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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이라는 말에 블랑슈는 눈에 불을 켜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들썩였으나 수갑에 묶인 몸이라 일어나지 못하고 덜컹 하고 큰 소리만 낼 뿐이었다. 몸을 부르르 떨며 이를 뿌득뿌득 갈던 블랑슈는 다시 다리를 들어 테이블 걷어 찼다.
" 친구가 아니고 가족이다. 이 버러지같은 새끼야 더러운 입에 함부로 올리지 말았으면 하는데? "
시카는 그리고 시카의 딸은 자신의 하나뿐인 가족이며 한 번 더 더러운 입에 그 이름 올렸다간 제일 먼저 니 놈 머리를 밟아 터트리겠다고 엄포를 놓는 블랑슈였다. 과거사가 험하다 못해 굴러다니던 수준이던 블랑슈에게 가족으로 다가오고 목숨을 구해준 시카였다. 그 이름이 모욕받는건 제 다리가 잘리는 한이 있더라도 참지 못한다.
이 질문이 이런 심각한 류의 질문만 아니었더라면, 평상시의 유페미아는 '모르겠다'는 대답에 눈을 빛내며, '몰라도 괜찮네! 그건 자신이 뭘 모르는지를 알아냈다는 소리니까! 일단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깨달아야, 새로운 것을 알 수 있게 노력할 수 있는 거라네. 그게 바로 과학이고 말이야,'식으로 대답했을 테지만, 전 주인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묻는 질문도 대답하지를 못하는 리코를 보며 유페미아는 기분이 착잡해졌다. 지금도 주인이 그렇게나 두려워서 솔직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구나... 라고 착각해 버린 것이다.
"밥을 조금만 주다니... 전 주인이 자네를 굶겼나?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네. 그 주인은 나쁜 사람이라네. 아주 나쁜 사람!"
유페미아는 쉽게 화를 내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이번만은 공분해서 하늘에 주먹을 흔들어댔다.
좋은 사람... 밥을 많이 주는 사람...
유페미아는 그 순간, 한 가지 생각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이렇게 학대받은 아이가 다시 상처입으면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이니시에이터들에게 인신매매 경매장 초청장을 돌린 것을 보면, 그 수요가 존재한다는 뜻이었겠지. 유페미아는 그 명제에서, 이 세상에는 쓰레기 이니시에이터도 충분히 많다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아이는 그런 쓰레기 이니시에이터의 손에 들어가면 안 되었다.
그리고 리코 군이 쓰레기 이니시에이터의 손아귀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페미아의 머리 위에 전구가 켜졌다. 그것은 순간의 공분과 분노가 솓구쳐 올린, 아드레날린 러쉬(Adrenaline Rush)에서 오는, 매우 충동적이고 제멋대로인 생각이었다. 유페미아의 여건을 알고 있는 사람은, '광기 어린 생각이다'라고 칭할지도 모른다.
잔뜩 흥분한 유페미아는, 자신이 구하고 있는 데미휴먼은 어린 아이가 아닌 힘 센 성인이었다는 것도 잊고, 그런 쓰레기 이니시에이터가 찾아온다면 미호가 쫓아내리라는 사실도 잊고 말았다. 그래서,
" 아하하하! 이새끼 존나 웃기네! 마피아? 뭐, 유베리드 그런거? 지랄싸고 앉았네. 너같은 새끼들 머리속에 가족은 다 그런거야? "
블랑슈는 신나게 웃어젖히다가 뚝. 하고 웃음을 한 순간에 끊었다. 가족에 대한 말이 계속되자 온 몸으로 불편함을 표하곤 허공에 대고 이 새끼 그만 내보내면 안돼? 하고 소리쳤다. CCTV도 있고 하니 더 높은 CPA의 관리자에게 외치는 소리였다. 아무런 응답이 없자 후.. 하고 한숨을 뱉고는 뭐, 좋아. 하고 운을 띄웠다.
