 그런지, 일단은 주변은 조용했다.
“…몇 번 만났던 것 같아요… 맞아요? 리코는 리코에요. 고양이 아니에요.”
그 동안 몇 번 만났던 적이 있던 상대인데, 아직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서 리코는 이름을 물어볼 겸 먼저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어째서인지 최근 들어서는 고양이 취급을 받는 일이 종종 있었기에 고양이가 아니라는 말도 살짝 덧붙였다.
진정하라고…? 잘 모르겠다는 듯 눈을 껌뻑거리던 리코는 일단 고개를 끄덕이기로 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서일까, 주변에 더는 잡을 것이 없다고 인식해서일까, 리코는 조금씩 차분해지고 있었다. 좌우로 흔들리던 꼬리도 점점 폭이 좁아지다가 축 늘어졌고 동공도 조금씩이지만 수축하고 있었다.
“네, 리코는 리코에요. 저번에… 루르랑 만났을 때, 그때 만났어요.”
가장 기억에 강렬하게 남았던 만남이었다. 무섭고 아픈 경험이라 그런지 쉬이 잊혀지지 않았다. 비록 후반부엔 너무 아파서 기절했기에 루르를 데려가자고 주장한 사람이 쿠보타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지만. 어쨌든 리코는 그때 일을 말하면서 손을 뒤로 돌려서 파르르 털었다. 축축한 느낌. 돌아가서 씻어야겠다.
“네. 쿠보타도 돌아가요?”
다들 찾고있다는 말에 내심 걱정이 되었다. 순찰을 너무 오래 했던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를 정도로 열중하고 있던 것 같다. 리코는 가만히 쿠보타가 먼저 걷기를 기다리며 올려다 보았다. 모자를 푹 눌러쓴 남자의 표정은 어쩐지 읽기 어려웠다.
걸음을 돌린 쿠보타가 구식 단말기를 꺼내며 말한다. 뽈칵 폴더를 열어 액정을 리코에게 비추었다. 나타내는 시간은 역시, 식사시간이다. 베이스캠프에서 지정한. 이러니 저러니해도 밥은 먹어야한다.
"그나저나 놀랍군... 그 손으로 뭔가를 짖이길 수 있다는게."
이 데미휴먼. 얼핏봐선 그냥 어린애다. 아마도 녀석은 완전히 사냥을 하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크토니안을 배제하고 있었을 것이다. 얼마나 여기에 있었고, 어느정도 되는 크토니안을 잡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히 그것은 지금, 전력으로서 활용되고 있었다.
"왜 그땐 그러지 않았던 거지."
항상 가라앉아있는 목소리가 그 의도를 불분명하게 했지만, 이건 질책같은게 아니라 순수한 물음이었다. '그때'는 역시 루르와의 조우를 말하는 것일테다. 주변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던 쿠보타로선, 총에 맞아 정신을 잃었다거나 하는 상황을 알리가 없었던 것이다. 아니, 알고있더라도 물어봤을것이다. 이 남자라면.
밥시간! 식사시간이라는 말에 리코는 눈을 크게 떴다. 듣고 나니까 어쩐지 배가 고파지는 것 같다. 벌써 그런 시간이 되었구나. 구식 단말기에 비치는 시간, 아무리 봐도 밥 먹는 시간이었다. 눈으로 확실히 보고 나니 진짜로 배가 고파졌다. 돌아가면 손 씻고 밥 먹어야지. 리코의 발걸음이 조금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리코도 놀랐어요… 커다란 괴물은 무섭지만 작은 건 꿈틀꿈틀 움직이면 어쩐지… 잡아서 눌러야 할 것 같고,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커다란 크토니안은 무섭다, 하지만 작거나 자신과 비슷한 사이즈라면 움직이는 걸 볼 때마다 두근두근하고, 달려들어서 잡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잡고 나면 묘하게 기분도 좋고. 입으로 물어뜯었을 때 별로 맛있진 않지만. 손과 입이 조금 더러워지는 것도 좀 그렇긴 하지만, 이건 잡을 땐 막상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더러워진 손을 내려다보며 걷던 리코는 쿠보타의 말에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때? 아까 말한 그때?
