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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지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 가장 까다로운 대답이다. 말 그대로 무관심에 가까운 말이 아니던가. 그런 이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제일 힘든 법이다. 아니, 그보다 저 신은 대체 얼마나 술을 마신 것일까. 얼굴이 빨간데 말이지. 한참전부터 계속 마시고 있는 것이 아닐까...그런 생각이 들어 조금 걱정이 되었다.
신통술을 써서 숙취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면서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이야기했다.
"너무 많이 마시지 말지어다. 몸에 안 좋으니라. 무엇이든 적당히가 좋은 법이니라. 아무리 술이 좋다고 해도 정도라는 것이 있지 않겠느냐. 그리고 즐겁냐고 물으면..즐거우니라. 내가 다스리는 땅에서 신들이 즐겁게 보내는데 어떻게 즐겁지 않겠느냐."
고위신, 그것도 지배자인 신에게 있어서 최고의 영광은 자신의 땅에서 살아가는 신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닐까.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그것만큼 큰 행복이 또 어디에 있을까. 즐거운 내일을 만들어가니 말이야. 그 물음을 던진 신에게 나는 피식 미소를 보이면서 여유로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너무 술을 마시지 마라고 했는데 바로 술을 보는 것은 또 무엇이란 말이더냐. 나도 모르게 기가 차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 신은 술을 좋아하는 것이더냐? 물론 술을 좋아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지배자인 신이 너무 마시지 말라고 하면 조금은 자제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물론 꾸벅 숙여서 숭배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렇겠지라고 말하면 조금은 내 말을 따르는 시늉이라도 해야하는 것이 아니더냐.
작게 투덜거리면서 속을 정리하는 도중 나는 이 신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즐겁지 않다라. 내 딸이 들으면 정말로 슬퍼할 발언이었다. 물론 신들이 모두 즐거워하는 것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니던가.
그 와중에 손가락 하나를 펼치고 두 개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제대로 취한 모양이었다. 절로 한숨을 내쉬면서 나는 술을 뺏으려고 하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손가락이 하나인데 무엇이 둘이라고 하는 것이더냐. 취했느니라. 그리고 즐겁지 않다고 한다면 너는 무엇이 줄겁더냐? 그것이 궁금하구나."
일단은 참고 정도는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물어보면서 나는 가만히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지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나는 이 땅의 지배자이니까.
"아무 생각도 못할 정도로 가끔은 마시고 싶어서?" 압수라는 말에 아.. 그건 무린데.. 요즘 양조장 시설을 점검하느라 한 잔도 못 마셨단 말이야. 라고 말하는데. 아마 앵화영장 기념품 중 하나인 벚꽃/버찌주 관련인가 봅니다.
"어 근데 왜 두개야?" "딱히...?" 즐거운 것이 뭐냐는 물음에 깊게 생각해 본 적 없네. 라고 답하면서 핑거푸드를 집어 입에 밀어넣으려 합니다.
"즐거운 내일은 좋은 거지만, 그건.. 나한테는 좀 많이 멀고 먼 것처럼 가끔 느껴지지." 아마도? 실제로 즐거웠던 적이 있기는 있었겠지만. 그것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참 깊은 구덩이 속으로 굴러떨어진 듯하다. 란 생각을 하면서 턱을 괴면서 고개를.. 아니 바보털을 까닥까닥거립니다.
그러니까 술은 절대로 안된다고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술을 확실하게 압수하려고 했다. 이 이상 술을 먹으면 정말로 크게 취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그것은 곤란한 일이었다. 분위기를 떠나서 쓰러지는 것은 말 그대로 몸에 안 좋은 것이니까. 무엇보다 음주 비행을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니던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어 들려오는 자신에게는 멀고 먼 무언가라고 느낀다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즐거운 것이 멀고 먼 것이란 말인가. 기본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정이 있을것인데..이 신은 조금 마모가 되기라도 한 것일까. 그런 생각을 잠시 하다가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반론했다.
