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라온하제 공용 게시판 - http://linoit.com/users/ho3fox/canvases/Houen3
딸기 성을 먹은 지 아직 오래되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어느새 벚꽃이 피는 계절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애는 그런 것에 상관없이 항상 추운 겨울의 기운이 가득한 미리내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한동안 게시판에 붙어져 있던 공지에 한참이나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매일같이 몇 번이고, 몇 시간이나 그것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습니다.
형형하게 빛나는 진지한 푸른색의 눈은 [벚꽃놀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동한 것 같았습니다. 그 애는 헐렁한 반팔티를 입은 채 맨발로 게시판 앞을 서성거리다가 다솜까지의 거리를 가늠해 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순식간에 다솜에 도착하겠지만 봄처럼 따스한 다솜에 가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가 본 적은 있었지만, 또다시 더위에 녹아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 애의 보드라운 피부처럼 백색의 헐렁한 반팔, 사실 바지를 입은 것인지 헐렁반 반팔티에 가려진 것인지 알 수 없는 검은색의 반바지에 언제나 그렇듯 맨발인 그 애가 다솜에 나타난 것은 그리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애는 그늘을 찾는 듯, 혹은 다른 이들이 많아 겁이 나서인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의 크고 호탕한 소리에 쏜살처럼 멀리 튀어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참이었습니다. 우물쭈물 거리던 그 애는 다른 이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 애의 작은 귀 끝이 그 애의 웅얼거리는 작은 입술처럼 빨개졌습니다.
"이잇ㅡ츄!"
그 애는 다솜의 푸르르고 청명한 하늘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애가 보고 있던 파아란 하늘에서 하늘하늘 떨어지는 벚꽃잎 한 장이 그 애의 앙증맞은 콧잔등 위로 떨어졌습니다. 그 애의 새침하게 꼭 닫은 입술 사이로 귀여운 재채기 소리가 작게 들리면 그 애는 금방이라도 수확해도 괜찮을 만한 빨간 토마토 같은 얼굴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애는 조막만 한 손으로 얼굴을 퍽 칠 것처럼 감싸 가리고서 작은 맨발로 벚꽃놀이가 시작되는 곳으로 총총걸음을 걸었습니다.
그런고로 두 분 다 벚꽃놀이 레스를 쓰셨으니 지금부터 신나게 벚꽃놀이를 즐기면 됩니다!! 두 분이 한번 같이 돌려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리스주는 이전부터 일상을 돌리고 싶어하셨고 소아주는 소아주 나름대로 일상을 돌리고 싶어하셨으니..! 전부터 두 분이 만나고 싶어하기도 했고요!
물론 저도 일상은 환영합니다! 저와 돌리고 싶다면 상관은 없습니다! 그리고...지우지 마요!! (네임펜으로 진하게 적기) 사실 이전에 두 분이 잡담 나누실 때 두 분이 워낙 만나고 싶어하시길래 권해본 것 뿐이랍니다! 마침 두 분이 동시 접속이기도 하고 말이에요! ...음..그런고로 한번 일상 구해볼까요? 돌려볼 사람..?
>>452 네임펜은 지우개로 지우면 아주 잘 지워지죠. :)(쓱싹쓱싹)(당당) 그리고 저는 모두와 친해지고 싶으니까요.ㅋㅋㅋㅋ 그리고 일상...사실 마음 같아선 멀티라도 돌리고 싶은데 지금 공부도 하고 있어서 그건 무리일 것 같네요...8ㅅ8 일단 저는 소아주의 대답을 기다려보겠습니다! :)
>>453 ㅋㅋㅋㅋ그건 장난이 아니라 사실이예요, 소아주!(속닥속닥) 그리고 리스보다 소아가 훨씬 더 귀여운 걸요! 리스의 이벤트 레스에는 그냥 론과의 인사가 전부였는데 소아는 귀여운 모습이 가득하니까요! XD
...왠지 떨리는 기분이예요. 언제나 혼자서, 혹은 론이랑 단 둘이 하곤 했던 벚꽃놀이. 사실 다솜의 벚꽃나무 숲 속 깊은 곳에서 살고 있던 자신이었기에 매일매일 벚꽃놀이를 하고 있던 것이나 다름 없었지만, 그럼에도 오늘은 달랐다. 그야... 오늘은 다른 '신' 님들께서도 모두 다 오신 벚꽃놀이였으니까.
여러 '신' 님들로 북적이는 벚꽃나무 숲 속. 조금은 이질적인 느낌에 어색하게 서있다가 문득 불어오는 바람에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새파란 하늘에 흩날리는 분홍색의 벚꽃잎들. 따스한 연분홍색 꽃잎들의 모습에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아, 그러고보니..."