" 너희 병신들한테 우리를 알려줄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시카가 말했으니까. "
막내. 그래, 가족이야. 우리의 그리고 나의 막내동생. 언니가 돼서 동생을 챙기러 가는건 당연하잖아? 누가 시키고 자시고 할 것도 없어. 가족이니까. 독단적? 말 존나 웃기게 한다 너. 하겠다고 말한 건 나고, 그렇게 하라고 허락까지 받았지. 동생을 데리러 가겠다는데 안될 게 뭐가있어? 에이, 씹새끼들. 그거 내 다리로 죽여놨어야 하는건데.
명령이 아니라 질문이라는 말이 있긴 했지만, 리코에게는 그리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같은 데미휴먼이 한 말이라면 질문으로 생각하고 대답했겠지만 유페미아는 사람이니까. 그러니 이건 질문을 가장한 명령이 틀림없다. 자신이 어떤 대답을 하더라도 결국 유페미아가, 사람이 원하는 대로 상황은 흘러갈 것이고, 거기에 괜히 저항하는 것 보다는 순응하는 것이 덜 아프고, 덜 번거로운 일이니까. 게다가 리코의 기준에서 유페미아는 더 없이 좋은 사람이었다. 때리지도 않고 맛있는 것도 쥐어준 적이 있으니 그야말로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주인이 된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것보다는 낫겠지.
“네, 그럴게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리코의 대답은 어떻겠니, 라는 물음에 대한 답보다는 링크를 맺자-는 말에 대한 대답에 가까웠다. 새 주인이 생기는 거구나, 에피는 좋은 사람이니까 밥도 많이 주려나? 가능하면 사탕도 주면 좋겠지만 역시 밥으로도 충분해. 귀를 쫑긋거리며 그런 생각을 하던 리코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너무나 쉽게 돌아온 '네, 그럴게요'라는 대답에, 유페미아의 얼굴에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불이 들어온다. 태생적으로 눈치가 없던 유페미아에게는, 리코가 자신의 제안을 명령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을 읽어 낼 능력이 없다. 명령이 아니라 질문이라고 이야기 했으니, 명령이 아니라 질문이라고, 그렇게 곰곰히 생각하고 결정했을 거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유페미아는 화색이 만연한 얼굴로 리코를 번쩍 들쳐들고는 외친다.
"잘 생각했네, 리코 군! 어서 집으로 갑세!"
"아니, 그렇군, 깜박 잊었구만. 당연히 미호 소장의 허락이 필요하겠지."
링크를 맺으려면 미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말에 잠시 이성의 끈이 돌아와 리코를 내려주고 고민하다가,
"리코 군, 하지만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일보다 중요한 일이 뭐가 있겠나?"
그렇다. 리코가 다시 학대당하는 것을 막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 마음을 정하면 그대로 돌진하는 성격의 유페미아로서는, 리코가 학대당하는 것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리코와 링크를 맺는 것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린 이상, 자신의 논리에 잘못된 점을 알아 챌 수 있을 리가 없다. 자신이 원하던 데미휴먼은 어린 아이가 아닌 힘 센 성인이었다는 것도 잊고, 자질미달의 인간성 제로의 이니시에이터가 온다면 미호 소장이 쫓아내리라는 당연한 사실도 잊은 채로, 유페미아는 미호 보호소장의 소장실로 리코를 잡아끌면서 달려간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일보단 중요하지 않을테지. 미호 소장도 분명히 이해할 걸세!"
"가세! 링크 맺으러!"
유페미아는 소장실의 문을 쾅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활짝 열고서는, 일을 보고 있던 미호에게 눈을 형형히 빛내며 활짝 웃는채로 선언한다.
"미호 소장, 내 리코 군과 링크를 맺으러 왔네!"
//이걸로 막레하거나 다음 레스로 막레하셔도 좋습니다! 급작스런 전개는 죄송하지만 유페미아의 리코 입양(?)은 준비되지 못한, 충동적인 선택으로 하고 싶었어가지고요.... 전혀 아이를 키울 준비가 안 된 사람이 아이를 데려가 고생하는 좌충우돌 육아생활(?) 전개가 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