"특이한 것이 아니니라. 그게 너인 것이니라. 신마다 다 같을 순 없지 않겠느냐. 즐거운 내일을 멀게 느낀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으니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조금은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근처에 있는 음료수를 가지고 온 후에 그것을 컵에 따르고 천천히 마셨다. 신과 음료수로구나. 달콤한 것이마음에 드느니라. 나도 모르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그녀를 바라보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살다보면 즐거운 것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 즐거운 내일도 가까워질지도 모르는 것이지. 너도 살아있는 이가 아니더냐. 살아있는 이라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느니라."
취한 이에게 취했다고 해서 순순히 취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저것은 필시 취한 것이 분명했다. 강제로 집으로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조금 생각을 하면서 나는 다시 음료수를 마셨다. 신과액이 조금 진한 것 같은데 다음부터는 약간 연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가온이에게 말을 해볼까 생각하는 도중에 나는 그녀의 말에 다시 귀를 기울였다.
"많이 없어졌다라. 없어질 순 없느니라. 네가 살아있다면 말이다. 단지 잊고 있거나 그것을 생각하지 않게 된 것 뿐이니라. 너도 살아있는 이라면 살아있는 이로서 감정은 가질 수밖에 없고 행복은 그 중 하나이니라. 그건 나보다 더 오래 산 네가 더 알지 않느냐."
그녀는 나보다 더 오래 산 신이다. 물론 나처럼 고위신은 아니긴 하지만, 적어도 나보다 오래 살았다는 것은 적어도 내가 알 정도로는 안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그러다가 머리를 쾅 박는 것을 바라보면서 나는 깜짝 놀라 그녀를 뒤에서 잡아주려고 했다.
"괜찮은 것이더냐!!"
다행히 피가 나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갑자기 부딪치는 소리에 어떻게 안 놀랄 수 있을까. 정말로 크게 놀라면서 나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물을 먹이려고 시도했다.
아무리 봐도 취한 것이 맞았다. 저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취한 것이 맞았다. 물론 본인은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취한 것 맞잖아. 조용히 한숨을 내쉬면서 나는 일단 그녀가 다치지 않은 것에 작게 안도했다. 아무래도 다치면...보통 찝찝한 것이 아닐테니까. 물론 내 힘이라면 가벼운 상처 정도는 금방 치료해버릴 수도 있고 말이지. 그런데 그 와중에 나에게 향하는 저 눈빛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리고 들려오는 말은...
"차라리 물을 마시도록 하거라! 아무리 그래도 정신을 차리려고 머리를 박는 이가 어딨단 말이더냐!! 그러다가 정말로 다치면 어쩔 참이더냐!!"
조금은 화를 내듯이 이야기하면서 다시 물을 먹으라는 듯이 물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쉬다가 그냥 춤이라도 가서 한번 추는 것이 어떻겠느냐.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있다가 돌아가는 것은 애매하지 않더냐."
물론 쉬면서 음식을 먹는 것도 좋겟지만 이런 공허한 느낌을 풍기는 이를 그냥 두기는 보통 애매하기 그지 없었다. 누리에게 말을 해두면 춤을 추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다치는 순간, 바로 신통술을 쓸 생각으로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언가...조금 공허한 느낌이었다. 이런 축제에서 공허함을 느끼기라도 하는 것일까. 나는 고위신이라고 해도 속마음까지는 읽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냥 추측만 조용히 할 뿐이었다. 그렇게 추측을 하고 판단하고 무엇이 옳은지 생각하고 움직인다. 고위신이라고 해서 무엇이든지 다 완벽한 것은 아닌 법이니까.
아무튼 춤을 추는 것은 어떻겠냐는 권유에 그녀는 조금 생각이 있다는 듯이 이야기를 했다. 확실히 그녀의 말대로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예쁜 편이었다. 직접 만든 것인지, 아니면 어디에서 사온 것인지. 다른 이들이 입은 옷에 비해서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악세사리도 정말로 에브지 않은가. 장갑도, 팔찌도... 물론 내가 입고 있는 한복도 거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예쁘다고 생각한다. 무도회장이라고 해서 드레스만 입으란 법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는가. 이런 옷을 입을 수도 있는 것이지.