...'신' 님들께서 이렇게나 많이 계신데, 뭐라도 좀 가지고 나와서 대접해드릴 걸 그랬나봐요. 과일 씨라도... 끄응, 스스로의 바보 같음에 다시금 집에 돌아가봐야 할지, 어떨지, 고민하며 약간 우물쭈물하고 있자, 문득 맛있는 냄새가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보이는... 도시락을 드시고 계신 백호 님의 모습?
"...안녕하세요, 백호 님."
천천히 그 쪽으로 다가가서는, 두 손을 공손히 앞으로 모으고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를 올렸다.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으면서,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먹을 때 부르는 냠냠냠을 외치면서 나는 가온이가 나눠준 도시락을 까먹고 있었다. 도시락에는 딸기가 가득 들어있는 샌드위치와 튀김 요리, 그리고 고기, 과일 등등이 들어있었다. 무엇이든지 내 입에는 아주 맛있는 음식들이었다. 일단 꽃구경도 배를 채운 다음에 하는 것이기에 나는 우선 도시락부터 먹기로 하면서 그렇게 냠냠 먹는 중이었다.
근처에 벚꽃잎이 날아오면 가볍게 젓가락을 이용해서 역으로 날려버리면서 나만의 즐거운 런치타임을 즐기는 중이었다.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 절로 귀가 쫑긋 세워졌다. 고개를 올려 바라보니 그곳에 보이는 것은 귀엽고 귀여운 홍학이 서 있었다. 물론 신이지만 말이야. 나를 향해서 헤실헤실 웃으면서 인사를 하는 리스를 바라보면서 나는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안녕! 리스! 너도 왔구나! 아하하! 하긴 넌 다솜에 사니까 당연히 이곳에 있을까? 그리고 나도 벚꽃을 구경하러 왔지! 하지만 그 전에 먹을 것부터! 가온이가 이렇게 맛있는 도시락을 줬는데 안 먹긴 애매하잖아?"
보란듯이 도시락 내용품을 보여준 후에 나는 다시 그것을 내 쪽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방울토마토를 입에 쏙 집어넣고 천천히 씹으면서 나는 리스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아. 여기에 살아? 그건 몰랐네! 그럼 시끄럽고 그런 거 아니야? 가온이에게 말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자고 할까?"
위치 정도는 건의하면 바꿀 수도 있다. 남의 집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면 그것만큼 민폐인 것도 없을테니까. 은호님과 누리님도 그 정도는 양해해주지 않을까? 일단 리스가 시끄럽다고 생각하면 바로 자리를 옮길 생각으로 그렇게 이야기했다. 리스가 뭐라고 답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눈치를 보면서 이야기하면... 그것은 일단 우리를 배려해서 참는 것이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미소를 짓다 보니 리스가 도시락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 보였다. 아우. 귀여워. 이 홍학은 뭘 믿고 이렇게 귀여운지 몰라.
"그야 받을 수 있지! 가온이에게 가봐! 그럼 줄걸?"
나도 가온이에게 받았고, 다른 신들도 가온이에게 받았는데 리스라고 받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손을 들어 가온이가 저 편에서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는 모습을 가리키면서 나는 가볍게 반대편 손으로 리스의 어깨를 토닥토닥 가볍게 치려고 했다.
"먹고 싶으면 받아와! 나는 안 나눠줄거야! 가온이가 요리 잘하는 것은 너도 알지? 이거 되게 맛있어!"
어서어서! 그렇게 재촉을 하면서 나는 리스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소를 싱긋 지으면서 두 어깨를 으쓱하며 이야기했다.
"앗, 아, 아니예요, 백호 님! 신경 써주시는 것은 정말로 감사하지만, 저는 정말로 괜찮아요! ...저의 집 씨는 어차피 깊은 숲 속에 있어서... 나무 씨들께서 감사하게도 큰 소리를 어느 정도 다 막아주시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괜찮습니다. ...'신' 님들께서 '행복'해 하신다면, 저는 오히려 기뻐요."
백호 님의 말씀에 깜짝 놀라 드물게 곧바로 대답이 튀어나왔다. 두 손과 고개를 황급히 도리도리 저어가며. 그러다 결국에는 희미하게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였고, 그 얼굴에서는 거짓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이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도시락. 자신도 받을 수 있다는 백호 님의 말씀에, 자신의 어깨를 토닥토닥해주시는 백호 님의 손길에, 멍했던 표정이 몇 박자 늦게 깜짝 놀란 듯이 바뀌었다. 멍했던 두 눈까지 크게 뜨면서.