“그땐… 팔이 아팠어요. 여기 이렇게 푹 패여서, 너무 아파서 그대로 잠들었는데 눈을 뜨니까 병원이었어요.”
여기요, 라고 하며 리코는 자신의 왼팔 부분을 가리켰다. 다른 부분에 비해 털이 조금 듬성듬성한 동그란 부분, 동그랗게 패였던 흔적이 조금 남아있다. 이제는 다 나아서 움직여도 아프진 않지만, 털은 좀 더 자라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땐 괴물은 없었으니까… 사람이랑 친구는 때리면 안 돼요.”
사람에게 발톱은커녕, 발만 살짝 내밀어도 죽어라 맞았던 기억도 있고, 친구를 때리면 안 된다고 배운 기억도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때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당하기만 했었다. 뭔가를 하려고 해도 리코 자신이 원거리 저격에는 취약한 전술을 쓰니 뭘 제대로 하지도 못했을 것 같기도 하고...
왜냐, 라는 물음에는 딱히 답할 말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배웠으니까. 명확하게 안 되는 이유를 배운 적은 없고 그저 압도적인 폭력으로 깊게 새겼을 뿐이라, 왜냐고 묻는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말을 찾기가 어려웠다. 데미휴먼을 상대로 얘기하는 중이라면 ‘그렇게 하면 맞으니까’라는 답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지만, 평범한 사람을 상대로 그런 답은 안 하는 편이 좋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기도 했고.
“다른 친구는 해도… 리코는 못해요… 이해할 수 없어요…”
생각해 보면 신기했다. 어떻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람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공격할 수 있는 걸까. 지금껏 봐 온 친구들이 그랬던 모습을 보면 리코는 이해할 수 없었다. 리코의 가치관으로는 있을 수 없고, 해서는 안 될 두려운 일이니까.
“…밥 냄새…! 맛있겠다…”
베이스캠프에 점점 가까워지자 밥 냄새가 났다. 리코는 가볍게 코를 킁킁거렸다. 맛있는 냄새다! 전시에 가까운 상황이다 보니 캠프의 식사는 호화롭기는커녕 그저 칼로리를 채우기 위한 것에 가까운 편이었지만, 리코에겐 그것조차 맛있는 식사였다. 바닥에 고인 빗물보다야 훨씬 맛있는 것이니까. 리코는 조금씩 걸음을 빠르게 했다.
//멋대로 시카즈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리코쟝... :3 머리속이 꽃...아니 캣닢밭이야...(?????
여기서 더 묻는 것은 인간성을 떠나, 어른이 할 짓은 아니라고 생각해 거기서 그만 둔다. 뭐, 그럴거다. 이것이 녀석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일테지. 왜냐하면 그렇게 배워왔으니까. 차이점이라면, 그렇게라도 답을 갖고 있느냐, 아니느냐의 차이인가. 여전히 갈 길이 멀군. 요행을 바랬건만.
"임마... 들뜨지 말라고."
어느새 뒤따라오던 리코가 쿠보타를 앞질러 있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녀석이 먼저 뛰어가도 잡을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좋냐. 이니시에이터에게 제공되는 레이션이.
캠프에 도착하자마자 손을 씻으러 달려갔다. 손을 씻고 나오니 쿠보타가 먼저 받은 식사를 이쪽으로 건네줬다. 움츠러들거나 조용하거나, 얌전한 모습을 자주 보이던 리코가 이때만큼은 활기차게 큰 소리로 감사를 표하며 받아 들었다. 밥의 힘이란 무서운 것이다.
“감사합니다!”
아마 개과 동물이었다면 꼬리가 빠져라 흔들어대고 있겠지만 리코는 호랑이라 꼬리를 빳빳하게 위로 올린 걸로 끝났다. 누가 뺏어갈세라 자리에 앉자마자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 리코의 얼굴은 행복해 보였다. 밥을 먹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정말로 단순한 사고방식이었다. 아까 전 크토니안을 사냥하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아까 전의 모습이 작은 맹수였다면 지금은 그저 밥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집고양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은 모습.
