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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없다. 지금 막 크토니안화한 싱싱한(...) 개체를 눈 앞에서 잃어버린 유페미아는, 이니시에이터라는 본분을 잊고 연구자 시절로 돌아가 있다.
"거기, 자네! 샘플을 이렇게 훼손하면 어떻게 하나!"
"에에잉, 오래간만의 싱싱한 개체였는데, 망했구만."
하는 수 없다. 변화에 따른 빠른 상황 펀단과 대처는 연구자의 미덕이다. 비록 크토니안은 죽었지만, 그 혈액에는 분명 순수 크토니안이 남아 있을 터였다. 유페미아는 신속히 가방에서 라텍스 장갑을 꺼내 크토니안을 뒤집어 가며 그 크기와 촉수의 수 등을 세고는, 수첩에 그 내용을 기록해 나간다.
도대체 뭘 위한 샘플인지도 모르는데 어쩌라는 말인가. '망했다' 라는 말을 듣고 무슨 수가 있겠냐는듯 손을 저어보인다. 그리고 라텍스 장갑과 그 용도를 보고는 살짝 얼굴을 찡그리다가 곧 바로 표정을 평상시 대로 바꾼다. 저 아줌마도 수첩을 가지고다니네. 이런 길바닥에서 다 찢어진 시체를 뒤적이는데 훼손이고 뭐고가 있는걸까. 하지만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겠다 싶어 자신도 수첩을 들고 그 수첩에 글을 써 나간다.
양보하고 말고를 운운하기 전에 애초에 개 크토니안을 처리한 사람은 에너드, 즉 크토니안 시체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 역시 자신이 아니라 에너드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만족스러울 만큼 데이터를 채집한 유페미아는 자리에서 일어서 에너드가 시체를 가져갈 수 있도록 비켜준다.
그리고는, 비위생적이라 느끼는 에너드의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라텍스 장갑을 벗고는 악수를 청하는 것이다.
"이것도 인연인데 통성명부터 하지. 불스트뢰드. 유페미아 불스트뢰드라고 하네."
취미라는 말에는,
"그렇구만, 그렇구만. 이상해 보일지 몰라도 이건 내 취미일세. 몇 달 전만 해도 직업이었겠지만 말일세."
하지만 몇 달 전에는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데이터를 모으지는 않았다. 대학교 연구실과 계액을 맺은 이니시에이터들이 모아온 데이터를 연구실에서 편하게 분석만 했을 뿐. 즉 이런 더티 잡은 유페미아에게도 사실 처음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한 일인걸요. 미호는 예의 그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걸고 자신이 비서와 같이 데리고 다니는 고용인에게 말한 후 서류에 서명을 남겼다. 보호소의 시설물 개선과 다음 몇 개월을 위한 식량을 사는 일,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특식을 주문하는 것 까지 한 번에 결재를 마친 미호는 '산책이라도 다녀올까요' 하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창문 밖으로 쨍 하고 햇빛이 날아들었고 유리를 깰 만큼 더운 날이었지만 보호소의 내부는 여름철 실내 적정온도인 26'C보다 조금 더 낮은 24'C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덥다는 느낌보다는 조금 서늘한 느낌까지 들었다.
" 아, 이것봐요. 찻잎이 섰어. "
본디 차를 마시기를 즐기는 미호는 이렇게 더운 날에 산책은 무리니 차라도 마시자 라며 비서와 함께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와 차를 내렸고 찻잔 가운데 서서 동동 떠다디는 찻잎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찻잎이 서면 멋진 방문자가 나타난다는데, 사실일까요' 하고 말하며 호록- 하고 차를 마셨다. 아마 지구에 있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차를 가장 잘 내릴 것이라고 자신하는 미호는 사무실의 CCTV로 보호소 내부를 슥 훑어보았다.
다들 잘 지내고 있어서 다행이네요. 미호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야행성인 동물의 인자를 받은 아이들은 깊이 잠들어 있었고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은 여기저기를 쏘다니며 에너지를 발산하고있었다. 오늘도 보호소의 안전을 다시금 확인한 미호는 문이 열리는 소리와 로비의 CCTV를 보고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 이것 봐, 정말 멋진 손님이 도착했어. "
자리에서 다시 일어난 미호는 예의 그 흰색과 분홍색이 예쁘게 조화를 이루는 개량한복을 입곤 로비로 내려가 손을 들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