"...저, 저, 저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저, 정말로요...? 앗, 물론 백호 님께서 그렇다고 하신다면 분명히 그렇겠지만요! ......그런데... 새우... 튀김이요...?"
순간 두 눈동자가 다시 멍하게 돌아와 세차게 흔들렸다. 새우. 새우는 홍학의 원래 먹이지만... 자신에게 있어서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며 왼쪽 눈가를 매만지다가, 백호 님께서 손수 권하신 것이니 차마 거절할 수가 없어 아주 느릿하게,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거짓말 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나는 가만히 리스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눈동자. 거짓말을 하는 아이는 눈동자를 보면 다 알 수 있는 법이다. 정말로 가슴이 철판이 아니고서야 가만히 바라보면 동요해서 흔들리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배시시 웃기만 하고 눈동자에 동요가 없는 것을 보면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아무튼 도시락에 놀라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새우 튀김에 저렇게 놀라는 이유는 뭘까? 완전 흔들리고 있는 것 같은데? 가만히 리스를 바라보다가, 입을 벌리는 그 입에 방울토마토 하나를 쏘옥 집어넣어줬다. 그리고 웃으면서 리스의 어깨를 다시 가볍게 토닥이면서 이야기했다.
"누가 봐도 억지로 먹으려고 하는 거잖아! 방금 전에 눈동자가 흔들린 거 알아? 새우 싫어하면 싫어한다고 하면 되지. 왜 그렇게 억지로 먹으려고 해? 싫은 것은 싫다고 해야 하는 거야! 억지로 먹으면 몸에 병 나! 병!"
다만 홍학은 새우를 원래 먹지 않던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도시락의 내용물을 다시 보여주면서 리스에게 확실하게 물어보았다.
"이 메뉴 중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있어? 괜히 받아와도 못 먹어서 버리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 리스는 먹기 싫어도 억지로 다 냠냠하면서 먹을 것 같단 말이야."
식재료는 낭비하면 안되는 법이다! 확실하게 아낄 필요가 있는 법! 그렇기에 나는 우선 리스가 무엇을 먹을 수 있고 무엇을 먹지 못하는지를 구분하기 위해서 리스의 답을 기다렸다.
"...네, 거짓말 씨가 아니랍니다, 백호 님. ...'신' 님 앞에서 거짓을 고할 수는 없는 걸요."
사실이었다. 백호 님은, 아니, 이 라온하제에 계신 모든 분들은 전부 다 '신' 님. 그런 분들 앞에서 한낱 미물일 뿐인 자신이 어떻게 감히 거짓을 얘기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자신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는 백호 님의 눈동자에도 잠시 시선이 맞춰진 것에 대해서 약간 놀랐을 뿐, 흔들림은 없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새우 튀김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약간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자신이 작게 벌린 입 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방울토마토였지만. 예상치 못하게 방울 토마토가 들어오자 깜짝 놀란 듯, 두 눈이 크게 뜨여졌고, 이어지는 백호 님의 말씀에 자신도 모르게 황급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곧바로 대답했다.
방울토마토를 입에 물고 놀라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웅얼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너무 귀여워서 순간적으로 끌어안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갑자기 끌어안으면 너무 놀라겠지? 그런 생각이 들어 나는 그 충동을 쭈욱 가라앉혔다. 먹고 싶은 것을 참는 것은 힘들지만 끌어안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다.
아무튼 리스는 새우를 조금 어색하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홍학이 어째서? 그런 궁금증이 들었지만... 그래도 굳이 묻지 않는 것이 좋을까? 신이 되면서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 일단 나는 새우 튀김을 맛있게 냠냠 먹으면서 리스가 골라주는 것을 일일히 바라보았다. 대체로 육식을 제외하면 다 먹을 수 있다는 것일까?
"리스는 육식을 못하는구나. 홍학은 원래 육식이 가능할텐데. 하긴, 여기에 와서 식성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까. 그.보.다."
리스가 말한 것 중에 놓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니까...도시락을...?
"정말로 나에게 주게!?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리스야!! 너 왜 이렇게 착하니! 끌어안아도 돼?"
초롱거리는 두 눈으로 나는 리스를 활짝 웃으면서 바라보았다. 꼬리가 격하게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은 절대로 기분 탓도, 착각도 아닐 것이다.
백호 님께서는 천천히 씹은 후에 말하라고 하셨지만, 그럴수는 없었다. 일단 이 오해를 푸는 것이 우선이었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방울토마토를 오물오물 씹어 삼킨 후에 백호 님의 질문에 천천히 대답을 드리자, 백호 님께서는 새우 튀김을 먹으면서 자신의 대답을 들어주셨다.
