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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리스주가 아닌 리스주..!! 번거로우니 그냥 리스주라고 부릅시다..!! (끄덕) 그리고..저는 일상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소아하고도 만나보고 싶고요! 느린 것은 괜찮습니다..!! 일단... 만나고 싶은 캐릭터가 혹시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로는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는 가온이를 추천합니다. 가벼운 첫만남 정도는 가능할테니까요!
생각보다 많은 신들이 찾아온 것 같았기에 도시락을 많이 싸온 것이 참으로 보람찬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적게 준비했다가 주지 못하기라도 하면 그것만큼 낭패가 어디에 있을까. 고기를 못 먹는 이들을 위해서 과일이나 채소만 가득한 도시락도 싸두었고, 고기가 가득 들어있는 육식용 도시락도 싸두었고 균형을 맞춘 균형 도시락도 싸두었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참으로 다양하게 준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어 절로 뿌듯했다.
아무튼 찾아오는 신들마다, 도시락이 필요한 신들마다 물과 함께 이렇게 도시락을 나눠주니 참으로 일을 해야 할 것이 보통 많은 것이 아니었다. 이것을 다 나눠줘야 나도 겨우 겨우 벚꽃을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며 조용히 고개를 올려 저편에 펼쳐진 벚꽃나무를 바라보았다. 분홍색 꽃잎은 에쁘게, 아름답게 떨어져서 춤을 추고 있었다.
찬찬한 생명력이 움트는 봄의 기운이 가득한 다솜, 그리고 다솜에서도 가장 눈부시게 피어 있는 벚꽃놀이가 열리는 이 장소에 그 애도 있었습니다. 그 애는 높게 솟아 있는 푸르른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선 신기한 듯 이리저리 근처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다른 이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습니다. 그 애는 청명한 하늘 속에서 하늘하늘 떨어지는 벚꽃 비를 뚫어지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애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큰 목소리에 깜짝 놀라 겁을 먹고 커다란 벚나무 뒤로 몸을 숨겼더랍니다.
그 애는 조심스럽게 벚나무 뒤에서 하얀빛의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 애는 도시락이라는 말에 아무것도 신지 않은 맨발로 머뭇거리면서도 소리 없이 가온님께 다가갔습니다. 다른 이들이 많이 없는 틈에 인사라도 해두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습니다. 그 애는 천천히 벚꽃놀이용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는 가온님께 주춤거리며 다가갔습니다. 파아란 하늘에선 분홍빛과 하얀빛이 어우러진 벚꽃잎이 비가 되어 바람을 타고 살랑살랑 떨어지고, 그 애는 바람처럼 소리 없이 조용하게 사뿐사뿐 걸었습니다.
"...안, 녕하세요...?"
그 애는 단정하게 하나로 높게 올려 묶어 길게 내려온 머리카락을 부끄러운 듯 매만졌습니다. 그 애의 앵두 같은 작은 입술이 한 차례 오물거리며 가온님께 인사를 건네었습니다. 그 애는 이 상황이 되어서도 금방이라도 도망이라도 가려는 듯 가느다란 다리를 비비 꼬고 있었습니다.
도시락을 열심히 나눠주는 와중에 누군가의 모습이 보여 나는 목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언제 온 것인진 모르겠지만 전에도 본 적이 있는 신이었다. 이름이 소아라고 했던가. 그때 누리님이 너무 힘들어하길래 눈을 내리게 해서 몸을 식혀줬던 그 신이 아니던가. 일단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 나에게 인사를 한 모양이었다.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면서, 정확히는 힘 있게 끄덕이면서 나는 그 신에게 덩달아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당신도 오셨습니까? 몸은 좀 괜찮습니까? 그때는 더위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같았는데 이 정도는 괜찮습니까?"
만약 힘들다고 한다면 아주 작게나마 나 역시 눈구름을 만들어서 이 신의 머리 위로만 눈이 내리게 할 수는 있었다. 기상 전체를 바꿀 순 없고 그냥 작게나마 주는 선물 같은 느낌이었다. 아무튼 나를 바라보면서 다리를 꼬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로 왔으니 벚꽃놀이를 참가한다는 뜻이겠지! 그렇게 확신을 하면서 나는 근처에 있는 도시락통들을 가리키면서 이야기했다.
"벚꽃놀이 오셨습니까? 그럼 도시락 어떻습니까? 먹으면서 보는 것이 좋을 겁니다! 과일과 야채로만 한 것도 있고, 육식용으로 고기만 한 것도 있고 섞어서 만든 것도 있는데 어떤 것이 좋겠습니까?"
//아니요! 늦지 않았습니다! 죄송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편하게 편하게 돌리시면 되는 겁니다! 소아주!
그 애는 갑자기 손을 들어 인사하는 가온님에 깜짝 놀란듯했습니다. 그 애는 금방이라도 도망갈 듯 맨발 한 짝을 뒤로 내빼어 버렸지만 도망가지는 않았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의 인사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오물거렸습니다. 안, 녕, 하, 세, 요, 하고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목소리와 아주 작은 입 모양이 가온님께서 보았을지는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의 걱정에 속삭이듯 대답했습니다.
"네... 이 정도는 괜, 찮아요..."