아이가 먹기에는 많아 보이는 양이었지만 리코는 별 문제 없다는 듯 빠르게 먹어 치워갔다. 먹는 동안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식사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많이도 먹는군... 옆에 앉아 퍼먹는 내가 무안해질 정도로. 특히나 이 식량은 성인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분명 남길거라고 생각했다. 한창 먹을 때라던가. 대충 그런건가.
"그러고보니 너의... ...파트너가 안 보이는군."
이대로 적적히 먹는 것도 뭣해서 입을 열어본다. 항상 붙어다니던 여사. 링크를 깊게 생각해본적 없는 쿠보타가 천천히 단어를 선택하며 말했다. 그 중엔 주인, 동료, 친구같은 여러가지 후보가 있었으나 파트너로 결정된 것이다. 그렇다치더라도 자칫 실례가 될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애초에 쿠보타란 사람부터가 섬세하지 못하다. 그저 물었다.
파트너가 어떤 사람인지 묻는 말에 리코는 일단 씹고 있던 것을 삼키며 생각했다. 파트너…가 뭔지는 알고 있다. 베이스캠프에는 정말 다양한 태스크포스가 있어서, 온갖 이니시에이터들이 몰려있고, 그런만큼 서로가 다양한 말을 썼다. 링크한 데미휴먼을 ‘저것’이라고 가리키는 사람도 있었고, 파트너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뭐 하여간 다양했다. 그런 것들을 듣거나 봐왔기에 리코는 대충 쿠보타가 물어보는 대상이 에피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에피는 좋은 사람이에요.”
맛있는 것도 주고, 때리는 일도 없다. 집에서는 따뜻하게 잘 수도 있고, 모르는 것도 많이 가르쳐주고.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한 기준과 함께 그렇게 말한 리코는 물을 마시고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꽤나 양이 많지만 리코에게는 별 문제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딱 맞게 좋은 양이었다.
“앗 근데 가끔… 이상할 때도 있어요. 어려운 말도 많이 쓰고… 그래도 좋은 사람이에요.”
크토니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조금 무서워진다. 폭력에 대한 공포와는 조금 다른 공포지만… 리코는 크토니안 이야기를 하는 에피를 떠올리고 살짝 시선을 돌리며 덧붙였다. 그래도 좋은 사람이라고… 돌렸던 시선을 다시 밥으로 가져가던 리코는 문득 쿠보타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그 여자가 좋은 사람이란 것은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이상할 때라... 어린애가 하는 말은 틀린 것이 없고, 거짓말을 하더라도 쉽게 들통난다. 데미휴먼을 차별하거나 그럴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는데. 그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인가. 의외군. 마냥 캣맘으로만 생각을 했더니.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아니라고 말한 리코는 다시 물을 마셨다. 딱히 별나다는 감상은 없었다. 베이스캠프에 있는 사람들 대다수가 링크를 하고 있는 것 같았기에 물어봤을 뿐이었다. 없다고 해도 뭐, 그럴 수도 있지 정도로 넘길 수 있는 일이고. 슬쩍 눈을 올리자 모자 사이로 잠깐 비춰진 눈과 마주쳤다. 아주 잠깐이라 잘 모르겠다. 역시 표정을 잘 모르겠는 사람이다.
“…잘 먹었습니다. 후아암…”
그 많던 음식을 게눈감추듯 먹어치운 리코는 작게 하품을 했다. 순찰은 이미 돌았고, 아마 다음 차례인 다른 태스크포스가 자신의 뒤를 이어 나가있을 것이다. 또 차례가 돌아오기 까지는 조금 시간이 있으니 아마 조금 잘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작게 눈을 꿈뻑이고는 쿠보타를 보았다.
“쿠보타… 다시 나가요? 리코는 조금 잘래요…”
먹고 자고 뛰놀고, 그렇게 한창 자랄 때라 그런가, 비록 사냥이긴 했지만 어쨌든 뛰어놀고(?) 들어와서 밥도 먹었으니 졸릴 만도 했다. 리코는 자신이 먹은 것들을 정리한 후 쿠보타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 자신이 머무는 텐트가 있는 쪽으로 가려다가 잠시 발을 멈췄다. 살짝 뒤돌아 쿠보타를 보고 리코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참, 친구가 말했어요. 편안한 거짓말보다 불편한 진실을 따르래요. …잘 모르겠지만, 많이 많이 전해달라고 했어요.”