"......네, 원래는 가능했는데... 그게... 식성이 조금 바뀌어서요..."
굳이 그 이유까지는 말씀드리지 못한 채, 살짝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래, 식성은... 먹고 살아가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잠시 생각에 잠기다 백호 님께서 정말로 기쁜 듯한 목소리를 들려주셔서 다시금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려보았다. 그러자 보이는 활짝 웃으시는 백호 님의 모습. 꼬리까지 이리저리 살랑살랑 흔드는 그 모습은 정말로 '행복'해 보이셨기에, 멍했던 자신의 표정도 한 박자 늦게 점차 밝아졌다.
"...네! 백호 님께서 좋아하시는 것 같으셔서... 더 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네, 백호 님께서 원하신다면요."
잠시 우물쭈물하다가 고개를 작게 끄덕이곤, 천천히, 조심스럽게 두 팔을 살짝 벌려보았다. 그러니까... 이것의 이름은...
식성이 바뀌었으면 바뀐 것이지. 왜 고개를 아래로 숙이는 것일까? 그냥 면목이 없어서? 그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굳이 그런 것은 건들지 않기로 했다. 언젠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나에게 이야기 하지 않겠어? 그렇게 생각하며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는 리스를 바라보았다. 지금의 내 기분은 최고조였다.
먹을 것을 나눠준대잖아. 지금 이 앞의 리스는 천사임이 분명해. 날개가..날개가...아..달려있구나! 그렇다면 천사 위 도너츠는..? 없네. 먹어버렸나?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다가 나는 리스가 팔을 살짝 벌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말. 프리 허그 씨. 그 말에 나는 꺄르륵 웃고 말았다. 프리 허그 씨라니. 너무 귀여워!
"좋아! 좋아! 그럼 프리 허그 해줄게!!"
도시락을 잠시 내려놓고 나는 리스를 꼬옥 안아주려고 했다. 만약 안는다면 그대로 품에 들이고 등을 몇 번 토닥여주다가 다시 놓아주겠지. 그렇게 하면서 나는 리스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어 이야기했다.
"그런데 갑자기 왜 프리 허그야? 물론 안아도 되냐고 하긴 했지만... 여기서 프리 허그가 거론될 줄은 몰랐거든."
조금 궁금한 사안이기도 했기에 나는 리스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질문했다. 답을 해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안하면 안하는대로 상관없는거지! 뭘!!
//크으으으..!! 안돼요! 절대로 못 지워요! 다 예쁘다! 다 귀엽다! 다 매력적이다!! (확성기)
백호 님의 물음에 지금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고개를 아래로 숙인 채 작게 끄덕이는 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거짓말은 아니었으니까. 거짓은 아니었으니까.
아무튼 기분이 매우 좋아보이시는 백호 님의 모습을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그래, '신' 님께서 '행복'하신다면... 분명 자신 역시 '행복'할테니까. 그렇기에 백호 님의 말을 따라 두 팔을 살짝 벌리자, 백호 님께서는 웃으면서 자신을 꼬옥 안아주었다. 누군가의 품에 안기며 토닥임까지 받는 그 감각은 마음 한 구석이 욱씬거리고 역시 어색하고 낯설기 그지 없는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조금은 기뻤기에 자신도 모르게 백호 님을 마찬가지로 두 팔로 꼬옥 안았다. 자신을 안아주는 그 품에 안기며.
그러다가 이내 천천히 백호 님과 함께 서로 포옹을 풀자 백호 님께서 질문 하나를 물어오셨고, 그에 한 박자 늦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예전에 인간계에서 인간 씨들이 종종 하시는 걸 봤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봉사활동 단체 씨의 첫 번째 활동으로 프리허그 씨를 해보려고 생각 중이었답니다. ...물론 지금은 봉사활동 단체 씨의 활동은 아니지만요."
지금은 봉사활동 딘체 속의 '리스'가 아니라, 그냥 '리스'. 그 모습으로 희미하게 배시시 웃으며 백호 님께 대답했다.
