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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를 터벅터벅 가로지르면서 나아가는 도중 소아의 눈에는 정말 교묘하게 얼음을 깨고 물에 살짝 잠기게 만든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을 꺼내서 열어보자 보이는 것은 현무를 본따서 만든, 정말로 오래된 조각상의 모습이었다. 상자 안에는 가온이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문구가 남아있었다.
-미리내의 보물. 현무상. 은호님이 이 땅에 발을 들였을 당시, 이 부근을 지키고 있던 현무의 모습을 본따서 만든 조각상입니다. 은호님이 직접 만드신 조각상으로 라온하제에 단 하나밖에 없는 조각상입니다. 겨울의 기운을 유지하고 지켜주는 현무의 기운이 이 조각상에 녹아있다고 합니다.
상자를 열자 현무를 본떠서 만든 오래된 조각상이 나타났습니다. 그 애는 조금 놀란 눈치였습니다. 겨울의 기운을 유지하고 지켜주는 이 조각상은 정말로 보물 중의 보물일 텐데 말입니다. 그 애는 한 손엔 참치의 꼬리를, 남은 한 손엔 현무 조각상을 담은 상자를 들고 쫄래쫄래, 호숫가에서 나왔습니다.
그 애는 잠깐 쉴 요량으로 편평한 그루터기에 걸터앉았습니다. 그리고 참치와 상자를 몇 번 보다가 눈 속에 파묻혀 있는 클로버를 발견했습니다. 그 애는 세 잎 클로버가 가득한 그곳에서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 애는 네 잎 클로버를 찾았습니다. 네 잎 클로버는 그 애로선 처음 보는 귀중한 식물이었습니다. 그 애는 네 잎 클로버를 조심스럽게 따서 현무 조각상이 든 상자를 열어 그 안에 소중히 꼭꼭 숨겨 두었습니다.
이제 그 애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애의 작은 발이 바삐 움직이면 저 멀리 저물어가는 겨울 햇살이 느릿하게 인사했습니다. 그 애는 저물어가며 푸른 빛이 어둡게 흩어지는 것을 아스라이 바라보았습니다.
그 애가 바삐 움직인 곳은 여전히 그 애가 가장 좋아하는 별빛이 가득 차오를 산등성이였습니다. 그 애는 눈 위로 상자를 놓고, 눈 아래로 참치를 파묻어 놓았습니다. 차갑고 부드러운 눈이 그 애의 작은 손가락에 쉼 없이 바스러지면 그 애는 그곳에서 무언가 발견한 것 같았습니다.
소아는 참치를 파묻는 도중 안에 무언가가 파묻힌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눈 속에 파묻힌 작은 눈사람의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눈이 많이 내려 그곳에 만들어졌던 눈사람이 파묻혀버린 모양이었다. 눈사람은 정말로 뽀얀 하얀빛으로 빛을 내며 소아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다시 비나리 지역에 가보려고 했는데... 집 안에서 창문가 너머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새까만 밤하늘에 가득히 빛나고 있는 별들. 그 빛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천천히 밖으로 걸어나왔다. 그리고 어둠 속에 파묻히며, 한 시야로 밤의 벚꽃나무들을 둘러보았다. ...뭔가 낯선 형체가 나무들 사이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리스가 밤의 벚꽃나무를 둘러보는 도중, 나무 사이에 뭔가가 걸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보이는 것은 벚꽃나무 위에 앉아있는 참새의 모습이었다. 참새는 짹짹거리면서 리스를 바라보면서 울음소리를 내었고 파닥파닥 날개를 펼쳐서 앵화영장 부근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앵화영장 부근에 뭔가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아사는 아라의 명소인 에메랄드 빛 바닷가를 가만히 탐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파도가 너무 강해서 어떻게 안쪽까지 탐사를 하는 것은 힘든 상황이었다. 앞으로 나아가려고 해도 나아갈 수 없이 그저 거센 파도를 봐야만 하는 실정이었다. 그저 저 멀리서 수영을 하고 있는 돌고래 수인의 모습만이 보일 뿐이었다.
참새 씨를 뒤쫓아 걸어가보니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앵화영장. 밤하늘 아래에 펼쳐진 앵화영장은 분홍빛의 벚꽃잎들로 가득 차있었고, 별빛과 달빛에 비춰지는 분홍색들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분홍색..."
털썩, 다리 힘이 풀린 듯이 앵화영장의 난간 위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멍한 눈빛의 시선은 계속해서 분홍색으로 가득찬 앵화영장 속에 두면서.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분홍색 쪽으로 손을 뻗는 순간...
"아."
몸이 앞으로 기울어졌고, 그대로 비명 하나 내지 못한 채 그대로 앵화영장 속으로 소리 없이 빠져버렸다. 분홍색 벚꽃잎들 속으로, 깊게, 천천히, 낮게 가라앉으면서. ...그리운 느낌. 눈 앞에 가득 찬 분홍색들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을 감고 몸에 힘을 풀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대로 바닥에 닿을 때까지. 분홍색 사이에 섞여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