하지만 그 애는 여차하면 옷을 벗어버릴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그 애는 지금도 나무 그늘 안으로 도망가고 싶어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이 가리키는 도시락통과 가온님을 몇 번 번갈아 보다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습니다.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도시락이라니, 그런 것은 있을 리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그 애는 꿈속이라도 헤메일듯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과일과 채소, 고기로 다채롭게 구성된 도시락통을 작은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그 애의 동그란 얼굴이 가온님을 보았습니다. 마치 달라고 조르는 듯 청명한 하늘색 눈동자가 반짝거렸습니다. 그 애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생각도 못한 말에 살짝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는 의미인 것일까? 이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아이스크림이라니. 아이스크림은 싸오지 않았는데... 미리내에 산다고 했던가? 그래서 차가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알겠는데 이런 오더가 나올 줄이야. 이건 나의 실태였다! 큭! 은호님! 죄송합니다! 제가 미처 모든 것을 계산하지 못했습니다! 애..앵화영장이라도 갔다오면 될까? 거기 아이스크림도 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소아 씨의 동그란 얼굴이 나를 향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섞여있는 도시락을 가리키는 모습이 보였다.
"이, 이거 말입니까?"
이것이 먹고 싶다면서 먹어도 괜찮냐고 묻는 그 물음에 당연히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리고 그 도시락통의 뚜껑을 닫은 후에 나는 물까지 확시하게 챙겨주면서 소아 씨에게 내밀었다.
"그, 그렇게 보지 않아도 얼마든지 줄 생각입니다! 벚꽃놀이를 즐기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만든 도시락이니 당연히 먹어도 됩니다! 물론 한 신 당 한 개 뿐입니다만..! 그리고 아이스크림은...저 편으로 가면 앵화영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다솜의 관리자인 아이온 씨가 관리하는 랜드마크인데... 거기서 아마 팔 겁니다. 벚꽃 아이스크림이라던가."
일단 아이스크림은 지금 당장 나에게 없으니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면 그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소개를 했다. 아마 팔겠지? 아마도..? 엄청 많이 파는 것 같았으니까.
//앵화영장은 다솜의 관리자인 아사가 만든 시설로서... 벚꽃잎으로 가득찬 풀장이라던가..그런 것이 상당히 유명하답니다! 일단 랜드마크 같은 느낌이에요! 테마시설? 아무튼..먹을 것도 팔고, 벚꽃 수영도 즐길 수 있고 그렇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있으면 좋겠지만 작은 희망도 꺼뜨려 버릴 듯 가온님의 당황스러운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그 애의 파란 눈동자에 실망감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그 애가 푸르른 눈동자를 반쯤 깔아 내리자 왠지 보송보송한 털이 나 있는 털과 꼬리도 같이 추욱 쳐지는 것 같은 환각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애는 금방 기운이 차렸습니다. 어차피 모든 이들의 식성을 하나하나 파악하고 준비하는 것은 힘들 것이었습니다.
그 애는 도시락통과 물까지 챙겨준 가온님께 꾸벅, 감사 인사를 전하곤 작은 손으로 도시락통과 물을 힘겹게 잡아 품에 안았습니다. 아슬아슬하게도 품에 안긴 도시락통과 물이 떨어지지 않게 꽈악 붙잡아 두고 그 애는 가온님의 말을 들었습니다. 앵화영장? 그 애의 하늘하늘한 머리카락이 기울어졌습니다. 그 애의 고개가 기울어지자 따라 기울어진 탓이었습니다. 벚꽃 아이스크림이라는 가온님의 말에 그 애의 하얀 얼굴도 벚꽃잎처럼 분홍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감, 사 합니다...!"
그 애는 좋은 정보를 얻은 것에 감사하며 맨발을 사뿐 사뿐히 움직였습니다. 아까 보았던 그늘이 커다란 큰 벚나무 밑에 자리를 잡을 참이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겨울 속에서 살았던 그 애가 간과한 게 있다면, 아무렇지 않게 솟아 있는 나무와 잔디들 사이에 사는 그 애가 보지 못한 무수한 생명이 가득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애는 얌전히 나무 그늘에 앉아 있다가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각시 메뚜기, 검은색과 노란색의 옷을 입고 있는 벌들, 하얀색, 노란색 나비를 넋을 놓고 보고 있었습니다.
"...!"
그 애는 메뚜기 한 마리가 몸에 뛰어오르자 펄쩍 뛰어 벚나무 위로 순식간에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나무 위도 그리 안전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온몸이 새까만 개미떼들이 그 애의 헐렁한 하얀 옷 위를 점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애는 허둥지둥거리며 펄쩍펄쩍 뛰다가 어쩔 줄 모르며 다시 잔디 위로 내려와 가온님의 얼굴로 쏜살같이 올라와 매달렸습니다. 여기서 아는 이가 가온님 뿐이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이 앞도 보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애의 행동은 퍽 불쌍해 보였습니다. 그 애의 작고 가느다란 하얀 몸이 오들오들 떨고 있었습니다.
// 식사 맛있게 하고 오세요! XD 앵화영장에 대해 새롭게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D 혹시 괜찮다면 가온님께 무례를... 완결형에 거부감이 있으시다면 다른 이에게 한 것으로 봐주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