/ 소용 없습니다. 확성기는 제 전문이거든요.(끄덕) 그리고 리스는 거기서 빠집니다!(지워버리기)
전에 가온이가 여기저기에 돌아다니면서 이야기했던 그걸 말하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그런 것이 하나 생긴다고 듣긴 했는데 리스가 거기 들어가있었나? 고개를 갸웃하면서 나는 리스를 바라보았다. 프리 허그. 그거 좋긴 한데... 조금 잘못 걸리면 말이지. 하지만 리스는 그것도 받아들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시 바라보다가 나는 리스에게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하는 것은 좋은데 말이야. 봉사라고 해도 무조건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기억해. 리스. 봉사도 자신이 여유가 되고 자신이 할 수 있으니까 하는 거야. 자신의 몸을 해치면서, 자신의 기분을 참으면서까지 해서는 안된다. 그건 봉사가 아니라 너 자신에 대한 학대고, 그것은 은호님도 그렇고 누리님도 그렇고 나도 마음이 아플거야."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하려고 하면서 나는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먹었다. 딸기의 과즙이 터지니 이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다. 아. 딸기. 정말 먹고 싶었는데..너무 맛있어!! 저롤 꼬리가 살랑살랑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렸다.
"아. 맞아. 맞아. 가온이에게 도시락 부탁할 때... 육류는 다 빼달라고 얘기해봐. 그러면 빼줄지도 모르니 말이야. 물론 나에게 나눠주는 것도 좋지만...그래도 과일 도시락이라던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역시 내가 먹는 것도 좋지만 난 리스가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보고 싶어."
"...앗, 백호 님께서도 이미 알고 계셨나요? 가온 님께서 정말로 홍보해 주셨군요. 감사해라... 네, 사실은 제가 이번에 새로 '신' 님들을 위한 봉사활동 단체 씨를 만들어 봤거든요!"
사실 단체 씨라고 하기엔 저밖에 없고, 단체명 씨도 없지만요... 살짝 어색한 미소를 희미하게 지으며 슬쩍 시선을 피했다. 꼼지락꼼지락, 손가락들이 괜히 작게 움직이다가 이어지는 백호 님의 진지한 말씀에 잠시 멈칫, 했다.
"......"
자신이 여유가 되고, 자신이 할 수 있으니까 하는 것. ......자신의 몸을 해치면서, 자신의 기분을 참으면서까지는 하면 안 되는 것. ...하지만... 저는... 무언가를 생각한 듯한 입술이 작게 열었다, 닫혔다, 뻐끔뻐끔거리기를 반복했지만, 이내 결국 닫혀버렸다. 그 대신 고개를 작게 끄덕일 뿐. ...이런 저에게도 마음 아파해주신다니, 역시 '신' 님들께서는 작은 존재들도 굽어살펴주시는 존재들이세요.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백호 님."
그렇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그렇게 허리를 꾸벅, 숙이며 감사 인사를 올리는 것 뿐. 그러다가 이어서 들려오는 백호 님의 당부에, 한 박자 늦게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고개를 갸웃하곤 대답했다.
"...하지만 저는 백호 님께서 '행복'하신 모습을 본다면 충분히 '행복'한 걸요...? ...음... 그래도 백호 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신다면... 가온 님께 부탁드릴 때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신경 써주셔서 정말로 감사해요, 백호 님."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으며 다시금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 폈다. ...물론 과일 도시락이 있다고 하더라도 백호 님께도 나눠드릴 생각이었지만.
너무 열정이 넘치는 열혈적인 애기 때문에 너무 과도하게 할 때가 많아서 은호님이 한숨을 내쉴 때도 있다는 것은 이미 알 신들은 다 알지 않을까? 비나리 광장에 있는 얼음동상만 해도 말이지. 정말 그건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절로 고개를 도리도리 내젓지만 만든 것 자체는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나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튼 내가 한 말에 대해서 리스는 뭔가를 말을 하려다가 만 것 같았다. 그런 리스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가락을 올려 콧등을 콕 찍으려고 하면서 나는 장난스럽게 키득거렸다. 그리고 리스를 바라보면서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방금 무슨 생각 했는진 모르겠는데 이 언니가 자신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면 그래야 하는 거야. 알겠지? 봉사도 자신이 멀쩡해야 하는 거지. 자신도 힘들고 지치는데 하면 진짜로 안돼. 알았어? 그리고...그렇게 따지면 나도 리스가 행복한 모습을 봐야 행복한걸."
다시 손 한쪽을 들어 내 턱을 괴면서 리스를 귀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정말로 장난스럽게 키득거리면서 리스에게 이야기했다.
"간 후에 또 여기로 올거면 가온이에게 물도 좀 부탁해줘. 역시 도시락은 물을 먹으면서 마셔야 목이 막히지 않는 법이잖아? 안 그래?"
물론 내 몫의 물이 있긴 하지만, 물을 좀 더 확보해둔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생각을 마치면서 나는 내 콧잔등 위로 떨어지는 벚꽃잎을 후우 불어서 저 멀리 날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