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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로 날아가보니 정말로 백호 님이 계셨다. 거기에 아사 님과 령까지. 모두를 보게 되자 반갑고 기쁜 마음에 희미하게 배시시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었다.
"...모두들 안녕하세요. 그리고... 백호 님께서는... 어어...?"
백호 님께서는 이 행사를 모르시는 걸까? 멍한 두 눈동자를 깜빡깜빡이며 백호 님을 바라보고 있자, 이내 백호 님께서는 아예 먹방 투어를 제안해왔다. 그에 순간 예전의 기억이 스쳐지나가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살짝 회피했다가... 정신을 차린 듯, 다시 고개를 돌려 백호 님을 바라보았다.
"...그게... 은호 님께서 이런 편지를 주셔서..."
품 안에서 고이 접었던 편지를 꺼내어 백호 님께 보여드리려고 했다. 그리고 백호 님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여쭤보았다.
"...혹시 백호 님께서는 은호 님의 쪽지 씨... 에 관하여 알고계신 것이 있으시지 않을까, 해서..."
세 명의 말을 들은 백호는 흐음, 흐음 하는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먹방투어에 관심이 있어보이는 아사를 더 집중적으로 바라보다가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차갑게 이야기를 하면서 손을 내미는 령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리스가 내미는 편지를 바라보면서 그녀는 다시 한 번, 흐음, 흐음 소리를 내었다.
"알고 있어. 알고 있어. 아마도 그것에 표시된 것은 내가 맞을 거야. 원래대로라면, 여기서 조금 더 시간을 끌면서 음식이라도 대접받으려고 했지만... 령이 이렇게 단호하게 이야기하니 그건 무서운걸? 그러니까 화내지 마. 새로운 관리자님."
능글맞게,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녀는 주머니에 있는 쪽지를 꺼내놓았다. 그리고 그것을 활짝 펼친 후에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편지에 적혀있던 것과 똑같은 느낌의 붓글씨가 쓰여있었다.
너는 어찌하여 어찌하여 항상 얼어붙어버리는가. 열망적인 마음은 너무나 뜨거우나 자신의 몸도 녹이지 못하니 참으로 딱하고 딱하구나. 그 열망으로 스스로를 좀 더 돌보거라. 그것이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니라.
아까보다 좀 더 애매하고 모호한 느낌의 문구를 모두가 확인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백호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백호 님께서는 정말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차마 먹방 투어에는 곧바로 가겠다고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야 저번에 백호 님과 계속 먹방 투어를 다녔던 이후로 며칠 동안 속이 안 좋아져 거의 앓아눕듯이 있었으니. 그렇기에 대신 화제를 돌려 편지와 쪽지에 대하여 언급하자, 이내 곧 백호 님께서는 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내 보여주었다.
"......아..."
이번에는 좀 더 애매모호해진 쪽지의 내용. 그에 조금 고민하듯이 으음, 으음, 하는 소리를 내며 생각에 잠겼다.
이번에는... 미리내를 얘기하시는 걸까요? 하지만 스스로를 좀 더 돌보라고 말씀하신다면, 왠지 또 어떤 '신' 님을 가리키시는 것 같기도 하고...
끙끙, 나름대로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지만 생각나는 것은 없었다. 그에 잠시 령과 아사의 눈치를 보다가... 이내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거리며 입가를 가리고는 백호 님을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히잉, 하고 아기 홍학 같은 표정으로.
"...혹시 가온 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백호 님...? 그게... 가온 님께서는 가끔씩 얼음 동상 씨도 되고, 열정적이시니까... ...정말로 죄송하지만 맞는지, 아닌지만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 백호 님의 먹방 투어 씨에도 가고 맛있는 음식 씨들도 꼭 대접해드릴 테니까... 그것만이라도 알려주실 수 있나요...?"
리스와 아사는 문제의 답을 가온이로 여긴 모양이지만 령은 미리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 모양인지 바로 미리내로 향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리내를 아무리 둘러봐도 특별히 답이 것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한편 그 자리에 남아있는 리스와 아사를 바라보면서 백호는 잠시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러다가 곧 리스의 제안에 백호는 바로 두 손을 모으고 그녀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약속한거지? 그치?"