그럼 갈게요, 바이바이.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텐트를 향해 걸어갔다. 조금 자고 다시 일어나서… 순찰 돌아야지.
쳰위의 '그런가요?'라는 대답에 자신이 얼마나 건강한지 보라는 듯 유페미아는 자신의 가슴을 팡팡 두드리며, 보행기를 의지하지 않고 똑바로 서 보인다. 그 즉시, 아직은 완전히 아물지 않은 허벅지 부상이 욱씬대는 바람에 눈을 찔끔거리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만 말이다. 이거 괜히 역효과만 본 것은 아닐지.
그렇다. 생채기조차 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야오쳰위를 처음 봤을 때는, 당연히 병원에 온 방문객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젤러시 건도 그렇고, 하고 말을 잇는 쳰위의 말에 유페미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타뷸라의 늑대'도 유독 일반인만을 공격했지.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과격하지만 일단은 데미휴먼을 위하는 단체인 이상 데미휴먼은 공격하지 않는건가.
"...어쩌면 이니시에이터를 돕는 데미휴먼은, 변절자 취급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
라고 말을 하며 유페미아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시카의 딸' 같은 극단주의자 단체일 수록, 흑백논리를 자주 사용한다. 따라서 '적의 적은 친구....가 아니라, '적의 친구는 적' 같은 논리를 들고 와서 데미휴먼들을 공격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유페미아는 리코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돌아서서는 자신의 TV 장롱 속을 뒤지기 시작한다. 유페미아의 현관문은 '1020'이라는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열쇠를 꽂아 돌려야 열리는 이중 잠금 형태. 열쇠가 있어야 리코도 집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예전에 장롱 어딘가에 처박아두었던 기억이 분명히 있는 여벌 키를 찾고 있는 것이다.
잠시의 시간이 지나고, 유페미아가 여벌 키를 손에 쥐고 리코를 향해 돌아섰을 때,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리코의 목걸이가 또렷히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유페미아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대감에 붕 떠있던 기분이 갑자기 추락하는 것을 느낀다. 그 목걸이가 어떤 것인지, 리코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미호 소장에게서 전달받은 내용에서 기억해낸 것이다. 유페미아는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그 목걸이는... 전에 리코 군을 학대했던 사람..., 그러니까, 그, '주인'이란 사람이 걸어놓은 겐가?"
'걸어준 것'이 아니라 '걸어놓은 것'이라고 표현한 것에는 그 목걸이를 참에 리코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미호를 통해 이미 아는 까닭이다. 금빛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목걸이가, 유페미아에게는 점점 고대 감옥에서 사용했던 계구와 같은 것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유페미아는 무릎을 꿇는 자세로, 리코와 눈높이를 맞춘 채 그녀를 흔들림 없는 초록빛 눈으로 응시하며, 중대한 제안을 하듯이 목을 가다듬고 입을 연다.
앗, 끝났나봐. 게임오버라는 화면을 멍하니 보던 리코는 마우스에서 손을 떼었다. 글자는 모르지만 아무리 마우스를 흔들어도 더 진행이 안 되는 걸 보면 아마 끝난 것 같다. 그렇게 판단한 리코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려다가 유페미아가 부르는 소리에 홱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보았다. 목에 걸린 목걸이를 잠시 만지작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 주인이 걸어놓은 것이 맞으니까. 이유는 모른다. 말해준 적도 없고, 감히 물어본 적도 없었다. 더 어릴 때부터 계속 차고 있던 것이기에 그곳에서 나온 이후로도 리코는 아무 생각 없이 계속해서 차고 있었다. 자신의 손으로는 힘들어서 남의 도움을 몇 번 받기는 했지만, 굳이 이걸 벗으려는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유페미아가 말한다면 다르다.
“이거… 네, 괜찮아요.”
전 주인이 해주었던 목걸이니까, 새로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벗겨 줘도 되냐는 물음에 아니라고 답할 필요는 없겠지. 무엇보다 사람이 직접 벗긴다는데 거기에 대고 싫다고 하지도 못하는 성격이니. 리코에게는 거절한다는 선택지가 자체가 없는 것에 가까웠다. 오히려 거절보다는…
“그러면… 에피가 새 목걸이 주는 거예요?”