"나도 오늘은 춤을 출 생각이 없느니라. 추고 싶으면 너희들끼리 추도록 하라."
나는 아니더라도라는 말에 피식 웃으면서 그렇게 반격을 했다. 애초에 나는 춤을 추러 왔다기보다는 이 분위기를 구경하러 온 것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그저 웃으면서 그녀에게 그렇게 대답했다.
내가 내 땅에서 살고 있는 신을 신경쓰고 걱정하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 것일까. 오히려 내 쪽에서 질문을 하고 싶었다. 사실 이 이상의 질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 외에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하겠는가. 이 땅을 다스리는 자로서, 아무도 다치지 않길 바라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일까. 물론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어떨까.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뿐이었다.
좀 쉬어야 춤을 출 수 있겠다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확실히 쉬는 것이 좋겠지. 나는 남아있는 내 몫의 음료수를 마시면서 컵을 신통술을 이용해서 저 편으로 옮겼다. 저렇게 놔두면 알아서 씻지 않겠는가. 가온이가 조금 바쁠지도 모르지만 그러라고 있는 관리자의 자리. 그냥 앉혀두게 할 수는 없었다.
"잘 생각했느니라. 쉬는 것이 중요한 법이니라. 그리고 아무나라.. 그래. 그것도 좋은 법이지."
누구랑 추게 될지는 모르지만, 필시 즐거운 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며 나는 머리카락을 정리하면서 내가 입고 있는 한복의 맵시를 다듬었다. 그리고 근처 자리에 편안하게 앉은 후에 그녀를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보좌는 잘 모른다인가. 이상하게 관리자 녀석들은 보좌를 두지 않는단 말이야. 가온이는 그렇다고 쳐도 다른 신들은 어째서 안 두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어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나는 내 나름대로 추리를 해보려고 했지만 그 답이 나올 수는 없었다. 사실 꼭 둬야하는 것도 아니니까. 애초에 그런 것은 필수가 아니고 그냥 두고 싶으면 두라는 것이 내 방식이다. 무엇이든지 다 룰로 정하는 것은 즐거운 내일과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가능하면 내 딸이 원하는 그런 분위기를 나는 어머니로서 만들어주고 싶었다. 언젠가..누리에게 이 땅을 물려줄 때, 누리가 만족스러워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 부분은 알아서 잘 고민하도록 하라. 그 부분은 내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니 말이다."
편한대로 하면 되는 일. 그것이야말로 즐거운 내일을 위해서 내가 허락한 자유이다. 효율을 따지면 두는 것이 낫다라고 말을 하지만 마음에 걸려하는 그 모습에 나는 편하게 생각하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의자에 등을 확실하게 기댔다.
"물론 고민거리가 있으면 들어줄수는 있느니라."
이런 것도 고위신으로서 해야 할 일 중 하나였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신들의 고민거리 하나 못 들어줘서야 어떻게 지배자라고 할 수 있을까. 이 땅을 지배하기 위해서 나는 모든 것들을 다 할 생각이다. 내 땅에 사는 신들의 편안함 또한 즐거운 내일을 위한 초석이 아니겠는가.
살아있는 이상, 무언가가 떨어지거나 하진 않는다. 단지 눈을 돌리거나 할 뿐이지. 모든 것이 그렇게 돌아갈 뿐이었다. 그런 것을 확실하게 하면서, 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확실하게 부정했다. 그럴리가 없다고. 아무튼 그녀는 천천히 일어서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생각보다 안정감 있게 일어난 것으로 보아 술에서 깬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깬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춤을 추러 가는 것이더냐. 꼭 추길 바라니라."
부드럽게 웃으면서 나는 그녀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준 후에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럼 그녀가 누구와 춤을 출지, 다른 신들은 누구와 춤을 출지를 지켜보도록 할까. 김에 저 양고기 스테이크를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그것을 접시에 담아서 내가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지금의 이 분위기를 마음껏 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주변에서 퍼지는 왈츠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