정말로 기분이 좋은지 백호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리고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였고 손가락을 퉁겼다. 미리내로 가버린 령을 포함해서 리스와 아사는 비나리의 과수원으로 몸이 옮겨졌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가온의 모습이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입구에 서 있던 가온은 세 신을 보자마자 바로 정말로 어색한 국어책 읽기를 시전했다.
"아! 이곳에.... 세 신이...오시니... 무슨..일이십니까.? 혹시 신과를...먹고...싶어서 입니까?"
누가 봐도 명백하게 연기를 하고 있는 톤과 눈빛은 참으로 가련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다. 힐끗 보이는 것은 가온의 손바닥 안에 쥐어진 것으로 보이는 쪽지 같은 무언가의 모습이었다.
'신' 님 앞에서 거짓말을 고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저렇게 기분이 좋아보이시는 백호 님을 보면... 자신은 결국 또 먹방 투어에 즐겁게 참여하겠지. 백호 님의 '행복'을 위하여.
"...?!"
그러다 백호 님께서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들을 신통력으로 옮겨주자, 순식간에 비나리의 과수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에 순간 깜짝 놀란 듯 동그래진 눈동자와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다, 가온 님께서 어색한 모습으로 자신들을 맞이해주자 고개를 돌려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저... 그게, 은호 님의 이 편지 씨를 받고 백호 님께 가봤더니, 백호 님의 쪽지 씨가 가온 님을 가리키고 계셔서..."
가온 님께 은호 님의 편지를 다시 한 번 보여드리며, 조심스럽게 여쭤보았다.
"...말씀은 정말로 감사하지만, 저는 신과 씨는 괜찮답니다, 가온 님. 대신... 혹시 쪽지 씨에 대해서 알고계신 것이 있으신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 지적을 하는 령과 아사의 말에 가온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시무룩한 표정, 말 그대로 가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 와중에 리스는 연기에 대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가온이의 가슴에는 이미 창이 꽂힐때로 꽂힌 모양이었다. 쭈그리고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던 가온은 곧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이야기했다.
"어,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조금 시간을 끌라는 식으로 은호님이 이야기하셨단 말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나오시면 저도 어쩔 수가 없군요! 알겠습니다! 쪽지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것이 다음 쪽지입니다!"
이어 가온은 이전처럼 열혈적인 목소리로 호쾌하게 웃으면서 자신이 손에 쥐고 있는 쪽지를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역시나 은호의 붓글씨가 검은색으로 진하게 쓰여있었다.
봄이지만 변하지 않고 여름에는 땀을 흘리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으며 가을에도 조금도 변하지 않지만 겨울에는 조금 단단하게 바뀌는 것 같으니라. 언제나 그곳에 선 너희 둘은 대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냐. 겨울철 한껏 단단해진 그 몸과 눈으로 대체 무엇을 한 곳에 계속 서서 바라보느냐.
"그런데 정말로 신과는 필요없으십니까? 맛있는데!"
누가 신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이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 두려운지 가온은 모두에게 신과를 권했다. 그리고 이어 가온은 그 세 명이 문제를 푸는 것을 기다렸다. 대체 이번에는 또 무엇을, 혹은 어디를 지칭하는 것일까?
아무래도 령과 아사 님의 말씀이 조금 슬펐던 것일까? 가온 님께서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셨고, 그에 한 박자 늦게 살짝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쩌지요, 어쩌지요... 가온 님께서 기운 차리시게 해드릴 방법이...! 하지만 다행히 가온 님께서는 이내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그대로 쪽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쪽지를 가만히 속으로 읽어보았다. 그리고는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이건..."