오히려 새 목걸이를 받는 건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정도였다. 주인이 바뀌었으니 목걸이도 바뀌는 건가, 하는 간단한 발상이었다.
//상징성따위 씹어먹어버린 리코의 답레와 함께 갱-신이다! 다들 냥-하!! :3 어제랑 다르게 집에 일찍 오니까 너무 해피해피인것이야!!! 신난다!!(하이텐션(?
리코의 허락을 받고는 유페미아는 목걸이의 잠금장치를 풀기 시작한다. 고요 속에 잘각, 잘각 하는 소리만 울려퍼진다. 사실, 유페미아에게 있어서 지금 이처럼 리코의 목걸이를 벗겨주는 건, 상당한 상징적 중요성을 가진다. 처음 만났을 때는 '패션감각이 특이하군, 이게 젊은 세대의 유행인가?' 정도로 생각했지만, 리코의 과거를 알게 된 이후로는 이 목걸이가 그렇게 눈에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일단, 애완동물에게나 걸어 놓을 것 같은 디자인 부터가 마음에 안들었다.
따라서 유페미아에게 있어서 지금 목걸이를 벗겨 주는 행위는, 단순한 행동에 그치지 않고 리코를 남에게 소유당했던 과거에게서 해방시켜준다는, 일종의 숭고함마저 지니고 있는 것이다.
잠금장치를 파악하는데 예상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걸렸지만, 이내 잘그락, 하는 소리와 함께 목걸이가 풀리고 리코의 목이 드러난다.
"그래, 이러니까 바람도 통하고 시원하지 않나, 리코 군!"
유페미아는 만족스럽게 껄껄 웃는다.
그리고, 이어져 오는 '애피가 새로운 목걸이를 주는 거예요?'라는 질문에 적잖게 당황한다.
"앗... 으음, 그, 그게 말이네...!"
유페미아가 이렇게 당황하는 것은, 자신의 행동을 완전히 잘못 이해한 리코의 예상치 못한 반응 때문도 있지만, 실제로도 자신이 리코를 위해 준비한 일종의 '목걸이'가 있다는 것에서도 기인한다. 방금 전의 TV 서랍장 속에서 꺼낸 여벌 키를, 어린 아이가 잃어버리지 않고 가지고 다니려면 어렵겠지, 라는 생각에 서랍장 밑바닥에 찾은 길다란 끈에 엮어, 임시방편이지만 목걸이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러다가 오해만 더 깊어가는 것은 아닌지,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왠지 잘못한 일을 하다가 걸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유페미아는 잠시 바닥에 내려두었던 열쇠 목걸이를 다시 들어올린다.
"실은 이런 것을 방금 만들었네만..."
"이, 이건 리코 군이 열쇠를 사용해 좀 더 자유롭게, 그, 외출도 하고, 동네 또래 아이들과도 놀면서 지내라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지, 소유권을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었다네!"
"이걸 가지고 목에 걸던, 팔찌를 하던, 열쇠를 잃어버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줄을 떼어 버리던 그 모든 건 리코 군의 자유라네."
"왜냐하면 나는 리코 군의 주인이 아니고, 그 누구도, 다시는 리코 군의 주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지. 나를 포함해서 말이네!"
잘각거리는 소리가 그치고 목걸이가 벗겨졌다. 덮여있던 목 부근에 시원한 느낌이 감돈다. 리코는 저도 모르게 목 주변을 살짝 만졌다. 항상 차고 있던 것을 벗어서인지 살짝 허전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눈 앞에서 유페미아가 껄껄 웃고 있으니 분명 이건 좋은 일인 것 같다. 이제 새 목걸이를 주겠지, 기대에 찬 눈으로 유페미아를 올려다보며 기다렸다.
"열쇠...?"
열쇠로 잠그는 목걸이는 본 적 있지만, 열쇠 자체를 목걸이로 주는 것은 처음 본 리코가 눈을 깜빡였다. 열쇠 목걸이도 그렇지만 그 뒤에 이어진 말도 리코에게는 약간의 충격을 주었다. 새 주인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던 사람에게 주인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으니. 게다가 그 누구도 주인이 될 수 없다는 말까지. 리코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당황한채로 유페미아를 보았다.
