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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는 잠깐 생각하는듯 했습니다. 그 애가 원할때 언제든지라니, 물론 듣기는 좋았지만 리스님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자신이야 어떻게 되든 왠지 헌신만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애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조금은 단호한 말투로 얘기했습니다.
"부탁한다고 하더라도, 저랑 리스님이 시간이 맞을 때, 그때 보여주세요."
물론 리스님이 말한 게 그 애의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 말한 것이라고 해도, 그 애는 정확한 게 좋았습니다. 그 애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쏟아지는 별빛과 반딧불이들을 뒤로한 채, 재채기하는 리스님을 바라보았습니다. 느닷없이 따뜻한 표정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걱정스러워하는 눈빛이 어색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아기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는 어린애처럼,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갈팡질팡하며 말했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 손을 잡으세요. ...다른 이들보다 체온이 높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추운 곳에서 반팔 한 장, 반바지 하나라도 괜찮은 것이었습니다. 그 애는 한쪽 손을 조심스럽게 리스님에게 내밀면서도, 리스님의 빨개진 얼굴이나 손을 보며 안심하라는 듯 말했습니다. 그 애는 리스님의 반쯤 덮인 목도리와 모자를 다른 쪽 손으로 조심스러운 손길로 단정하게 정리해주려고 했습니다.
멍한 두 눈동자를 느릿하게 깜빡깜빡이며 소아 님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갸웃, 하다가 이어지는 소아 님의 단호한 목소리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몇 박자나 늦게서야 천천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저도 아사 님께 핸드 니팅 수업 씨를 듣고 있어서... 그럼 수업 씨가 없을 때, 소아 님께서도 괜찮으실 때, 그 때 꼭 보여드릴게요!"
두 손까지 작게 꼬옥, 주먹 쥐어가며. 반드시 그러겠노라, 하고 다짐하는 듯한 강한 의지가 초롱초롱한 눈동자에 빛으로써 반짝였다. 물론 그것도 이내 느껴지는 추위에 재채기를 하며, 몸을 작게 떠는 것으로 변했지만.
하지만 소아 님께서 갈팡질팡하시는 모습을 보이시자, 괜히 제가 더 죄송스러운 마음에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 어쩌지요...? 제가 괜히...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곧 소아 님께서 자신에게 한쪽 손을 내미시자 멍한 눈동자를 깜빡이며 소아 님과 소아 님의 손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큰 결심을 한 듯이 두 손을 뻗어 소아 님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아보았다. 확실히 다른 이들보다도 더 높은 체온이 느껴지자, 그 따뜻함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배시시, 새어나왔다.
"...정말로 따뜻해요, 소아 님. ...정말 영광이예요. 기뻐요...!"
그러다 소아 님께서 자신의 목도리와 모자를 정리해주시자, 한 박자 늦게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그것도 잠시, 이내 곧 다시금 희미한 미소를 지었지만.
"...감사해요, 소아 님. ...어쩐지 아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서... 왠지 조금 부끄럽지만..."
어렸을 적엔 전혀 받지 못 했던 챙김이었지만. 그렇기에 조금은 어색하게, 희미하게 웃다가, 자신은 소아 님께 단정히 정리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약간 시무룩해져 버렸다.
/ 와아아! 고양이과 좋아요! 기대되네요! XD 그리고...ㅋㅋㅋㅋ 귀여우니까 소아에게 잡혀줄게요! :D(야광봉 주기) 그리고 소아주, 정말로 죄송한데 제가 지금 갑자기 또 일을 도와드려야 해서...ㅠㅠㅠ 답레가 아마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정말로 죄송해요, 소아주...8ㅁ8
그 애는 어린애답지 않은 단호한 말투를 애써 지우지 않으며 말했습니다. 왠지 어른을 훈계하는 어린애인 것 같은 모습이어서, 누군가 이 장면을 보게 되면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애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좋다는 의미를 표시했습니다.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싶던 걱정과는 달리, 리스님은 큰 결단을 내린 듯 그 애의 손을 잡아 왔습니다. 그 애는 마음속에서 조심스럽게 피어올랐던 `손을 잡아 주지 않으면 어쩌나`, 싶었던 작은 걱정을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그 애는 할 수 있다면, 손뿐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도 체온을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도가 지나친 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 애는 이 정도로 만족을 한 채로 안심하라는 듯 웃어 보였습니다.
"...아기...?"
그 애는 곰곰이 생각하는 듯싶었습니다. 그리곤 그 애는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수그려버렸습니다. 어른을 이런 식으로 취급하면 안 되는 거라는 걸, 그 애는 처음 알아버린 듯싶었습니다. 물론 그 애는 좋은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 했지만 말입니다. 그 애는 리스님의 목도리와 모자를 정리하던 손을 황급히 내렸습니다. 그 애는 리스님의 손을 잡고 있던 손만 꼬옥 쥐고 있다가, 시무룩해져 버린 리스님에 당황한 것 같았습니다.
그 애가 그 애의 모습을 황급히 둘러보고 있어 보아도, 보이는 것은 헐렁한 흰 티 한 장과 반바지뿐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바람을 아무리 맞고 있어도 좀처럼 빨갛게 변한다거나, 동상 따윈 걸리지도 않은 강철 피부도, 도움은 필요 없을 것 같았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휘몰아치는 겨울바람에 잔뜩 헝클어진 머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머리는 그 애 자신으로서는 볼 수가 없으므로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추... 우면, 내려 갈까요...?"
그 애는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애써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을 입 밖으로 내었습니다. 아름다운 밤하늘과 지상을 떠다니는 반딧불이도 물론 좋지만, 리스님이 감기에 걸리는 것은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만약 감기에 걸려버리면, 그 애의 책임도 조금은 있을 것 같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