어쩐지 비나리에 있는 은호 님과 누리 님의 얼음동상이 떠오르는 듯한 쪽지 내용. 그에 자신이 추측한 내용을 모두에게 말씀 드려 그곳이 아닐까, 하고 얘기하고는 그 쪽으로 가려고 하는 찰나, 가온 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는 한 박자 늦게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세 신의 의견은 정확하게 만장일치를 내었다. 비나리 광장에 있는 얼음동상. 그곳이 맞을지 틀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일단 그곳으로 결론을 낸다면 그곳으로 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얼음동상으로 가실겁니까?! 정답입니다! 그곳입니다! 그리고 신과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어 세 신의 손바닥 위에 큼지막한 신과가 들려졌고 가온은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잠시 어두워지는 듯 하다 곧 밝아졌다. 모두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은호와 누리를 본따서 만든 얼음동상이었다. 가온이가 만들어서 비나리 광장에 세운 그 얼음동상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 얼음동상, 정확히는 누리의 발쪽에 곱게 접혀진 쪽지가 하나 놓여있었다. 그 쪽지에는 역시나 다음과 같은 붓글씨가 남아있었다. 그곳에 적혀있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
저 하늘 위 보석이 아름답게 떨어지며 검은색 도화지 위에 선을 그리네. 그 선과 선을 이어 그림을 그리면 우리 신들과 비슷한 모양의 그림이 만들어질까? 그 보석이 가장 아름답게 반짝이는 그 곳에서 조용히 기다리는 무언가는 무엇인가.
이번 문구도 보통 난해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풀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체 여기에 있는 문구의 답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금부터 알아내야 할 일이었다.
이번에도 신 3명의 의견은 만장일치로 일치했다. 미리내의 명소. '별이 보이는 언덕'. 그곳이 정말로 맞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서로 의견을 나눈 끝에 그 값이 나왔다고 한다면 그곳으로 가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무튼 모두가 미리내로 향했고 별이 보이는 언덕으로 향하자 그곳은 정말로 고요했다. 조용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 그 근처에 있는 바다만이 고요하게 소리내어 파도를 칠 뿐이었다.
아무튼 언덕 위에는 무언가 붉은색 버튼이 있는 작은 리모콘 같은 기계가 있었다. 마치 자신을 눌러보라는 듯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그 리모콘을 누르는 것이 좋을까?
일단 그 이외에 종이 쪽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제 신들의 선택은 어떠할까?
리스는 보류하는 느낌이었고 아사는 눌러보자는 입장이었고 령은 누르지 말자는 입장이었다. 말 그대로 삼파전으로 나뉘어버린 상황이었다. 그런 마당에 차가운 바람만이 계속 불고 있었고 근처 기온은 조금씩 낮아지고 있었다. 그야 아무리 봄의 기운이 강해진다고 하더라도 여긴 미리내. 겨울의 기운만이 가득한 곳이었다.
"......"
그리고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이는 근처에 있던 돌멩이를 가볍게 잡은 후에 리모콘 버튼을 향해 던졌다. 그리고 그 돌멩이는 정확하게 컨트롤 되어서, 정확히는 신통술로 인해서 컨트롤 되어서 리모콘 위에 뚝 떨어졌고 버튼을 꾹 눌렀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어딘가에서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바다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뒤이어 거대한 물기둥을 일으키면서 바다 속에서 완전히 모습을 들어낸 그것은 다름 아닌, 정말로 호화로운 느낌의 유람선이었다. 물 속에서 튀어나왔건만 전신이 전혀 젖지 않은 화려한 느낌의 2층 구조의 유람선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거대하고 멋진 느낌이었다.
수영장으로 보이는 것이 있고, 식당으로 보이는 것이 있고, 갑판에는 은호 모양의 동상이 있었으며,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보통 호화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 배가 나타난 직후, 모두의 뒤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 들려오는 목소리는 다름 아닌, 은호의 목소리였다.
"눌러보라고 냅둬도 누르지 않다니. 왜 이리 의심이 많은 것이더냐. 이 안에서 위험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더냐?"
//반응레스를 부탁하겠습니다! 11시 35분까지입니다..!! 그리고 죄송할 것이 뭐가 있나요!! 죄송할 거 없습니다!