여기서 지내기 싫은가?라는 물음에 리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아니었다. 다만 유페미아가 자신의 주인이 되지 않을 거라는 말에 버려지는 건가, 다시 보호소로 돌려보내지는 건가 싶어서 했던 말이었다. 보호소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새 주인이 생긴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돌아가게 되다니. 물론 유페미아가 결정한 사항이라면 자신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리코는 유페미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파트너..요…?”
링크를 맺은 것이 주인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파트너 같은 관계가 되고 싶어서였다. 리코에게는 어려운 말이었다. 파트너라는 건 사람과 사람간에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닌가? 데미휴먼인 자신이 그래도 되는 걸까? 유페미아가 바라는 게 파트너라는 서로 대등한 관계지만, 리코는 또 무의식적으로 ‘에피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뿌리깊게 자리잡은 사고방식이 바뀌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그, 그럼 버리는 건 아니죠…?”
그런 관계를 원하는 거지, 링크 자체를 끊고 돌려보내겠다는 뜻은 아니냐는 질문이… 질문치고 굉장히 함축된 말이 리코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진솔하게 밝히자면, 그도 자신의 나이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먼 옛적에는 부모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몰랐고, 이후에는 역연령상의 나이를 보호소에서 지정받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수거에 가깝게 붙잡혀 유베리드로 흘러간 날로부터 수 년의 시간이 흘러, 야오쳰위란 데미휴먼도 어느덧 20세의 청년이 되었다. 비록 몇 년의 오차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지만- 어찌되었든 이제 갓 성년이 된 입장에 있다는 것이다. 즉 그런 젊은이, 그것도 협소한 시각을 지닌 그의 입장에서는 유페미아의 '나이 오십 정정' 선언은 영 믿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이미 다친 상태이기도 했었고.
"음…… 그래, 건강하시다니 다행이네요."
말로는 괜찮다 하지만 한순간 통증을 느꼈는지 유페미아의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다. 그는 그 순간의 표정변화를 포착했지만, 구태여 말을 더하지는 않기로 했다. 본인이 괜찮다고 말하고 있고, 참견할 필요도 없는 사이라고 생각에서 내려진 결과였다.
"운이 좋았죠."
꼬리를 끝을 가볍게 털며 그가 말했다. 그는 곧 눈을 조금쯤 휘고 잔웃음을 지었다. 본심과 표정이 간만에 일치하고 있었다. 바로 앞에 있었으면서도 용케도 총을 안 맞았던 건 확실히 운이 좋아서였으니까. 그런 점에서 되짚어보니 이상한 부분이 한둘이 아니긴 했다. 자신은 용인되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았던 이유가 뭐였을까. 어쩌면 처음부터 그 짐작이 틀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생각은 잠시동안 곰곰이 이어지다 뚝 끊어졌다. 심각한 고민은 그와는 영 맞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반짝 떠오른 새로운 논제는 그의 생각 한구석으로 밀려가버렸다. 이 고민은 몇 시간 내로 잊힐 것이 분명했다. 곧 이어지는 '이니시에이터를 돕는 데미휴먼은 변절자 취급하는 게 아닌가'라는 말에는…… 글쎄. 상대의 생각이 확고했다면 동의하는 척이라도 할 텐데, 상대도 자신도 확실하게 알지 못하니 섣불리 맞장구를 치기도 어려웠다. 그는 확답을 하는 대신 손가락으로 입 언저리를 더듬으며 질문을 던졌다.
"잘 모르겠네요. 확실하게 알려면 대화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 혹시 얘기해 봤어요? 그 데미휴먼이랑."
현재 운영중인 디스토피아 퍼레이드를 옆동네로 옮길생각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테고, 아마 그 이유들의 원인이 되는건 저라고 생각해요. 원래 정해놓은 스토리로 가지않고 중간중간에 즉석에서 바꾼 탓도 있고 그냥 애초에 제 스토리가 부실한 것도 한 몫을 했겠지요. 그리고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대면서 자주 오지못한것도 제 잘못이구요. 하나부터열까지 다 제 잘못인것같아 죄스러운 마음뿐입니다.
문제점이 뭐였는지는 저도 파악하고있습니다. 따로 적어두고 이런점 이런점이 문제였다-라고 스스로가 진단을 내린 상태에요. 이하는 제가 판단한 문제점들입니다
1. 스토리 - 제대로된 스토리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한 진행속도와 참가하신 분들이 원하는 진행속도가 맞지 않아서 자연스레 흥미를 잃었으리라고 판단됩니다. 사실 시카의 딸도 한창 나중에 등장할 인물들이었으나 저도 아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부랴부랴 빨리 등장시킨 감이 없잖아 있고 그러다보니 스토리가 꼬인것 같아요.
2. 스레주의 부재 -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순전히 제 잘못이에요. 바쁘다 뭐다 핑계대면서 자주 오지도 못했고 아니, 않았던건지도 몰라요. 스레주가 없는 스레에 참여하시는 레스더들이 점점 뜸해지는건 당연한 일이지요. 이건 반박의 여지가 없습니다.
3. 능력부족 - 이것도 드릴 말씀이 없는 제 잘못입니다. 제 능력부족이에요. 제가 생각한 스레가 굴러가는 방향은 조금 더 활발한 링크가 이루어지고 그걸 통해서 스토리를 풀어나갈 생각이었는데 위에 1번과 2번의 문제점이 맞물리면서 여기까지 올라와버렸네요. 드릴 말씀이 없는 명백한 제 잘못입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사실 스레를 진행해오면서 이렇게 되리라고 얼추 느낌이 왔고 그 때부터 조금씩 조금씩 스토리를 변경해가고 있었습니다. 아직 조금 더 손볼 부분이 남아있지만은... 그래도 지금 경험을 토대로 해서 다시 한 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옆동네로 넘어갈 생각인데 같이 와주시면 정말 더할나위없이 감사하겠으나, 그러지 않겠다고 하셔도 저는 받아들이겠습니다. 모자란 스레주의 어찌보면 변명이고, 어찌보면 넋두리였습니다.
그렇구만... 사실 언젠가 얘기가 나오진 않을까 했어. 옆동네 이주라는거 말이야... 그래도 꼭 캡틴만의 잘못은 아니야! 나도 바빠서 갱신 못할 때가 많았고, 사실 9월부터는 또 2학기고 하니까 아직 학생인 캡틴이나 다른 참치들도 바쁠때잖아? 누가 뭐라고 해도 솔직히 스레보다는 현생이 중요하니까, 각자 현생에 치이고 집중하고 하면서 스레까지 잘 챙기는건... 음, 까놓고 말하자면 힘들지, 나도 잘 아니까. 그러니 그 부분은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말라구!
아무튼 이야기를 되돌려서 이주말인데... 터놓고 얘기하자면 나는 옆동네에서도 시트를 내고 스레에 참여해본 적이 있었어. 근데 옆동네의 시스템?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부분에서 적응이 힘들었거든. 스레가 접히는 방식이라던가, 레스 수정이 가능하다던가... 나름대로 적응해보려고 어떻게든 해봤는데 좀 힘들어서 시트를 내리고 다시 참치로 돌아온 케이스라고 할까. 그리고 아직도 옆동네쪽은 적응을 못하고 있구... 그래서... 아마 이주를 하게 되면 나는 같이 가기는 힘들 것 같아. 안타깝고 아쉽긴 한데... 그렇게 될 것 같네...
뭐 이렇게 말해놓고 언젠가 적응하게 되면 스리슬쩍 시트를 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렇게 된 게 아쉽지만 그래도 캡틴의 생각은 존중하되, 나는 당장은 같이 가기 어렵다-정도로 이해해줘. 미안해~
이구이구... 가끔은 울고 나면 좀 편해지기도 하니까~ 울어도 괜찮다구! 나쁜 것도 아니고 말이지! 무작정 참지말고, 나름대로 만족할때까지(?)울고 그리고 차분히 생각해보는 것도 좋아
앗 그리고 넘모 오지랖인가 싶어서 걱정되긴 한데 응... 그냥 말할래(무책임) 혹시라도 그... 너무 자책하진 말고... 나는 캡틴이 말없이 사라지지 않고,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러이러하게 되었다고 말해준게 너무 고마운걸! 정말로 감사하고 있으니까. :) 그러니까 스스로 부족했던 점만 자꾸 생각하지 말구... 자책하지 말고... 알았지?
캡틴 레스는 다 읽어봤어요. 스레가 이렇게 된건 절대로 캡틴 탓이 이니에요. 스레보단 현생이 우선이니까요! 오히려 제가 최근에 접속이 좀 뜸해져서 죄송스러울 따름이네요. 이주를 하게 되면 아직 한번도 못굴려본 사샤를 그대로 데려갈지 아니면 그냥 새 시트를 낼지 정하지는 못했지만 일단은 따라갈 생각이에요!
일단 정리해본결과, 조금 더 여기서 이대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정이라는게 그리 쉽게 떨어지지가 않아서.. 오늘 못나간 진행은 내일 나갈게요. 그리고 엄.. 자캐코패스인 여러분에게 아주 잘맞는 진행이 될 것 같다는 말씀 드리고.. 세수좀 하고 오겠습니다 :3...
그... 그런건가...:3 생각해보니 가위 눌릴때도 소리만 자주 들리고 눈으로 보거나 한 건 거의 없으니까... 몇 번 있기는 한데 휴 다시 생각해도 무섭네 :3 아무튼 이왕 보일거라면 귀여운 유령쟝 원한다!!! 가능하면 오버니삭스를 입은 귀엽고 예쁜 언니야가 나와주면 좋겠다!!!(욕망의 화신
구에에에... 피해갈 수 없는 날이 다가온다...(흐릿 미리 말한대로 담주 월요일부터 접속 힘들거같아... ;ㅁ; 간간히 들어오긴 하겠지만 계속 붙어있거나 그런 건 무리... 최대한 빨리 정리하고 해결하고 영차영차하겠지만 길면 말일까진 오기 힘들지도 몰라 ;ㅅ; 암므튼 그렇다구...
더 이상 디스토피아 퍼레이드의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아쉬운 마음과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득안고 막을 내리겠습니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잘못이고 자주 오지 못한 제 탓이며 제 능력을 과대평가한 제 실수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제 잘못이라는 생각이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까 뭐가 문제일까 여러모로 고민도 많이하고 나름의 답도 얻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정도 많이 들었고, 매 순간순간 즐겁고 너무 좋았습니다. 모자란 캡틴이었는데 여기까지 같이 와 주셔서 감사하고 보잘 것없는 스레였지만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여기서 잠시 막을 내리지만 영원히 끝나는 것은 또 아니고, 잠시 재정비를 하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제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문제라고 생각한 점들을 다시 짚어보고 최대한 빨리 화려하게 복귀하겠습니다. 나쁘게 헤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웃으면서 다시 만날 날을 기원합시다.
너무나도 감사했고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럼 모자란 능력의 캡틴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D
음음 짐작한 그대로네... :3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캡틴뿐만이 아니라 나도, 그리고 다들 바빴고... 캡틴 말대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즐거웠어. 그리고 말없이 사라지지 않고 이렇게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 캡틴도 다른 사람들도 언젠가 다시 익명으로 만나길 바라며 리코주도 이만 가볼게. 다들 날도 추워지는데 몸조심하고 잘 지내라구! 그럼 냥-바!!
더 레스 달고싶지만 그랬다간 제 발걸음이 도저히 떨어지질 않을 것 같아서.. 하고싶은 말이 산더미지만 가슴속에 묻어두겠습니다 :3 음음. 코 끝이 시큰시큰하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헤어지자고 한 사람은 저니까 저부터 웃어야겠지요!
리코주 마지막까지 정말 감사드렸습니다. 정말 매력적인 설정의 캐릭터인데 그걸 살려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항상 격려해주신거 너무너무 좋았고 또 감사했어요! 아마 저보다 더 스레에 애정을 쏟아주신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더 죄송한 마음이 앞서네요 다시 익명으로 만나길 진심으로 소원할게요. 다시 만날 날을 기원하면서 냥-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